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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3, 06:34:14 PM / 6,388 views / 6 comments / 5 recommendations
코멘터리 | 퓨리아이(FWRYEYE) by DanceD



FWRYEYE의 새 디지털 미니 앨범 "ADB (Abandon Dropout Banned)"가 나온지 이미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앨범은,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마저 드문 상황 속에 잊혀져가고 있었다. 늘상 집에 녹음하러 놀러가면서 신세를 지던 DanceD는 쥐꼬리만큼 남은 힙플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FWRYEYE 홍보를 위한 인터뷰를 올리겠노라고 힙플에 쪽지를 보냈고, 다행히도 그 의견은 받아들여져, 늦은 밤 PC 카카오톡으로 인터뷰 세션을 열게 되었다.

DanceD (이하 D): 반갑다. 우선 형식적인 첫 인사.

FWRYEYE (이하 F): 반갑다. 퓨리아이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맨날 쳐다만 보던 인터뷰 이렇게 대상이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D: 새 디지털 앨범이 발매 된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요즘 근황은?

F: 그냥 늘 그렇듯이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을 보내고 있다. 발매 후 컴퓨터가 작살나서 다른 작업을 못하고 있다는 정도가 지금 근황이 되겠다.



D: 보통 앨범을 내고 나면 공연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홍보에 매진하는 아티스트가 많은데 비교적 잠잠하게 시간을 보내는 거 같다.

F: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은 공연이다 뭐다 해서 발매 후 왕성한 활동을 가지는게 일반적이지만 회사도 없고 인지도가 적은 입장에선 공격적으로 공연을 주최하기도 어렵다. 인맥 위주로 돌아가는 공연 섭외 역시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문 나로썬 끼기도 드럽게 힘들다. 지금 계획 중에 놓여있는건 직접 앰프를 사서 길바닥을 돌아다니는 것 정도?



D: 이번뿐만이 아니라 활동이 비교적 적다는 생각은 늘 했는데, 더 노출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조바심 나고 그러지는 않나.

F: 이건 내 잘못도 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전반적인 제작에 대해선 빠삭할 진 모르겠으나 프로모션에 관한 건 젬병이라 생각한다. '그냥 열심히 하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해 온 게 아직까지 이어져온 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알 수 있다. 더 스스로를 잘 뽐내고 알릴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포기한 시점에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만 때려 박았기에, 여기에 유명세까지 계산적으로 뽑아먹기엔 내 욕심이 너무 과한게 아닌가 싶어서 남몰래 포기 한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개처럼 일 할테니 여러 회사의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D: 혹시 다가오는 군대의 압박도 한몫한 건 아닌가.

F: 시벌 그놈의 군대는 진짜.. 군대의 압박에 2년 가까이 시달리고 있어서 그거 때문인 거 같기도 하긴 한데 핑계로 삼기에 너무 형편 없다.


D: 작년 6월 "Match Glass Lips"를 시작으로 "세 단어로 이루어진 트랙 6개 전후의 디지털 앨범"으로 치면 세 번째 앨범이다. 일종의 시리즈 물인가? 사실 음악으로부터의 느낌으로는 딱 연작이란 느낌이 있지는 않은데. (주: 2014.06.19 "Match Glass Lips" → 2014.12.08 "Cig Wine Chocolate" → 2015.10.13 "Abandon Dropout Banned")

F: 곡 하나하나가 떨어져나온 내 일기장의 한 페이지이고 시리즈로 묶어 나온 건 7~10일 정도. 결국 모두 합쳤을 때, 내 생각이 한 달간 어떻게 흘러갔는가를 표현하는 일기가 된다. MGL ("Match Glass Lips")은 뭔가 좀 해보려고 스스로에 대해 한번 훑어보고, CWC ("Cig Wine Chocolate")는 이유 없이 시작되는 우울증과 타겟이 불분명한 분노, ADB ("Abandoned Dropout Banned")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가득 차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스스로를 표현. 그리고 이 3장으로 나뉘어진 모든 앨범을 합 했을 때 "Normalize"라는 하나의 퓨리아이의 일기가 되는 것이다. 들어주시는 분들이 이런 걸 이해해달라고 한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안하면 뒤질 거 같아서 한 거니까.



D: "Normalize"라는 이름을 방금 언급하였는데, 후에 세 앨범을 통합하여 다시 발표할 이름인가?

F: 사실 번외편이 하나 남았는데, 안 낼까 생각중이다. 통합해서 낼 래도 어차피 바뀔게 없을 거 같기도 하고. 굳이 합쳐봤자 음원사이트에 중복해서 또 걸리는 거 말곤 없으니. 그냥 2집을 3분할 압축했다 생각한다. 게다가 CD 팔면 개손해.



D: 이번 앨범에서 또 눈에 띄는 건 예전에 비해 더 다양해진 참여진이다. 특히 프로듀싱진이 다양해진 것이 눈에 띈다.

F: 이번 앨범에선 랩만 하고 싶었다. 사실 후반 작업도 하기 싫었고 정말 랩만 하고 싶었는데 결국 후반 작업도 내가 하면서 그 계획은 실패했다. 그냥 주변에 있는 프로듀서들 멱살 잡고 내놓으라고 달달 볶았다. Vak Gro 형은 워낙 의욕적인 양반이라 툭 치면 비트 우르르 쏟아내서 골라다 작업하라고 쪼는 스타일이라 예외. 근데 한 번 해보니 그냥 혼자 하는게 편하긴 하더라.



D: 상투적이지만, 이 기회에 프로듀싱진 한 번 시원하게 소개 가는 건 어떤가.

F: 누구 있는지 헷갈려서 크레딧 좀 보며 하겠다. HASTA LA VISTA는 Maurus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제일 부려먹기 쉽다. 트럭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 하나 사맥이면 좋은거 뱉어낸다. Vak Gro 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지내며 서로 헐뜯어가며 친분을 유지하던 사이이다. 이 양반도 잘 만드는데 주변에 친구 적어서 빛 못 보는 것 같다. Grav the Lazybutt은 부산 사는 양아치새끼. 근데 양아치치고 묵직한 걸 잘 만들어내는 놈이라 일단 받아주고 있지만 인성은 글러먹었다. Deletis는 힙플 자녹게 시절부터 건너건너 알고 지내다 존나 어색한 사이로 5년 넘게 있다 보니 어느새 말 트고 사이좋게 지내는 중이다. 되게 잘 만들 능력 가지고 있는데 10년째 슬럼프라고 약 치면서 좋은 거 지가 다 쓸라고 곡 잘 안준다. Joe Swan은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정말 곡 깔끔하게 만드는 녀석이다. 술자리에 얼굴 한 10분 비추고 도망간 걸 핑계 삼아 뺏었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접니다.



D: 나는 당장 크레딧을 못 봐서 그런데 본인이 만든 곡이 뭐였더라.

F: "Be Bad to Get Better", 자네 참여한 곡이요 (주: 후렴의 떼창 부분에서는 거의 20명의 목소리가 섞여있으며 그 중 인터뷰어의 목소리도 있다). 근데 댄스디 필요 없다고 한 곡 (주: "이 곡에 DanceD는 필요 없어, 들리는 대로 A-Men" - "Be Bad to Get Better" 가사 중).



D: 그러게 말이다. 가만있는 DanceD는 왜 언급했나.

F: 번역충의 대명사로 썼다. 근데 정작 훅에 DanceD가 참여했다. 사실 요새 자주 우리 집에 음료수 들고 찾아와 주는게 고마워서 언급했다.



D: 의도에 상관없이 언급해줘서 고마운데(?) 사실 안타깝게도 내 이름 이제 아는 사람 많지 않다.

F: 힘내요 댄스디님. 여러분은 지금 댄스디의 몰락을 보고 계십니다.



D: 어서 다음으로 넘어가자. "Be Bad to Get Better"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타이틀로 선정되어있던데, 나름 대표곡으로 점찍어둔 거였나.

F: 사실 "Ordinary Performance"가 타이틀 예정이었다. 근데 기간틱이 울산 살아서 뮤비를 못 찍을 것 같아 배제했다. 타이틀 곡이란게 사실 정하기 싫은데 유통사에서 정하라고 굳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게 내 경우다.



D: 하긴 이런 경우는 의미가 약하기는 하겠다. 다만 본인이 만든 곡이라 더 애정이 가서 선정한 줄 알았다.

F: 쥐꼬리만한 저작권 수익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고 욕심 그득하게 정해봤다. 그래봐야 한 50원 더 받겠지.



D: 마지막 트랙 "I Go"는 앨범 발표 전에 선 공개 되었던 트랙인데, 아이러니하게 앨범 중에는 가장 튀는 분위기라고 생각된다. 뭐랄까, 늘상 그렇듯 앨범 자체는 독설과 씨니컬 함으로 가득 차있는데 '놀랍게도' 긍정적인 매듭을 지어줬다는 느낌?

F: 조스완이가 여러 곡을 들려줬을 때 '이거 분명히 나랑 안 어울리는데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곡이 밝긴 한데 내용은 어두침침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쥐구멍에 볕뜰 날 기대하며 무조건 마무리는 I go 말곤 없다고 생각한다. 제목 지을 땐 나 간다가 아니라 곡소리의 아이고오 아이고오 를 생각하고 지은 건데 하다 보니 그리 됐다.



D: 역시 파고 보면 한 트랙도 밝은 놈이 없는 거군.

F: 거 알 만한 사람끼리 떠보지 맙시다. 같은 업자끼리 왜 이래.



D: 우울우울계의 업자 이런 건가.

F: 우울함 하면 또 DanceD 따라갈 사람 없지. 그래서 다음 앨범에 우울한 곡 만들 때 꼭 댄스디 피쳐링 시킬 예정이다. 닷원 (.1) 같은 거 집어치우고 댄스디 하라니까. 정 안되면 댄스홀레게곡 만들어 올 테니 거기 피쳐링 해줘라.



D: 그것에 대해서는 타협해보자. 참고로 방금 발언은 오프더레코드로 돌리지 않을 생각이다. 6 트랙 중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트랙은 "Icannotenjoypartyandfest"인데... 인상 깊게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사가 난해해서... 본인의 가사 스타일이 독특하긴 하지만 뭔가 이 곡에서 절정을 맺었다는 느낌이었다.

F: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인기피증에 관한 이야기다. 어릴 적에 심한 대인기피증을 앓았다. 지금은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그 버릇이 남아서 그런지 사람이 밀집한 곳을 극도로 꺼린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극도로 혼란스럽고 나 혼자 버려진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자주 그러는 편인데 이 곡의 경우엔 오랜 지인 APEX의 결혼식에 갔을 때 만들어졌다. 하필 식장이 해운대 바로 옆이었는데 끝나고 혼자 해운대 방향으로 걸어가다 그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하스스톤 마스터즈 결승이 있다고 하더라. 어마어마한 인파에 당시 편의점에 찾아가서 수첩과 펜을 사다 그 자리에서 적어내린 가사가 "Icannotenjoypartyandfest"이다.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없는 건 그만큼의 혼돈을 표현하려 했기에 의도적으로 헛소리를 많이 넣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해봅니다.



D: 그 혼란한 분위기에 Grav the Lazybutt의 비트가 잘 붙는다고 생각되는데, 그럼 가사가 먼저 나오고 후에 비트를 고른 것인가

F: 한 벌스를 다 적어내려 간 뒤에 궁둥이한테 전화해서 비트 하나 쏴보내라고 했다. Doz (주: Royal Tribe 소속 래퍼. "Akil Doss"란 이름으로 활동한 적 있음)에게도 말했었는데 Doz 곡은 다른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고. 궁둥이가 보낸 곡중에 고른게 지금의 Icannotenjoypartyandfest가 되었다. 노트에 적은 원본은 가사를 알아보기도 힘들 수준이었기에 집에 오는 KTX 안에서 수정했다.



D: 이번 앨범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과거사 얘기로 넘어가보자.

F: 뭔 시체팔이를 시키실라고. 이래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기억력이 좋아서 친하게 지내면 위험합니다.



D: 그 기억이 맞다면 처음 이름을 알린게 타투네이션 컴필레이션 "Draw the Soul"이었다. (주: 2008.02.01 컴필레이션 "Draw the Soul". 타투이스트 Mr. Mentor와 그의 타투 브랜드 "Tattoo Nation"에서 기획한 컴필레이션으로, JJK, Swings, 소리헤다, 늘픔패거리 등 외에도 당시 인터넷에서 주로 활동하던 Fuuryeye, 박단테, APEX 등이 참여함)

F: 세상에 이렇게나 먼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이야. 타투네이션에 참여하기 전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난 처음 시작은 랩이 아니라 비트메이커였다. 고1때부터 깨작깨작 만지기 시작해서 하다 보니 만들어도 주변에 랩 시킬 애가 없었고 그래서 랩도 같이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게 또 사람 심리가 뭐 만들면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지 않은가? 그래서 여기저기 뿌리고 댕겼다. 그러다 우연찮게 힙플 자녹게에 올린 곡을 타투네이션을 기획한 분이 듣곤 컨택을 해왔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오케이 했고, 그리고 별 생각 없이 만든게 "Draw the Soul"이다. 그러다 내가 만든 비트가 맘에 안 들었는지 아카펠라 달라고 하시기에 드려서 나온게 Scary'P remix 버젼이 됐고. 뭐 누가 참여하고 어쩌고 설명은 되게 장황하게 해서 꼬드겼는데 별 관심 없었고 내 곡이 앨범에 실린다는 거에 흥분해서 다 퍼다줬다고 생각한다. (주: Fuuryeye의 "Draw the Soul"은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되어있고, 본 곡에는 Scary'P의 리믹스가 두 가지 버전으로 실려있다)



D: 그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게 E-Sens 따라한다 였다. 지금 돌아보면 이해가 잘 안 가지만 그때는 고백하자면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더랬다.

F: 음..... 뭐 그렇다면 그렇다고 합시다. 사실 그 이야기 듣고 기분 나쁜 척 당시엔 존나 했는데 별로 기분 안 나빴던 거 같다.



D: 사실 동시에 안 유명 했어서 힙플 안에서만 살짝 얘기가 나왔었다. 내가 인터뷰어 아니면 이런 질문도 안 했다.

F: 다음에 올 때 레몬에이드 썬키스트꺼 아니면 문 안 열어줄라니 그리 알라.



D: 오케이. 그리고 첫 EP "So Furious"가 나오게 되는데..

F: 그냥 어렸지 그땐.



D: 당시도 완전 셀프 메이드였다.

F: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건 없다. 혼자 만드는 방식의 발전 말고는 나이 먹었다는 것 정도? 내가 항상 돈이 없었기에 혼자 돈 없이 만드는 것에 열중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돈 벌면 다신 지금처럼 하고 싶지 않다. So Furious 때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땐 그냥 어렸다. 핏덩이였다. 하지만 내겐 가장 기념비적인 앨범이었고, 아마 내가 냈던 앨범 중 가장 성공했던 앨범 같다. 고작 그게 성공이냐 할 정도로 지금보다 당시가 훨씬 상황이 나았다. 지금보다 훨씬 독했고, 훨씬 멋모르고 설쳐댔다. 그냥 가공 안 된 날것이었고, 다시 똑같이 하래도 못할 짓이었다. 아마 내 생애 그거보다 더 독하게 만드는 일은 이제 없을 것 같다. So Furious 발매가 08년도였는데, 이제 3년 후면 10주년이더라. 그래서 18년도에 So Furious II를 내려고 한다. 근데 그때보다 독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D: 듣고보니 생각보다도 훨씬 의미가 큰 앨범이구나 싶다. 나로써도 처음 앨범에 참여한 터라 의미는 크긴 하지만..

F: 투에서도 자리 마련해놓겠다. 어차피 망할 거면 모두 안고 뒤질테다.



D: "So Furious"를 만들 때 가졌던 목표는 뭐였나.

F: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난 앨범을 완성시키는게 항상 목표였지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를 두지 않는다. 당시엔 앨범 하나가 내게 있어선 유일한 목표였고, 지금도 다음 만들어낼 무언가가 내 목표일 것이다.



D: 앞서 말을 인용하자면, 훨씬 독했고, 훨씬 멋모르고 설쳐대던 시절의 데뷔 앨범이라 '씬에 족적을 남기겠다'라든지 거창한 생각도 있었을 법한데.

F: 족적은 개뿔. 난 그냥 음원사이트에 내 이름 하나 걸리는 걸로 만족했다. 그래서 망한 걸지도 모르겠다.



D: 당시 Konsiderable이라는 크루가 있었다고 되어있는데, 이게 추후 Royal Tribe가 되는 건가.

F: 이름 지금 생각해도 더럽게 못 지었다. 그냥 상호변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시 있던 멤버 고대로 이름만 바꾼 거니까. 좀 다른게 있다면 저때는 그냥 모여서 술 마시자고 만든 건데 Royal Tribe는 음악하자고 바뀐 거뿐이다. 정작 컨 뭐시기 때는 모여서 술 마셔본 적이 없다. 심지어 다들 술을 별로 안 즐겨....



D: 바로 다음 앨범이 "Raw Action"이었는데, 별다른 전조 없이 갑자기 무료로 공개되었다. 기사가 조금 기억나는데 '별 할 말 있겠습니까. 그냥 들어주세요'

F: 원래 생각 없는 짓 하는데엔 날 따를 자가 몇 없다. 솔직히 아무 생각 없었다. 그냥 유료면 잘 안 듣잖아, 그래서 무료로 푼거지. 공짜니까 많이들 들어주십사 하고.



D: 난 무슨 스윙스나 뉴챔프처럼 소속사와의 갈등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까 소속사가 없잖아.

F: 분명히 당시에는 뭔가 이유가 있었고 거창한 내용이 있었겠지만 솔직히 하나도 생각 안 나서 대답하기 곤란하다. 내가 24살 이전의 기억 중에 좋은 기억이 몇 안 되서 셀프로 삭제했다



D: 이 다음 이벤트가 중요 이벤트다. 라쇼 컬처스.. (주: 2010년 FWRYEYE는 당시 '최음제'가 만든 레이블이었던 Rashow Cultures에 합류하였다. 이후 공개곡 하나와 디지털 싱글 "일격필살"을 발표한 후 더 이상의 활동 없이 탈퇴)

F: 허허허 그저 웃지요.. 라쇼컬쳐스의 제일 큰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거창한 계획 설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행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차정철 대표님 말대로 만약 다 진행이 됐다면 라쇼는 꽤나 잘됐을 수도 있다. 물론 안 됐을 수도 있고



D: 생각해보면 유일하게 레이블이 있었던 때다. 우선 왜 라쇼컬쳐스였나 보다도, 왜 레이블에 몸을 담그게 된 건가.

F: 그냥 하자길래 한 거 같다. 생각 없이 사는 데에 일가견 있는 나였으니. 나는 흥미가 동하면 움직이는 스타일이다보니 아마 음제형이 재밌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갔을 것 같다



D: 그래도 그 당시 나온 유일한 작업물인 일격필살은 한때 내 벨소리이기도 했다

F: 일격필살 거 참... 지금도 일격필살 음원수익은 음제형 주머니로 가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라쇼 나올 때 그냥 다 가지라고 했다. 그래봐야 얼마 안 되는 돈이란 걸 이미 다른 앨범을 통해 배웠기 때문에 굳이 그런 걸로 정산하고 싶지 않았다. 라쇼를 나온 이후에도 음제형과는 쭉 여러 이야기도 했고 놀러도 갔으니까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 뭐 나쁘게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라쇼 당시엔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그 라쇼 안에서 내가 배운 것도 존재하기에 굳이 더 이야기하진 않겠다. 물론 음제형에게 배운 건 아니다.



D: 그 이후로는 공백기가 꽤 있었다. 라쇼에서 나간 것이 여파가 있었을까. 이래저래 겪은게 많아서 다 때려치고 쉬고 싶었다든지.

F: 쉬었다기보단 그냥 업무태만이다. 사실 일격필살 발매 당시부터 쭉 1집에 대한 작업을 해왔다. 아마 원래대로라면 라쇼에 소속되어 있을 때 1집이 나왔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작업파일을 모두 담고 있던 외장하드가 아주 깔끔하게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1집 작업 중인 모든게 싹 날아갔다. 더불어 몇 년 간 작업해왔던 모든 곡들이 통째로 사라졌다.



D: 전설의 믹스테입 "Lost All"이 그때였나.

F: Lost All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이 다 1집에 수록될 예정이었다가 날아간 곡들이다. 동료들이나 친구들 들려 줄라고 파일 보냈던 거 다시 보내달라고 긁어모아서 내버린게 그 믹스테잎이다. 사실 그 시기에 외장하드 말고도 좀 많은걸 잃었을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싸그리 잃었다는 의미로 지었다.



D: Vanguard 얘기가 이때쯤인데.. 괜찮을까?

F: 안될 건 없지. 호철이형 보고 있지?
(주: Vanguard - Cino & Fuuryeye의 프로젝트 팀. 2011.10 "Vanguard", 2012.02 "Feel So Good" 두 개의 디지털 싱글 발표. R.I.P. Cino)



D: 커리어 중 유일하게 팀으로 활동했던 적이다. 어떤 계기로 맺어졌었나.

F: 사실 팀으로 활동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애초에 누군가랑 맞춰 작업하는 걸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터라. 그러던 와중에 Cino 형이 같이 작업 하자길래 난 피쳐링 제의인줄 알았다. 근데 이야기해보니 팀으로 하자고 하더라. 단순하게 역시 흥미 위주의 동의를 때려놓고 만든게 뱅가드라는 팀이다. 원래는 일회성 프로젝트로 생각했다가 후에 다음 작업도 해보자 하기에 그냥 쭉 해 볼만 할 것 같아서 동의했다. 그리고 Lost All이 터져서 뱅가드 EP로 내려던 곡도 날아갔지요 껄껄껄.



D: 그래도 디지털 싱글을 두 장이나 냈다. 다른 뮤지션과의 콜라보라 그런지 색깔도 은근히 색다르고, 피쳐링도 신선했고.

F: Cino형이 형임에도 내가 맨날 구박했다. 존나 잘좀 해보라고. 나처럼. 모든걸 흥미 위주로 행동하다보니 그냥 사람이 좋아도 유지하는 편이다. 하고 싶은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고. Cino형이 사람이 워낙 좋아서 계속 같이 하면서 구박한 것 같다. 뱅가드 곡에 사실 내 지분은 랩 말곤 한게 없었기에 그 외적인 부분은 전부 Cino형이 맡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D: Cino가 아직까지 활동했다면 좀 더 프로젝트가 커질 수 있었을까?

F: 내 생각엔 아니라고 본다. Cino형은 다른 팀 활동을 준비하고 있었고, 난 항상 내 앨범에만 전념하는 터라. 마지막으로 나온 싱글이 마지막이었을 테지만 둘 중 한명이 크게 성공하면 한 사람이 빈대 붙어가자고 약속은 했다.



D: LOST ALL 이후로 그래도 점차 버닝하기 시작한다. 특히, 이 시기가 Royal Tribe를 키우려고 엄청 노력했던 것이 눈에 보인다.

F: 다 털려봐라. 버닝 안하게 생겼나. 아마 Lost All 이후에 내가 한 한달 동안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쳐 박혀서 곡도 만들 생각조차 안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한 3개월간 곡만 미친 듯이 만들어냈다. 음악 말곤 하고 싶은 게 전혀 없었고, 이거라도 안하면 쓰레기 같은 내 인생 더 쇼부 볼 게 없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미친 듯이 작업에만 매진했고, 그리고 나온 결과물이 아마 미친척하고 매주 공개한 Glory Day라는 프로젝트일 것이다. (주: "Glory Day"는 Royal Tribe의 전 멤버들이 참여하였던 프로젝트로, 일주일마다 신곡을 무료 공개로 내놓는 작업이었다. 2012년 시즌 1 14트랙, 2013년 시즌 2 6트랙, 2015년 시즌 3 12트랙이 발표되었으며, 시즌 1과 시즌 3은 디지털 컴필레이션으로 다시 모아 발표하였다)



D: 그렇지. 앞서 얘기한 '노력'이라면 개노가다 프로젝트 Glory Day를 얘기 안 할 수 없다.

F: Glory Day는 그냥 내 고집으로 시작한 짓이다. 이걸 따라와 준 Royal Tribe 멤버들에게 고맙지만 사실상 나 혼자 고통을 잊으려고 맨땅에 헤딩하며 스스로 채찍질 한 것이다. 당시에 정말 1주일 안에 웹툰 마감하듯 비트메이킹, 랩메이킹,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 자켓까지 전부 다 해내느라 몸이 심하게 망가졌다. 사실 시작한 이유를 알고 있는 멤버들은 불쌍하다 싶어서 따라준 거겠지.




D: 근데 그걸 시즌 3까지 했었다.

F: 시즌 2는 사실 Glory Day의 브랜드 화를 꿈꿨다. 월간 윤종신처럼 매달 하나씩 나오는 그런 걸로. 아쉽게도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자빠져버린 계획이긴 하다. 시즌 3는 1 때의 미친 짓을 다시 한 번 해보자 라는 초심 되찾기 프로젝트였지만 역시나 혼자 삽질만 주구장창 했다. 아마 힘들기로는 1 > 3 > 2 가 아닌가 싶다. 좀더 입체감 있는 부등호로는 1 >>>>>>>>>>>>>>>>>>>>>>>>>> 3 >> 2.



D: 바쁜 스케줄 때문에 못 다한게 많아, 다 끝나고 돌아보았을 때 아쉬움이 더 남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F: 끝낸 일은 돌아보지 말자고 생각해온 나다.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지만 건강은 역시 셀프다. 잃으니까 안 돌아온다. Glory Day는 내 건강과 등가교환 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D: '내 목숨 팔아 만들고 쌓아올리는 참신성'인가.

F: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까 다 저한테 주세요, 제가 피워서 없애 버릴 라니까. 아마 클래식 하나 뽑으려면 팔 하나 잃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D: Glory Day 말고도 Royal Tribe에서 Monocrown (Epino & Leemolic)도 나오고.. 암튼 리더로써 이래저래 많이 뛰었던 거 같다. GiGANTiC 믹테도 이때 하나 나왔던 거 같고.

F: 기간틱 믹테는 그냥 지가 쌓아놓고 '흠 쌓였군. 방출이다' 하면 나오는 거고. 내가 리더쉽이 쓰레기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몇 번이나 로얄트라이브를 관두려 했다. 그때마다 멤버들이 설득시켜서 팔랑귀에 넘어갔으나 이번엔 딱 잘라 나와 버렸다. 나 같은 거 리더라고 따라준 친구들에게 미안하게시리 난 리더의 그릇이 못 된다. 그걸 너무나 잘 알기에 어떻게든 리더 체면이라도 세워보려고 뭔가 많이 했지만 결과가 항상 나의 부덕함으로 좋지 못했으니 더욱 숨고 싶었고 결국은 로얄트라이브는 지금 기간틱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무력힙합의 시대가 도래 했으니 간틱이가 알아서 잘 하겠지. 이북 리더같은 외모 덕에 잘 알아서 할 것 같다.



D: 다시 본인 얘기로 돌아와서, 2012년 11월이 첫 정규 앨범 Not One But Only가 나온 달이다. 이 앨범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F: 1집 가수라고 배짱부릴 수 있는 앨범.



D: 우선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면, 이전 So Furious와 Raw Action과 비교해보았을 때 하드코어함의 정도가 달라졌다. 곡들의 정서도 훨씬 무겁고 음침해졌고, 비트 또한 과거의 (어찌보면 흔한) 샘플링에서 벗어나 미디 위주의 심플한 비트로 변화했다. 한마디로, 엄청 불친절해졌다. 본인이 보기에 그전과 비해 뭐가 달라졌는지, 아님 달라진게 없는데 나 혼자 뻘소리하는 건지.

F: 달라진 건 많다. 일단 Lost All 이후에 사람이 더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아주 박해졌다. 또한 더욱 심한 흥미 위주의 인간이 되었다. 진짜 재밌어 보이는 것 외엔 손도 안 대기 시작했다. 사람 자체가 속이 시꺼매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 동생이 내 음악을 평하길 '담배 연기 자욱한 노래'라고 하더라. 아주 명쾌하더라. 원래 그날 기분이 자고 일어나서 정해지는 터라 그날 정해진 기분에 따라서 움직이다보니 만드는 음악 안에서도 그 모든게 티가 나게 되더라. 결국 사람이 시꺼매졌으니 만드는 음악 역시 불친절하고 괴이하게 변하는 것이지. 내가 만든 곡은 만든 날의 기분을 대변한다. 그만큼 내가 기분 좋을 날이 별로 없단 소리다.



D: 이 앨범은 리드머에서 추천 앨범으로까지 선정되었던데.

F: 그걸 앨범 발매하고 3달 뒤였나? 그때 알았다. 그거 제보해준 것도 자네 아닌가?



D: 그랬나. 스스로의 창작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좀 관심을 가지는게 어떤가.

F: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누가 내가 만든 걸 어떻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들여다 보는게 온 몸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다. 칭찬은 칭찬대로 낯 뜨겁고, 악플은 악플 대로 기분 상하고. 그걸 힙플 자녹게 시절에 실컷 겪어보고 난 뒤부턴 안 쳐다보는 걸로 마음먹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인터뷰 자리에서 좋은 리뷰와 칭찬 건네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다. 악플러들에겐... 내 눈앞에서만 하지 말아 달라. 나 안 보는데서 실컷 욕해도 괜찮으니.



D: 거의 과거사 들추기는 끝나가는 거 같은데 안도감이 드는가

F: 안 그래도 다음 의사양반 왕진때 해머 준비하려고 생각 중.


D: 선키스트 들고 갈테니 자비 좀..

F: 퍼런 거 말고 노란 거만 받겠소. 블루에이드 너무 셔



D: 최근 와서는 뮤직비디오도 찍더라. "한잔하자 나와" (주: "Match Glass Lips" 수록곡)가 거의 처음이었던 거 같은데. 찍으면서 안 부끄러웠나.

F: 고런 거에선 뻔뻔하게 잘 하는 편이다. 일부러 사람 없는 곳에서만 찍는다. 사실 직접 뮤비 촬영과 편집도 시킬 사람 없어서 직접 시작하려는 참인데 내 뮤비는 내가 못 찍어서 일손 딸려 죽을 거 같다. 그러니까 어느 회사에서든 집어가주시면 개처럼 일하겠습니다.



D: 혹시 그보다 앞서 Royal Tribe에서 발표된 단체곡 "Res, Non Verba"도 본인이 기획한 뮤비인 건가.

F: "Res, Non Verba"는 당시 영상전문기획팀과 콜라보 한 것이다. 어쩌다 운 좋게 연이 닿아서 찍게 됐는데 돼지 같이 나와서 아주 맘에 든다.



D: 이름은 최근에 왜 Fuuryeye에서 FWRYEYE가 된 건가.

F: u가 두개면 더블u니까 W 아닌가. 아직 공식적으론 바꾸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Furry로 써제끼는게 싫어서 FWRYEYE로 표기하고 있다.



D: 그러고 보니 가장 상투적인 질문을 안 했다. 이름은 무슨 뜻인가.

F: 뜻 없다. 예전엔 뭐 만들어보려고 온갖 생떼 다 써봤는데 그냥 없는 걸로 하는게 편하다. 그냥 Fury라는 단어가 좋아서 썼다



D: 개눈깔이라는 한글 별명도 있다보니 개가 영어로 fury인 줄 안건가 싶기도 했다

F: 번역충이라고 지금 민간인 무시하는 겁니까. 사실 내 본명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가명 뭐 생각해보다가 옛날에 왕초라는 드라마에서 허준호님 극중 이름이 개눈깔이었다. 그래서 개눈깔이라는 가명을 쓴다.



D: 하긴 가까이서 본 입장에서 본명이 썩 어울리지는 않는다.

F: 댄스디는! 댄스디는!!!!!!!


D: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주지

F: 불리한 거에만 대답 회피하는 걸로 보아하니 내가 아는 그 댄스디가 확실하다



D: 얘기하다보면 가끔 느끼는게, 은근히 힙합 음악을 많이 듣지는 않는 거 같다.

F: 그냥 좋아하는 것만 듣는다. 말했다시피 좋아하는 거 외엔 잘 안하려고 하기 때문에 찾아듣는 것도 어릴 때나 실컷 했지 지금은 나태해져서 능동적으로 좋은 음악을 찾아듣진 않는다. 힙합 음악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를 잘 안 듣는다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다



D: 처음엔 영향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안 듣는 줄 알았다. 혹은 음악의 욕구를 본인의 음악으로 자급자족하는..

F: 옛날엔 그런 핑계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다. 이러다 갑자기 내일 자고 일어나서 '아, 오늘은 디깅이 하고 싶구나!' 하면 밀려있던 거 다 찾아들을 수도 있다. 내 가사 중에 '움직여 본능 그대로의 느낌으로' 라는 가사가 있다. 그게 나다.



D: 시작할 때는 그래도 으레 영향 받고 또 목표로 삼는 래퍼가 있기 마련인데, 스타일의 완성에 영향을 가장 준 래퍼가 있다면?

F: 글쎄.... 처음 시작 자체가 비트메이커였기에 오히려 목표로 삼는 비트메이커가 있다면 있었지 랩으로는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들리는대로 어떻게 하면 이쁘게 흘러가겠구나 싶어서 그대로 하는 것뿐이다.



D: 그러면 비트메이커는 누군가.

F: 처음 시작할땐 Just Blaze 곡들이 너무 좋아서 따라하고 싶었다. 진짜 이 사람은 뭘 먹고 이런걸 만들지 싶었다. 그러다 국내에선 킵루츠나 마일드비츠, 랍티미스트, 과거의 프라이머리 같은 묵직한 소리를 내는 비트메이커를 닮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팀보의 리듬감에 꽂혀서 그 특유의 리듬감을 흉내 내려 드럼라인만 주구장창 만들어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난 아무것도 되지 않고 그냥 퓨리아이가 되어있었지.



D: 그럼, 현재에 있어 되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의 자신이 있는가.

F: 원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랩만으로 떼돈을 벌어서 떵떵거리고 살고 싶었다. 이젠 안 될 꺼란 걸 알기에 그냥 먹고 살만큼만 벌고 음악을 쭉 하고 싶다. 몸이 좀 괜찮아지면 길바닥에 앰프 들고 나가서 홀로 길거리 공연도 좀 하고, 기왕이면 클럽 대관해서, 아니면 게스트로라도 무대에 서고 싶다. 무대 위에서 목이 쉬어가며 랩을 했던 과거의 내가 미래에도 있었으면 한다.



D: 후회는 별로 없을 거 같나.

F: 후회는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뭐. 억울하면 미리 타임머신 타고와서 내 싸대기 날리든지!



D: 이제 인터뷰가 슬슬 끝나간다. 자주 안 가는 건 알고 있고 그냥 보기에 힙플은 어떤 곳 같나.

F: 커뮤니티 자체를 기피하는 편이라.. 힙플은 내 과거 놀이터였고 지금은 그 놀이터에서 놀던 친구들이 아재가 되서 출퇴근하는곳.



D: '한국 힙합의 독!' 이런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던 건 너무 망상이었으려나.

F: 세상에, 날 거의 반동분자로 보셨네.



D: 착한게 대세인 세상의 방해꾼 주제에.

F: 물론 인터뷰는 상냥하게 하지만. 이것은 조작된 화면입니다 여러분. 깔깔깔.



D: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선 So Furious 2는 이미 앞에서 스포를 해버렸고. 군대는 빼놓고...

F: 당장 11월에서 12월 사이에 무료앨범 하나 공개를 앞두고 작업 중이었는데 컴퓨터가 터졌네요 시팔. 이번엔 '안 Lost All'이라서 새로 산 컴퓨터가 도착하는 즉시 마무리해서 공개할 예정이고, 일단 물리치료 좀 적절하게 받은 뒤 앰프 하나 들쳐메고 길거리탐방이나 좀 나설 예정입니다. 오셔서 힙합악수 요청하시면 아주 촌스럽게 받아드리겠습니다.



D: 이 무료앨범이 앞서 얘기한 번외 편은 아니라는 얘기지?

F: 번외 편 중 한 곡이 수록되긴 하는데 번외 편은 아님. 별개의 앨범.



D: 언제 이런 걸 준비해놓고 내놓는 건가 대체.

F: 저번 달에 Maurus랑 Musicafur 집에 가둬놓고 이틀간 빠따로 다스리며 곡 만들으라고 시켰습니다. 사실상 녹음만 하면 바로 낼 수 있는 앨범.



D: 인터뷰 막바지고 더 이상 할 질문도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

F: 열심히 하고 싶은데 군대가 절 가만 놔두지 않으니 끌려가기 전까진 열심히 활동 할 테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끟.


기사작성 | 권우찬 (Da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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