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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in Off' 슈프림팀(Supreme Team) 인터뷰  [100]
힙플: 뜨거운 형제들 섭외 왔을 때 고민은 없었나요? 힙합 간지 때문에.(웃음) S: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이고 내가 해 볼 만 하겠다는 생각과 말씀하신 대로 ‘아 이미지 망치면 어떡하지?’(웃음) 하는 생각이었어요. 제가 이미지 망치면 슈프림 팀에 손상이 오니까요. 그래서 고민을 12분 정도 한 것 같아요.(웃음) 고 정도 고민을 하고 제작진 분들을 만났는데, 다 좋으신 분들이지만 감독님이 좋은 분이세요. 음악, 특히 힙합과 록(rock)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말도 잘 통하고 그래서 하게 되었던 거죠. 힙플: 실제로 해보니깐 어때요?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거랑은 다를 텐데요. S: 확실히 예능은 쉬운게 아닌 것 같아요. 피곤해요. 아직 적응기 인데 개 빡세요.(웃음) 음악이든 뭐든 본능적으로 하는 게 좋은 것 같은데, 예능은 92% 본능과 8% 정도의 생각을 해야 돼서 머리가 아파요. 음악하기도 죽겠는데. 힙플: 섭외가 왔을 때, 이센스씨의 당시 생각도 궁금해요. E: 우선 부정적이지 않았어요. 왜냐면 거기서 이상한 모양으로 이상한거 하면서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거기서 사람을 보여 주잖아요. 형 성격을 보여주고, 멘트 치는 모습에서 정말 기석이 형 그대로의 모습이 보이고. 그래서 좋아요. 그리고 확실히 형이 방송 나오고 나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요. 근데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아 *발 음악 말고 다른 걸로 알려져서 인기를 얻고 그런 건 편법 아닌가?’ 하는. 근데 지금은 편법이고 뭐 고를 떠나서 할 일만 제대로 하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만약에 섭외가 들어와도 거절할 것 같아요. 이유가 뭐냐면 저는 아직 제 성격을 카메라 앞에 그대로 노출할 자신이 없어요. 그냥 음악으로 보여주고 집에서 쉬는게 좋아요.(웃음) S: 예능을 하는 게 제 자신을 위한 게 아니에요. 슈프림 팀을 위한 거예요. E: 아뇨 형, 자신도 위해요. 돈도 나오니깐.(웃음) 힙플: 출연료를 독차지 하시는군요?(웃음) E: 저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안하는 일이니까요. 선물은 사주겠죠,(웃음) S: 아무튼 제가 예능을 하면 저희 음악을 더 많이 듣는 게 사실이에요. 그걸 제가 느끼는게 ‘땡땡땡’ 은 현실적으로 봤을 때 망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스텝 업만큼 인기가 있어요. 물론 그게 좋아서 듣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방송의 힘이 살짝 반영이 된 것 같아요. E: 예능을 하면서 음악이 구리면 그 사람은 진거죠. ‘이 사람은 말하는 건 재미있는데 가사는 왜 이따구야’ 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둘 중 하나는 그만둬야죠. 어쨌든 예능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기회인 것 같아요. 힙플: 조금 지난 이야기가 되었지만, '슈프리미어(SUPREMIER)' 가 첫 번째 정규앨범이었잖아요.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이센스(E-Sens, 이하 E): 감회가 남달랐죠. 정말 힘들게 작업했거든요.(웃음) 사이먼 디(Simon D, 이하 S): 진짜 폐인처럼 했어요. 잠을 거의 못 잤어요. 힙플: 일정이 빡빡했나요? S: 네, 아무래도 회사에서는 ‘시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까, 조금 급하게 작업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되게 ‘쿨’ 한 느낌은 아니에요. E: 급하게 라고 사이먼 형이 말했지만, 오해하지 않으셔야 하는게 급하게 막 주먹구구식은 아니었어요. 근데 몰아서 하다 보니까 저희가 좀 지쳤죠. 사람이 지친거지 뭐 결과물 자체는 낼 거 냈다는 느낌이에요. 부정적이지도 않고, 막 좋지도 않고.(웃음) 힙플: 그럼 리 패키지로 나온 ‘스핀 오프(Spin Off)를 1집으로 봐야 할까요, 슈프리미어를 1집으로 봐야 할까요?(웃음) E: 그냥 뭐, 이 두 개가 합쳐서 1집인 거죠.(웃음) 힙플: 합쳐졌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럼 리 패키지를 발매한 이유는? E: 딱 까놓고 이거죠. ‘이게 무슨 슈프림팀이냐?’ ‘슈퍼 매직(Super magic)’이 힙합이야?' ‘스텝 업(Step Up) 율동 맞추고... 이센스, 사이먼 랩만 한다더니 뭐야?’ 이런 반응들... 물론, 이런 게 저희를 흔들리게 하지는 않았고,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근데 뭐랄까...우리가 진짜 한국힙합을 좋아하면서 음악을 시작할 때,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려가던 모습이 있거든요. 어렴풋이 항상 그려져 왔죠. Swag, 말 그대로의 힙합.. 이런 느낌들. 또, 저희가 잘나서가 아니라 저희가 반응을 얻었던 것은 믹스테이프들과 공연에서의 솔직하고 뭔가 가감 없는 느낌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희를 보면서 멋있다고 했던 것은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기고 여자 제일 많고 돈도 잘 벌고 항상 쿨 하고 막 패셔너블하고 이게 아니었잖아요. 그냥 ‘저 형들 나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저 형도 *나 힘들게 사나봐. 근데 뭔가 하잖아.’ 라고 느끼면서 지지해 주는 거죠. 근데 지지해주던 사람들은 저희가 슈프림팀으로 활동하면 ‘그래 저 형들이 TV에 나오면 내가 받았던 느낌을 힙합 관심없던 사람들한테도 느끼게 해주겠지, 보여주겠지' 하고 기대 했는데 막상 보니까 성에 차지 않는 거죠. 뭐 저희도 이래저래 부딪히긴 했는데..어쨌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여러 의견들이 오고 갔고, 이런 입장을 먼저 겪었던 뮤지션들과 저희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동료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서 저희 스스로도 많은 부분을 생각해보고.. 그래서 나온 작업들이 슈퍼 매직, 슈프리미어에요. 좀 더 넓게 보려고 머리도 아파보고 음악에 담아내려 해보고 어느 정도는 반응도 이끌어 냈으니까..성장이라면 성장이죠. 그것도 저희에게 플러스이긴 한데, 딱 1집 끝나고 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 번째로 '와 x나 힘들 구나' 두 번째로 ’머리 굴린다고 머리 굴린 그대로 결과로 나타나진 않는구나.‘ 음악이 생각대로만 되는 건 아니다 보니까.. 어떤 곡이 인기 좋을지도 전혀 모르겠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냥 저희 느낌대로 가는 게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이 비트는 사람들이 좋아 할 것 같아’ 하기 전에 ‘이 비트는 우리가 랩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을 것 같아’라는게 먼저고.. ‘30분이든 3일이든 우리가 느끼는 대로 작업하면 사람들도 그것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번 리 패키지 때는 팬들이 원하든 대중들이 딴 모습들을 원하든 그건 상관없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자. 그게 팬들도 원하는 걸 것이고 그게 양쪽 모두에게 해소가 아니겠나..하는 생각으로 작업한 앨범이에요. 힙플: 스핀 오프에 수록 된 곡들은 굉장히 즐겁게 작업한 곡들이군요. S: 우리가 아크 스튜디오를 빌렸어요. 진짜 천국에서 작업했죠. 저희가 하고 싶은 데로 자고 싶음 자고, 가사 쓰고 싶으면 쓰고. 데드라인이 있었지만, 무리가 아닌 기간이었기 때문에 쫓기는 것 없이 정말 즐겁게 여유롭게 작업했어요. 그리고 이센스가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예전 저희의 모습을 보고 공감을 해서 팬이 된 분들이 지금 우리가 방송에 나오는 모습은 공감을 잘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예능 나가는데 어떻게 공감하겠어요.(웃음) 그런데 우리가 공연장에 자주 얼굴을 비추고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럼 팬들이 그걸 느끼잖아요. 그게 본능적인 거거든요. E: 맞아요. 본능적이에요. S: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계산하고 생각하고 그런 거 필요 없이 최대한 그냥 필 꽂히는 대로, ‘아 그냥 괜찮다.’ 하는 곡들을 작업 했어요. ‘땡땡땡’이 대표 적이고요. E: 그게 이거였죠. ‘땡땡땡’이랑 스텝 업, 슈퍼 매직이 뭐가 다르냐면 슈퍼 매직 때는 저희가 약간 겁 아닌 겁도 먹고 있고, 잘해야겠다는 의욕도 있지만 뭔가 모르는 세계라는 긴장감이 있었어요. 근데 사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인데 저희는 깡으로 감으로 '알 것 같다'고 생각 한 거죠. 어떻게 보면 오만이고요. S: 그렇지. E: 진짜 음악을 20,30년 넘게 하신 뮤지션 형님들도 솔직히 반응 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 아닐까요. 물론 실력과 노하우가 있으시겠지만. 근데 저희는 뭐 나름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런 거 했으니까, 뭐 이렇게 저렇게 함 해결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슈퍼 매직 때처럼 그렇게 작업했었던 적이 없었어요. 예전에는 이랬어요. 그냥 비트 막 틀어 놓는 거 에요. 비트를 공급 받을 수는 없으니까 랩이 하고 싶으니까 그냥 막 틀어 놓고 있다가 ‘형 여기서 들어갈래요?’ 하면서 막 하고 만들고 그랬었죠. 어쨌든 미니앨범과 1집은 저희 회사 생활 적응기이자, 매체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적응기이고 방송..등등 저희가 맞닥뜨린 환경 자체에 적응기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리 패키지 작업 때는 ‘우리 하고 싶은 거 하자.’가 다였어요. 언더그라운드 팬들이 원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기 때문에. 한번 하자. 그래서 아크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어떻게 했냐면 프로듀서들한테 곡을 몇 십 개 씩 받았어요. 몇 십 개씩 보내줬다는 게 정말 감동이었죠. 예전에는 비트 받기 정말 힘들었거든요.(웃음) 어쨌든 곡도 많이 받았고, 작업실도 있고 녹음 하고 싶을 때 봐주시는 MR.SYNC 형도 계시고.. 스튜디오도 너무 좋고. 그런 좋은, 즐거운 환경에서 ‘땡땡땡’을 비롯해서 리 패키지에 수록 된 곡들이 나왔어요. ‘땡땡땡’은 이건 이렇고 이래서 타이틀이다가 아니라 ‘이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느낌이었죠. 1시간 만에 만든 곡이에요. 물론 추후에 수정 과정이 있었지만. S: 그런 게 있어요. 분위기라는 게 있거든요. 당산동 옥탑 방에서 네 명이서 살면서 녹음 할 때도 우리는 *나 랩퍼들 우리는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 됐었기 때문에 멋있었어요. 돈이 없어도 멋있었어요. 이번 리 패키지는 그 때 만큼 즐겁게 작업 한 것 같아요. E: 그렇게 한 작업들이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에요. '이 곡들이 반응이 오든 말든 결과가 어찌되건 일단 우리 둘은 좋다.' 그 결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또 신경이 쓰이고 스트레스가 되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땡땡땡'으로 활동하면서는 일단 구김살이 별로 없었어요. 물론 몸은 피곤했지만, 무대 할 때 딱 편한 거 있잖아요. 물론 카메라에도 많이 적응 되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땡땡땡은 그냥 우리가 곡을 만들 때부터 무대에 서는 모습까지 상상되고 그랬거든요. 춤 안 춰도 되고..(하하, 모두 웃음) 남들이 어떻게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방송에 나오는 모습들 중에서.. '저거는 내 모습이다.' 그게 저는 있어요. 형도 있고요. 힙플: 즐겁게 하고 싶은 대로 작업을 하셨지만, 소속사는 영리 단체란 말이에요. 리 패키지도 그렇지만, 미니 앨범, 정규 1집의 합의점은 서로 어떻게 찾으셨나요? 혹은 슈프림 팀이 중요시 했던 것이랄까? S: 리 패키지는 이 작업 자체가 회사와 저희의 의도였고요. E: 음.. 예전 작품들도 그때 당시에는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한 거 에요. ‘가사적인 거로는...내 심리가 꼬이면 꼬이는 데로 날것으로 끄집어내는 것 보다 약간 좀 풀어내보자.’ 라는 느낌. 그런 고민들 하면서 이래저래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고민들은 충분히 있을 것 같고요. S: 최대한 긍정의 마인드로 하려고 했어요. 근데 본능은 덜 했죠. 왜냐면 생각을 엄청나게 하고 나온 곡들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 났거든요. 힙플: 클린 버전으로 수록하게 됐을 때의 스트레스도 엄청났겠네요. S: 그때는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E: 아예 뺄까. 했죠. S: 아니 이게 웃겨요. 심의하시는 분들이 고생 많으시겠지만 진짜 이상한 걸로 트집을 잡거든요. ‘시노비’ 있잖아요. 시노비 뜻이 '남자 닌자' 에요. 있는 사전적 의미인데 그게 뭐 옛날에 게임 제목이라고 그걸 뭐... E: 그리고 ‘Darling’ 저희 가사 전체 19금 됐거든요. '니 손이 내 어께 뒷 쪽에'. 그냥 안는 거란 말이에요.(웃음) 그런 건데 아이돌 가수들의 가사들은 왜 나가냐 이거에요. S: 다른 가사들도 완전 야하거든요. 가사자체가. 그러니까 제 생각에 우리는 힙합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클린 버전의 의도는 한 가지 더 있는 게 또 19세 딱지 붙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안 되죠. 팔아야 되니까요.. E: 진짜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생각도 했어요. 이게 합리화일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한국 사회가 좀 그렇고, 우리가 어렸을 때 들었던 음악 중에서도 우리가 하는 가사 같은 것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웃음) 이게 진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까 라는 생각과 그래도 적어도 라디오에 플레이 한 번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아예 곡 자체가 금지가 되는게 아니면 방송이나 공연에서 조금 수정해서 보여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MNET에서는 ‘시노비’ 했었거든요.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미니 앨범에서 1집 때 까지는 여러 고민들이 들이닥쳤고 힘든 과정들이 있었고요.. 불만은 아니었어요. 왜냐면 그런 걸 이겨내고 어떻게든 저희를 이 판에 꺼내 보이는 것 자체가 중요했거든요. 뭔가 이런 비즈니스 바닥에 이런 상황이 있고 이런 시각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소중하다면 소중했고.. S: 불만 아니에요. 불만이 아니고 그냥 견뎌 낼 수 있는 불편함. 견뎌 낼 수 있는 만큼 견뎌 냈고 그 와중에 좀 찝찝하고 불편했죠. 그래서 리 패키지에 거의 똥 싸듯이 쏟아 낸 거죠. 그 노래를 한 번 들어 보세요. '뭐?' 힙플: 안 그래도 질문에 있는 곡인데, 참 많은 불만들이 담겨 있어요. S: 그렇죠. 힙플: TV에 나오는 모습에 대한 것도 그렇고요. E: tv 에 나오고 하는 거요..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정말 싫다가, 좋을 때는 또 좋아요. ‘누군가는 또 이런 일들을 하고 싶어 할 텐데.’하는 생각에요. 왔다리 갔다리 하는 거죠..(웃음). 그래서 'what?' ‘그래서 뭐?’ 그래서 제 가사는 포커스가 거기에 맞춰져 있어요. "내가 *신 같이 랩 한 적 있냐"고, 어쨌든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 하고 있는 거고, 음악을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누군가는 사랑해주고 있고요. 의미가 있는 일이고...쪽 팔리게는 안 했다 라는 거죠. 머리 세웠다고 제 정신이 흐트러지는 거 아니잖아요. 머리 이렇게 길렀다고 제 정신이 변하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저는 머리 처음 길렀을 때 저는 그런 머리를 안 좋아했단 말이에요.(웃음) 어쨌든 이 곡은 되게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둘 다 진짜 20분 만에 가사 썼어요. 비트 듣자마자. 이 쪽 저 쪽 왔다 갔다 하다가 그냥 왔다 갔다 하는 자체를 적어 버렸어요. S: 자고 일어났는데 씩씩 거리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리고 가사를 다 써놨고요. 그래서 센스가 쓴 가사를 보니까 나도 씩씩 거리고 싶은 거 에요.(웃음) ‘어 안 되겠다. 같이 해야 되겠다’ 그래서 쓰고 있었죠. 씩씩 거리고 있는데, 얀키(yankie) 형이 갑자기 들어와요. ‘형 뭐 같이하실래요? 형도 뭐 불만 있잖아요?’(웃음) E: ‘아 뭔지 알겠다. 나도 써볼게.’ 그렇게 해서 나온 거 에요. S: 그 분위기도 정말 즐거웠어요. 같이 씩씩 대니까. E: 음악이 그런 것 같아요. 싫은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표현하는 순간 즐거운 것 같아요. S: 거의 100프로 진심이 담긴 거 에요. 완전 개 솔직. 제 가사만 봐도 알 거 에요. E: 솔직히 딴지 걸려면 딴지 걸 거 많은 걸 알면서도 그냥 낸 거 에요. 전 사실 형 가사 듣고 사실 '형 이거는 좀...' 하면서 제가 딴지를 거는 입장에서 걸어 봤어요. 걸고 나서 생각하니까 제 가사도 걸릴 게 있는 거 에요.(웃음) 그리고 '내가 언제 이런 생각하면서 랩 했다고..' 싶어서 결국에는 '에이 몰라 x발' 그래서 제목도 '뭐?'(웃음) S: 쓰면서 제가 느낀 게 그래 나 요즘 약해졌다. 이런 소리 많이 듣고 근데 뭐 어쩌라고 안 꿇린다고 그냥 들으라고 그냥 그거였어요. 힙플: 그럼 언더그라운드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이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들어보면 믹스테이프 내고 할 때는 그냥 본능적으로 과감하게 때려 넣었던 거예요. S: 네. 힙플: 근데 이제 아메바 컬처에 소속 되면서 '나' 이외에 주변을 보기 시작 한 거잖아요. 제가 볼 때는 세 갈래인 것 같아요. 예전부터 지켜봤던 힙합 팬들이 원하는 것, 그다음에 슈퍼 매직과 스텝 업을 통해 알게 된 팬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두 사람이 원하는 것. 이 세 갈래의 갭(gap)이 꽤 큰 것 같은데, 어떠세요? E: 이거 말로 하기 좀 그런데. 세 가지 다 알 것 같아요. ‘근데 현재 우린 그중에 뭐지?’ 그래서 걱정을 했었어요. 지금도 그 고민의 연속이긴 해요. 근데 이게 평생의 과업인 건지 아니면 이 선택에 따르는 당연한 고통인 건지 음악하려면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반대로 음악은 음악이니까 그런 생각 안 해도 되는 건지. 저는 거기서 늘 헷갈리는 거 에요. 기석(사이먼 디의 본명: 정기석)이 형도 말을 안 해서 그러지. 제가 얘기하면 '응' 그래요. S: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웃음) 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어요. E: 그래서 이걸 또 이야기 하는데, 리 패키지 때 답을 내린 게 이게 우리가 하던 힙합이니까 이걸 찍고 가자가 아니라 그냥.. 우리가 뭔가를 듣고 내뱉고 싶은 게 있을 때 자연스럽게 해서 그냥 녹음하는 것뿐인 것 같다. 우리가 뭐 ‘힙합의 기준은 이렇고’......모르겠어요. 물론, 그런 얘기가 오고 갈 수는 있죠. 왜냐면 다들 세대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까 그런 부딪힘은 있을 수 있지만, 그 문제를 떠안겠다라는 의무감을 가지면서 괴로울 바에 뭐 그런 생각들은 놔둔 채로 비트 딱 듣고 일단 하고 보는 거죠. 목마르면 물마시듯이. 노폐물 쌓이면 배출 하듯이. 그리고 음악은 재밌어야 해요. 그것뿐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세 갈래 있잖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뭔가 의무감을 가지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제가 힙합을 만든 사람이 아니에요.(하하하하, 모두 웃음) 한국힙합을 만든 사람도 아니고요. 순전히 저 스스로 가지게 된 제 가치관이 흔들리던 거지.. 내가 이런 걸 가지고 있다고 남들이 다르게 했을 때 좀 안 좋게 보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죠. “somebody loves me somebody hates me.” 알겠고 다 됐으니까 '솔직 하자.' 왜냐면 그게 우리가 어릴 때 힙합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인 것 같아요. S: 맞아요. 솔직한 거 에요. 그게 솔직한 거 에요. 그게 멋있는 거 에요. 그리고 그 세 갈래 무리 있잖아요. 저희도 포함해서 그 세 무리가 조명을 저희에게 비출 거 아니에요. 그냥 비추는 데로 가는 거 에요. 우리 둘도 동시에 조명을 비출 거고. 그거 에요. E: 이 조명 밑에선 이렇게 했다가, 저 조명 밑에 가서는 저렇게 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우리 자리에 딱 서서. 결국에는 우리자리에 빛이 비춰질 때까지. S: we still here. E: 그리고 또 깨달은 건 좋은 방향을 위해서 좋은 음악이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이게 진짜 힙합을 위해서, 가짜 힙합을 배척하고 그런 건 피곤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좋은 걸 하려고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명을 비추는 세 무리도 조명 색이 다르고 그들이 좋아하는 기준도 다르지만 진실은 통하는 것 같아요. 아니, 진실은 모르겠고, 진심은 통하는 것 같아요. S: 진심. 요즘에 느끼고 있는 거 에요. 진심이 있어야 해요. 진심이 없으면 죽어요. E: 그런데 이런 얘기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고 그러는데 이게 맞는 거 에요. 그냥 단순하게 좋아서 하는 거고 멋있어서 하는 거고 그런 거죠. 근데 그러기가 어려운 거지. 힙플: 이번에는 앨범 내에서 비교적 안 알려져 지신 분이죠. '땡땡땡' 과 ‘Respect My Money'를 작곡 한 젠틀맨(Gentleman)에 대해서 여쭈어 볼게요. S: Rocky L 통해서 만나게 됐는데, 이 친구의 음악을 들어보니까, 이 친구만의 색깔이 있더라고요. 래퍼도 자신만의 색깔이 있듯이 이 친구는 진짜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요. E: 제가 느낀 거는 그거에요. 이 시대에 나올만한 친구가 나왔구나 하는 느낌. 현 시대에 엄청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이런 거죠. 저 보다 10살 많은 형들은 80년 대 것부터 들으면서 그것을 기억 한 채로 세대를 겪으면서 90년대를 해왔고, 저 같은 경우는 90년대를 먼저 듣고 2000년대 넘어오면서 랩을 했는데 나중에 내가 듣는 힙합의 처음은 무엇일까 라는 궁금함이 생겨서 80년대를 듣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 친구는 그것보다 약간 뒤쪽의 바이브(vibe)를 먼저 흡수한 것 같아요. 말하자면, 최신 사운드에 가까운데 그것을 무작정 따라가는 게 '힙합'이란 것에 대해 고민 하는게 느껴져요. 올드스쿨 부터 지금까지를 이해하려 노력도 하는 것 같아요..본인이 아니라서 모르겠지만(웃음). 어쨌든 비트에 이 친구의 성격도 묻어나오는 것 같고 좋아요. S: 굉장히 남자답고, 뮤지션으로써 자신감도 굉장하고요. E: 땡땡땡을 저희가 고른 이유도 사운드가 요즘 느낌인 것 같은데 잘 들어보면 아니에요. 그래서 좋아 했어요. 요즘 사운드를 따라가 보려고 하는 어중이 떠중이 곡이 아니죠. 그리고 이 친구를 제가 뭐 평가하고 그런 거는 아닌데, 이 친구는 ‘음악을 하는’ 느낌이 있어요. 자신이 할 것, 해야 할 것을 생각하고 움직이는 게 티가 나서 기대가 돼요. 나이도 아직 어리거든요. S: 그리고 최근에 I.K(Illest Konfusion Crew) 와 함께 하게 됐어요. (웃음) 힙플: 젠틀맨 이야기를 했는데, 슈프리미어의 메인 프로듀서인 프라이머리(Primary)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잖아요? S: 일 하는게 굉장히 타이트해요. 지체되는 거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부딪히기도 했지만.(웃음) 그래도 뭔가 듬직하고, 음악을 워낙 잘 만드시니까 저희가 믿고 따라갔죠. E: 근데, 진짜 워커 홀릭 이에요. 힙플: 근데 두 분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잖아요?(웃음) S: 저희는 쳐 누워 있다가 '가사나 쓰자' 하면서 일어나는데 (웃음) 프라이머리형과 작업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해야 돼.”(웃음) 아마 빈지노(Beenzino)도 이 이야기 들었을 거예요. “해야 돼.” E: 진짜 사실 프라이머리 형 없었으면 슈프리미어가 지금 나왔을 수도 있어요. 절대 데드라인 못 맞췄어요. 프라이머리형은 프로페셔널 하신것 같아요. 그리고 곡 정말 잘 쓰잖아요. 나무랄 데가 없죠. 근데 1집에서 프라이머리형과의 작업자체가 아쉬운 게 아니라 시간이 많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왜냐면 프라이머리형의 색깔이 확실한 만큼 좀 더 다른 것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외부프로듀서들과의 작업은 시간도 더 필요하고..근데 프라이머리 형은 비트를 수십 개를 계속 보내주는데 또 비트들은 다 좋아요..가사 쓰고 싶은 비트들..(웃음) 결과적으로는 일관성이 있어서 좋았어요. 그 안에서도 곡들마다 충분히 다른 개성이 있고.. 모든 곡을 사랑해요 전. S: 슈프리미어 앨범 평을 쭉 보다 보니깐 ‘프라이머리가 짱이다, 역시 프라이머리다’(웃음) 프라이머리 형이 짱은 맞는데, 우리 앨범이잖아요.(웃음) 어쨌든 센스 말 대로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프라이머리 형의 색깔이 좀 더 융화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E: 물론, 아쉬움은 있지만, 프라이머리형이 충분히 실력적으로 저희한테 맞는 곡을 선별해서 줬으니까, 무리는 절대 없었죠. S: 센스 말대로 무리도 없었고, 곡들이 다 좋았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빠지긴 했지만, 다 넣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E: 다시 말씀드리지만, 프라이머리 형은 작업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나서 이거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면 딱 끝내야 되는 그 의식이 제대로 있어요. 뮤지션들에게 진짜 꼭 필요한 건데 프라이머리형 보면서 느꼈죠. ‘아 진짜 저래야 되는구나.’ 힙플: 농담도 섞어가면서 말씀해 주셨지만, 프라이머리씨가 작업 할 때 정말 타이트하시군요. S: 네, 근데 그만큼 확실하게 하니깐, 일을 확실하게 하고 싶다면 프라이머리를 찾아주세요.(웃음) E: 존경하지만 그를 사랑할 수는 없을 거예요.(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힙합 팬들도 관심을 많이 가졌던 트랙, ‘Respect My Money'는 어떻게 출발 한 곡인가요. E: ‘너희들은 상황이 좋아졌고 돈도 많이 버는데 뭐가 불만이냐, 뭐 불만이 왜 그렇게 많냐’ 라는 류의 그런 말들을 듣고 생각을 했죠. ‘많은 고민들을 하는데, 결국 나한테 주어지는 것은 돈인가?’ 행복함은 비슷하거나 떨어졌지만, 어차피 오르락내리락 할 거라면 그런 상황들을 이겨내고 부딪치고 그러면서 남은 거라곤 돈이네? 그러면 '내가 돈 많으니깐 가난뱅이들아 날 존중해라' 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렇게 해서 번 돈이니까'', 그거를 인정해 달라는 거죠. Respect My Money 지만, Respect Me와 똑 같은 의미인거죠. 그거랑 똑같아요. 예전에 주석(JOOSUC)씨 가사 중에 ‘원치 않는 일로 번 돈 10000원보다 내가 원하는 일로 번 돈 100원의 가치’ 이런 가사가 있었잖아요. 그거를 좀 더 공격적으로 표현을 한 거죠. 좀 화나 있는 상태로. S: 근데 그렇다고 저희가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E: 그렇죠.(웃음) 그저 이제는 밥 안 굶고.. S: 따뜻한 거죠. 힙플: ‘그 때’ 와 ‘데려가’의 감성은 앞서 나눈 곡과는 다른 의미로 굉장히 좋았어요. E: '데려가' 라는 곡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프라이머리형의 느낌. 힙플: 힙합 팬들에게 슈프림 팀의 이미지가 공격적이고, 강한 이미지가 있죠. 사실 그런 가사만 쓴 게 아닌데 말이죠. S: 그런 모습을 많이 원해서 그런 곡들이 인기가 없는게 사실이에요. 힙플: 근데 앞서 말씀 드린 이 감성도 슈프림 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S: 저희도 좋아요. 작업하면서 행복했어요. E: 저희는 공격적으로 바뀌던 인기 있는 모습으로 바뀌던 성공을 하든 말든 저희한테는 여러 가지 면이 있는 거예요. 뭔가 딱 차오를 때 작업하는 그 뿐인 것 같아요. 예전 믹스테이프에서 돈 이야기 할 때 있었잖아요. 왜냐면 한이 되니까 그랬던 거거든요. 희망만 가득해서 상경했는데 *나 고생 하니까 이 도시는 아닌 것 같다고 ‘제가’ 느낄 때니까 한 거예요. 이것 말고도 많은 트랙에서 ‘저의’ 혹은 저희의 ‘때’ 가 담기니까 저희를, 저를 안다면 이런 노래 하는게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을 거예요. 힙플: 할까 말까 했던 질문인데요. 이센스 랩에는 라임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E: 저는 당연히 라임이 있죠. 저는 감으로 하는 거예요. 예전에 공부도 했었지만, 저는 two/four Rhythm(투포리듬, 이하: 투포) 이런 개념조차 없을 때, 저는 그걸 지키고 있더라고요. 느낌으로 가는 거예요. 왜냐면 투포가 안 지켜졌다 혹은 내가 투포를 안 지켜서 이런 거야를 먼저 알기 전에 그냥 내가 내껄 들어 보면 구려요. ‘이 노래는 랩 못한 것 같다.’라는 정확한 느낌. 그래서 더 연습하고 그리고 느낌대로 가요. 라임도 어떻게 보면 비슷해요. 라임이라는 개념이 ‘라임은 이런 거다.’ 라는 설명을 들어서 알게 되는게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엘엘 쿨제이(LL COOL J)를 듣다가, 라킴(Rakim)을 들으면 둘이 달라요. 또, 라킴을 듣다가 빅펀(Big Pun)을 틀면 또 달라요. 근데 나스를 들으면, 또 달라요. 라임이 일단 되게 변칙적이기도 하고, 꼭 라킴 같이 라임을 플로잉 안 해요. 라킴은 정해진 대로 빡빡하게 하는데, 나스는 막 이리 툭 쳤다 저리 툭 쳤다 하거든요. 그리고 제이다키스(Jadakiss)를 들으면요. 박을 앞으로 당겼다가 놓쳤다가, 아 빅엘(Big L)도 앞으로 당겼다가 놨다가 그러면서 어떤 데는 라임인 듯 아닌 듯 넘겼는데 그거는 운이 살아요. 말로 전하기는 힘들지만, 그거는 라임이거는요. 저는 제 랩 중에서 랩 같지 않은 랩은 없다고 생각해요. 힙플: 스윙스와는 다른 표현 방식이죠. S: 각자의 방식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게 다 똑같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뭐뭐뭐뭐 라임!! 뭐뭐뭐뭐 라임” 이게 아니잖아요. 아, 정말 말(글)로는 표현하기 힘들어요.(웃음) E: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라임의 스타일이 있거든요. '요기에 이렇게 가면 저기는 이렇게 가야 된다'는 규칙 같은 거 하나도 없어요. 어떤 랩에는 정확히 귀에 들리는 5음절 6음절 있다가도 어떤 랩에는 아예 없어요. 예를 들면, ‘Grand Finale’ 라는 곡에서 나스(Nas)나 메쏘드(Method Man)맨 들어보면 정확한 라임 규칙 같은 건 없거든요. 그거에요. 귀로 듣고 느끼면 되는 것 같아요. 바운스가 있어야 되죠. 그리고 라임이 없으면 바운스가 없기 마련이에요. 물론 트러블(Trouble * Verbal Jint - 무명) 같은 경우에 “또 한 번의 아침, 난 내 것들을 챙겨. 전화기와 들을 음악, 지갑, 담배를 난 땡볕 아래서 한 대 피고 오늘을 시작해. 담배 연기를 마신 후의 현기증.“ '피고' '기증' 이거는 저한테 라임이에요. 느낌 살려 줬거든요. 곡에서 랩 스타일 어떻게 갈 것이냐 하는 문제 같아요. 트러블을 예로 들었지만 제 믹스테잎이나 여러 피쳐링들 들어보면 스타일 살짝 씩 다르지만 곡에 맞게 제 스타일대로 해놨어요. 곡의 정서에도 맞춰가려 했고. 어쨌든 저는 라임 쌩 까고 간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힙플: 예를 들면 꼭!! 자음으로 맞을 필요는 없다는 거잖아요. E: 네, 맞으면 상당히 듣기 좋고 필요 할 때는 꼭 넣어야 할 때는 있어요. 그러니깐 확실하게 바운스를 빡 찍어줘야 된다 싶으면 강하게 빡 넣어주는 거죠. 저는 본능적으로 이렇게 하면 웃기고 이렇게 하면 듣기 구리다라는 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서 웃긴 라임 없을 거고 라임 없이 어색하게 넘어가서 플로우 헤치는 랩 없을 거예요. 처음으로 인터뷰에서 스웩(swagger) 했습니다. (웃음) 아, 그리고 언컷퓨어(Uncut Pure) 들어보면 앞서 말씀드린 식으로 강박적으로 라임 맞춘 것 많아요. 힙플: 그때는 그게 맞는 줄 아셨던 거네요. E: 그렇게 하는 방법을 깨우쳤어요. 진트(Verbal Jint)형 거를 듣다가 라임 안 맞추는 래퍼의 랩을 들으면 목소리는 이 사람이 더 멋있지만, 진트형 거를 더 찾게 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정말 라임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렇게 듣다가 라킴 듣고 빅엘(Big L) 듣고 쿨 지랩(Kool G Rap) 듣다보니깐 ‘아 이거구나’ 하고는 보니깐 제가 라임이 있는 래퍼들을 어느 순간 찾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들으면서 ‘아 이게 그루브 함을 살려주고 바운스를 내고 랩 같은 랩을 하게 해주는 구나’라고 느낀 거죠. 저는 진짜 그냥 라임을 들으면서 알았던 것 같아요. 방법론 이런 거는 내가 느꼈던 점들은 방법론으로 설명하면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걸 안 거죠. S: 방법론을 만들어 낸 사람이 대단한 거예요. 어쨌든 라임은 배우는 게 절대 아닌 것 같아요. 그저 많이 듣는 거죠. 많이 들으면서 듣다가, ‘이런 걸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어떤 글(이론)에 기대기보다는 자신이 깨우쳐서 내추럴하게 나와야 멋있죠. 뭐, 글로 보고 연구 하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E: 이건 본능이고 느낌인데 랩에서는 그게(라임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고 느낌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라임이 없으면 랩이 아니에요. 랩이 아닌 게 맞아요. 만약 그게 랩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절대 좋아할 수 없는' 랩인 거죠. 힙플: 잘 들었습니다. 막바지 질문이에요. 시노비나 등서 나오는 ‘랩 하는 쓰레기’ 혹은 ‘이 씬에 붙어있는 벌레들’. 어떤 사람들을 뜻 하는 건가요. E: 우리가 힙합의 답이라서 틀린 답을 말하는 게 아니라 들으면 싫은 거예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껍데기만 보고 시작해서 음악도 껍데기 밖에 없는데, 인터뷰에서 그럴 듯하게 말로 포장하는 쓰레기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진심이 담긴 태도도 없이 이 씬에 있는 뮤지션 아닌 뮤지션들이죠. 솔직히 저는 제 옛날 작품들 들으면서 구리다고는 생각하지만 적어도 진심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태도 그 자체. 이런 면에서 저는 유수 랩 중에 그 구절 되게 좋아했어요. ‘이 바닥에 10년 동안 있는 dj와 emcee들에게 찬사를 보낼게.’ 그 친구가 그걸 진짜 사랑하는 게 목소리에서 느껴졌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보고 그 문화를 사랑 하는게 저는 목소리랑 가사에서 느껴졌거든요. 저는 음악을 이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음악은 쓰레기면서 어디 가서 한다는 멘트는 ‘힙합은 안 되는 거 아시죠?’ 하..... ‘힙합이 아니라 니가 안 된다.’ 라고 생각해요. 한 마디만 더 한다면, 아까 쓰레기라고 했던 사람들은 부풀려지기는 누구보다 원하면서 부풀려지는 방법을 언더그라운드 자세인척으로 부풀리려고 해요. 자기가 원하는 거는 누구보다 연예인이에요. 유명해 지고 싶으면서 ‘나는 인기 따위는 바라지 않고 여기가 진짜고 우리는 리얼 하드코어 힙합을 지킬 테니까 지켜봐 주세요.’ 저는 지키는 사람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봤어요. 결국에는 변하게 돼요. 물론 자기가 변할지 모르고 어렸을 적에 그럴 수 있겠지만, 나중에 변화의 과정을 자신이 느끼고 있다면 그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되는데, 여전히 여기 홍대 인척하면서 위치는 큰 인기만을 원하고 유명세를 원하는데 아닌 척 하면서 내가 언더그라운드니 마니 하는 그게 싫어요. 변화 자체를 속이지 말자는 거예요. 연예인, 혹은 흔히 말하는 메이저에 관심 있으면 관심 있다고 말하는 것. 저는 예전에 돈에 관심 있는 게 음악으로서 썩은 자세인줄 알았어요. 왜냐면 모든 예술은 돈이랑 섞이면 썩게 된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나는 돈 이야기 하는 거를 아닌 걸로 봤는데, 딱 상경하고 보니깐 돈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하게 돈 이야기 한 거예요. Respect my Money 같은 공격적인 노래도 한 거고요. 근데 그 과정을 보면 저는 그런 것에 있어서 예전 작업 물을 쭉 보고 계속 들으면 저는 속인적은 없어요. 저는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이던 누군가를 존중하는 마음이던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던 자신감 있는 모습이던 어느 순간 정말 힘든 모습이던 그냥 음악을 할 뿐이에요. 누군가의 위로가 되던 자극제가 되던 음악을 하는 거죠. 그걸로 끝인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힙합이에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힙합인데 제 기준도 달라질 수 있고, 제 생각도 달라질 수도 있고, 여러분들의 기준도 기준이니깐 그렇게 받아들이고 저희는 저희 할 일을 계속 할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S: 진심으로 사랑하세요! E: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촬영 | SIN (of DH STUDIO)
  201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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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꽃' 타블로(Tablo) 인터뷰  [93]
힙플 : 먼저 인사 부탁드립니다. 타블로(Tablo / 이하 T) : 안녕하세요. 보고 싶었습니다. 힙플: 솔직히 잘 믿기지가 않아요. 이렇게 빨리 돌아 오실지도 몰랐고,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 거란 것도. T : 기쁩니다. 근데 빨리 돌아온 것 같지는 않은데요. 힙플 : (웃음) 이런 시간을 타블로 씨도 혹시 그려 보셨는지? T : 2003년, 가수 데뷔를 했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뮤지션이 되는 상상만을 하다가 첫 앨범을 손에 담았을 때의 그 기분. 지금 이 모든 순간들이 꿈같기도 하고, 새롭고, 뭔가 어색하기도 하네요. 힙플: 솔로 앨범으로 돌아오셨는데, 뭐랄까 힙합 팬들은 닥터드레(Dr. Dre)의 'Detox'와 비견할 정도로 많이 기다렸던 솔로 앨범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발매 되었다는 것에 팬들도 마찬가지고 뮤지션 본인도 어떤 복잡한 감정이 있으실 것 같아요. T : 이런 상황에서가 아니었더라면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에 귀기울여줬을까요? 관심 가져줬을까요? 물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였지만, 그 시간들이 고맙기도 해요. 힙플: 그렇지 않았을까요? 에픽하이(Epik High)가 쌓아왔던, 쉽게 말하면 인기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해왔는데. T : 잘 모르겠네요.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았었지만, 저에게 힘든 날들이 시작 되었을 때는 에픽하이라는 그룹의 인기가 이미 좀 떨어져있던 시기였어요. 지금 이 순간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특히 제 가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마음으로 깊게 들어주는 것은 제 음악이 대중의 큰 공감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큰 공감이 제 음악을 일으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마운 마음입니다. 힙플 : 그럼 그 말씀 하신 그 상황들이 지나서 앨범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정을 하기까지에는 어떤 생각들이 있었을까요? T : 처음에는 앨범을 만들고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특별한 생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네요. 결국 앨범에 실리게 된 가사들? 그 가사들이 제 생각의 전부였던 것 같아요. 예전처럼 무슨 콘셉트가 있거나 의도가 있거나 뭔가 바라볼만한 기대나 목표가 있는 작업이 아니었어요. 힙플: 어쨌든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신 거잖아요. 음악을 관두기로 마음먹은 적도 있었다는 인터뷰를 보기도 했는데, 다시 시작 할 수 있었던,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요? T : '혜정이와 하루'를 위해, 그리고 이 둘 덕분에, 다시 음악을 해요. 힙플: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답변이네요. 알겠습니다. 컴백 작, ‘열꽃’은 ‘YG Entertainment(이하 YG) 에서 발매됐잖아요. 근데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인디펜던트 방식으로 발표 하셨을 수도 혹은 다른 회사들과 이야기해 보실 수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YG와 계약하게 된 특별한 배경이 있나요? T : 인디펜던트 형식으로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음악 외적인 것들을 스스로 할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어요. 경험, 아니, 도전을 해봤기 때문에 제 부족함과 단점들을 잘 알아요. YG는 제가 힘들고 외로웠을 때 소속 아티스트 (강혜정)의 남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조건 없이 챙겨줬어요. 큰 것은 아니어도, 위로와 조언을 해줬고, 강연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제가 안전하지 않을까봐 매니저와 차를 보내주기도 했어요.(웃음) 그 당시 그런 곳은 YG가 유일했고요. 시간이 지나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인간적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자연스러운 선택이 되었어요. 힙플: 그런 YG와는 솔로 계약을 하신 거라서, 이 부분 때문에 에픽하이는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T : 에픽하이가 큰 사랑을 받았었던 시절 이후로 이렇게 에픽하이에 관련된 많은 질문과 관심을 받은 게... 참 오랜만이에요. 솔로가 된 저의 컴백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저의 행보로 인해 사람들이 에픽하이를 다시 궁금해 하고 추억해줘서 고마워요. 신기하기도 하고. 힙: 괜한 해체설까지 있었죠... T : (웃음) 당연히 해체설은 말도 안 되고요. 기회가 될 때마다 셋이 상의중이에요. 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발전 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닐 거라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거든요. 단지 에픽하이를 위한 추억과 시장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앨범을 내는 것은 우리답지 않은 행보인 것 같아요. 셋이서 곡 하나 만들어보지도 못한 지금, '기대해 달라'는 말을 할 수도 없고요. 힙플: 홀로서기라는 말이 좀 그렇지만, 타블로씨의 홀로서기에 대해서 두 멤버(dj tukutz, mithra) 분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던가요? T : 축하해줬죠! 아시다시피 우리에겐, 각자 솔로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잖아요. 사실, 작년 6월쯤? 솔로 선언을 한 것은 투컷이었는데.(웃음) 만나기 쉽지 않은 쓰라에게는(편집자 주: *미쓰라는 현재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이다.), 행보를 고민 중이라는 말밖에 못하고 최종 결정을 얘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미안했는데, 응원해줘서 힘이 나요. 조금씩 각자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것이 훗날 서로에게도 소중한 힘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해야죠. 힙플: 이제 '열꽃' 이야기를 계속 해볼게요. 발매시기가 지금으로 잡힌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요. T : 전혀 없었어요. 앨범이라고 할 만한 무언가가 완성된 것이 최근이었던 것뿐이에요. 힙플: 네. 알겠습니다. 다음으로 이 ‘열꽃’ 앨범이 아이튠즈(i-Tunes)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렸고,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소회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T : 매순간이 감동인 것 같아요. 앨범의 수록곡들이 전부 주목받은 것은 제 커리어에 있어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에요. 듣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해외에서의 성과에 대해서는 놀랍기도 하고 조금 쑥스럽기도 해요. 제 앨범에게 해당되었던 차트들은 메인차트들이 아닌 작은 규모의 차트들이고, 짧은 기간의 1, 2위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세계 곳곳에 있는 리스너들의 정성을 과소평가되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모든 것이 고맙습니다. 힙플: 그런 열렬한 반응 뒤에 활동이 있으실 거라고는 사실 생각지 못 했어요. 이전 보다 큰 활동은 아니지만, 저희 힙플을 비롯한 여러 인터뷰와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 그리고 인기가요까지. 이런 활동까지 병행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T : 활동이라고 하기엔 너무 소박한 움직임이라 (웃음).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라기보다는 감상용정도의 음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음악을 감상하는 일을 도와주는 정도의 활동만 예정 되어 있었어요. 뭐, 홍대에서의 작은 '읽는 전시회'와 영상적인 것들 정도? 인기가요에서 컴백 방송을 한 것은 ‘열꽃 파트 1’이 공개된 후 많은 분들이 무대 위에 있는 저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사장님과 방송 관계자분들이 준비해주신 것이에요.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는 소라 선배님이 초대해주신 자리고. 아직은 사실 좀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해요, 가요계라는 곳이. 신인 시절보다 훨씬 더. 동시에 정말 모든 순간이 새롭고, 고맙고, 신나기도 해요. 소량의 인터뷰를 통해 제 마음도 조금씩 열어보기도 하고, 서서히 공연도 하며 팬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요즘은 인디뮤지션들도 다양한 방송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참 재밌게도 저는 YG에서 매우 인디적인 활동을 하고 있네요.(웃음) 힙플 :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는 아예 타블로씨 특집으로 진행 되었잖아요? T : 네! 이소라 선배님이 선물해주셨어요. 힙플: 아무런 이야기가 오간 거 없이 그냥 이소라 씨께서 그냥 선물해 주셨나요? T : 네, 그렇게 그냥 준비를 해주신 것 같아요 (웃음). 저도 처음에, 여긴 생각보다 많은 곡을 불러야 하는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까 특집 이었어요.(웃음) 힙플: (웃음) 이것도 앞서 말씀해주신 고마움중 하나에 포함되겠네요. T : 당연하죠. 이소라 선배님은 제 은인이시죠. 특별한 친분도 없었는데 제 노래 '집'을 너무 아름답게 불러주셨고 방송에서도 함께 라이브를 해주셨으니. 선배님 방송에서 처음이었대요, 정식으로 노래를 하신 것이. 그리고 또 그렇게 제가 제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가질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너무 고마워요. 힙플: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는 힙합플레이야에서 진행 한 인터뷰 이벤트 ‘Line By Line'의 구절들로 이야기를 해 볼게요. 먼저 'Dear TV / 해열' 中 “Don't act like you know me 'cause you recognize me. You sell my record not me” 나를 알아본다는 이유로 나를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 마. 넌 내 앨범을 팔지, 나를 파는 게 아니다. 이 구절을 많이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여러 해석이 가능한 구절이기도 하고, 곡 자체도 그런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고 봐지는데요. 뭐랄까 이 곡 자체가 제가 보기에는 타블로씨가 다시는 겪지 말아야 될 상황에 이르게 된 상황에 이 매체들도 한몫을 했다고 보거든요.. T : 그렇게 생각하세요? 힙플: 네? T : 아니, 그게 아니라. 대형씨도 매체들이 한몫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힙플: 그렇죠. T : 그렇군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TV같은 매체들은 저에게 상처도, 치유도 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 가사는, 텔레비전이라는 매체와 텔레비전이 상징하는 모든 미디어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위험한 공간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원하든 말든 고통과 희열을 동시에 전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공간에 제가 속하게 될 때는, 중력을 잃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가사의 끝에 담았고요. 힙플: 그럼 반대로 그 당시에 그런 시각을 비췄던 매체들이 지금 컴백할 때는 180도 다른 열렬한 환영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의 그런 반응들을 보시면서 어떤 반감? 실망? 이런 감정들은 안 느껴지셨나요? T : 환영을 보내주는데 고마움이 아닌 반감이나 실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 같아요. 힙플: 듣고 보니, 그렇네요.. T: 근데, 만약에 어렸을 때 이 질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대답했을지는 모르겠네요. 힙플: 1집 / 2집 시절이라던가? T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 전체적인 정서와 성격이 현재와 매우 달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지금의 시선에서만 답을 할 수 밖에 없네요. 힙플: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 일수 있는데, 이 미디어들이 ‘타블로아이큐’, ‘타블로 닮은꼴’ 이런 음악과는 다른 시선들에 초점을 맞춰가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T : 싫어요. 전 분명히 음악만 하고 있는데. 저와 회사의 바람과 상관없이 그런 류의 이슈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것이, 마음 아파요. 이젠 익숙하기도 하지만, 아파요. 힙플 : 정말 숙명 같은 거네요. T : 모르겠어요.. 힙플: 알겠습니다. 그럼 'Dear TV / 해열' 이 곡이 유일하게 전부 영어 가사로 돼 있자나요? 굳이 이 트랙만 영어로 표현하신 배경이 있나요? T : 너무 간단한 이유라서, 좀 웃길 수도 있어요 (웃음). 이 곡은 트랙을 먼저 만들었거든요. 제 앨범에서 가장 동양적인 색깔을 갖고 있는 곡이라서 해외에 있는 리스너들이 이런 소리들을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어로 했어요. (웃음) 힙플: (웃음) 알겠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곡 자체의 색채가 좀 다르잖아요. 한국적인 색체가 가미가 됐는데 소스는 어떻게? T : 오랫동안 음악을 하면서 세션을 통해 모아둔 소스들도 있고, FX 모음집 같은 곳에서도 소리를 끄집어내 소스로 사용해요. 스네어는 레트로 키보드로 찍고. 짬뽕이죠. 힙플: 소스이야기가 나온 김에 사운드에 대해서 살짝 여쭈어 볼게요. 사운드에 있어서는 그간 해온 음악 스타일의 집대성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있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작곡자로서. T :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죄송합니다. 설명해주세요. 힙플: 정말 심플하게 말씀드리자면, 그 새로운 변화보다는 그간 해왔던 것들을 축약해서 담았다. 그래서 트랙들이 심플하고 심심하다는 이야기죠. T : 아, 네. 그렇게 볼 수도 있죠. 트랙 메이킹이나 시퀀싱에 있어서 획기적인 것을 할 정도로 저에게 능력이 있지는 않아요. 가사와 멜로디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하고 가사, 멜로디, 트랙을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트랙이 심플하게 완성되는 건지, 제 능력에 한계인지 모르겠네요. 자극적인 거나 현란한 음악을 원하셨던 분들에게는 제 이번 앨범이 심심하게 들릴 것 같아요. 심심한 음악이니까 (웃음). 힙플: 다시 돌아와서(웃음), 에어백(airbag)에 이 구절을 되게 공감하고 좋아하시더라고요. airbag 中 혼자 있기 싫은 걸까? 아니면 눈에 띄게 혼자이고 싶은 걸까? T : 사람의 가장 외로운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봤더니, 꼭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서 외로운 티를 내는 사람이 떠올랐고, 술자리가 보였어요. 힙플: 이 곡의 가사가 주는 감정은 타블로씨의 지난 시간을 함축했다고 할까요? 그 시간들에 대한 정리가 돼 있기 때문에 에어백이 선 공개가 된 걸로 봐야 할까요? T : 이 한 구절은 아니더라도 가사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보면 제 모습이 조금은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난 시간의 함축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힙플 : 왜 이게 먼저 선 공개 되었는지? T : 혹시 원하는 대답이 안 나오세요? 힙플: 아니요.(웃음) '어떻게 보면' 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요.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곡도 'Dear TV'처럼 어떤 다른 계기로 쓰신 가사들인지. T : 에어백이요? 에어백은 제 이야기가 아니에요. 물론 저에게서 나온 가사니까 제 경험들과 생각들을 닮은 곡이겠죠. 그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어느 한 외로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 길에서 교통사고 전광판을 보게 되는데 숫자 1이 너무 외롭게 보이는 거죠. 누군가 홀로 세상을 떠났으니. 힙플: 그럼 ‘집’ 같은 경우는 어떤가요? 누가 봐도 이제 타블로 씨의 이야기로 생각을 하게 되는데. T : 집은 제 얘기죠. 이 앨범에 있는 곡들 중에서 제일 먼저 만든 곡. * (편집자 주: 위 이후의 인터뷰 상황은 'Line by Line'의 이벤트에서 나온 구절들로 이야기를 계속 나누어 보았으며, 몇 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절들을 전달하고, 답변을 받는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 힙플: 집 中 ‘사는 건 누구에게나 화살 세례지만 나만 왜 맘에 달라붙은 과녁이 클까’ T : 한 명이 "나한테 이런 일이 있었어. 나 너무 힘들어," 라고 말했더니, "야,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난 이런 일이 있었어. 넌 힘든 것도 아니야," 라고 경쟁을 하듯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경우, 많잖아요? 사람이 겪는 일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닌데. 사람마다 고유의 마음이 있듯이, 그 마음에 붙어 있는 과녁의 크기도 모두 다를 테니 같은 화살을 맞아도 모두 다르게 느끼겠죠? 참 안타깝게도, "나 우울해," 라고 얘기해도 "네가 우울할 일이 뭐가 있어?" 라는 반응만을 듣게 될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 차가운 말이 두려워서 미소를 무거운 가면으로 달고 살아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 힙플: 집 中 ‘this is my home, leave me alone 여기만은 들어오지 마‘ T : 저를 얼마든지 망가트려도 견뎌야하는 것이 세상이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 '집'이라는 공간만큼은 완벽히 안전해야만 한다는 생각이에요. 현실이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구절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애원이죠. 힙플: 타블로씨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지네요. T : 집이 꼭 공간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무언가를, 누군가를 사랑하는, 아무도 뺏어갈 수 없는 마음이 집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 곡에서는, 슬픔이 집이지만. 힙플: 집 中 ‘사람이 운다는 것은 참을수록 길게 내뱉게만 되는 그저 그런 숨 같은 일 T : 울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눈물을 흘리는 것은, 숨을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숨을 쉬어야만 살 수 있듯이, 눈물도 흘려야만 살 수 있다고. 힙플: 밑바닥에서 中 ‘내 불행의 반을 떼어가길 바래서 너의 반쪽이 된 건 아닌데’ T :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했어요. 저의 반쪽이 되자마자 매순간이 풍파였으니. '반쪽'이라는 표현 참 재밌는 표현 같아요. 완전해지기 위해서 반쪽들끼리 만나는 건데. 저는 제 반쪽에게 저의 불행만 나눠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하고, 고마워요. 제가 다시 일어서는 일이 박수를 받아야하는 일이라면, 혜정이가 그 박수를 받아야만해요. 힙플: 밑바닥에서 中 ‘이 좁은 방의 낮은 천장이 하늘이란 게 내가 너의 우산이자 비란 게’ T : 우리 아파트 천장이 엄청 낮아요.(웃음) 작은 공간이고. 제가 좁은 공간은 상관없는데 천장이 낮은 공간을 불편해하는 그런 것이 있어요. 뭔가 숨이 막혀서. 그래서 항상 밖으로 나가고 그랬는데. 한동안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 녹음실에 익숙해서 그럴지도 몰라요. 녹음실들의 천장이 대부분 높잖아요. 8, 9년 동안 가장 익숙했던 공간이 녹음실이었기 때문에 천장 높이에 민감한 것 같아요. 이 구절에서는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공간적으로 그려보니 이 단어들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우산이자 비란 게' 이 구절은. 제가 제 아이를 지켜주는 존재인데, 저에게서 비롯되는 불행에서부터 지키고 있다는 것이 미안했어요. 저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해요. 우산 같은 존재가 돼서 사람들을 다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싶은데... 나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것 같으니까. 나로 인해서 불편하게 되는 것 같으니까. 제 멤버들에게도 하고 싶었던 얘기죠. 힙플: 출처 中 ‘아름다움이 추악함에서 왔다면 아름다움인지. Tell me.' T : 이 구절은 질문이잖아요? 저도 답을 모르니까 이렇게 쓴 거예요. 아름다움이 추악함에서 왔으면 아름다움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많은 아름다운 것들이, 필요한 것들이, 안 좋은 경로를 거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답을 모르겠어요. 저를 포함한 모두가 참여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나마 결론이라고 내리는 것은, 이런 추악한 행동들에 나도 참여하는 거고, 나 때문에 생기는 걸 수도 있고 나를 위해서 생기는 걸 수도 있으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면 적어도 '출처'를 알고 고마워해야 한다. 힙플: 이 곡에서는 타블로씨가 사회적 관심이 상당하다는 걸 반증한다고 생각하는데요. T : 사실, 앨범의 흐름과 비슷하게 굉장히 일상적인 얘기잖아요. 우리가 마시는 커피, 타고 다니는 차, 입고 다니는 옷 눈앞에 있는 것들이라. 어쩌면 평범한 노래에요. 거대한 해석이 가능한 곡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리고 그걸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닌데, 시작은 일상에서부터였죠. 힙플: 밀물 中 ‘넌 별인데 어른들의 헛된 소원 때문에 별똥별이 돼’ T : 항상 궁금했거든요. 사람들은 왜 떨어지는 별에 소원을 빌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타'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물론 떠오르는 스타나 정상에 있는 스타를 바라보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지만, 추락하는 스타에게서도 큰 무언가를 느끼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추락하는 별이 이루어주는 소원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별똥별'이라는 단어를 공책에 적었던 것 같아요. 이 곡에서는, 어른들의 무리한, 이기적인 소원들 때문에 별똥별이 되어버리는 어린 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힙플: 밀물 中 '어느덧 스물인데 낚싯바늘을 피해 안도의 숨을 쉬네 세상은 그물인데' 이 구절을 비롯해서 이 곡 자체가 애초에 젊은 혹은 어린 친구들을 위해서 노래를 만드시지 않았나 싶어요. T : 네. 애초에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을 생각하고 썼어요. '어른'의 문턱 앞에 서있는 친구들을 위해. 어릴 때는, 우리 모두가 그랬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잖아요? 어른이 되면 넓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질 것을 믿으며. 그 바다 속에서 익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고.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꿈꾸지 마!"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에요 (웃음). 그저 많은 친구들이 분명히 느끼고 있을 감정들을 노래로 말해주고 싶었어요. 저도 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힙플: Tomorrow 中 사랑은 받는다고 갖는게, 시간은 걷는다고 가는게, 사람은 숨 쉰다고 사는게 아닌데 퍼펙트하게 이 구절이..(웃음) T : 그럼. 나머지 가사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받아들이겠습니다.(웃음) 힙플: ‘Tomorrow’랑 ‘나쁘다’를 단순히 이별 노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T : 이별노래니까 이별노래로 들리겠죠. 힙플 : 정말 단순하게 이별 노래인가요? 이곡을 타블로 씨와 연관지여서 해석 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 T : 저를 과대평가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웃음). 근데, 사랑노래라고 오로지 '사랑'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들을 담고 있지는 않잖아요? 선배님들의 가요를 들어보면, 사랑노래들과 이별노래들이 항상 쉽게 보이는 '주제'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시대의 감정들과 풍경들도 담고 있고. 저는 지난날들의 가요를 들으면서 자란 사람이라... 이렇게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얘기들을 하는 것이, 음악적으로, 즐거워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초점을 두고 다양한 시점들을 소개하는 것이. "Tomorrow"는 1절 랩이 시작하기 전에 제가 "to music"이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웃음). "음악, 너 없이는 내 삶이 멈춰있다"라는 개인적인 감정을 이렇게 티는 나지 않지만, 저를 위해서 가사로 담은 거예요.(웃음) 듣는 분들은 누군가의 이별노래로 들으시는 것이 맞는 것 같고요. '나쁘다'도 개인적인 감정들을 담고 있지만, 누군가의 이별 이야기죠. 힙플: 고마운 숨 中 ‘나를 숨 쉬게 하는 건 잔잔한 비’ 이 구절을 좋아하시기도 하던데, 고마운 숨 같은 경우는 앨범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튀는 트랙이잖아요. T : 비교적으로 밝죠. 그 노래가 이 앨범의 곡들 중에서 제일 최근에 쓴 곡이예요. 힙플: 이 곡은 ‘유통기한’ 바로 앞에 위치해서 사람들이 구성상에 궁금증을 갖고 있더라고요. 쉽게 말하자면, ‘고마운 숨’이 마지막에 위치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냈어야 하지 않느냐는. T : 해피엔딩이라는 것은 없어요. 현실에는. 세상에는. 힙플: 어떤 이유에서? T : 영화에는 해피엔딩이 있죠. 러닝타임이 지나면 끝나니까요.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는 해피엔딩이라는 것은 없잖아요. 행복이 다가올 때는 있지만, 사라지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이렇게 왔다 갔다 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건데... 웃으면서 떠나는 사람도 우는 사람들을 두고 가잖아요. 이 앨범의 곡 순서를 정할 때 해피엔딩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어려운 일들과 아픔, 슬픔을 극복하고 작은 행복을 찾는다... 이런 깔끔한 세상이 아니니까요. 행복을 찾아도 언제 또 불행이 시작될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부정적인 생각은 아니에요. 다시 불행이 한 바퀴를 돌아도 행복이 그 끝에 기다리고 있잖아요. 약속된 듯이. 그러다가 또 한바퀴. 제 앨범이 메시지가 있다면, 이런 생각이 그 메시지에 가장 가깝지 않나 싶어요. '유통기한'이 끝 곡인 이유죠. 힙플: 고마운 숨 中 ‘이젠 그만 아파도 될까? 그만 두려워도 될까? 눈물 흘릴 만큼만 웃어 봐도 될까? 많은 분들이 이 구절에 많이 공감하시고, 위로를 보내는데, 이 곡의 코러스 가사 중에 '눈물 흘린 만큼만 웃어 봐도 될까'가 마지막에는 ‘흘릴 만큼만’으로 바뀌잖아요. 방금 말씀 하신 부분과 부합 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T : 네. 과거형으로 얘기를 하다가, 미래형으로도 얘기하는 것은, 앞으로도 눈물을 많이 흘리게 될 테니까 지금 웃을 수 있을 때 많이 웃어두자 이런 생각을 표현한 것이죠. 힙플: ‘집’에서도 역시, 잠시 행복 속으로 외출해도 언젠간 다시 돌아간다는 것도.. T : 네. 앨범에 시작에서도, 결국에는 원점으로 돌아올 것을 예견하고 있기는 해요. ‘고마운 숨’으로 외출해도, ‘유통기한’을 통해 귀가할 것을. 대형 씨가 저보다 제 음악을 더 잘 이해하시는 것 같아서 좀 무섭네요.(웃음) 힙플: 아니에요. 갑자기 그런 말씀을.(웃음) 제가 아니라, 타블로씨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알아주신 거니까요. T : 별것 아닌 것을 누가 알아주니까 기분 좋네요. 힙플: 타블로씨 오늘 인터뷰 하면서 처음으로 밝게 웃으시는 거 같은데.(웃음) T : 음악 만드는 사람들은 별 것 아닌 것에 목숨을 걸거든요.(웃음) 힙플: 그래서 역시 앨범으로 나와야 되는 거 같아요. T : (웃음) 앨범으로 듣는다면. 힙플: 유통기한 中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될 까봐 / 더 이상 듣지 않는 음악이 될 까봐 / 텅 빈 극장에 영화처럼 버려질 까봐 두려워’ 이 훅 부분 역시, 타블로 씨의 상황하고 빗대어서 심리상태를 표현한 게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많았어요. T : 그 가사를 동네 커피숍에서 썼는데, 중고 책이 많은 곳이에요. 그 가게의 손님들에게 다시는 읽히지 않을 책들이 많아요. 불쌍하더라고요, 책들이. 그러다 음악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하루하루 곡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서, 모두 누군가의 꿈으로 탄생한 곡들일 텐데, 안타깝게도 묻히는 곡들이 주인을 찾는 곡들보다 많잖아요. '나는 가수다'와 '슈퍼스타 케이'에서 제발견해주기 전까지는 말이죠.(웃음) 책과 음악, 영화 이런 것들은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사람을 많이 담고, 닮고, 있는 물건들이잖아요. 시간과 시대와 사람과 감정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사물들인데 이 사물들이 때론 불쌍하게 여겨져요. 원래 이 노래의 제목은 'Art'였어요. 힙플: 마지막으로 airbag 中 ‘알 수 없는 말에 폭소가 이어지고 굳은 표정이었던 기사 아저씨도 함께 웃는 것을 보니 요즘 뜨는 유행어 인가봐 어쩌면 나만 섬인가봐‘ 이 구절도 타블로씨의 상황에 빗대어서 많은 분들이 공감 하셨는데, 혹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혹은 의미가 남다른 구절이 있나요? ‘열꽃에서’ T : 어쩌면 나만 섬인가봐. 힙플: 곁들여 주실 이야기는 없나요? T : 늘 그렇게 생각해왔던 거 같아요. 힙플: 결혼해서 아빠가 되셨는데요? T : 그것만 제외하고요. 힙플: (하하하! 모두 웃음) 알겠습니다. 음. 긴 터널을 지나서 다시 대중 앞에 섰는데 앞으로 음악적 활동은 어떻게 잡고 계세요? T : '타블로'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하는 것은 이제야 시작이기 때문에 뚜렷한 계획이나 목표, 야망 이런 것은 없어요. 한걸음씩 걸어 나가고 싶어요. 천천히. 물론 에픽하이를 위한 구상도 동시에 하겠지만, 앞으로는 제 음악을 조금 더 깊게 해보고 싶어요. 힙플 : 그럼 그 구상안에 혹시 말이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힙합의 모습도 고려를 하고 계신 건가요? T : 진심으로 몰라서 묻는 건데 말씀하시는 '힙합'이라는 규정된 무언가가 아직도 존재하나요? 힙플: 뚜렷하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존재 하고 있을 거예요. T : 사람마다 '힙합'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음악이 다를 것 같아서 물어봤어요. 제가 갖고 있는 '정서'는, 낼 수 있는 소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할게요. 그 이상을 제가 할 수 있는지, 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에게서 다양한 모습들을 바라고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과 제가 다양한 것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는 것은 너무 고마워요. 힙플: 알겠습니다. 그럼 이 분위기에 이어서 마지막으로 가족이란?(웃음) T : 라디오스타 같네요. 힙플: 타블로에게! 가족이란? T : 혜정이와 하루. 힙플: (웃음) 딱 이렇게? T : "와이지 패밀리~패밀리~패밀리~." 혹시 이런 대답을 기대 하셨나요? (웃음) 인터뷰 |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타블로 트위터 (http://twitter.com/blobyblo) YG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http://www.ygfamily.com)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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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천재노창 ㅣ'그저 이 상황을 똑똑하게 사용해야만 했다'  [34]
힙플 : 라쇼컬쳐스에서 ‘기억시옷’ 등을 발매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를 소회한다면? 노창 : 낚였다고 말하면 정확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오해하고 있던 부분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그 시절에 대한 악감정은 이제 없다. 그것도 나의 초석이었다고 볼 수 있으니까. 힙플 : 예전에 했던 음악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때 즈음을 말하는 건가? 노창 : 그런 것 같다. 가사나 곡이 좋은 건 몇 곡 있지만, 당시의 음악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건, 지금은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누가 꺼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더 크긴 하다. (안웃음) 힙플 : 2012년부터 저스트 뮤직에 합류해 ‘127시간’ 등 무료 곡들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당시 ‘127 시간’을 둘러싼 반응들은 여러모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딜리버리가 아니라, 정말 음악의 이해에 관한 반응들이었다. (웃음) 돌이켜보면 어떤가? 노창 : 127시간은 그냥 정신 놓고 아무 생각 없이 만든 음악이다. 실제로 나 스스로나, 내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 제일 어려워 하는 건 ‘이런날이뻐해’일건데, 나도 무슨 말 하는지 모르는 게 많다. 감정은 전달되어 오는데 사람의 말로 안 하고 있는 것 같다. 21살 후반부터인가 22살때부터인가 우울증과 정신분열 초기 증상으로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했고, 처방 받은 약을 매일 먹고 우울해하고 이러던 때 썼던 가사들이라 나조차도 이해 안 되는 가사가 80프로였다. 정신과 쪽 약을 먹으면 멍-해지고 몇 분 전의 상황도 흐릿하게 생각난다. (몇 분전에도 멍 때리고 있었을 테니). 그래도 내가 듣기엔 그때의 내 비트 자체는 들을 만한 게 어느 정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힙플 : 어쨌든,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화법은 직설적인 편인 것 같다. 노창 : 그런 것 같다. 배우기도 많이 배웠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기도 하면서 용감해지기도 했다. 힙플 : 배경 스토리(인스타그램 해프닝)를 깔고 나온 앨범이다. 계획된 프로모션은 당연히 아니었을 테고.. 그럼 이 앨범은 즉흥적인 앨범인가? 노창 : 계획됐다는 말이 나오는 게 참 가슴이 아프다. 난 그저 이 상황을 내가 똑똑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영원히 창피당하고 괴로워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꽤나 잘 사용해서 모두를 웃게 만들었으니 됐다. 여전히 나는 참 괴롭지만 말이다. (최초의 내려고 했던)앨범은 두 달 전부터 준비했고, 그 중간 지점 즈음 사건이 터졌다. 앨범 전체의 방향이라기 보다는 60~70% 정도의 디테일이 바뀌고 엎어졌다. 힙플 : 그럼 원래 계획했던 앨범은 어떤 그림이었나? 노창 : 지금 들어보면 쓸데 없이 진지하고 ‘나 랩 잘할 줄 알아!’ 라고 발악하는 느낌의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앨범 자체의 컨셉은 ‘비꼼’이였다. 요즘 힙합음악을 비꼬고 꼬집고 – 하지만, 결국 나 자신 역시 내가 비꼬는 그 모습들인.. 그런 앨범을 만들려고 했다. 예를 들면 ‘위아더월드’ 같은 곡이 화석처럼 원래 컨셉에서 살아남은 곡이다. 힙플 : 예를 들면 트랜드를 과장되게 의식한 플로우나 마찬가지로 힙합어법에 과장되게 집착하는 가사들은 어떤 비꼼이었다는 말인가? 거의 모든 곡에 힙합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간다. 노창 : 난 요즘 힙합에 대해 불만도 많고, 꼬인 생각도 많은데 멀찍이 떨어져서 보니 내가 비꼬는 테두리 속 무리들에 껴서 제일 신나게 놀고, 소리 지르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걸 느꼈다. 말하자면, 그런 주제의식을 가진 앨범을 만들던 중이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이 앨범의 전체적 방향과 의도와 컨셉은 ‘나 스스로의 혼란’이다. 난 내가 힙합이라고 생각 안 한다, 그냥 음악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태의 커리어는 다 힙합이었다. 그래서 그 혼란 속에서 나온 가사들이다. 내가 답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고 다 질문을 던지는 가사들이다. 힙합이란 단어가 나오는 내 가사들은 모두 내 스스로에게나 모두에게 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특정 인물은 아무도 디스 안 했다. 이 앨범의 초반 컨셉은 유행에 관한 비꼼과, 비꼬는 대상에 나도 아주 크게 포함되어있다는 걸 전제로 시작되었으니 비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아주 평범하게 가정하자면, 요즘 트렌드나 유행인 힙합을 비꼬려면 시대 지난 힙합이나, 아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비꼬았겠지. 나는 그냥 혼란스러운 거다 내 스스로가. 그리고, 난 트랩 좋아한다. 신나니까. 힙플 : 어쨌든, 본의 아니게 방향을 우회한 앨범이다. 준비하면서 노창의 정서랄까? 노창 : 사건 후의 감정은 다 안 좋고 슬프고, 부정적이고, 화 뿐이었다. 힙플 : 예상했을 테지만, 앨범 반응 역시 혼돈의 카오스다.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노창 : 재미있고, 욕이 많아도 슬프지 않다. 내가 의도한 바를 나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고, 욕이나 비난이나, 심지어 대부분의 비판-비평 마저 난 찔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 감정이 안 든다. 예전엔 욕이나 비난이야 상처받으며 그냥 지나쳐왔고, 비판-비평만큼은 내 자신을 송두리 째 흔들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요번에는 아니다. 내가 의도한 바와, 내 의식과 나 자체를 내 방식대로 표현해서 내가 아닌 사람은 당연히 백 퍼센트 공감을 못할 앨범이니, 아주 빗나가는 비판들이 날라온다. 그래, 심지어 칸예웨스트(Kanye West) 얘기가 나와도 요번의 난 아주 당당하고 뻔뻔한 표정으로 ‘지랄ㅎ’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소소한 예로 난 [MBDTF] 앨범이 나왔을 때 2년 8개월동안 하루에 4시간 이상씩 그 앨범을 들었다. 나보고 칸예 갖다 붙이는 애들은 나보다 칸예 음악에 대해 모른다. 그리고 심지어 이번 앨범을 준비할 때는 칸예 음악은 단 한번도 안 들었다. 입 좀 닥쳐줬으면 좋겠다. 난 지금 아주 당당하게 말하는 거니까. 트래비스스캇(Travi$ Scott)은 [Cruel Summer]에 들어있는 것만 들어봤다. 아, 사이퍼 영상에서 랩 하는 것과 ‘BLOCKA’란 곡도.. 그 외에는 멤버들이 다른 방에서 듣고 있을 때 화장실 가면서 흘려 듣던 것 중에 한 곡 정도가 다다. 난 아주 나 자체인 앨범을 냈다. 빗나가는 화살들 그건 아무렇지 않다. 나한테 날아오지도 못하거나 방향자체를 잘못 잡은 화살들만 내 옆에 흩어져있다. 하지만, 반응이 많다는 건, 어떤 의미가 됐건 감사하고, 무엇보다 내가 내 앨범을 노예 짓 하지 않고 냈다는 거에 스스로 만족하고, 뿌듯해하고 있다. 힙플 : 일단, 긍정적 호응이 폭발적이라는 걸 전제로, 반대편에서는 여전히 ‘척하는 싸이코’ 혹은 ‘천재가 싼 똥’이라는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노창 역시 이번 앨범에서 충분한 대답을 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 주고 받기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노창 : 일단 제일 먼저 말하고 싶은 건, 내가 수 차례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나는 천재라는 존재가 좋고, 천재가 되고 싶어서 이름 앞에 천재를 붙이고 활동한다. 멋있자고 사는 사람이고, 멋있자고 붙인 이름인데, 그렇다고 풀네임으로 ‘천재인인물들이몹시존경스러워천재가되고싶어이름앞에천재를붙인천재노창’ 으로 하긴 싫다. 날 낳아주신 부모님은 나에게 이름을 줬고, 날 아티스트로 태어나게 한 내 자신이 내게 이름을 붙인 거다. 이름에 관한 건 여기까지 하고, 내가 작품을 내고 그 안에서 대중을 욕하고, 대중들이 나를 욕하는 - 그 주고받기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나란 사람이 걱정할 이유도, 연구할 이유도 없다. 난 내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난 ‘문화 안에 속한 모두를 행복하고 평화롭게 유지시키는 UN같은 단체’의 단원이거나 대장이 아니다. 관심 없다. 힙플 : 악플에 민감한 편인 걸로 안다. 그 시기보다 더 많은 피드백을 얻는 위치가 되었는데, 요즘은 어떤가? 그런 반응들이 여전히 불편한가? 혹은 내성이 생겼나? 노창 : ‘꽃가루’란 곡 마지막 부분이 딱 지금의 나다. ‘좆까 얘들아 좆까 빈지노 더큐 도끼 어떻게 돈 쓰든지 너네 알 바 아냐 너넨 그냥 병신 쥐디 발톱 때만도 못한 병신 슬프지 않니 인생을 바꿔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이 씨발 좆밥 새끼들아’ – 꽃가루 진짜 어쩌라고다. 내 정곡을 찌르는 비판-비평만을 아프지만, 결심하고 받아들여 소화한다. 예전만큼 인터넷을 많이 하지도 않는다. 자취하는 집에 인터넷이 끊기는 일도 있었고, 그 정보의 바다에 한번 안 들어가다 보니 인터넷, TV, 뉴스 모두 멀리한지 꽤 됐다. 이번에는 앨범이 나와서 많이 훑어보긴 했지만. 힙플 : 주로 민감한 피드백은 어떤 것들인가? 노창 : 앞서 말했듯이 내가 찔릴만한 비판과 비평의 글들이다. 그 외에 제일 싫어하는 말은 ‘약빨았네’이다. 나 약 안 빤다. 약 팔뚝에 꽂지도 않는다. 코로 빨지도 않는다. 술은 빤다. 내 창의력을 표현하기 위한 나의 노력을 그 따위 표현으로 뭉뚱그리지 않았으면 한다. ‘약 빨았네’ 라고 쓰는 애들 다 약은 한 번 빨아보고 저런 말 쓰는지 궁금하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그 문장으로 밖에 기분이나 감상을 표현 못하는 사람들의 표현력에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싶다. 표현력 연습 좀 해보라고. 진심으로 이건 사소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표현력 연습하면 나중에 인생에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다, 아주 쉬운 예로 남자든 여자든 이성에게(뭐 혹은 동성에게) 고백 할 때, 표현 하나만 달라도 더 와 닿을 테니까. 그리고, 한국은 마약 금지국이다. 나는 타이레놀이랑, 성대에 뿌리는 스프레이, 그리고 지금 다니는 병원에서 받는 약 말고는 약 안 먹으니까, 약 빨았단 말 자꾸 해서 마약 단속국에서 내 머리털 하나라도 뽑아가는 상황이 오면, 당연히 아주 깨끗한 상태로 나와서 자비로 아이피 수사대 차려서 다 콩밥 먹게 할 거다. 힙플 : 우스개 소리로 노예노창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해방자유’는 스윙스의 군생활 타이밍을 염두 해둔 곡인가? 노창 : 아니다. 그냥 앨범이 나오니까 나온 노래다. 꼭 나만 할 수 있다기보다 나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사용한 곡이다. 지금은 나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한 거다. 힙플 : '해방자유'의 관점에서 작년 한 해, 레이블 활동에 대한 소회가 있다면? ‘털ㄴ업해야해’에서도 저스트뮤직을 소소하게 디스하지 않나 (웃음) 노창 : 비유해보자면 만약 어떤 가족 안에서 자녀가 아버지 심부름을 계속하고, 그 와중 꿀밤도 귀엽게 한대 맞고 한다면 자녀는 불만이 많을 거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더 크겠지. 커다란 신뢰와 아끼는 마음 안에 아주 작고 짙은 불만을 재미있게 디스로 표현해서 쓴 가사들이다. 너무 짙어서 꼬추 아니 좆을 때려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에겐 ‘저스트뮤직’만큼 나를 알아주고 아껴주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공간과 사람들은 없다. 오히려 빚지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을 정도다. 힙플 : 곡을 들은 동료들의 반응은 어떻던가? 노창 : 다들 재미있어했고, 대견해 하면서 존중, 존경을 표해줬다. '행'을 앨범 나오기 2일 전에 가사를 쓰고 녹음하고 믹스하던 일요일 오전 10시쯤? 기리(Giriboy)가 갑자기 뜬금없이 전화해서는 ‘ㅇ..애..앨범 다 들어봤는데 ㅈ...존나 존나 쩔어!’라고 말해서 되게 감동 받았다. 누구보다 듣는 귀 좋고, 표현 잘 안 하는 친구에게 저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 좋았다. 혁진이형은 가끔 진행되던 곡들 가사보고 그 라이오넬 리치 표정을 짓기도 했고, 대웅이 형은 매 곡마다 들어주며 엄지를 척! 해줬다. 힙플 : 근래 가장 성공가도를 달리는 프로듀서다. 유명세가 이 앨범에 미친 영향이라면? 노창 : 성공가도를 달리는 노예였다. 난 프로듀서가 아니다. 나 단독의 아티스트다. 원래 항상 그래왔고 이렇게 말을 했어야 했지만, 앨범 한장 없이 저 말을 할 자격은 스스로에게 없다고 생각했기에 이제야 말한다. 유명세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참 크다. 유명해진다는 건 알려지는 과정에 있어서 인정을 받는다는 거니까. 그렇지만, 회사 앞에서 (우리를)기다리는 (혹은 일부러 그 길을 걸어다닌다던지..) 우리 회사의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팬이나, 자기 자신을 나에게 각인시키려는 팬들, 내가 고갤 숙이고 빠르게 걷고 있는데 내 팔을 잡아채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사람들, ‘그 사건’ 때문에 그간 기분이 좋을 수 있을 리 없던 내가 정중히 거절하면 차라리 욕을 하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끝까지 매달리는 사람들은 나에게는 맞지 않는 유명세의 유형인 건 확실하다. 내 작품들만 유명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이 몇몇 곡에 실려있다. 힙플 : 유명해지고 나서 사람들이 이전보다 본인의 감성을 더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노창 : 완전한 공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날 느끼는 사람은 적다고 본다. 왜냐면 나와 인간으로서의 삶이나, 경험, 생각하는 방향이 같을 정도로 비슷한 사람들만 날 70% 이상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란 사람의 음악이 좋아서, 혹은 내가 좋아서 공감하려는 머리 안의 노력이 내 감성을 이해한다기보단 감싸주려 하는 것 같다. 어쨌든 감사한 마음이야 변함없고 커다랗다. 힙플 : 앨범의 거의 모든 곡에서 드러나는 감정기복만큼 비트 변주도 변화폭이 크다. 본인이 쓴 비트지만, 소화하기에는 어땠나? 노창 : 박자들을 모두 새롭게 시도해봤는데, 랩을 하기에는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좀 어렵기도 했다. 처음인 것들도 많아서. ‘털ㄴ업해야해’의 초반부는 거의 다 박자를 몸에 익히기도 전에 가사 쓰자마자 녹음한 가녹파일을 그대로 썼다. 오히려 느낌이 더 잘살길래(ㅋㅋ). 진짜 특이하고 박자도 어려웠다 내겐. 힙플 : 앨범의 많은 가사들이 그렇지만, 특히나 ‘칭챙총’이나 ‘털ㄴ업해야해’의 비꼼이 (피타입이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기도 했던) 로컬라이징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혹시 비슷한 고민이나 갈등이 있었나? 노창 : 별로 힙합문화 발전에 대해 기여하고픈 마음이나, 힙합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인종이나 힙합의 태생 문화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우리가 해야 할 고민, 이런 거 생각 안 한다. 내가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 나 스스로에게 별로 유익한 시간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나에겐 그럴 시간에 음악을 만들던지, 그림을 그리던지 산책이나 하는 게 낫다. 힙플 : ‘위아더월드’의 아웃트로는 찾아보니 데릭월콧의 유명한 시 구절이더라, 브릿지로 넣어야 했던 의도가 궁금하다. 노창 : 일단 그 시는 ‘love after love’라는 제목의 시다. 사랑을 주제로 진행되는 시이고, 아주 현명하고, 모든걸 경험해본 나이가 지긋한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지금의 나에게 해주는 이야기처럼 와 닿았다. 사랑이란 단어나 주제로 진행되지만, 난 그 시를 인생으로 대치해서 받아들이기도 했다. 정말 멋진 구절들이다. 신기하게 그 시를 한 줄씩 읽어내려 가다 보면 눈앞의 배경이 서서히 바뀌고, 안락한 따듯함이 스며드는 시이다. 힙플 : 원곡을 찾고 싶었는데 찾지 못했다. 노창 : 원곡은 타블로와 함께했던 ‘All Day’다. 일단 올데이 보다 느리고, 기타랑 오르간 두 개만 썼던가. 심지어 기타는 원곡에 세션 받아 둔걸 그대로 박자 맞춰서 쓴 거다. 그 두 악기 위에 내가 노래 불러서 느리게 재생했다. ‘위아더월드’ 마지막 부분은 결국 내가 부른 ‘멜로디는 올데이, 가사는 시’인 곡이다. 힙플 : 앨범 곳곳에 주변 잡음에 대해 아티스트 나름의 빅엿을 보내는 독기도 느껴진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커뮤니티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엄청난 경멸이 느껴진다 ‘음 커뮤니티 바다는 전문가들이 너무도 만연하지 지깟것들이 마치 피겨 여왕의 아버지께서 강씨인 것처럼 강연하지 답 줘야지 난 오직 중지로만 답해, 간편하지 음 음 여명 삼십병 엿 간편하지’ – 위아더월드 노창 : 커뮤니티든 리뷰 창이든 그냥 인터넷 바다이건, 내 음악을 예로 들었을 때, 거기에 글을 써서 날 칭송하건, 칭찬하건, 비판하건, 비난하건 욕을 하건, 그 사람들은 나보다 음악을 모른다. 난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어디 껴들고 싶어서 안달 난 채로 개소리하는 꼴이 참 같잖다. 자 기분이 나쁠테니,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면, 주식시장에 관한 커뮤니티가 있는데, 주식의 좆도 모르는 내가 그 커뮤니티에 가서 ‘야 ㅋㅋㅋㅋ 병신들 그 주식 왜 샸냐 노답 ㅋㅋㅋㅋㅉㅉ 이거라니까 요번 주는 아휴.. 말을 말자’ 이런 글을 쓰는 것과 같다. 주식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내가 음악으로 마이클잭슨만큼 대단해도, 주식을 모르면 그냥 난 껴들지도 말아야 하는 날파리라는 것이다. 배우고 싶다면 배우는 자세를 갖추고, 말투를 깨끗이해라. (나는)애 같은 성격이 좋고 평생 그렇게 살고 싶더라도 성숙함과 공존할 수 있는 성격이니까, 성숙해져라. 병신들아, 사랑해요. (해쉬택조울증) 힙플 : (웃음) 그 외에도 모든 뮤지션들이 멜론을 비롯한 음원사이트들과 암투를 벌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번 앨범에서 노창의 경우에는 완전히 노골적이었다. ‘멜론 뿌리부터 잘라야지 그땐 보게 될 거야 진짜 수액’ – 칭챙총 ‘미안 과일은 제일 빨리 썩어 사라져 그냥 처 먹는 게 가장 현명한 답이잖어’ – 좆간지 노창 : ‘그 사건’을 이후로 정신 나가고, 목 줄 끊긴 망나니 핏불이 된 것 같다. 후회나 두려움은 없다. 전부터 쭉 불만이었고 내 머리 속에 있던 생각이었다. 이제야 용기가 났고, 막 나가는 태도가 생겼기 때문에 이제야 소리친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존경스럽고 멋진 부분은 멜론의 욕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담겨있는데 프로모션도 해주고, 유통을 해준 로엔(멜론)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 드리고 싶다. 존경한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힙플 : 노창이 시스템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듣고 싶다. 노창 : (시스템을)깨는 건 나중 문제, 일단 이 시스템 밖으로 혼자 나가서 멀리서 큰 그림을 볼 거다. 어쩌면 이 시스템이 정말 맞을 수도 있으니까. 힙플 : 그런데, 시스템을 탈출한 사례라고 할만한 것들이 있나? 특히 한국에서 노창 : 기억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한국을 나가서 한국 상식선의 시스템이 아닌 곳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많다. 힙플 : 그럼, 저스트뮤직의 행보는 어떤가? 노창 : 좋다. 어느 때보다 노창하고 있다. 힙플 : 워드플레이들이 타이트하게 들어가 있는 앨범이다.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정도로 알게 모르게 들어가있는 장치들이 상당하더라 당장 기억에 남는 라인이 있다면? 노창 : 내가 틀려버린 ‘울 엄마 김정례씬 한살림 알바생이지’ 라는 구절이다. 우리 어머니한테 정직원이라고 정정 카톡이 왔다. 음.. 그리고 해방자유에서 ‘일을 맡기는 멤버들이 생각하는 내 능력치는 나이키 – Nothing Is Impossible’ 라는 라인이다. 참고로 나이키 표어는 ‘Just Do It’, 아디다스가 ‘Nothing Is Impossible’이다. 멤버들은 내가 노예로 살던 시절 나란 사람이 나이키인지 아디다스인지 신경도 안 썼다. 자신들이 주문하고 싶은 게 나이키인지 아디다스인지도 모른 채로, 그저 ‘너에게 불가능이란 없으니 그냥 해! 아몰랑!’이었다는 말이다. 이런 엉망진창이었던 경험을 가사로 적어낸 라인이다. 모든 가사들이 다 재미있게 연결 돼있고 열심히 자기 본래 뜻이나 모습을 감추고 있는 라인들이 많다. 천천히 잘 찾아보면 더 피식 하거나 새로운 메세지가 발견 될 수도 있다. 전곡을 이어서 들어야 와 닿을 구절도 있을 거다. 힙플 : ‘다음에 또 봐ㅇ’ 같은 곡은 파급효과 앨범의 아웃트로와 연결되는 곡인 것 같다. 어떤 연관이 있나? 노창 : 이 일이 있기 전 원래 계획했던 앨범의 흐름 상으로는 똑같이 ‘다음에 또 봐요’가 제목으로 된 곡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피아노 곡으로 한 4분 정도 되는 긴 곡이었는데, ‘요’에서 모음 하나가 빠진 건, 말하자면 원래 흐름대로 가고 있다가 마무리 직전 사건으로 내 멘탈의 엔진 부품이 빠진 거다. ‘다음에 또 봐요’로 맺으려는 상태에서 일이 생겨버리는 바람에, ㅇ까지 치고 갑자기 푸슉하면서 터져버린 거지. 내가 하고 싶은 걸, 끝까지 못하고 바뀌어버린 상황을 스스로 의미 삼아서 ㅇ까지만 쳤다. 원래는 피아노 곡으로 끝낼 생각이었다. 힙플 : 스캔들에 관한 주제는 앨범에서 꾸준히 다뤘다. 현재의 감정은 어떤가? 노창 : 늪 아래 늪 아래 늪 아래 늪 아래 염라대왕 부관직에 앉아있다. 10번 곡 마지막 부분, 그 곡 안에 다 설명되어있고 난 거기에 있다. 힙플 : 사실, 지금도 맥주를 가져온걸 보고 흠칫했다. 노창 : 내 작업실을 가서 보면 알게 바로 알게 될 텐데 설명해보자면, 정말로 술병이 쌓여있다. (웃음) 그리고 백 프로 약 빨았다는 얘기가 나올 거 같아서 일부러 치우지도 않았다. 양주, 소주, 맥주.. 뭐 술이란 술은 다 이만큼씩 빈 병인 채로 쌓여있다. 심지어 회사에서 내 방이 사운드를 잡아야 하는 방이라서 제일 넓은데도 불구하고, 움직일 때마다 덜그럭 소리가 날 정도니.. 그 정도로 난 계속 취해 살았고, 여태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다. 정말 위기인 순간도 많았고, 병원도 다니고 있는데, 지금 내 인생은 매우 고통스럽다. 일단, 질문지를 받았을 때,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냐는 질문이 있는걸 봤다. 대답부터 하자면, 만약 내 실수로 인한 쪽팔림이나 나만의 과거였다면, 나는 다 얘기할 수 있다. 어차피 알게 될 거고, 누군가는 찾아낼 거니까. 근데, 내가 얘기를 안 하는 이유는 나 말고 여러 사람이 엮여있고, 그 사람들은 내 실수로 인해 이미 너무 많은 피해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9번트랙에서 그렇게 화를 내면서 기자의 실명까지 언급하면서 화를 냈는데도 이 질문을 내게 물어야겠다고 아이디어를 낸 분께 진짜로 화가 나고, 살기 있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싶었다. 나한테 결국 이 질문을 하다니... 어쨌든 지금의 나는 그 정도의 감정이다. 힙플 : (찔끔) 김한길 기자와는 연락이 닿았나? 노창 : 그분은 내 새 인스타그램도 모를 거다. 그분?.. 그 $%@#는 내 인스타그램도 모를 거다. 당시에 그 메시지를 잘못 썼을 때, 나는 5분만에 글을 지우고 아이디까지 지워버렸다. 근데, 그 사람 기사를 보니까 그 5분 사이에 그 글을 캡처해서 올렸더라. 처음에는 ‘뭐지?’ 싶었다. 만약 내 팬이 아니라면 어떻게 저걸 5분만에 캡처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됐고, 만약 팬이라면 내가 음악을 냈을 때 홍보기사라도 한 번 내줄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런 것만 물어가는지.. 그것도 이해가 안됐다. 만약에 내 팬이어서 그 메시지를 타이밍 좋게 볼 수 있었다고 치자. 그렇다 해도 기사를 써서 올렸으니 나는 정말 그 인간을 죽창 같은 걸로 안 죽을 부분만 골라 안 죽을 때까지만 빽빽히 찔러서 남대문에 밧줄로 매달아 걸어놓고 싶다. 정말로 그러고 싶다. 왜냐면 이건 나만 달린 일이 아니거든. 만약에 내가 인스타그램에 내 누드 사진을 5분동안 올렸다가 지웠는데 기사가 난 거였다면, 나는 그냥 혼자 고통스러워하고 말았을 거다. 근데 이건 여러 명이 엮여있는 일이었고, 누구에게도 유익하지도 않았고 필요했던 정보가 담겨있는 기사가 아니었다. 난 인간이 아닌 취급을 당한 기분이었다. 물론 내가 실수는 했지만, 그건 나와 실제 사건에 엮여있는 사람들 간의 문제지 않나. 왜 굳이 나 같이 유명하지 않은 인간을 괴롭혀야 했었나 싶다. 기자로서의 사명감이나 자존심은 없는 건가. 내 인생은 지금 그냥 좆 됐고 죽을 정도로 망가졌는데? 힙플 : 김한길 기자와 실제로 만나기를 원하나? 노창 : 안 만나야지. 얼굴 앞에 두지를 말아야지.. 슬프고 힘든 순간들은 ‘행’ 같은 노래나 9번트랙을 통해서 이미 모두 드러냈고, 사람들이 알게 됐다면 그냥 그걸로 됐다. 그 사람도 인간이라면, 그리고 내 상황을 알게 됐다면 미안해하겠지. 그렇지만 서로 대면은 없어야겠다. 죽여버릴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간 꼭 한번 되갚을 거니 잘 기다리고 편안하고 방심으로 가득한 나날들 보내고 계시길. 힙플 : 마지막 곡 ‘행’은 멋진 마무리 트랙으로 남을 것 같다. 작가가 앨범에 한 발짝 떨어져서 본 에필로그 같았달까, 앨범에서 유일하게 이성적이기도 했고.. 노창 : 나도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힙플 : 혹시 힙합플레이야 게시판에 올라온 ‘행’에 관한 리뷰를 본적이 있나? 어떤 유저가 ‘행’에 관해 아주 의미심장한 해석을 남겼다. 노창 '행' 주관적 리뷰. (From. r) http://board.hiphopplaya.com/view/1096055 노창 : 아.. 신나래 팀장이 보내줘서 봤는데, 거의 90프로 정도 의도를 알아주셔서 되게 신기하고, 소름 돋았다. ‘와.. 진짜 이 곡도 내가 의도한바 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신기해했다. 힙플 : ‘행’이라는 제목의 의미부터 듣고 싶다. 노창 : 3개의 의미를 의도해서 사용했다. 먼저 행복의 첫 글자 ‘행’도 땄고, 그 다음에 글을 나누는 행의 의미도 있고, 영타로는 ‘god’의 의미도 된다. 나는 종교가 없고, 무신론자에 가깝지만, 종교서적이나 신화를 읽는 건 되게 좋아한다. 그리고, 신화이건 종교이건 실존하건 않건 모두 떠나서 신들을 존경하고. 차라리 신이 있었으면 세상이 더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가끔 하는데.. 어쨌든, 나는 내가 신이라고 생각한다. 내 육체가 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말하자면 이 커피잔을 보더라도 어떻게 쳐다보느냐, 그리고 무슨 소리를 어떻게 듣느냐, 무언가를 어떻게 느끼느냐를 조종하는 건 결국 내 머리 안에 있는 자아와 생각이라는 거다. 그 자체로 나는 내가 나 자신의 신이라고 생각한다. 신이란 존재의 크기와 나를 비교하진 않는다. 내가 보는 모든 세상을 만드는 건 내 자신과 내 자아와 내 생각이라는 점에서 내가 ‘나 자신의 신’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곡은 여러 가지 종교 서적에서나 나올법한 단어들을 쓰면서 곡을 진행시켰다. 그리고, 불교서적이든 성경이든 장∙절 같은 챕터의 개념이 있는 것처럼 이어서나 마침, 다음 같은 구성을 했다. 힙플 : 개인적으로는 가사에서 늪과 아름다움에 관한 구절이 인상 깊었다. 노창 : 늪이란 단어를 ‘혼란 내지 고통, 혼돈, 슬픔 등의 부류의 감정’을 담은 단어로 사용했다. 아름다움은 ‘내가 그냥 바라보고 염원하고 이상적인 상황, 상태, 배경’ 등을 나타낸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늪은 지옥. 근데 최근에 작업하면서 이렇게 힘들면서도 - 그러니까 늪 안에 있으면서도 - 그 상황의 내가 만들어내는 음악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상황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늪 안에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은 그 신기한 감정에서 시작됐다. ‘내가 가장 힘들 때도 내가 행복할 만한 결과물을 낼 수 있구나’ 라는 감정이다. 아름다움 속에 늪이 존재하기도 한다고 한 건 - 평온하고 행복한 상황에 살고 있어도, 언제나 가까이에 있던 예상치 못한 늪에 빠질 수도 있고, 행복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늪을 만들어내는 상황, 혹은 그냥 늪이 스물스물 생겨나는 상황이 분명히 있다는 뜻으로 쓴 가사다. 늪이 나의 바로 옆에 있을 수도 있고, 늪 밑에 늪 밑에 늪 밑에 늪이 있을 수 있고 아름다움 위에 아름다움 위에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사들이 그다지 철학적이지는 않다. 비유들이 많이 쓰였을 뿐이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크게 안 복잡하다. 힙플 : 노창에게 창작이라는 건, 혼란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작업이라는 말인가? 노창 : 창작이라기 보다는 내 인생의 관한 곡이었다. 물론 정말 내 인생은 창작이 가끔은 원인이 되긴 지만, 대부분은 조울증 때문에 극악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냥 우울증이 있을 때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한 번도 실행에 옮긴 적은 없었다. 우울증은 기쁘거나 행복한 리듬이 없이 그저 단조롭게 우울하다라는 박자만 이어지는 느낌이라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는데, 조울증이 생겨난 건지 우울증이 괴물이 되어서 조울증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조울증은 날 위아래로 계속 쥐고, 큰 폭으로 흔들었다. 조울증은 내가 살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게 한다. 그런데, 이게 진짜 무서운 거다. 나는 당장 죽어버릴 거 같은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진짜 나 죽는 건가? 하면서 죽을 것 같은 느낌이 거대해져서 머리위로 떨어진다. 질문에 제대로 답해보자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이 창작이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창작이라는 게 혼란 속으로 간다거나 날 보낸다기 보다는 내 인생이 혼란과 혼돈 속으로 가고 있고, 그 상황에서 창작물이 나오는 거다. 그 창작물들은 내 상황을 고스란히 담을 수밖에 없다. 힙플 : 후반부엔 어김없이 지옥구간으로 빠진다. 현재의 감정 상태인가 노창 : 지금 내가 있는 곳. 거기서 외치는 말들은 친구 가족 동료 내가 아끼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말하는 거다. 아직 오지 말라고, 실은 아직 오지 말라는 게 아니고 너는 절대 여기 오지 말라는 메시지다. 현재 여기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곳에는 절대 오지 말았으면 한다. 정말 힘드니까, 보기 힘든 광경들과 달팽이관 뽑아서 다 버리고 싶은 만큼의 잡음들이 들리는 곳이다. 그래서 ‘너는 버틸 수 없으니까, 너는 행복하게 살아야 돼’. 라는 얘기를 지금 내 위치에서 말하는 거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 상황을 이겨내고 여기서 나간다면, 그 안에서의 나의 노력과 경험들, 그리고 내가 만들어 낼 것, 내가 만들어 낼 행동, 내가 할 말들, 그건 내가 진심으로 모두를 아끼는 마음으로 하는 것들일 테니까, 내가 이겨낸 그 증명만 보고 날 따라오길 이라고 가사로 썼다. 힙플 : 난 별로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는데도 괜히 짠한 곡이었다. 그만큼 많이 들었고. 노창 : 난 원래 내 음악을 아이폰에 넣지 않는데, 처음으로 이 노래를 넣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어떤 사람들이 멜론에다가 처음부터 듣다 보니까 어지럽고 울렁거린다고 써놨길래 ‘어휴...뭐래...’ 이러면서 (웃음) 나는 처음으로 제대로 낸 내 앨범에 뿌듯해하면서 계속 신나게 듣고 있었다. 근데 진짜 어떨 때는 조금 울렁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웃음) 왠지는 모르겠는데.. 힙플 : 마지막 곡 ‘행’까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주변 얘기를 조금 더 나눠보자. 정규앨범 [나의 주식회사 금]을 예고했었고, 블랙넛과의 합작 앨범도 이야기가 나왔었다.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노창 : 대웅이형이랑 하는 앨범은 한동안은 못 나올 것 같다. 올해만큼은 오직 내 음악만 하려 한다. 힙플 : 그 2012년 기사에 꾸준히 댓글이 달리고 있다. (웃음) 노창 : 그건 나중에 제이지(Jay-z)랑 뭐야 칸예가 했던 [Watch the Throne] 간지로 우리 둘 다 탑이 되가지고 낼 거다. 그래야 또 새롭고 강력한 파급력이 생길 테니. 아, 난 왜 비유에 꼭 한번씩 칸예가 껴있는지.. 징글징글하다. (웃음) 힙플 : 정규앨범 [나의 주식회사 금]은 어떤 앨범인가? 노창 : 비트는 이미 다 찍혀있다. 근데, 한.. 3년 전에 찍은 비트들이다. 힙플 : 갈아 엎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노창 : 그건 아니다. 그대로 갈 거다. 지금 찍으라면 못 찍을 비트들이기 때문에.. 참 신기하다. 한 2년만에 첫 트랙을 틀어봤는데 ‘와 어떻게 이렇게 했지? 이 때는 또 이 때만의 정신상태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사운드도 심지어 지금보다 더 골 때린다, 복잡하고. 오히려 지금 내가 잘 만들 수 있는 것과는 다르더라. 그래서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힙플 : 앨범은 얼마나 진행되었나? 노창 : 트랙이 한 25트랙 정도가 있는데, 걸러내기도 해야 할 테고, 가사를 어떻게 쓸지 연주 트랙을 어떻게 넣을지 이런 거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주제는 잡혀있고, 어떤 의식을 갖고 만들고 있었는지는 확실하게 기억을 하고 있으니까 생각보다 빨리 나올 것 같다. 그러니까 이번에 나온 앨범이 나한테는 기념비적인 앨범이다. [나의 주식회사 금]은 사실, 겁나서 못 냈었다. 완벽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앨범은 내 스스로의 기준에서 완벽하지 않다. 하나도 안 완벽하다. 그렇지만 이게 나에게는 초석이되었다. 초석이라는 말의 의미는 몇 년 간, 가사의 첫 글자도 못썼던 사람이, 4마디 반복인 후렴구 가사도 며칠 동안 쓰던 사람이, 피쳐링 한 명도 없이 내 앨범을 냈다는 거다. 힙플 : 이번 앨범, 스스로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꽤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보지 않았나 용기가 되었을 것 같다. 노창 : 나는‘Don’이나, ‘Rain Shower’ 같은 곡을 내면서 훅 중독자라는 별명을 얻고, ‘훅 개쩐다’ 이런 얘기를 들었지만, 사실 훅 하나 하는 거에도 겁을 냈다. 근데 지금은 가사 쓰고 앨범을 내서 욕 엄청 먹어도 ‘근데 병신아’ 할 수 있는 내성이 생겼다. (웃음)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정말 병신이라는 게 아니라, 내 자아가 이젠 그 욕들에게 ‘근데 병신아’할 수 있는 태도를 갖췄다는 얘기다. 지금의 나는 아티스트로서 갖춰야 할, 인간으로서의 내가 아닌, 내가 가진 재능의 자아가 단단해지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제대로 정규앨범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앨범이 10트랙이나 됐는데도.. (뭐 많은 것도 아니지만) EP앨범인 이유는 내가 원래 담고자 했던 이야기도 아니었을 뿐더러 내 자아를 제대로 찾고서 만든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랜 기간 공 들인 앨범도 아니다. 이 앨범은 그저 순간적인 지금의 감정을 빨리 뾰족하게 튀어나오게 하고 싶은 마음에 낸 앨범이었다. 이미지 출처 : W website (http://www.wkorea.com/content/view_02.asp?menu_id=06040200&c_idx=012203080000032&_C_=5) 힙플 : 최근에는 포토그래퍼 구영준과 함께 브랜드 ‘Won I Closed’를 론칭했다. 이제는 음악 외적으로도 영역을 점점 넓혀가는 건가? 저스트 뮤직의 멤버들 대부분이 그런 쪽으로 노력하는 것 같다. 노창 : 머리들.. 지랄들 좀 그만 했으면 좋겠는데.. (웃음) 다 또라이 같아서 무섭다. 같이 지나가고 있으면 노란 머리, 뽀글이, 막 삐죽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 거지 않나.. 아우씨. 농담이고, 뭐 멤버들 다 멋있어지는 걸 꿈꾸고 그걸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다들 스스로 그게 옷이 됐건, 자신의 인성이 됐건, 음악이 됐건, 행동이 됐건 다 스스로의 길을 찾고 있다. 구영준이라는 형은 내가 알기로는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스트릿 포토그래퍼다. ‘Won I Closed’는 대단하고, 멋진 삶을 살고 있는 형과 내가 런칭한 브랜드인데, 쿠형이 찍은 스트릿 패션사진을 토대로 내가 그래픽 작업을 해서 옷을 만드는 걸로 시작했다. 힙플 : 스윙스가 입대 전에 밝혔던 곧 들어온다던 새 멤버의 존재도 조만간 확인해 볼 수 있을까? 노창 : 아마 있겠지, 있을 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저스트뮤직은 우리 모두가 동의해야 들어온다. 근데 가장 대장인 스윙스형이 멀리 떨어져있고, 연락이 잘 안되다 보니 그게 좀 더뎌지고 있긴 하다. 그리고, 다들 새로운 영역의 활동을 각자가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은 거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바스코형 같은 경우는 ‘Secret Society’라는 클럽을 열었고, 씨잼(C.Jamm)은 정규앨범을 만들고 있다. 기리 역시 피쳐링, 방송활동, 새로운 사람들과의 작업 등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가고 있고, 나는 내 앨범 활동을, 대웅이형은 쇼미더머니 촬영 중에 있다. 이런 식으로 각자의 갈 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 어느 한 곳에 집중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힙플 : 스윙스가 없는 회사에 적응은 잘 되어가고 있는 상태인가? 노창 : 뭐 요즘은 별탈 없이? 뭐 더 나아졌다고 하면 스윙스형이 없는 게 더 낫다고 들릴 수도 있는데 그 뜻이 아니고 정말 잘 적응해나가고 잘 하고 있다. 힙플 : 이제 다들 앨범이 나올 거라고 했다. 컴필레이션 앨범도 남아 있는데, 진행이 되고 있나? 노창 : 난 컴필 앨범 비트는 다 만들어놨다. 근데, 프로듀서가 바뀔 수도 있다. 왜냐면 원래는 올해 1월부터 내 음악을 할 생각이었는데, 거의 한 4개월이 밀렸다. 4~5개월 사이에 있던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 하자면.. 이번에 블랙넛형 싱글 나온 거, 그걸 만들자고 한 게 3일인가 4일전에 갑자기 결정됐다.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급하게 나와야 했고,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내가 아끼는 비트를 갑자기 쓰겠다고 하더라. 갑자기 빡이 돌았다.. (웃음) 이제야 겨우 멤버들 거 다 하고, 내 거(요번 EP)를 시작해서 집중하고 있는 동시에 ‘그 사건’이 터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갑자기 진짜 화가 났다. 그러던 중 어느 한 명이 ‘야 그냥 딱 오늘 하루만 얘한테 헌신해 꼭 해야 되고, 며칠 뒤면 나오니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더라 갑자기 목 뒤까지 뜨거워졌다. 개 예민한 빡빡이.. ‘아 진짜 나 노예구나..' (웃음) '나는 개 좆밥이구나 여기서..’라는 생각이 들더라 한 마디로 나는 이 회사에서 이미지가 굳을 대로 굳혀져 있던 거다. 일단, 일은 빨리 다 해버렸다. 어떻게 보면 화 때문에 조금의 대충도 있었는데 어쨌든, 블랙넛이 사용할 내 곡의 편곡을 마치고, 기리가 만든 다른 한 곡도 세션 다 받아서 두 곡 모두 믹스 마스터를 끝내버렸다. 그리고 그 날은 내거는 하나도 못하고 그냥 집에 와서 술 먹고 누웠지. 근데 저녁 늦게 내가 잠들 즈음에 갑자기 대웅이형한테 카톡오더라. ‘요맨 나 이거 하나 고치고 싶은데 부탁 좀 해도 될까ㅠㅠ...?’ 라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몸도 머리속도 힘들었던 때라. 카톡을 장문으로 막 따다다닥 쏴 붙였다. 그리고 계속 보고 있었다. 1없어지나 안 없어지나.. 없어지자마자 답장이 안 오길래 한 30초 기다리다가 전화를 했다. '아ㅁ러ㅏ이;ja!!' 울면서(웃음) '아 나 진짜 이러기 싫다고!! 나 내 꺼 하고 싶다고!!' 막 화내고 한탄했다. 형도 황당했겠지.. (웃음) 나도 형한테 그러면 안됐었는데. 그때 오랜만에 화를 필름이 끊길 정도로 세게 냈다. 필름이 끊겨서 이후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다. (웃음) 힙플 : (웃음)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됐나? 노창 : 이제야 모두가 나를 존중해주더라. (웃음) 역시 화 한번은 내야 돼.. 저스트뮤직 모두가 개새끼가 되는 일화를 말해서.. 사람들이 참 재미있어 할만한 인터뷰가 되겠군. 힙플 : (웃음) 좋은 마무리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 노창 : 하고 싶은 얘기야 많지만, '나한테 어떻게 해달라'라고 하는 건, 대중한테 해도 안 먹히니까 그런 방식의 이야기는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난 또 앨범을 낼 거고, 계속 음악할거고, 정규 앨범 빠른 시일 내에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할거다. '여러 분 늪에 빠지지 마세요. 다들 행복하고 멋진 하루 되시길.' 인터뷰 l 차예준(HIPHOPPLAYA.COM), 고지현 사진 l 저스트뮤직(JUST MUSIC) 천재노창 ㅣ https://twitter.com/MeasureCloth
  201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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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겨우 2집. ' 가리온 ' 인터뷰 [ 2부 ]  [43]
힙플: 다시 앨범이야기로 돌아 가볼게요.‘시작과 끝은 항상 같은 출발점’ 이라는 가사를 놓고 보면 ‘약속의 장소’ 와 ‘판게아’는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두곡으로 볼 수 있는데요. 메타: 아까 말씀드렸다 시피 그 곡들은 이야기 적으로 연결이 되고 있으며, 나머지 곡들도 아까 말했다 시피 저희 둘의 실제 이야기 인거죠. 가리온의 메타와 나찰이 씬에 대해서나 아니면 서로의 개인의 생각, 감성 이런 것들인데. 판게아 같은 경우가 처음 주제를 잡았을 때도 옛날에 대륙이 하나였지만, 지금은 다 찢어져서 세계를 만들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때 당시의 세계는 사람도 안 살 때이고 하지만 그때는 순수라는 것에 극이었죠. 아무 것도 없는 그런 이미지를 힙합 씬 내지는 한 개인의.. 쉽게 말하자면 초심의 느낌들을 형상화 시켰을 때 판게아라는 것을 통해서 그때를 한 번 보자 하는 의미로, 제가 훅(hook)에서 ‘빛으로 가득 찬 대지 하늘마저 꿈꾸었던 영원한 제국’ 이런 걸 이야기 했던 게 단어 적으로 웅장한 느낌을 내려고 번개치고 초대지적인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며 쓰긴 한 건데 실질적으로는 되게 단순한 거였어요. 판게아라는 그런 원시의 순수함 이란 것을 힙합에서 말한다면 ‘당신의 원시는 어디였냐’ 라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주제를 잡고, 두 emcee들에게 맡기고 저는 훅에서만 주제적인 부분을 이미지만 표현을 한 거죠.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게 나찰은 그런 이미지 적인 것을 포함한 어떤 것들을 잘 펼쳤었고 거기서 좀 더 실질적인 이야기들을 피타입(P-TYPE)이 해줬어요. 그래서 피타입은 굉장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잖아요. 1절에 나오지만 음악적 장르가 이렇게 이렇게 있고 나는 그 안에서 크로스 오버를 꿈꾸고 그 크로스 오버가 피타입이 이야기 하는 판게아가 될 수도 있죠. 아니면 또 그런 인간들이 아니면 씬 이라고 봐도 되고요. 그런데서 펼쳐져 있는 여러 다양한 데에서 각자가 매달려 있으면서 그런 원시의 순수한 에너지들을 잃고 있는 그런 것들의 대한 이야기 일수도 있고요. 그런 것들이 왜 우리가 이렇게 되었지 장르가 다 갈라지고 서로가 연결고리를 따 끈어 버리고 서로간의 땅덩어리를 다 경계를 나눠버리고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할 기회도 없다 이게 뭐냐 라는 이야기를 나찰은 좀 더 이미지 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죠. 나찰: 곡은 쎈데 결론은 사랑과 평화에요 (웃음) 메타: 그래서 판게아가 아까 말한 약속의 장소랑 연결된다고 봐도 전혀 상관없어요. 만약 그렇게 느끼셨더라면 이런게 저희가 좋은 거예요. 왜냐면은 저희가 의도 했고 저희가 나름대로 어떤 것들을 넣었는데 그게 들으시는 분들에 의해서 재해석 되면 이거는 저희한테 다시 새로운 걸주는 거예요. 심지어 곡을 만든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들도 들으시는 분들이 주는 거죠. 이게 사실은 아까 맨 처음 말했던 대중성과도 관계가 있던 게 예전에 대중이라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초반에는 귀 눈 다 가리고 난 힙합이야 난 힙합이고 대중들이 나한테 뭘 원하면 원하지 마, 원하지 마. 했거든요 (웃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런 측면에 대해보고 듣고 안고 수용을 하면서 저희는 저희조차 몰랐던 것들을 배우게 되고 알게 되고.. 대중이 다에요. 오해하실 까봐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대중이 전부다.’ 라는 의미가 뭐냐면 저희가 볼 수 있고 저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말이에요. 저희가 만약 음악을 내고 나찰과 저만 둘이 히히덕 거릴 거면, 저희가 곡을 왜 녹음해요. 그냥 우리 집에 와서 나찰이랑 둘이 랩 하고 ‘아 *나 짱이야’ 하면 되죠. (웃음)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생각을 했고, 그래서 저는 대중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전에 제가 편협하게 본거에서 지금은 시야가 많이 오픈이 되어 있어요. 그 이야기를 앞서서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거죠. 힙플: 판게아에서 나찰형님 벌스에 ‘태초에 하나였던 대륙은 신의 의지’ 라는 가사가 있잖아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존재했었던 ‘신의의지’가 나오고, 그 뒷 벌스에는 ‘그렇지만 너희들은 뿔뿔이 흩어진’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이 가사가 가리온 이후 세대들의 뮤지션들을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거든요. 나찰: 대박이다. 단어 하나가 이렇게 까지 만들어 지는 구나.(웃음) 앞으로 가사를 이렇게 써야 겠네요.(웃음) 근데 의도 자체는 그게 맞아요. 그게 그렇게 해석 된다면 그렇게 봐도 썩 틀리지 않다고 생각이 드네요. 힙플: 그러면 나찰 씨의 ‘술푼 사슴’은 메타 씨가 잠시 안 계셨던 그 때, 솔로 앨범에 수록하시려고 했던 비트가 아니었나요? 나찰: 아, 아니에요. 솔로 앨범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이 곡은 2집에 들어가 있던 곡이에요. 메타: 나찰 솔로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요, 이곡 말고 Fascinating(aka MC 성천)이 만든 곡이 있어요. ‘꿈에’라는 곡인데요. 그 곡에서 나찰이 개인적으로 본인의 랩 스타일의 대한 다음 단계로 가는 중간쯤을 표현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나왔다고 봐요. Fascinating의 비트도 좋았고, 따뜻한 느낌인데. 나찰: 모티브는 조덕배 씨의 ‘꿈에’ 라는 곡이에요. 메타: 녹음하고 나서, 스튜디오 불 켜진 극장의 김케이스타 형님께서 조덕배씨를 섭외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저희도 재미있겠다 생각해서,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라도 싱글로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힙플: 우스갯소리지만, 이번에 술 푼 사슴 같은 경우는 나찰씨 솔로 곡인데, 메타 씨가 훅에 참여하셨잖아요. 그래서인지 어떤 분이 메타 씨의 솔로는 있는데, 나찰 씨의 솔로는 왜 없나요. 하더라고요. 메타: 음?? 나찰: 형이 훅을 들어갔기 때문에. 메타: 뭐야.(웃음) 나찰: 어쨌든 술 푼 사슴은 다분히 ‘솔로 곡이니까, 내가 다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고요, 먼저 나왔던 제 훅 자체가 너무 정갈한 느낌이 있어서요. 그래서 형님께 ‘꽐라 되셔서 소리 지르는 거 한 번 해주세요.’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좋아서 ‘갑시다 형님’ 해서 가게 된 거죠.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면 제 솔로곡이에요. 주제라든지 모든 이미지를 제가 잡아서 작업을 한 거거든요. 팔로: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술 푼 사슴의 진취 형 비트와 복마전의 도끼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새로우면서도 의외였어요. 특히 진취 형이 그랬는데 어떻게 이루어 진 작업인가요? 메타: 도끼가 'THUNDERGROUND' 하기 전에 받은 곡이에요. 그 정도로 꽤 오래전인데. 저희가 90년대 우탱클랜 곡이나 그 당시의 느낌들이 필요한 곡을 찾고 있었는데, 도끼비트에 대한 처음 호평을 했던게 션이슬로우(sean2slow)에요. 그게 제가 도끼 곡을 들어보지 못 했을 때인데, 희섭이가(션이슬로우의 본명) 워낙 도끼를 아이 때부터 아껴 왔던 게 있거니와 션이슬로우가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 중에 하나가 이 친구는 비트를 보는 눈이 높아요. 션이슬로우 1집이 끝판 왕이 되었잖아요. (하하하, 모두 웃음) 션이슬로우 1집이 끝판 왕이 되었는데, 가끔씩 희섭이가 살짝 살짝 들려줘요. 녹음된 거는 아니고, 자기가 초이스 한 비트들을요. 그래서 그간 저도 몇 곡을 들어 봤는데, 들어볼 때마다 놀라요. 그래서 너무 좋으니까, 빨리 작업하라고 하는데 그런 걸 즐기나? (웃음) 삭 보여주고 나서 안 해. (하하하, 모두 웃음) 어쨌든 좋은 곡들을 잘 선택했어요. 그렇게 자신의 곡들을 들려주는 가운데, 어떤 곡을 들려줬는데, 제가 맘에 드는 곡이 있었는데, 그 곡을 도끼가 만든 거라고 알려주더라고요. 그러면서 도끼랑 한번 작업해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해서, 도끼와 연락을 하게 된 거죠. 도끼랑 연락이 되어서 의뢰를 했고 비트를 받았는데 사실 이것 말고도 되게 맘에 드는 곡이 있었어요. 그 곡은 진짜 되게 좋아요. 뉴욕의 그런 느낌, 예전으로 말하자면 동부 힙합 스타일의 곡인데 그 곡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랩도 하면서 해보자.’ 해서 킵 해 뒀어요. 근데 모르겠어요. 그 곡을 다른 뮤지션이나 혹은 도끼 자신이 썼는지.(웃음) 이야기 안한지 몇 년이 지났거든요.(웃음) 어쨌든 이곡 자체는 받고 되게 좋았었어요. 원래 도끼가 워낙에 비트도 잘 만들고 랩도 잘하고 하니까요. 이 곡 당시에 도끼도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워낙에 이곡(앨범) 자체가 콘셉트 적으로 잡혀있고 스토리가 있는 곡이다 보니깐 비트만 받게 된 거죠.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같이 랩을 해보려고요. 옆에 있는 알토부터 먼저 하고.(웃음) 나찰: 술 푼 사슴 같은 경우에는 이 곡 이전에 제 솔로 곡으로 작업을 했던 게 두곡정도가 더 있었어요. 처음에는 더 지가 작업을 했고, 뒤에는 Fascinating도 작업을 했는데요. 사실 이 곡들은 내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좀 더 신나고 경쾌한 느낌을 생각해서 만든 곡들이었거든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내 모습은 ‘술’이더라고요.. 아시겠지만.(웃음)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런 이미지에 맞게 곡을 찾다 보니깐 진취 곡에 그런 느낌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진취랑 작업을 하면 맞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 함께 하게 됐죠. 힙플: 참여 진분들 중에 사실, 드렁큰 타이거가 참여 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요. 메타: 그게 사실은 제이케이가 참여했던 곡이 영순위에요. 영순위에 넋업샨의 파트가 제이케이 파트였는데, 넋업샨이 참여 하게 된 게, 땜빵이다 뭐 이런 의미는 절대 아니고요. 그게 어쩔 수 없었던 게 제가 이곡에서 처음에 느꼈던 느낌과 그걸 하면서 느꼈던 부분이 생각처럼 쉽게 안 나와서 고민하고 있었고, 오히려 나찰은 더 빨리 나왔어요. 그래서 나찰 소절이 먼저 나온 상황에서 제이케이한테 그걸 들려주고 제이케이가 작업을 했죠. 근데 제이케이가 저한테 멀티가 아닌 말 그대로 데모 레코딩한 AR을 보내줬어요. 나찰과 저 둘이 그걸 듣고, ‘좋다 이걸 작업을 하자’ 하자고 했던 상태에서 연락이 두절 된 거예요. 연락이 두절된 게 거의 1년 가까이 되니깐 그때는 저희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 되나 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걸 떠나서 어쨌건 녹음은 한 게 있으니깐 기다렸어요. 근데 제이케이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미국에 있더라고요. 어쨌든 연락이 되어서 AR 가지고는 작업을 할 수가 없으니까, 아카펠라를 요청을 했는데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안타깝게도 그 하드디스크가 복구가 안 되어서 데이터가 날아간 거죠. 그래서 어쩔 수 없었죠.. 당시에 제이케이가 미국에서 들어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나찰: 그래서 넋업샨이랑 작업하게 된 거는 이런 거예요. 제이케이형이랑 작업을 못 하게 되면서 곡의 콘셉트라던지 여러 가지 부분을 생각 했을 때, 단순히 스킬가지고만 커버할 수 있는 곡이 아니더라고요. 아까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킵루츠가 괴물이 하나 나타났어요. 하고 만들어준 트랙이니깐. 그래서 단순히 스킬을 떠나서, 상당한 경력과 연륜이 있지 않은 이상 안 되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생각이 났던 게 넋업샨이어서 제가 추천을 했죠. 근데 고맙게도 넋업샨이 녹음실에 들어오면서 이야기 했던 게 ‘형, 제가 이제껏 썼던 가사 중에 최고의 벌스를 가지고 왔습니다.’했고, 들으시면 아시겠지만 최고의 트랙이 되었던 것 같아요. 메타: 얼마 전에 제이케이를 만나서 그랬어요.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제가 그랬죠. ‘2집 내고 끝낼 건 아니다. 너도 랩 끊은 건 아니잖아’(웃음) 나중에라도 기회는 만들면 되니까요. 팔로: 이건 좀 외람된 질문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나의 기도를'을 제이롤스(J.Rawls) 만들었잖아요. 저도 최근에 우연히 트위터를 통해 콘텍트를 하게 돼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있는데, 확실히 요즘 느껴지는게 미국 아티스트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요. 어쨌든(웃음), 제이롤스가 팻존(Fat Jon)한테 이야기를 들었는데 한국이 너무 좋다면서 자기도 한국에 와서 음악을 틀고 싶다 라고 저한테 적극적으로 요청 아닌 요청을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공연기획자도 아니고 그래서(웃음). 혹시나 해서 여쭈어 보는 건데, 제이롤스 같은 미국의 뮤지션들이 한국에 오는 것의 연결고리가 가리온이 될 수는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거든요. 메타: 그러면 저희도 좋죠. 근데 사실 이야기하면서 생각 난건데, 이번 저희 앨범이 워낙에 오래 걸렸잖아요. 그래서 사실 4~5년 전에 제이롤스랑 연락을 주고받다가 끊어져서 이번 앨범이 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연락을 돌리려고 해요. 미츠(DJ Mitsu the Beats) 같은 경우도 최근에 트위터로 연결이 되었고요. 최근에 앨범 발매하기 직전에 멀티 소스에 문제가 생겨서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 미츠랑도 연락한지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까 에이전시도 바뀌었고 해서 연락이 안 되고 있었는데, 미츠가 저 팔로우하고 있더라고요.(하하하, 모두 웃음) 완전 당황했었죠. 뭐, 여담이었고요.(웃음) 어쨌든 알토 이야기처럼 이번 팻존도 좋았던 게, 단순히 ‘흑인 뮤지션 하나왔어.’ 이럴 수도 있겠지만, 공연 자체로만 놓고 보면, 팻존 개인으로서도 이런 케이스가 처음이래요. 굉장히 성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갔거든요. 너무 좋았어요. 공연도 좋았고, 사람도 되게 착하고.. 저는 69년생인 줄 알고, 형 대접 했더니, 75인가 그래서..(하하하, 모두 웃음) 급 동생이 되었는데 어쨌건 되게 착하고 이번에도 회사에서 연락을 했더니 발매 축하한다고 축전도 보내주고.. 너무 고맙더라고요. 이야기 하고 보니, 또 여담이었는데(웃음)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몇 년 전에 제이지(JAY-Z)도 왔었지만 한 해 한 해 분위기가 많이 틀린 것 같아요. 인터넷 상의 어떤 이야기를 보니깐 힙합 쪽도 포함해서 공연 관람을 하는 관객들의 열정이 한국이 좋다고 그래서 한국에 와서 공연 맛을 보고 가면은 또 오고 싶어 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힙합도 똑같다고 봐요. 그래서 팔로알토도 똑같고 다른 뮤지션들도 해외 뮤지션들하고 라이브 적 교류나 그런 게 잘 이뤄져서 다들 일본 부러워하잖아요. 일본에서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왔으면 하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잖아요.. 해마다.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공연 문화들이 부흥을 해서 그렇게 발전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죠. 알토도 같이 매개가 되 주면 좋죠. 힙플: 이것도 외람된 질문일수도 있는데 3집은 빨리 나오는 거죠? 메타: 아, 그럼요 (웃음) 나찰: 근데 굳이 말해 봤자, 안 믿을 거잖아요?(하하하, 모두 웃음) 메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1집이 4년 2집이 6년 3집은 10년? 우리를 점점 이렇게 보는 것 같아요. 이래서라도 빨리 내야죠. 그리고 꼭 2집이 나와서가 아니라, 2집이 없었을 때도 그랬고, 계속 생각 했던 것들은 그다음에 대한 것들이에요. 그래서 저 개인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으로 치면, 각자의 솔로랑 가리온의 다른 어떤 가리온이 있어요. 달의 뒷면 같은 가리온이라고 할까요? 표현이 웃기지만 약간 그런 느낌의 것을 그림을 그린 것이 있어요. 그리고 또 다른 것은 예를 들어 마이노스라든가 함께 있는 팔로알토 같은 씬을 주도하고 있고, 저희 보다 조금... 한두 살 어린 친구들과. (하하하, 모두 웃음) 나찰: 무슨 이야기 하시는 건가 했네요.(웃음) 메타: 힙합나이로 쳤을 때 한두 살 밖에 더 어려? 뭐 얼마나 차이 난다고.(웃음) 나찰: 그렇게 가시죠. 힙합나이로 우리 열네 살, 얘네 열두 살 (웃음) 메타: 그렇게 힙합나이로 한두 살 차이나는 뮤지션들과도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이제 막 달려야 되요. 달릴 거고, 그렇게 할 충분한 시간들도 가졌으니까요. 힙플: 음. 이번엔 몇 가사의 대한 질문을 좀 드려 볼게요. 앞서 말씀해 주신 답변들과 겹칠 수도있겠지만, 음. 먼저 ‘형제란 말은 듣지만 형 동생은 무시만’가사는 특별히 현 힙합 씬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메타: 영순위 자체가 주제로 치면, 훨씬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한 거고 좀 뒤에서 약간은 알듯 말듯 이야기 하는 게 수라의 노래거든요. 저희는 여기서 영순위 자체가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앞서도 말했다 시피 문화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라는 처음에 마음과 지금 씬을 저희가 볼 때 틀리고 나쁘다 라는 말이 아니라 안타까워하고 있는 부분이죠. ‘이거는 좀 아니잖아 멍청하게 왜 자꾸 그래’ 이런 말. 그러니까 작게 비춰 봤을 때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어떤 것들을 엠씨로 프로듀서로 비춰볼 수 있고, 크게 보면 씬 전체를 의인화해서 이야기 하는 거 일수도 있어요. 그래서 그냥 단어 자체에 대한 이미지로 그렇게 느끼신다면 ‘아 맞어. 영쥐엠(young GM aka Bizniz)이네 영쥐엠.’ 그렇게 생각하셔도 상관 없어요. 저희에게는 정확한 펙트(face)가 있으니까요. 정확히 이곡은 영쥐엠이 누구를 디스하고 하기 전부터 작업된 곡이었고, 아까 말했다 싶이 넋이랑 작업할 곡도 아니었고 제이케이가 들어갈 자리였으니까요. 이곡 자체 시작부터가 다르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이 계속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그분들이 저희를 느끼는 거고 그렇게 느낀 것에 대해서 저희가 제공을 한 게 되요. 그렇기 때문에 전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아무 상관없어요. 영쥐엠 이야기도 그렇고, 아무튼 말이 많아지면 그런게 생기더라고요. 예전에 이런 적이 있었어요. 가사를 제 미니홈피에 쓴 적도 있어요. 사람들이 독음을 해서 쓰면 제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과 방향이 달라지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정확한 가사를 써서 미니홈피에 게시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없는데요. 당시에 그러고 나서 한참 뒤에 드는 생각들이 과연 그게 그렇게 해서 내정확한 의도대로 사람들이 이해를 해줌으로서 그게 그 사람들한테 뭐가 되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어떤 엠씨에 대한 노래를 듣고 혹은 취미가 기타리스트인데 어떤 기타를 들었을 때 ‘나는 똥이 마려웠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약간 더티 한 이야기지만 어쨌든 똑 같은 걸 듣고 누군가는 아름다운 연인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그렇게 반대되는 이미지 가지고 우리는 소통이 안 되고 있어 라고 이해를 하고 하면 서로를 알게 되는 시점과 서로의 고리가 끊어지는 느낌이 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애당초 그런데서 서로 편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어떤 곡을 듣고 자신의 어떤 매 마른 것을 이야기 하는 분들은 본인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렇게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음악 자체에 있어서 모든 사람한테 획일 된 사랑과 모든 사람한테 획일 된 발라드가 있을 필요가 없듯이 힙합도 똑같아요. 저희 가사도 똑같아요. 영순위를 듣고 영지엠 디스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면 되요. 왜냐면 그분은 영쥐엠을 싫어하시는 거니까요. 그리고 판에 대한 *세들을 *지는 노래다 라고 생각하시면 그렇게 들으시면 되고요. 그 사람들을 싫어하시는 거니까요. 저희는 오히려 그렇게 이야기 해주시면 더 좋죠. 관심 없는 것 보다야 100배 좋죠. 팔로: 저도 궁금했던 가사인데, ‘준비 된 엠씨는 모자를 벗지마’라는 구절은 어떻게 나오게 된 가사인가요? 메타: 이것은 재미있는 게 ‘소리를 더 크게’ 그 곡을 선택한 이유가 딱 하나였어요. 예전에, 저희 작업실에서 마스터플랜까지 큰 바지 입고, 그 바지를 올리면서 걸어갈 때의 이미지가 있어요. 그리고 가서는 랩하고 내려와서 술 한 잔 먹고 들어가서 쉬고 가사 쓰고 연습하고 곡 만들고.. 그런 루틴으로 돌아가는 것. 그때로 돌아가서 ‘그땐 우리 어떠했지’ 이거였어요. 그래서 나찰은 순수와 열정 그리고 그 첫사랑을 잃어버린 혹은 잊은 힙합의 처음이 기억 나냐 라는 것을 던지는 거였고요, 제가 말하는 것은 제가 처음에 랩을 시작하면서 내가 우리말로 랩을 하면 짱을 먹을 거야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근데 그 짱을 먹겠다는 게 다 죽이고 왕이 될 거야 이게 아니라, 잘하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상징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많은 엠씨들에게도 그렇겠지만, 모자에 대한 것은 저한테는 상징적인 면이 있어요. 물론 야구 모자, 뉴에라도 썼었지만 저는 다 섰던 것 같아요. 특히 모자를 푹 눌러 썼거든요. 무섭게 보이고 이런 것을 떠나서 뭔가 집중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딱 모자 쓰고 무대 위에 올라서 뭔가를 전파하기위해 랩을 하고 프리스타일 하고 이런 것 자체가 저는 마이크라는게 보편적인 상징이었다면 저한테는 모자였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있잖아요. 군인들이 군화 끈을 매면서 매무새를 가다듬는다면, 엠씨들은 모자를 눌러쓰고 올라 간다 이런 의미에요. 제가 그랬거든요. 각오를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는. 나찰: 음악적으로 재미있는 게 처음에 소리를 더 크게 라는 곡을 가지고 이야기 했을 때 저는 이렇게 이해를 했어요. 리듬 짜고 플로우 디자인을 할 때, 올드 스쿨 방식으로 가자 라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가사를 열심히 썼죠. 그런데 메타 형하고 션이 형은 뭐야.(웃음) 그런데 작업을 하고 보니, 재미있는 게 단계별로 가는 느낌이 생긴 거죠. 뭐 어쨌든 두 형들이 완벽히 현란하게 짜 와서 고쳐야 되나, 어떻게 해야 되나 당황을 했었죠. 메타: 어찌 보면 일부 의도적으로 의도가 된 거예요. 사실 처음에는 키워드 하나만 줬어요. ‘힙합 앤썸(Anthem)’ 힙합에 대한 찬가를 부르는 거다. 션이 한테도 그렇게만 말했어요. 물론 저희 것을 들려줬지만 ‘이건 힙합 앤썸이고, 니가 생각하는 힙합에 대한 지금 시점의 니 찬가, 혹은 옛날시점의 니 찬가 상관없으니깐 해 달라.’ 그래서 션이는 되게 좋은 게 진실 되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나에게 힙합은 절반의 슬픔과 절반의 슬픔 마지막 목숨이다. 그렇다고 이게 절박하거나 처참하지 않고 희망차게 이런 걸 되게 잘 표현 했어요. 되게 좋아요. 팔로: 그리고 다른 질문인데 제가 타이밍이 웃겼던 게 이산가족 상봉하는걸 보다 굉장히 찡 했어요. 그러다 형들 앨범의 '나는 소망한다'를 들었는데 가사가 ‘우리가 완전한 자유를 원하지만 이 도시에는 제약된 게 너무 많다.’ 라는 가사를 들으면서 뉴스를 봐서 그런지 저는 그 가사가 정치적인 것으로 보여 지는 거예요.(웃음) 메타: 이런 게 좋은 거예요. 어떤 매체가 저희 음악에 끼어서 저희 생각을 전달해 준다는 자체가 그게 최고죠. 알토가 이산가족을 보면서 이렇게 정치적인 상황으로 볼 때, ‘왜 저들은 자유롭지 못할까’ 이런 마음을 느꼈다면 최고죠. 아무튼 알토 고마워. 음. 그런 느낌을 가졌다면 저도 기쁜 일인데 그 곡 자체는 예전 양귀자씨의 소설 ‘나는 소망 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의 제목적인 모티브를 따온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나는 소망한다라는 것으로 줄여서 쓴 거고 훅에서 이야기 하다시피 우리는 자유를 이야기 하지만 묶여있고, 우리는 어디든지 갈수 있지만 막혀있고.. 사실은 되게 우리가 생각하면 좀 갑갑해 지는 거잖아요. 우리가 바쁘니깐 잊고 사는 거지. 물론 힙합이란 음악을 한다는 입장에서 내지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한테 비교 할 때는 굉장히 자유롭죠. 물리적인 측면에서 똑같다 한다면 정신적인 자유는 좀 더 있겠죠. 근데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보더라도 너무 근본적으로 우리는 되게 모든 것에 대해서의 제약은 스스로에게 시키는 것도 있어요. 어쩔 수 없이 태생적으로 인식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갑자기 ‘이제는 철학 랩을 해야겠어’ 라는 생각이 든 것이 아니라, 제이롤스의 곡을 받고 곡에서 처음 느낌이 있었어요. 마지막 곡 ‘그리고, 은하에 기도를 ’도 그렇고요. 근데 ‘나는 소망한다’는 예전 90년대 필도 있으면서 좀 재즈 힙합 느낌도 있고, 좀 그러저러한 느낌인데 나쁘단 말은 아니지만, 뭔가 뾰족하게 튀어나온 느낌은 없었어요, 그랬는데 그걸 계속 듣던 와중에 예전 라킴(Rakim)이 가사 썼던 방식처럼 뭔가 막 들리는 게 있더라고요. 그게 뭐냐면 정치 적이라는 게 아니라 지극히 순수한 개인으로 혹은 가리온으로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우며, 자유롭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뭐가 자유인지도 모르겠다는 것. 근데 이것을 너무 관념적으로 쓰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나찰한테도 지금 하는 이야기를 안 했어요. 지금 하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거예요. 앞서 한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고, 그냥 이거는 소망하고 금지된 거에 대한 우리가 속박 받고 있는 느낌으로 편하게 해봐라 라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나찰은 개인적인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는 한데, 이 곡이 사실은 2절 나오고는 가사가 없었어요. 나찰순서까지 나오고 후렴 나오고 뒷 소절은 없는 거였어요. 근데 곡에 길이에 대한 측면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뭔가 다른 시도를 하고 싶어서 그래서 내용적으로는 아까 말했다 시피 자유라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보자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나는 도시에서 살고 있고 음악을 하고 하지만 자유라는 것에 대해 내가 묶여있는 것 같기도 해 라는 걸로 끝났는데, 거기서 끝나는 거 말고 뭔가 다른 것을 해보자 해서 했던 게 1절 가사를 거꾸로 랩을 하는 거였어요. (팔로알토와 김피디를 바라보며) 어, 모르시는 구나. 3절 가사가 뭐냐면 1절에서 그저 미친 듯이 노래 불렀어 하고 끝나는데, 3절에서는 그것을 시작으로 랩이 쭉 있는데 그게 거꾸로 가는 거예요. 제 나름대로 실험적인 시도죠. 전혀 다른 가사가 아니라 똑같은 가사를 배치를 거꾸로 한 거죠. 그게 저 나름대로는 정치 캠페인이었나, ‘저는 국가를 위해서 뭘 합니다’ 뭐 이런 거였는데 그게 거꾸로 가면서 의미가 달라지는 광고가 있었어요. 거기서 처음보고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하고 랩을 저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한 거거든요. 모르겠어요, 다른 엠씨들이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소망한다’에서 제가 자유에 대한 일방적인 어떤 것들을 제 나름대로 말을 한 다음에 그걸 거꾸로 말하면 어떨까 하고 제 가사를 거꾸로 돌려 봤어요. 거꾸로 하니깐 다름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자유에 대한 제 이야기는 1절에서 끝날만한 생각이었는데 3절 쯤에서 재미있어졌어요. 그래서 그걸 붙인 다음에 엔딩에 제가 그냥 스캣 같은 걸 넣은 거였죠. 돌발적으로 장남삼아 해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정리를 하자면, 굉장히 짧고 단편적인 생각을 한 다음에 음악적 시험으로 끝을 낸 거예요. 나찰: 오히려 그것 때문에 독특한 곡이 된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아예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서요. 1절하고 녹음하고 3절하고 녹음할 때 까지 그 기간도 한 3년 정도 걸렸고요.(웃음) 팔로: 스캣을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오토 튠도 걸려 있잖아요.. 메타: 그게 가리온 최초의 오토 튠이에요. (웃음)사실 처음에 위지(weezy aka Lil Wayne)를 처음 접했을 때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못 들었어요. 지금은 완전 거물이 되었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음악을 했더라고요. 제가 관심을 못 가졌던 부분에서요. 물론, 파트너나 다름없는 티 페인(T-Pain) 같은 경우도 오토 튠은 뭐라고 할까 엄청나게 쓰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장난삼아 해 봤을 때 재미있는 느낌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원래는 제가 거기다 신텍스(SINTAGS, 싱글 무투 - 비밀의 화원 참조)를 넣으려고 했어요. 여담일 수도 있는데 비밀의 화원에서 신텍스 캐릭터를 처음 꺼냈는데, 신텍스에는 정확한 모델이 있어요. 메들립(Madlib)의 콰지모토(Quasimoto) 모델을 보고 그 느낌을 내려고 했었는데 막상 보니깐 라이브 때 쓸 수가 없어요.(웃음) 그래서 저 나름대로 생각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 거는 그 때에 그걸 모티브로 해서 시작한 거니깐 지금 단계에서 제가 생 톤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신텍스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제가 신텍스의 성대모사를 하는 거죠.(웃음) 성대모사라고 하기보단 그런 기계적인 톤 말고 다른 톤을 만들어 보려고, 그런 차원에서 넣으려고 했는데 막상 위지의 스타일들을 많이 듣고 그런 느낌들을 생각 하면서 했어요. 그걸로 신텍스 느낌을 생각 했거든요. 근데 막상 해놓으니까,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이거는 조금 더 다듬은 다음에 생 톤으로 하자는 결론을 내렸죠. 그리고 사실은 거기에 신텍스로 한 소절도 있었어요.하지만 신텍스 소절을 들어내고 이걸 넣은 다음에 오토 튠으로 처리를 해버린 거죠. 나찰: 스포일러네.(웃음) 메타: 상관없어.(하하하, 모두 웃음) 모든 이상한 소리는 저에요. 앨범 전반에 걸쳐 있지는 않지만 모든 이상한 목소리는 저에요.(웃음) 힙플: 위지 이야기를 해주셔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트렌디하다라는 것들 혹은 더리 사우스(dirty south) 스타일의 비트도 염두 해 두고 계신가요? 나찰: 이런 거는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 중에 하나인데, 아직은 그 색깔을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조금 더 다져져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앞으로 충분히 그런 색깔을 내고 그런 스타일을 할 수 있냐라는 질문이라면, 당연히 해보고는 싶고요. 당연히 해보고는 싶어요 메타: 저도 더리 사우스나 말씀하신대로 소위 말하는 트렌디 한 음악, 미국 씬에 대세라고 말하는 일렉트로닉과 힙합의 결합 같은 스타일들에 대해서 당연히 관심이 있죠. 제가 뭐 90년대에서 타임머신 타고 온 것도 아니고, 다 보고 있고, 듣고 느끼는 것도 당연히 있기 때문에 예전 보다는 훨씬 더 수용하는 그런 마음이 커졌어요. 예전 같았으면 우리끼리만 하고 특정 스타일만 좋아했었다면, 지금은 이쪽도 재미있고 이쪽도 내가 해야 되고 내가 이쪽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고 이런 건 아니지만, ‘이런 게 독특하고 나한테는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더라도 인정!’하는 식이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저도 그렇고 나찰도 그렇고 가리온 자체가 열리면서 당연히 그런 소위 말하는 뿅뿅 아니면 더리 사우스 그런 색깔은 어떨까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2집은 정확하게 1집에서 그 다음 발걸음이잖아요. 그리고 저희는 두발을 땠고 세 번째 네 번째 저희가 걸어갈 수 있는 곳까지 당연히 걸어가되, 이제 다음 것 은 또 당연히 다를 거라는 거죠. 또 다르다라는게 무슨 뜻이냐면 2집까지 했으니깐 ‘돈 좀 벌어 볼까?’ 이게 아니라.(웃음) 돈 도 좀 벌면서(웃음) 1집에서 저희가 담아낼 수 있는 거에 최선을 다한 이후에 그걸 디딤돌로 해서 2집으로 왔잖아요. 그리고 이번 2집을 발판으로 삼아서 다음 단계로 갈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갈 거예요. 어느 날 나찰이 개 미친 폭풍 플로우를 말도 안 되는 더리 사우스에 한다면, 그게 저희 다음의 열린 가능성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갑자기 노래를 해요.(웃음) 그러면 제가 노래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는 거고요. 그 런 측면에서 최대한 지금 계획은 정말 타이트하고 오밀조밀하게 다 잡아 가되 그런 자체를 억지로 저희를 밀어 넣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해놓되 그 상태에서 스스로를 방목한 상태에서 저희한테 걸리는 것들을 다 넣어 봐야죠. 그래서 당연히 다 가능해요. 힙플: 메타 씨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앨범 작업을 쉬게 되었을 때 나찰 씨가 GTA(Golden Boy Training)를 발표하셨는데, 메타 씨는 앨범을 어떻게 들으셨나요? 메타: 물론, 좋았죠. 비다 로카(Vida Loca) 트랙도 좋았고요. 일단은 이삭(Issac Squab의 본명)이 같은 경우는 되게 어릴 때, 마스터플랜에서 부터 봐왔는데요. 그 친구는 다 해봤잖아요. 오버그라운드에서 쓴맛도 보고.(웃음) 그 친구 요즘에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데, 살도 많이 빠졌더라고요. 음. 얼마 전에 그런 눈빛을 처음 봤는데 술 마시다 진지한 눈빛으로 “형 인생에 힘든 일 있으시면 저랑 손잡고 교회를 가요”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술 먹다가“뭐라고? 뭐라고 했어?” (하하하, 모두 웃음) 무슨 이야기하는 거냐는 이런 분위기가 됐는데.. 그 상황을 지금 농담 식으로 이야기 했지만, 이삭이가 진지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고마웠어요. 저한테 그런 마음이 있는 거니까요. 어쨌건 손잡고 같이 교회는 못 가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저 없을 때 나찰이랑 같이 작업적인 것을 진행하고 그 이후에도 여러 다양한 측면에서 같이 있어주고 하는 게 고마워요. 좋았고요. 힙플: 100beat와의 인터뷰에서 연말에 가리온으로서 무언가 깜짝 놀랄 만한 것을 보여주겠다고 하셨는데, 이 무언가가 혹시 2007년 쯤 돌았던 소문인, 가리온이 만드는 레이블인가요? 메타: 아니에요. 올 연말에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음악적인 부분이에요. 근데 시기적으로 벌써 연말이 되어버려서 솔직히 모르겠네요.(웃음) 연말에 음악적인 측면으로 가리온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있었는데. 괜히 이렇게 이야기 했다가 ‘아싸 또 떡밥 시작했다. 이제 10년’ 이러면 안 되니깐 이야기를 못 하겠어요.(웃음) 음. 질문에 답을 해드리자면, 저희가 레이블 이런 거는 생각 안하고 있어요. 근데 누구나 꿈꾸는 거죠. ‘가리온 음반사’(웃음) 이런 거 하면 좋겠는데, 그런 거 까지는 아직은 솔직히 모르겠어요. 힙플: 10년이 넘는 시간을 두 분께서 함께해오셨는데 이렇게 오래 지속 하실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메타: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정말 간단 명료 단순 했거든요. 그냥 이친구가 블렉스 시기에 나찰이 무대에서 프리스타일을 하고 이런 모습이 저는 되게 인상 깊었거든요. 저도 20대 학생이었고, 나찰도 학생이었던 시기이기도 한데, 그 모습이 인상 싶어서 전화해서는 나 누구인데 내가 팀으로 하려고 한다. 너랑 같이 하려고 하는데 어떻냐 했더니, “좋죠” 이게 이렇게 된 거예요. (웃음) 나찰: 사실 조금은 흔들릴 때가 있었어요. 졸업반이던 시기에 졸업도 해야 될 것 같았고, 만약에 공부를 할 거면 열심히 해서 임용고시도 봐야 했었으니까요. 그런 고민들이 있었는데, 고민이 아니었다고 깨 닳은 게 메타 형님께서 떡밥도 안 달고 던지셨는데, 제가 덥썩 물고는 ‘형, 가죠.’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메타: 나찰이 말하는 그때가 홍대에 작은 맥주 집에서의 이야기에요. 나찰 말 대로 그때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어요. 아버님도 편찮으시고, 졸업반인데다 임용고시가 쉬운 시험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만약 합격이 되었을 때의 그런 상황도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어려운 그런 고민들을 나찰에게 들으면서 솔직히 저는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나찰이 힘들다고 해도 나찰을 잡고 싶다.’ 제 개인의 욕심으로요. 그래서 맥주를 마시면서 나찰한테 물었어요. 나는 네가 나랑 계속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네 생각을 듣고 싶다고. 그때가 팀으로도 힘들었던 게 제이유랑 헤어지고 난후에요. 팀에 프로듀서도 없고, 사실 저희는 제이유를 통해서 굉장히 많은걸 배우고 알게 된 사람들이거든요. 저희의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었고 저희는 어떻게 달릴지 어떤 컨트롤을 받으면 될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그런 제이유랑 헤어지고 나서 저희 둘 만 남은 거죠. 어디로 달려야 될지 망설여지는 시기. 무투 나오기도 전이에요. 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일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했는데, 그 때 나찰한테 물었던 거죠. (나찰이) 만약에 떠나야 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나는 한 번 더 잡겠다는 생각으로 물어봤는데 그때 나찰이 고맙게도 “갑시다.” (웃음) 그래서 그렇게 계속 달리게 되었고, 지금에 있죠. 힙플: 10년이라는 시간이 적지 않은 시간이고요.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하실 텐데, 이런 시간들을 있게 하는 원천이랄까요? 메타: 그건‘왜 그렇게 하세요?’라는 질문과 같은 질문인데요. 진짜 근본적인 거는 하나에요. 일단 저는 되게 고맙고 다행스러운 거는 제가 나이가 있는데, 막말로 저희가 어떤 사람들 눈에는 인터뷰를 보면서 ‘그래도 너네들은 호사부리는 거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거예요.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못하고를 떠난 단계에서 힘든 사람들도 많잖아요. 정치적인 발언이 아니라 나이를 먹으면서 저도 그런 게 더 보이더라고요. 또,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삶을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자신의 삶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싫던 좋건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되게 호사부리는 것 같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쟤네들은 뭐 먹고 살지’ 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우리 빡세다고 알바하고 배추 뜯어먹고 살고 정말 먹을 게 없고 너무 힘들어서 굶으면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지만 정말 사람마다 틀리잖아요. 그런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내지는 그런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그거보다 좋은 상황도 힘든 사람이 있을 것이고요. 아니면 집에서 용돈 받고 생활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아 나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근데 모든 경우를 다 감안하고 보더라도 그나마 나찰이랑 저랑은 감히 저희가 힘겹게 음악한다 라는 말을 못 하겠어요. 인터뷰나 이런 걸 통해서 제가 주차장 일을 하고 이런 것들이... 저는 그 당시 돈이 필요해서 그랬어요. 제가 남동생이 두 명 있거든요. 제가 맏이고 부모님 연세도 많으시고 그런 측면에서 부양은커녕 막말로 기본적인 사회적인 통념을 두고 볼 때면 참 불효 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런 걸 다 포함 했었을 때 저는 생각 하는 게. ‘우리 *나 불쌍하니깐 봐 주세요.’ 그런 이야기 한 적도 없고,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단 한 번도 저는 실질적으로 물질적으로 호사를 부리며 산적은 없지만 음악을 함으로서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게 비록 저에게 정말로 어떤 물질적인 힘겨움을 준적이 있기도 해요. 그리고 음악을 통해서 물질적으로 괜찮네, 혹은 나한테 돈을 만들어주네 하는 적도 있었어요. 이런 이야기 했다고 ‘오 메타 집샀나봐.’(웃음) 이런 게 아니라 그나마 페이라는 것도 받는 구나 아니면 나 이걸로 신발이라도 살수 있구나 아니면 뭐 맛있는 거라도 사 먹을 수 있는 돈을 음악이 주네.(웃음) 그런 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단 말이에요. 근데 그런 경우를 다 감안해서 보더라도 저는 되게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한다는 측면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후회한적 한 번도 없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놓이더라도 음악만이 나의 구세주에요. 이렇게 말을 안 하더라도 음악이라는 자체만으로 저는 지금도 너무 재미있어요. 지금도 매일 매일 제가 음악을 듣거나 가사작업을 하거나 할 때, 거기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흥분이 돼요. 변태적인 표현은 아니고요.(웃음) “아 *발 또 가사 써야 되네. 내가 왜 랩을 했지, 내가 왜 힘든 3D 직업을 택했나,” 이런 거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어요.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한 순간이 계속되니깐 제가 계속하죠. 종교적인 이야기도 아니에요. 지극히 저는 지금도 여지가 많아요. 저는 가리온의 엠씨메타 그리고 나찰, 가리온이 겨우 2집이라는 자체가 너무 와 닿아요. 단순히 숫자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제가 옛날 80년대 음반을 들으면서 오는 게 있어요. 저는 지금도 음악적으로 막히거나 여기에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하면, 저는 과거로 가요. 옛날 올드 스쿨은 다 가지고 있거든요. 미국이건 우리나라건 처음으로 가면 다 있어요. 그게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구려 지죠. 답에서 그 답으로 근접한 거는 저희는 어차피 핵심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요. 그걸 알기 때문에 그걸 매일 느끼면서 그런 저희가 가야될 답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상황이 다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큐팁(Q-Tip)이 아직 안나왔어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커티스플로우(Kutis Flow)도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슈거힐갱(Sugar Hill Gang)이 나와야 돼요. 그렇게 봤을 때 우리가 만약에 슈거힐갱 하나를 잡고 가건 우탱을 잡고 가건 어떤 것을 롤 모델로 삼을지는 상관없어요. 이미지 카피라고 하던 뭐라고 하던 상관이 없는데, 우리가 수혜 받은 것에 대한 그걸 우리나라에서 우리 땅에서 우리 힙합 권에서 우리 것으로 구현한 다음에 그 다음 스텝으로 그걸 뛰어 넘는 것은 멀어도 한참 멀었잖아요. 그런 걸 놓고 봤을 때는 물론 경제적인 문제를 안고는 가야되지만 그것만 생각해도 후회할 일이 전혀 없고, 그것에만 매진하기가 바쁘다고 생각해요. 하나 확실한 건요. 아니 확실하다고 믿고 싶고, 지금까지 분명하게 믿고 있는 게 좋은 음악은 절대 대중이 안 놓쳐요. 이런 생각 때문에 제 대중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기준이 된 것 같아요. 좋은 음악은 언젠간 어떤 시대가 되더라도 알려질 수 있는 통로를 통해서 알려지게 되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사람들은 괜히 대중들 탓으로 돌리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저도 그랬어요. 저도 대중 탓 할 때 가 있어요. 왜 가리온의 음악에 대해서 왜 저렇게 밖에 이해를 못할까 속상하다 이런 마음이 왜 없겠어요. 그리고 저희들에 대해서 단편적인 지식으로, -아예 저희를 이해 하고자 하지 않으면서도- 소위말해 똥싼다 라는 뿌직하는 글들도 속상할 때는 있었지만 지금은 안속상해요. 아까 말했던 대로 우리가 초딩 한테는 뿌직이에요. 근데 우리가 뿌직에서 뭔가 고소한 과자가 될 수 있고(웃음) 와 이형들 되게 아저씨들인데 음악이 뭔가 나한테 주는 구나 가 될 수 있다면 그러면 저희가 끝판 왕이 되는 거죠.(웃음) 그런것들에 집중하면 할수록 저희가 해결하수 없는 것들이 해결된다고 생각이 되요. 나찰: 다분히 기대감 일수도 있는 건데요, 경제적인 문제도 마찬가지지만 앨범 정규 2장에 싱글 2장에 십 몇 년 동안 랩을 하면서 많은 발전을 하고, 우리뿐만이 아닌 씬 전체가 발전을 하고 거기에서 공연을 하고 있고 너무 재미있거든요. 그 생각에 다음 단계가 기대가 돼서 더 해보고 싶어요. 힙플: 마스터플랜 ‘초’를 기점으로 잡고, 현재까지 힙합 씬에 함께해 오셨는데, 변화에 대한 소견이랄까요. 메타: 개인적으로는 저는 마니아, 애호가에요. PC통신 시절에는 신촌 이나 홍대에서 음감회도 하고 그냥 즐겼죠. 이런 저런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그다음에 음악을 하는 입장이 되고 나서 부터는 우리가 듣고 싶은 음악을 하자에서 출발을 한 다음에 우리가 듣고 싶은 음악을 할 거면 제대로 멋있게 잘해보자, 그리고 멋있게 할 거면 아까 말했듯이 아직까지 본토에는 안 되겠지만, 한국 힙합 자존심을 세워보자. 또, 적어도 우리 포지션은 랩 하는 엠씨니까 어떤 것들은 잘 발전시켜서 꿀리지 않는 한국 랩을 만들어 보자 했어요. 단순하게 그렇게 출발한 다음에 ‘초’ 앨범 이후에 대만이랑 홍콩에 나가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대만 씬과 홍콩 씬을 봤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들었냐면 우리나라 래퍼들이 더 잘 한다라는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래퍼들이 스타일 있고 래핑자체가 멋있었어요. 그리고 홍콩 본토사람들이 와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었어요. 제가 왜 배우고 싶냐고 물어보니깐 한국어 자체가 랩으로서 들려질 때 멋있데요. 리듬감이나 탁탁 끊는 느낌이 너무 멋있데요. 그런 리듬감이나 무언가 탁탁 끊는 느낌이 좋다면서. 우리나라 말자체가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이렇게 느껴지는 구나라는 게 느껴져서 되게 재미있었어요. 그 때 생긴 목표가 뭐였냐면, 그 때도 일본은 잘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일본은 이기자.’ 이게 반일 감정 있는 것을 떠나서 음악적으로만 봤을 때 그냥 순수한 겨루기 같은 거 있잖아요. 일본 엠씨들 보다는 우리나라 엠씨들이 더 잘할 수 있다 라는 기대를 품었고, 단기간에 따라잡은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 제가 판정을 내릴 입장도 아니지만, 느낌이 2010년 우리나라 엠씨들은 일본 엠씨들하고 비교했을 데도 꿀리지 않아요. 물론 일본도 발전하고 실력이 장난 아닌 애들도 많은데 다양한 그런 애들 하고 비교해서 봤을 때, 우리나라가 다양성 측면에서는 씬 자체 사이즈가 작으니깐 어쩔 수가 없는데 이 부분은 저희가 앞으로 커가면서 충분히 커버가 된다고 생각이 들고요. 랩 하나만 놓고 지금 이 좁은 씬 사이즈 대 사이즈로 봤을 때도 그런 측면에서도 우리가 쎈 거죠. 시장의 크기와 역사를 보더라도 일본은 80년대 초부터 했는데, 그런 것만 놓고 보더라도 랩이란 걸 놓고 볼 때 지난 시간의 감회로서 이야기 하자면 저는 발전 하는 게 느껴져요. 나찰: 부정적인 의견들도 꽤나 있어요. 거품이 빠지면서부터 이 씬은 드러워 졌니 어쩌니 하면서 글을 날린 친구들도 있는데, 저희는 과정 자체가 과도기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힙플 게시판에도 그런 논의들이 계속해서 있는데 그 분들 아니고 우리끼리도 이야기 많이 해요. 어쨌든 한국 힙합으로서의 자리 잡음이 더 중요한 거기 때문에 지금 과정을 가지고 오히려 퇴보했느니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분명히 발전한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좀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해요. 여러 사람들이. 메타: 온라인에서의 글들은 제가보기에는 거울 같아요. 자기가 듣고 싶은 보고 싶은 글들만 보니깐 (웃음) 힙플: 문화적인 측면에서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 ‘문화’로 가는 데에 있어서 혹은 하나로 묶는 것에 있어서 생각하시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메타: 물론 당연히 있죠. 구체적으로는 돈 많으신 분이 클럽 하나를.(웃음) 나찰: 매주 공연할 수 있는 곳. 메타: 사이즈 별로 안 커도 되요.(웃음) 농담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 우리들끼리 이런 이야기 자주해요. 아까 나찰이 이야기 한 것처럼 미친 부자가 ‘에라이’ 몇 억 던져서 매주 공연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있었으면) 해요. 예전 마스터플랜 사이즈만 되도 돼요. 웃긴 이야기지만 마스터플랜 사이즈에서 한국 언더그라운드가 시작 했잖아요. 그때 그 하나였잖아요. 슬러거 등이 뒤에 붙기 시작했지만. 어쨌든 저는 어떤 형태로건 꼭 바라는 거 하나가 공연장이에요. 제가 만약에 돈을 많이 벌잖아요... 이씬에서. 저희 앨범이 미쳐서 몇 만장 십 만장 팔려서 돈이 좀 생겼어요. 그러면 저희가 그 만한 사이즈의 곳을... 대출.. 대출이란 단어가 나왔네요? 너무 꽂혀있나.(웃음) 그러니까, 만약에 누가 못한다면 제가 하는 게 꿈이에요. 누가 소원을 이뤄준다고 말하라고 해도 공연장이고요. 그냥 유지만 할 수 있으면 되요. 공연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알토건 누구 던, 오면 우리가 있고 같이 작업하고... 저희 가리온이 1집도 그렇고 2집을 내면서 확고하게 이야기 하는 게 저희는 기본적으로 라이브에서 출발한 팀이기 때문에, 그리고 라이브를 통해서 신곡을 공개 했어요. 1집 같은 경우도 회상 빼고는 다 라이브를 통해서 구현된 다음에 앨범에 담겼단 말이에요. 저는 그게 참 좋은 형태인 것 같아요. 근데 2집은 라이브를 통해 공개가 되었던 건 소수의 곡이잖아요. 생명수, 가끔 객석정도. 거의 없었단 말이에요. 근데 라이브를 통해서 될 수 있었음을 하는 걸 항상 품고 있었고, 왜 그러지 못했냐면 저희한테는 매주 공연하던 마스터플랜 같은 공간이 없는 거예요. ‘초’ 이후에 문을 닫은 다음에 제가 그때 너무 거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서 압구정에 있는 크레이지라는 클럽을 5개월 동안 운영을 함께 했었는데, 그때 공식적인 랩 배틀도 처음 시작을 했었어요. 그때 나름대로 정확한 룰을 정해서 진행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그런 앞서 말씀 드린 마음에서 출발을 한 거예요. 당시에 고맙게도 스나이퍼(MC Sniper)도 와서 공연을 해주고, 그때 당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도 와서 도와주셔서 참 고마웠었는데, 결국에는 못 버티고 닫았죠. 근데 뭔가 좀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좋아요. 와서 정말 나이를 떠나서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한테 하나의 공간이 생기는 거잖아요. 공연을 하고,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건전한 사이클이 만들어 질수 있다고 봐요. 라이브를 통해 성장해서 그게 앨범으로 나오고, 그게 음악으로서 폭 넓은 대중들한테 소개가 될 때에는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내공이 생긴단 말이에요. 이제는 그런 게 없다보니깐 엠피쓰리로 데뷔하고 온라인으로 소개를 하잖아요. 그런 상황을 격투 스포츠에 빗대자면, K-1, UFC에 참가하는 선수가 싸울 것을 머릿속으로만 그린다음에 막상 그라운드로 나가면 어떨까요? 후덜덜하죠. 거기까지 생각 안 해 보더라도 막상 한 번도 경험해본적도 없는 사람이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면 얼마나 허약하겠어요. 그런 측면에서 지금의 한국 힙합 씬에서 안타까운 게 그런 게 없으니깐 그런 문화적인 토대도 잘 단단하게 다져지지 않고 모든 것은 소문만 있어요. 잔상만 있고 정말 소문의 거리에요. 잡히는 게 없고 실체가 없어요. 책상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거기에 대한 이미지만 그리고 있으면 100 이면 100 다 오해를 할 거예요. 다 다른 해석이 있고요. 근데 사실 책상이 있으면, 잡힌단 말이에요. 우리는 잡히는 게 필요해요. 근데 없으니깐 그게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제 꿈이자 돈 많으신 분계시면 같이 라이브 클럽하나 하고 싶어요. 돈을 버는 생각은 버리셔야 되고 유지는 할 수 있도록 아마 많은 뮤지션들이 도와줄 거예요. 나찰: 시대적인 상황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때 당시 90년대 중 후반에 마스터플랜이 있으므로 해서 태거, 디제이, 비보이 엠씨까지 다 모여서 하나의 어떤 관통하는 주제들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사랑방도 되는 거죠. 단순히 공연장을 넘어서는 하나의 공간. 메타: 그때는 그렇게 됨으로서 원하건 원하지 않건, 서로 알건 모르건 생기는 방향성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은 알토랑 내가 하루종일 여기 앉아 있으면, 둘이서 뻘 쭘 해서라도 이야기를 한단 말이에요.(웃음) 근데 서로 떨어져 있으면, 이게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서로 간에 중간에 생기는 게 있을 거예요. 대형씨랑 저랑 나찰이랑 알토랑 모르는 상황이라면 중간에 서로가 내놓는 가면 혹은 매너, 에티켓이든 뭐든 간에 중간에 뭐가 있어요. 근데 그 안에서 서로가 부딪쳐서 이렇게 이야기 하다보면 중간에 벽이 깨지고 혹은 깨지지 않더라도 좀 덜 할 거예요. 진짜 좀 더 진솔하게 그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서로간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나 어떤 이해의 폭이 커지고, 그게 아마 진짜 연결고리가 될 거예요.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진짜 듣고 보고 옆에서 가까이 지켜보면서 같은 무대에 올라간걸 보고 그 사람한테 무언가를 전해주고, 그 사람과 무언가 뭉쳤다가 떨어졌다도 해보고. 그래서 다른 사람이랑도 해보고.. 마스터플랜이 그랬거든요. 요리에 비유하자면, 이게 진짜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놓은 ‘그릇’에 요리일수도 있지만, 그걸 저희가 섞는 방법을 몰랐죠. 어쨌든 그런 요리들이 다채롭게 있으니깐 섞이면서 나오는 게 뭔가 있어요. 근데 재료들이 다 떨어져 있으면 어디다 모아야할지 모을 공간도 없고, 저희가 그걸 가지고 만들 음식이 없어요. 한국 힙합에서는 수많은 그릇들이 생기고 다양한 재료들이 버물어 지면서 다채롭게 수라상이 차려져야 되는데 그릇자체가 없어지고 하니깐... 재료들은 계속 생기고, 그런 것들을 해줘야 되는 쉐프들(비즈니스맨들)도 없고. 나찰: 힙합이라는 문화가 어떤 장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소통이라고 생각을 해요. 근데 이 소통이 없어지면서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되게 조심스러워져요. 이제는 조심스러워 지기 때문에 나중에 뒤에 가서 욕을 하게 되고 그런 게 쌓이고 쌓여서 보니깐 나중에는 *새끼 되는 거고요. 그게 안타까워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힙플: 마지막으로 약속의 장소라는 이상적인 곳의 의미랄까요. 메타: 앨범에서는 곡 안에서 나찰 소절이나, 제 소절을 봐도 그렇지만 떠나는 거에 대해서 그게 음악적 동료건 아니면 이 문화권에 같이 있던 힙합 퍼 건, 혹은 힙합을 떠나서 이야기 할 때도 어쨌건 우리가 무언가에 처음 가졌던 수순한 마음 내지는 애정 있잖아요. 그걸 바탕으로 손들을 놓음으로서 생기는 허전함과 안타까움 들에 대한 것들을 물론 표현하고 있지만 흐름에서 이야기 하다 시피, 맨 마지막에 이야기 한 것처럼 ‘나에게로 와 나는 너에게로 가마’ 라는 그 부분이 주제를 함축해서 가지고 있는 짧은 나래이션 같기도 해요. 그리고 약속의 장소를 쓰면서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게 이전 가리온 자체는 굉장히 수동적인 자세가 있었어요. 그게 무슨 이야기냐면 태도적인 부분이 그랬어요. 저희가 관망을 하고, ‘씬이 더럽네.’ 이게 아니라 저희가 어느 원하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 냄으로서 우리가 분명히 틀리지 않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게 구현이 되었을 때에 그 씬 자체에 어떤 것들을 저희가 마치 자석이 되길 바랐어요. 붙을 수 있기를 바랐는데 막상 1집 이후에 저희가 겪어왔던 시간들을 통해서 느꼈던 것들은 아직은 저희가 자석이 되지는 못 하더라고요. 지금은 알고 이해해요. 저희가 그런 것들을 추구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럼으로써 바뀐 게 뭐냐면, ‘이제 내가 너한테 가마.’ 라는 태도를 가졌었고 그게 약속의 장소는 정말 이미지 적으로, 어떤 스토리에서 현실에 부딪히고 스스로가 꺼져가는 생명 속에서 짧은 꿈 내지는 망상일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아이처럼 정말 해맑게 다 잊고 웃을 수 있는 우리가 서있는 삶 자체가 세상에 중심이 되고.. 이런 느낌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이제는 내가 너한테 갈 테니까 이 삶을 받아들이라는 거죠. 이게 약속에 장소에서 약속된 약속이라는 게 뭔가 제한적인 느낌이 있는 단어이긴 한데, 그 약속이라는 것은 스스로한테 하는 것 일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것은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라기보다는 다짐을 하는 약속이에요. 그런 느낌으로 쓴 약속의 장소. 그게 가리온 2집에서 쓴 약속의 장소의 최종적인 느낌인거죠. 나찰: 저 같은 경우는 아까 이야기 했지만,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주제가 있어서 약속의 장소는 약간 부정적인 의미인데, 2집을 내고 활동을 하는 현재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바뀌었어요. 활동에 대한 문제는 현실을 바라보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지 하는 그림도 방법론적으로도 보이기도 하고. 2집을 내면서 비즈니스가 되었건 뭐든 간에 여러 부분에 대해서 약속의 장소에는 분명히 도착 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리온은 분명히. 힙플: 정말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나찰: 중간에 했던 이야기 인데 여러 이야기들이 가장 많이 왔다 갔다 하는 커뮤니티라서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있어요. 근데 오히려 힙플에서 싸움을 조장하고 이런 것들이 오히려 저한테는 -좋게 볼 수는 없지만- 공부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라임이라든지 디스라든지 스웨거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야기 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그게 한국 힙합 안에서 정확하게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는 경우를 열심히 생각해 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뭐, 어차피 자리를 잡아 나가는 과정이니깐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논쟁을 펼치되 좀 더 건전한 쪽으로 만 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더 힘을 받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메타: 저는 사이트 자체에 대해서 마지막 한 마디 할게요. “추천 수 조작하지 마세요.” (하하하, 모두 웃음) 그게 되게 중요 한 거예요. 악 영향을 미치는 거예요! “추천 수 조작하지 마세요.” (모두 웃음) - 가리온 인터뷰, 1부 바로 보기: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6289 인터뷰 | 김대형, 팔로알토 (Paloalto) 사진촬영 | SIN (DH STUIO) 관련링크 | 가리온 공식 홈페이지 (http://www.http://www.garion7177.com), 타일 뮤직 (http://www.tyle.co.kr) special thanks to. 넋업샨 (of SOUL DIVE), 진취, jerry,k (of Loquence), Minos & Paloalto
  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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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미 트와이스 + 빈지노 '재지팩트(Jazzyfact)' 인터뷰  [57]
힙플: 결성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언제 만나 팀을 이루게 되셨나요? 지노(Beenzino, 이하: 지노): 고등학교 1,2학년 때 처음 만났어요. 그 당시에는 같은 팀이 아니었죠. 각자의 팀이 있었어요. 저는 시미(Shimmy Twice, 시미 트와이스(이하: 시미) 옆 학교였는데, 그 동아리에 제가 꼽사리로 딱 꼈어요.(웃음) 시미: 꼽사리로 껴서는 저희 학교에 있는 친구랑 같이 둘이 팀을 하고, 저는 저대로 팀이 있었는데요. 스타일이 되게 달랐어요. 지노는 클럽 튠 같은 걸하고, 저는 지금같이 재즈힙합을 했거든요. 그랬는데, 서로의 파트너가 음악을 안 하게 됐어요.(웃음) 그래서 저희 둘이 08년도부터 재지팩트로. 힙플: DC TRIBE에 곡을 올린 곡도 계기가 되지는 않았나요? 지노: 디씨에 올린 곡은 아마 재지 팩트가 되기 전에 올렸던 곡이고요. 그 곡을 업데이트 한 후에 그 계기로 팀이 된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또, 저 혼자 디씨에 올린 곡도 계기 중에 하나일 수 있죠. 그 곡을 올리면서 쌈디(Simon D. of Supreme Team)형을 만나게 됐고, 거기에 제가 힘을 얻어서 이 친구와 함께 하게 된 거니까요. 힙플: 핫 클립(Hot Clip)으로써 믹스테이프도 있었고 해서 그 앨범이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요. 지노: 핫 클립보다 이게(재지팩트) 저희의 과제였어요. 핫 클립을 그냥 놔둔다는 뜻은 아니고요, 핫 클립과는 별개로 저희의 다른 프로젝트이자,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 앨범을 먼저 하고 이 앨범이 됐으니까, 이제 핫 클립 작업을 바로 들어갈 예정이에요. 힙플: 별걸 다 묻는 것 같기는 하지만(웃음) 여쭈어 볼게요. 재지팩트는 프로젝트인가요? 시미: 원래 그런 걸 처음부터 이야기하고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친구라서..(웃음) 만든 비트 보내주고 그 위에 랩 하고 그냥 하다보니까, 'addicted 2' 그 곡이 나왔고 이런 스타일로 앨범을 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거예요. 굳이 팀이니, 이런 비즈니스 적인 이야기는 없었어요. 우린 그런 걸로 엮여있는 관계는 아니에요. (웃음) 힙플: 상대적으로 빈지노는 상당한 양의 앨범에 참여하고,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생각 되는데요. 시미씨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소개 부탁드릴게요. 시미: 저도 고등학교 때 까지는 원래 랩을 했었어요. 그랬는데, 맨날 외국 인스에만 랩을 하다 보니까, 아쉬운 게 좀 있었고.. 원래 재즈힙합을 좋아했기 때문에 제가 직접 만들어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졸업하고 나서부터 만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힙플: 아, 그럼 랩을 관두신 이유는요? 시미: 비트를 만들기 시작하니까, 두 가지를 하기가 좀..(웃음) 버거웠어요. 비트에 집중하려고 잠깐 놓아두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비트만 계속 만들게 됐네요. 힙플: 프로듀서이시면서, ‘addicted 2’의 뮤직비디오를 감독하시기도 했는데요. 이번 앨범에서는 선 보이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지노: 그 당시에는 저희가 학생 같은 면모를 많이 띄었던 때이기도 해서, 시미의 학교 과제를 위해서 찍은 거거든요. 시미가 영상 관련 학교를 다녀서.(웃음) 그걸 계기로 찍은 건데... 시미: 오피셜 한 비디오가 아니에요. 근데 의외로 반응이 되게 좋아서 놀랐죠. 근데 지금 보면 참 견디기 힘들어요.. (웃음) 지노: 근데 지금 이 앨범을 발매함과 동시에 저희끼리 찍기에는 좀 그래서요. 그러니까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하고 싶어서 지금 계획 중에 있어요. 시미: 찍고 싶은 곡이 두, 세 개 있어요. ‘아까워’나 'Smoking Dreams' 같은 곡이요. 힙플: 음. 종종 무대에도 서시는데요. 프로듀서가 이런 경우가 드문데, 프로듀서가 덜 주목받는다는 이유도 포함이 되어있는지? 시미: 주목이 필요해서 그렇게 무대에 서는 건 아니고요. 저는 오히려 그런 걸 싫어하는... (웃음) 원래 제가 목표했던 최종적인 라이브 무대가 아직은 아니지만, 일단은 공연을 해야 되고 지노 혼자 할 수는 없으니까, 같이 더블링 쳐주는 거죠. 그런 더블링에 그치지 않는 다른 라이브 셋도 준비하고 있어요. 퍼포먼스나 이런 것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힙플: 프로듀서(컴퍼저, composer)라는 포지션. 앞서도 말했지만, emcee 나 보컬에 비해서 아무래도 포커스를 덜 받는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세요? 시미: 맞는 말인 것 같은데, 곡마다 그런 바람은 있죠. 어떤 곡은 랩 하는 사람한테 포커스가 조금 더 갔으면 좋겠고, 다른 곡에는 컴퍼저가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곡도 있긴 한데 그거는 뭐... 제 생각일 뿐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대중들의 몫이죠 . 그리고 정말 중요한게 일단은 제가 그런 점에 신경을 잘 안 쓰고요. 힙플: 시미씨 이야기를 이어왔는데요, 빈지노씨는 뭔가 쌔끈 한(하하하, 모두 웃음) 래퍼이미지에요. 그 이미지가 이전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끈적한 보이스 톤과 더불어 그루브 한 랩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노: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거는 리듬적인 면인데요. 어렸을 적 외국 힙합을 들을 때,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까 랩을 그냥 악기처럼 들었고 그게 버릇이 돼서 플로우란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돼서 한국어 랩도 영어 랩처럼 들리게 하고 싶더라고요. 랩을 할 때의 억양이라든가, 음절과 음절사이의 연결이라던가 하는 그런 요소들로 인해서 제 랩에서 그루브가 나오는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억양과 음절과 음절사이의 관계들이 뚜렷하게 나올 때 그런 그루브를 나오게 한다고 생각해요. 힙플: 이어서 라임에 대해서는 요? 지노: 라임은 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접속사로써의 라임보다는 의미가 그 안에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게 꼭 복잡한 라임이 좋다는 건 아니고요, 단순할 수도 있지만, 의미가 있으면서 자연스러운 라임이 좋다고 생각해요. 수학적인 계산은 거의 없어요. 힙플: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팀 네임이 음악스타일을 말해주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스타일을 지향하게 된 배경은? 지노: 힙합에 있어서 메인스트림 음악 외에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일본의 힙합, 캐나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등 이런 것들을 시미가 많이 접했어요. 그걸 토대로 시미가 저한테 소개를 많이 해줬는데, 저도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많이 좋아하게 되다 보니까, 이런 스타일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시미: 재즈힙합 하면은 기본적으로 떠올리는게 몽환적이고 흑백적인 느낌이 많은데, 의외로 그렇지 않고 발랄한 것도 많고, 컬러풀한 것도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재즈힙합을 지향하지만, 이런 걸 좀 하고 싶었어요. 너무 흑백적인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컬러풀한 것도 하는. 힙플: 많은 힙합 음악의 스타일 중에 ‘재즈힙합’에 빠지게 된 계기는요? 지노: 저희 성격에 따라서 그게 나온 것 같아요. 저희가 되게 감성적인 면이 많이 있는데다가, 그렇다고 엄청 감성적이지도 않고요. 도시에 살지만, 뭔가 그런 부드럽고 평온하고 혹은 좀 더 너무 전자적인 것 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것에 끌리는 그런 애들이어서.. 이와 같은 성향 때문에 이런 음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시미: 또 저희가 자라올 때, 들었던 음악들이 영향을 준 거죠. 커먼(Common), Strange Fruit Project, Time Machine, Pete Rock, Pharcyde, Specifics 등의 음악들을 들으며 좋아했거든요. 굳이 재즈힙합을 찾아 들으려고 했던 게 아니라, 어느새 재즈 소스들이 쓰인 음반들을 제가 좋아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아마 그 때 들었던 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힙플: 요즘 사운드에 특별한 반감은 없으시죠?(웃음) 시미: 사실 저는 샘플링 아닌 힙합 비트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싫어하는 건 아닌데, 관심은 잘 안 가요. 되게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것 같아요.(웃음) 지노는 그에 반해서 스펙트럼이 넓고 한데, 저는 아직도 따뜻한 사운드가 좋은 것 같아요. 힙플: 그 따뜻한 사운드와 들어오신 음악들의 영향에 의해서, 이번 앨범은 샘플링 작법으로 만들어졌어요. 샘플링 작법에 대해서 갖고 계신 생각이 궁금한데요. 시미: 아... 일단 저는 샘플링을 당연히 재창조의 영역 그러니까 창작의 영역으로 보고 있어요. 기존의 원곡과는 전혀 다른 음악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까요. 이 샘플링이라는 걸 법적인 잣대로 보는 분들과 예술적인 잣대로 보는 분들이 항상 부딪히는 것 같은데요. 너무 법적인 잣대로만 바라보고 샘플링을 막아버리면 무궁무진한 멋진 예술 작품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또 너무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 소위 말하는 날로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고요. 샘플링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내가 하는 게 창작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나 스스로 매번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지노: 저는 순수 래퍼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샘플링 작법 자체가 없어지면 되게 아쉬울 것 같아요. 샘플링의 느낌이랑 직접 연주라든지의 느낌은 되게 다르거든요. 저 같은 혹은 다른 래퍼들도 샘플링 된 비트에서 랩을 하고 싶은데, 법적인 잣대로 그 작법 자체가 없어져 버리면, 저희 입장으로서 되게 불행해 지는 거죠. 힙플: 분위기를 바꿔서(웃음) 이번 앨범은 첫 앨범답게 자켓에도 많은 공을 들이셨는데요. 시미: 저희 앨범 커버와 부클릿에 있는 모든 악기 글자들이 다 종이로 만든 거예요. 하나하나 다요. 입체로 만들려고 정말 힘들게 다 같이 모여서 오리고 붙이고..(웃음) 지노: 저희 디자인팀이 있거든요. 알레아토릭(Aleatotik)이라는 팀인데, 저희 친구들이에요. 콘셉트를 정하고 재료를 구하고 색감을 짜고 수작업부터 공장까지 정말 수고한 친구들이에요. 사실 그 친구들도 재지팩트에요 team jazzyfact. 시미: 진짜 고생한 작업인데 지금 보면 되게 뿌듯하고 만족스러워요 정말... 그래서 CD 구입하신 분들이 더 꼼꼼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지노: 다음 앨범은 털 뭉치로 할 거예요.(웃음) 이 자리를 빌어서 차인철,오정일,김상혁,이리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냅니다. 힙플: (웃음) 재지팩트는 프로듀서 & emcee 구성이에요.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요. 지노: 저랑, 시미 둘 사이가요, 정말 작업만 해요. 잘 안 놀거든요.(웃음) 주변 친구들이 메신저 친구, 사이버 친구라고 놀리는.(웃음) 그러니까 시미는 집에서 비트를 쓰고, 저도 집에서 가사를 쓰기 때문에.(웃음) 메신저를 이용해서 주고받고 했어요. 시미가 비트를 보내주면, 바로 작업에 들어가고요. 시미한테 주제에 대해서 상의도 하고, 1절이 나오는 대로 보내고, 2절이 나오는 대로 보내고. 혹은 곡이 맘에 안 들 경우에는 킵(keep) 해놓고 다른 거부터 하자라든지.(웃음) 힙플: (어쩌면 당연히) 가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함께 하시는 거네요. 시미: 그렇죠. 근데 디테일 한 부분을 터치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주제도 웬만하면 빈지노가 말했던 것에서 안 바꾸려고 해요. 왜냐면 처음에 들었을 때의 그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아서요. 웬만하면 터치를 안 하죠. 지노: 터치 거의 안 하죠. 제가 생각했을 때 예술 하는 사람한테 이래라, 저래라 혹은 이런 식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저런 식으로 좋겠다는 말을 했을 때, 창작자가 그걸 의식하고 하면 ‘작품’이 안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원래 본연의 모습, 본능적으로 나왔던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게 정말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터치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힙플: 피처링 작업을 할 때에는 터치나, 요구가 있지 않나요? 지노: 근데 그 경우는 좀 달라요. 요구가 들어오거나, 제약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저도 그런 그 상대방의 태도처럼 그런 식으로 하죠. 하게 된다면.. 굳이 해야 된다면, 저도 비교적 덜 순수하게 다가가게 돼요. 근데 그게 아니라, 큰 주제는 있되 마음대로 풀어달라는 요청에는 본연의 모습 그대로 하죠. 힙플: 이번 음반의 콘셉트랄까요? 지노: 사람 인생에서 있는(있을 수 있는) 일들을 제 경험을 토대로 썼거든요. 1번 트랙은 우리가 누군지를 말하는 거고, 2번은 사람을 겉 만보고 판단하지말자, 3번은 우리가 살면서 중독되는 것들, 4번은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나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말자는 거고, 'Friday Move' 는 우리가 놀고 싶고, 불량스러운 금요일 밤의 인생이고, 'Close To You'는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꼬시는 그런 남자의 인생이고, ‘각자의 새벽’은 각자의 인생이 들어가 있는. 그런 것들이 콘셉트에요.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 힙플: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들도 가급적 밝은 분위기로 풀어내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초.중반부 트랙들은요. 지노: 첫 인상부터 너무 진지하거나 무겁게 갔다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다가오기에도 힘들 것 같고요. 그리고 저희는 많은 사람들이 이 음반을 들었으면 좋겠거든요. 뭐 마니아성이 짙은 음악이어야 된다는 고집자체도 없어요. 저희는. 그런 이유들로 초중반부에는 저희의 표면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트랙 배치를 이렇게 하게 된 거죠. 초. 중반부에는 산뜻하고 신날 수 있게. 힙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들이 좀 ‘찐해’지는데요. 작업시간과 관계가 있나요? 지노: 구성을 이렇게 한 거죠. 굳이 마지막으로 갈수록 진지해지겠다. 이런 계획은 없었어요. 힙플: 후반부의 찐한 이야기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노: 진정성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Friday Move' 같은 경우는 제가 클럽에 가서 여자와 노는 걸 많이 좋아하지는 않아요. 근데 남자라면, 혹은 힙합 하는 사람이면 그런 로망들이 있는데, 그걸 살면서 어느 정도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결과를 담은 거예요. 약간의 상상력도 가미하면서... 조금 싸이코 적인 면이죠. 상상과 실제 경험이 버무려져서 나온 그런 곡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곡들도 있지만, 거의 다 제 이야기를 토대로 쓴 거예요. 'Close To You' 같은 경우도 사적인 이야기지만, 그런 감정을 가졌을 때도 있었고..(웃음) 힙플: 뜬금없지만, sean2slow 씨의 도움이 컸던 앨범이라고 알고 있어요.(웃음) 시미: 진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진짜.. 지노: 진짜! 엄청 도움을 받았어요. sean2slow 2형이 없었으면, 이 앨범이 안 나왔을 거예요. 일례로 믹싱에 들어가서 저희가 엄청나게 헤맸어요. 한 앨범을 통째로 관여 하는게 처음이다 보니까요. 그 헤매는 시간들을 다 참아주셨어요. 엔지니어 김규영 기사님이랑 sean2slow 형께서요. 힙플: 스튜디오에서 아예 곡을 만드셨다는 소문도 있던데.(웃음) 시미: 스튜디오에서 곡의 구성을 만들기도 했죠.(하하하, 모두 웃음) 근데 형께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고,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저희는 속으로 정말 죄송해 했죠. 빨리 끝내야 되는데..(웃음) 지노: 생각하니까, 눈물이 날 것 같네요. 너무 감사했어요. 힙플: 그런 도움도 모자라 랩을! 해주셨죠. (#Take A Little Time) 지노: 'I need a counselling!' 하고 제 가사가 나왔는데, 제가 상담 받을 사람이 누군가를 생각했더니, 션2형이 떠올랐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정말 형님한테 의존을 많이 했어요.(웃음) 어쨌든 그래서 요청을 드렸는데 바다 같은 마음으로 응해 주신 거죠.(웃음) 시미: 그 순간이 정말 떨렸어요. 저희 같은 경우도 되게 어렸을 때부터 형을 보고 자라왔으니까요. 사실, 녹음실에서 만났을 때도 되게 떨렸는데(웃음) 그것도 모자라서 저희 곡에 ‘랩을!’ 정말 떨렸는데, 들어보시더니 되게 좋다고 하시면서 비트를 보내달라고 하셨죠. 지노: 그 들려드린 것도요. 그냥 들려 드린게 아니라,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 있으면 형이 오세요. 그럼 시미가 조용히 말해요. ‘오늘 들려 드릴까?!’ 그러면 제가 ‘아니야.. 아직..잠깐만...못 들려드리겠어...’ (웃음) 그 멘트들을 저희끼리 몇 일을 주고받다가 겨우 말씀드린 거예요. 근데 형이 저희 걱정과는 다르게 마음에 든다고 하셔서, 둘 다 녹았죠. 시미: 피처링에 응해 주신다고 했을 때, 모든 걱정이 끝났죠. 잘 나올 거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까요. 섭외에 응해주셨을 때 이미 곡 작업이 끝난 거죠. 힙플: Take A Little Time의 구성도 좋았지만, Mom's Call 또한 비슷한 의미로 재밌게 들었거든요. 지노: ‘Mom's Call 은 08~09 넘어갈 때 써 놓은 벌스고요, 훅도 구성이 잡혀 있었던 곡인데, 이 곡에는 저와 시미가 상의한 결과 ‘버벌진트(Verbal Jint) 형이 해야 된다. 아무도 안 된다. 꼭!’(웃음) 이런 결론을 지어놨던 곡이에요. 그랬던 곡인데 시간이 지나서 제가 형 앨범에 피처링을 하고, 형도 저를 좋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서 좋은 관계를 유지한 끝에 부탁을 드렸고요, 마음에 든다고 하셔서.(웃음) 곡을 듣고, 저희는 ‘역시!’ 했었죠. 약 1년 전에 계획 했던 그대로 형이 멋지게 해주셨죠. 시미: 저희가 랩을 타이트하게 하는 것을 바란게 아니라, 이를 테면 연기.. 정말 통화하는 , 통화할때의 그런 감정 이 잘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한 그대로 해주신 거예요. 이것도 역시! (웃음) 전체적인 곡에 대한 이해를 정말 완벽하게 해주셨죠. 힙플: 타이틀곡은 '아까워'인데요. 소개 부탁드릴게요. 지노: ‘아까워’가 굉장히 나중에 나온 노랜데, 이 곡의 비트를 받고 마음에 들어 하고 있던 어느 날에 여자 친구랑 만났는데요. 카페에 있다가 여자 친구한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금 몇 시야?’ 그랬더니 ‘왜? 가야돼?’ 라고 묻더라고요. 거기서 저는 되게 충격을 받았거든요.(웃음) 사실, 여자 친구랑 있다가도 작업할 게 있으면 작업할게 있다고 하고 먼저 간다고 하고 가거든요. 그게 습관이 돼버렸는데, 여자 친구에게는 엄청 큰 스트레스일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생각한 게 내가 왜 이 친구를 만나는 그 좋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아까워할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곡이에요. 제 또래의 연애하는 친구들이나, 연애를 할 친구들한테 우리가 사람을 만날 때는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도 담겨있고요. 힙플: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Smonking Dreams'는 베스트 트랙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소개 부탁드릴게요. 시미: 누자베스(Nujabes)가 운명을 달리해서 되게 슬펐어요. 충격적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되게 좋아했던 뮤지션이었거든요. 그 시기에 이 곡에 쓰인 샘플을 만나게 됐고 그분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죠. 전 지노가 안 좋아할 줄 알았거든요 이런 비트는. 근데 보내주니까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주제도 잘 나왔고, 훅 브리지 도 잘나왔고 전체적으로 되게 잘 나온 곡 같아요. 지노: 이 곡은 시기가 잘 맞물린 것 같아요. 작업을 하면서 항상 고민이 되게 많거든요. 나의 꿈과 해야 되는 일들에 대한 것들도 그렇고... 그런 고민이 한창 일 때 이 비트를 듣고 감정이 몰입이 돼서 쓰게 된 건데요. 평소 고민을 많이 하는 제 성격이 많이 드러난 곡이에요. 시미: 원래 그런 것을 잘 안 드러냈는데, 들어보니까 잘 하더라고요.(웃음) 힙플: 앞서서 잠시 언급되었던 곡이죠. 'addicted 2‘ 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데뷔 아닌 데뷔곡이기도 하잖아요. 시미: 이 곡은 저희한테 엄청나게 의미가 있는 곡이죠. 저희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재즈힙합인데 컬러풀하고 세련된 것을 하고 싶었던, 그 콘셉트를 정한지 얼마 안돼서 이 비트가 나온 거예요. 딱 만든 순간, 스스로 좋아하기 힘든데, 이 비트는 만들자마자 바로 만족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노에게 보내줬더니, 역시나 좋아하더라고요. 이 곡은 어떻게 보면 재지팩트의 기둥을 세워준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싱글로 배포도 했고요. 지노: 이 곡도 되게 순수하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제 목소리에 오토 튠이 걸려 있잖아요. 이런 비트에 오토 튠을 건 목소리를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라, 랩을 녹음하고 나서 한 번 걸어봤는데,. 느낌이 오묘하고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시미한테 보내줬는데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더라고요.(웃음) 근데 어쨌든 오토 튠을 걸은 걸 계속 듣다 보니까, 요즘 씬에 역설적으로 그런 매력이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의 재즈힙합이나, 메인스트림의 음악도 아닌 그 두 부분과 차별화를 둘 수 있다는. 시미: 지노의 랩에 오토 튠이 없었던 곡을 먼저 들어서... 좀 아쉬웠는데, 새롭지 않느냐라는 의견을 받아 드린 거죠. 힙플: ‘Lifes Like’에서 시미씨가 생각하시는 베스트 랩/가사가 있다면요? 시미: 개인적으로 -모든 곡에서 잘했지만,- 빈지노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곡은 Friday Move의 느낌과 Close To You의 감정 선을 꼽아요. 말씀드린 이 두 곡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 다 랩 하기 쉽지 않은 트랙들인데 말이죠. 그리고 Close To You 이 곡은 그냥 그 비트만의 색깔이나 느낌을 보면, 되게 사랑하는 사람이나, 여자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그걸 뒤집어서 그 남자 친구 있는 여자를 노리는... 이런 걸 해왔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샘플에 있는 가사와도 맞고. 힙플: 빈지노씨가 보는 시미씨는?(웃음) 지노: 제가 엄청 까다로워요. 음악적으로. 그런 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음악에 있어서도 굉장히 진정성이 있어서 항상 같이 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좋아하다보니까, 시미라는 프로듀서를 다른 래퍼들한테 뺏기기가 싫어요.(웃음) 힙플: 빈지노씨 외에 시미씨가 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지노: 없지? (웃음).. 없다고 말해. (하하하, 모두 웃음) 시미: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차근차근 노력해서 가리온 형들과 꼭 작업 해보고 싶어요. 또 sean2slow 형, 팔로알토(Paloalto), Jazzy Ivy, 9815 등 너무 많지요.(웃음) 힙플: 가리온을 말씀해주셨는데, 드디어 2집이 나왔죠. 팬의 입장에서 어떤 느낌이 드나요?(웃음) 시미: 정말 기다렸던 앨범이에요. 너무 기다렸던 앨범인데다가, 형님들의 ‘새 앨범’이 나오는 것도 모자라서 프로듀서 진이 S-1 (Strange Fruit Project의 프로듀서, 최근 Kanye West 의 POWER 프로듀스), J.Ralws, 킵 루츠(Keep Roots), DJ soulscape 등 장난 아니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었던 존경하는 프로듀서들이 형님들의 앨범에 참여를 했다니 더더욱 기다려왔던 앨범입니다. 저희 앨범과 발매일이 같아서 기념적인 의미도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요.(웃음) 지노: 정말 저희가 존경하는 형들이에요. 발매 자체만으로도 정말 기분 좋아요. 힙플: 빈지노씨는 많은 무대에도 섰고, 피처링 작업도 많이 해왔어요. 1년 여간 열심히 해왔는데, 씬을 경험 해 보니 어떤가요? 지노: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덜 순수한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비즈니스적인 면을 띄는 것도 많이 봤고요. 물론, 안 그런 사람들이 정말 많지만요. 무엇보다 노력 없이 노는 사람들이 많은... 짐작은 했었지만, 그런 놀기 좋아하는 몇 몇 부류들을 보면서 안타깝다고 생각했어요. 힙합을 공부하자는 건 아니지만 자기 인생의 본질 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들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뮤지션 대 뮤지션으로 봤을 때. 힙플: 팬덤(fandom)에 대해선? 지노: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줘서 지금의 이 씬이 존재하는 것 같고요, 근데 너무 팬 층이 어려지다보니까, 자극적인 것을 너무 좋아하게 되고 또 그런 점을 이용하는 아티스트들도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안타까움도 들었어요. 근데 그 친구들이 나이가 들고 많은 것을 알아가게 될 테니까, 한국에서의 힙합도 지금보다 더 고급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힙플: 시미씨는? 시미: 전........ 아직 첫 결과물이라서 더 겪어봐야 알겠지만, 제가 봤을 때는 다양성이 약간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언더그라운드, 인디펜던트라고 한다면 더 여러 가지 색깔들이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생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니라 조금은 아쉬워요. 그리고 팬덤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어요.(웃음) 힙플: 두 분은 인디펜던트와 메인 스트림. 어떤 부분을 지향하실 생각인가요? 시미: 저는 개인적으로 인디펜던트로 계속 하고 싶어요. 샘플링도 계속 하고 싶고.. 제가 원래 목표로 했던 것을 계속 하고 싶어요. 이제 겨우 시작이고 꼭 재즈힙합뿐만 아니라도 하고 싶은 스타일이 많거든요. 지노: 저 같은 경우는 그 기준을 아직 언더다, 대중가수다 이런 선을 두고 있지는 않아요. 대신에 어떤 태도이냐면, 그냥 궁금해요. 지금 제 상태는 모든지 궁금하고 다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에요. 그렇다고 연예인이 되어야지 스타가 되어야지.. 그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어요. 그냥음악으로써 다 해보고 싶어요. 힙플: 앞으로의 계획? 지노: 저희 팀의 계획이라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시미가 비트를 만들면 제가 랩을 하고, 공연이 잡히면 공연을 할 것 같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핫 클립으로써의 작업이 곧 시작 되거든요. 그래서 디지(Beatbox DG) 형이랑 이야기 많이 나누고 있어요. 시미: 저는 이제 내년 초에 군대를... 가야 돼서.(웃음) 그 전에 작은 거라도 발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서 곡 만들어야죠.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시미: 저희 앨범은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편안하게 쭉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들어주시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지노: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했으면 좋겠어요. 뭐 분석을 하는 건 좋지만, 아티스트가 뭔가를 얄팍하게 혹은 잔머리를 굴려서 만들거나, 리스너가 괜히 눈꼴 사나운 아티스트에게 근거없는 지적을 한다거나 하는 것 보다 순수한 태도로 임했으면 좋겠어요. 이 문화의 모두가. 바람직한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힙플: 정말 마지막으로 빈지노씨에게 ‘말랐다’ 라는 건.(웃음) 지노: 그렇기 때문에 제 랩이 더 풍성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목소리는 안 말랐거든요. 그래서 더 빛 날 수 있지 않은가..(웃음) 생각해요는 무슨! 살찌고 싶어요.(하하하, 모두 웃음)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재지팩트 공식 커뮤니티 (http://club.cyworld.com/beenzino)
  20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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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딥플로우 | 10년차 랩퍼의 웰메이드 앨범 '양화'  [13]
HIPHOPPLAYA (이하 힙플) : 티케이(TK)와 딥플로우가 거의 모든 곡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더라. 마지막까지 굉장히 깐깐하게 작업했다고. 딥플로우(Deepflow, 이하 딥): 마지막까지 비트 선정 작업이 힘들었다. 컨셉과 가사는 미리 있었거든. 비트가 나와서 가사를 쓴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원하는 템포와 분위기를 정해놓은 다음에 가사를 먼저 쓰고 그에 맞는 비트를 후 작업으로 만들다 보니까, 변심도 하고, 만들어 놓고도 더 어울리는게 있을 것 같으면 더 만들어보고 하는 그런 과정이 좀 오래 걸렸다. 힙플 : 마지막까지도 비트 셀렉을 계속한 건가? 딥: 맞다. ‘버킷리스트’ 같은 경우에는 마스터하기 일주일전에 비트가 바뀐 곡이다. 힙플 : 티케이와 애초에 작정하고 합을 맞춰가지고 그렇게 작업을 한 줄 알았다. 딥 : 앨범의 거의 모든 곡들이 티케이의 손을 거쳤지만 앨범 미장센 역할을 해주는 사운드를 내가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놓고 티케이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줘야 했기 때문에 그 과정은 사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테마를 스케치 하고 티케이의 시퀀싱과 편곡으로 곡을 완성하는 식의 작업으로 대부분 진행됐다. 내가 혼자서는 구현 못하는 완성도의 사운드를 티케이가 적절하게 끌어 올리고 마감지어 줬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필연적인 작법이었다. 앨범 기획 초기부터 티케이를 무조건 메인 프로듀서로 생각 했던 이유다. 힙플 : 이번 앨범의 이야기들, 어떻게 보면 이곳의 베테랑들만이 잘 해낼 수 있고, 그래야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더군다나 주변 관계들을 의식하지 않은 화법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봐온 딥플로우는 그 동안 꾸준하고 묵묵히 힙합을 제대로 해온 랩퍼였지, 굳이 기름을 끼얹는 타입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해탈하고 열반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은 건가 딥 : 그 해탈하고 열반하기까지의 과정이 개인사일 수도 있고 한데, 내가 힙합 뮤지션이다 보니까 그 개인사들을 힙합이랑 연결을 안 지을 수가 또 없다. 굉장히 어떤 큰 사건이 있었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쌓였던 불만 같은 것들이 이제 증폭이 되다가 터진 거 같기도 하다. 근데 터졌다는게 분노로 표출 된 것이라고 하기보다 내 성격상, 그냥 해탈하는 느낌에 더 가까웠던 걸로 어느 순간 느껴졌다. 그냥 중간과정에 있어서는 거취도 많이 옮겼지 않나. 빅딜에 있다가 빅딜 나와서 전에 있던 크루들 다 그만하고, 뭐 아무것도 안하려고 나 혼자 개인적으로 하려고 하다가 뭐 비스메이저도 만들었고 비스메이저도 이제 크루였다가 레이블로 또 바뀌게 되고 또 같이 어울리는 동료들도 바뀌게 되고 이런 변화들이 나에게 조금씩 쌓이다가 어떤 분위기 환기가 된 시점부터는 좀 느꼈던 것 같다. 물론 씬에 대한 불만 같은 것들도 포함이 됐을 거고. 힙플: 첫 트랙 ‘열반’에서 ‘난 이미 꿈을 이뤘다고 봐’라고 했지만, 그 구절은 사실 좀 복잡미묘하게 느껴졌다. 딥 : 일단 앨범의 첫 트랙의 첫 구절을 어떻게 시작할까 브레인스토밍을 하다가 떠오른, 그때 가장 먼저 소리치고 싶은 말이 었다. 사실 난 누가 뭐래도 내 랩퍼로서의 커리어와 실력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감이 크다. 난 막연히 어릴 때부터 랩퍼가 되고 싶었는데 ‘난 지금난 앨범을 몇장이나 낸 랩퍼인거야?’ 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갈 때 기분은 되게 신기한 경험이다. 스스로에게 분위기 환기나 새로운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난 지금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하고 있고, 어릴적 꿈도 이뤘으니 이 랩게임에서 더 눈치 볼 것도, 꿀릴 것 도 없다며 소리치는 일갈일 수도 있지만 그야말로 이 총체적 난국 속 에서 해탈한 경지를 표현하고 싶기도 했다. 힙플: 성취감도 물론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딥 : 일단 [양화] 속에 내가 심어놓은 포인트 중에 하나가 장소마다 다른 화자의 심경변화의 묘사다. 왜냐면 무대 위 딥플로우의 어깨가 림보할때처럼 쫙 펴지는 모습과 양화대교를 넘어가서 영등포에서의 내 현실을 마주했을 때의 굽어지는 어깨의 상반된 모습에 대해서 그려내고 싶었다. 그래서 초반 트랙에 분위기는 ‘당산대형’ 이라던가 ‘작두’ 같은 곡에서는 오히려 과장된 분위기를 조성했다. 후반부와 더 대비되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열반’ 에서는 무조건 해탈한 경지의 10년차 랩퍼 딥플로우 모드다. 힙플 : ‘열반’의 첫 벌스에서 언급된 화두만 대략 살펴봐도 딥플로우가 바라보는 씬은 총체적 난국인 것 같다. Line By Line으로 천천히 짚어보자 딥 : 총체적 난국..(웃음) 힙플 : ‘지금 한국 힙합은 연애 중 저마다 갖고 싶어 해 유희열 면회증’ 미디어에 기생하고 있는 씬의 모습을 말하는 건가 ’지금 한국 힙합은 연애 중 저마다 갖고 싶어 해 유희열 면회증’ – 열반 中 딥 : 그 메시지가 ‘열반’을 다 설명할 수는 없는데.. 그냥 그런 이유들 중에 하나라서 크게 이 라인에 대해서 어떤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그냥 한 라인일 뿐이지. 그러니까 그 얘기를 한 거는 소위 말하는 ‘발라드 랩’들. ‘발라드 랩’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도 이제는 너무나 식상하고 낯간지러운 기분이 들 정도로 이제 너무나도 만연한 거라서 크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쨌든, 저마다 비슷한 무드의 멜로 송들을 들고 나와서 천편일률 적인 미디어 프로모션의 행태가 너무 뻔하게 보이고 재미없었다. 그래서 그런 얘기에 대해 언급한 라인이다. 힙플 : ‘랩퍼들이 차트에 가져온 노래’ 에서 ‘You and you W.A.C.K 해석해줄게 너희 다 존나 끔찍해 다 똑같이 안 하면 좆 될 거 같은 눈치 게임’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좋은 라임이면서 펀치라인이다. ’ You and you W.A.C.K 해석해줄게 너희 다 존나 끔찍해 다 똑같이 안 하면 좆 될 거 같은 눈치 게임 다 질질 짰으니 힙합의 내일은 무지개’ – 열반中 딥 : 고맙다.(웃음) 음.. 라인바이라인. 이거 굉장히 멋있고 되게 좋아하는데, 사실 나는 그냥 브레인 스토밍 해서 써내려 갈때도 많다. 그때 내가 쓰고 싶었던 내용과 라이밍이 굉장히 링크가 잘 돼서 딱 펀치감이 있게 나왔을 때 그 순간이 나의 역량이다. 대략 총제적인 난국에 대해 열반한 메세지의 연장선이다. 드렁큰타이거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에서 나오는 대목. ‘You and you W.A.C.K’.를 모티브로 시작된 라이밍이다. 힙플: ‘그 형들은 문을 잠갔지 "너희는 못 나가"’ 라는 대목은 선배들의 대한 원망으로 들리기도 한다. 지난 코멘터리(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6336) 에서도 잠깐 이야기해줬지만, 더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나. ‘우린 나아갈 뿐. 또 어딜 올라가? 그 형들은 문을 잠갔지 "너희는 못 나가" ‘ – 열반中 딥 : 우탄(Wu Tan)이의 'No Role Model'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우탄이와 자주 나누던 대화의 주제였다. ‘우린 롤모델이 안보이지 않냐?’ 라는. 씬 안에서 내 다음 행보에 힌트가 되어주는 매뉴얼을 들춰보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넥스트 레벨의 정공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힙플: 방금 언급한 라인도 그렇지만, 앨범 안의 많은 곡에서 그런 식의 뉘앙스는 많이 있었다. 선배들혹은, 딥플로우 세대 기성 랩퍼들에 대한 부정의 뉘앙스랄까 딥 : 코멘터리 했던 대로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이 씬에서도 기득권이 존재한다. 그 기득권들의 한마디 발언과 행동이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요즘 그 기득권에 속하는 랩퍼들이나 서브컬처 씬 종사자들이 ‘문화발전’ 이라던지 ‘대중화’ 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자주 언급 하고 있는걸 봤는데 그 랩퍼들의 개인적인 성공과 힙합문화의 성공은 다른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자본주의사회에서 개인적인 성공은 존중받고 박수 쳐주고 싶지만 문화에 대해서 자기가 공헌을 했다라는 식으로 연결 짓는건 큰 착각이다. 쇼미더머니에 나가서 자기가 예전보다 돈벌이가 더 많다고 힙합이 성공한건 아니라는 거다. 신인들에게 ‘오디션 안 나가도 너희들은 이렇게 잘 해 나갈 수 있어’를 보여줘야 하는 기득권들이 발 벗고 나서 오히려 좁은 문턱의 경쟁을 권장하고 있다. 문화를 논 할 자격이 없다. 힙플: 확실히 모든 랩퍼들이 오디션과 랩 레슨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미래를 그리진 않았을 테지만, 어쨌든 현재는 오디션과, 랩 레슨이 언더그라운드 랩퍼들의 생계수단이 됐다. 다시 말하면 더 이상 좋은 작품이 뮤지션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두 개의 동아줄 랩 오디션과 랩 레슨 그게 네가 원했던 거야? 씨발 진짜? 그게 네가 원했던 거냐고 진짜?’- 열반 中 딥 : no role model 표어랑 조금 이어지는 거다. 적절한 정공법의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임기응변의 행동으로 랩퍼들이 오디션에 나가거나 레슨을 한다거나 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다음 대안이 과연 이게 다인가 라는 뜻으로 가사를 쓴 거다. 힙플: 그런 맥락에서 아티스트로서 혹은 제작자로서, 딥플로우가 클래식을 위해 앨범에 공들일 때 어떤 비젼을 보는지 궁금하다. 딥 : 그런걸 소위 우리끼리는 자위행위라고 (하하하 모두 웃음) 얘기하기도 하는데, 사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다. 그러니까, 나 같은 경우는 ‘내가 앨범을 낼 때가 됐기 때문에 앨범을 할 거야’ 보다는 할 게 있어서 앨범을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화] 도 당연히 그런 맥락에서 기획 된 거다. ‘나 이런 컨셉 딱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영감이 오면 그때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거다. 성공이나 비전 보다는 자기만족을 더 우선시 여길 때 좋은 작품이 나오고 그게 클래식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좋은 작품만으로는 미디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딥 : 좋은 작품이 미디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나는 그것도 전례를 거의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근데 힙합이 아닌 장르에서는 간혹 있긴 한 것 같은데.. 힙 : 장기하? 딥 : 맞다. 그런 뮤지션들. 근데 장기하도 나는 분명히 엔터테인과 뭔가가 섞여 있던거라고 생각을 한다. 완벽한 순도 100프로의 그런 경우를 많이 못 봤는데, 내가 기대하고 있는 바긴 하다. 좋은 작품으로 정말 좋은 선례를 남기는. 정말 멋질 것이라는 생각은 한다. 힙플: 버스 프로모션의 기획의도는 어떤 맥락이었나? 딥 : 지극히 인디펜던트 스러운 앨범이니까 프로모션도 조금 독창적으로 하고 싶었다. 똘배(스톤쉽 대표)랑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똘배가 원래 자기는 양화대교에 큰 현수막 같은걸 걸어서 하고 싶다고 했다. 내 생각에 지나가는 차들이 저거보고 무슨 생각할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됐다. 그러다가 옮겨 진 생각이 홍대를 지나다니는 버스에 광고를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꽤 특이하기도 하고, 그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양화]라는 타이틀을 신작 영화가 개봉하는 것처럼 인식시키고 싶었다. 애초에 앨범 커버에도 그런 의도를 심어 놨었고 그게 이 앨범 감상 포인트에 좋은 역할을 할 것 같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알맞은 구색이었다. 힙플: 앞서서 하던 얘기를 좀 이어가면, 쇼미더머니 시즌2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이 세탁되고 있는 와중에 이제는 베테랑 뮤지션들도 점점 프로그램에 대한 경계를 푸는 추세다. 딥플로우는 어떤가? 딥 : 세탁..(웃음) 이젠 힙합 뮤지션으로서의 입장은 좀 식상한 얘기만 나올 것 같으니까 살짝 떠나서 좀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는 대중 미디어를 어릴 때부터 늘 보고 자랐기 때문에 시청자인 동시에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만 봐도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를 서로 평가다거나 하면서 방송을 전문가처럼 분석하는게 가능한 시대다. 단순히 그런 시각에서 봤을때 이제 슬슬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들처럼 흥행이 떨어질 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힙플: 시즌4부터? 딥 : 시즌4가 3보다 더 흥행해도 아마 이 다음부터는 당연히 내려가는게 섭리 인 것 같다. 물론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웃음) 앞서 말 한대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미 대중 미디어의 전문가들(웃음) 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흐름이고 씬 안에서도 이런 추측은 돌고 있다. 차츰 흥미 거리 떨어 질 거 같고, 요즘 힙합이 대세라고 그러는데 그 분위기는 유행의 순리 상 다시 지나갈 테고 뭐 그게 나한테는 좋은게 아니지만. 아무튼 이젠 그냥 내가 저기에 관심을 왜 가져야 되나 싶다. 일개 예능 프로그램이 한 장르 씬의 유명 아티스트들을 손에 쥐고 그 이슈들은 힙합 커뮤니티를 완전히 다 잠식했고, 다들 알다시피 굉장히 기형적인 상황이지만 사실 이것도 역사적으로는 잠시의 현상으로 기록 될 수도 있다. 빙하기가 뭘 어쩌겠나. 이걸 조장한 책임자들이 나중에 책임 져야한다. 어쨌든 그래서 뭐 프로그램에 대해서 뭐가 문제고 뭐가 잘못됐고 어떻게 되어야 되고는 이제 내 관심거리가 아니게 된 거 같다. 그냥 불구경 하는 거다. 힙플: 근거는 없다고 했지만, ‘끝 날 거다’ 라고 보는 그 추론의 근거는, 쓸 수 있는 자원이 떨어져서인 것도 이유에 포함 되나? 딥 : 그렇다. 그런 부분도 있고, 음. 좀 더 이야기하자면 나는 이미 거기에 누가 나갈지 다 들었다. 벌써 등수가 정해져 있고, 어떤 회사가 나갈 거고 뭐 이런 식의 이야기가 씬에서 돌고 있기 때문에 우리끼리는 다 알고 있다. 뭐 루머일수도 있지만. 만약에 내가 들은 출연진과 포맷대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이젠 매니아들도 등을 돌릴거같다. 그리고 유행하는 시류는 영원할 수 없잖나. 계속 돌고 돌기 때문에 이 쇼미더머니도 길게 쳐줘서 한 사년 오년까지는 해먹는다고 해도(웃음) 영원하진 않을 거다. 힙플: 앞선 질문은 이 질문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 다음 자원이 ‘VMC가 되지 않을까’ 라고 보는 시각들도 있거든. 말하는 걸로 보아선 보이콧 일 것 같은데? 딥 : 만약에 이 모든게 엔터테인이라면, 이 작은 랩 게임 안에서도 엔터테인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면 우리가 취해야할 입장은 당연히 보이콧이다.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 솔직한 대답은 그냥 의도적으로 보이콧 해서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힙플: 제안은 많이 들어왔을 것 같은데. 딥 : 그렇다. 농락도 많이 당했다.(웃음) ‘미팅하러 와주실 수 있나요.’ 하는데, 생각해보면 갑이 을한테 하는 소리인 거다. 이제 다음부터 전화 오면 ‘니네가 오라고’(웃음) 할 것이다. 미팅 안 한다 그래도 계속 연락이 온다. 끈질기다(웃음) 힙플: 쇼미더머니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고 했다. 그럼, 그들에 대한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딥 : 불속으로 뛰어드는 나방 같다. 어쩌면 이제 빙하기가 오고 그 새로운 환경에 살아남는 종들만이 남겨지거나 또 새로운 개체들이 생겨나겠지. 건투를 빈다. 힙플: 동감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못했던 그 모든 것이 범위 진짜 힙합의 재채점’이라는 구절은 이곳만의 시스템 셋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혹시 딥플로우가 그리고 있거나 상상하고 있는 그림이 있나 ‘난 다음 꿈을 꾸기 위해서 다시 눈을 감아 보여줄게. 내 목표는 그들이 못했던 그 모든 것이 범위 진짜 힙합의 재채점’ – 열반 中 딥 : 나의 개인적인 청사진이 있다면, 이곳이 씬 이라고 명칭이 성립 되려면 앞으로는 정말 매뉴얼이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어떤 폼 같은 것이랄까. 마치 명절이 되면 우리는 다들 명절이라는 폼 안에서 각자 제사를 지내던 고향을 가던 하루를 보내듯이. 일종에 형식미 에 대한 얘기 일수도 있고. 그런 일정한 형태의 폼이 있어야지 어쨌든 명맥이 오래 유지되는게 아닐까. 우리가 씬이라는 것을 체감 할 수 있는, 그걸 조금 더 실체화 시켜줄 수 있는 청사진은 뭐 여러 대안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내가 제일 바라는 이상향이 있다면 지금 보다 많은 레이블 혹은 크루, 창작 집단들이 리그처럼 형성되어야 한다는 거다. 마스터플랜부터 시작해서 소울컴퍼니, 빅딜, 지기펠라즈 수많은 집단들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걸 반복 했는데, 이런 현상이 생태계적으로 자연스러운 거라고만 받아들이기에는 악순환처럼 반복되고 매뉴얼이 계속 리셋 된다. 난 지금 있는 하이라이트, 비스메이저, 일리네어 등의 이런 레이블들이 프리미어리그에 명문 구단처럼 쭉 이어 지는 그림을 그린다. 마치 슈퍼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가 있고, 바르셀로나가 있다면, 아스날도 있는 것처럼 레이블 마다의 매니아 층이 분명 하게 형성 되는 형태를 보고 싶다. 예를 들면, 어떤 랩퍼 지망생이 ‘내가 보기에 일리네어가 돈을 제일 많이 벌지만, 내가 하고 싶은 타입의 음악은 비스메이저야’ 라는 생각으로 VMC 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는 어떤 저변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비스메이저의 지금 멤버들이 다음 2대 멤버를 양성하고 2대가 3대를 양성하는, 어쩌면 무협 영화의 문파(웃음) 같은 개념이 될 수 도 있는 거고. 그런 각자의 전통 있는 문파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일정 기간 명맥이 유지 된다면 그때야 말로 단단한 씬이 형성되는 시작 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정서상 힙합은 서브컬쳐로 분류 될 수밖에 없는데 미디어의 과장된 조명으로 이제는 서브컬쳐가 아니게 됐다. 오히려 철저한 서브컬처로 남는 것이 장르의 멋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단단한 뿌리를 뻗게 되는 해답일 수도 있다. 힙플: 어떻게 보면 일리네어가 제시한 그림도 매뉴얼이 될 수 있지 않나? 이미 많은 랩퍼들이 그들의 매뉴얼을 따라가고 있다. 딥 : 근데 그 너무 ‘철권 10단 콤보’를 매뉴얼로 주니까 애들이 10단 콤보 부터 해야 되는 게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너무 그들만의 매뉴얼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린 친구들이 체감하기에 난이도의 벽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 모든 위인들이 다 세종대왕처럼 만원 짜리에 용안이 박히기는 힘들다. 대부분 존경하는 위인이 누구냐 하면 세종대왕, 이순신을 꼽는데 그들의 업적은 좀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다. 뭐랄까, 왠지 장영실이 세종대왕 앞에서는 초라해 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영실에게 세종대왕이 될 수 있는 매뉴얼은 필요가 없다. 그럼 장영실은 장영실이 아니게 되는 거니까. 힙플: 얼마 전, 그랜드라인의 디제이 돕쉬(DJ Dopsh)와 작은 설전이 있었다. 화두가 ‘힙합적인 태도’였던 것 같은데. 뮤지션이나 회사의 에티튜드가 점점 장르 구분의 지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버벌진트(Verbal Jint)와 타블로(Tablo)같은 랩퍼들은 ‘차트 랩 메이커’로 치면 상위 랭커들임에도, 이들이 양화에서 말하는 ‘차트송 랩퍼’들과 구분되는 지점이 궁금하다. 딥 : 마음속으로 늘 결정은 돼있다. 똑같은 바이브의 곡을 했더라도 이 사람은 이전에 어떤 커리어를 이뤘고 나한테 어떤 영감을 줬고 멋있는 뮤지션으로써 내가 리스펙하는 랩퍼다 하는 사람의 작품과, 반대인 경우의 작품은 내가 받아 들이는게 다를 수밖에 없는 거지. 다시 말하지만, 당연히 내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지 내가 이런 것을 ‘심판’할 수는 없다. 지표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여러 가지지만 나에겐 ‘커리어’ 가 가장 큰 부분 같다. 힙플: ‘불구경’에 언급된 여러 아티스트들 말인가 ‘VJ의 Flow 타블로의 Brain F와 P의 Rhyme 가리온의 Fame 내 DNA 첨가물들의 레시피’ – 불구경 中 딥 : 그 라인은 그냥 그 영역에서 상징적으로 멋있는 분들 얘기한 거다. 페이보릿 랩퍼들의 나열이라기보다 일종의 샤라웃에 가깝다. 힙플: 이 앨범은 누가 들어도 타켓이 명확하다. 물론, 그 랩퍼들이 한 둘이겠냐만, 특히나 매드클라운(Mad Clown)은 정확히 타겟하고 있다. 딥 : 내가 풀어가는 가사에 제일 안성맞춤인 먹잇감으로 돼서, 나는 그냥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좋다.(웃음) 장기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랑 얘랑 장기두면 재밌겠다.’ 그런 느낌. 힙플: 아, 딱히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고? 딥 : 그러니까, 나한테 힙합이 무슨 종교 대하듯 ‘넌 이걸 더럽혔으니 널 죽이고 처벌하겠다.’ 이런 마음은 전혀 없다. 그냥 이런게 생태계 구나. 저런 사람이 있고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균형 잘 맞으니 게임으로써 되려 재밌게 느껴진다. 뭐 그런 감정 정도다. 힙플: ‘불구경’의 두 번째 벌스나, ‘낡은 신발’의 션이슬로우 벌스는 새로운 세대의 랩퍼들을 겨냥한 노래다. VMC에 들어오는 데모들이나 ‘Re By DEEP’ 같은 피드백 컨텐츠들을 하며 느낀 점이 있나? '너의 영역을 더 넓히는 법 더 튀는 법 아님 버티는 법 난 네 데모시디를 던져 넌 하고 싶은 것보다 되고 싶은 게 먼저' - 불구경 中 ‘Swag 타령하면서 과정따위엔 모두다 방심했지 대체 니 꿈이 도끼야? 자신으로 살기 포기한채 그건 니가 로또맞을 확율보다도 Unlucky 한거야, 이 병신아 진짜 멋이 뭔지 모르는 이 현실안에 니 힙합음악 남의 것 들로만 덕지덕지 떡칠할거면 이젠 그만해라 뭔 할말만 없으면 꼰대 갖다놓고 이빨을까고있어 내가 그 개꼰대다 어서 니 좆을 까고있어’ – 낡은 신발 中 딥 : 신예들이 랩을 처음 시작 할때의 그 막막한 그 기분을 나도 겪어 봤기 때문에 잘 안다. 보통 처음엔 피드백을 듣고 싶고 내가 어떤 고칠 점이 있나 부터 시작해서 랩을 더 잘해지고 싶고 나중에는 내가 어떻게 여기 발을 들일 수 있을까, 어떻게 돈을 벌수 있을까의 순서로 고민의 포인트가 옮겨가게 된다. 근데 요즘은 그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하고싶은 것과 되고 싶은 것을 착각한다. 예술의 범주에서 창작자가 ‘하고 싶은게’ 더 앞에 있어야 되는 거라고 난 당연히 생각 하니까 쓴 가사이다. 랩을 하고 있지만 진짜로 하고 싶은게 뭔지 헷갈려하고, 랩 하다가 잘 안 되면 다시 학교를 다닐까 말까 하면서 보험을 설계하는 아마추어는 그 태도를 존중하기 힘들다. 이런 애들도 있다. ‘내 팔로워가 몇 명이상 되지 않으면 음악을 그만두겠다.’ 물론 내가 어떤 단면을 본 걸 수도 있는데, 이건 예술가에게 경쟁심만 부추기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 이후 더 극대화 된 기현상인 것 같다. 힙플: 개중에도 정말 잘하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테다. 소개해 줄만한 신예는 전혀 없는 건가? 딥 : 음 일단은 생각나는 사람이 딱 없는데.(웃음) 근래에 소위 FA들 중에서 데리고 오고 싶은 사람은 넉살밖에 없었다. 아예 은둔형 고수 중에는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내 제자였고 내가 믹스테잎 제작을 도와줬는데 이름은 빈센트 라는 친구이다. 얘 믹스테잎 나와서 공개되면, 적어도 저스디스나 던말릭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 거다 라는 생각은 한다. 근데 만약 이걸 본다면 너무 으쓱해 하지 말길 바란다.(웃음) 힙플: 신예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럼 이번 앨범에 참여한 케이온(Kayon) 같은 경우는 어떤가? 딥 : 작년에 리드머 인터뷰(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4964&m=view&s=interview&c=24)에서 처음 본 친구이고, 나이도 좀 있어 보이는데 왜 이제 처음 알았을까 하는 생각에 앨범을 들었는데, 되게 좋더라. 그냥 스킬 적으로 랩이 완성되거나 출중한 느낌이라기보다 데뷔 앨범을 굉장히 매끄럽게 완성해 낸게 인상적이었다. 그 연령대 랩퍼만이 풀어갈 수 있는 가사 속에 서사들이 확실히 다른 여자 랩퍼들과 다르게 들렸다. 그 후 ‘클리셰’ 에 여자 랩퍼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고, 떠오르는 사람이 케이온 밖에 없었다. 힙플: 서울블루스도 그랬지만, 서울블루스의 가사를 인용한 ‘빌어먹을 안도감’ 역시 홍대에 대한 애증인 것 같다. 홍대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는 가사들이 특히 많이 나온다. 딥 : 이제 홍대는 상징적인 의미로 존재할 뿐이지. 지금은 뭐 이니스프리 엄청 많고 중국 관광객들 많고, 무슨 문화의 메카 이런 거 옛날부터 아니지 않나? 내가 어릴 때 뭔가 ‘홍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을 때, 멋있는 힙합 클럽 많고, 형들 다 여기서 음악하고, 여기 살지도 않으면서 맨날 여기서만 이럴 때의 기분은 지금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아 이제 홍대 식상하니까 다른 동네 한 번 가서 놀아보자.’ 해도 결국은 다시 홍대로 돌아와서 빌어먹을 안도감을 느끼게 되더라. 장소의 이름만 바꿔 놓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거라고 생각한다. 오디 같은 어린 친구도 애도 ‘형 우리 이태원가서 놀죠.’ 이래놓고서 얼마 안가 ‘아... 다시 홍대로 갈까요?’ 이런다. 홍대가 지네 집도 아니면서.(웃음) 그럴 때 택시타고 다시 홍대로 넘어와서 문을 열고 상상마당 앞에서 내릴 때 느껴지는 그 이상한 감정이 바로 커빈이 말했던 빌어먹을 안도감의 진정한 의미인 거 같아서(웃음) 그런 표현을 쓴 거다. 살짝 애매했던 거는 ‘서울블루스’를 아는, 그리고 커빈을 아는 사람은 이 가사, ‘빌어먹을 안도감’ 제목만 봐도 어필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빌어먹을 안도감이 어떤 누구의 가사였는지 모르는 친구가 이제 더 많더라. 그래서 그게 펀치가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함도 느껴지지. 힙플: 이 두 구절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사실 힙합씬의 네트워크야 모두 한 둥지 사람들 아닌가, 음악에서 치고 받아도 결국에는 마주치고 부대껴야 하는 동네다. ‘넌 이제 낄 자격이 없어 여길 맴돌아도 난 거짓말을 했지. "다음에 한잔해" 역시 언제쯤 어디서 같은 건 안정해’- 양화 中 ‘차트에 랩송 다 구려 난 그걸 불난 집 보듯이 구경 게네 대부분이 구면 내게 인사해 그럼 난 소금 뿌려’ 딥 : 그렇지. 일단 땅덩어리도 좁은데 다들 홍대에만 몰려드니까.. 힙플: 딥플로우 역시 침 뱉고 등돌린 랩퍼들과 얽히는 상황이 많을 것 같은데 오히려 이번 앨범은 그런 부분에 초연한 것 같다. 딥 : 거의 다 실제 경험들이었다. 예를 들면 ‘불구경’에서도 그런 대상들을 꽤 여러 명 생각하면서 썼다. 특정 대상이 아니어서 모호 한 게 아니고, 너무나 자주 일어난, 많은 경험들이었던 거다. 쉽게 말해서 공연장에서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눠도 서로에게 존중이 있는지는 쉽게 확인 할 수는 없다. 힙플: 어쨌든, 이런 상황이 불편하지는 않나? 딥 : 아주 예전에는 불편했다. 빅딜 안에서, 지기펠라즈 안에서 수많은 멤버들과 때로는 음악적으로 리스펙이 없는 사람과도 어떤 유대를 가져야 되는 당시 환경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굉장히 회색적인 태도였다. 어색하지만 굳이 인사를 건내고 영혼 없는 얘기를 나누거나 하는 처세법이 어린 내 몸에 익었는데 속으로. 근데 그냥 뭐 다 나이 먹으면 이제 좀 그런 것도 그냥 자연스럽고 불편하지도 않다. 감정 소모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됐으니까. 예를 들면 나랑 트랙 위에서든 SNS 에서든 신경전이 있었던 상대를 지나가다 만나도 난 ‘안녕’ 하고 지나갈 수 있다. ‘내가 쟤네랑 안 좋은데...’ 막 이런 거는 약간 어린 애들이 그런 거잖아. 고딩들이.(웃음) 힙플: 다음으로 ‘나 먼저 갈게’ 라는 곡 역시 곡 안에서의 디테일한 감정이 느껴진다. 박탈감이라고 하면 좀 과장인가? 딥 : 그날의 기분에 따라 복잡 미묘하게 달라지는 술자리 속 감정들 묘사해본 가사라 성인들은 많이들 공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에 가야 하지만 가기 싫은 날이 있고 집에 안가도 되지만 서둘러 들어가고 싶은 날이 있다. 홍대에서 집으로 오가는 양화대교 위에서 교차되는 마음을 그린 ‘양화’ 의 발단이 되는 역할의 트랙이기도 하다. 힙플: ‘양화’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감성인 것 같다. ‘난 이미 꿈을 이뤘다고 봐’라는 구절의 복잡미묘함도 사실, 양화에서의 양면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딥 : 랩퍼가 트랙 위에서 보여주는 온도와 무대 위에서의 행동과 말투, 또 집에서 컴퓨터로 힙합플레이야 하고 있을 때의 모습은 확연히 다른 거라고 생각한다. 에너지나 아드레날린 자체도 완전 다른 거고, 내가 인터뷰에서 하는 지금 말투랑 엄마한테 하는 말투랑 다른 거니까. 어쩔 때는 완벽히 하나의 일관적인 모습으로서 존재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언행일치 확실한 랩퍼가 되고 싶은 그런 느낌. 그게 근데 좀 어렵더라. 방금 홍대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공연을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와 동료들과 악수를 한 후 택시를 타고 영등포에 도착해 집 현관문을 열 때의 기분은 그 순간순간이 다르고 복합적이다. 누군가는 나에 대해서 ‘딥플로우는 하고 싶은 거해서 좋겠다.’ 라며 내 뮤지션으로써의 모습만 보고 동경 할 수도 있고, 우리 동네 주민들은 내가 지나다닐 때 쟨 뭐하는 사람일까 하며 추측할거다. ‘저 빡빡이는 뭘까?(웃음) 운동선수인가?’. [양화]에서 최대한 지금 내 감정과 이야기를 잘 묘사하려면 이 양쪽의 상황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극단적으로 다른 감정의 모습을 둘 다 알아야지, 나에 대해서 평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비스메이저 친구들이나 내 여자 친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래도 좀 알 수 있을 거다. 왜냐면 내가 그 양쪽 모습을 이 친구들한테는 다 보여주고 있으니까. 뭐 힙합 팬들은 내가 홍대일 때의 모습밖에 모를 거고, 우리 엄마는 내가 집에서 있을 때의 아들의 모습밖에 모를 거 아닌가. 어쨌든 나에 대한 배경을 확실하게 깔아주고 싶고, 사실 그 딜레마 자체가 [양화]에서 진짜로 내가 하고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 제일 중요한 서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효과적인 감정 전달을 위해 홍대에서의 나를 상징하는 앨범의 초반부 트랙들을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묘사했던 것 같다. 힙플: ‘Bucket List’는 어디서 크리셋 미쉘(Chrisette Michele)을 섭외해왔다. 나스(Nas)의 행보를 의식한 건지..(웃음) 딥 :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장면은 옛날 50년대 재즈밴드가 연주하는, 투박한 마이크를 잡고 촌스러운 드레스를 빼입은 여자 보컬이 핀 조명을 받고 노래를 부르는 느낌. 그래서 떠오른게 크리셋 미셸이고, 그런 음색 톤의 보컬을 찾다가 우혜미씨랑 같이 하게 됐다. 힙플: 병상에 계신 아버님께 바치는 곡이라고, 아버님께 음악은 들려드렸나 딥 : 아예 씨디를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부모님한테 내 노래를 거의 안 들려 드렸는데 왜냐면 내 음악을 별로 공감할 수 없으실 것 같았기 때문에. 근데 이번 앨범에는 들려드리고 싶은 곡들이 몇 개 있다. 버킷리스트를 포함해서. 힙플: 웃긴 얘기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앨범을 듣기 전 까지 나는 딥플로우가 은수저? 최소 한 동수저 정도는 되는 줄 알았다. 딥 : 나는 완전 맨손으로 밥 먹는 (웃음) 힙플: ‘역마’, ‘개로’ ‘Bucket List’ 같은 트랙들은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감흥이 컸다. 어떨 때는 그런 개인사들이 촌스러운 감성팔이가 되기도 하지 않나, 이 앨범은 온도조절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딥 : 앨범에 ‘Cliche'라는 트랙이 있지만, 나는 항상 클리셰에 대해서 의식을 한다. 클리셰랑 웰메이드에는 한 끗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내가 지향하는 건 웰메이드다. 감정 선이 드러나는 곡들은 아무대로 클리셰에 가까운 경우가 발생하기 쉬워서 적절한 리미트를 거는게 내 임무였다. 전작들에서 하지 못했던 진짜 내 얘기를 온전히 다 끄집어내는 것이 이번 앨범의 큰 목표중에 하나 였는데 신파가 되기는 싫었기 때문에 적정 온도 맞추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힙플: ‘당산대형’은 원래 소울스케이프의 타이틀로 알고 있다. 딥 : 지금의 합정 작업실을 온 게 1월 달이고 그 전까지는 작업실이 당산동에 있었다. 양화의 가사와 컨셉들은 거의 당산에 있을 때 다 썼다. 이미 작업을 마친 후 답정남 처럼 소울스케이프 형에게 허락을 받았다. 힙플: ‘당산대형’의 두 번째 벌스는 어떻게 보면 VMC를 보는 주위의 시선을 말해준다. 1년동안 VMC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을 것 같다. ‘열 다섯 명의 밥그릇 넌 의심해 "돈 안 되지?" 좆 까 내 유일한 관심사는 타케조 스타일 도장깨기 hah’ – 당산대형 中 딥 : 내가 생각하는 청사진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생각 한다. 근데 사람들은 마치 매년 열리는 시상식처럼 레이블의 등수를 매기고 소고기처럼 등급을 정한다. 이게 힙합인지 프로야구인지 모르겠다. 가끔 비스메이져는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훈수 두는 키보더들이 있는데, 나는 일 년 내 내 24시간 비스메이져의 비전에 대한 설계도를 생각하고 있다. 정말이지 같잖은 잔소리 들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너네는 지금 잘 하고 있다’ 라는 말도 많이 듣지만, 뭘 잘하고 있다는 건지 정확한 실체가 없는 칭찬도 그리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러니까 두 가지 훈수 전부, 나한테 전혀 와 닿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냥 뭐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될 때가 있다. 이 곡에서는 저 라인은 큰형, 빅브라더로써 내 동생들과 나 자신에게 전하는 응원가 같은 가사다.. 힙플: ‘가족의 탄생’이라는 곡은 딥플로우가 VMC 안에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밖에도 VMC의 랩퍼들을 인터뷰할 때면 딥플로우에 대한 존경이 엄청나다. 가장으로서 딥플로우의 철학이 있나 ‘난 너를 가르치지 않아 그저 가리킬 뿐’ – 가족의 탄생 中 딥 : 일단 리더는 너무나도 좆같은 거다.(웃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주 아주 많다. 그래도 나는 그게 조금 내 성격에 잘 맞아 떨어지는 타입인 거 같기도 하다. 예전에 내가 몸담았던 크루나 레이블들이 와해되고 트러블이 생기는 여러 유형을 봐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의 백신 프로그램이 내 뇌에 탑재가 돼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면 되고 안 된다 하는 매뉴얼이 있는 거지.(웃음) 예를 들면 던밀스와 우탄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을 때(웃음) 얘네가 왜 이러는지 나는 딱 보인다. 뭐 눈치 빠른 사람들은 다 그럴 수 있지만 나는 조금 더 아티스트들의 입장으로써 공감 할 수가 있다. 가끔은 내가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웃음) 어렵고 벅찰 때도 있지만 어쨌든 과거의 경험들이 많이 도움 되는 것 같다. 난 가장이 된 거다. 힙플: 전혀 힘들지 않아 넌센스하지 ‘I'm good’은 큰 의미를 둔 라인은 아니겠지만, 이 질문은 해야 할 것 같다. (웃음) [양화]와 함께 2015년 상반기 기대작, 쌍두마차였던 에넥도트 신화의 산증인이지 않나 딥 : 개인적으로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들었다고 얘기한 거. 힙플: 후회 하고 있다고 해서 미안하지만, 에넥도트 프리뷰를 부탁한다. 딥 : 일단, 그 드립이 후회하는 부분은 그 말을 번복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양화 기대 된다’라는 글을 클릭할 때 ‘혹시 에넥도트에 대한 정보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런 부분이 후회된는 말이다. ‘아 씨발 괜히 말했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 앨범에 더 집중 당하고 싶은데, (웃음) 내 앨범 [양화]가 웰메이드라면, 이센스의 [Anecdote]는 웰메이드가 아니다. 돕(dope)으로 설명할 수 있는 앨범인 것 같다. 전형적이지 않지만, 모든 힙합 팬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앨범일거다. 여태 그런 느낌의 서사구조나 한 명의 MC가 그런 전형적인 면을 모두 탈피한 채 끌어나가는 앨범이 아예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앨범을 다 듣고 난 뒤에는 일매릭(illmatic)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일매릭이 상징하는 여러 가지 포인트들과는 엄연히 다르긴 하지만, 내가 말하는 포인트는 상징성이다. 내 생각에 지금의 우리나라 힙합의 역사는 미국으로 치면 딱 94년도쯤 일 거 같다. 당연히 미래에서 보면 지금의 한국힙합씬은 엄청난 올드스쿨일 것이고, 센스의 데뷔앨범 [Anecdote]가 일매릭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패러다임을 바꾸는(바꿀) 것 말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코멘트를 조금 덧붙이자면, [양화]와 [Anecdote] 두 앨범의 가사들이 비슷한 게 되게 많았다. 전체적인 흐름도 그렇고, 어떤 한 곡에서는 실제로 센스가 한 번 찾아와서 ‘형 이거 솔직히 제 가사 보고 썼죠?’(웃음) 했던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였다. 뭐, 그때는 당연히 내 가사 쓴 날짜를 보여줬지. ‘2013년’. (웃음) 그렇지만, 그 곡에서는 정말로 비유하는 법이나 풀어가는 방법이 완전 비슷했다. 이 인터뷰에서 미리 얘기하지만. 오해하지 않았음 좋겠다. (웃음) 아무튼, 센스는 내 앨범을 안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나는 그 유사함을 많이 느꼈다. 어떤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은 느낌 말이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가 중점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되게 내 앨범과 ‘동류’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결정적으로 화법은 많이 달랐기 때문에 다시 말하지만, 내 앨범이 굉장히 전형적이고, 웰메이드함을 추구했다면 [Anecdote]는 웰메이드하지 않고, 전형적이지 않다. 힙플: 이번 앨범은 딥플로우 개인의 이야기들이면서 동시에 언더그라운드에서 정도를 걷고 있는 플레이어들에 대한 헌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 앨범에 영감을 얻을 모든 사람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딥 : 어제 앨범 발매 기념으로 한잔하다가, 우탄이가 이런 고백을 했다. ‘나는 딥플로우보다 더 잘 할 수 있고 잘 할 거야 아니, 나는 이미 더 잘 해’ 라는 생각으로 해왔는데(웃음) 이번 [양화]를 듣고 뭔가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자기는 이런 앨범은 아직 못 만들 거 같다고. 그래서 내가 해줬던 말은, [양화]가 개인적으로 큰 프로젝트 이긴 했지만 어쩌면 이 씬 안에서는 나만의 역할이 있고, 나는 그 역할을 해낸 것뿐이라는 거다. 뭔가 대단한 새로운 걸 만들고 제시한 게 아니라 딱 내가 해야 할 만큼을 한 거다. 이건 내 앨범이고 당연히 나를 제외한 모두가 [양화]를 못 만든다. 그리고 [에넥도트] 같은 건 당연히 센스만 만들 수 있는 거고, 그렇게 각자 자기 역할이 투명한 공란으로 정해져있다고 본다. 근데 그 공란은 투명하기 때문에 가까이 찾아가기가 힘들다. 자기만이 채울 수 있는 공란을 채워내는게 사실 당연한 의무지만, 그 공란을 못 채우는 사람이 아직 세상에 너무 많은 거지. 어렵지만 당연한 일이라는 얘기다. 각자의 공란들을 채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냥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서 아까 초반에 말 한대로 좋은 작품이 미디어를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그런 자기 역할을 하는 앨범들이 쭉 나오게 돼서 분위기를 탄다면 지금의 기형적이고 울퉁불퉁한 레이스에서 핸들을 꺾을 수 있는 계기 혹은 근간이 돼 줄 것 같다. 힙플: 질리도록 질문 받았을 것 같은데, 은퇴 앨범이 될 거라는 말을 했다. 지금은 어떤가? 딥 : 이거 확실하게 해야 될 거 같은데, 난 은퇴라는 말 한 번도 한적이 없다. 인터뷰 초반에도 말했듯이 앨범을 만드는 건 누가 시킨게 아닌 나의 선택이다. 내가 어떤 기획사에서 5년 계약의 앨범 다섯 장 뭐 이런 상황이면 몰라도 내 활동에 모든게 내가 정하는 일정인데,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의 아이디어가 생겨야지 정규 앨범을 하겠지. 내가 헤비딥을 낼 때만 해도 ‘이제 20대 후반이니까, 내가 다음에 할 내 얘기가 생길까?’ 라고 생각 했는데 근데 또 시간이 지나 30대가 되니까 더 할 얘기가 생겼고, 컨셉이 그려지면서 [양화] 를 만든 거고. 그래서 지금 당장은 다음 거에 대한 기약이 없는게 맞다. 컨셉이나 할 이야기들이 생길 때는 당연히 하겠지만, 사실 지금 기분으로는 정규앨범 단위의 프로젝트가 큰 호기심거리가 아니다. 내가 정규 앨범을 한번 만들 때 쏟는 에너지와 작업방식은 나에게 있어서 진짜 인생 급 프로젝트가 되버린다. 꽤나 힘든 여정이다. 그래서 이젠 싱글앨범 단위나 미니앨범, 아니면 믹스테잎 등 이전과는 달리 가벼운 형태의 작품 활동이 더 재밌을 것 같다. 힙플: 되게 의외다. 딥 : ‘진짜 하고 싶은 것만 해야지’ 가 예전보다 더 증폭된 상태다. [양화] 같은 프로젝트가 막 끝났으니 작법에 있어서 완전 다른 안 해본 거 해보고 싶다. 힙플: 웰메이드 앨범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만큼 [양화]같은 앨범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기도하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이런 앨범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말은 사실 굉장히 의외고 아쉽기도 하다. 딥 : 당분간은 VMC의 프로듀싱, 제작을 주로 하게 될 거 같다. 넉살이와 오디, 프로듀서 티케이의 앨범을 구상하고 있고. 던밀스와 우탄도 계속 새 앨범 작업 중이다. 사실 지금 가장 구미가 당기는 거는 내걸 만드는 것 보다 비스메이저 멤버들의 작품을 만드는 거다. 의외라고 말했으니 좀 더 말해보자면, 랩퍼들이 가장 멋있는 순간, 어떤 꼭지 점이 딱 찍어지는 이후에는 꼭 플레이어로서 최전선에 앞장 서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난 아직 30대 초반이니까 아직 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멋진 힙합은 늘 젊고 생생한 음악이다. 지금보다 감이 떨어진다는 걸 스스로 느껴질 때는 굳이 작품 활동을 더 하고 싶지 않을 거 같다. 힙플: 당연히 젊고 프레쉬하면 좋지. 근데 랩퍼들이 은퇴를 안 하는 이유를 생각을 해보면 명예롭게 레전드로 남지 못해서 못한다고 생각을 하는 측면도 있다. 한국힙합에서는 이제 뭐 좀만 뭐해도 퇴물, 꼰대 소리 듣는 그런 분위기가 만연하니까.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계속 이렇지 않을까? 딥 : 그래서 나는 그냥 그때의 기분에 충실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진짜 플레이어로서 완전 손때야지 라고 생각할 때가 언젠가 온다면 나는 완전 겸허하게 받아들일 거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설명해주고자 하는 거지 ‘나 이제 앞으로 안 하겠다’ 이런게 아니다. 난 랩퍼만이 힙합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바운더리 안에서 멋지게 서포트하고 제작하는 프로덕션들, 예를 들어 힙합플레이야 직원들도 힙합을 하는 거고 스톤쉽 똘배도 힙합을 하는 거다. 그러니까 훗날 내가 트랙을 발표하지 않고 무대에 서지 않아도 힙합을 그만두는게 아닌 거다. 힙플: 마지막이다. 딥플로우가 생각하는 양화앨범 최고의 트랙은 무엇인가? 딥 : 고르기 힘들지만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양화’가 아닌가 싶다. 만족도라기보다는 의미부여가 많이 되는 가사는 분명히 ‘양화’다. 인터뷰 | 차예준, 고지현 (HIPHOPPLAYA.COM) 딥플로우 https://twitter.com/Deepflow39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Deepflow39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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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넉살, “작은 것들의 신이니까. 작은 사람들은 싸우지 못하거든”  [16]
HIPHOPPLAYA (이하 힙플) : 앨범이 상당히 미뤄진 걸로 알고 있다. Nucksal (이하 넉) : 원래는 VMC에 들어오기 전 한 3년전부터 이미 내 머릿속에 있던 EP규격의 앨범이었다. 그러니까 이 스토리는 다섯 곡으로 완성하려고 생각했던 앨범이었는데. 결국에는 ‘밥값’, ‘올가미’, ‘작은 것들의 신’이 살아남고 앨범은 더 크게 확장되었다. 힙플 : ‘밥값’, ‘올가미’, ‘작은 것들의 신’이 그렇게 오래된 곡이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앨범을 확장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나? 넉 : 상구형이 말하길 ‘이렇게 시간이 길어진 상태에서 EP앨범으로는 사람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 할거다’라고 하더라. 게다가 작품을 한 단위로 볼 때 EP는 의미가 없으니 플랭스로 가자는 조언을 해줬다. 결국 12트랙으로 앨범을 확장했지만, 시간은 더 지체 됐지.. (웃음) 힙플 : 기간으로 따지면 얼마나 걸린 앨범인가? 넉 : 내용정리 하는 데만 1년정도가 걸렸고, 비트 교체하고 후반작업이 7~8개월 정도 걸렸다. 힙플 :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원제의 책이 있지 않나, 책과 앨범의 연관성에 대해 넉 : 솔직히 제목 말고는 없다. 그래도 책의 내용과 비슷한 메타포를 따온 게 있다면, 결국 그 책에서 말하는 게 어떤 소수 신앙자들을 얘기할 때나 그것들을 표현 할 때, 작은 것들이라는 얘기를 하거든. 소소한 것들, 우리는 거대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결국 굉장히 작은 것들을 입밖에 낼 수밖에 없다는 건데, 그런 식의 정서들을 내 방식의 메타포로 사용했던 것 같다. 우리 같이 알바나 비정규직으로 사는 사람들, 내 주변이 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대변하고 싶었다.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왜 항상 잘되는 사람만 잘될까? 안 되는 사람들은 왜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가?’ 라는 물음을 던졌을 때, 그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신은 있을까? 그런 메타포를 책에서 빌려왔고, 거기서 우리의 일상을 대입 시켰다. 힙플 : 'Make it slow'에서 넉살은 시간에 초연하지만, 이제 이곳의 논리를 알만한 짬밥이고, 아는 만큼 눈에 보이고 보이는 것들이 눈에 밟힐 나이 아닌가, 왠지 이 곡이야 말로 스스로에게 용기를 복 돋아 주는 곡일 것 같다. 넉 : 이건 진짜 귀신 같다. (웃음) ‘Make it slow’는 정말로 나 자신을 위로하려고 쓴 가사였다. 나이 서른이나 처먹었는데 아직도 뭔가 이렇게 부유물처럼 떠있는 거 같고,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시간은 항상 촉박한데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압박감이란 게 솔직히 없을 수가 없거든. 아무리 초연해지려고 노력해도 말이다. 그런 식으로 내가 불안하니까 사실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나를 위로하는 트랙들이 많았다. 나 자신한테 ‘그래 괜찮아 할 수 있어’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Make It Slow’는 정말 그거였다. ‘서른이 돼도 좋은 음악을 하면 가능할거야, 늦지 않았어’ 라는 막연한 희망들. 세상이 아무리 날 떠밀고, 너 망했어 시발 너 존나 늦었다고 얘기해도 ‘아니야 나 같은 인간도 서른 나이에 상구형 같은 좋은 사람 만나서 이런 음악 낼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나 자신한테 계속 복 돋아 준거지. 무서울 정도로 정확히 포착했다. 힙플 : 제이지, 무라카미 하루키, 비비안 웨스트우드 모두 대기만성한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의 존재가 실제로 어떤 영감을 주기도 했나? 넉 : 하루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다. [잡문집]이라는 수필집이 있는데 거기에 하루키가 언제, 왜 글을 썼는지가 나온다. 야구경기를 보다가 어떤 타자가 구회 말에 장외 홈런을 치는 순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나이 서른에 말이다. 멋있게 살 붙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웃음) 어쨌든, 그 구절이 너무 멋있었다. 내가 딱 서른이 되던 해에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다. 제이지의 첫 번째 앨범이 28살 즈음이었고,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자신의 샵을 차렸을 때가 서른이었다고 한다. 그들을 나열하면서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힙플 : 넉살이 가지고 있는 그런 불안감의 원인에 분명 지금의 시대상황이 한몫 했을 것 같다. 어쨌든, 미디어가 커리어에 상처를 줄 거란 걸 알면서도 등을 떠미는 상황이다. 악마들과 TV 프로 속 PD 야바위꾼들의 빠른 손놀림 너의 등을 떠미는 정체 불명 불안감의 원인 뭘 해도 늦은 듯한 기분이 들어 그래서 너의 재능을 상처 입힐 채찍을 들어? 넉 : 맞다. 요새 상황이 그렇다. 그런데 이 구절은 미디어에 대한 악감정이 아니라 철저히 삼자입장에서 상황을 묘사하고 싶었다. 실제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미디어가 인디음악, 힙합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뜻 봐도 너무 실체화 되어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굳이 감정적으로 묘사하기는 싫었다. 어차피 내가 얘기하니까 주관적이고 일차원적이겠지만 말이다. 음악은 그냥 음악인데 요즘은 음악들이 미디어를 통해 눈에 보이는 비주얼적인 가치로만 판가름 나고 있다. 그 중심에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있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공중파 방송에서 ‘랩스타의 탄생’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다뤘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렇게 힙합이 다루어지는걸 보면 참 웃기다. 솔직히 말해서 난 음악은 그냥 음악만으로 남았으면 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Make It Slow’나 앨범 전체적으로 그런 가사들이 되게 많았는데, 그렇지만 그게 미디어를 보이콧하는 느낌이었다기 보다는 실제상황에 대한 내 나름의 묘사였다. 거기에 악감정이 묻어났다면 어쩔 수 없지만.. (웃음) 다만, 최소한 그런 가사를 쓸 때에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묘사하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힙플 : ‘Make it slow’에서 시간에 초연하지만, 뭔가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면 그 반대지점에 ‘올가미’가 있는 것 같다. 쫓아오는 시간에 대한 실제적인 압박감들 말이다. 넉 : ‘올가미’는 진짜 쓰는데 6개월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왜냐면 지금도 정말 보고 싶지 않은 글이거든. ‘내 머리 하나 들어갈 올가미’라는 게 자살할 때의 목줄을 표현한 거였다. 쓰지 말아야 되는 가사인데 써야만 하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꼭 필요했다. 뭔가 X같은데 필요한 거. ‘살아서 뭐하냐’라는 가사를 꼭 쓰고 싶었다. 그런 가사를 쓸 때면 내면으로 계속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우울해지고 착잡해진다. 힙플 : 내가본 넉살은 쾌활하고 어둠 없는 사람인데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편인가? 넉 : 물론 한다. 고등학교 때는 그게 좀 심해서 병원도 다니고 그랬었다. 사람이 자기자신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런 생각들을 안 할 수가 없거든. ‘살아서 뭐하냐 일해서 뭐해 아무 의미가 없는데’라는 생각들, 한번씩 하지 않나? 그저 양면화 돼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 그럼 ‘올가미’ 가사작업은 여러모로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 같다. 넉 : 죽음에 가장 가까운 가사를 써야 하는데 그걸 쓰려고 집중하다 보면 사람이 우울해지더라. 그리고, ‘올가미’는 사실 ‘밥값’의 인터루드 같은 곡이다. 처음에는 인터루드라는 단어를 붙일까도 생각했었다. ‘밥값’이랑 연결되는 구절들은 ‘무말랑이’ 같은 단어들인데, 음식들을 나열하면서 밥값의 예고편 느낌을 주고 싶었다. 힙플 : 이 곡을 많이 듣지는 않겠군 넉 : 잘 안 듣는다. (웃음) 하지만, 굉장히 힘들게 쓴 만큼 되게 마음에 드는 곡이다. 힙플 : 'Skill Skill Skill'은 재치 있는 주제의 워드플레이도 인상 깊지만, 어쨌든 랩퍼의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곡이다. 사실 요즘엔 하드웨어적으로 탄탄한 랩보다도 탄탄한 기믹랩이 주류로 떠오른 감이 있다. 넉 : 이게 참.. 요즘에 랩 하는 사람들은 연기를 잘해야 된다. 액팅이 가미된 랩들의 세상인 것 같다. 말하자면 워드나 문장이 뿜어내는 바이브보다 ‘나는 이런 캐릭터라 이런 랩을 해’라는 액팅이 가미된 음악들이 지금의 주류를 차지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어떤 면에서 나는 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런 식의 외부적인 것들이 부각될수록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것들은 분명히 힘을 잃어 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Skill Skill Skill’같은 경우에 그런 하드웨어에 대한 고찰들이 비중을 차지한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랩 이만큼 잘해요’ 하는 트랙이다. 거기에 뻔하지 않기 위해 ‘랩 테크닉 = 직업 기술’이라는 장치를 넣은 거지. 아버지한테 타이어도 하나 못 가는 놈이 무슨 음악을 하냐고 가서 기술이나 배우라는 말을 듣고 정말 거기서 초안을 짜서 만들었다. 힙플 : 아마 넉살의 톤과 발성이 1차적으로 테크니션의 인상을 심어주는 것 같다. 딥플로우는 자신의 랩을 베이스기타에 비유했는데, 넉살의 랩은 비유하자면? 넉 : 예전에 인터뷰에서 나는 내 톤을 싫어한다고 얘기한적이 있는데 난 사실 이 하이톤에 로망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난 랩을 한다면 상구형 같은 톤에 그런 묵직한 라이밍을 박는 랩을 하고 싶었다. 내가 옛날에 들었던 랩들이 그런 것들이었고, 그런 거에 심취해서 시작을 한 건데 어쩌다 보니까 내가 이렇게 되어있더라. (웃음) 뭐, 어쨌든 상구형이 적절한 표현을 해준 것 같다. 상구형은 말 그대로 덩치처럼 묵직한 베이스기타 같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상구형은 라이밍 만으로도 스토리라인을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이밍 구사에 있어선 한국에서 탑 수준이기도 하다. 상구형 라이밍에는 어떤 타격감까지 있는데 심지어 거기다 이야기가 연결될 정도니 라이밍에 있어선 엄청난 고수다. 그래서 상구형은 ‘랩 하면 라임’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말 그대로 베이스 랩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라임에 대한 구조를 많이 깨려고 한다. 더 이야기처럼 문장 전체를 살리는데 힘쓰는데 그런 식이니까 아무래도 라임보다는 변주가 많이 필요한 스타일이다. 내가 내 랩을 일렉기타에 비유 한 건, 내가 랩을 화려하게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면 내 가사는 진지하고 묵직하게 랩하면 그대로 진지충이 되는 가사거라는 말이다. (웃음) 분명 ‘아 이 새끼 뭔데 혼자 세상 다 산 것처럼 존나 진지해’ 하겠지. (웃음) 그래서 내 나름대로 진지한 가사이되 재미있게 들리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던 것 같다. 나는 본질적으로 박히는 가사들을 들려주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조금 더 화려하고 일렉기타 같은 랩이 필요했던 것 같다. 힙플 : 어떻게 보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기도 하겠다. 넉 : 뭐, 좋다 (웃음) 랩 잘한다고 해서 좋은데, 사실 지금은 ‘나 가사도 꽤 써요’라고 어필해야 되는 상황이 되긴 했지 (웃음) 힙플 : 씨잼이 힙플 인터뷰에서 ‘랩퍼는 랩을 잘해야 된다’라고 하더라 (웃음) 넉 : 그건 당연한 거지 힙플 : 가만 보면 기똥차게 뱉는 랩퍼들 입장에선 충분히 배알 꼴릴 것 같기도 하다. (웃음) 넉 : 근데 상구형 말대로 결국에는 ‘정신 똑바로 박힌 랩퍼’만 살아남게 된다. 랩이라는 건 내가 보기엔 도구와 같다. 힙합이라는 틀 안에서 어떤걸 표현하고자 할 때 쓰는 도구인데, 생각해보면 ‘무엇을 표현하고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 표현하려면 결국에 랩을 잘해야겠지. 음식점에 가도 일단은 맛이 있어야 되지 않나 힙플 : (웃음) 딥플로우가 라디오에서 우스개 소리로 '정신 똑바로 박힌 랩'이라는 말을 꺼냈지만, 굉장히 펀치감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넉살이 다른 스킬풀한 MC와 분류되는 구별점이기도 하고. 넉 : 음식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중요한 건, 앞으로는 그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있고, 어떤 구성이 갖춰져 있어서 본질적으로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가가 부각되는 시대가 분명히 올 거다. 상구형이 라디오에서 말한 ‘정신 똑바로 박힌 랩’은 아마 그런 얘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본질이다. ‘무엇을 표현을 하려 하는가’가 확실히 뿌리 박혀 있어야 되고, 그게 의문사로 끝나든 느낌표로 끝나든 에너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거다. 랩 자체의 청각적인 즐거움을 넘어서야 한다는 거지. 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노래와 비교해 단순하게 가사가 졸라 많다는 점인데, 만약 16마디를 4마디씩 4개로 나눈다면 그건 4연짜리 시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4개 문단으로 나누었을 때 문학적인 장치가 분명히 있어야 되고, 가사적으로는 메시지라는 에너지가 있어야 되겠지. 하지만, 메시지라는 게 꼭 사회를 선동한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랩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그린클럽(Green Club)이 이번에 나왔는데, 그 곡들은 가벼운 내용에 굉장히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 표현한 랩이지만, 그 앨범이 표현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확실했기 때문에 작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힙플 : '밥값'의 비디오가 공개됐다. 이 비디오의 콘티를 살짝 들었었는데, 스토리라인이 기똥차더라 넉 : 상구형이 녹음을 하는 순간 이 스토리를 다 생각했다. 이 앨범은 전곡이 상구형의 디렉을 받은 앨범이거든. 밥값을 녹음하면서 이 뮤비에 대한 스토리를 얘기해주더라 결국에는 돈의 순환을 얘기하는 건데, 사실 ‘밥값’에서 진짜 담고자 했던 내용의 일부만 발췌한 거지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까 고등학생 친구가 CD를 사면서 낸 만원이 계속 돌고 돌아서 노래방 도우미한테도 갔다가 직장인한테도 갔다가 나한테도 왔다가, 다시 그 소년에게 돌아가는 식의 돈의 순환과정인데 ‘밥값’은 내가 일부러 장치를 많이 뒀고,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곡이다. 힙플 : 이 곡은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곡이었다. 넉 : 뮤비가 또 한 몫 했다. 엄마랑 된장찌개 나오면 끝이지! (웃음) 힙플 : 라디오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좋은 '질'에 항상 높은 '값'이 따라오는 건 아니다. '밥값'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넉 : 라디오에서도 얘기했지만, 난 곡에 대한 주석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고, 나한테는 그게 크다. 받아들이는 청자가 마지막으로 완성 시키는 것. 어떻게 해석하느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에디슨’ 같은 가사에서 많은 의문들을 던졌던 거고, 이번에 힙플 컴필레이션에 수록된 ‘Q’에서도 그런 라인들을 많이 넣은 거였다. 인터뷰니만큼 ‘밥값’에 대한 내 나름의 코멘트를 달자면 그건 정말 ‘값’과 ‘가치’에 대한 얘기였다. 나도 가끔씩 내가 랩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응당 그 만큼의 값을 받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그럴 거다. 육체노동을 하던지 재능을 파는 사람이라 던지 분명 다들 어느 정도의 불만들이 있을 건데, 내 경우에는 자본주의 사회의 값이 매겨지는 매커니즘에 대해 정말 원초적인 것부터 따지고 들어가봤던 것 같다. 결국에는 살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가 있는데 그 중 식을 택해서 원초적으로 값을 밥으로 표현했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게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닌가 한 마디로 ‘밥값’이라는 건 내가 응당 받아야 되는 값인 거다. 힙플 : 하지만, 이 곡이 인상적인 건 그런 볼 맨 소리들이나 불만토로로 끝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이 있나? 넉 :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니 ‘그럼 이제 여기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될까?’ 라는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은 결국 값이 가치를 만드는 건 아니니까 그 가치에만 집중하자는 거였다. 마치 승패와 상관없이 엄마가 차려주는 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듯이, 사랑이 기다리고 있듯이, 값이 가치와 일치될 때까지. ‘만약 너도 가치에 집중하며 부끄럼 없이 열심히 살고 있다면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거다.’ 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힙플 : 하지만, 곡의 마지막 구절은 상당히 씁쓸한 결말이다. 혹은 차가운 방 불 꺼진 겨울 타지에서 혼자 꿈을 끓이는 이의 열망 내가 지던 이기던 신경 쓰지 않는 세상과 매일 아침 마주하는 그 밥상의 값은 얼마 넉 : 맞다. 사실은 엄마만 우리를 기다리지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지는 않거든. ‘그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된다’ 라는 라인도 하나 넣어놨다. 여러 가지를 담고 싶었고, 담아낸 곡이다. 힙플 : 그런 점에서 ‘Do it For’에서 넉살의 벌스는 개인적으로 꼽은 최고의 벌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30살 신인 랩퍼 넉살이 치열하게 살아남고 변해온 과정들이 한번에 읽혔거든. ‘난 사랑을 내밀었지만, 세상은 돈을 원해 그래 나도 그게 편해’ 넉 : 그야말로 실제로 랩에서 화를 내기 때문에.. (웃음) 나는 개인적으로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다. 뱃사공형처럼 항상 로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로망이나 꿈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그라들지만, 항상 영혼을 믿는 거고. 그런데, 실제 세상에서 로망이라는 건 사실 그저 기호품 같은 거다. 담배처럼 피든 안 피든 상관이 없는 거지. 세상이 그런걸 원하지 않는데 나만 그런걸 원하고 갖고 있다면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세상이 원하는 대화방식은 돈인데 그런 상황에서 괜히 내 영혼이나 곤조나 가치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어느 순간 에너지 소모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그래.. 돈 얘기가 오히려 나도 편하다’라는 자세를 취하는 거지. 힙플 : 잘쓴 가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리리시스트들의 공통점은 자칫 감상에 빠질 수 있는 주제도 촌스러운 코드들을 잘 피해간다는 점. 딥플로우는 페이소스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점이 넉살 가사의 포인트라고 했다. 넉 : 쥐어짜려고 하는 트랙은 그렇게 가주는 게 맞다. 페이소스나 그런 식의 음악적 장치를 많이 이용할수록 진부함을 피할 수 있거든. 내가 실제로 그런 것들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긴 하다. 사실 이번 앨범은 내가 주제를 굉장히 기발하거나 독특하게 잡은 앨범이 아니기 때문에 ‘에디슨’ 같은 가사나 ‘Organ’류의 스페셜한 혹은 독특한 가사들은 없었을 거다. 페이소스 같은 장치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 뻔한 얘기를 뻔하게 랩하고 뻔하게 표현한다면 누가 그걸 듣겠나, 뻔한 주제를 쓴다면 철저히 나만의 색깔로 풀어야 한다. 한 마디로 내 가사에서 페이소스들은 어떤 기교가 아닌 필수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힙플 : 사람들은 아직 랩 테크니션으로서의 넉살에 더 주목하는 듯 하다. 사실 그 이전에 뛰어난 리리시즘이 빛난 앨범 아닌가. 피드백에 대한 어떤 아쉬움은 없나? 넉 : (웃음) 사실은 작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힙플 : 피드백을 살펴보는 편인가? 넉 : 1분에 한번씩 노이로제 정신병자처럼 계속 찾는다. (웃음) 솔직히 안 본다면 구라고 진짜 많이 찾아보는데, 피드백들에서 조금 아쉬웠던 건, 요소적인 장치로 ‘여기로 들어오세요’ 했던 곡들, 예를 들면 ‘악당출현’ 같은 곡만을 맛있게 먹어주는 건 조금 아쉬웠다. 실제로 ‘악당출현’이 가장 반응이 좋았고, 성공했는데, 사실 그건 대놓고 그런 함정을 파 놓은 곡이었거든. 그런데, ‘밥값’이나 이야기했던 ‘Do it For’의 벌스나 여러 가지 문학적인 장치를 동원해 ‘이 가사는 여기서 애들이 싸겠다’ 했던 라인들은.. (웃음) 의도들을 또 피해가더라. 그냥 ‘랩이 좋네, 먹먹하네 눈물 나네, 밥값 해야겠네’ 이런 식으로 (웃음) ‘밥값 하러 갑니다~’ 류의 피드백들. 사실 밥값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담고자 했던 메시지는 치열하게 산 너의 삶조차 응원한다는 거였거든. 힙플 : 딥플로우는 ‘이 곡(밥값)의 반응이 없으면 은퇴를 해버리겠다!’라는 발언까지 한 상태인데.. 심각한 거 아닌가? (웃음) 넉 : 하지만 이 정도면 선방은 했기 때문에, 은퇴는 안 해도 될 거 같다.. ^^; 힙플 : ‘ONE MIC’라는 곡 이야기를 해보자. 쇼미더머니로 인생이 바뀌는 랩퍼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이번 스눕독 사건을 묘사하기도 했다. 넉 : 첫 벌스부터 중반까지는 내 이야기다. 쇼미더머니2에 나갔을 때의 상황과 똑같거든. 힙플 : 쇼미더머니에 나간 커리어가 이런 가사를 쓰는데 발목을 잡진 않았나? 넉 : 전혀. 만약에 그게 쪽팔리다고 생각하고, 나의 흑역사를 들춰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밑도 끝도 없다. 비록 떨어져서 아쉽지만 지금은 그냥 재미있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회사원 형님이랑 하는 영상이 아직도 돌고 있는 걸 볼 때면 막 찌릿찌릿하고 (웃음) 볼 때마다 미칠 거 같긴 하지만.. 뭐 어떻게 하겠어? 지나간 일인데 (웃음) 어찌됐든 중반까지 나의 경험을 토대로 가사를 썼고, 그 다음부터는 스눕독 사건을 보고 나서 느낀 그 충격과 공포와 전율의 도가니에 관해 이야기했다. 상구형이 그걸 보자마자 그 주제를 생각했고, 나한테 던져주었다. 힙플 : 가사 내용처럼 그런 식으로 태도가 변한 랩퍼들을 실제로 본적이 있나? 넉 : 벌스3는 완전한 픽션이었지만, 사실 뭐, 딱 봐도 그럴 거 같다. 힙플 : ‘HOOD’ 역시 스토리텔링으로 서사를 끌고 가는 곡이었다. ‘원하던 성공을 이뤘지만 어딘가 삐끗한 삶들’ 정도로 압축해본다면 ‘ONE MIC’의 이야기와 무척 닮아있다는 생각도 든다. 넉 : 맞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이다. ‘보이즈 앤 후드(Boyz N The Hood)’라는 영화를 옛날에 봤었는데, 마일드비츠 형한테 비트를 받아서 듣는 순간 그 영화가 생각이 나더라. 게토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 그걸 한국식으로 대입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에 했고, 주제의 초안을 잡았다. 돈을 벌러 동네를 떠났는데, 지금의 자신이 부끄러워서 동네에 못 돌아갈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분들을 상상했다. 힙플 : 넉살도 뭔가 마음의 안식처 같은 후드가 있나? 넉 : 나한테는 연희동이 그렇다. 힙플 : 레이블들의 숱한 공연곡들이 있지만, '악당출현'은 소재 선택에서 이미 임팩트가 굉장하다. 산왕 홈그라운드에 들어간 북산의 이미지라니. VMC와 굉장히 잘 맞아떨어진다. 넉 : 이 곡은 원래 VMC 컴필레이션을 만들 때 수록하려고 했던 곡인데, 내 앨범에 가져가게 됐다. 상구형이 앨범의 전체적인 디렉션도 보지만 ‘악당출현’같은 경우에는 상구형이 ‘버기(Buggy)’한테 곡을 요구해서 만들어냈고, 랩 더블링부터 훅까지 모두 상구형이 정리 하기도 했다. 힙플 : 아직 앨범이 전부 소화되기엔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악당출현을 앨범의 킬링트랙으로 꼽았다. 물론 좋은 곡이지만, 어느 정도 단체 곡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갔다고도 생각된다. 양화의 작두처럼. 넉 : 아까 얘기했다시피 의도와 함정이 다른 곳에도 분포돼있는데, 다른 함정에도 좀 듬성듬성 빠져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웃음) 힙플 : 이번 앨범에서 가장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곡이 있다면? 넉 : 솔직히 열 두 곡 모두 애착이 있다. 상구형이랑 쥐어짜고 싸우면서 만든 앨범이니까. 굳이 꼽자면 ‘작은 것들의 신’의 첫 구절이 생각나는데, 그 가사를 보면 진짜 감회가 새롭다. ‘하수구 냄새를 맡으며’라는 가사로 시작하는데, 실제로 플스방 알바 할 때 옆에 싱크대에서 하수구 냄새가 계속 났거든. 모니터 꺼지지 않게 마우스를 흔드는 것도 실제로 포스 화면 안 꺼지게 마우스 건드는 게 일이었다. 지금 보면 정말 고등학교만 나와서 알바만 하던 애가 힙합 앨범을 냈다는 감회에 젖는 가사다. 힙플 : 딥플로우가 ‘너는 아직 오르간을 뛰어넘지 못했다’라는 말을 했다고 했는데 (웃음) 이 앨범으로 커리어 하이를 갱신한 것 같나? 넉 : 그거는 사람들이 평가해주겠지 (웃음) 나는 그냥 이 앨범을 내서 기분이 좋다. ‘오르간’은 그때의 바이브와 나의 집중력이 맞아 떨어진 곡이고, 이 앨범은 내가 서른이 돼서 본 풍경과 그 동안 겪은 삶에 대한 얘기니까 또 나름의 그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 개인적으로 이런 소시민적 코드에 되게 취약한 취향이 아닌데도, 감정선을 여러 번 건드리는 앨범이었다. 같은 의미로 [양화]나 [The Anecdote] 정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본인이 직접 두 앨범의 영향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넉 : 솔직히 디테일은 모르겠다. 그런데 딱하나 얘기할 수 있는 건 작년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센스형의 ‘비행’을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뱃사공형이랑도 맨날 그 얘기를 하는데, 딱 듣는 순간 사람이 존나 우울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소리가 몸 속으로 들어와서 마음을 어그러트리는 느낌. ‘비행’이라는 곡이 나한테 딱 그랬다. ‘내가 많이 변했냐?’라는 첫 구절에 이미 게임 끝난 거지 (웃음) 그런걸 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좋든 안 좋든 사람들의 마음을 만질 수 있는 그런 랩 말이다. [The Anecdote]나 [양화]가 그게 쌨던 것 같다. 힙플 : ‘Sleep Tight’은 어땠나? 넉 : ‘Sleep Tight’은 개인적으로 노멀했다. 나는 ‘비행’이 작년 통틀어서 내가 들은 한국 음악 중에 제일 좋다. 근데 너무 마음을 뒤흔드니까 자주 듣지는 못했지 우울해질 까봐 힙플 : ‘작은 것들의 신’은 시스템의 불합리를 정서적으로 깔고 가는 앨범이지만, 그럼에도 X 같은 시스템이라고 말하거나 그런 것들에 저항하는 가사를 담지 않았다. 넉살만의 확고한 서사 규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넉 : 작은 것들의 신이니까. 왜냐면 작은 사람들은 싸우지 못하거든 (웃음) 소시민들은 절대 시스템에 싸우지 않는다. 가정을 하자면 이런 거다. 굉장히 불편한 의자가 있는데 그 의자에 항상 앉아야 있어야 된다. 그럼 어떻게 될까? 아마 이 의자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잊고 그 의자에 적응을 하고, 처음에는 불편한 의자였지만 결국 편하게 앉는 방법을 찾게 될 거다. 그리고 나중에는 편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겠지. 인간의 적응 같은 거다. 힙플 : 다른 말로 노예근성 넉 : 담배 값이 오천 원이라고?! 지금 누가 그런 말하나 아무도 그런 말 안 한다. 두 배로 올랐는데도 (웃음) 힙플 : 매소드 랩이었던 건가? (웃음) 넉 : 그게 좀 담겨져 있다. ‘아, X같아..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어’ 같은 생각은 당연한 거다. 누구나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 이 구조가 기형적인 건 모두가 안다. 하지만, 기형적이라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그건 모순적이지만, 내 앨범에서도 ‘이 사회의 불합리와 내 등을 떠미는 세상, 그걸 고쳐야 합니다’라고 얘기 하진 않는다. 난 그냥 ‘이 세상은 기형적이에요’ 정도 까지만 얘기할 뿐이지 그걸 고칠지 말지는 각자의 판단이다. 힙플 : 그런 서사 방식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한다. 넉 : 나한테는 그게 정말 중요하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음악이 사람들한테 닿았을 때 온전히 그 순간 와 닿는 감상이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힙플 : 이번 앨범을 잘 감상할 수 있는 팁이랄까? 넉 : 뭐, 뻔할 뻔자로 처음에는 재미있는 랩을 즐겨주시고, 시간이 좀 된다면 가사와 함께 보는 걸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는 텍스트로만 봐도 얘기가 멋있게 나오는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힙플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궁금하다. 넉 : 어떤 방식으로일지는 모르겠지만, 오디(ODEE)와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코드쿤스트(Code Kunst)와 EP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거에 대한 주제들이 몇 개 있는 상태다. 그 두 개가 내 개인적인 올해의 목표고, 싱글이나 무료공개곡들도 자주 하려고 한다. 힙플 : 이제 막바지다. VMC는 한결같이 강단을 지켜왔고, 그 강단이 이끌어온 감이 있다. 그런데, 얄팍한 생각으로 ‘그 강단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많은 레이블들이 다른 길로 샐 수 있다는 많은 여지를 만들어놓지 않나 넉 : 나는 내가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걸 수도 있겠지만, 그 강단이라는 게, 한 번도 틀린 말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거를 강단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건데, 누가 들으면 ‘내 욕하는 거 아니야?’ 라고 들릴만한 강단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건, 그게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상구형이 만든 스탠스는 반드시 필요한 거였다고 본다. 내가 아는 상구형은 절대 개소리나 뻘소리 하는 사람이 아니다. 확실히 필요한 말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강단이 발목을 잡더라도 우리는 ‘틀린 말 한 거 아닌데 뭐 어때?’하고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난 그런 강단이 좋다. 사실, 누구를 미워하는 건 내 타입도 아니고, 난 겁쟁이라서 누구를 직접적으로 디스하는 건 잘 못하지만, 그래도 할말은 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 말도 안 되는 랩으로 돈 버는 애들한테는 일침 한번 쏴주는 게 필요할 때도 있는 거다. 힙플 : 2016년 VMC는 어떨 것 같나? 넉 : 내가 옛날에 개그맨 이국주씨를 보면서 그랬다. ‘아 저 사람은 진짜 재미가 없다 진짜 안되겠다’ 했는데 어느 순간 엄청나게 재미있어지고, 그 사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대가 오더라. 그때 느낀 게 있는데, 버티고 살아남으면 언젠가는 화살표처럼 후르르 하다가 차례가 온다는 거다. 그런데, 올해 비로소 포기하지 않고 이 게임을 떠나지 않고 있었더니 그 화살표가 우리한테 굉장히 가까이 온 것 같은 느낌이 온다. 화살표가 또르르 가다가 사람들 다 돌고, ‘너희 남았네?’ 하면서 우리한테 오고 있는데, 그 타이밍이 올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넉살 [작은것들의 신] 쇼케이스 http://hiphopplaya.com/live/3108 인터뷰 | 차예준 (HIPHOPPLAYA.COM) 넉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ucksal/ 넉살 트위터 https://twitter.com/nucksal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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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프리 - '희망' 인터뷰  [19]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인 만큼 힙플 회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비프리(B-Free/이하 비) : 안녕하세요. 비프리입니다. (웃음) 힙 : 이번 앨범을 상당히 오랫동안 작업한 걸로 알고 있어요. 총 작업 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비 : 정확한 기간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한 2년 정도 소요된 것 같아요. 비지(Bizzy)형과 함께한 싱글 ‘Coffee Break’ 발표할 때 처음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했거든요. 힙 : 그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 한 앨범이 '음원 정액제 서비스 거부' 결정으로 많은 음원 사이트를 통해 소개되지 못했어요. (* '희망' 앨범은 현재 멜론, 네이버뮤직, 엠넷, 올래뮤직, 달뮤직, 다음뮤직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있다.) 발매 직후 진행한 리드머 인터뷰를 통해서도 말했지만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계기를 다시 한번 말해 준다면? 비 : 앨범 작업하는 내내 생각했어요. 이번 앨범은 음원 정액제로 서비스가 안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앨범 완성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그 생각이 굳혀졌죠. ※ 리드머 인터뷰 : 비-프리 - 음원정액제 판매 거부 선언 '이건 돈이 아닌 자존심과 태도에 관한 문제!'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1047&m=view&s=interview&c=24 힙 : 사실 그런 결정을 하고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제작자인 뮤지션이에요. 결정에 대한 후회는 없었나요? 비 : 후회는 없어요. 사실 제가 대중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정액제로 앨범을 서비스해도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진짜 제 팬들은 제 음악을 제 값 주고 듣거나, 음반을 사서 들을 거고 그렇게 해서 생기는 수입이 다른 사람한테 부당하게 돌아가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정당하게 돌아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한 거라 후회는 없죠. 힙 : 그럼 앞으로 더 나쁜 결과가 나온다 해도 이와 같은 선택(음원 정액제 반대)을 할 생각인가요? 비 : 작업물마다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싱글을 발표한다면 우선 홍보가 제일 큰 목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싱글과 같이 작은 단위의 작업물은 기존처럼 정액제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할 생각에요 하지만 앨범 단위 작업물은 지금과 같이 정액제 서비스를 반대할 생각이에요. 단, 그만큼 가치 있는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고요. 사람들이 싱글들을 듣고 괜찮았다면 앨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거잖아요. 그러면 제 앨범을 제값을 주고 구매하겠죠. 그래서 제 목표는 좋은 싱글을 만들고 그다음 앨범을 더 좋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제값을 주고 들어도 안 아까울 만큼 좋은 앨범을 만드는 거예요. 힙 : 네 알겠습니다. 그럼 홀드백(Hold back)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 : 저는 홀드백 제도라는 게 정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마치 어린아이가 징징거리니깐 사탕 주면서 입을 막는 것 같은 임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목표는 홀드백 제도 같은 주먹구구식의 제도가 아닌 음원 정액제 폐지가 목표에요. 내년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언제 다음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지금은 선거 기간이기도 하니깐 저희 같은 사람 말도 들어주는 척하지 언제 또 저희 이야기들 들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까 라는 생각이 들죠. 저는 방금 말했던 것처럼 홀드백 제도가 아닌 음원정액제가 없어지는 걸 바라고 있어요. * 홀드백 제도란 제작자가 음원을 일정기간 정액제 상품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개정한 제도. 2013년 1월 1일부터 실시된다. 힙 : 그럼 음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런 사실을 알리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비 : 아니요. 전혀 없어요. 전 사람들이 이미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직업은 뮤지션이지 운동가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음악이 아닌 방법으로 이 부분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이런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파하고 싶죠. 더 좋은 음악가가 되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다면, 자동으로 제 뜻에 동참해주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힙 : 네. 팬으로서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원하시는 대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지켜보고 서포트하는 게 팬, 듣는 사람의 역할인 것 같아요. '음원 정액제 서비스 반대' 결정하고 나서 많은 동료 뮤지션을 비롯한 많은 팬이 응원해줬어요. 그 결과 앨범 초판이 빠른 시간 만에 완판이 되었잖아요? 그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비 : 사실 전 초판이 1,000장인 줄 몰랐어요. 초판이 완판되었다는 말을 듣고 500장 다 팔았구나 했는데, 팔로 형이 그때 1,000장 찍었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팔로 형은 제가 음원 정액제를 반대 했으니 음반 쪽으로 수익이 더 나겠다는 예상을 해서 초판 숫자를 1,000장으로 늘리셨대요. 전 몰랐죠. 그래서 뭔가 더 놀랐죠. '와 내가 1,000장을 팔았구나.' 그래서 정말 팬들에게 고마웠어요. 이 모든 게 팬들 덕분이니깐 요.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죠. 그래서 최근에 돈을 많이 썼어요. '난 1,000장 파는 래퍼야' 이러면서. (웃음) 이거 사고 저거 사고 그래서 지금은 돈이 없어요. 음원 정액제 반대는 후회 안 하지만 충동 구매한 것들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어요.(웃음) 곧 카드값도 나올 때가 되었는데 정말 두려워요. 힙 : 그러면 이제 다른 주제로 넘어가도록 할게요. 첫 앨범이였던 '자유의 뮤직' EP부터 이번 앨범 전 마지막 앨범 단위의 결과물인 'How To Make A Mixtape'까지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에 다작을 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는 큰 활동이 없었는데 이유가 있었나요? 비 : 'How To Make A Mixtape'은 말 그대로 믹스테이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믹스테이프였어요. 제가 봤을 때는 많은 사람이 시간을 끌면서 결과물이 허접한 믹스테이프를 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진짜 믹스테이프다 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죠. 그리고 그 때까지 작업물은 제 스타일이나 라임, 실력인 부분에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How To Make A Mixtape' 작업을 끝내고 좀 더 의미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의 작업이 오래 걸렸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잠깐 듣는 음악이 아닌 시간이 지나도 들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갰다는 생각을 해요. 힙 : 그렇게 해서 발표한 앨범 타이틀이 '희망'이에요.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을 것 같은데. '희망'이라고 짓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비 : '희망'이라는 제목은 앨범 막바지 작업 때 결정하게 되었어요. 앨범 완성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앨범 타이틀을 뭐라고 할까 고민했죠. 근데 생각해보니 제가 이 앨범 하나 때문에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더라고요. 이 앨범을 끝내야 내 인생의 큰 목표 중 하나가 끝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지금 이 음악들이 나에게 '희망'이 된다는 의미로 짓게 되었죠. 힙 : 앨범에 공을 들인 만큼 꽉 찬 앨범이 되었어요. 웃긴 질문일 수도 있는데, 트랙을 꽉채워서 발표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비 : 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미국도 한국처럼 음반 판매량이 줄었고 현실적인 부분이 대부분 비슷해요. 그래도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은 아직도 앨범을 꽉 채워서 만들어요. 그 사람들 직업은 뮤지션이니깐 당연한 거죠. 하루 종일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팬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싶고, 팬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많은 트랙을 듣고 싶을 테고. 그런 이유로 앨범을 꽉 채웠죠. 근데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은 너무 게으른 것 같아요. 게으른 데다 대충하고, 재능까지 없다 보니 한 곡 한 곡 만드는 게 정말 힘든 거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전 판매자 입장으로 최고의 물건을 팔고 싶어요. 팬이 앨범을 구매했을 때 최고의 앨범을 구매했다는 생각이 들게요. 사실 저도 대충 했던 적이 있어요. 'How To Make A Mixtape' 만들 때는 당시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급하게 만든 부분도 있죠. 그래서 지금 후회를 많이 하고 있고 다시는 그렇게 앨범을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고요. 전 앞으로도 만들 앨범에도 가능한 많은 트랙을 넣을 거에요 CD가 한계까지. 힙 : 앨범 트랙이 많은 만큼 트랙 배치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나요? 비 : 아니요. 큰 신경이나 목표는 없었어요. 그냥 초반에는 좀 신나게 가다가 뒤에는 좀 진지하게 가고 싶었어요. 힙 : 첫 번째 팬 질문을 해볼게요. '비트 메이킹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죠? (hyunki61 외)' 비 : 제 원래 꿈은 프로듀서였어요. 처음 시작은 고등학교 졸업하기 직전, 한국 학력으로는 고3쯤 일 거에요. 비트 메이킹 프로그램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죠. 그 때는 유튜브도 없고 알려줄 사람도 없으니깐 혼자 비트를 만들었고, 한국에 와서도 아는 사람도 없고 밖에 나가면 갈 곳도 할 것도 없으니깐 집에서 비트만 만들었죠. 진짜 일어나서 잘 때까지 하루 종일 비트만 만들었어요. 그러다 군대에 가게 되었고 마침 저희 내무실에 컴퓨터가 있었어요. 근데 그 컴퓨터가 정말 오래된 컴퓨터였죠. 윈도우 98 (웃음) 그게 겨우 돌아갈까 말까한 컴퓨터에게 프로그램 깔고 거기서 옛날 가요 시디 이용해서 샘플링하면서 비트를 만들었어요. 그 컴퓨터라도 있어 버텼던 것 같아요. 군 시절 작업들이 도움돼서 지금에 비트들이 탄생하였죠. 힙 : 그렇군요. 그런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을 이번 앨범을 통해 선 보였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비 : 방금 말했듯이 제 원래 꿈은 래퍼가 아닌 프로듀서였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비트를 찍어 왔으니깐 그 능력을 이번 앨범에 활용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었죠. 사실 작업하는 동안 많은 프로듀서에게 곡을 의뢰했지만 비트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죠. 제가 곡을 달라고 하면, 답변이 없었어요. 우리나라 프로듀서들은 래퍼보다 더 게으른 것 같아요. 래퍼들은 그나마 랩은 꾸준히 하는 것 같은데 일부 프로듀서라는 사람들은 일 년에 3~4곡 만들까 말까 한 수준인 것 같아요. 직업이 프로듀서라면 매일 작업할 거 아니에요. 근데 게임하기 바쁘고 연애하기 바쁘고 누구나 바쁘죠. 저도 똑같이 바쁜데 저는 랩도 해야 하고 비트도 만들고 일도하고 운동도 하면서 다 진행하고 있었는데 저한테 주기 싫었던 건지 답이 없으니 답답하고 짜증이 났죠. 그래서 저 혼자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사실 지금 작업하고 싶고 비트도 많은 프로듀서들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 구성상 이유로 함께 못한 분들도 많아요. 다음에 같이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저장해 놓은 것도 많죠. 힙 : 앨범 프로듀서 중에 조금은 낮선 이름이 있어요. 바이브비츠(Vybebeatz), 베이스먼트 프로덕션(Basement Productions)소개해 준다면. 비 : 바이브비츠라는 프로듀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에요, '자유의 뮤직'을 들었던 사람을 알겠지만 제가 꾸준히 바이브비츠의 비트를 썼어요. 그 사람이 미국 언더그라운드에서도 나름 이름 있는 프로듀서이고 유명한 뮤지션이죠. 티페인(T-Pain), 루페피아스코(Lupe Fiasco) 하고도 작업하고 정말 많은 뮤지션들이 그 사람 비트를 믹스테이프나 앨범에 수록했어요. 작업 방식은 지난 인터뷰 통해서 말한 적 있는데요. 그 사람은 인터넷 사이트에 자기 비트를 올리고 돈을 주면 파일 받고 그 비트를 이용하는 거죠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생각이에요. ※ 2009.08.28 '자유의 뮤직' 8월의 신인 [B-FREE]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4547 베이스먼트 프로덕션이란 친구들은 미국 피치버그쪽에서 활동하는 백인 친구들이에요. 제가 인터넷 검색을 해서 비트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비트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죠. 정말 충격받을 정도로 좋은 비트여서 바로 이메일을 보냈어요. 제 뮤직비디오 음악 이런 것들을 첨부해서 난 비프리고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당신들의 비트를 사용하고 싶다. 그러니깐 생각지도 못하게 그쪽에서 너무 긴 장문의 환영 메일을 보내줬어요. 너의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앞으로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 이였죠. 너무 좋았고 예상도 못 했는데, 그렇게 교류하면서 이름도 알게 되고 서로 친해지게 되었어요. 앞으로 자주 작업할 것 같아요. 힙 : 개인적으로 김박첼라와 함께한 트랙을 좋게 들었어요. 외부 프로듀서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에 참여했고, 색깔이 다른 두 뮤지션이 만나 신선한 음악이 완성되었어요. 비 : 함께 하게된 계기는 앨범 작업에 편곡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제가 비트를 만들지만, 편곡까지 하기에는 실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에 함께할 사람을 찾게 되었죠. 그러던 중 'LOCO2'에 들어가는 기타 샘플을 제가 만들어서 비트에 올렸는데, 그 샘플이 리얼 연주였으면 진짜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김박첼라형께 부탁을 했고 그 계기로 편곡을 함께 하였죠. 말해주신 대로 김박첼라 형은 저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인데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다 아시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작업하기 편했죠. 제가 몇 번 설명하면 김박첼라형이 알아서 만들어 주시고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비트가 탄생하는 거예요. 함께 하면서 느낀 건데 김박첼라형은 진짜 천재인 것 같아요. 실력도 뛰어나고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김박첼라형이 바쁘시겠지만, 앞으로 계속 함께 작업을 하고 싶어요. 힙 : 지난 앨범이 원초적인 분노 표출이라면, 이번 앨범은 그런 부분을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감정 변화가 있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비 : 지난 앨범 작업 기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우울증과 불면증도 생기고, 단적인 예로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밥 먹어야 하는데 밥 먹을 돈도 없고 이런 상황이 겹치니깐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제가 디스를 하거나 힘들게 했던 것들이 다시 돌아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의도적이지 않았더라도 힘든 상황에서 상처 되는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의 얼마나 더 아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통해 여러 사람을 응원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사실 그 모든 말이 그냥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그 당시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자신이 스스로 저를 세뇌시킨 거죠. 근데 정말 힘들어서 바닥을 치니깐 느낀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이 앨범을 만들게 되었죠. 힙 : 앨범 중간마다 독특한 스킷들이 있어요. 택시에서 녹음된 음성 같은데 수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비 : 저는 스킷을 좋아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도 스킷을 많이 넣어야겠다 생각했죠. 사람들과 대화하는 스킷을 생각하고 있었고. 처음 만난 사람과 갑작스럽게 무거운 대화를 하면 어떨까 했죠. 그러던 도중 제가 택시 기사님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녹음기를 켜고 대화를 했죠. 그런 부분이 나중에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앨범에 들어간 기사님들 이야기가 모두 특별했어요. 삶이 서로 다른 사람이 우연하게 만나 서로 삶이 통하는 부분 이런 게 재미있죠. 앨범에 안 들어간 스킷들도 몇 개 있어요. 하이라이트의 프로듀서겸 뮤직비디오 디렉터인 에이조쿠(Aeizoku)형과 제가 두 시간 동안 토론한 것도 있었는데 시간이 안 돼서 못 넣었고. 다른 기사님과 이야기한 것들 스킷에 못 넣었지만 정말 특별한 게 많아요. 앞으로 계속 그런 스킷을 넣을 생각이에요. 힙 : 이제 앨범 주요 구절을 이야기하는 라인 바이 라인(Line by Line) 인터뷰를 해볼게요. 첫 번째 트랙인 ‘Talk to me'부터 해볼게요. 내 이름과 얼굴 아는 사람들이 늘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들과 고민들만 늘었어 – Talk to me 비 : 사람들이 자신이 유명해 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고 그만큼 돈도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제가 보기에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이제 슬슬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요. 예를 들어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절 계속 째려봐요. 그 사람이 그런 의도가 없는데 전 째려본다고 느껴져요. 저는 그게 싫어요. 그래서 뭘 쳐다보느냐 물어볼 때도 있고, 눈싸움할 때도 있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제 팬인 경우도 있고요. 제가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땀에 쩐 옷차림으로 집으로 가고 있는데, 누가 비프리다 이런 말을 해요 그럼 전 창피하거든요. 사람들은 홍대 나오려고 몇 시간을 꾸미고 멋있게 하고 오는데 저는 땀에 절고 허름한 모습이 거지 같아 보일 것 같거든요. 그리고 유명세가 높아질수록 고민이 느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에요. 유명세에 돈이 따라가면 괜찮은데 저는 나름 유명해 졌는데, 삶은 똑같거든요. 알바하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근데 사람들은 제가 이만큼 유명하니깐 돈이 많을 줄 알아요. 그래서 제 모습을 보고 비프리는 유명한데 왜 아직도 지하철 타고 다니지? 왜 버스 타고 다니지? 이런 생각을 할 것 같고 거기에 대한 고민이 늘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 최성호랑 뮤지션 비프리에 대한 갈등이 많아요. 최성호 비프리 이 두 명이 하나여야 되는데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이니깐 짜증이 나고, 고민이 생기게 되죠. 가끔은 평범한 사람들이 좀 부러워 난 – Highs And Lows 2 비 : 평범한 사람들은 일하고 월급 받고 그 돈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살지만, 막상 돈은 없어요. 그러다 보니 회사 다니는 사람들과 분리화가 되어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마주 보는 사람과 저는 정 반대의 삶을 사는 것 같아요. 그런 게 부럽죠. 저도 많은 사람처럼 일 끝나면 여자 친구와 데이트 하고 커피 한 잔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저는 그럴 수가 없으니깐 부럽죠. 어떻게 오천 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만원이 넘는 식사를 할까 어떻게 부담 없이 택시를 타고 생활할 수 있을까.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절약해서 돈 모아서 차 같은 거 사는 사람들이 부럽죠. 저는 내일 뭐를 먹을까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는데 사람들은 미래를 보고 있잖아요. 힙 : 음악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은데. 비 : 당연히 많이 하죠. 힙 : 그럼 어떻게 그런 생각들을 이겨 냈어요? 비 : 전 운명을 믿어요. 음악이 제 운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신이 저에게 준 산이 음악이고, 제가 이것을 해야만 제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저는 하고 싶은 걸 해야만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는 걸 크게 느꼈죠. 그들은 또 다시 다칠까 두려워서 마음의 문을 꽉 닫는다 이중으로 된 문을 열쇠로 잠궈 열쇠를 버린뒤엔 다시 비밀번호 바꿔 – What’s love 비 : 이 구절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요. 주변에 혼자 사는 여자들을 봐도 겁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겁이. 문 잠그는 것만 봐도 비밀번호가 엄청나게 길고, 열쇠도 많고 전 이런 부분이 사람들과의 접촉이 두려워서, 결과적으로 다 관계에 대한 상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 수 그 상처들이 쌓여서 마음 열기가 쉬워지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부분이 분노로 변해 음주를 과하게 하거나 그런 식으로 자기 파괴 같은 나쁜 쪽으로 가는 걸 몇 번 본적이 있어 그런 가사를 쓰게 되었죠. 힙 : 비프리씨도 그럼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나이가 들면서 많이 느끼고 있어요? 비 : 다행히도 저는 큰 상처가 없어요. 사실 상처를 받을 기회 자체가 없었죠. 왜냐면 저는 상처 받기가 두려워서 미리 남에게 상처를 주고 도망가는 겁쟁이 같은 성격이라서 상처를 받을 일이 없었죠. 그런 저를 여태까지 지켜봐 준 여자 친구가 있어서 나름 힘든 시기를 상처 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힙 : 행복하시겠네요. 비 : 네 나름 좀 행복해요 쓰라린 안타까움을 음악으로 치료해 내가 항상 듣는 음악이 또 힙합이기에 하필 듣는 노래 마다 자기 자랑 뿐이네 – Aww Sh*t 비 : 아 그냥 그건 정말 그대로인거 같아요. 그냥 뭐 제가 뭐 나름 스트레스 풀거나 그럴 때는 다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으로 풀고 작업하죠. 또 근데 또 작업하다보면 이렇게 힙합이라는 장르가 정말 좀 겉멋과 이제 멋이 정말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멋을 부려야 하는데 형평상 정말 잘나가는 사람들과 비교가 되고. 그럴 때면 안 멋지다는 생각이 많이 들죠. 나는 힙합아티스트인데 왜 거지 같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구절을 썼어요. 힙 : 요즘 보면 자신의 위치나 모습을 모르고 가짜 스웩(swag)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마치 유행처럼 따라 하는 그런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요? 비 : 그런 사람들은 그냥 병신 같아 보여요. 솔직히 어른이 덜된 사람으로 보이죠. 저도 월세도 못 내면서 제가 신고 있는 신발에 대해서 자랑하고 그런 적도 많죠. 근데 지금에서야 느끼는 게 스웩이나 멋은 겉모습이 아닌 가슴, 심장과 머릿속에 통해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도 그런 걸 느꼈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떻게 생겼거나 뭐 입거나 이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는 행동과 말들이 그 사람을 멋있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힙 : 그러면 한국 힙합씬에서 그런 스웩을 가장 잘하고 있고 표현하고 있고 어울린다 하는 뮤지션들이 있나요? 비 : 일리네어(ILLIONAIRE RECORDS)와 하이라이트(HI-LITE RECORDS) 그리고 굳이 지금 언급 안 해도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제이통(JTONG), 이센스(E-SENS), 쌈디(Simon D)형 등 자기만의 멋을 아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도끼(DOK2)가 벤츠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스웩이 아니라 제이통이 추운 겨울에 얼어 죽을 거 같아도 슬리퍼만 신고 다닌다든지 그냥 각자 멋을 성격에 맞게 드러내는 것이 스웩인것 같아요. 다시 말하지만 자기의 멋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기회만 기라리다가는 너도 지각해 시간은 계속 흘러가 너도 어서 시작해 – Good Time 비 : 그 구절은 제 친한 친구에게 하는 말이에요. 그 친구가 부모님 압박 같은 주위 시선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평범하게 직장생활 하다가 결국엔 스트레스로 몸과 정신이 망가졌어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니깐 자기 자신도 행복하지 않고요. 그래서 자신이 뭘 하고 싶나 생각해 보니 작가 같은 글쟁이가 되고 싶대요. 근데 현실이 있으니깐 꿈을 실행에 옮기기가 두려운 거죠. 저는 그 친구에게 말을 해요 네가 하고 싶은 게 특별한 여건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거다. 근데 최대한 빠르게 실행하는 게 좋은 거다. 이런 말을 했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그리고 친구 외 듣는 사람 모두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지금 당장 움직이세요. 빨리 움직이고 그 상황에 맞서 이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도 누군간 흘리고 있는 진땀 실력 떠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진짜 – Do Your Thing 비 : 지금까지 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사람이 진짜고 어떤 사람이 가짜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제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가짜라고 생각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가짜는 말만 하고 행동을 안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정말 이 세상 씬에 필요 없이 말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제는 제 취향에 안 맞아도 어떤 정말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멋있고 축복해주고 싶어요. 남에게 피해 안주고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이잖아요. 세상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힙 : 그러면, 이제 누군가를 디스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졌겠네요. 비 :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희망' 작업을 하면서 그 부분들을 참고 있었던 거죠. 그러니깐 인내심을 키웠던 것 같아요. 남을 공격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자 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제 취향과 달라도 그 사람에 취향과 그 사람이 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 존중해 주기로 했어요. 개인의 취향은 다 다를 수 있잖아요. 우린 다 똑같은 인간이 아니고 한국 사람이라고, 같은 교육을 받았다고 다 같은 색깔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 나름 최대한 존중을 해주기로 했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 제 예술을 누가 겉에서 대충한다면, 그건 못 참을 것 같아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분노가 없어진 건 아니고 참고 있는 거에요. 지금은 더 이상 참지 못해 다시 올라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발표할 작업물은 다시 분노를 이용한 작업물들이 나올 것 같아요. 기억해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난 믿어 너는 할수 있으니까 – Anything 비 : 제 공연에 오는 대부분 관객이 고등학생들이에요. 그 고등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응원해 주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너무 불쌍하거든요. 너무 자신감 없어 보이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 그들을 응원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죠. 그러면서 저 자신을 돌아봤죠. 제가 고등학교 때는 나름 자신감도 많았지만 필요했던 부분이 부모님의 응원, 멋진 형의 응원이였는데 없었죠. 그래서 저와 같은 아이들한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거예요. 어려운 게 아니잖아요. 그런 말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에요. 나도 알아 인기는 다 그때뿐이야. 내가 여기 설 수 있는 것은 니 덕뿐이야. – 넘어가 비 : 사람들이 자기가 유명하니깐 자신이 잘 나간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인디 뮤지션들도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밥을 먹는 것도,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결국에는 팬들이 해준 거죠. 여기서 팬은 저를 응원해주는 친구들, 동료 뮤지션들, 모든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 때문에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인기라는 건 정말 한때라고 생각해요. 아시잖아요. 요즘은 몇 개월만 활동 안 해도 금방 잊혀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착각을 안 하기 위해 그런 가사를 썼어요. 힙 :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게 방금 말한 팬에 대한 표현 방식이 예전과는 달라진 것 같아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비 : 사실 예전에는 팬들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해달라고 하면, 그 모습이 가식적으로 보였어요. 사인해 주세요, 사진 찍어주세요, 이름 써주시고, 하트 그려주세요. 그리고 사진 찍을 때 웃어야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요구를 하니깐 짜증이 났었죠. 제가 나름 성격이 더러운 사람이니깐 솔직히 피곤하거나 외모에 자신이 없을 때 사진 찍어달라고 하거나 사인해달라고 하면, 대충 해줬던 적도 있고요. 근데 뒤돌아보니 그 사람들이 매번 공연장에 절 보러온 제 진짜 팬이라 는 걸 믿게 되었죠.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어요. 누가 왜 나를 좋아할까? 가식이 아닐까? 그때는 정말 믿기 어려웠죠. 근데 어떤 여성 팬이 와서 제 1집 음악을 듣고 팬이 되었다고 말했어요. 저는 뭔가 마초적인 음악을 했고 또 그걸 좋아했거든요. 남자들만 위해서 음악을 했지 여자가 제 음악을 들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근데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공연장을 가도 여자 팬들이 늘어가는 거에요. 처음에는 안 믿어지고 신기하고 저한테 사인받고 저 보러왔다고 하면 ‘거짓말 하네, 다른 사람 보러왔으면서 나한테도 사인해달라고 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정말 이 사람들이 제가 했던 한 마디 한 마디에 감동해서 제 앨범을 사고 공연을 오는 사람이더라고요. 근데 또 그 와중에 헛갈리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생겼어요. 팬들과 나의 관계를 어떻게 둬야 할까? 아무도 이런 걸 가르쳐 주지는 않잖아요. 어떤 사람은 우리는 뮤지션이고 아티스트니깐 팬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해 멀리서 멋있다 이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팬은 가족과 같아 항상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결국, 제가 느낀 것도 팬은 우리와 정말 친한 사람이고 함께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앨범작업 하면서 느꼈죠. 왜냐면 그 팬들이 결국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거든요. 요즘에는 힘들 때 친구들도, 가족들도 아니고 팬들이 많이 생각나요. 그래서 팬들한테 항상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힙 : 그러면 앞으로 팬들이 사인 혹은 함께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이 오면 항상 웃으면서 할 생각인가요? (웃음) 비 :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웃으면서 산적이 별로 없어서 아직도 웃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예의 바르고 상냥하게 대하고 있어요. 힙 : 그런 팬들과의 관계들이 SNS가 발달 하면서 더 가까워진 부분도 있어요. 혹시 기억 남는 팬이 있나요? 비 : 너무 많죠. 매일 오는 메시지와 멘션들 하나하나가 감동적이고 감사해요.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조금 특별했던 사연이 있는데, 어떤 한 친구가 제 앨범을 사고 멘션을 주었어요.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 산 앨범이라고. 그 말을 들으니깐 기분이 너무 좋았죠. 저도 첫 앨범을 샀을 때 그 기분을 제가 아니깐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을 샀다는 기쁨 마음도 있는 한편, 앨범이 좋아야 하는데 라는 걱정 있는 그런 느낌. 어쨌든 저 앨범이 그런 기분을 주었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였어요. 그 외에도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죠. 항상 감사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끔 잊는 건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있는 것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크는걸 - New Years Eve (사람들이 잊는것) 비 : 그 노래, 그 구절은 저 개인적으로 너무 울컥하게 하는 부분이에요. 제가 생각하기로 우리나라가 웃긴 게 뭐냐면, 어른들은 항상 맞고 옳고 우리가 모르는 걸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행동하고 사는 것 같아요. 이 노래 작업하면서 저는 저의 부모님은 물론 사회 속에 있는 어른들을 집중해서 관찰했어요. 결과적으로 그 사람들도 우리같이 똑같은 인간이고 어른들도 아기였고 어린이였고 아이들이었죠. 그냥 세월이 흘러서 외적인 모습만 어른이 된 거에요. 주름이 많고, 머리가 흰 것뿐이지 우리와 다를 게 없었어요. 그러면서 잘 못된 게 뭐냐면, 나이만 먹고 어른다운 행복을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겉으로만 어른이고 나이만 먹었지 생각하는 건 아직도 어리고 위로받고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거든요. 가족을 책임지지 못하는 아버지가 있고,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아이를 통해 이루려는 어머니가 있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이만 먹었지 저랑 마음이 똑같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과 생각이 그걸 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그게 너무나 안타깝고 원망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노래를 작업하면서 제가 어른이 되고 아버지가 되었을 때 이것만 안다면 앞으로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제 모습 중에 분명히 나쁜 부분이 있겠죠. 근데 저는 그 모습을 설명하고 고쳐갈 거에요. 나도 완벽하지 않고 문제가 있어서 이러는 거지 너를 덜 사랑해서 이러는 건 아니라는 부분을요. 그리고 최대한 아이 앞에서는 그런 나쁜 면을 안 보여 줄 거고요. 사람들은 아이가 부모의 모습을 보고 행동하는 건데 '너는 왜 그래', '너만 왜 그래'라며 아이 탓만 해요.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착각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면서, 아이들에게는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죠. 너는 너의 환경에 맞춰 자라나는 거고 행복하기 때문에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힙 : 음악으로서 사람을 치료하고 계몽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비 : 열심히 하는 거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잘하는 게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고 생각하고, 뮤지션이 아닌 인간으로서 말을 하는 거죠. 결국, 제가 하는 말을 지키고 나름 느껴왔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뱉은 대로 행동하자 라는 생각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힙 : 알겠습니다. 마지막 트랙인 'Leaving'에 대해 물어볼게요. 'Leaving'은 영어가사로 된 트랙이에요 곡의 소개와 설명을 해준다면. 비 : 그 트랙 전에 스킷에 택시기사님께서 하시는 말이 나의 꿈은 죽기 전에 미국 여행을 하는 거라고 해요. 그분은 영어를 공부로만 잘 한 거지 정작 미국을 가본 적이 없으시대요. 그것처럼 'Leaving' 노래는 제가 한국을 떠나는 것을 여자와 이별하는 모습을 비유해서 만든 노래에요. 그래서 마지막 곡이 되기 적절했던 것 같아요. 한국은 너무 가끔 저에게 진짜 나쁜 년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나쁜 엄마, 이기적인 어른, 나쁜 사람 내 모든 걸 빼앗지만 정작 저한테 해주는 건 하나도 없거든요. 저의 돈을 뺏고, 시간을 뺏고, 청춘을 뺏고, 제 혼을 뺏으면서 이 빌어먹을 도시는 저에게 해주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너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거죠. 한국은 저한테 잔소리만 하는 것 같아요. 군대 가라, 이거 나쁘니깐 하지 말고 저거 나쁘니깐 하지 마라 우리 부모님께서 세금도 내고 저도 나름 다 잘하고 있는데 군대 가기 전에는 여행하기도 너무 힘들고 예비군 안가면 협박, 고발당하고 너무 많은 게 협박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너무 싫은 거에요. 자유가 너무 없다고 느껴지죠.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그럼 너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었으면 좋겠냐?”라고 물으시는데 그런 말이 아니라 그냥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자유로워야 하는데 한국은 그런 게 좀 부족하지 않나 라는 마음으로 쓴 거죠. 내용이 영어라서 번역해서 올리고 싶은데 요즘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깐 그러지 못했어요. 언제가 할 텐데 기다려 주세요. 힙 : 아직도 영어로 랩 하는 게 더 편한가요? 비 : 요즘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떤 생각, 구절들은 영어가 훨씬 편한 부분이 있어요. 사실 많은 사람이 영어를 덜 했으면 좋겠다 하는데, 저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돼요. 지금의 저를 만든 거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에요. 제가 자란 동네 하와이라는 섬 그 안에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여기까지 오게 해준 거거든요. 그리고 저는 해외 팬들도 많아요. 그래서 갑자기 어느 날 영어를 안 쓰는 건 너무 이기적이고 실례하는 거 같아요. 왜냐면 저는 음악을 처음 했었던 이유가 뭐냐면 하와이에 있는 친구들이 들었을 때도 오 이거 괜찮다는 마음으로 이 앨범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저는 앞으로도 영어를 쓸 거에요. 우리가 영어를 모른다고 해서 그것을 두려워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진짜 맞서야 하고 배워야 해요. 모른다면 배워야 하는 거지, 그냥 자기가 모른다고 그게 틀린 건 아잖아요. 세상은 정말 우리만 빼고 정말 다 연결 돼 가고 있어요. 정말 인터내셔널하게 생각할 때가 온 거예요. 이미 너무 지금 와서 하기에는 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빨리해야죠. 힙 : 그럼 한영혼용에 대한 거부감은 없겠네요?? 비 : 거부감은 없지만,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쓸데없이 쓰는 건 열 받죠. 저의 영어가사들은 정말 쓸데없는 것들이 아니에요. 힙 : 두 번째 팬 질문이에요. "이번 앨범 자켓이 캔드릭라마(Kendrick Lamar)의 [good kid, m.A.A.d city]와 비슷한데 보고 영감을 받으셨나요?" (wooki509 외) 비 : 아니요. 웃긴 게 뭐냐면 저는 켄드릭라마의 앨범 자켓을 보지도 못하고 자켓을 완성했어요. 작업할 때는 인터넷 할 시간이 없었죠. 앨범 작업이 끝날 때쯤 커버를 만들어야겠다 생각을 했고, 마침 제가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지금 집은 정말 좋거든요. 예전에는 반지하, 허름한 1층에 살았는데 지금은 정말 좋아요. 그래서 그런 평범하고 행복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해서 에이조쿠 형이랑 카메라를 들고 그냥 찍었죠. 그리고 이 사진들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던 도중에 그냥 사진첩처럼 앨범을 만들자 했는데 거기에 문제가 생겼죠. 그러다 제 방 벽에도 앨범 커버들이 다 붙여져 있고, 소리헤다형 작업실 한편에도 옛날 사진들이 되게 예쁘게 붙어져있는 모습을 보고 진짜 멋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옛날 사진들을 모아서 저도 팬들도 추억을 뒤돌아볼 수 있는 자켓을 만들자 해서 완성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켄드릭라마의 자켓을 보게 되었는데, 완전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위대한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제가 앨범 '자유의 뮤직'에 'I''mma Die Legend'란 트랙이 있어요. 그 노래 훅이 타이거제이케이(Tiger JK)형님의 'Die Legend' 훅과 똑같은 거예요. 저는 깜짝 놀랐죠. 그래서 혹시나 제가 따라 했다고 생각하실까 봐 제이케이형님께 이메일을 보냈어요. 따라 한 게 아니라 작업을 하다 보니 똑같은 훅이 나왔다. 곧 앨범이 나올 텐데 혹시나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죠. 그러니깐 제이케이 형님이 충분히 이해한다는 답변을 주셨죠. 정말 위대한 사람들은 위대한 생각을 비슷한 시기에 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어요. 힙 : 알겠습니다. 마지막 팬 질문입니다. "도깨비즈나 각설이즈로서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나요?"(zyaez, s1157783 외) 비 : 전혀 없을 거 같아요. 각설이즈 같은 경우도 너무 억지스럽게 만들어졌던 거고. 심지어 저는 그 동생(Kikaflo)에게 나쁜 감정이 없어요. 근데 얼마 전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었죠. 제 옆을 스쳐 지나갔고 그 친구도 저를 분명히 봤을 텐데, 저도 아는 척을 하려고 어~어~ 이러고 있는데 그냥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가 아는 척하는걸, 싫어하는 구나 생각하고 있고 저도 그 친구랑 앞으로 마주치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함께 활동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 같아요. 힙 : 그렇군요. 하이라이트가 탄생하고 2년이 지났어요. 많은 작업물을 하이라이트 통해 발표했는데 생각이나 마음이 처음과 바뀐 부분이 있나요? 비 : 아니요. 마음이나 생각이 변한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그냥 너무 바쁘게 생활했고 저희 하이라이트가 그렇게 계획적으로 일하지 않거든요. 그 부분은 저희랑 함께 일하는 사람도, 팬들도 다 알 거에요. 나름 노력하고 계획을 세우려고 하지만 저는 충동적으로 하는 사람에 가까워서 마음가짐은 처음과 똑같아요. 그냥 멋있고 멋있는 음악을 계속해서 서울과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대표하고 싶고, 뒤돌아 봤을 때 역사적으로 우리는 진짜 멋있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힙 : 그러면 반대로 비프리에게 하이라이트란? 비 : 제가 느끼는 하이라이트는...(잠시 생각) 정말 평범하지만 위대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저 외에 다른 멤버들을 봤을 때도 우리는 문화, 우리의 힙합 음악이라는 거 하나 때문에 돈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팔로 형이나 이 사진(앨범 자켓 사진)에 있는 사람들만 봐도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정말 이 사람들은 역사에 남을 사람들이고, 지금도 다 알아주긴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기억에 남을 사람들이고, 역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 힙 : 그럼 하이라이트가 준비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서 살짝 말해준다면? 비 : 일단 저희 목표는 컴필레이션 앨범이에요. 멤버 모두 힘을 합쳐서 정말 멋있고 역사에 남을 컴필을 만드는 게 목표고, 그다음에는 각자 개인의 목표가 다 달라요. 저는 하이라이트가 아니라도 제 개인 목표가 있어요. 공연문화가 있잖아요. 그 공연 문화를 길거리와 연결하는 거예요. 왜냐면 우리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형들, 동생들은 길거리에 있는데 사실 그 사람들이 공연장에 오질 않거든요. 왜냐면 공연장이라는 곳이 낯설고 소녀 팬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 사람들은 밖에 유행하는 가요는 안 듣고 오로지 힙합만 들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음악과 우리의 음악을 맞춰서 미국에서도 볼 수 없는 진짜 미친 공연장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멋진 문화를 만드는 거죠. 진짜 축제를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 힙합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거예요. 그게 나름 우리의 큰 목표인 것 같아요. 힙 : 방금 말했던 것처럼 하이라이트 공연을 직접 느껴본 사람들은 팬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다른 공연과는 다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요. 공연 할 때 다른 공연과 차이점이나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비 : 모르겠어요. 저희가 여태까지 보여준 게 그냥 다 열정이고, 그 모습 자체니깐 앞으로 공연 오는 사람들은 정말 뭔가를 느끼고 가고 저 사람 잘생겼다. 멋있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와서 진짜 재미있었고 열정이 느껴지는 그런 공연을 보여주고 싶고 정말 미친 듯이 놀다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저희가 할 일이기 때문에 그런 공연을 만들 거고, 저희 공연에 왔을 때 정말 최선을 다해서 남는 게 하나도 없이 다 줄 예정이에요. 힙 :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어는 한쪽에서는 '한국힙합이 죽어간다.', '들을 만한 노래가 없다.'라는 말을 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비 :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저희도 느꼈으니깐요. 솔직히 하이라이트가 짱이다 그럴 수도 없는 거고, 각자 취향이 다 있잖아요. 누구는 하이라이트 음악 듣고 별로라고 말할 수도 있고, 누가 누가 짱이다 말할 수 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지금 씬에 다양성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새로운 걸 듣고 싶거든요. 뭔가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 현재 래퍼들은 진짜 많은데 영향받을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아요. 하는 친구들도 힙합을 너무 쉽게 보고 연예인 놀이같이 생각하는 것 같고, 너무 가볍게 랩을 하는 거 같아요. 요즘 친구들은 공연도 안보고 랩도 안 듣기 때문에 당연한 것 같고 그만큼 죽어가는 것 같긴 해요. 그래서 저희가 열심히 하다 보면 그거에 영향받는 친구들이 더 생길 거고 저희 모습이 소문이 나면 저희 음악, 공연을 통해 힙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이렇게 된 부분이 저희 탓도 있어요. 왜냐면 우리가 직접 가지 않고 너무 홍대에서만 공연하니깐 지방사는 사람들은 버스를 혼자 타고 와서 공연장에서 기다리다가 공연 보고 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든 문제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앨범처럼 음원 정액제 반대를 해서 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몫에 최선을 다할 거에요. 자신이 맡은 것만 잘하고 우리가 다 뭉치면 큰 그림이 되어서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역할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죠. 다른 사람들도 자신 것을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우리가 다 같이 큰 그림이 되는 거죠. 우리나 여러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 힙합에 대한 희망은 있는 것 같아요. 힙 : 방금 말했던 것처럼 플레이어들이 많아졌죠. 그 중에서 아직 수면 위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눈여겨보는 루키가 있나요? 비 :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 한 명도 듣기 싫고, 한 명도 듣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루키라고 할 수 없는 애들이 너무 많단 말이에요. 벌써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왜 앨범이 안 나오는지를 모르겠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홍대에서 그냥 형들이랑 너무 놀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힙 : 그렇군요. 그럼 준비하고 있는 개인 작업물이 있나요? 비 : 얼마 전에 정말 멋있는 비트를 제가 만들었어요. 진짜 진짜 멋있는 비트라서 이걸 빨리 발매할 생각이에요. 진짜 한국 힙합에 대표곡으로 만들 예정이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공연장 분위기를 보여줄 예정이에요. 저희가 클럽 같은 데서 공연하고 있는 걸 영상으로 찍어서 한국 홍대에서 제일 잘 노는 사람들이 어떻게 노는지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해갈 예정이에요. 조만간 이르면 다음달(11월)안에 영상과 새로운 곡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힙 :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지. 비 : 랩을 하겠다는 친구들한테 한마디 하고 싶어요. 그러니깐 계집애처럼 안 굴었으면 좋겠어요. 이건 너무 심각한 문제인 것 같은데 랩 한다는 애들이 막 화장하고 다니고 그건 각자 취향이니깐 존중을 한다 해도 힙합의 의미와 뿌리, 역사도 모르고 공연장도 안가고, 음악도 안 들어보면서 그러면서 그냥 자기만 유명해지고 싶어 랩을 한다면 진짜 죽여버릴 거에요. 저는 진짜 그럼 사람들을 없애버리기 위해서 내 커리어를 올인 할 수 있어요. 진짜 그거 하나면 돼요. 왜나면 나는 내 예술과 내 문화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겉에서 남들이 그걸 너무 쉽게 생각하고 나도 할 수 있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네 라고 착각하고 노력도 안 한다면, 나는 제 추구하는 모든 음악을 버리고 그런 사람들만 없애는 음악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깐 이런 나와 맞싸울 자신감이 없으면 절대 뛰어들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말 자신의 목숨을 걸지 않을 거면 하지 말았으면 해요. 힙 : 진짜 힙합을 사랑하시네요. 비 : 네. 저는 진짜 이것밖에 없어요. 힙합은 저를 포함해 아무것도 없는 수많은 사람에게 신이 주는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누가 생각했겠어요. 아무것도 없었던 흑인들의 힙합이 이제는 세계적인 문화가 되었잖아요. 저는 힙합 때문에 대한민국 서울에서 밥을 먹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무슨 기술이 있어요. 저는 악기도 다룰 줄 모르고 음악도 몰라요. 근데 제가 랩을 하고 비트를 만들고 있단 말이죠. 이거는 신이 나에게 준 축복이기 때문이 이걸 쉽게 생각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정말로 제 목숨을 걸 수 있어요. 그뿐이에요. 인터뷰 | 힙합플레이야 최현민 (hm@hiphopplaya.com) 자료제공 | 하이라이트 레코즈 홈페이지 (http://hilite-music.com) 관련링크 | 비프리 트위터 (http://www.twitter.com/realbfree) [지난 인터뷰] 2010.10.31 쉼 없는 움직임 'The Ticket' 비프리(B-Free)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6227 2010.07.16 가능성의 증명, 'Freedumb' 비프리(B-Free)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5771 2009.08.28 '자유의 뮤직' 8월의 신인 [B-FREE]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4547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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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제이통(J-Tong), '이정훈' 이 문화를 바로 잡아 다스리는데 큰 공을 세울 이름  [83]
힙플: 오랜만이다. ‘모히칸과 맨발’ 이후, 행방이 크게 도드라지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지냈나? 제이통 : 잘 지냈다. 힙플: 작년, 이센스와의 레이블 설립 설이 있었다. 실제로 진행이 되는 것 같기도 했는데, 어떤 이유로 함께 하지 못하게 된 건가. 제이통: 유통사와의 계약을 앞두고 서로 엇갈렸다. 센스형은 지금 존재하는 유통망이나 음원 사이트 등 편리하게 갖춰진 시스템을 ‘이용하자.’ 였고, 나는 아무것도 ‘이용하지 말자.’ 였다. 난 내 20대 초반을 센스형과 붙어 지냈다. 난 센스형이 회사의 계약, 시스템에 의해 겪어온 상처를 가장 가까이서 봐온 사람 중 하나이고, 그 센스형의 상처를 통해 시스템을 배운 놈이다. 그런 과정을 겪은 나로서는 이제 센스형과 아무런 제약 없는 시스템 밖에서, 그 어떠한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평생 행보를 같이 하고 싶다 라는 바램이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여 지금도 아쉽다. 힙플: 아메바컬쳐와의 협업 이후, 앞서 설명해 준 이센스와의 레이블 설 이후 크게 다른 소식은 없었고, 급작스레 새 앨범을 발표하는데, 레이블에 대한 이야기는 없더라. 독립 레이블로 혼자 진행하고 있는 건가? 제이통: 모든것들을 혼자 진행하고 있다. 힙플: 이유는? 제이통: 우리나라에선 음악을 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이 많다. 기획사랑 계약을 해야 하고, 유통사와 계약을 해야 하고, 음원 사이트와 계약을 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라고 불리는 단체는 철저히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음악 위에 돈을 벌기 위한 회사의 생각이 낄 수밖에 없다. 계약 수칙을 어기면 법적인 조치가 따르며, 모든 건 계약에 맞추어 돌아간다. 난 돈을 벌기 위해 음악을 만드는 노예가 아니다. 난 여러 계약들을 지킬 마음도 없고, 그럴 자신도 없다. 힙플: 이번 음반의 판매 방식은 음원, 음반 모두 특정 사이트(http://www.ikbuckjtong.com)와 제이통이 직접 진행하는 앨범 직거래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모험적인 시도인데, 어떻게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건가. 제이통: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누구의 생각도 반영되지 않은, 오로지 내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하나의 창작물을 내 방식대로 선보일 수 있어서 의미가 있고, 내 음악을 느끼는,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진 별난 인간들을 직거래로 직접 만나는데 의미가 있다.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여러 창구와 매체가 즐비 하는 요새 시대에 어떤 미친 가수가 직접 만나서 직거래를 하는가? 모든 것들이 편리하게 디지털 화 되어가는 현재 시대를 내 방식대로 역행하여 살아남는 것이 내 삶의 의미이고 목표다. 힙플: 한정 배포/판매는 특정 사람들에게만 공유 되는 형태이다. ‘널리’ 들려졌으면 하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은 없나? ‘갈’을 통해 접한 메시지로 보자면 아쉬움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만. 제이통: 내 음악을 사기 위해서는 남루한 내 사이트의 성인인증을 거쳐야한다. 내가 28세인데 28세의 생각을 미성년자가 공감하리라 생각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신보 [이정훈]은 비싸다. 3만원이며, 1집 모히칸과 맨발은 4만원, EP는 5만원이다. 앨범이 비싼 이유는 내가 들인 노력과 시간을 높이 사기 때문이고, 구작이 신작보다 더 비싼 이유는 난 낡고, 오래 되었지만 성질이 변하지 않는 가치를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착불이다. 이런 과정을 직접 뚫고 날 이해하며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짜 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내 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거 유행하면 이거 좋아하고 저거 유행하면 저거 좋아하는 분별력 없는 인간들은 내 까다로운 방식 속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내 사이트는 현재 가장 뜨거운 유행이 된 이 힙합 문화 사이에서 진짜 내 팬들을 온전히 가려내어 줄 장치이다. 힙플: 여러 반대 운동이 있었지만, 음원 수익 분배에 있어서의 불합리함은 바뀔 기미조차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제이통과 같은 방식이 소수에 그쳐서는 시도로 끝날 가능성도 커 보이는데, 여기에 있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이통: 시스템 안에서의 음원 다운로드로 유통되는 음악의 한 곡당 가격은 500원 정도이며, 스트리밍으로 유통되는 음악의 한 곡당 가격은 7.2원 정도이다. 저 가격에서 계약 된 비율로 기획사가 떼어가고, 유통사가 떼어가고, 음원 사이트가 떼어간다. 창작자 본인에게 떨어지는 금액은 껌 보다 싸며, 과자 보다 싸고, 라이타 보다 싸다. 싼 음원 가격은 결국 사재기를 유발하여 국내 음원 차트는 믿을 수 없다. 여기서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을 해 보라. 난 내 앨범을 3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준비했다. 앨범 아트웍은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네팔까지 가서 진행했고, 내가 관련된 모든 영상은 내가 다 편집해서 만들었으며, 작사, 녹음, 믹스, 마스터 등의 작업 과정에서도 매사 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그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 근데 왜 내가 고생하여 만든 음악들을 시스템 안에서 그들이 정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아야 하며, 왜 내가 저런 불합리한 판에 얽혀야 하나. 우리나라 래퍼들은 95% 이상이 의식 없이 대가리에 똥만 차서 멍청히 살아간다. 어떻게든 현재 유행에 맞춰 지 밥그릇 챙길 생각만 하고 있다. 잘 들어라. 힙합 문화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돈, 자기 자랑 따위가 아니라 불합리함에 분노하는 저항의식이다. 니가 벌면은 얼마나 벌며, 니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나. 니가 아무리 많이 벌어봤자 넌 더 큰 돈의 노예고, 니가 아무리 잘나봤자 이 불합리한 시스템의 노예다. 같은 속도로 나란히 달리는 버스 2대에서 각자의 창문을 통해 서로를 쳐다보고 있으면 버스는 앞으로 직진 하고 있지만 서로의 모습은 정지해 있다. 흐르는 물도 마찬가지로,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각각의 물 한방울 한방울들은 자신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평생 모를 것이다. 시스템 안에 있으면 자신이 어디로,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절대 깨달을 수 없다. 시스템 밖으로 나와라. 시스템 밖으로 나와야 비로소 시스템이 보인다. 힙플: 넘어가서, 지난 앨범에서는 ‘혼란속의 형제들’ 이번 앨범에서는 ‘27인의 해적’이 수록 됐다. 여기서 ‘혼란속의 형제들 (IK)’은 어떻게 된 것인가? 자연스러운 크루 해체로 보여 진다는 의견이 대다수인데. 제이통: 우리끼리의 웃음 나는 추억이 있다. 크루는 그거면 된 거다. 지금은 각자 바빠 안본지 꽤 되어서 만나면 어색하겠지만 난 형들이 좋다. 크루가 어떻게 되는지는 기석이 형(Simon Dominic)한테 물어봐라. 힙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개량한복’에 대해서 물어보겠다. 도끼&더콰이엇를 향했는데, ‘빈지노’는 아닌 것에 대해 많은 피드백들이 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답해 줄 수 있는가? 제이통: 도끼와 더 콰이엇은 자본주의를 조장하는 사기꾼이다. 도끼는 자신이 연예인이 아닌 MC 라고 포장하지만 여러 방송에 나온다. 방송에 나오는 모습은 다 똑같다. 돈 자랑이다. 도끼의 옛 음악들을 들어봤나? 가사에 난 쇼미더머니같은 방송매체 따윈 이용하지 않는다. 난 힙합이다. 라고 이야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쇼미더머니에 얼굴을 비춘다. 도끼는 방송에 나와 자신이 불교를 믿는다고 온갖 보석으로 치장된 부처 목걸이를 보여준다. 그의 삶을 보라. 과연 부처를 믿는 자의 삶인가? 도끼는 기본적으로 언행일치가 되지 않고,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채로 일찍 돈에 눈이 멀어 허영심이 가득하고 거만하다. 세상은 돈으로 살수 없는 사람과의 관계가 있고, 돈으로 살수 없는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한 경험이 있다. 세상은 돈이 다가 아니다. 몇 년째 도끼와 더콰이엇의 돈 타령은 지겹도록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 돼지새끼들이 얼마나 더 우려서 해 처먹을지 모르겠다. 지겹기 이전에 같은 창작자로써 역겹다. 내 인터뷰를 보는 분들께 질문을 하나 하겠다. 도끼와 더콰이엇의 돈 얘기에 대해 지금 더 궁금한 사람이 있는가? 창작자라면 본인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본인이 어떤 인간인지, 더 발전하여 자신의 커리어에 맞게 삶을 풀어 나가야 하는게 맞지 않는가? 트랩이라는 장르를 아는가? 미국 힙합의 유행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들은 도끼와 더콰이엇의 음악이 미국 흑인의 태도, 가사, 심지어 사운드까지 그냥 모든것을 배낀 흉내내기 음악이라는 걸 알고 있을것이다. 지노형 얘기로 넘어가면 도끼는 옛날부터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어떤 누군가를 이용하여 이익을 내는 얕은꾀를 써왔는데, 커리어 초반엔 박재범이었고 지금은 지노형이다. 지노형은 타고 났다. 청자의 가슴을 때리는 깊은 가사를 써낼 줄 알고, 섬세하고, 정의롭다. 그릇이 넓어 여러 장르에도 어울리고 멜로디도 잘 짜며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도끼의 모든 커리어를 통틀어 합쳐 몇 트럭을 가져와도 지노형의 'if i die tomorrow' 한 곡이 더욱 빛난다. 같은 돈 자랑을 해도 내 디스에 빈지노는 아닌 이유는 간단하다. 형은 자격이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혹시 모르는 미래에 형이 도끼와 더콰이엇 같이 인기와 돈에 눈이 먼 병신이 되어 실망스러운 음악을 계속 내 놓는다 하더라도 난 형을 욕하지 않을 것이다. 나와 형은 형이 지금 빈지노이기 이전에 임성빈과 이정훈으로 만난 사이다. 형은 운동을 즐겨 항상 얼굴에 생기가 있고, 주변 교우관계도 깊으며, 심성이 착해 배려심도 깊어 주변 형, 동생들을 기분 좋게 한다. 형의 삶은 욕먹을 이유가 없다.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가면 힙합 한답시고 미국 본토 문화를 그대로 베껴 한국에서 흉내 내는 건 의미 없다. 이 문화가 지닌 본질과 매력을 파악하여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맞게, 자신의 나이에 맞게, 시대에 맞게 문화를 재해석해야 한다. 그 온고지신의 태도가 바로 옛 멋과 현재가 조화를 이룬 개량한복의 성격이며, 개량한복이 내 노래의 제목이 된 이유이다. 힙플: 두 번째로 ‘머저리들의 행보는 결국 쇼미더머니’ 이 구절을 두고는 ‘벅와일즈’ 멤버들의 출연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그래서 ‘졸렬하다’ 라는 식의 피드백들이 대다수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이통: 난 동생들이 쇼미더머니에 나오든 뮤직뱅크에 나오든 전국 노래자랑에 나오든 무조건 응원할 꺼다. 동생들과의 인연은 8년이 넘었다. 동생들이 큰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난 내 방구석 깊은 곳에 숨겨 줄 거다. 벅와 멤버들의 행보가 어떻든, 어떤 음악을 하든 난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가 지금 보다 더 잘 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난 벅와일즈를 사랑한다. 그 뿐이다. 날 졸렬하게 보았다면 정확하게 보았다. 미안하다. 버벌진트 산이 도끼 더콰이엇 한테는 화가 나지만 벅와 동생들한테는 화가 나지 않는다. 난 졸렬한 놈인가 보다. 오히려 동생들이 출연하기 전 보다 잘 되어서 기분이 좋다. 우린 각자의 성격들이 조화가 잘 맞아 재밌는 상황이 많이 생겨 웃긴 에피소드가 넘쳐난다. 심지어 27명이라 거의 2주마다 누군가의 생일이다. 벅와 카톡방은 2주 마다 축제다. 벅와일즈를 통한 내 목표는 평생 재밌게 같이 공연 하며 늙는 것이며, 멤버 모두와 한번 씩 음악 작업을 하는 것이다. 물론 작업으로 생기는 저작권료와 같은 시스템 상의 수익은 난 모두 거절한다. 그리고 최근에 멤버가 한명 더 늘었다. 코리안 좀비 소속의 격투가 서진수 선수이다. 힙플: 이 곡에서는 산이와 버벌진트도 겨냥했다. 무려 네 명이나 겨냥했는데. 제이통: 산이, 버벌진트는 힙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천박한 싸구려 사랑 노래를 대중 매체를 통해 유행시켜 이 문화의 가장 중요한 매력인 마초적인 성향을 도려내었다. 듣기 좋게,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뻔한 가사에, 예쁜 아이돌 하나 골라 귀에 잘 빨리는 멜로디 만들어 훅에 끼워 맞추고는 '힙합'이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한다. 내가 생각하는 힙합은 남자의 음악이다. 산이는 예쁘게 성형수술을 하였고, 버벌진트는 방송에 나와 여성스러운 손짓을 하며 질질 짠다. 그리고 도끼, 더 콰이엇 이 둘은 자본주의를 조장하여 대중 매체를 통해 돈이 최고라는 사상을 대한민국에 널리 퍼뜨렸다. 가사에는 외제차가 몇 대니, 보석이 몇개니, 내가 버는 돈이 얼마니, 지겹게 자랑하고 돈 얘기가 아니면 다 닥치라고 하며 청자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가뜩이나 극심한 자본주의로 피폐해지는 세상에 기름을 콸콸 부어댄다. 내가 생각하는 힙합은 정의로운 음악이다. 자신이 유명하고, 돈 많이 번다고 자랑만 할게 아니라 그 와중에 자기가 찾은 옳은 정답들을 음악으로 구체화 해나가는게 맞다. 자신이 한 몫 챙겼다고,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위 네 명은 내가 사랑하는 문화를 망치는 역적들이다. 후한 말의 십상시와 같고, 조선말의 매국노와 같다. 힙플: [부산]에서는 ‘똥’으로, [모히칸과 맨발]에서는 ‘찌찌뽕’, 이번 앨범의 ‘개량한복’까지 의도 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여태까지의 모든 앨범에서 말이다. 일정부분 어떤 주목을 받을지는 생각했을 것 같은데, 음악보다 이슈에 집중되는 것에 아쉬움은 없나? 제이통: 어려운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나의 모든 커리어는 이슈 덩어리다. 나를 그냥 관심종자로 보는 사람도 많고, 노이즈 마케팅에 미친놈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난 그냥 나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뿐이다. 난 음악으로 돈을 많이 벌어 평생 떵떵거리며 살 생각도 없고, 어딜 가나 알아보는 유명한 가수가 될 생각도 없다. 나의 증조할머니는 건강하게 장수하시고 주무시다가 편하게 돌아가셨다. 내 꿈은 무병장수이다. 난 부모님이 일찍 이혼하여 엄마 없이 자랐다. 그 어떤 결핍이 있어서 그런지 난 유방이 너무 좋다. 난 삼시 세끼를 잘 챙겨먹으며 과일을 좋아하고 영양학에 관심이 많다. 술은 다음날 설사해서 싫다. 한달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한다. 난 평소 자연을 좋아하여 약초와 버섯, 곤충에 관심이 많으며 산에 가는걸 좋아한다. 자연 관련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은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 이다. 난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즐기는데 가장 쾌감 있는 운동은 공연이다. 자위행위도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여성과의 섹스도 중요하다. 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하여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음악 만드는 걸 좋아하고, 영상 만드는 걸 좋아한다. 고통 뒤에 얻는 쾌감을 좋아하여 문신을 좋아하고 이젠 심지어 문신 기술도 배우고 있다. 인간이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뒤죽박죽이면 어떻나, 난 멋지게 늙을 자신이 있다. 이쯤 되면 그냥 날 뒤죽박죽인 놈이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너그럽게 받아드려 달라. 힙플: 이번 앨범 10곡 중 4곡을 영상으로 시각화 했다. 제이통: 이번 앨범의 모든 아트웍은 네팔에서 진행 되었다. 세계의 지붕 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을 보고 싶었고, 때묻지 않은 대자연을 느끼고 싶었다. 네팔 여행 과정에서 겪었던 순간들을 이영호 사진사와, 최강훈 촬영감독이 잘 포착해주었다. '눈' 이라는 영상은 이주호 음악감독의 곡 위에 맞추어 편집 하였다. 영상 안에는 주로 네팔의 오래된 옛 사원, 자연, 인간, 풍경들로 이루어져 있다. 난 내가 만들어 낸 영상들로 당신들의 '눈' 이라는 감각 기관을 통해, 내가 경험한 장면들과 느낌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에 네팔에 일어난 큰 지진으로 오래된 사원들도 거의 다 무너지고 사람들도 많이 죽었다. 하지만 내 영상속의 네팔 사람들은 평생 살아 숨쉬고, 내 앨범 아트웍 속의 네팔 사원들은 평생 견고하다. 내 영상과 아트웍은 의미가 있다. 다음으로 '백양산'으로 넘어가면, 산과 나의 인연은 깊다. 먼저 나의 아버지가 산을 굉장히 좋아하셨다. 자사모(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다음 카페에서 미스터 폴 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시며 모든 등산길에 날 데리고 다니셨다. 그리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굴절이 다른 '부동시'로 군대를 가지 못하였는데, 4급을 받고 산불감시 요원으로 발령나 근무하게 된 곳도 산이다. 바로 백양산이다. 공익 시절 2년 가까이 등산만 하여 난 백양산의 모든 등산로를 꿰고 있고, 백양산은 내 집 마냥 편하며, 산에는 내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이 있다. 내가 사는 곳은 부산진구 초읍동이며 집과 백양산 입구까지의 거리는 10분 거리다. 난 앓아눕거나, 급하게 처리해야 할 시급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7일 중 3일은 눈 뜨고 일어나자마자 백양산에 간다. 등산은 사계절을 가리지않고 내가 가장 자주 즐기는 운동이다. '백양산' 이라는 영상은 내가 산을 오르내리며 직접 촬영한 풍경들로 이루어져 있다. '문신' 으로 넘어가면, 난 고통을 좋아한다. 어차피 삶은 고통이다. 고통을 이겨냈을때 다가오는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문신은 가장 1차원적이고 확실한 방법으로 나에게 고통을 준다. 바늘로 피부를 찌르는 것이다. 화로와는 22살때 홍대에서 타투이스트와 고객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서로의 기운이 잘 맞아 금방 친해졌다. 진심 반, 농담 반으로 서울 생활 접고 부산으로 내려오면 벅와일즈에 받아주겠다고 했는데, 미친놈이 5개월 뒤 노가다로 천만원을 모아 부산으로 이사하며 벅와일즈가 되었다. 화로와 같이 부산에서 어울리며 내가 생각하는 운율의 구조와 배치의 정답들을 공유했고, 철학과 사상을 공유했다. 화로는 나에게 오래된 친구이자, 유능한 제자이며, 문신 기술을 전수 해주는 선생이다. 마지막으로 '호흡'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성과의 만족스러운 섹스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좋은 섹스는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것 이다.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여러 행위를 기초로 두고 상대 여성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이렇게 해보고 싶다던지, 저렇게 해보고 싶다던지 에 따라 대화하고 수렴하여 호흡을 맞춘다. 섹스는 서로 '호흡'을 맞추어 각자 성향의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힙플: ‘호흡’은 유튜브의 선제대응이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널리 퍼졌으면 찌찌뽕을 잇는 이슈를 탔을 거라고 생각한다. '찌찌뽕’으로 겪어본 아티스트이기에 또 이런 시도를 했다는 자체는 좀 의아했다. 어떤 연유로 ‘다르지만 비슷한’ 류의 비디오를 또 제작했는지 궁금하다. 제이통: 인간의 큰 욕구 중 하나는 표현의 욕구이다. 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리로,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영상을 공개한지 1시간 만에 잘렸지만, 내 사이트를 통해 다시 공개 할 예정이다. 내 사이트는 '성인사이트' 다. 성인은 보통 만 20세 이상의 남녀를 이르는 단어로 쓰이지만, 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을 표현하는 단어로도 쓰인다. '성인'은 인과관계에 대한 통찰력이 있고, 분별력이 있으며, 책임감이 있다. 난 내 회원들을 믿고, 내가 하고 싶은 건 내 시스템 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중학교 다닐 적 설문조사 할 때, 장래희망 적는 란에 성인 AV 배우라고 적어 선생님께 혼난 적이 있다. 난 지금 내가 만든 성인 영상의 총감독 이고, 촬영감독 이며, 편집자 이며, 배우다. 난 여러모로 장래희망을 살고 있다. 힙플: 그럼 이 인스트루멘탈들은 어떤 의도를 담았는지는 궁금하다. 어떤 의도, 어떤 배경이 있는 곡들인가. 제이통: 내가 만들어 낸 곡들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여, 앨범 구성 상 흐름을 잡아 줄 차분한 소리들이 필요했다. 이주호가 제 몫을 잘 해내주었다. 주호의 또 다른 직업은 헬스 트레이너다. 힘든 노력에 의한 값진 성취의 진행 과정을 즐길 줄 아는 멋진 동생이다. 이주호 음악감독과 나의 영상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 질 것이다. 힙플: 앨범 전체적인 바이브가 ‘올드스쿨’, ‘옛 것’에 대한 인상이 강하다.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제이통: 잘 보았다. 정답은 이미 옛 것에 다 나와 있다. 모든 예술은 옛 것을 자신의 삶에 맞게 재해석하여 표현하는 거다. 난 한국의 옛날 방식을 사랑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올드스쿨 문화는 다양했고, 낭만 있었으며, 철학적이었고, 정의로웠다. 나의 가사에는 한국인이 즐겨 쓰는 쉬운 사자성어가 많다. 난 가장 단순한 표현으로, 가장 쉽게 전달한다. 사소한 말장난 하나 없이 화법도 상투적이고, 외국어도 거의 없다. 나의 노래 제목들은 '개량한복', '귀촌', 꾸짖을 '갈' 등으로, 벌써 낡아서 옛날 냄새를 풀풀 풍긴다. 나의 문신들은 그림의 선들이 뚜렷하고 간단하여 눈에 쉽게 들어오며 생활 속에서 많이 쓰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빨강, 노랑, 파랑 따위로 색칠 되어 있다. 나의 주된 행보는 '직거래'로, 난 나의 음악을 원하는 사람과 직접 만나 오른손으로 물건을 주고 왼손으로 돈을 받는 가장 1차원적인 형태의 '거래'를 하고 있다. 내 가사를 읽어봐라, 내 노래 제목들을 봐라, 내 문신들을 봐라, 내 행보를 봐라. 내 삶의 모든 방식은 '올드스쿨' 이다. 심지어 옷도 올드한게 좋다. 나와 취향이 같은 옛날의 누군가를 상상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을 얻고, 신기해하며 옷을 입는다. 게다가 누가 입었던 옷은 싸서 좋다. 힙플: 앨범 내에서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바는 시스템과 씬에 대한 ‘화’이다. 씬에, 시스템에 바라는 바가 구체적으로 있나. 제이통: 대통령에게 바라는게 있다. 주요 음원 유통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 CJ E&M. KT 뮤직 모두 현재 멜론, 엠넷닷컴, 지니 뮤직 등의 음원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사가 음원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니 돈 있는 놈이 돈 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음원 사재기도 근본적으로 이 구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침투를 막아야 한다. 이젠 공연까지 기업화되어 공연 뒷 풀이는 옛 말이며, 선후배 간의 의리도 없다. 그리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없애고, 음원 가격을 내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범주로 높여, 판을 깨끗이 만들어 달라. 음악의 가치가 높아져 행복한 창작자들이 많아지고, 빌보드, 오리콘 같은 신뢰성 있는 차트가 생겨, 대한민국의 문화적인 수준이 높아진다면 당신도 좋고 나도 좋고 얼마나 좋은가. 힙플: 3년여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는데, 다음 앨범은 얼마나 걸릴까? 제이통: 내가 구축한 나만의 시스템으로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는 돈을 모아 떳떳하게 살아남는다면 다음 앨범이 나올 것이고, 살아남지 못한다면 다음 앨범은 없다.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제이통: 난 똥이라는 노래 한 곡으로 소울커넥션이라는 한 단체를 없애버린 장본인이며, 부산 EP를 통해 한국힙합 문화에 지역 색을 입힌 장본인이다. 내 이름은 오얏 [이]. 바로 다스릴 [정]. 공 [훈]. 이다. 이 문화를 바로 잡아 다스리는데 큰 공을 세울 이름이다. 기사작성 | 힙합플레이야 (HIPHOPPLAYA.COM) 사진촬영 이영호 (Booba) http://instagram.com/boobagraphy 제이통 홈페이지 http://www.ikbuckjtong.com 제이통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ikbuckjtong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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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et Storm : a Night Record ' The Quiett ' 인터뷰  [68]
힙플: 3년여만의 새 앨범이에요. 음악 작업 외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The Qiett (더 콰이엇, 이하; Q): 3집 앨범 발매했을 때가 제가 23살 이었어요. 그때까지 어린 나이에 굉장히 바쁘게 살아와서요. 놀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뭔가 ‘다시 한 번 나에 대해서 돌아봐야겠다.’ 했던, 자아성찰을 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런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웃음) 힙플: 더 콰이엇은 찾았나요? Q: 저는 찾았어요. 그 때 그때 찾고.. 다시 찾고 이런 식이잖아요. 찾았죠. 힙플: 아, 그럼 말씀하신 시간을 통해서 찾은 더 콰이엇은 어떤 사람이던가요?(웃음) Q: (웃음) ‘나는 어떤 사람이구나’ 라는 그런 것보다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가 더 중요했어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잖아요?(웃음) 근데 그 때 조금 많이 벽에 많이 부딪혔던 것은 언더그라운드라는 것 이었거든요. 사실 저는 그 때도 언더그라운드에서도 현실적인 부분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채우던 시기였는데도 뭐랄까.. 행복하지 않았어요. 정말 이게 내가 언더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전부인가라는 물음도 해봤는데, 주위에서는 ‘자꾸 그게 다다. 올라가라’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는 이전의 인터뷰에서도 했던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도 고민에 빠졌었거든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중요했던 것이 -음악 하면서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은 처음인데- 올라 가냐, 마냐 이런 것이 아니라, ‘내가 여기서 더 즐거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어요. 사실, 즐거우면 되는 건데, 그 시기에는 이 게임이 즐겁지가 않았거든요. 디테일하게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그 고민에 대한 답은 찾았죠. '나는 이게 정말 좋다‘라는 결론이요.(웃음) 힙플: 그럼 이번 앨범은 그 고민 끝에 나온 앨범인가요? Q: 근데 그 고민을 몇 번 넘기고 나온 앨범이라서 그 고민과는 별로 상관없는 앨범이에요.(웃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더 즐길 수 있고, 나는 이게 정말 좋다라는 결론을 내린 다음 계속 작업을 해오면서 만든 앨범이거든요. 힙플: 아, 그렇군요.(웃음) 앨범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도록 하고요, 새 식구들도 많이 늘어난 소울컴퍼니의 최근 분위기는 어떤가요? Q: 라임어택(RHYME-A-)이나, 제리케이(jerry.k)는 회사원이라서, 회사 일 때문에 많이 바빠요. 그래서 거의 음악작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공연이나 다른 부분에도 참여를 하기가 힘들어서 좀 아쉬워요. 그리고 저희의 새 식구들이라 비다로까(Vida Loca), 크루셜 스타(Crucial Star), 지슬로우(G-Slow) 이정도인데, 그 친구들이 굉장히 열정적이라서 저희한테 굉장히 많은 활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힙플: 신인들 중에 비다로까는 더 콰이엇의 학생이었다던데요? Q: 네, 제가 강의를 한 3년여 정도 했었는데, 그 사이에 재능이 있는 분들도 몇 분계셨어요. 그 분들 중에는 다른 레이블에서 프로듀싱을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소울 컴퍼니 뮤지션 중에는 프리마 비스타(Prima Vista)와 비다로까가 저한테 배운 적이 있죠.(웃음) 이 두 친구는 저와 자주 연락을 하고 제 작업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이 게임에 흡수 된 케이스에요. 비다로까는 골든 보이(Golden Boy Training Academy) 앨범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친구가 처음에 배우러 왔을 때가 고 2였는데, 그 때부터 가능성이 보이더라고요. 근데 ‘가능성 있다, 잘 한다’ 이런 이야기는 안 했어요. 왜냐면 그런 이야기를 해주면 자만에 빠질 수 있는 나이라서.(웃음) 그렇게 배우기를 시작하다가, 고3이 되니까, 수능 때문에 못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배울 생각이 있으면 수능 끝난 뒤에 오라 그랬는데, 수능 끝나고 왔어요,(웃음) 다시 왔을 때, 정말 놀란 게 공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비트 만드는 실력이 되게 좋아져서 왔어요. 어느 정도의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서 왔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로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 수업을 좀 하다가, ‘너는 지금 언더그라운드 앨범에 곡을 수록할 수 있는 퀄리티(quality)는 되니까, 한 번 괜찮으면 곡 있으면 들려줘보자’ 하고는 수업은 종료하고(웃음) 제 믹스테잎에서 처음으로 ‘Vida Loca Interlude’ 를 실으면서 이 친구의 커리어가 시작 된 건데, 사실 이 곡으로는 큰 주목을 못 받고, 앞서 잠깐 이야기 한 골든 보이 앨범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죠. 힙플: 상당히 자연스럽게 소울컴퍼니에 합류 했네요. 그럼 이런 케이스와 오디션 등으로 소울컴퍼니의 영입 방식을 예상해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기준은 어떤 건가요? Q: 크루셜 스타를 발탁한 오디션 같은 경우는 되게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이런 오디션은 앞으로 웬만하면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애로사항이 많았거든요.(웃음) 어쨌든, 저희 기준은 당연히 실력을 보죠. 그러니까 그 때 그 순간의 실력도 보지만 잠재력도 보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어떤 느낌이 있어요... 말로는 표현 할 수 없지만, ‘이 사람은 소울 컴퍼니의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있어요. 이건 저 뿐만 아니라, 저희 소울 컴퍼니 모두의 느낌이에요. 힙플: 그럼 앞서 말씀 드린 뮤지션들도 있고 해서 이제 많은 식구들이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영입 할 계획인가요? Q; 네 그럼요. 저희는 좋은 뮤지션들이 있다면 혹은 그 친구에게 솔컴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은 많죠. 힙플: 어떤, 수 적인 것도 고려 된 말씀이신가요? Q: 숫자는 많은데, 말씀드렸듯이 직장인들도 있고 해서 요즘에는 어떻게 보면 소울 컴퍼니에 사람이 없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키비(Kebee) 형 같은 경우도 업무적인 것에 매진을 하고 있고 하다보니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아티스트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영입은 계속 될 것 같아요. 힙플: 그럼, 이제 새 앨범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웃음) 아주 좋은 반응인데요.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Q: 이 앨범은 그냥 제목 그대로 해석하셔도 될 것 같아요. 밤에 관한 사운드와 이야기들인데 제가 보는 제가 겪어 온 저의 밤이죠. 더 콰이엇이 들려주는 서울의 밤이랄까요? 이게 딱 적당한 표현 같아요. 그렇게 큰 의미와 심오함을 담고 있는 앨범은 아니거든요.(웃음) 힙플: 이번 앨범의 크게 주목된 점 중에 하나가, 이전의 앨범까지는 셀프 프로듀싱(*3집 랍티미스트(Loptimist)의 곡 제외)으로 앨범을 만들어 오셨는데, 이번 앨범에 이르러 많은 프로듀서들이 참여했어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Q: 말씀 하신 대로 제가 그 동안 제 앨범을 혼자 프로듀스를 해 왔는데,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몇 몇 프로듀서들을 생각하게 된 거죠. 원래 처음에는 세 곡 정도만 받을 생각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계획에서 늘어난 거죠. 일단 저는 되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요.(웃음) 어쨌든, 프로듀서의 곡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처음에 앨범의 콘셉트를 정하고 나니까, 저의 혼자의 힘으로는 이 콘셉트로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쉽게 말하면 도시의 밤을 표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이제 제가 생각하는 이런 음악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떠올렸을 때 떠오른 사람들이 이번 음반에 참여한 분들이에요. 힙플: 처음부터 외국프로듀서들을 생각하셨다면, 기획이 꽤 오래 걸렸겠네요? Q: 꽤 길었던 것 같아요. 섭외가 이루이진 게 1년 전이었으니까요. 힙플: 그렇군요. 말씀하신 외국 프로듀서들과의 작업이야기 부탁드릴게요. Q: 일단, 외국 프로듀서들과의 작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ZO!(이하, 조)였어요. 이 분 같은 경우는 힙합 비트도 만들지만, 힙합 프로듀서는 아니라서 힙합 팬들/뮤지션들에게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아요. 이 분이 한 힙합 작업이 리틀 브라더(Little Brother) 앨범에 한 곡을 쓴 것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아무튼, 소울(soul) 쪽에서는 어떤 숨겨진 보석 같은 분으로 혼자 악기 연주를 다 하면서 곡을 만드는 그런 좀 약간 천재 스타일의 뮤지션이에요. 그리고 실제로 고등학교인가 음악 선생님이기도 해서, 유투브(youtube.com)에 자기 학생들 연주하는 거 올리고... 뭐랄까, 뭔가 음악인의 평화로운 삶이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분이에요. 이 인터뷰를 보고 있는 분들은 꼭, 이 분의 음악을 찾아서 들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거의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앨범만 만드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재즈(jazz) 혹은 소울 그리고 얼반(urban)에 대한 표현력이 장난이 아닌 분이거든요.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정말 천재적인분이거든요. 이 분의 곡이 너무 좋음과 동시에 제 앨범에 꼭 필요했서 처음으로 섭외를 시도한 분이에요. 제가 알기로 곡을 많이 쓰고 이런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컨택(contact)을 들어갔죠. 마이스페이스(myspace.com)로 쪽지를 보냈는데, 씹혔어요. 다시 보냈는데... 또 씹혔어요.(웃음) 근데 앨범에 꼭 필요했기 때문에 한 번 더 보냈는데, 다행이 답장이 왔어요. 조금 감동한 것 같더라고요. 세 번이나 쪽지를 보내니까.(웃음) 세 번째도 답장이 안 왔다면, 아마 포기했을 텐데.(웃음) 조와는 이렇게 작업을 하게 됐고, 이 곡(LOVE/HATE)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이 곡을 받았을 때, 진보(JINBO) 형이 떠올랐어요. 진보 형의 그 디트로이트(Detroit) 스타일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조도 디트로이트에서 자라면서 음악을 공부 한 사람이라서 디트로이트 느낌이 조의 장점이라 서요. 근데 진보 형의 음악적 기준이 굉장히 까다로워서 섭외하기 굉장히 힘들어요. 하지만, 조 라는 걸 알고는 굉장히 놀라면서 흔쾌히 응해 주셨죠.(웃음) 사실, 앨범 발매 일정 때문에 데드라인을 못 지켜주셔서 다른 보컬을 찾겠다고 말씀드렸던 적도 있는데,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내가 꼭 해야 된다. 그래야만이 디트로이트 스타일이 온전히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 라는 소울 풀한 멘트를 해주셔서 조금 더 기다려서 작업하게 됐죠. 힙플: 미츠 더 비츠(mitsu the beats, 이하: 미츠)의 곡은 질감이 조금 달랐던 느낌의 곡이기도 한데요. Q: 사실, 그런 스타일은 별로 상상하지 않았어요. 물론 그런 재지(jazzy) 한 스타일의 대표주자이긴 하지만, 저는 미츠의 다른 스타일을 생각했거든요. 기존의 그 재지 한 스타일 보다는, 뭐랄까 쿨 한 느낌의 곡을 상상하고 부탁을 했는데 이 곡(Old Records)이 왔죠. 물론 저의 앨범 설계도 안에 처음부터 있던 뮤지션이고요... 음. 이 분의 섭외는 게이글(GAGLE)의 내한 공연이 때, 함께 무대에 선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형한테 부탁드려서 만나게 됐어요. 근데 미츠는 영어를 못하고 저는 일본어를 못해서 의사소통은 전혀 안 됐죠.(웃음) 근데 같이 오신 재지스포츠(jazzy sport)의 대표 분이 영어가 돼서 작업 이야기를 꺼냈더니 이메일로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제 바로 앞에 있는 미츠에게는 곡을 달라는 눈빛을 보냈고요.(웃음) 그렇게 이메일을 주고받아서 작업을 하게 됐는데, 그 시기가 미츠가 굉장히 바쁠 때였어요. 게이글 앨범이 나와서 유럽투어를 진행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메일로만 연락을 하다보니까 연락이 힘들었는데 그러다보니까, 제 발매일이 다가오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츠는 힘든 건가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곡을 보내더라고요. ‘이곡이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구성도 이렇게 짜봤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저는 놀랐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곡을 보내주니까(웃음) 그래서 ‘웬 떡이야’ 하고 이틀 안에 녹음해서 보냈죠. 왜냐면 그런 바쁜 사람들한테는 빨리 보내줘야 진행이 되잖아요.(웃음) 힙플: (웃음), KEV BROWN, Jake One(이하, 제이크 원) 에 대해서도 이야기 부탁드려요. Q: KEV BROWN은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프로듀서에요. 그 때가 이 분의 전성기라서요.(웃음) 근데 이 분이 사실 요즘에는 활동이 뜸하긴 해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도 제가 알기로는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수요가 줄어서 힘든 것 같더라고요. 미국도 음반 시장 자체가 많이 죽은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마스터링 때문에 뉴욕 가서 놀란 게 CD 매장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일본만 해도, 타워 레코드, HMV 다 살아있는데.. 뉴욕에는 다 없어졌어요. 저 구석에 작은 중고 매장은 있지만, 차라리 우리나라가 큰 매장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서 미국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도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KEV BROWN이 마이스페이스를 통해서 자기가 예전에 만든 비트들을 곡 당, 200달러에 팔고 있었어요.(웃음) 안 그래도 저는 곡을 받을 생각이었던 터라, ‘오 나이스다!’ 하고 200달러에 한 곡을 사서 그 곡에 작업을 해봤는데, 하다 보니 욕심이 나더라고요. 아무래도 예전 비트라 소스도 열악했고, 뭔가 좀 더 좋은 게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연락을 했죠. 가격은 상관없으니까 좀 더 돕한 거를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역시나 처음에는 답이 없었죠.(웃음) 이 분은 또 좀 새침한 스타일이더라고요.(하하, 모두 웃음) 되게 무뚝뚝한 편이라서 이메일을 받아 보면, 두 줄 이상이 없어요.(웃음) 어쨌든 계속 요청을 해서 작업을 하게 됐는데, 비싼 곡이라면서10곡을 보내주더라고요. 그 중에 골라서 구매를 했는데 하고는 작업을 하는데, 제가 제일 처음으로 작업을 했던 곡은 사실 ‘Game Theory' 말고 다른 곡이었어요. 근데 이상하게 작업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곡으로 줄 수 있겠냐고 요청을 했더니, ‘너 그거 쓴다 그러더니 왜 바꾸냐’(웃음) 그러더라고요. 근데 이 분이 프로듀서이면서 랩을 꽤 잘하시는 래퍼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접근을 했죠. ‘그런 거 있지 않냐.. 가사 생각보다 잘 안 나온다. 그리고 니가 보내준 곡에서 다른 걸 골랐는데 이건 잘 할 수 있겠다.’ 했더니 쿨하게 오케이 해줬어요.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두 달이 걸렸다는 거죠.(하하하, 모두 웃음) 진짜 KEV BROWN이 꿈에 나올 정도로 긴 시간이었어요.(웃음) 그리고 이제 제이크 원하고는 앞서서 말씀 드린 세 명의 프로듀서와의 작업을 해내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제 이런 프로듀서를 대하는 노하우가 쌓였으니까요. 그래서 한 분을 더 섭외해야겠다고 한 게 제이크 원이에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거든요. 물론 이번 사운드 콘셉트에 딱 맞는 사람은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 될까.. 어쨌든 좋은 곡을 쓰는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힙합 팬들한테 알려진 스타일이 그 사람의 하드코어 한 비트 밖에 없는데, 비트 부틀렉(bootleg)을 들어보면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분이란 걸 알 수 있어요. 저는 그걸 들어와서 알기 때문에 하드코어 한 거 말고 스무드 한 걸 받아보려고 컨택을 하게 됐는데, 의외로 되게 쿨 했어요. ‘내가 한 곡에 이 정도 받으니까, 곡 들려줄게.’ 하더라고요.(웃음) 그렇게 해서 곡을 처음에 10 개 정도 받았는데, 그 중에 한 곡이 ‘NEVER Q.U.I.T.T)이에요. 이번 앨범의 스타일과 딱 맞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안 쓸려고 했는데 너무 좋아서 수록하게 된 곡이고, 그 뒤에 한곡을 더 받고 싶어서 요청을 했죠. 그랬더니 제이크 원이 어떤 스타일을 원하냐고 하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이 사람의 비트 부틀렉을 꽤 많이 갖고 있어요. 그건 어디서 났냐면 프리마 비스타가 비트 오타쿠 라서(웃음) 프로듀서들이 낸 적도 없는 부틀렉들을 많이 갖고 있어요. 어느 정도냐면, 하루 종일 그것만 찾고 있는 대단한 오타쿠 친구죠. 어쨌든 그 중에 제가 굉장히 좋아한 비트가 ’Lonely One'의 그 비트에요. 그래서 그걸 보내면서 이런 스타일 되게 좋아한다고 이메일 보냈죠. 그랬더니, 제이크 원이 ’이거 어서 났어?‘라고 되물어서 당황했죠.(웃음) 이 곡이 저한테 있어서 놀라는 눈치긴 했는데, 주인 없으니까 쓰라고 해서, 쓰게 됐죠. 마지막으로 Beatchild는, 캐나다 프로듀서인데요. 유명하진 않죠. 캐나다 힙합음악들이 우리나라에 소개도 안됐으니까요. 어쨌든, 이 사람은 키비 형이 2년 전에 일본에 가서 이 사람의 앨범을 사온 적이 있어서 알게 됐어요. 영국에 BBE 레이블이 있잖아요? 거기서 나왔던 앨범이라 사온 것 같은데, 되게 좋다면서 소개 시켜준 뮤지션이에요. 그 때 알게 됐고, 이 사람 스타일이 이번 앨범과 딱 맞아서 처음부터 생각했던 뮤지션이라 마이스페이스를 통해서 섭외를 했는데, 역시나 막 바쁘고 이런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스튜디오에 세션들 모아놓고 작업만 하고 이런 분이라 답변이 비교적 빨리 왔죠. 근데 이 분은 DRAKE 랑 언제부터 했는지 모르겠는데, 이 사람 1집을 들어보면 DRAKE가 한 트랙도 많고 그래요. 어쨌든 곡을 받아서 완성을 해서 들려줬더니 되게 마음에 들어 하더라고요. 이 곡은 자기 친구들한테도 들려주고 있다면서 기회 되면 서울에도 불러주고, 계속 교류해보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죠. 힙플: 초조하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겠네요.(웃음) 그럼 직접 작업을 해보니 느낀 것들이 있나요? 비교적 자세한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Q: 예를 들어서, 제가 믹스다운을 하니까, 트랙들을 다 받잖아요. 그걸 받아보면, 어떻게 작업했는지 세세하게 보여요. 어떤 소스가 있고, 어떤 질감이고, 이펙터는 어떻게 썼는지 다 들린단 말이에요.. 근데 의외로 아무것도 안 쓴다는 것에 놀랐어요. 우리는 소위 말하는 땜핑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플러그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걸어요. 그게 증폭 된 땜핑이 아니라, 드럼을 잘 놔서 생기는 땜핑이라는 것에 놀랐고, 그 사람들의 샘플 찹(chop)은 다르다는 것. 되게 달라요... 저나 랍티미스트 등의 프로듀서들이 다 미국 거 보고 공부한 거거든요. 근데도 되게 많이 달라요. 이미 어떻게 보면 한국적인 찹이나 샘플방식이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씩 외국 리스너들에게 들었던 게 되게 새롭다는 평이었거든요.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식상하다는 평..(웃음) 어쨌든, 접근방식이 되게 다르더라고요. 되게 본능적인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그래가지고 그런 부분의 스타일이나 샘플링 방식 같은 것들에 대해서 정말 많이 배웠죠. 힙플: 제이크 원의 경우처럼, 수록 된 곡도 있는데요. 하나의 앨범으로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주력한 부분은 어떤 거예요? 그러니까 ‘외국프로듀서 곡이니까 꼭 넣어야 돼’ 이런 건 아니었을 테니까 말이죠. Q: 그럼요. 당연히 필요한 곡들을 받았고, 필요한 프로듀서를 섭외한 거니까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건 무드였어요. 저는 항상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음악을 들어요. 무드를 중요시하니까요. 그리고 저 같은 뮤지션들이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많이 하잖아요. 밤에 음악을 많이 듣고 이러니까, 이런 밤 시간에 우리한테 가장 우리한테 좀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운드, 그리고 영감을 줄 수 있는.. 그런 거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어요. 그 다음에는 밤이 지나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잖아요? 그래서 밤의 흐름에 대해서 생각했죠. 힙플: 외국 프로듀서들과의 작업과 더불어 미국에서 진행 된 마스터링이 주목을 받았어요. 여러 면들이 고려돼서 최근에는 안 하는 추세인데, 굳이 미국으로 날아간 이유 라면요? Q: 3집 앨범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저의 희망사항이었어요. 뭐 이유라면, 우리나라의 마스터링 스튜디오에는 힙합 앨범 하시는 분도 두 분 밖에 없고, 모든 장르가 모이다 보니까, 뭐랄까... 사운드의 차별성이 분명히 어쩔 수 없이 획일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사운드 부분도 직접 만지는 뮤지션이다 보니까 욕심이 나더라고요. 돈도 돈이지만, 욕심이 많이 났어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까다로운 부분이 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꼭 하고 싶었어요. 뭐, 파일 보내서 하는 e-마스터링이라고 있는데, 주변에 낭패 본 분들도 계시고 해서 직접 가서 완성하고 돌아왔죠. 힙플: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외국 프로서들과의 작업과 마스터링, 뮤직비디오 등등 제가 알기로 소울 컴퍼니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여 된 앨범인데요. 부담감은 없으세요? Q: 음악만을 생각해서 곡 비 쓰고 마스터링 비 쓰고 비행기 값 쓰고 한 거지만, 완성하고 발매 즈음해서 저희 식구들 일하는 거 보니까 부담이 이제 생겨요. 많이 팔려고 내는 음반도 아니라서 그런 거에 대해서 마음을 비웠고, 지금도 비우고 있지만 발매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식구들이 애를 많이 쓰고 있는 걸 보니, ‘이거 한 방으로 자칫하면 우리 회사가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어요.(하하, 모두 웃음) 혹자들은 우리가 무슨 DEF JAM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DEF JAM 이면 왜 제리케이나, 라임어택이 회사를 다니고 있겠어요... 아무튼 그래도 저는 해볼 만 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뭐랄까 음악에 대한 큰 투자는 되게 의미가 있고, 솔직히 음악에 돈 쓰는 것만큼 음악가로써, 의미 있는 일은 없잖아요. 물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건 제 몫이 되겠죠.(웃음) 근데 이런 투자를 했다고 해서 MP3 다운 말고 음반 꼭 사주세요.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그냥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힙플: 앨범의 타이틀곡이 원래는 ‘Be My Love’ 가 아니었잖아요? 최종적으로 이 곡이 선택 된 이유가 있다면요? Q: 네, 왔다 갔다 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Be My Love'를 생각했어요. 곡을 쓸 때부터, 이건 타이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왜냐면, 이게 무슨 대중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거를 타이틀곡으로 하면 뭔가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럼 퀀타이징이 약간 좀 절게 돼있고, 곡 자체의 질감이나 이런 걸 봐도, 이런 곡이 한국에서 타이틀곡으로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절대 우리나라에서 나오면 안 될 것 같은 곡이라서 더 하고 싶었는데, 내부 회의 결과 역시 곡은 좋지만, 리듬 다이나 이런 부분이 타이틀로는 아닌 것 같다라는 의견이..(웃음)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해서 ‘Welcome to the Show' 로 선정을 했는데, 이 곡도 역시 대중적이지는 안잖아요?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키비 형한테 조금 미안한 면이 있어요. 사실, 뮤지션이 아닌 회사입장에서는 홍보가 되려면 타이틀곡이 조금 샤방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좀 미안했는데... 결론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게 이런 거라서(웃음) 그렇게 'Welcome to the Show'로 타이틀곡으로 선정이 되어가는 시점에 홍보 매니저 분을 포함 한 전체 회의 때, 'Be My Love'로 결정이 됐어요. 홍보 매니저 분을 포함해서 진행 한 전체 회의 때 홍보 매니저 분이 'Be My Love'가 좋다고 하니까, 언제 반대했었냐는 듯,’그렇죠!‘ 하면서 찬성했던 소울 컴퍼니 식구들이 생각나네요.(웃음) 힙플: ‘Be My Love’ 의 랩에서는 기존과는 조금 다른 멜로디컬 한 스타일을 선보이셨는데요. Q: 뭐 사실, 랩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노래라고 하기에도 뭐한 건데요, ‘246’ 앨범 에서 한 번 본격적으로 해 본 스타일인데,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요. 소울뮤지션들이 랩의 리듬을 하는 그런 것들이요. 이번 앨범의 테마와도 잘 맞는 거라서 생각을 해뒀었어요. 'Never Go Back'도 실험의 차원에서 도전해본 곡이었고요. 어쨌든 그래서 저도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 보이게 됐어요. 그리고 힙합 리스너들도 조금 지겨워하는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단 말이에요. 계속 새로운 뭔가를 보여드려야 되고, 제가 싱어처럼 노래를 할 수 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래퍼로써 제가 가진 리듬감이라든지, 플로우에 대한 비전이 있잖아요... 싱어들에게는 없는. 그런 거를 잘 섞으면 괜찮은 게 나올 거라는 생각에 해본 거죠. 힙플: 노래도 많이 한 앨범에 속해요. 특별히 욕심내고 계신 부분인가요? Q: 이건 저의 지향점 같은 건데요. 이것도 제 음악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The Real Me' 때 까지는 선보일 만한 수준이 안됐기 때문에 선보일 수 없었어요.(웃음) 힙플: 아, 연습을 계속 해 오신? Q: 네 그럼요. 제가 여기서 밝히는 건데, 'The Real Me'에서도 보컬이 시도 된 곡이 있었어요.(웃음) 물론 빠졌지만, 있었어요.(웃음) 어쨌든, 저도 소울 음악을 즐겨 들어 왔고, 지금도 즐겨 듣고 있는데, 드레이크라든지, 릴 웨인(Lil' Wayne), 칸예 웨스트(Kanye West), 페럴(Pharrell Williams), 윌 아이엠(Will.I.Am) 등이 ‘랩과 소울은 충분히 섞을 수 있는 거야’ 라는 예 들을 보여줬잖아요. 그래서 저도 항상 생각하고 있었어요. 문제는 제가 아직 선보일 수준이 아니었다라는 것이었죠. 근데 이번 앨범에서는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된 거죠. 노래가 들어간 곡이 아주 많지는 않은데, 이 곡들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쏟은 게 사실이에요. 힙플: 앞으로도 선보이실 스타일이네요. Q: 네, 듣는 분들도 저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더 콰이엇은 그냥 랩이나 하지 왜 뭐 노래까지 건드리나’ 이런 소리를 할 안티가 있다는 것을 저도 아는데,.(웃음) 그냥, 제가 하는 거니까 뭐 어쩔 수 없죠. 뭐라고 해야 될까. 음... 그래야만 제 트랙이 완성이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에, 저의 어떤 설계도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힙플: 더 콰이엇의 디스코그라피 중에 가장 러브넘버가 많은 앨범이기도 한데요.. Q: 아.. 그러네요. 전혀 생각 안 해 본건데..(웃음) 힙플: (웃음)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Q: 제가 사실 이전까지 사랑노래를 안 썼던 이유는, 제가 사랑을 안 했기 때문이에요.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팬들도 음반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진짜 어린 나이 때부터 음악하나만 보고 음악작업에 매진해 왔어요. 술도 안 먹고 친구들도 안 만나고 음악만 해온 거예요. 그래서 음악계에서 겪은 일이 저의 경험의 전부였죠. 그렇게 계속 해 온 건데, 'The Real Me‘ 앨범 이후로는 좀 달라졌어요.(웃음) 앞서 말씀드렸듯이 'The Real Me‘ 앨범 이후에 많은 휴식도 갖고 연애도 좀 해보고 그러면서 사랑의 영감들을 좀 얻었던 거죠. 힙플: 역시나, 겪어 온 일, 경험한 일을 가사로 옮기시는 거네요? Q: 그렇죠. 듣는 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무조건 제 이야기만 쓰죠. 저는 그냥 제 이야기를 하는게 저의 힙합이라고 생각해요. 힙플: 그럼, Q's Way, Shine 'Em, Old Records는 비슷한 맥락의 곡이라고 여겨지는데, 소개해 주세요. Q: 'Q's Way' 같은 경우는 이번 앨범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쓴 가사인데, 진행이 된 상태에서 제 앨범을 들어보니, 앨범이 너무 쿨 한 거예요.(하하하 모두 웃음) 제가 평소에 쿨하다는 이야기 많이 듣지만, 약간 심장에 있는 얘기를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저는 제 인생이야기를 그래도 종종 써 왔잖아요. 그런 면에서 지금의 내 나이로 내 인생을 조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날 프리마 비스타가 보내 준 비트에 이 생각이 딱 떠올라서 완성 된 곡이 'Q's Way'에요. 말 그대로 가사에 나오듯이 제 삶에 대한 노래고, 제 느낌에 대한 노래에요. 무슨 거창한 설명이 필요치 않는 그냥 제 이야기. 또, 'Old Records'는 미츠의 곡을 듣고 생각한 가사인데, 저는 제가 베테랑이라고 느끼거든요. 후배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줘야 되는 위치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 먹고 싶어도 남겨줘야 되는 그런..(웃음) 몇 년 전까지는 진짜 막내였지만, 이제는 아니니까요.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나고 이런 식으로 왔던 사람이 떠나고, 새 사람이 오고... 이런 순환인거구나라는 걸 형이 되면서 점점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1세대, 2세대 형들이 느껴왔을 것을 저도 조금씩 느낀다는 거예요. 형들 혹은 나이를 먹는 뮤지션들이 이런의미구나라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었거든요. 이런 생각에서 나온 곡이 'Old Records‘에요. 이런 거예요... ’나도 언젠가는 은퇴라는 걸 할 때가 올 거고, 은퇴에 가까워지는 순간이 올 거고, 새사람들이 내가 있었던 자리를 대신 할 거고 나는 언젠가 잊혀 질 테지만 나는 LP판처럼 남을 거고 나는 전설이 될 거다.‘ 라는(웃음) 말하자면, 나이를 먹고 있는 더 콰이엇에 대한 회한인 것 같아요. 아직은 그렇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어릴 수도 있는데... 좀 애늙은이죠.(웃음) 마지막으로 'Shine ‘Em' 앨범 작업이 종료되기 일주일전에 마지막으로 완성이 된 곡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이기도 하죠. 말씀하신대로 앞서 말씀 드린 곡들과 비슷한 맥락인데, 제가 이 게임을 10년 정도를 겪어오면서 제가 최근 들어서 느끼는 것은 되게 ’사랑‘으로 가꿔왔다는 거예요. 근데 쉽게 말해서 자꾸 그게 퇴색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힙합 팬들도, 뮤지션들도 이상한 소리 너무 많이 하고.. 어쨌든, 여기에 사랑이 있고 이 게임에서 사람들이 자꾸 떠나는 걸 보고, 음반 판매도 줄어들 거고... 어떻게 보면 힙합계가 항상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계속 돼 왔잖아요? 예전에 말하던 그 거품도 꺼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여기서 필요한 것은 -이 과정이 진짜 어둠이라면- 불빛이잖아요. 누군가의 샤이닝(shining)이 항상 필요한 곳인데, 버벌진트(Verbal Jint) 형도 공부에 열중하고 계시고.. 이런 거 보면, 정말 힘든 상황인 것 맞는 것 같아요. 불을 밝혀줘야 될 뮤지션들이 자꾸만 다른 길에 더 매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생긴다는 거요. 근데 저는 아직 괜찮고, 거기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리스펙(respect)도 있고, 그거를 다 끌어안을 사랑이 있어요. 몇 몇 팬들이 아무리 찌질하게 굴든 뮤지션들이 언더그라운드에 대해 왈가왈부해도, 나는 다 안을 수 있고, 나는 당신들의 앞길의 불을 밝혀 줄 수 있다는 어떤 자신감을 담은 노래에요. 어떻게 보면, 아까 말씀 드린 나이를 먹고 점점 연륜이 쌓여 가는 입장에서의 저의 이야기죠. 힙플: 아마, 5년 뒤에도 이 게임에 동참하고 계시겠죠? Q: 그럼요. 아마 짱이 되어 있을 거예요.(웃음) 힙플: Airplane Music 에서는 비교적 신인 분들과 함께 작업하셨는데, 어떠셨어요? 처음 작업해 본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요. Q: 아무래도 fresh man 들이잖아요. 말 그래도 되게 fresh 했어요. 화나 빼고는 녹음하는 것을 처음 봤는데, 저희 세대 뮤지션들이 갖고 있지 못하는 혹은 느낄 수 없는 것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되게 놀라기도 했고.. 진짜 자극을 준 것 같아요. 힙플: 논란 아닌 샘플링 논란으로 중심에 섰던 적이 있었음에도, 이번 음반도 샘플링 베이스로 곡들을 완성했고, 끊임없는 평작이상의 결과물로써 현재는 국내에 손꼽히는 명 프로듀서로 꼽히고 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 이 두 가지의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Q: 그것은 뭐라고 해야 될까.. 지금 시류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뮤지션들도 많이 느끼고 있는 건데, 룹을 샘플링 하는게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어요. 여러 가지 면인데.. 한국의 음악 산업이 해외로도 많이 나가 있잖아요. k-pop을 즐겨 듣는 매니아들도 정말 많아졌고요. 교포들도 많이 가 있고 그래서 그런 것 같은데, 저도 좀 많이 놀랐어요. 자메이카 분, 영국 분도 제 팬이라고 마이스페이스를 쪽지를 보내오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소수지만 싹 트고 있다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 그러니까 그만큼 법적인, 사업적인 부분들이 당연히 낄 수밖에 없다는 건데, 샘플링이라는 것은 시한폭탄이라는 거죠. 힙합 안에서 샘플링은 항상 시한폭탄 이어 왔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뮤지션들도 옛날에는 사실 한국 음악계는 제 3세계 음악이어서 조금은 자유로웠지만, 지금은 그렇지만도 않을 거라는 점이 그게 저희가 샘플링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아쉽지만, 제가 봤을 때는 그래요... 미국에서도 그것 때문에 더러워서 샘플링 안 한다고 접고 있는 뮤지션들이 많아요. 프로듀서들 인터뷰 보면, 샘플 클리어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샘플링을 피하게 된다라는 이야기가 정말 많거든요. 이제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온다는 거죠. 사실 샘플링으로 시작했던 힙합이 샘플링이 없어지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오히려 그게 발전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워낙 긍정적인 편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 힙합프로듀서들이 샘플링이 배제되면서 만든 새로운 스타일들이 미래지향적인 것이 많아요. 저도 좀 많이 공부 하고 있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이거를 우리가 발전의 기회로도 삼을 수도 있다는 거죠. 어쨌든, 사람들은 말씀하신 논쟁 아닌 논쟁을 벌이겠지만... 근데 좀 웃긴 거는..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가끔씩 봤어요. 요즘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근데 아무 발전이 없는 게 아직도 제가 2004년에 만든 걸 가지고...(웃음) 어쨌든 그게 샘플링인건 맞고 저는 그 원곡을 공개 하거든요. 숨긴 적도 없고요. 근데 그거를 그 사람들은 어떻게든 찾아내서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인드인데, 그게 좀 앞.뒤가 맞지 않는 게 그 때 만든 작법이 있고, 지금에 맞는 작법이 있잖아요. 많은 뮤지션들이 점점 발전하고 있고, 저도 발전했고, 전반적인 시류도 발전해 왔는데 왜 아직도 2004년, 2005년 거 가지고 논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그 때 제가 만들었던 비트가 그 당시에 좋은 평가를 얻었기 때문에 제가 하나하나 쌓아왔던 것은 맞는 거예요. 그래서 들어보시면, 저의 샘플링에도 역사가 있고 그런 건데... 아직도 그저 옛날 거 가지고 ‘이건 어떻게 설명할건데?’(하하하, 모두 웃음) 저나 다른 프로듀서들 꼬투리 잡는 식의 그런 건 그만 하셨으면 좋겠고요, 어쨌든 샘플링이 그 힙합인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샘플링을 포기하지 않을 거거든요. 이번 앨범도 샘플링으로 만들어 진 거고, 여러분들이 원곡을 공개하라고 하면 할 수도 있어요. 저는 떳떳하니까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원곡을 들어도 알 수 없는 노래들이 정말 많아요. 힙플: 그렇죠. 더 콰이엇을 비롯해서 많은 뮤지션들이 점점 발전하는 거니까요. 이번에 드릴 질문은 프로듀스는 전체적으로 누군가에 맡기고 랩만 해볼 생각은 없느냐는 거예요. 랩에도 욕심이 많으시잖아요? Q: 프로듀싱과 랩, 둘 다 놓치지 않는 것이 저의 소망이라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근데 제가 다른 사람 비트로만 받기에는 음... 아직은 그래도 제 비트가 쓸만한 게 많기 때문에..(하하하 모두 웃음) 그러니까, 제가 곡을 만들면서 항상 그걸 생각해요. 저에게도 자기 평가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거는 구리다 쓰면 안돼. 아니면 이건 누가 쓰면 좋겠는데, 혹은 내가 써야 겠어 라는 생각들이요. 그러니까 제가 써야 되는 거는 제가 꼭 써야 돼요. 그런 느낌이 드는 비트가 있어요. 힙플: 아, 제가 드린 질문의 의도는 랩에만 집중하고, 비트는 전부 제공 받아서 앨범을 만드는 것이었어요.(웃음) Q: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라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근데 프로듀서를 평가하는 까다로운 눈이 있어서 그건 힘들지 않을까 해요. 힙플: 아, 그렇군요. 그럼 반대로 프로듀싱만해서 앨범을 만들어 볼 생각은? Q: 그거는 저도 사실 한 번쯤 생각도 해본 적이 있고, 주변에서 제안을 한 적도 있어요. 근데 그게 지금 한국 힙합계의 한계로 부딪힌 것 같은데요, 캐스팅에 있어서는 뻔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요. 지금까지 그런 앨범도 많이 나왔고 했는데, 다 비슷했잖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은 생각이 없어요. 힙플: 그럼 다음 앨범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워낙에 다작하시는 편인데... Q: 근데 다음 앨범이 금방 나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 게요. 제가 전에는 'Music', 'Q Train', 'Supremacy' 등... 앨범들의 텀이 항상 짧았잖아요. 진짜 열혈로 해왔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체력에도 한계를 느끼고... 힙플: 음악적으로도 더 견고해져야 한다는 생각이요? Q: 네, 그렇죠. 다음 작품을 생각하는 것이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예전에는 바로바로 생각이 났었는데.(웃음) 근데 지금까지 해온 게 많아서 그런지 이제는 좀 쉬어야 겠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앨범이 나왔으니까, 활동은 하겠지만 휴식을 좀 취할 생각이에요. 이 씬에 대해서, 저에 대해서, 소울컴퍼니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에 대해서 좀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그렇지만, ‘BACK ON THE BEATS VOL.2'를 준비중이니, 조만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힙플: 역시 쉬질 않으세요.(웃음) 27일 쇼 케이스는 어떻게 준비 되어 가고 있나요? Q: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그럴 거고 저도 아직은 이 앨범의 곡들이 익숙하지가 않아서(웃음) 앨범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어떤 소박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요. 힙플: 수고하셨어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Q: 이런 질문이 좀 어려운 것 같아요.(하하하 모두 웃음) 그냥, 이번 음반을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음. 그리고 힙합 뮤지션들의 움직임에 서포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씬을 보면, 지금까지 하고 있는 뮤지션들은 힙합에 대한 사랑 하나로 하고 있는 거예요. 그거를 물론 우리가 무슨 대가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박수는 안 쳐주셔도, 돌 던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거 때문에 뮤지션들이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시기에요. 힙합 팬들마저도 자기를 반겨주지 않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겉돌고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팬들의 사랑이 항상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그렇지만, 저에게 안티 질 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그것도 저는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힙플: 'LOVE/HATE' 가사 그대로요?(웃음) Q: 네, 제 가사 그대로(웃음).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이미지 제공 | 소울 컴퍼니 (http://www.soulcompany.net)
  2010.03.16
조회: 47,893
추천: 20
  'Epilogue' 에픽하이(Epik High) 인터뷰  [49]
힙플: [e] 앨범 이후에, 투컷씨(dj tukutz of Epik High)의 군 입대 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이 [e] 앨범은 2CD에 많은 곡들을 수록해서 많은 분들께 보여(들려)드리고 싶으셨을 텐데, 아쉬움이 좀 크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Tablo(Tablo of Epik High, 이하:T): 아쉬웠죠. 어쩔 수 없이 관객들에게 한곡도 확실하게 전달하지 못한 채 활동을 짧게 끝내게 됐잖아요. 음악 자체도 너무 다양한 혼란 속에서 완성되었던 것 같아요. '완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힙플: 막바지 작업 당시에는 혼란 속에서 작업하셨다는 말씀이시죠? T: 네, 그렇죠. 멤버 두 명이 큰 인생변화를 맞이하고 있었고... 회사 운영도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약간 넋이 나간 작업이었어요. 작품 자체로는 [e] 앨범에 만족하지만. 정식(투컷의 본명)이가 특별히 많이 안타까워했어요. 입대하면서, 그리고 입대 한 뒤에도 휴가 나와서 만나거나, 전화상으로 이야기 할 때 계속 아쉬움을 표현해서 ‘그래 네 몫까지 해볼게, 지난 몇 년을 정리하는 앨범 한 장 내고 다음에는 더 강하게 뭉쳐서 크게 재출발하자!’ 뭐 이런 식으로 약속을 하고 나온 것이 이번 앨범이에요. 어떻게 보면 정식이의 '아바타'들로 활동하고 있는 거죠 (웃음). 힙플: 앨범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기로 하고...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하셨죠? T: 네. '맵더소울'을 설립하고도 울림과 꾸준히 대화를 나눠 왔는데, 시점이 맞는다고 생각돼서 의기투합하게 된 거예요. 서로의 부족했던 점들을 깨닫고, 서로의 장점들을 부각시킬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인디적인 메이저 혹은 메이저적인 인디를 만들자는 의미로 뭉쳤습니다. '맵 더 소울'의 소속 아티스트들은 앞으로의 행보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떻게 되던 간에 비즈니스 적으로 흩어진다 해도 음악적으로는 변함없이 함께하기로 했어요. 안 그래도 전 어제 도끼의 믹스테이프 작업 땜에 잠을 많이 못 잤습니다. M(Mithra of Epik High, 이하:M): 예전에는 한 회사라는 느낌이 컸는데, 지금은 크루의 느낌이죠. 사실, 크게 다를 건 없어요. '맵더소울닷컴(http://www.mapthesoul.com)'은 변함없는 아지트고요. 힙플: 그렇군요. 그렇다면, 신문 인터뷰나 방송활동 등의 피로감에 대해서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요, 다시 마음가짐이 재정립이 된 건가요? T: 재정립될만하죠, 이 정도로 굴러봤으면. 우리가 이 바닥에서 배운 것들은 전부 직접 부딪히면서 배운 것들이잖아요? 솔직히 우리처럼 무명/유명/언더/오버/마이너/메이저 그리고 기획사/독립... 이런 것들을 전부 다 경험한 사람은 흔하지가 않을 것 같아요. 힙플: 그렇죠. 아마 유일한 그룹이 아닐까 싶어요. T: 다 해봤기 때문에 이제 부터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안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동경만 갖는 경우도 있고, 괜한 적대심만 갖는 경우가 있잖아요? 우리는 운 좋게도 워낙 다양한 경험들을 해봐서, 이 상황 저 상황 좋은 부분들만 계속 조립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진화라고 생각해요. M: 일단, 몸으로 다 겪어 봤으니까, 확실히 아는 거죠... 이제는. 힙플: 피로감이 있었지만, 필요하다. M: 어느 정도로. 경험해 본 부분들 중에서 좋은 부분들은. 우리가 느끼는 '필요한' 부분들은. 힙플: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름다운 방식의 레이블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T: '맵 더 소울'을 아예 접는 거면 매우 아쉬울 것 같아요. 다행이도 울림이 의기투합하는 것에 있어서 배려를 많이 해주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우리의 마인드나 일 스타일은 별할 게 없어요. 오히려 '맵 더 소울'이 이루고자 했던 것들을 더 확실하게 서포트(support) 해주고 있어서 너무 고마워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단 기간에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우리의 오리지널 울림 식구들이 오래간만에 뭉쳐 움직여서 가능했거든요. '맵 더 소울'에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거였다면, 아마 이렇게 좋은 결과는 불가능했을 거예요. 좋은 선택을 했다고 확신해요. 힙플: 맵 더 소울 북 앨범이 나온 지 딱 1년여가 되어가는 시점이에요. 지난 1년을 돌이켜보신다면? M: 저희한테 있어서는 실험의 기간이었는데요. 제일 해보고 싶었던 자체 유통도 해봤고, 계속 꿈꿔왔던 본토에 가서 공연하는 것도 해봤고... 그리고 여기저기 각국의 아티스트들과도 넓게 교류를 해봤고, 막바지쯤에는 저희들끼리 정규앨범도 한 번 만들어봤고요.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공부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T: 맞아... M: 또, 막상 상상 속에서는 이렇게 하면 잘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부분들 중에서 오류가 있었던 부분들을 수정하는 기간이기도 했죠. 그 기간을 안 겪어봤으면, 에픽하이(Epik High)가 성장할 수 있는데 성장하지 못 하고 아마 그대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근데 딱 1년을 겪고 나니까 다시 또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찾은 것 같기도 해요. T: 사람들이 1년이라는 시간이 되게 짧은 시간인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사실 365일 매일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긴 한 해였어요. 365일 매일 사무실에 있던지, 무대에 있던지, 녹음실에 있던지... 정말 엄청나게 긴 한 해였어요. M: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분명히 성장.... 했어요.(웃음) 너무 많은 실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 실험 속에서 이건 '실패'다 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에픽하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확실히 방향을 잡은 것 같아요. 힙플: 그 많은 노력 끝에 미국 아이튠스(i-tunes) 힙합차트 1위에 오르셨는데, 기분이 어떠셨어요? 말로 표현이 되나요?(웃음) M: 기분이 되게 이상해요... 여태까지 그저 막연하게 아이가 꿈꾸듯이 상상했던 일인데, 놀랍죠.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미국 말고도 일본, 캐나다, 호주에서 Top10, 프랑스는 Top20,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Top50... 그리고 전체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톱100이었어요. T: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do it yourself(이하: DIY)'와 참을성이에요. 2008년 말에 ‘언젠가 우리, 우리의 음악으로 아이튠스 TOP100에 들어보자'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독립을 하자마자 제일 먼저 아이튠스 계약부터 추진했죠. 실제로 '맵 더 소울' 북 앨범부터는 전 세계로 우리의 음악을 공급한 거죠. 그 후로는 약점들이 장점들이 되는 일이 일어 난거죠. 세계에 우리 음악을 알리고 싶은데 방법이 별로 없었어요. 외국에 아예 나가서 거액을 쏟아 붓는 형식의 프로모션을 할 자금은 없었고, '한류'처럼 처음부터 대우를 받으면서 들어가는 스타 마케팅 형식의 '해외 진출'은 우리 에픽하이의 스타일이 아니다 라는 판단을 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원시적인 '입소문' 방식으로 한 거죠. 유투브에 우리의 노래하는 모습들과 프리스타일 등등을 올리고, 트위터(http://www.twitter.com)나 다양한 소셜 미디어로 소통하면서 맵더소울닷컴 사이트를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너무 간단하죠?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bedroom musician 형식의 '마케팅'이 아닌 셀프 PR인 샘이죠. 그러면서 배운게 참을성이에요.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번역하고 해외여기저기에 우리 소개하고, 뭐 알아보러 해외 왔다 갔다 하고... 이 1년이 장난이 아닌 복잡한 시간이었죠. 미국이나 유럽의 씬 은 확실히 국내와 달라요. 국내에서는 반응이 인스턴트에요. 곡을 발표하면 '성공'과 '실패'가 거의 일주일 안에 결정되죠. 인디힙합 친구들도 반응이 바로 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앨범을 내고 힙플에 판매하면 바로 팔리고, 발매 되자마자 사람들이 게시판에서 이야기를 하잖아요... 생각보다 정말 빨리 관심 가져주는 거예요. 해외는 매일 문을 두들겨도 반응이 쉽게 안와요. 아니, 아마 100이면 100 반응이 아예 안와요. 거기다가 누구의 빽이나 그런 거 없이 입소문만으로 뭐가 되겠어요? 우리 역시 거의 반년동안 매일 일했는데도 큰 성과가 없어서 지쳤어요... 많이. 그래도 계속 눈감고 달린 거죠. 해외 투어를 직접 계획하고 미국을 돌면서 드디어 빛이 아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계속 밀어 붙였죠! 해외 잡지들과 사이트들과도 인터뷰를 꾸준히 하고 서서히 영역을 넓혀갔어요. 리믹스 앨범으로 아이튠스 일렉트로닉 앨범 차트에서 10위를 했을 때 ’아, 해냈다!’ 싶었는데 국내에서의 반응은 '이게 뭐가 대단 하냐’ 혹은 ‘그래, 대단한데 일렉트로닉 차트는 힙합차트에 비해서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차트다. 유명한 사람들이 그만큼 없으니까' 라는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그 차트에 다프트 펑크(Daft Funk)도 있었고, 저스티스(Justice)도 있었는데 (웃음). 또, 어떤 사람들은 ‘힙합차트는 뚫기 불가능할거다’라고 이야기를 했죠. 장르는 아이튠스에서 정해주거든요. 앨범을 보내면 그 사람들이 다 듣고 분석해서, 아이튠스에 올릴만한 앨범인가 아닌가를 일단 결정을 하고... 힙플: 듣고, 분석까지 한다고요? M: 네. 그냥 보낸다고 막 아무나 올려주질 않아요. T: 장르는 아이튠스에서 구분을 해요. 아무튼. 그러다 [e]앨범이 힙합 앨범차트 top100에 들어갔어요. 그땐 또 '100위안에 드는 게 그리 대단하냐?" 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웃음) 그래도 이런 성과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인정해줬죠. 아, 1년 동안 했던 노력들이 서서히 빛을 보는구나... 그러다 갑자기 CNN에서 연락이 온 거죠. ‘와우... 우리가 일 저질렀구나.’ M: 아이튠스가 얼마나 중요한 차트인지 아는 사람들은 알거에요. 우리나라엔 아이튠스라는 차트가 없고, 빌보드에 대한 환상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참고로 저희가 미국에 왔다 갔다 하면서 알아 본 바에 의하면 이미 미국 내에서도 빌보드 보다는 아이튠스 차트가 더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T: 빌보드에 도전을 하려면 미국에서 앨범을 내야 돼요. 근데 우리는 미국에서 앨범을 낼 생각이 아니었고, 일단 한국어로 국내에서 낸 앨범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싶었어요. Jay-Z나 Coldplay가 한국어 앨범을 내진 않잖아요? 똑같죠, 뭐. 어쨌든, 이번엔 '1위'를 해버리니까 다 인정해주고 박수쳐주네요 (웃음). 역시 1등 아니면……. (하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정말 스스로 해내셨네요. 완전 가내수공업으로? T: 이 '해프닝'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처음에 해외에 우리를 알리고 있을 때 알게 된 건데, 국외에서는 우리가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들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 없어요. 어떤 이력이 있든, 콘텐츠만으로 평가해요. 오히려 유명세를 앞 세우면 놀림당해요. ‘우리는 한국에서 이 정도로 대단한 사람들이니까, 우리 사이트에 와서 음악 한 번 들어봐라’ 라고 해외 블로그에 올리면, 사람들이 ‘거기서 유명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감을 가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신인으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거예요. 옛날에도 그랬듯이, 프리스타일 랩을 하면서. 다만 이번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보여주면서. 누구나 인터넷은 갖고 있고, 국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굉장히 뛰어 난 뮤지션들이 많단 말이에요. 특별히 힙합 쪽은 수준급이라고 생각해요.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생각 될 정도로요. 뮤지션들이 국내에 자신의 음악을 알리면서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면, 그러니까 번역만 좀 해서 올리고 귀찮은 노동을 스스로 하다 보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구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과도 이메일 주고받으면서 작업할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이번에 우리도 DJ HONDA 랑 Dilated Peoples의 라카(Rakka)랑 한곡을 했는데, 일본 한국 미국에서 이메일 주고받으면서 작업 했어요. 이젠 모든 게 가능해요. 다 오픈 하고 싶어요.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고 싶어요... 동료들한테.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이 물어보면 전부 다 말씀 드리는데, 막상 우리가 했던 방식을 들어보면 너무 뭐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좀 당황해요. 오히려 (웃음). 힙플: 아이튠즈 힙합/알엔비 앨범 차트 1위도 했고, CNN과의 인터뷰 등,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국외에서도 에픽하이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데, 맵 더 소울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진행 해온 국외 활동에 대한 계획은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 될 예정인가요? T: 일이 많이 들어와요. 프로듀싱 요청, 영국투어도 들어왔었고, 누구랑 작업하고 싶냐하는 이런 하이프로파일 한 것들도 들어오고, 이런 저런 제안 들이 천천히 들어오고 있어요. 아마도 CNN 방송이 나간 후로는 그게 더 급증할 것 같아요. 근데 일단 이번 앨범을 냈고, 국내활동을 오랜만에 제대로 하는 거라서 영국투어도 시간이 겹쳐서 못하게 됐어요. 여기 활동을 포기하면서까지 국외활동을 우선시 하지는 않아요. M: 좋은 기회들이 들어올 때마다 잘 판단해서 천천히 똑똑하게 진행할겁니다. 절대로 급하지 않게. 아마 에픽하이 셋이 다시 뭉쳤을 때는 처음부터 여행으로 잠깐 가서 지평을 한 번 넓혀보고 싶어요. 다행히도 거기서는 우리가 어린 편이거든요. 거기서는 마흔 이하면 어린 거예요... 애들 취급해요. 여기서는 완전 큰 형들 혹은 심지어 아저씨라는 말도 듣고 그런데, 거기서는 완전 아이들 취급해요. 그래서 아직 시간이 많아요.(웃음) T: CNN 인터뷰할 대 패럴(Pharrell Williams)한테 같이 작업하자고 러브콜 던졌는데, 보겠죠? (웃음) 힙플: 이번 에필로그는 투컷이 빠진 상태에서 만든 앨범 첫 번째 앨범인데요. 투컷의 공백이 크게 다가왔던 때는 언제인가요? 음악 내/외적으로. T: 저는 turntable을 되게 좋아해요... 하나의 악기로써. 근데도 이번 앨범에는 스크래치가 아예 배제됐죠. 프리즈(dj friz of Planet Shiver)나 이런 훌륭한 친구들이 해도 되는데, 투컷이 아니니까. M: 투컷이 없기 때문에 전형적인 힙합 트랙도 많이 줄었고, 타블로가 만드는 감성 위주의 곡들이 많죠. 근데 저희가 워낙에 앨범을 많이 내는 팀 중에 하나이고, 그 중에 하나의 앨범이니까,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가기보다는 이런 앨범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아요. T; 없으니까 사람들이 공백을 더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있을 때는 사람들이 뭐, 존재감 없다는 식의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없으니까 갑자기 애써 존재감을 찾아요. 있을 때 잘해주지 (웃음). 애써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힙플: 투컷씨는 잘 지내시나요? T: 어제 전화 왔는데, 아이튠스 때문에 신나서는 자기 나오면 나오는 순간부터 아이튠스 힙합차트 1위 가수냐고... (모두 웃음) 그래서 그냥, 더 열심히 해가지고 뭔가 제대로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해보겠다고 이야기 했죠. 힙플: 이번 에필로그는 [e] 앨범 이후 6개월 만의 새 앨범이면서, 당분간 마지막 앨범이라던데, 어떤 이야기인가요? T: 셋이 뭉쳐서 에픽하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낼 때는 빨라도 2013년? 10주년이죠. 우리는 10주년을 시작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새로운 시작으로. 이제까지는 한 느낌의 에픽하이가 있었다면, 10주년부터는 좀 더 큰 뮤지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꿈도 있으니까요. 약간 각오 개념으로 타이틀을 에필로그로 한 거죠. 근데 뭐, 보장된 건 아니잖아요... 사실. 그때 가서는, 우리가 음악을 되게 못 만들 수도 있고..(모두 웃음) 힙플: 그럼 그... T: 엇! 투컷 문자왔어요. '첫 방 잘 해 주삼' (웃음) 이거 봐요. 우리 투컷 아바타라니까. (웃음) 힙플: 그럼 그.. 언더그라운드 ep 는 그 와중에도 안 나오나요? (하하하, 모두 웃음) M: 저는 이제 이 이 이야기만 나오면, 웃음 밖에 안 나와요. T: 그걸 할 수 있을 때는 그 때였는데, 지나갔어요... 솔로 앨범이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진심으로 자신이 없어요. 뭐, 'Supreme 100' 끝 날 때, ‘Supreme 2010~!' 했지만, 근데 그때는 또 자신이 있었어요. 생각해봐요... ’100마디 랩‘을 딱 끝냈으니까, 뭔가 자신감이 만땅 찼을 거 아니에요.(웃음) 그러니까 끝에 그런 괜한 걸 던져놨는데, 지금은 정말 자신감이 없어요. 뭐, 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르죠... 심심해지면 혹은 근질근질 해지면.(웃음) 힙플: 에필로그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T: 이제서야 앨범 소개... (웃음) M: 마지막으로 누구나 다 편하게 들을 수 있을 만한 음악을 만들자라는 이야기를 애초에 정해놨고, 작업 중에는 조금이라도 실험이 들어갈 때 서로 바로바로 저지했죠.(웃음) T: 서로 저지한 적은 없어요. 미쓰라가 저를 저지했죠. 미쓰라가 저한테 이야기했던 게, ‘형 시도하고 실험하고 그런 게 꼭 좋은 음악은 아니다’ 라는 말 이었어요. 근데 이 말이 정말 반박할 수 없는 말이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잡음’이라는 노래에 미쓰라가 녹음을 다 해놓고 난 다음에 제가 리듬 편곡을 바꿨어요. 근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시끄러운 인더스트리얼 밴드 음악 같이 만들었거든요... 심하게. Nine inch nails처럼 만들었는데, 저는 너무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거든요... 진짜 열심히 해서 완성해 놨는데, 미쓰라가 한 번 듣더니 아니라고 그래서 다시 바꿨어요.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처음으로 이렇게 멤버의 말을 잘 수용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뭔가 이번 앨범에서는 처음으로 미쓰라가 제 가사도 터치하고 그랬거든요.(하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그럼 'Run'이 타이틀로 선정 된 계기는요? M: 우리가 제일 잘 쓰는 가사, 제일 잘 하는 음악인 것 같아요. 뭐 우리가 봤을 때, 힙합도 잘하기는 하지만.. T: (미쓰라를 바라보며) 잘해? M: 못하지는 안잖아?(웃음) 어쨌든, 그래도 우리가 정말 잘하는 건 사람들한테 희망 줄 수 있는 음악이 아닌가 싶어서 Run을 타이틀로 정하게 됐어요. 물론 앨범 안에 다른 소재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제일 잘했던 것 혹은 사람들이 제일 많이 기억하고 들어줬던 노래들은 희망을 주는 노래였던 것 같거든요. T: 미쓰라가 지금 한 답변을 내가 했으면 한 15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모두 웃음) 온갖 예를 들면서...(웃음) 음. 미쓰라의 이 정리해서 딱 할 말만하는 이 모습이 참 부러워요. 힙플: 타이틀 곡 run을 비롯해서, 잡음 등, 록 적인 요소가 귀에 들어오는 트랙이 있었는데, 어떤 영향인가요? T: 단순하게 그냥 기타 소리를 좋아해요. 특별히 뭐, 록과 힙합을 섞겠다는 이런 포부도 없고요. 저는 그냥 기타소리가 좋고, 들으면 뭔가 들끓게 해요. 예전에 록 음악을 많이 들어서 그런 것들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RUN은 기타가 들어있을 뿐이지, 록이라고는 이야기 할 수는 없는 심플한 팝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힙플: ‘Run’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바보’와 ‘Coffee’ 는 오히려 두 분의 비중을 보컬 분들에게 더 크게 할애하신 것 같아요. 어떤 이유가 있나요. T: 이유 있죠. 에픽하이는 외부 프로듀싱을 진짜 많이 안 해요. 거절을 99% 하거든요. 힙플: 심수봉씨는 정말 행운이시네요. T: 심수봉 선생님은 심수봉 선생님이시니까요... 제가 초대를 받은 거죠.(웃음) 어쨌든, 저희가 외부 작업을 많이 안하다 보니까, 때론 보컬리스트한테 주고 싶은 노래들을 만들고 싶은 그 욕구가 있어요. 노래를 살리다 보니까, 우리를 죽이게 돼요. M: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억지로 랩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팀이라고, 굳이 안 어울리는데, 16마디 쭉 하고, 사비(HOOK) 하고 바로 또 랩하고.. 어떤 힙합의 공식 패턴? 이제 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왜냐면 지루해지는 것 같아요. 랩을 아무리 잘해도, 그 곡이 주는 느낌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느낌까지 죽여가면서 랩을 그 위에 얹는 건 아닌 것 같아요. T: 옛날 015B나 유희열 형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그 노래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 잘 표현하는 사람이 부르고... 특별히 꼭 불러야 되는 사람이 없고 작곡자/작사가로 충분히 만족하면, 그렇게까지 비중을 생각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M: 약간 힙합을 너무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멘트에 대해서 굉장히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웃음) 근데, 저희는 이제 음악적으로 잘하고 싶은 것만이 지금 욕심이라 서요. 뭔가, 랩을 너무 잘하고 싶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 그 곡에 맞게 너무 세지도 않고 그냥 음악에 잘 맞게 할 생각이에요. 힙플: 장르 등에 구애 받지 않는 ‘음악’ 자체의 욕심이군요. 그럼 Bumkey(범키)와 성아 이 두분과의 인연은요? T: 범키는 친한 동생인데, 그걸 떠나서 목소리가 너무 예뻐요. 저는 그렇게 막 굵직하고 남성적인 목소리를 별로 안 좋아해요. M: 나? (하하하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트로트가 어떻게 수록이 됐는지..(웃음) T: 제가 만든 곡이 아니니까요.(웃음)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범키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같이 하게 됐고, Coffee는 원래 수록곡이 아니었어요. 원래 인스트루멘탈이 한 곡이 더 있어서 10곡으로 완성을 다 한 상태였는데, 저희를 떠올렸을 때, 여자 보컬의 목소리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보컬을 잘 골라서 노래에 되게 잘 쓴다 이거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거에 우리음악에 매료 되는 사람들을 좀 생각을 하게 된 경우의 트랙이에요. 원래는 여자 목소리가 아예 없는 앨범이었는데, 막판에 들어온 곡이죠. 성아씨는 Mr. Sync의 소개로 섭외가 된 분이고요. 힙플: 위곡들과는 반대 성향의 곡인 Wordkill 은 [e] 앨범의 말로맨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M: 워드 킬은 2년 전 쯤에 작업해 놓은 곡이에요. 5집 만들면서 만들었던 곡인데, 말로맨 하고 비슷하긴 하지만, 그 때는 좀 더 극적으로 생각했던 주제에요. 힙플: 어떤 계기가 있으셨던 건가요? M: 그냥 그 당시에 인터넷 댓글이나 이런 것도 있었을 텐데, 생각해 보면 말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한테 되게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배웠으니까, 그거 때문에 썼던 가사들이에요. 5집 만들던 그 당시에 곡들이 많고 그래서 잠깐 킵(keep) 해 놓은 곡인데..(웃음) T: 말로맨은 약간 잡스럽게 말하는 사람들 까는 거고, 이 곡은 상처주기 위해서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거죠. 힙플: 이어서, 잡음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M: 잡음은 헤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헤어짐이나 이런 것들이 서로 좋아하면서 사이좋게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그 때가 되면 다들 서로에 대해서 굉장히 좀 악감정을 갖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거 연상하면서 쓰게 된 곡이에요. 제 이야기는 아니고요.(웃음) 그리고 솔로 곡이 아니었어요... 이 곡은. T: 제가 미쓰라의 랩을 듣고 안 하게 됐죠. 원래 미쓰라의 2절 랩이 돼 있었거든요. M: 주제를 결정하고, 다음 날 제가 2절을 하게 될 줄 알고 써서 왔는데... ‘솔로 곡해’ 그러더라고요.(웃음) T: 쓰라가 너무 잘한 거예요. 그러니까, 부담스러워서 제가 랩이 안 나오더라고요. 잘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만든 비트에 랩을 못하는 거죠.(웃음) 그래가지고 몇 번 하다가, ‘야 나 랩 너무 못한다. 네가 다해 라.’ 그렇게 된 거죠. 못 할 때는 안 해야 돼요.(웃음) M: 타블로가 말한 것처럼 제 솔로 곡이 돼서, 1절을 녹음을 했는데 다 하고 보니 이게 마치... 내가 헤어져서 이렇게 쓴 것 마냥 나올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걱정을 했어요... 왜 내 솔로곡이 이런 게 돼야 되나.(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혹시, 음악을 제외 한 삶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M: 생각을 해보긴 해봤는데, 정말 막막해요. 마땅히 이거 말고 전념한 게 없으니까요. 갑자기 내년부터 ‘아 난 집 지어야지.’ 이러기가.(웃음) 왜냐면, 하려는 다른 것에 대한 공부를 해야 되는데, 그 공부를 하는 것도 좀 막막하고, 제일 잘하는 게 이건데 갑자기 딴 거 하기가. 근데 그런 생각은 있어요. ‘뭔가 사이드로 준비하긴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 혹시라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요... 음악을. 생각은 하는데, 막막하네요. T: 저 같은 경우는 되게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음악이라도 하니까 좀.(웃음) 힙플: ‘잘 하는 거니까’ 라는 것 말고,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게 지탱해주는 것들이 있다면요? M: 욕심인 것 같아요. ‘더 잘 되겠지.’ , ‘다음에는 저번에 못한 거 다시 해봐야겠다.’ 라든지의 그런 욕심. 그리고 저는 최근에 들어서 한 동안 잃었던 랩의 재미를 찾아서요. 힙플: 한 동안 잃었던? M: 왜냐면 그동안 힙합에 대한 강박관념 같은 것이 조금 있었는데, 그걸 조금 털어냈거든요. 그 뒤로는 재미 삼아서 그냥 쓰던 가사들도 많고 해서, 이번 앨범 작업 할 때는 진짜 빨리 끝냈죠. [e] 앨범 끝나자 마자부터 가사 계속 쓰고 있었으니까요. 대신 프로듀싱을 안 하죠. 1년에 한 곡씩 만들었는데, 그 곡도 안 만들고 공책 한 세 개 채워놨으니까.(웃음) T: 저는.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가... 이제는 가족이 에픽하이도 있지만, 내 새로운 가족도 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제일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음악을 계속 열심히 하는 거니까요. 갑자기 여기서 모험적으로 딴 짓을 하는 거는 오히려 그 사람들한테 실례가 되는 거니까, 더 더욱 열심히 해야죠. 죽을 때 까지 해야죠. 랩 하는 할아버지 돼서 애들 발라버릴 예정. (웃음) 힙플: 개인적으로 궁금할 수도 있는 건데요, 연예인으로써의 명예나 위치에 욕심이 있으신 편인가요? T: 없어요. M: 하면 좋고, 안 하면 말고라는 게 작년에 확 생겼는데요. 아니 뭐, 인간적으로 하면 좋기야 좋겠지만 그거를 굳이 ‘꼭 해야 돼’ 이러면서 그거를 위해서 모든 걸 바치는 그런 패기는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 만족감이 벌써 들었어요. 아이튠스 1위 한 것만으로도 이번 앨범은 이제 됐다.(웃음) 소박해요, 저희는. 그냥 여기서 더 욕심이 있다면 국내에서도 우리 음악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정도. T: 유명세로만 얻을 수 있는, 혹은 채울 수 있는 만족 같은 게 없어요, 전. 힙플: 힙합을 비롯한 인디 뮤지션들이 음악을 떠나 다른 일을 찾는 경우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두 분께서 힘이 되는 메시지를 주신다면? M: 만약에 저희가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작년의 저희 모습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DIY.' 많이들 불평은 하면서 실제로 열심히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뮤지션이니까, ‘음악으로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화려하지 않은 일은 피해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이 짓 저 짓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죠. 근데,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해야죠. 세상이 맞춰주기만 기다리는 건 아니죠. 자신을 알려야지 알아주는 거니까, 음악도 열심히 하고, 남는 시간에 그걸 알리기 위한 것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너무 좋은 매체들이 널려있으니까요. 트위터를 비롯해서, 마이스페이스(http://www.myspace.com)등등. 그러니까, 찾아서 하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이 피알 부분을 더 하는 것이 아무래도 자기 앞길에 있어서 음악을 더 오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T: 너무 쉽게 포기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 같아요. 당장 인스턴트 한 반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도 음악을 한지 10년 됐지만, 사람들한테 알려져서 좋은 환경에서 음악 한 것은 얼마 안됐어요. 10년의 절반은 완전 개고생이었거든요. 저희가 그런 것처럼, 계속 인내하고 해봐야죠. 그냥 그룹 하나 만들어서 1년 해봤는데 안 되면 찢어져서 다른 그룹 만들고, 이름도 바꿔보고... 계속 그렇게 하면 답이 안 나와요. 꿋꿋이 해봐야죠. JK(Drunken Tiger) 형도 좋은 예인 것 같아요. 한 때는 힙합을 우리나라에 소개했던 사람 중의 한 명으로써 거대한 인기를 끌다가, 엄청나게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잖아요. 심지어 힙합 매니아들 마저도 서포트를 안 하고, 그 사람의 이력과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안 가지는 것도 떠나서 약간 등 돌리던 때가 있었어요. 그 때, JK 형 자주 봤는데요, 겉으로 티는 안 냈는데, 아마 되게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근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끝까지 하니까, 대한민국 힙합의 정상에 우뚝 서 있잖아요. 이제는 끄떡없다고 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jk 형이 겪는 걸 겪었으면 그만 두었을 거예요... JK형이 안 그만둔 건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인 거죠. M: 그리고 그것도 필요해요. 좀 음악을 한다고 해서, 굳이 막 이렇게 음악가로써 여유 있는 삶을 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진짜로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안자고 더 노력해야 되는 것 같아요. 잘 되는 사람들을 보면 대 부분 그렇더라고요. 저도 되게 게으른 편인데,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M: 김용준 사장님, 사진 좀 보내주세요. (웃음) 힙플: 아, 정말 마지막으로 올 8월에 힙합플레이야가 10주년을 맞습니다. 한 말씀 해주세요- M: 힙합플레이야. 거의 시작이 저랑 비슷해요. 제 역사와 함께 가고 있는.(웃음) 저보다 좀 빠른 것 같은데, 그 때부터 제가 힙플을 봐왔는데요, 사실 사이트 하나를 유지하기도 힘든데, 10년이나 해왔다는 건 굉장히 질긴 사람들인 것 같아요.(하하하 모두 웃음) 근데 그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이 유지해 갈 수 있는 거니까,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겠죠. 우리나라에 힙합 들어오고 나서 가장 먼저 시작한 힙합 웹진이면서 아직도 힙합만을 다루고 있는 좋은 곳 같아요. T: 저는 힙플이 발전을 위해서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두를 수용하기 위한 것도 이해하고, 거의 유일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써 모두를 받아주고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힙합플레이야 뉴스에도 올라오기 너무 쉽고, 전체적으로 그 사이트 내에서는 알려지기가 너무 쉬워요... 너무 너그러우니까. 근데 그렇게 되면 뮤지션들이 착각을 할 수도 있어요. 아주 작은 것을 이뤘는데도, 굉장히 큰 것을 이뤘다고 생각 할 수도 있고, 혹은 ‘내가 생각보다 잘 나가는구나.’ 라고 착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사이트에서 리플 많이 달리고, 글들만 많아도 온 힙합 씬이 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구나라는 착각을 할 수 있는데, 현실은 아니거든요. 굉장히 단면적인 거잖아요. 그런 걸로 자뻑이 생길수도 있단 말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뻑이 생기면 음악에 해롭다고 생각해요. 자뻑이 생기면서 서로 싸우기 시작하고, 거만해지고, 음악의 질도 떨어지고... 자격 없는 자랑을 하게 되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니까,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뉴스거리가 아니면 올려주지 말고, 뭔가 성과를 이뤄낼 때 까지는 그냥 아무나 등단시켜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절대로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절단시키고, 박탈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걱정 되어서 그래요. 진짜 농담이 아니고, 어린 친구들이 이럴 것 같아요. 집에서 친구들이랑, ‘힙합 그룹 만들래?’ 한 다음에 일주일 쯤 지나서, 대충 뭐 하나 녹음하고, 그럴싸한 보도자료 써서 힙합플레이야 뉴스에 띄울 수 있거든요. 근데 그렇게 되면 ‘음악하기 되게 쉽다.’를 떠나서 ‘힙합음악하기 되게 쉽다.’ 이렇게 될 것 같아요. 학교에 가서 그러겠죠...‘야 나 힙합 웹진에 뉴스 뜬 것 봤냐? 사진 봤냐? 나 데뷔 했어'. 그럼 딴 애들이 ‘나도 힙합 해야겠다. 힙합은 되게 쉽나보다’ 이렇게 오해 할 것 같아요. M: 소개해 주는 자체는 되게 좋은데, ‘이게 잘하는 거다’ 라는 걸 소개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이 사람이 잘하는 거다. 이 사람이 이슈다라는 걸 보여주면 대중들도 잘 따라올 것 같아요. 이게 잘 하는 거구나 하면서. 힙플: 뼈와 살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에픽하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 링크 | 맵더소울 (http://www.mapthesoul.com) 이미지 제공 |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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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씨잼ㅣ '랩퍼는 랩을 잘해야 한다'  [31]
HIPHOPPLAYA (이하 힙플) : 데뷔 믹스테잎을 발표한지 3년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하였는데, 소감이 어떤가? C Jamm (이하 C) : 그냥.. 뭔가 엄청나게 특별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고.. (웃음) 기분이 좋다. 이미 지난주에 쌌어야 됐던 똥을 지금 싼 느낌.. H : 쇼미더머니 끝날 무렵부터 앨범을 준비했다고 들었다. C : 맞다. 근데, 그때 준비했던 곡은 한 곡도 안 들어간 거 같다. 지금의 앨범은 최근 몇 개월 동안 만든 곡들이 수록 되었다. H : 작업량이 엄청났다는 소리로 들린다. C : 거의 믹스테이프 3장은 낼 수 있을 만한 분량이었던 것 같다. 근데, 내가 변덕이 좀 심해서, 계속 생각하는 것도 바뀌고, 취향도 바뀌었지. 그리고, 웃기지만 중요한 건 컴퓨터가 중간에 고장 나는 바람에 그 컴퓨터에 있던 자료들이 자동 폐기되었다. (웃음) H : (웃음) 살아남거나 남겨둔 곡들이 있다면 믹스테이프로 낼 생각도 해볼 법한데 C :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메모장에 가사들은 살아있기 때문에.. H : 생각이 계속 바뀌었다고 했는데, 처음에 기획했던 앨범은 지금의 그림과는 좀 많이 달랐던 건가? C :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 거창한 기획을 하지는 않았다. 사실, 어떻게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저 계속 내가 어떤 사람인지만 고민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앨범을 만들어야지’라던가 1집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뭔가 부담이 되기도 했고. 그러던 중 어떤 책을 봤는데, ‘네가 어떤 사람인지, 혹은 네가 뭘 만들지만 고민하고 있으면 그냥 그 고민만 계속하게 된다’ 라고 하더라. 뭐라도 하다 보면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그거라도 그냥 계속 했다. 그래서 한 8곡쯤 만들어진 후에 앨범 제목을 지었던 것 같다. 내 생각에 이 앨범은 앨범 제목이 제일 멋있는 것 같다. (웃음) H : (웃음) 앨범 제목이 [Good Boy Doing Bad Things] 이다. 앨범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C : 나는 내가 굿보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그런 걸 많이 경험해왔다. 예를 들면 나는 무릎을 구부리고 앉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수업시간에 열심히 수업을 듣다가 선생님한테 질문을 하면, 선생님이 자꾸 나를 혼냈었다. 그래서 ‘수업 열심히 듣고 있는데 왜 혼나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선생님이 말하길 버릇이 너무 없다고 하시더라. 단적으로 그런 상황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그걸 앨범에 완전히 넣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내가 스스로 ‘Good Boy’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내가 하는 행동이 사람들한테 ‘Bad Things’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녹여냈다. 내가 랩퍼가 된다고 했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학교에서는 그런 진로에 대해 전혀 가르치지 않고,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 길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는 정해진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 눈에는 내가 걷는 길이 마치 무단횡단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는 걸 느꼈다. 살면서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하지 말라고 했던 것들, 예를 들면 야동을 본다 거나 담배나 술 같은 것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지. 그렇기 때문에 더 헷갈리는 그런 감정을 담고 싶었다. H : 이야기를 듣다 보니, [GKMC]의 컨셉이 떠오르기도 한다. 의식하고 있었나? C : 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켄드릭라마 영향을 받은 것 같기는 하다. 켄드릭라마의 가사를 내가 완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 사람의 에너지는 많이 받았다. 그런데, 오히려 켄드릭라마 보다 최근에는 투팍에 엄청나게 빠져있었다. 투팍은 뭔가.. 진짜 MC지 않나, 나도 뭔가 ‘Move The Crowd’ 하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런걸 떠나서 그냥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생각했고, 옛날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가지고 있는 내 생각들을 모아서 음악을 만들었다. H : 아트워크에 대한 코멘트도 필요할 것 같다. 아트워크는 누구의 작품인가? C : 아트워크는 내 친구들이 만들었다. 가사에도 나오는 내 제주도 부랄 친구들인데, 이제 곧 엄청나질 친구들이다. 다이브 인 아일랜드라는 크루 이름을 기억해둬라. 어쨌든 어렸을 때부터 그 친구들과 낭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복권 당첨되면 뭐할까?’부터 시작해서 쓸데없는 얘기들이 단골 주제였는데, 그 친구들이랑 중학교 때 약속했던 게 우린 무조건 특별한 사람 되자는 거였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뻔하지 않은 사람이 되길 바랬다. 지금은 내가 쇼미더머니로 어느 정도 돈을 벌기 시작한 후부터 이 친구들을 모두 제주도에서 불러들였다. 내가 사는 집에서 다같이 지내고 있고, 내가 가장이 됐는데, 여러 가지를 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H : 아트워크 뭘 표현하고 싶었던 건지 궁금하다. C : 그 친구들은 나를 10년 넘게 봐왔다. 그래서 그냥 그 친구들을 믿고, 나와 앨범 제목을 가지고 떠오르는 거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나온 작업물이기 때문에 나도 정확한 해석은 못하겠다. H : 뭐 별의별 해석이 나오더라 (웃음) C : 내 가사에도 썼었는데, 피자가 꼭 그 속에 뭐가 들어가는지 알아야 맛있는 게 아니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나 같은 취향의 예술가들이 어떤 작품을 만드는 건 내 생각에 단순히 뭔가를 표현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거를 어떻게 분석하기를 원하고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냥 표현하고 싶은걸 표현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저 새끼가 왜 이걸 했는지 알아야 돼’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그것보다는 그냥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그 아트워크 역시 어떻게 만든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말한다면 옛날 컴퓨터 모니터를 사서 그걸 부순 다음에 그 안에다 그림을 그렸다. 내가 볼 때는 그 앨범 커버를 가지고 사람들이 수없이 해석하게 하려는 것 자체가 커버의 의도였던 것 같다. H : 개인적으로 '2-1'부터 'Golden Cow'까지 코드쿤스트와 씨잼의 시너지를 좋아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콜라보 작업들이 호평을 받지 않았나, 이번에도 코드쿤스트가 주도적으로 프로덕션을 꾸렸는데 작업하면서의 호흡은 어땠나? C : 거의 뭐 음악적인 동거자였다. 그리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지. 앨범에는 다섯 곡이 실렸는데, 사실은 그것보다 더 많은 비트를 나한테 보내줬었다. 그 정도만 해도 엄청나게 수고스러운 건데, 코드쿤스트형한테 정말 고마웠던 건 심지어 코드쿤스트형은 조이배대스(Joey Bada$$)랑 작업하면서 미국의 더 많은 사람들과도 컨택하고 바빴을 텐데, 내 앨범을 자기 앨범처럼 도와줬다는 거다. 그리고, 더더욱 고마웠던 건 작업을 하면서 나만큼 재미있어했다. 코드쿤스트형이랑은 될 수 있는 한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싶다. 나중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가서 얼룩말들이 뛰어 노는 걸 보면서 곡을 만들기로 했다 (웃음) H : ‘Golden Cow’부터 느꼈지만, 첫 곡 'Upgrade'를 들으면서, 씨잼도 이제 커리어가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스로도 가사를 써내는 스펙트럼이 넓어진 걸 느끼나? 랩퍼의 간지는 커리어가 가사에 녹아든 시점부터 아닌가 C : 그런 것 같다. 옛날에는 아예 스펙트럼이 없었거든. 그래서 여기(손등)에 문신까지 새겼었다. 스펙트럼이라고.. (웃음) 정말로 스펙트럼이 아예 없던 게 나의 고민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그걸 의식하지는 않았다. 할 때는 생각 없이 하는 게 나의 모토기 때문에 그냥 생각 없이 했다. ‘Upgrade’라는 노래의 제목도 나중에 정한 거다. 빨리 앨범을 내야 됐기 때문에 제목을 정하지 않고, 그냥 곡을 쓴 뒤 ‘뭐라고 하지.. 뭐라고 하지..’ 하다가 ‘아 이건 업그레이드다!’ 하고 정했다. H : 앨범이 생각만큼 오래 준비한 건 아니었군? C : 심지어 어떤 몇 곡들은 앨범에 넣고 싶었는데, 원래 넣으려고 했던 곡이랑 나중에 만든 곡의 흐름이 안 맞는 것 같아서, 녹음 받아주는 키보형한테 잠깐 쇼미더머니 좀 보고오라고 한 다음에 바로 만들어서 녹음하고 만들어서 녹음하는 식으로도 작업했다. H : 'watch'는 여러모로 할 이야기가 많다. 일단, 과거 일리네어 지망생이었지 않나 C : 1지망생이었지. H : 도끼를 앨범에 섭외했을 때의 소회가 있을 것 같은데 C : 진짜 기분 좋았지. 일단, 나는 일리네어갱이니까. 나는 정말 일리네어갱이었고, 저스트뮤직 싸인 만큼이나 일리네어 싸인을 머리위로 들었던 사람이란 말이다. 옛날에 ‘Illionaire Day Vlog’라고 있었는데, 그것도 정말 많이 봤다. 옛날에 스윙스형이랑 같은 곡을 할 때도 똑같은 기분이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이제는 그 사람한테 내가 카카오톡으로 피쳐링을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일단 너무 기분이 좋았다. 도끼(Dok2)형이 곡을 들어보기도 전에 흔쾌히 알았다고 했었거든. 그리고 심지어 내가 어떻게 하다 보니까 곡을 굉장히 늦게 보내줬는데도 바쁜 와중에 곡을 되게 빨리 해서 보내주시더라. 그리고 앞에 내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 멋있는 톤으로 가사를 뱉는데, Shit!!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로 나중에는 외국의 랩퍼들한테서도 꼭 이런 기분을 느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어쨌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건 나의 영웅이 내가 만들어 놓은 그림에 들어온 거거든. 조금 더 예전에는 나의 영웅들이 저를 초대하는 기분이었단 말이다. ‘야 너 여기 와서 랩 좀 해봐’ 였다면, 이번에는 그 영웅이 내 집안에 신발까지 벗고 들어온 거다. (웃음) 게다가 열심히 자기 그림을 마저 그려주고 갔지. H : 컨소울 같은 뮤지션과는 조합이 되게 의외였다. 어떻게 알게 됐고, 참여하게 된 건가? C : 옛날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다. 비와이랑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근데, 바스코형이 이 친구 되게 느낌 있다고 하면서 들려주더라. 어떤 느낌이었냐면 나중에 본인한테도 그렇게 말을 들었지만, 거의 뇌를 안 쓰고 랩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웃음) 그냥 이제까지 머리에 담았던 생각을 절대 꼬지 않고, 어떤 비유나 장치 없이 나오는 대로 뱉는.. 마치 순수한 애들처럼 자기의 생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 같아서 그런 느낌이 좋았다. 왜냐면 나는 그렇게는 못할 거 같았거든. H : 내가 느끼기엔 씨잼 역시 [Go So Yello] 같은 믹스테이프 때만 해도 짜여진 펀치라인을 던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사실 그런 계산된 짜임은 느끼지 못했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가사 작업 방식에 달라진 부분이 있나? C : 아 그냥 내 취향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릴웨인을 일단 너무 좋아했고, 릴웨인이 그런 ‘~~ 처럼 ~~’ 식의 라인을 되게 많이 썼기 때문에 그런 가사 방식이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거든. 요즘은 문장자체가 펀치라인으로 떨어지도록 가사를 쓴다. 예를 들면 ‘나한테 안될 거라고 했던 점쟁이는 이제 권사님’ 같은 가사처럼 함축된 문장으로 만드는 거지. 그 흐름에 나도 참여한 것 뿐이고, 이전의 방식은 뭐랄까.. 흥미가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바뀐 것 같다. H : 또 가사에서 ‘산이 왕따놀이 pussy game’ 이라는 구절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측근으로써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이랄까 C : 그 라인은 산이형을 위해서 쓴 라인은 아니다. 그냥 딱 그 문장에서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우리는 랩퍼지 않나, MC라고 말하며 스스로한테 군중을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말을 붙인다. 더군다나 많은 팬들과 사람들이 우리의 생각을 닮으려고 하고 따라주는데, 그 힘을 sns에 손가락 움직여서 누군가를 욕하는데 쓰는 게 나는 되게 별로였다. 그 라인에 대해서는 여기서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스윙스형을 만나고 나서부터 내가 만든 룰이 있는데, 랩퍼로서 어떤 생각들은 랩으로만 해야 한다는 게 내 룰이거든. 그래서 이 가사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문장에서 말하는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H : 이어가자면 원래 랩 잘하는 거야 정평이 나있었지만, 이번 앨범에서 씨잼의 랩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 좋은 의미로 기계로 찍어내는 랩 머신 같았거든..(웃음) 아마 많은 사람들이 랩 하나만큼은 이견이 없을 것 같은데 피드백은 좀 살펴봤나? C : 피드백은 원래 거의 안 보는데, 이번에는 막 들뜨고, 궁금해서 좀 보긴 했다. 아니면 친구들한테 물어보던지. 피드백은 어떻게 보면 내가 예상했던 대로긴 했다.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말이다. 글쎄.. 말해준 대로 그냥 이런 느낌이었다. 내 랩을 듣고 일차적으로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나, ‘기계 같다’ 라던지 ‘랩을 너무 잘한다’ 같은.. 근데, 이런 사실을 두고 그걸 장점으로 보느냐 단점으로 보느냐는 사람들 저마다의 차이었던 거 같다. 누군가는 이 특징을 가지고 ‘아 너무 기계 같아’라고 말하거나 누군가는 ‘와.. 완전 기계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런데, 그냥 이 말만 하고 싶다. 우사인볼트가 개그를 잘해서 금메달을 딴 게 아니다. 우사인볼트는 달리기를 잘해서 금메달을 딴 거다. 그냥 랩퍼는 랩을 잘해야 된다. H : 이번 앨범의 가사들을 보면 워낙 EGO가 강해서 가사들이 쉽게 읽히진 않을 것 같다. C : 그럴 것 같다. 나도 이 가사들이 어떤 사람들한테는 ‘굳이 자신의 에너지를 써가며 이해하고 싶지 않은 가사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내가 봤을 때 내 주변에서 이 앨범을 가장 깊게 느낀 사람이 바스코형이었는데, 그러니까 바스코형은 나랑 생각하는 게 되게 비슷한 거 같더라고. 서로 항상 같이 지내다 보니 되게 비슷해진 것 같다. 어쨌든, 내가 본 사람 중에 이 앨범을 가장 제대로 느낀 사람은 바스코형이었다 H : 심지어 ‘Guerillaz’ 가사 중에는 ‘내 가사도 못 느끼면서 나를 빨어, 답답함과 돈은 또 쌓여’라는 가사가 있지 않나 C : 맞다. 그런 감정을 완전 느끼고 있다. 완전 완전 느끼고 있어서.. 모르겠다. 이거는 그냥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냥 다른 점 일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틀린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아직까지 내가 틀렸다는 생각은 안 들어서 지금은 그냥 내가 느끼는 거를 내 방식대로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H : 어떻게 보면 그 정점이 '걍 음악이다'였다. 알다시피 비판이 있었고, ‘걍 음악이다 Remix’에서는 직접적으로 피드백에 반응했었는데, 어떻게 받아들였나 C : 걍’ 음악이다’는 사실,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 곡이 아니다. 비트를 만든 비와이한테 이렇게 말했었다. 가끔 어떤 비트메이커들은 비트를 만들 때 필요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토핑을 넣는다고, 너는 그냥 최대한 뺀다고 생각하고 만들어보라고 했었다. 그러고 나서 비트를 받았는데, 듣는 순간 갑자기 뭘 하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걍 음악이다!’라는 말을 내가 막 질렀고, 그게 훅이 됐다. 8마디동안 그 말만 뱉었더니 훅이 된 거지. 그래서 ‘느낌 좋은데?’ 하면서 바로 녹음 프로그램 켜놓고 프리스타일로 나오는 말을 담았다. 그렇게 16마디를 만들었지. H : 그렇게 곡을 만들었을 때 동료들 반응은 어땠나? C : 회사 사람들이랑 친구들한테 들려줬는데, ‘와.. 이거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쩌는 거 같아’ 라고 하더라. 그리고 나도 너무 좋았다. 이거는 거의 내가 랩을 한 게 아닌 수준으로 그 순간은 그냥 내가 있던 공간의 우연들이 겹쳐서 곡이 만들어진 느낌이었거든. 나한테 고민은 단 1퍼센트도 없었지만, 그런데도 음악이 됐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H : 그 곡에 대한 비판들은 그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C : 거기에 따른 비판도 모두 인정하지만, 이건 그냥 음악이다. 이게 음악이 아니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3분 43초’ 라는 제목으로 곡을 내고, 3분 43초 동안 피아노 앞에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다는데, 나도 그냥 뭐든지 음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걍 음악이다’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그냥 음악이다’가 끝이다. 그거에 대해서 사람들이 싸우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 마치 내가 말도 안 되는, 나조차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거기에 다 로그인해서 싸우는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그냥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H : 그럼에도 리믹스로 다시 재구성한 이유가 있다면? C : 리믹스는 그냥 사람들이 내고 싶다고 했던 것 같다. 회사 사람들이 마지막에 왠지 노창형이 들어가면은 멋있겠다고 하길래.. 그 외에는 사실 별 이유가 없다. 그냥 곡이 너무 좋았고, 사람들한테 ‘걍 음악이다’는 정말 그냥 음악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내 가사도 못느끼면서 날 빤다’ 라는 라인이랑 연결된 거 같기도 한데, 어차피 사람들은 내가 열심히 쓴 가사도 못 느끼면서 날 판단 하니, 이것도 한번 느껴보라는 거였다. H : 반면에 ‘Good Night’ 같은 경우는 어떤가? 뒷부분을 수정하지 않았나 나름 피드백을 수용했다고 봐도 되나? C : 맞다. 그건 나도 인정. 왜냐면 내가 들을 때도 진짜 듣기 싫었거든.. (웃음) 이걸 냈을 때 난 너무 신나있었다. 내 키가 168인데, (69인지 알았는데 68이었다.) 키 168짜리 애가 굿나잇에 나오는 삶을 맨날 산다고 생각해봐라. 내 스스로도 ‘와.. 이건 재미있는 삶이다’ 싶었고 그걸 써야 됐다. 그건, 어떤 자랑 같은 게 아니었다. 그냥 내가 너무 신나니까 그런 감정을 담은 건데, 그 감정을주체하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넣은 거지. 으악! 하면서.. (웃음) 근데 그건 듣기가 너무 거북 하더라.. 다른 랩퍼들도 그렇겠지만, 어떤 곡을 내면 그 곡은 너무 많이 들어서 보통 본인은 질려 하는데, 사실, ‘Good Night’은 내고 나서도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다. 근데, 그 뒷부분은 듣기가 싫더라고..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곡이랑 안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어서 뒷부분은 빼게 됐다. H : 다시, 돌아와서 ‘걍 음악이다’ 뮤직비디오에 투자를 많이 한 것 같다. 어쨌든 온갖 혹평을 들었던 ‘A-yo’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인데.. 디렉터 엄코가 심기일전 한 건가 C : 엄코형.. 진짜 많이 긴장했다. 물론, 나도 그렇고. 왜냐면 우리는 ‘A-yo’를 만들었던 사람들이지 않나.. (웃음) 어쨌든, ‘A-yo’ 같지 않아서 일단 다행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옛날의 나는 힙부심이 엄청나게 강해서 흑인처럼 보이고 싶어했던 것 같다. 심지어 쇼미더머니 하고 있을 때만해도 그랬던 거 같은데, 지금 보면 너무 오그라든다. H : 지금은 어떤가? (웃음) C : 일단, 나는 태어나서 흑인을 100명도 안 만나봤고, 실제로 그 문화 속에 들어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걸 자각한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게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실제로 거기서 벗어나고 나니 움직임이나 제스처같은 것들이 전보다 자유로워지더라. 그래서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는 자유롭게 깝쳤던 거 같다. 그리고, ‘걍 음악이다’를 내고 또 하나 느낀건, 뮤직비디오는 엄청나게 많은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면, 정말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와 에너지, 태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H : (웃음) ‘칭챙총의 각성’이랄까.. 흑인 커뮤니티에서 관습화된 이미지들로부터 빠져 나오려는 시도는 노창의 앨범에서도 살짝 감지했던 것 같다. 비슷한 화두로 최근에 저스트뮤직 내에서 주고 받은 어떤 영향들이 있었나? C : 사실, 노창형 앨범은 나오고 나서 들었다. 글쎄.. 잘 모르겠다. 마침 노창형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표현하는 방식이 나보다는 좀 더 강했고, 나는 ‘내가 흑인이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면, 노창형 앨범을 듣고 내가 느낀 건, ‘나는 지구인이었다’ 혹은.. ‘난 한낱, 한국사람일 뿐이었다’ 였다. (웃음) ‘아.. 나는 지구에서 랩을 하고 있구나..’ H : ‘This Feeling’만 봐도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무대에서의 폭발적인 라이브가 기대되는 곡인데 C : 이 곡은 정말 너무 신날 것 같다. 음이 좀 높아서 내가 라이브로 온전히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건 진짜 재미있을 거 같다. 이 곡은 나중에 밴드와 함께 리얼 세션으로 공연해보고 싶은 곡이다. H : 트랙배치에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나? C : 나는 이 앨범이 어떻게 하다가 만들어진 곡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트랙배치를 내가 그렇게 잘했나 싶고, 하나하나 치밀하게 배치하지는 않았지만, 그 와중에 유일했던 건 흐름이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바이브든 이야기의 흐름이든 그래도 정규앨범이니까 흐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H : 이야기를 나눠보니 굉장히 쿨한 정규다. 사실 모든 랩퍼들이 정규 앨범이라고 하면 하나부터열까지 심혈을 기울이지 않나 C : (웃음) 그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H : 그럼 앨범에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나? C : 아쉬운 점은 정말 너무 많지만, 그냥 다음 거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거밖에 방법이 없고, 뒤를 너무 많이 돌아보면 오히려 앞으로 못 가거든. 당연히 아쉬운 건 많다. 심지어 티는 안 냈어도 반성까지 했었다. 왜냐면 내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리고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 소수는 내 가사를 모두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거기 때문에 분명 그런 사람들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반성하게 된다. 그런데, 이 반성이 내 태도에 대한 반성은 아니다. 나는 그냥 아무렇게나 한 음악들로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 태도에 대해 반성하지는 않는데, 단지 녹음상태 라던지 엔지니어링 같은 부분에 일단 내가 아무 지식이 없었고, 충분한 퀄리티를 낼 시간적 여유 없이 작업했다는 거에는 반성하고 있다. H : ‘2014.12.18’에도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술자리 다음날 아침인 것 같은데 C : 맞다. 그때가 ‘Good Night’의 삶을 막 보낼 때였거든. ‘말달리자’의 가사도 이 시기에 썼고. 그렇게 막 노는데 어느 날 그냥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되지.. ‘Good Night’의 밤이 빛이라고 하면 스킷의 내 모습은 그 빛 아래 생긴 그림자 같은 느낌이다. H : 공허함 말인가? C : 맞다. 빛이 환하면 그림자는 더 어두운 것처럼, 내가 이 스킷에서 느낀 감정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굿나잇의 밤을 보내고, 아침에 핸드폰 진동 알람 소리에 깨어났는데,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그 이상한 느낌을 그냥 메모장에 적었다. 이 스킷은 그때 적은 두서 없는 글에다 라임을 붙인 거다. H : 어쨌든, 굿모닝이 오지 않나 사실, 씨잼이 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노래다. C : 지금까지 ‘Good’ 시리즈를 계속 해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Good Day’가 있고 ‘Good Night’도 했으니, 언젠가는 나한테 굿모닝이 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었는데, 그게 내 생각보다는 빨리 오더라. 정말로 우리 어머니는 내가 결혼은 할 수 있을까 걱정할 정도였거든. 막연하게 순서상 굿나잇이 있어야 굿모닝이 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정말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가 이제까지 내가 만났던 분들 중에 나한테 가장 크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 같다. H : 힙합식 세레나데를 들은 여자친구 반응은 어떤가? C : 내가 예상했던 반응 그대로인데.. 첫 벌스를 듣고는 정말 기분 안 좋아했다. 여자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인데도 되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더라. 아.. 그냥 여자친구는 이 노래를 그렇게 사랑하지는 않는 거 같다. (웃음) 사실 나도 그게 엄청난 사랑노래라는 생각도 안들고.. (웃음) 그냥 이 노래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시작한 시점에 만든 노래라서 이제 굿애프터눈이 나와야 그게 진짜 사랑 노래가 될 것 같다. H : 마지막곡은 '케빈'은 주제가 재치 있는 곡이었다. 어떻게 나온 곡인가? C : 이 곡은 거의 유일하게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나온 곡인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넥스트 레벨을 하고 싶은데, 이 당시에 정체된 기분을 느꼈다. 사실, 당시 내 머리가 거기까지밖에 안 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파급효과를 할 때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라스트 레벨인 랩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때는 ‘왜 그런 기분이 안 들지?’ 하는 느낌을 받았다. H : 슬럼프를 겪은 건가? C : 맞다. 그래서 얼마 동안은 랩 하는 게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영감도 잘 떠오르지 않아서 슬럼프를 겪었는데, 그래서인지 일부러 혼자 있었던 적이 많았다.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면서 영감을 받는 요즘은 이것도 훈련이란 걸 알고, 그만큼 근육도 생겼지만, 당시에는 영감을 여기저기서 얻어 오는 능력이 부족했거든. 그래서 사람들이랑 얘기를 하다 보면 그냥 내 에너지만 빠져 나가고, 뭔가 내 안으로 흡수를 못 하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뭔가를 쌓고 나면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그것들을 소화해내야 했지. 그래서 일부러 혼자 있는 시간을 계속 만들었다. 엄청나게 심심하고, 핸드폰 열고 싶고, 친구한테 전화하고 싶어도 그걸 버텨내야 뭔가가 떠올랐는데, 그러다 보니 그냥 벽을 보고 있다가도 ‘이 벽지는 언제 만들어졌을까?’부터 온갖 이상한 생각들이 떠올랐고, 이 곡도 그때 떠오른 생각들이 아이디어가 됐다. H : 한국의 라스트 레벨 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건 어느 시점부터인가? 사실 랩 피지컬로만 보면 지금은 최고지만, 어쨌든 비프리 컴피티션 때를 생각하면.. (웃음) 제대로 실력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C : 진짜 웃긴 게 뭐냐면, 나는 원래 듣는 귀가 진짜 shit이었다. 진짜 너무 Fucked-Up 상태여서 사실 나는 내가 가사를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내가 너무 잘한다고 믿었다. (웃음) 완전 WACK이었지.. 그래서 심지어 비프리 컴피티션에 참여했을 때도 나는 내가 너무 쩌는 거를 했다고 믿고 있었다. (웃음) 그때와 지금,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돌이켜보면 실력이 늘었던 건 환경이 바뀌고 나서였던 것 같다. 내 주변에 진짜 랩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좋은 귀를 가지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난 후부터 바뀌었지. 그래서 나는 흑인들이 랩을 잘하는 이유도 물론 흑인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들은 태어났는데 친형, 옆집 형, 삼촌, 심지어 할머니까지 다 힙합을 듣는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걔들은 그냥 학생들도 프리스타일 랩 시키면 그냥 하잖아.. 뭐.. 옛날 왕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태어났는데 이미 그를 위한 궁녀가 너무 많이 있고, 그를 왕으로 만들어 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왕이 됐다고 생각하지, 만약 그 사람이 태어난 장소가 호랑이 동굴 앞이었으면, 그 사람은 몇 시간 뒤에 왕이 아니라 그냥 뼈다귀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이건 좀 극단적인 비유였지만 어쨌든, 환경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내 옛날 랩을 들어보면, 얘는 절대 재능이 아예 없거든. 내가봐도 얘는 랩을 하면 안될 정도로 재능이 0라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에는 재능이 아니라 환경이었던 거지. 만약 나에게 재능이 있었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자신감과 이걸 너무 재미있어했다는 것 밖에 없었다. 물론 그게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H : 지금 저스트뮤직의 환경은 어떤가? C : 지금 저스트뮤직의 환경은 나의 이제까지 환경 중에 라스트 레벨이다. 주변을 보면 배울 것 밖에 없어서 내가 이곳의 막내인 게 너무 행복하다. 나는 막내기 때문에 아무것도 서스럼 없이 궁금해 해도 되고, 물어볼 수도 있고 그렇잖아. 하나도 창피하지 않다. (웃음) H : 반대로 섹시 스트릿($exy$treet)에서는 리더지 않나 (웃음) C : 뭐라고 할까.. 나는 행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H : 쇼미더머니 시즌4는 즐겨 보는 편인가? 참 말이 많다. 어떻게 보고 있나? C : 시즌4는 일단.. 유튜브로 보고 있다. (웃음) 사실, 시즌4는 거의 안 봤다. 다른 이유는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안 봤다. 내가 안 나와서인가.. 물론, 시즌3도 내가 너무 오그라들어서 잘 못 봤지만 말이다. 내가 하는 행동이 너무 보기 싫어서 본선에 올라가고 나서는 거의 안 본 것 같다. 시즌4는 비와이나 블랙넛형 그리고 릴보이(Lil Boy)형, 베이식(Basick)형 같은 사람들이 나오는 부분만 유튜브로 보고 아예 안 봤다. 이유는 없다. H : 섹시스트릿 멤버 비와이(Bewhy)가 쇼미더머니에서 상당히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C : 너무 멋있었다. 랩을 너무 잘했거든, 정말 잘했다. 내 취향으로는 랩만으로 봤을 때 1:1에서 보여줬던 건, 쇼미더머니 모든 시즌을 통틀어 가장 잘한 무대라고 생각한다. 그 에너지는.. 거의 거기서 공연을 했다고 생각한다. H : 풍문으로 들었든, 어쨌든 쇼미더머니를 둘러싼 이슈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하고 싶은 말이 있나? C : 나는 쇼미더머니3로 인생이 바뀔 정도로 득을 많이 본 랩퍼다. 내가 쇼미더머니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 자격도 멋도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도 납득이 안 된다. H : 마지막으로 LA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크리에이션 크루와 섹시스트릿 사이에 미묘한 비프가 있었던 걸로 안다. 최근에 나플라나 루피 같은 뮤지션들이 수면위로 올라왔는데, 보면서 어떤 감흥이 있었나? C : 일단, 너무 좋게 듣고 있다. 그리고 설사 내가 그분들한테 아직 안 좋은 감정이 있다 해도, 음악이 좋은데, 그 음악까지 까는 건 페이크라고 생각한다. 진짜 잘하는 것 같다. 지금 몇 년이 지났지? 한 2년 정도 지난 거 같은데, 2년이면 헤어진 여자친구랑도 친구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그 당시에 대한 아무런 기억조차 없다. 이건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언젠가 음악을 찾아 듣다가 ‘오.. 이사람 완전 돕한데?’ 이러고 있었는데 내 친구가 ‘이 사람 예전에 그 영크리에이션 크루 사람이야 (웃음)’ 하면서 알려줬다. H : 사람들이 원하는 대결구도가 만들어지진 않을 것 같네 (웃음) C : 사람들은 물론 대결구도를 만들기 좋아하겠지. 근데, 모르겠다. 만약 정말로 대결한다면 오히려 좋을 것 같다. 왜냐면 홍보가 되니까.. (웃음) 어쨌든 우리는 그걸 이용하는 법을 배워야 되거든. H : 아무튼 두 크루 모두 기대가 된다. (웃음) 인터뷰 질문은 마쳤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C : 마지막 하고 싶은 말.. 계속 그냥 음악을 할거다. 아직 나는 성장하는 중이고, 뭔가를 배우고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의 사춘기 같거든. 뭐.. 여기서 당장 멋있는 말을 지어내지 못할 것 같다. 그냥 계속 내가 하는 것들을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인터뷰 l 차예준(HIPHOPPLAYA.COM), 고지현 사진 l 저스트뮤직(JUST MUSIC) 씨잼 ㅣ https://instagram.com/cjadoublem
  20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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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더콰이엇(The Quiett),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아쉬울 필요는 없다.'  [19]
힙플: 프리모(DJ Premier)와의 콜라보 트랙이 없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 말고 아쉬움을 줬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 Q: 나에게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꼭 넣으려고 했던 트랙이었는데, 결국엔 스케줄 문제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기 때문에 계속 미뤄지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넣지 않게 됐다. 힙플: 새 앨범까지 꽤 긴 시간이 있었는데. Q: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원래는 작년에 내려고 했던 앨범이었지만, [11:11]이 나오고서는 너무 바빠서 작업 할 시간이 부족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행사 등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 외엔 많은 걸 할 수 없었다. 그냥 매일 연결고리만 부르고 다녔다.(웃음) 힙플: 대부분의 곡에서 프리마비스타와 함께했다. 어떻게 보면, 일리네어의 객원 멤버 같은 느낌이 강한데 Q: 프리마 비스타와 나는 2007년도 쯤부터 곡을 같이 만들어왔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일리네어의 큰 부분이 됐다. 그치만 알다시피 현재 일리네어는 프로듀서를 소속 시키는 레이블이 아니다. 힙플: 부클릿이 공개 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럴지도 모르는데, 샘플 클리어런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Q: 어느 시점 이후부터 우린 샘플 클리어를 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도 클리어 해야 되는 곡은 했고, 예전에 발표했던 곡들도 차근차근 하고 있는 중이다. 힙플: 단연 샘플사운드가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 곡 작업, 혹은 비트 초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Q: 최근 몇 년 동안 힙합 음악의 유행이 뚜렷하긴 하지만 거기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다. 항상 내 음악은 나의 취향에 의해서 결정 되어왔다. 그동안 발표한 내 앨범들이 시대에 따라서 변화 해오기는 했지만, 나의 음악 취향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앨범도 예외는 아니다. 힙플: 앨범 전체적인 무드나, 사운드의 좋은 피드백들에 비해서, 랩에 대한 의문부호가 많다. 부정적 피드백이 많다는 이야기다. Q: 난 화려한 랩 보다는 깔끔한 랩들을 들어왔고 하고 있다. 그 걸 더 잘하려고 하고 있는 거고. 톤 높고 빠른 랩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선 항상 인기가 많지만 내가 추구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그루브다. 사람들이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도. 힙플: 랩과 돈의 간격을 좁혔다는 구절이 있다. 힙합씬을 더콰이엇의 등장 전후로 살펴보라는 구절도. 당신의 등장 이후 어떤 것들이 크게 변했다고 생각하나? Q: 거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웃음) 그게 꼭 나 때문이라는 건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타이밍 상 내 또래 뮤지션들의 세대에서 바뀐게 너무 많다. 함께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하고, 하나하나 나열하기는 어렵다. 지금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 세대에서 생겨난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게임의 기반을 마련한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일리네어 이후의 많은 것들은 일리네어가 만들어 낸 것들이다. 힙플: 그 일리네어 행보들의 브레인은 더콰이엇이다? Q: 기본적으로 우리의 아이디어는 나와 도끼의 것이다. 그것으로 일리네어의 주 된 부분들을 만든 것이고, 빈지노는 우리 둘과는 다른 걸 함으로써 우리의 영역을 확장시켜주었다. 힙플: 실제로 단순한 페이 수준을 떠나 당신은 여러 면에서 랩퍼들이 돈을 쫓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2의 일리네어같은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Q: 내 생각엔, 자신의 방식을 믿고 밀어붙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방식이든 간에 각자의 고집대로 꾸준히, 영리하게 밀어붙이다 보면 결국엔 성과가 따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힙합으로 예를 들자면 제이지의 방식, 릴웨인의 방식, 릭로스의 방식, 퍼렐의 방식, 타일러 방식 등 다양한 모양의 방식과 성공이 있을 수 있다. 근데 우리나라에선 뭐든 일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다들 비슷하게 하는데다가 쉽게 포기하거나 노선을 바꾼다. 뻔하고 안전해 보이는 행보는 관심을 받지 못한다. 힙플: 몇개의 트로피를 버렸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당신의 과거 커리어들 중 일부는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다는 뜻? Q: 그건 말 그대로다. (웃음) 비유는 아니고 실제로 트로피를 몇 개를 버렸다. 힙플: ‘계획대로’ 되어 가고 있다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서 그 ‘계획’은 일리네어와 본인의 이야기일 텐데 그 계획은 무엇인가? Q: 이것도 다른 의미는 없다. 'AMBITIQN'에 썼던 가사인데 한 번 더 쓴 거다. 내겐 그다지 뚜렷한 계획은 없다. (웃음) 힙플: 사람들이 참 의미를 많이 두는 것 같다. 랩을 들을 때. Q: 그런 것 같다. 정작 의미를 두어야 하는 가사들은 따로 있다. 그걸 느끼던 말던 상관은 없지만 이번 앨범엔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가사들이 많이 있다. 힙플: 일리네어의 스타일은 랩퍼지망생들의 에티튜드나 음악 스타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쩌면 랩퍼 지망생들에게 교과서나 바이블이 된 것 같기도 한데. 아마 본인들도 실감할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 혹시 보거나 듣나? Q: 우리는 전혀 모른다. 젊은 뮤지션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아는 뮤지션도 드물다. 그나마 쇼미더머니3를 하면서 약간의 계기가 되었다. 차메인과 오왼도 알게 됐고, 씨잼이나 기리보이도 처음 봤다. 힙플: 모른다고 이야기해서, 더 웃겨진 질문인데. 웃긴 얘기일 수 있지만,그런 파급이 보기에 따라 아주 피곤하고 민망한 광경이 되기도 했다. 여기의 신인 랩퍼들 중 한 무더기는 일리네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웃음) Q: 우리는 전혀 몰랐다.(웃음) 힙플: 그럼 실제로 이렇다면.. 현재의 상태가. Q: 우리의 영향을 받는 건 우리로썬 좋은 일이지만 결국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 우리한테 배워야 할 건 힙합에 대한 사랑과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들, 우리가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나머지 것들은 자신의 것들로 해 나가야한다. 힙플: 엔터테인의 측면에서 혹은 메시지의 과잉들이 실제, 돈 자랑에 대한 스웨깅에 부정적인 친구들이 아직 많다. 뭐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기분도 작용하겠지만, ‘엔터테인’에 대한 요소는 청자들에게도 아직 낯선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Q: 이게 낯선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걸 즐겨주면 고마운 거지,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아쉬울 필요는 없다. 난 지금으로도 되게 만족하고 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런 음악과 랩을 선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이 이게 뭔지 감도 못 잡았었다. 나도 좀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고.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이걸 즐기게 되었다. 대학교 축제에 가면 학생들이 연결고리 랩을 따라 부르는데, 가끔씩 그 걸 보면서 기분이 좀 이상할 때가있다.(웃음) ‘어쩌다가 학생들이 이런 랩을 따라 부르고 있지’랄까. 아무튼 멋진 일이다. 힙플: 자수성가, 재벌 이런 표현들은 어떤 세대에게는 재미를, 어린 친구들에게는 분명히 희망이나 꿈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더콰이엇의 삶을 전달하는 건가, 실제 이런 의도도 있는 건가. Q: 기본적으로 랩이라는 건 개인적인 행위다. 자신의 얘기를 쓰고 그게 좋은 음악으로 완성 되는 것만으로 이미 목적은 달성 되는 것이다. 그게 어떤 사람한테 메시지가 되고 안 되고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음악에 대한 반응은 날씨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웃음). 다만 이번 앨범에서 ‘Your World’는 노골적으로 교훈적인 노래다. 나의 진심어린 조언을 담은 노래다. 내가 깨달은 진리들을 담았다. 힙플: 또, ‘성공’의 시기부터 음악에 담기는 이야기가 그저 운이 좋아 해 낸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 대한 강박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오해들을 멀리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스트레스 같은 것이 있는 건가. 아니면, 더콰이엇, 일리네어의 음악을 접하게 될 친구들이 확장되었기 때문인가. Q: 우리가 유명해질수록 오해나 환상도 커질 거라고 본다. 이젠 우리를 단순히 돈 많은 랩퍼들로 아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다. (웃음) 다만 그 이상을 봐야한다. 우리는 여기까지 오는데 되게 오래 걸렸다. 그러니까 그 ‘과정’을 말하고 싶은 거다. 우리는 계속 견뎌왔고, 앞으로도 견뎌야 한다. 이것은 누구에나 공평한 것이다. 그러니 그걸 피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Your World’에서 한 거다. 힙플: 일리네어를 향한 비아냥들에 대한 대답을 랩에 꾸준히 담아오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내가’가 있겠고. Q: 랩은 질투나 편견 등의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니네 말이 틀렸다’ 라든지, ‘니네가 아무리 그래도 난 내 뜻을 굽히지 않을 거야’ 라든지. 그런 걸 말하는게 랩의 목적이기도 하다. 힙플: 근데 한국 힙합 잘 안 듣지? 이 질문은 사실, 그런 곡들에 대한 대답이었냐는 질문 이었다. Q: 아. 사실 잘 안 듣고 잘 모른다.(웃음) 하지만 많은 래퍼들이 우리를 향한 가사들을 쓰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 상황자체는 알고 있지만, 굳이 찾아듣지는 않는다. 힙플: ‘언더그라운드킹 필요없어 왕관’.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힙합 ‘씬’과 거리를 두려는 행보가 엿보이기도 했다. Q: 글쎄. 일단 그 구절은 ‘난 최고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정도로 보면 될것 같다. ’씬’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좀 복잡한 문제다. 한국의 힙합씬이라는게 워낙 형태가 많이 변했고, 지금은 약간 형태를 알아보기는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는 논하는게 무의미 한 때라고 생각한다. 힙플: 피쳐링 의뢰도 많이 들어 올 것 같은데, 응하는 방식? 혹은 기준도 궁금하다. 안다 라든가, 우효 라든가, 원펀치의 원이라든가. Q: 여러 가지 경우가 존재한다. 음악이 좋아서 하거나, 견적이 맞아서 하는 경우도 있고, 친분 때문에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 기준을 딱 잘라 말하기는 좀 어렵다. 힙플: 쇼미더머니3 이후의 대중매체의 ‘이용’ 은 제안이 들어와서겠지만, 적극적인 이용의 배경이 궁금하다. Q: 쇼미더머니3를 하면서 사람들이 기대이상으로 힙합적인 색채를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그 동안은 TV에 랩퍼들이 나와서 타협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를 겪으면서 시대가 바뀌었거나, 우리가 이걸 바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흐름이 시작 된 김에 이 기회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힙플: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프로듀서’로서 출연해 온 아티스트로써. Q: 이것에 대한 문제는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쇼미더머니3는 나름 재밌었고 우린 최선을 다했다. 처음에 출연을 결정할 때부터 우린 엄청 까다롭게 시작 했었다.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요구했었다. 심지어 프로그램 제목을 바꾸라고도 했었다. 그건 못하겠다고 해서 넘어가긴 했는데(웃음), 어쨌든 이런 저런 요구를 되게 많이 했었다. 그렇게 해서 시즌 2와 3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엔 제작진의 의지이긴 하지만 우리의 요구가 작용한 부분이 적지 않다. TV 출연을 하면서 그런 걸 주장하는 출연자는 그다지 없을 것이다. 원래 우린 할 마음이 없었는데, 계속 조르니까 ‘그러면 이런 거 해줄 수 있나. 아니면 안 하겠다’ 라는 식으로 나갔다. 그래서인지 우리 출연 당시엔 크게 거슬리는 건 없었다. 그리고 결국엔 예능 프로기 때문에 애초에 어느 정도 이상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힙플: 이 프로그램은 이제는 엄연히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다. 부정적인 면? 긍정적인 면? Q: 우린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얻은게 많았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봤다. 당연히 빛과 어둠이 존재하지만, 난 매사에 밝은 면만 보려고 하는 사람이다. 어쨌든 힙합 예능 시대에도 끝이 있을 것이고, 그 동안엔 뮤지션들은 각자의 방식을 증명하면 된다. 꼭 TV에 나온다고 잘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그래왔듯 현명한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다.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Q: 없다. 기사작성 | HIPHOPPLAYA.COM 더콰이엇 https://instagram.com/thequiett/ 일리네어 레코즈 http://www.illionaire.kr/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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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일리닛│‘골목 상권의 맛집 같은 컨텐츠가 되길 바란다’  [10]
HIPHOPPLAYA (이하 힙플) : 하반기 빅앨범들 사이에서 조용하게 등판한 웰메이드 앨범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감회가 어떤가? Illinit (이하 일) : 음.. 발매시기에 대한 생각은 사실상 하지 않았고, 준비가 되는대로 앨범을 냈다. 감회를 말하자면 지금까지 냈던 어떤 앨범보다 기분이 좋다. 잘 만들었다기 보다 거의 처음으로 원하는 대로 만든 앨범인 것 같아서 나한테는 1집같은 앨범이다. (웃음) 힙플: 담백하게 등장한 앨범이어서일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순수하게 좋은 앨범이 묻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정작 본인의 마음은 어떤가? 일 : 이 앨범을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애초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냥 원하는 걸 했기 때문에 불안함 같은 건 전혀 없다. 골목 상권의 맛집처럼 컨텐츠가 좋고 느낄 수만 있다면 구전을 통해서라도 소문이 날 거고, 그랬을 때 알아서 사람들 귀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힙플: 앨범이 나온 뒤 주변 반응은 좀 어떤 것 같나? 일 : 주위에 팬/친구인 베스트들이 몇 명 있는데, 걔내들이 맨날 피드백들을 캡처해서 카톡으로 보내준다. 원래 내 얘기는 잘 없으니까 신기했겠지.. (웃음) 한동안 아침마다 일어나서 그런 카톡들을 봤는데 ‘너 존나 좋대!’ 이런 말들을 들으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피드백이 많이 있다는 건 어쨌든 좋은 거니까 힙플: 독립 레이블 Triple I로 활동을 하다가 작년부터 팩토리보이(Factory-Boi Records)에 합류했다. 음악 환경에 있어서 달라진 부분이 있나? 일 : 일단 녹음실이 생긴 것, 그 다음이 엔지니어링 작업 같은 앨범 제작에 있어서 필수적이지만, 내가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해결되는 게 가장 크다. 팩토리보이는 페임제이(Fame-J)라는 친구가 대표로 있는 곳인데, 그 친구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내가 아이디어로만 가지고 있던 걸 소리로 구현해주니 모든 게 달라졌다. 힙플: 앨범 이야기를 해보자 ‘98은 상징적으로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98년도는 일리닛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일 : 나는 유년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중학교 때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서 한국 정서에 적응해야만 하는 시기를 보냈다. 억압돼있었고, 정신적으로 굉장히 혼란스러워하는 애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일로 우연히 다시 미국에 가게 됐는데, 그때가 98년도였고 그 해는 나한텐 굉장히 의미가 깊은 해다. 물 만난 물고기가 됐던 것 같다. (웃음) 일단 마음이 편했던 게 한국에서는 힙합을 몰래 좋아했는데 그곳에서는 대놓고 좋아할 수 있었거든. 그리고 그 시기에 ‘ill’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일리닛이라는 이름도 지었다. 그게 벌써 17년이 지났으니 정말 어마어마한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에 와서 그때를 돌아보니까 기분이 묘해지더라. 어릴 적에 그저 멋있어 보이려고 장난 식으로 내린 선택이 지금 이 나이를 먹고 이런 앨범을 만들게 했다는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래서 그 연도에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왜냐면 내 몸뚱이는 부모님이 만들었지만, 일리닛이라는 존재는 온전히 내가 원해서 선택한 거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존재니까 말이다. 그것 자체로 98년도는 나한테 창세기가 되는 시절이다. 힙플: 질풍노도의 시기를 미국에서, 그것도 힙합의 황금기와 함께 지나온 세대다. 지금의 일리닛한테 굉장히 큰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일 : 확실히 그렇다. ‘Made In ‘98’ 가사에도 나오지만, 98년도에 블랙스타(Blackstar)의 앨범이 나왔고, 제이지(Jay-Z)의 [Hard Knock Life]가 출시되고, 에미넴(Eminem)의 [Slim Shady LP] 아웃캐스트(Outkast).. 엄청난 앨범들이 쏟아져 나왔거든. 게다가 사후 앨범이지만 비기(Notorious B.I.G)의 [Born Again]이나 투팍(2pac)의 [Greatest Hits] 이런 앨범이 나오던 시대니까. 돌이켜보면 정말 어마 어마 했다. (웃음) 힙플: 정서적으로 풍요로웠던 때겠다. 일 : 풍요롭고, 모든 게 기대되던 시절이다. ‘야 투팍 죽었는데 또 앨범 나온대!’ 하던 그런 추억들이 이 앨범에 있어선 굉장히 뜻 깊은 기억들이 됐다. 힙플: 실제로 단어들이나 묘사들이 정말 생동감 있는 곡이었다. 게다가 앨범 자켓의 사진도 이 곡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GKMC]에서 도요타 벤이 맴도는 것처럼 이 앨범의 고증 같은 사진일 것 같은데 일 : 이 앨범의 자켓 사진은 실제로 98년도에 찍은 사진인데, 아마 여자친구 집 앞이었을 거다. 이 사진을 어떻게 보게 됐냐면, 한 번은 마이노스(Minos)와 함께 우리 집에서 술을 먹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 내가 취한 상태로 ‘야 나 옛날에 어땠는지 알아?’ 하면서 옛날 사진을 꺼내서 보여줬다. 그런데 마이노스가 그 사진을 보더니 ‘와 이거 대박 앨범 자켓 같다’ 라며 너무 멋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 10년만에 박스에서 옛 사진들을 꺼내서 보게 됐다. 정말 모든 것들이 다 떠오르더라 ‘이땐 이랬고, 똥차가 있었는데, 친구들이 다 면허가 없어서 내가 애들 다 픽업하고 내려다 주고.. 스피커는 또 완전 똥이라서 베이스 하나도 없는데 베이스 있는 것처럼 그루브타고 있었고..’ 이런 시시콜콜한 기억들을 마이노스와 같이 있던 사람들한테 한참 얘기 해줬는데.. (웃음) 그러면서 ‘아.. 나 이 얘기 너무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바로 가사작업에 들어가서 그 다 다음날인가 이 곡의 가사가 나온 것 같다. 그래서 말씀해준 것처럼 당시의 풍경을 글로 그리는데 있어서 이 사진이 정말 큰 역할을 했다. 힙플: 그때는 이 사진이 이런 식으로 쓰일지 알았나? (웃음) 일 : 실제로 이 앨범이 나왔을 때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이 앨범을 17년전 아무것도 모르던 저 새끼한테 바칩니다.’ 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었다. 그때 걔는 음악을 계속 할지, 나중에 이 사진이 자켓에 쓰일지 상상도 못하고 그저 똥 폼만 잡고 있는 거거든. (웃음) 힙플: 앨범 자켓이 된 사진 외에 이 앨범의 영감이 된 가장 큰 사건은 뭐가 있나? 일 : 사운드적으로는 아마 당시에 내가 듣고 있는 음악들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겠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것 같고. 정신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건 딥플로우(Deep Flow)다. 딥플로우랑은 1년 전부터 뒤늦게 알고 지내왔는데, 결국에 이 앨범을 정규 단위로 내게 된 건 딥플로우 덕이 크다. 힙플: 그 말은 [양화]가 이 앨범의 영감이 됐다는 말인가? 일 : 양화를 듣기 이전에도 딥플로우와 술을 몇 번 먹었는데, 딥플로우가 항상 나한테 하던 얘기가 ‘형 정규내야 돼요. 정규를 내야만 보여줄 수 있어요. 보여줘야만 해요’ 라는 말이었다. 걔는 디스코그래피를 굉장히 중시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내가 나에 대해서 얘기 좀 해달라고 했을 때는 항상 ‘디스코그래피가 중요해요’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그럼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고 했더니 ‘형 정규 내면 분명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라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정규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뒤에 [양화]가 나왔지. 자극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의 정신적인 영감을 그 인물과 그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걔한테 이걸 직접적으로 얘기한적은 없는 것 같은데 아마 걔도 대충은 알고 있을 거다. (웃음) 힙플: 이 앨범이 정말 좋았던 건,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의도한 부분이 있나? 일 : 트랙리스트 순서대로 노래를 만든 것도 아니고, 이거 만들었다 저거 만들었다 하면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딱히 트랙배치에서 그걸 의도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나중에 보니까 어떤 시간 순서대로. 끼워 맞추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나 그 사진을 보고 나서 정하게 된 기본적인 구성은 옛날의 나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걸 끌어와서 지금의 내가 어떻게 걔를 바라보는지 이야기하고, 미래의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었다. 그런 식으로 곡마다 할 얘기들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힙플: 앨범의 흐름을 따라서 ‘Beer In My Backpack’까지 들었을 땐 ‘98 힙합키드의 생애가 화려하진 않아도 꽤 잔잔한 영화가 됐다고 말하는 것 같다. 딱 현재의 모습인 것 같다. 일 : 그때는 굉장히 모났었고 센척하는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한번은 ‘Beer In My Backpack’을 듣고 피타입 형한테 전화가 왔는데 ‘이거 완전 너 같다’라고 하더라. 정말 그런 것 같다. 이 곡은 그냥 지금의 내 상태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즐겁고,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있고, 고통이 없는 상태랄까.. 예전에 비하면 정말 그렇다. 왜냐면 예전에 했던 센 척들. 차 위에 올라가서 혀로 볼을 빨아서 간지나는 표정 지으려고 하고..(웃음) 그런 것들이 일종의 두려움 같은 거거든. 도마뱀이 날개 펼쳐서 쌔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두려움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겼다. 힙플: ‘Beer In My Backpack’을 타이틀로 정한 이유라면? 일 : 원래 난 타이틀을 정하지 않는 주의라서 맨 처음에는 타이틀을 어떤 곡으로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음원 사이트에도 걸어야 하고 하니까 정하긴 했는데, 처음에는 ‘Made In ‘98’을 하려다가, 사람들한테 들려줬을 때 조금 더 지금의 나를 보여주는 게 낫지 않겠냐 라는 의견이 있었고 나도 거기에 동의를 해서 그냥 정했다. (웃음) 힙플: 결국엔 ‘자유로운 존재’가 되면서 앨범을 종착시킨다. ‘눈떠’라는 곡은 자유를 얻게 된 어떤 계기가 될 것 같다.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나? ‘눈을 감고 나의 정신 떠 더 깨끗하게 보였지 높이서 다시 말해 제자리에 앉은채 내 세상을 바꿔놨지 단숨에 행복해졌어 갑자기 새 길을 텄어..’ – 자유로운 존재 일 : 음.. 2012년 이전에 스나이퍼 사운드에서 나오면서 어떤 슬럼프 같은 걸 겪었다. 그때 음악을 접을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맨날 술만 마시면서 폐인처럼 살았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살다간 정말 병신 되겠다 싶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살아나보려고 이것 저것 책도 많이 읽고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존재’의 가사 2절에 눈을 뜨고 일어났더니 단숨에 내 세상이 바뀌어있었다는 가사가 있는데 정말 명상을 통해서 한 순간에 내 마인드를 바꿔놨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좀 더 알게 됐고. 다시 음악을 해서 나를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즈음에 믹스테잎도 내고, 팩토리보이도 만나게 된 건데. 그러니까 어떤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아무도 날 구원해줄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정신차리게 됐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힙플: 스나이퍼 사운드 시절의 일리닛은 분명 어떤 부분에선 궤도에 오른 랩퍼였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공백도 길었고 말이다.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에 대해 이야기 해줄 수 있나? 일 : (웃음) 궤도에 올랐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지나가며 들어봤을 수도 있는 사람이었을 텐데.. 솔직하게 말하면 완전히 길을 잃은 상태였다. 물론, 그때의 음악들이 부끄럽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나 자신을 보여줬다기 보다는 내가 알 수 없는 길을 걷고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이런 길로 간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워너비적인 모습들.. 물론, 그것 또한 내 선택에 의한 거였지만 뭔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느낀 순간에도 절대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냥 나는 여기서 끝이구나, 난 그냥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고 이 틀을 절대 깰 수가 없구나’ 모든 걸 리셋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에 빠지다 보니 모든 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거지 (내 커리어가)거짓말 같았고, 변명하고 싶지도 않은 시기였던 것 같다. 그렇게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할 말도 없는 상태로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힙플: 스나이퍼 사운즈 자체나 당시를 함께 했던 동료들에 대해서 지금은 어떤 감정인가? 일 : 음.. 죄송한 것도 있고, 감사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지금 이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고 있었는데, 지금 막 떠올려보면 어찌됐든 모든 걸 선택한 건 나였기 때문에 그들을 탓하거나 누군가를 손가락질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이 억지로 ‘앨범 안내면 죽여버릴 거야!’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웃음)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차라리 그때 내가 먼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 같다’ 라는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데 나조차도 어떤 흐름에 편승한 채로 살았기 때문에 그건 나의 잘못이 분명하고, 지금은 오히려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힙플: 답변 내용이 마치 ‘Half-Duplex’의 가사의 구절 같다. (웃음) ‘사건마다 자신을 대변하는 lawyer 피고석엔 남 아닌 내가 앉아 남 탓이나 덕 없이 전부 나의 책임인 게 보여’ – Half-Duplex 일 : 맞다. 피해자도 나고, 가해자도 나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져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Half-Duplex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다. ‘한쪽 방향에서만 통신이 가능한 방식’이다. 이 곡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일 : 그 곡은 사실 옵티컬아이즈 엑셀(Optical Eyes XL)이 자기 앨범에 넣으려고 만든 곡이었다. 심지어 이미 가사도 있었는데, 그걸 들었을 때 내가 빡 꽂혀버려서 나도 가사를 바로 쓰기 시작했다. 통일성을 주기 위해서 엑셀이 써놓은 첫 구절 ‘얼굴은 어려도’로 시작을 하는데 하다 보니까 그냥 중구난방 별에 별소리를 다하게 되더라. (웃음) 결국에 말하고 싶었던 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고, 나는 내가 너무 좋고, 사람들이 뭐라 하든 그건 상관없고, 모든 걸 내가 책임진다였다. 힙플: 단순하게 외골수적 성향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XL의 경우엔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발전시켰다. 지리멸렬하게 반복되는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들.. (웃음) 일 : 맞다. 각자 조금씩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이 제목을 정하기 전에 이 가사들을 보면서 이건 그냥 술자리에서 존나 취해가지고 사람들이 듣던 말던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만 해대는 그런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소주테이블’ 이런 제목을 생각했었는데 엑셀이 ‘Half-Duplex’ 라는 제목을 던져줬다. 단방향 통신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일방적인 얘기를 하는 거다. 힙플: ‘Half-Duplex’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보상 없는 씬 혹은 시스템에 대한 일방적 고백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 : 처음 제작 의도가 그렇지는 않았더라도 충분히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씬에 대한 시각을 일방적으로 꾸역꾸역 전송한다는 점에서 맞는 얘기다. 힙플: 그러고 보면, 이번 앨범에 참여한 피쳐링진들은 대부분이 불한당의 프로젝트 앨범 [A.T.C.N]에서 커넥션이 이어져온 것 같다. 피쳐링진들과는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건가? 일 : 말한 대로 저스디스(Justhis)나 넉살은 불한당에서 냈던 [A.T.C.N]이란 앨범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나는 피쳐링을 정할 때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고, 함께 놀면서 작업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그래서 생각났던 게 이들이고, 흔쾌히 작업을 해줬다. 힙플: 프로듀서들의 비중을 이번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XL과 페임 제이의 존재감이 눈에 띄는데 이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일 : 사실 나도 비트를 몰래 찍고 있는데, 너무 좆밥이어서 이번 생에는 절대 세상에 못 나올 거 같지만.. (웃음) 어쨌든, 페임제이는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사운드나 느낌을 나의 흥얼거림이나 대화를 좀 하는 걸로도 그걸 캐치해서 내 의도와 거의 일치하게 소리로 만들어내는 수준이다. 둘이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것도 있지만, 정말 뭔가 합이 잘 맞는다. XL이랑도 일주일에 한 번씩 조기 축구회처럼 무조건 만나서 놀듯이 작업을 한지 한 6개월 정도 됐는데, 그 작업들 중에서 제일 느낌 있고, 내가 지금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뽑아냈다. 한 마디로 페임제이와 XL은 늘 상 함께 하고 있는 만큼 정말 순산했던 작업들이었던 것 같다. 힙플: 다른 얘기로 일레븐과의 프로젝트 앨범은 앞으로 또 기약이 있는 건가? 일 : 최근에 이 앨범을 만들려고 집중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보류중인 상태다. 힙플: 오랫동안 폼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 중 한 명이다. 스포트라이트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 일 : 그런데 그게 기이한 현상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그럴만하니까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맨 처음으로 작품을 냈던 게 십 몇 년이 지나긴 했지만, 그 사이에 음악을 안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거든. 그때 계속 열심히 하고 있었으면 지금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게 아니니 지금 이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는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Rap Superstar 보다는 Livin’ hiphop이 나의 꿈’ 같은 구절을 보면 애초에 거창한 야망가와는 거리가 먼 타입 같기도 하다. 일 : 그게 나한테도 되게 중요한 구절인 게, 나는 아버지가 음악을 하는 걸 반대하셨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거스르면서 이걸 했어야 됐다. 우리는 아직까지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흑인 아티스트들처럼 태어났을 때부터 옆에서 힙합음악을 듣고 있고, 삼촌이 음악을 들려주는 그런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어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저 평범한 한국애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런 시절을 보냈다. 게다가 아버지는 내 인생에서 정말 큰 인물이었거든. 모든 것 앞에서는 쫄지 않을 수 있는데 그때의 아버지는 정말 두려운 존재였고, 굉장히 오랫동안 뭔가를 거스르면서 꿈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이제서야 인정하시고 좋아해주시는데.. (웃음) 당시에는 그걸 거스르면서 아버지의 뜻과 나의 꿈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다 보니까 항상 길을 잃은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게, 그냥 리빙 힙합만 할 수 있어도 존나 감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랩 슈퍼스타도 물론 좋지만, 그건 리빙힙합을 해야만 갈 수 있는 다음 레벨이기 때문에 리빙 힙합도 못하는 상황에서 바랄 건 아니었다. 어쩌면 그 마인드 셋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다. 리빙힙합만 해도 좋은 거지. 내가 이렇게 입고 이렇게 말하고, 이런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면 충분하다. 힙플: 그럼 지금은 어떤가? 랩스타를 꿈꿔 볼만한 시대 아닌가? 일 : 맞다. 지금까지 얘기한 건 온전히 내 이야기인 거고, 모두의 경우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한테 랩 슈퍼스타를 꿈꾸냐고 물어보는 거라면 되면 좋지만, 아님 말고다. 그러니까 목표는 그냥 음악을 계속 하는 거다. 물론, 슈퍼스타가 된다면,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안전한 보험이 될 수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명세로 골치 아프고 싶지는 않다. (웃음) 지루해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명성이라는 걸 혐오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위선적이라고 느끼기도 하지만.. 힙플: 아마 많은 랩퍼들이 비슷한 딜레마를 겪을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씬을 보면 어떤가? 그런 혐오감이 번지기도 하나 일 : 그런데 이게 웃긴 건, 나 스스로한테만 그런 강박이 있고, 씬에 대한 거시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거나 어떤 심사위원으로서 여기를 바라보고 싶지는 않다. 이들은 이래야 한다. 이대로 한국힙합 괜찮은가? 쇼미더머니 괜찮은가? 하는 문제들에 대해 에너지를 들이는 게 너무 귀찮다. 만약 FAME에 대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다 해도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무슨 자연인 같은 이야기로 빠지는 것 같은데 (웃음) 그건 아니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개인주의적인 걸 수도 있겠다. 넌 네 거 하고, 난 내 거 하고 힙플: 예전 인터뷰를 보면, 지금은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서 똥고집을 부려보는 중이라는 말을 했었다. 주변에 동료들이 쇼미더머니에 참가하는 걸 보면 나가고 싶지 않나? 일 : ‘항상’이라는 노래에서 가사로 그 얘기를 했다. 물론, 내가 나가는 상상도 당연히 해봤다. 샤워할 때 쇼미더머니 나간 것처럼 프리스타일 해보고 막 해봤는데.. (웃음) 존나 이상하더라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나는 그냥 시청자가 어울린 다는 거였다. 이번에는 시청도 많이 못했지만, 그건 내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에 나가서 잘된 사람들을 우러러 보지도 않고, 나가서 부끄러워하는 사람들한테는 그걸 왜 부끄러워하냐고 말할 수도 있다. 단지 내 것이 아닐 뿐이지 그걸 선택한 모든 사람들한테 나름의 스토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만약 다음 시즌에 프로듀서 제의가 들어온다면? 일 : 안 들어올 거다. (웃음) 생각 안 해봤다. 힙플: 1년 동안 랩퍼사냥이라는 피드백 컨텐츠를 진행했다. 최근의 신인들을 보며 든 생각이 궁금하다. 일 : 물론, 못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들었을 때 충격적인 것들도 있었고. 그런데 뭐든지 그렇지 않나 피라미드처럼 되어있어서 못하는 사람만큼 잘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랩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인구가 많아졌을 뿐이지 현상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그 컨텐츠는 그 안에서 좋은 걸 찾아서 피드백을 해주는 거였기 때문에 아닌 것들은 아니라고 얘기 했다. 그리고 그 컨텐츠를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던 건, 한 달에 한 번씩 딥플로우랑 술제이 만나고 락힙합 사람들 만나서 술 먹는 거였다. 그런 것들이 되게 재미있었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어떤 고찰을 하거나 이런 건 없었던 것 같다. 힙플: 그들 중 주목할만한 신인을 찾아냈나? 일 : 흠.. 지금 딱 물어봤을 때 기억나는 인물이 얼돼 밖에 없는 것 같다. 되게 느낌 좋았다. 그렇지만, 평가라고 하기 애매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나름의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절대평가적인 기준에서 본다면 그렇게 눈에 띌만한 신인은 없는 편이었던 것 같다. 힙플: 지난 앨범 [Airborn]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 피지컬 앨범으로 발매했다. 일 : 사람들이 원하는 것도 있었지만, 피드백을 받기 전부터 내가 이 앨범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CD를 구워서 나오기 2주 전부터 혼자 듣고 있었는데 그냥 내가 듣기가 좋더라고 (웃음) 그래서 CD를 내가 하나 가지고 싶었다. 나중에 더 나이 들었을 때 한번 꺼내보고 싶고. CD는 이제 프린팅 하고 있고, 아마 12월 중순 정도에 발매하게 될 것 같다. 힙플: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에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곡이 있다면? 일 : 만약 한 곡만 꼽으라면 ‘Made In ‘98’이다. 마치 사진 속에 있는 나처럼 만들 때는 몰랐는데 나한테 정말 중요한 트랙이 됐다. 할 때는 대충 재미있게 했는데 나중에 보니 의미가 깊더라고. 힙플: 혹시 못다한 말이 있다면! 일 : 힙합플레이야에서 인터뷰하자고 연락왔을 때 되게 기분 좋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좋은 피드백 해주신 분들도 너무 고맙다. 난 계속 할거니까 앞으로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기사작성 | 차예준 (HIPHOPPLAYA.COM) 일리닛 (https://www.instagram.com/jayillin/)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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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스트 뮤직(JUST MUSIC) - '파급효과' 인터뷰  [97]
Photo by Boobagraphy 힙 : 회원 분들한테 인사부터 하고 인터뷰 시작할게요. 스윙스 (이하 스) : 오케이. 이건 (씨잼)네가 해봐 한번. 오늘 정말 여러분들이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씨 : 힙합플레이야 유저 여러분들, 저희는 저스트 뮤직이고 저는 스물두 살 씨잼(C Jamm), 제주도 랩퍼입니다. 힙 : 제주도랑 인천이랑 번갈아 가면서 샤라웃 해주시네요. 씨 : 네 (웃음) 힙 :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한지 2주 정도 지났잖아요. 근황이 어떤지 기 : 근황, 그냥. 스 : 말 그대로 그냥이지 뭐, 기 : 그냥, 예 (웃음) 그냥 있어요 스 : 예~ 저스트 있어요. Photo by Boobagraphy 힙 : 얼마 전에 씨잼 님에 이어서 바스코(Vasco)님까지 레이블 멤버들의 대거 영입이 있었잖아요? 스 : 일단 저스트 뮤직의 뮤지션이 저(Swings)하고 노창(Nochang), 기리보이(Giriboy)밖에 없었으니까. 대웅이(Black Nut)는 이제 공익 가있고. 잠깐.. 나 빼먹은 사람 있나? 그래서 저희가 아무래도 조금 부족했죠. 몸집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브라더수(Brother Su)하고 러비(Lovey)라는 남매가 저하고 맥주를 먹으면서 하는 얘기가 씨잼이 짱이라고 하더라고요. 씨잼하고 짰을지도 몰라요. ‘네가 스윙스한테 가서 씨잼이 짱이라고 하면, 난 튕길게 세 번’ (웃음) 이렇게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씨잼이라는 귀한 분을 모셔왔고, (웃음) 바스코 형도 논현동 직업여성들이 많이 계시는 작업실에서 데리고 나왔죠. 바스코(이하 바) : ?! 스 : 아니 그 동네에.. 작업실에 있다는 게 아니고 (웃음) 바스코 형에게 제안하게 된 건 베테랑이 필요했어요. 우리한테도 x나 배테랑이 한 명 있으면 (저스트 뮤직이) 진짜 단단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이제는 완벽한, 필요 없는 사람이 없는 회사가 되었죠. 완벽하다는 말은 아직 그렇고, 완전한 회사가 되었죠. 기 : 아, 생각났는데 씨잼은 예전에 저스트잼에 와서 CD도 돌렸었어요. CD 돌리면 남들은 다 버리잖아요. (스윙스)형도 안 듣고 힙 : 진짜 버려요? (웃음) 스 : 아 버리진 않아요. (웃음) 집에 가져서 놔두기만 하죠. 기 : 그런데, 저는 할거 없을 때 다 듣거든요. 그때 씨잼 CD도 들었는데, 딱 듣고 그때부터 알았어요. 씨 : 아.. 그거 엄청 예전이네 기 : 코드쿤스트(Code kunst) 앨범에 참여한 것도 듣고 ‘아 진짜 X나 잘한다’ 생각했는데, 한번은 공연에서 만나가지고 제가 한번 던졌어요. 저스트 뮤직 들어오라고 씨 : 아 맞아 맞아 싸타쇼(South Town Show)인가, 어글리정션(Ugly Junction)인가 에서. 기 : 처음엔 형인 줄 알았는데.. (전원 웃음) 힙 : 그럼 새 멤버 영입에 대한 건 전적으로 사장님 의견인가요? 스 : 아니요. 저희는 무조건 모두 동의를 해야 돼요. 제가 영입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이 친구(기리보이)가 반대를 하거나, 노창이 반대를 하면 저도 안 하는 거죠. 제가 옛날에 매드클라운(Mad Clown) 형을 엄청 데리고 오고 싶어했어요. 근데 크게 반대했다기 보다는 이 친구들 의견이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느낌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매드클라운 형한테 제안을 했는데 효린씨한테 가더라고요. (전원웃음) 저흴 버렸어요. 그래서 그쪽이 매드클라운을 ‘소유’하고 있죠, You Know? (전원웃음) x나 x신같다.. (웃음) 힙 : 노창씨랑 기리보이(Giriboy)씨는 어떤 이유에서 반대를 했던 거에요? 기 : 그냥. 제가 생각하는 잘함의 기준은 아니었어요. 저는 스윙스 형처럼 가사를 쓰는 사람을 좋아해요. 씨잼은 거기에 완전 적합하잖아요. 공연도 확 잘해버리고. 그런걸 많이 봤죠. 아예 100% 인정이 되지 않는 사람이 들어오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비트를 줬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힙 : 그럼 노창 씨는? 노 : 저도 거의 비슷한 이유였어요. 이 팀에서 프로듀싱을 중점으로 하다 보니까 뭔가 큰 그림 같은 게 안보였던 것 같아요. 제 비트가 일반적인 룹은 아니잖아요. 근데 스윙스 형 같은 경우에는 그냥 하거든요. 구성 없이 랩만 쭉 해서 보내주시고, 그럼 저는 또 거기서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데, 약간 그런 이미지 자체가 저한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스 : 음~ 확실히 제가 느끼기에는 저희 셋(바스코, 스윙스, 씨잼)은 천상 랩퍼지만, 이 두 친구(노창, 기리보이)는 창의적인 면에 있어서 일반적인 거를 싫어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게 저스트 뮤직의 특징이 되어버렸어요. 저도 이 두 사람한테 색깔이 배었고 기 : 저도 완전 잘하는 것 보단, 캐릭터가 있는걸 좋아하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힙 : 스윙스씨가 씨잼을 영입할 때 삼고초려 한 건 유명하잖아요. 블랙넛 영입설도 그렇고..(웃음) 스 : 삼고초려.. 뭔지 알어 그거? 노 : 네 (웃음) 스 : 아니 난 그거 그때 처음 들었거든. 삼고초려..(웃음) 아, 블랙넛 그 개x끼는 절 싫어하는 눈치에요. (웃음) Photo by Boobagraphy 힙 : 보면 이미지와는 다르게, 스윙스 씨가 굽혀줄 줄 아는 성격인 것 같네요? 스 : 그냥 저는 어제도 바스코 형이랑 얘기했는데, 인격은 별로 안 중요한 거 같아요. 어떤 사람이 그냥 창의적이고 멋있으면 저는 굳이 자존심 같은 거 생각 안 해요. 멋있으면 그냥 같이 하고 싶어요. 씨잼 엄청 잘하고, 바스코 형 색깔 엄청 뚜렷하고, 얘도 미쳤고, 얘도 미쳤지만, 대웅이는 완전 미쳤잖아요. (전원 웃음) 뭐.. 나이가 저보다 15살 어린 초등학생이어도 저는 그냥 아이스크림 졸라 많이 사주고, 스니커즈 박스 세 개 주면서 꼬실 수 있어요. (웃음) 힙 : 그럼 블랙넛은 회의를 하거나 하면 보통 참여하는 편인가요? 스 : 아, 절대 안 하죠. 전주 한옥마을에서 비빔밥 먹으면서 우리 비웃고 있을 거에요. (전원웃음) 힙 : 사실 바스코씨 합류는 많은 사람들이 의외였을 거 같아요. 왜냐면 바스코씨 이미지가 그 동안 리더의 이미지였잖아요. 그래서 더 의외였을 거 같은데 바 : 우선 지기펠라즈(Jiggy Fellaz) 할 때도 그렇고, 인디펜던트(Independent Records) 하면서도 그렇고 지쳐 있었어요. 뭔가 리드한다는 것도 지쳐있었고, 그냥 누군가가 나를 리드를 해줬으면 하는 시기였어요. 되게 적절했던 것 같아요. 뭐 다른 기획사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JM 들어온 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일반적인 기획사가 아티스트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매니저해주는 거 하고, 차 해주는 거 하고, 홍보해주는 그런 것들? JM이 회사로서 아티스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다른 거에요. 물론 그런 것들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아티스트들을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거거든요. 이 회사 들어와서 그냥 대화 나누는 것 만으로 실력이 늘어요. 정말 대화만 나눠도 실력이 느는 곳이에요. 그래서 저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요. 그냥 말만 해도 실력이 느니까 스 : 왜 그런지 얘기해줘 기 : 그러니까 다들 아이디어가 넘치고, 다 색깔이 다르다 보니까, 서로 배울 점이 많기도 하고, 일단 두 분(노창, 바스코)이 지식이 너무 많아서 배울 점이 되게 많은 거 같아요. 힙 : 그러니까 바스코씨랑 스윙스씨는 원래 교류가 많았잖아요. 사람들이 ‘바스코가 저스트뮤직에 합류할 수도 있겠다’ 라고 처음으로 느낀 건 아무래도 ‘이겨낼거야 2’ 뮤직비디오에 갑작스럽게 나왔을 때였을 것 같아요. 스 : 그 땐 얘기가 이미 끝났었고, 저희가 그랬죠. 이 형(바스코)이 정장입고 여기서 그냥 가오 잡고 있으면, 이걸로 이제 한번 던져주는 거라고. (웃음) 비즈니스 머리. (웃음) 기 : 뭐지? 이거 뭐지? (웃음) 스 : 왜 여기 있음? (웃음) SWINGS - 이겨낼거야 2 M/V 힙 : 스윙스씨가 그럼 바스코씨의 감정상태를 잘 캐치를 한 거네요. ‘아 지금 이 형을 데려오면 바로 넘어 오겠다’ 이런.. 스 : 아주 그냥 낚아 챘지 그냥.. (전원웃음) 제일 좋아하는 고기를 여기다 꽂은 다음에 딱 재니까 냄새 맡고 알아서 물었죠. (전원웃음) 그건 제가 놓칠 리가 없죠~ (전원 웃음) 노 : 이제 여기 그거 나오겠다, 괄호 전원웃음 (전원웃음) 힙 : 영입할 때 스포일러가 나가버린 해프닝도 있었잖아요. 스 : 아, ‘난 앞으로만’을 발표할 때 이름이 미리 나가버렸죠. 그래서 '걸렸으니까 이걸 쿨하고, 멋있게 대처하자' 해서 다 같이 바스코 형 사진을 올린 다음에 ‘그래 바스코다 씨발’ 이렇게 딱 쓰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걸 유머로 받아 들이더라고요. 기 : 전 안 했는데. 스 : 개x끼 (웃음) 역시 기리 사장님 힙 : 커뮤니티의 반응 중 '마케팅 똑똑하다, 잘한다' 라고 했던 게 사람들이 계속 추론할 수 있게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것도 마케팅인 줄 알았거든요. (웃음) 스 : 아니에요. (웃음) 기 : 뽀록 (웃음) 스 : 초 뽀록 힙 : 바스코님은 가사처럼 감독으로 벤치에 앉아있다가 선수가 된 거잖아요, 감회가 있을 거 같아요. 바 : 요즘은 랩에만 집중하는 느낌이에요, 더 이상 남의 것 믹싱 해줄 필요도 없고 제작해줄 필요도 없어요. 그냥 랩에만 집중하는 느낌? 스 : 저는 그런 바스코 형의 상태에 너무 좋아요. 이제야 음악을 하는 사람 같아요. 예전에는 이것저것 다 했으니까. 바 : 지쳤었어요. 힙 : 바스코님 같은 경우에는 대형 크루의 리더도 했었고, 그 다음에 레이블의 대표도 했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리더와 대표의 경우에는 자기 음악 외에도 신경 쓸게 되게 많잖아요, 이제는 소속 가수가 되었고, 그런 부분에서 조금 나아졌을 텐데 그런 부분에서 스윙스씨한테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있나요? 바 : 가끔씩? 제가 했던 실수? 뭐 뮤직비디오 관련이나, cd 프레싱도 그렇지만, 근데 그거는 의견일 뿐이거든요. 결국은 모두가 다 얘기를 하고 대다수가 찍지 말자라고 해야 안 찍는 거고, 근데 대다수가 찍자고 하면 찍는 거고. 그냥 제가 하는 조언은 제가 했던 실수 정도인 것 같아요. 스 : 전체적으로 그냥 분위기가 자유롭게, 민주적으로 흘러가요. 저는 사실 아무 파워가 없는 (웃음) 영국의 여왕 같은 느낌이에요. 이름은 여왕인데 아무것도 못하는 여자 있잖아요. 제가 그 사람이에요. 힙 : 다들 동의 하시나요? (웃음) 노 : 네, 저희는 뭐 나이 상관없이 압력 같은 게 없어요. 힙 : 되게 의외네요. 스 : 오히려 저한테 압력이 많아요. (전원 웃음) 다 제 위에 앉아있어요. Photo by Boobagraphy 힙 : 그럼 뭐 지금 멤버들 외에도 스타일리스트 김욱과 홍기영 디자이너도 저스트뮤직으로 함께하고 있잖아요. 씨 : 김욱 형은 프리랜서라고 해야 하나. 저스트 뮤직에 소속된 게 아니라 그 둘은 크루로써 움직이는 그런 멤버들이에요. 욱이형은 우리 외에도 엑소(EXO), 비투비(BtoB), AOMG 쪽에서도 많이 하고 있어요. 힙 : 어떻게 컨텍이 된 거에요? 스 : 제 친구 중에 이혁진이라고 있거든요. 타고난 백수가 있어요. (전원웃음) 그 친구가 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그 친구가 엮어줬어요. 그 친구가 아무것도 없어도 사람은 많아요. (전원웃음) 힙 : 그럼 홍기영 디자이너는.. 스 : 홍기영은 노창의 소개로 알게 됐는데, 둘이 감성이 맞고 그래서 친해졌어요. 그러다가 노창이 자연스럽게 소개를 시켜주더라고요. 우리는 어차피 진짜 오래 바라볼 거니까 음악과 패션은 뗄래야 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옷을 이렇게 입어놓고 이런 말 해서 웃긴데, (웃음)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두 분 다 모셔왔죠. 힙 : 혹시 그 외에도 다른 멤버들을 영입할 계획이 잡혀있나요? 스 : 항상 있는데, 구체적인 건 없어요. 일단 모두가 동의를 한다는 전제 하에 멋있고, 기리가 말한 것처럼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언제든 인데, 지금은 우리로 일단 만족하고 있어요. 힙 : 그럼 다른 분들은 눈여겨보는 다른 뮤지션들이 혹시 있어요 ? 스 : 아 혹시 있어요? 기 : 자이언티(Zion T) (웃음) 씨 : 저 빈지노(Beenzino) (웃음) 노 : 카.. 칸예 웨스트(Kanye West) (전원웃음) 아 저 이 얘기 하면 안 되는데, 또 빠돌이라고 욕먹을 텐데. 힙 : 칸예 웨스트는 조금 이따 나올 거에요. (웃음) 노 : !! 힙 : 아무튼, 다시 돌아가서 지금이 저스트 뮤직 창단 후 햇수로 5년 만이잖아요. 힙합 팬으로써 느끼기에도 이제야 레이블이 제대로 완성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데, 올해 초부터 여기저기 레이블에서 굉장히 파이팅 했지만, 저스트 뮤직도 어떻게 보면 올해 초부터 파이팅 하면서 치고 올라온 거에요. 어떤 기폭제라고 할만한 게 있었나요? 스 : 기폭제는.. 제가 쇼미더머니 끝나고 맛있는 거 좀 많이 먹기로 해서, 그래서 이거 유지하려면 돈 많이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이죠. (웃음) 장난이고요. 그냥 저는 진심으로 제 인생을 게임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리니지 같은 게임 있잖아요. 레벨업 해야 되고 케릭터 키우는 거. 저는 그 재미를 갖고 살 때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요 2~3년 동안 되게 힘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너무 교만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아 X발 내가 이러면 안 되는 구나.’ 얘네 둘(노창, 기리보이)에 대한 책임에 되게 미안했었어요. 노창은 한 때 저를 되게 미워했었거든요. 저한테 고백을 할 정도였으니, 왜냐면 제가 너무 책임감이 없었거든요. 저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조금도 열 받지 않았고, 그냥 고마웠을 뿐이었어요. 기리도 저랑 같이 제 집에서 살면서 몇 번 표정에서 그게 나타났어요. 괘씸한 새끼. (웃음) 저도 그걸 느꼈었던 적이 몇 번 있어서 되게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이런데도 내 옆에 있어줘서. ‘나는 참 이기적인 놈이야’하고 요즘 제가 저를 비우는 연습을 여전히 하고 있는데, 옛날에 제 마음이란 공간 안에 제가 95%였다면 지금 한 50%정도로 줄어든 것 같아요. 이제 나 말고 내 옆에, 내가 병신이 되어도 있어줄 사람들을 챙기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스트 뮤직이 그 해결책 중에 하나인데, 돈은 솔직히 말해서 맨날 ‘돈 많이 벌고 싶다’ 이렇게 말하고, 어제 쇼미더머니 기자회견에서도 ‘돈 벌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지만 제가 볼 때 항상 첫 번째는 어떤 즐거움과 창의력을 표현해서 여자들을 유혹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인정이에요. 그리고 같이 하는 사람들을 똑같이 그렇게 만들어주는 거에요. 요즘에 저희한테 루피 해적단이라는 별명까지 생기고 있는데, 그런 느낌 인 거 같아요. 소년의 야망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 저희 모두 같을 거에요. 힙 : 반대로 물어보면, 저스트 뮤직 같은 경우에는 맨 처음 런칭 되었을 때 주목을 받았다가, 소속 멤버들이 탈퇴를 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스윙스의 독자적인 레이블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번에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거잖아요. (기리보이, 노창)두 분 같은 경우에는 그 사이에 ‘이 레이블 말고 다른 길을 찾아야 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 적 있어요? 노 : 그게 서운했던 건데요, 솔직히 잘은 기억 안나요. 그때는 되게 화가 났어요. '왜 우리는 이렇게 안 크지?' 이런 느낌. 진짜 농담으로 옆에 사는 동생이랑 만나서 ‘아 나 일리네어 가야겠다.’ (웃음) 할 정도로 많이 서운했는데, 스윙스 형이 쇼미더머니에 나갔다 오시고부터 ‘우리 힘내자 우리 힘내자’ 하셨어요. 솔직히 그 정도로 잘될 걸 예상하고 쇼미더머니를 나가시진 않았거든요. 스윙스형도 나가면서도 후회하셨었고요. 나가도 문제인 이미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로요. 근데 쇼미더머니가 끝나고, 형이 좋아지는 것도 보고, 잘되는 거 보면서 형이 스스로도 우리 힘내자고 하는데, 거기서 제일 큰 기폭제가 됐던 건 이 두 분(바스코, 씨잼)이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저는 씨잼 들어올 때 되게 싫어했거든요. 힙 : 왜요? 노 : 그냥, 제가 조금 소심해서 입지가 작아질 까봐요. (웃음) 심지어 사람들이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일부러 안 들어보고, (웃음) 믹싱할 때 처음 들어봤어요. 그 정도로 미워했는데.. 씨 : 스윙스 형이 절 스카우트 하고 계실 때, 제가 오프닝을 했었거든요. 스윙스형이 대기실에서 갑자기 ‘야 프리스타일 하자 프리스타일’ 하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안 했어요. 근데, 저는 왠지 이게 기회인 것 같더라고요. 꼭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거기서 노창형 표정이 ‘저 새끼.. 저 새끼 안 했으면 좋겠다.’ (웃음) 노 : 어떤 감정이었냐 하면, 진짜 잘해요 프리스타일을. 정말 노래 틀어놓고 둘이 주고받고 계속 하는 거에요. (웃음) 아.. 들어오면 망하겠다. (전원웃음) x나 째려보고 옆에서. 씨 : 그때 목도리 같은 걸 둘러싸고 있었는데, 무섭게 째려봤죠. 노 : 건방지게 인사하고. ‘수고했어요’ (웃음) 어쨌든 기폭제가 이 두 분이었던 것 같아요. 힘내자 힘내자 하는 에너지를 항상 뿜어주셨는데, 이 두 분이 들어오니까 크루로서 에너지가 넘치게 됐죠. Photo by Boobagraphy 힙 : 기리보이씨 같은 경우에는.. 기 : 저는 그냥, ‘이게 뭐 하는 짓이지?’ 하던 때도 있었어요. 근데 뭐, 저한테 스윙스 형은 힙합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제일 좋아했던 분이고, 전 오버클래스를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영쿡(Youngcook)형까지도 다 좋아했는데, 저스트 뮤직이 조금 주춤했을 때도, 그냥 언젠가는 다시 할 것 같다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일단 저스트 뮤직이라는 이름이 그냥 좋아서 스 : 얘는 항상 좋아하는 포인트가 달라요. 이름이 좋아서 들어온 케이스에요. 기 : 이름의 의미가 좋아요. 저스트 뮤직, 그냥 음악이라는 게 스 : 한계가 없잖아. 기 : 가사에 뭐 심오한 거 안 써도 되고 그냥 들으라는 게 마음에 들어서 그냥 있었어요. 잠깐 아이돌 작곡가를 해볼까도 생각 했었는데, 잘 한 거 같아요. 힙 : 기리보이씨는 처음에 작곡가로 시작을 한 거에요 ? 기 : 원래 처음엔 랩을 했는데, (웃음) 힙 : 음.. 그냥 음악을 하고 싶었던 건가요? 아니면은 힙합씬에 있고 싶었던 건가요? 기 : 처음에 제 스타일은 원래 첫 앨범을 낸 거랑 달랐어요. 어글리덕(Ugly Duck) 형 같은 그런 랩 하면서, 발라드 무시하고 일렉 무시하고 다른 음악 다 무시했죠. 비트도 힙합만 찍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검정치마의 앨범을 듣고 나서부터 확 바뀌어서 이렇게 된 거에요. 지금 저는 아이돌 음악이고 뭐고 그냥 진짜 다 듣거든요. 이상한 것도 다 들어요. Photo by Boobagraphy 힙 : 이번 앨범에 프레싱을 안 했어요. 물론 판매수익을 의식한 이유가 크겠지만, 그래도 바스코씨나 스윙스씨는 피지컬 앨범을 많이 내봤잖아요. 나머지 분들은 피지컬 앨범에 대한 욕심이 좀 있지는 않았나요? 어쨌든 로망이잖아요. 씨 : 저는 그런 거에 대해서는 딱히 상관 없어요. 아예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었거든요. 찍으면 찍는 것 대로 좋은 거지만, 바스코 형이나 스윙스 형이 그 돈으로 뮤비나 다른 컨텐츠들을 만들어내는 게 요즘엔 더 훨씬 파급력이 있다고 하길래 납득했죠. 그럼 그게 좋은 거니까 했어요. 스 : 이 친구는 엄청 열려 있어요. 모든 면에서. ‘일단 난 다 수용하고 보겠다’ 라는 마인드에요. 얘(노창)하고 얘(기리보이)는 정말 땅땅한 스타일이고. 기 : 저는 원래 진짜 찍고 싶었거든요. 음악 앨범은 원래 소장하는 그 맛이 있고, 그 안에는 음악 외에도 그림, 사진들과 가사가 담겨있는 작품 같은 거잖아요. 책 같은 거죠. 저는 그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찍고 싶었는데, 바스코 형 말을 딱 듣고 나니까 그게 맞을 거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장이 계속 변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수용 했던 것 같아요. 힙 : 노창 씨는요? 노 : 저도 요새 음원이나 가격이나 유통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데, 한 5~10년 안에 음원 이라는 것에 수익이 0원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우리가 음원을 내거나 cd를 냈을 때 중국 블로그나 러시아 블로그, 구글 쳐보면 다 나와요. 그런 게 더 빨라질 거란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건 다른 컨텐츠들. 무대를 더 멋있게 꾸며서 좀 더 가격을 받을 수 있다던가,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도 cd를 많이 샀지만 산 사람 입장에서 이건 단순 허세라고도 생각 되는 게, 사 놓고 cd로는 안 듣거든요. 당연히 (웃음). 그냥 꽂아 놨다가 가끔 열어보고 이런 거? 물론 그 감성도 좋지만, 저는 시장이 변하는 데에 집중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힙 : 노창 씨는 얼마 전에 천재노창으로 개명을 했잖아요. 스 : (웃음) 개명 (전원 웃음) 힙 : 노골적으로 천재를 표방을 하는 게, 솔직히 별 이유는 없어 보이기는 한데.. 노 : 네 (웃음) 정말 없어요. 저 그냥 스윙스 형한테 말도 안하고 멜론에 다가 바꿨어요. 그러고 나서 형 만나서 ‘형 저 천재노창으로 이름 바꿨어요.’ 라고 일방 통보했죠. (웃음) 근데 어떤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고, 천재나 종교적 의미에서 신과 같이 우리가 칭송하는 그런 단어들이 있잖아요. 그게 그냥 좋았어요. 천재가 되고 싶고. 그냥 이런 거? 가끔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써 자아도취에 빠지잖아요. 자기가 어떤 멋있는 걸 만들었다 하면 ‘아.. 나 천재인가 봐’ (웃음) 잠깐 짧은 순간 동안 저는 그런 감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항상 소심하고 이런데, 작품을 만든 그 순간에 드는 ‘난 천재야 개 쩔어’ 이런 느낌? 그냥 그게 좋아서 아무 생각 없이 했는데, 사람들이 적어놓은 글들, 되게 민감한 글을 보고 나서는 ‘나 진짜 이거 괜히 바꿨다..’ 라는 후회도 했어요. 근데, 바꾸고 나서 또 그냥 노창으로 바꾸기는 또 웃기잖아요. (웃음) 스 : 이제 와서 보통노창.. (웃음) 기 : 일반노창? (웃음) 힙 : 씬에선 어쨌든 자랑을 하면 욕 먹기 쉬운 형태잖아요. 그러니까 천재노창이라는 단어를 붙이면서 그 생각도 했을 텐데. 노 : 솔직히 그 이름 붙일 때는 없었어요. 근데 평소에 스윙스 형이 항상 말하는 게 ‘너 리스너한테 눌리지 말고 네 자신을 키워서 네가 더 대단하다는 거를 느껴라’ 라고 했었는데, 제가 그걸 잘못 받아들인 거죠. (웃음) 리스너한테 ‘이 x밥들아’ 라는 감성을 잘못 가지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름 바꾼 시기랑 겹치다 보니까 그건 제가 잘못했던 게 맞는 거 같고요. 되게 바보 같은 선택이었네요. 스 : 뭐 자기 마음이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노 : 근데 그 과정이 저한테는 되게 중요했어요, 저한테는. 힙 : 그럼 저작권 협회에 천재노창이라고 등록이 되어 있는 건가요? 노 : 네, 이번에 가입했어요. (웃음) 힙 : 그래도 이번 앨범으로 천재 소리 많이 들었죠? (웃음) 노창님이 앨범 총괄 디렉터잖아요. 그 만큼 앨범 전면에 노창님이 부각이 되고, 딱 들었을 때 노창 프로덕션이다 라는 게 느껴지잖아요. 뭐 권한이 다 자기한테 있으니까 ‘어떤 앨범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을 거 같아요. 노 : 그러니까 이 컴필앨범 얘기를 1년 정도 전부터 했는데, 두 분(바스코, 씨잼)이 없었을 때부터 계획은 계속 가지고 있다가 이제 막 최근에 진행이 된 거에요. 그래서 제가 옛날에 보내놓은 비트에 다가 녹음을 해서 보내 주셨더라고요. 힙 : 아 이게 오래된 비트에요? 노 : 맨 처음에 녹음해서 보내줬을 땐, 옛날 비트 들이었는데.. 스 : 싹 다 바꿨어요. 하나도 가만 안 놔두더라고.. 노 : 근데 요즘 다들 트랩 쪽으로 몰려가니까, ‘좀 옛날 힙합을 세련되게 바꿔보자’ 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죠. 사실 일리네어(illionaire records) 트랙리스트에 MC메타(MC Meta)님이 있는 거 보고, ‘약간 생각이 겹치나?’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근데 일리네어 앨범이 나오는 날 들어보니까 또 방향 완전 다르더라고요. 약간 그런 식으로 갔었던 것 같아요. Photo by Boobagraphy 힙 : 그 동안 노창 개인의 작업물들을 보면 앱스트랙하고 전위적인 스타일을 지향했잖아요. 혹시 개인 작업물이랑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물이랑 접근하는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나요? 노 : 되게 자제 많이 했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빼는 작업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스윙스 형이 저랑 작업을 많이 해서 잘 아시겠지만, ‘노창아, 이거 좋은데 여기 나오는 이상한 소리 좀.. 이거 뭐야 빼면 안되냐?’ 약간 이런 뉘앙스로 말하시거든요. (웃음) 그럼 저는 ‘아뇨. 그게 멋있는 거에요.’ (웃음) 하고, 넘어가곤 하는데, 근데 이게 연대 책임 저한테 몰리니까, 그런걸 한번쯤은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빼는 작업을 되게 많이 했어요. 완전 바꾸고. 힙 : 그럼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본인이 의도했던 그런 바이브를 가장 잘 캐치한 랩퍼가 있었나요? 노 : 저희는 그 과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녹음된 걸 가지고 제가 비트를 바꾸는 식이어서.. 그리고, 다시 녹음을 하라는 지시를 내릴 수 없었던 게 쇼미더머니나 다른 스케줄로 다들 너무 바빠서.. 바 : 오히려 랩에 맞춰서 곡을 다시 만들고, 그게 랩을 살린? 기 : 저희는 그냥 들으면서 ‘와, 좋다’ 이런 거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바 : 랩퍼들 색깔이 다 틀린 데, 그걸 곡으로 다시 맞춰주면서 따로 놀 던걸 하나로 뭉쳐버리게 만드는.. 스 : 음악으로 스타일링 해주잖아요. 맞아 그런 느낌이었어. 힙 : 바스코씨 같은 경우에는 이제까지 많은 앨범을 작업하셨는데, 이번 앨범의 방식은 약간 새로운 방식이잖아요. 처음에 거부감 같은 건 없었어요? 바 : 전혀요. 완전 좋았어요. 이 방식이 어떻게 보면은 앞으로 계속 해야 될 방식인 것 같기도 해요. 그전까지 작업은 되게 MC중심의 작업이었어요. MC가 이렇게 들어가라 라고 프로듀서들한테 요구를 하는 거죠. 근데 MC 보다 곡의 구성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솔직히 곡 주인이에요. 프로듀서가 더 잘 알아요. 스트링을 찍으면서 스트링은 여기서 빠지고 그 다음에 뭐가 나오면 여기서 터지겠다. 그걸 제일 잘 하는 사람은 프로듀서거든요. 멀티로 보고 있으니까요. 근데 확실히 랩퍼는 전체적인 큰 분위기와 바이브만 제시를 해주고, 받아서 가사를 쓰고 녹음을 하고 전체적인 건 프로듀서가 다시 한번 만져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것 같아요. 이기적이지 않고. 힙 : 프로듀서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요. 바 : 지금의 방식이 계속 가져야 될 좋은 자세인 거 같아요, 제가 봤을 땐. 아카펠라를 또 하나의 악기로 사용하는 거잖아요. 그것도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힙 : 얘기 중에 일리네어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앨범의 방향을 트렌드에서 빗겨 잡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건 그럼 노창님인가요? 스 : 최초엔 기리보이였어요. 힙 : 어떤 이유에서요? 기 : 그냥 새로운 게 재미있잖아요. 스 : 뻔해지는 걸 싫어해요 얘는 힙 : 일리네어 발매 시기랑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공교롭게 일리네어 앨범이랑 많이 비교가 되는 것 같아요. 스 : 누구한테 공교로운 거에요? 힙 : 공교롭다는건 누가 좋다는 게 아닌데.. (웃음) 노 : 당황하셨다. (웃음) 스 : 지금 미리 말씀 드리지만, 저는 공교롭다고 생각 안 했고 오히려 같은 날에 내자고 그랬어요. 얘네 팬들은 어쩔 수 없이 이거 다 듣게 되고, 우리는 얻어먹기 밖에 안 한다 라고 했는데, 어쩌다가 날짜가 안 맞았어요. 힙 : 일리네어는 완전 트랜드의 최선두잖아요. 완전 트랩을 하고 있고, 그래서 든 생각이 일리네어 키워드가 약간 야망이라면, 저스트 뮤직은 패기인 거 같아요. 일리네어랑 전략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낸 거네요 그럼? 스 : 네, 이걸 말하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어요, 저는. 좋아요. 힙 : 일리네어의 앨범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스 : 아, 되게 재미있게 들었어요. 무엇보다 저는 빈지노 랩의 진화에 놀랐어요. 너무 잘하고, 그걸 통해서 제 기준 안에서 탑3 안으로 들어왔어요. 힙 : 탑5에서 탑3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들었어요? 노 : 저는 너무 좋았어요. 커뮤니티 다 봤거든요, 일리네어에 대한 건. 저희와 비교하는 건 저희가 더 늦게 나와서 나중에 봤고, 일리네어 앨범이 나오고 커뮤니티를 한번 봤어요. 근데 저는 더콰이엇(The Quiett)형 랩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저도 좀 바보 같은 걸 되게 좋아해요. (웃음) 그 분이 바보 같다는 게 아니라, 제가 냈던 ‘127시간’을 보면 약간 바보스럽고, 진짜 옛날 힙합의 멍청함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연결고리 들었을 때는 개 재밌다, 이건 애국가 해도 되겠다고 (웃음) 그 정도로 되게 좋아했어요. 힙 : 일리네어 앨범이 처음 나왔을 때 여러 커뮤니티에서 나왔던 부정적인 피드백이 해외에 있는 플로우를 그냥 그대로 갖고 와서 한국어로 한 번안곡 수준이다. 라는 의견도 있었어요. 뮤지션들 입장에서는 어떤 느낌인가요? 씨 : 저는 일단 1번이 그거에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분석을 하면서 듣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들었을 때 맛있는 맛이면 먹는 거고, 매운걸 안 좋아하면 안 먹으면 되잖아요. 무슨 급식으로 나온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사는 거잖아요. 사람들이 수동적인 거 같아요. 그냥 평론가 같은 사람들이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장르라는 걸 만든 거잖아요. 음악을 만든 사람이 그걸 만든 게 아니라. 근데 거기에 너무 시스템에 갇혀서 수동적으로 음악을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구분 짓는 것 같아요. 노 : 잘해..(웃음) 스 : 와우.. 엄청 명쾌하다. 수동적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게 저를 포함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인 거 같아요. 그니까 예를 들어 예쁜 여자를 보면 와 예쁘다 하면 되는데, 반드시 분석을 해요. 아 얘는 얼굴이 너무 커, 아 얘는 팔이 짧아. 꼭 이런 식으로 얘기하잖아요. 저를 봐도 그래요. 그리고, 저는 이런 경우를 많이 봤어요. 댓글들 많이 보는데, 누가 ‘스윙스 너무 귀여워 근데 아 근데 쟤는 뭐가 어떻고 배가 너무 나오지 않았어?’ 라든가. 어떤 것을 좋다고 하는 거를 두려워하는 거 같아요. 자기들이 멍청해 보일까봐. 그래서 그런 습성이 음악에도 많이 나오는 것 같고, 저도 제 가사를 쓰면서 느끼는 게 자꾸 저와 남을 비교하고 나의 우월성을 강요하는데, 사회 잣대에 너무 찔리다 보니까 자연스럽고 아이러니하게 그게 배어 나와서 그 잣대에 오히려 극단적으로 맞춰 사는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되게 슬프면서 재미있는 현상이고 현실적인 우리의 본 모습의 반영인 것 같아요. 힙 : 앨범 얘기를 해볼게요. 기리보이 씨 얘기를 해보자면, 이번 앨범에 그 동안 했던 거랑 다른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저는 기리보이 씨가 이전에 했던 앨범의 스타일과 너무 달라서, 스펙트럼이 엄청 넓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다른 랩퍼 분들이야 원래 그런 배틀랩이나 그런걸 추구했잖아요. 근데 기리보이에겐 새로운 시도였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기 : 가사에도 나오는데,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고딩 때로 돌아가는, 그냥 그런 마음으로 했어요. 일단 쇼미더머니를 준비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이걸 하기 시작하니까, 원래 제 앨범 같은 게 잘 안 되요. (웃음) 너무 많이 해가지고.. 그게 좀 걱정이에요.(웃음) 스 : 저도 얘 말에 살을 붙이자면, 딱 들으면서 이 생각 했어요. ‘아 기리보이가 다시 남자이고 싶구나’ 기 : 그건 아니에요. 스 : 아냐? (전원웃음) 아니면 말고.. (웃음) 개X끼. 힙 : 그러면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전투력을 갖췄는데, 그간 앨범들은 어떻게 그렇게 나왔던 거에요? 원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내뿜고 싶잖아요. 기 : 근데 그냥, 버벌진트(Verbal Jint)와 검정치마(The Black Skirts)의 영향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고 싶었어요 그때는. 근데, 지금은 쇼미더머니에 나가서 전투적으로 해야 되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아 그것도 있었어요. 랩을 너무 다 잘하니까, 여기서 내가 어떻게 해야 되지? 이런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 같아요. 힙 : 멤버들 간의 시너지가 굉장히 강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어쩔 수 없이 영향을받는 부분들이 각자 있을 거 같은데. 멤버들끼리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면. 바 : 처음 들어오자마자 우울증 비슷한 게 걸렸었어요. 우울증이 다 나아서 들어왔는데 다시 걸려서.. 처음에는 ‘JM 같이 할래요 형?’ ‘오케이 완전 좋아’. ‘우리 목요일마다 회의하니까 넘어오세요.’ 해서 넘어가고 인사하고, ‘자 이제 컴필 진행하고 있던 게 있는데 보내줄게요.’ 하길래 받았는데, 그때 스윙스랑 씨잼 녹음물이 있어서 듣는데, 미친 거에요. 그 사이에 또 발전을 해있는 거에요. ‘아 x됐다.’ 제일 처음 ‘난 앞으로만’ 작업을 했어요. 들어와서 며칠 안됐을 때, 녹음을 해서 보내주고 공개가 됐는데 반응이 안 좋은 거에요. ‘아 내가 진짜 실력적으로 여기서 꿀리는구나’ 그러고 나서 우울증 같은 상태? 그때 무슨 상태였는지 알지? 약간 멘붕 오고 작업을 너무 많이 해서 뭔가 너무 무너졌어요. 그리고, 작업 속도도 너무 빠른 거에요. 이걸 쫓아가려는데 너무 힘든 거에요. 근데 그거를 겪어냈고, 어찌됐던 지금 해냈잖아요. 해내고 나니까 실력이 좀 늘었구나 라는 생각이 벌써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들어온 지 세 달 됐나? 세달 사이에 실력이 늘었다는 걸 체감을 하고 있어요. 일년 후면 내가 여기서 얼마나 늘까 라는 생각이 벌써 들고 있어요. 스 : 저는 초반에 씨잼 들어오고 나서 에너지 엄청 받았어요. 그래서 ‘X발 이때를 잘 이용해야 돼!’ 라는 생각이 들어서 얘 맨날 우리 집에 데려와서 작업하다가 형까지 하니까. 그러고 맨날 모이면 세 명 다 병신이 되어 있었어요. (전원웃음)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밤새 모여서 얘기만 하다가 작업을 못한 게 연속으로 5~6 번 있으니까 그때 제가 판단했어요. 이러다 세 명 다 X되겠다 싶어서 제가 멈췄죠. 우리 이제 당분간 모이지 말자고. 너무 많이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이거하고 저거하고 저거까지 하니까 형도 쇼미더머니 이거하고 저거하고, 얘도 마찬가지고. 세 명 다 표정이 기억나는데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어요. 피자 먹고 막. (웃음)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개 좋은 경험이었어요. 근육이 그 안에서 또 생긴 거에요. 그래서 지금은 ‘야 시작하자 하면 벌써 해놓고’ ‘한번 더 하자’ ‘합시다!’ 이런 식이에요. 바 : 근데 그 상태였는데도 작업은 절대 멈추지 않고 결과물은 계속 나왔어요. 씨 : 한 밤 동안 곡을 네 개 했어요. 지금 안 나온 것들도 있고.. 스 : 네 많아요. 그거였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게 이거였어요. 그냥 ‘우리 백 마디씩 쓰자’ 하면 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의식의 흐름을 타면 되잖아요. 그 파도를. 근데 그게 아니고 ‘곡의 주제를 갖고 이걸 통해서 제대로 뭔가 터뜨려야 된다.’ 이 마음가짐이 있으니까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안 되는 게 느껴졌어요. 옆에서 ‘훅을 누가 만들어봐!!’하면 다들 그냥 축 늘어지고, 저도 안되니까 나중엔 그냥 노창한테 다 떠넘겼는데..(웃음) 이 새끼 여자친구도 없겠다. 얘한테 주자 이렇게 된 거죠. (전원웃음) 얘 혼자 마지막에 다 고생했어요. 노 : 훅 아무도 안 해줘. (웃음) 혼자 다 만들었어요. 힙 : 이 앨범의 훅을 그러면 등 떠밀려서 만든 거에요? 스 : 그런 셈이죠. 다들 ‘나 쇼미더머니 해야 되요~’ 하고 문닫고, 바스코형 문닫고, 씨잼 문닫고, 나도 지쳐서 그냥 도망가고.. 얘 혼자 그냥 계속 열심히 청소했죠. 노 : (웃음) 힙 : 그 시너지 얘기를 다시 하자면,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무대 퍼모밍을 제일 잘하는 뮤지션 중에 하나가 스윙스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런 느낌을 씨잼 씨 무대에서 보게 되었어요. 그런 식의 직접적인 어드바이스가 있었나요? 스 : 아 저희끼리 모여서 초반에 책을 많이 읽었어요. 제가 읽은 걸 가지고 ‘요! 너도 한번 보라고, 재미있다고. 카리스마는 이럴 때 보여진다, 발산하는 거다’ 라고 얘기를 했는데 바로 다들 캐치를 하시더라고요. 저도 역시 그걸 수련하는 사람이고, 근데 씨잼이 저한테 직접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는데, 분명히 제가 정말 열심히 얘기했던 건 기억나요. 어쨌든 쟤가 굉장히 열려있는 애라서 열심히 들었던 것 같아요. 힙 : 씨잼 씨는 뭐 따로.. 씨 : 저는 뭐 예전 힙합 빠돌이 시절부터 바스코 형이랑 스윙스 형이랑 엄청 봤거든요, 싸이월드 올라오고 이런 거. 근데 이제 옆에서 직접 볼 수 도 있고, 그리고 한번 스윙스 형이 그 말을 했어요. 저는 너무 파이팅이 들어가 있다고. 너가 밀림에서 걸어 다니는 숫사자라고 생각하라고 숫사자는 내 앞을 아무도 안 막을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긴장한 채로 걷지 않잖아요. 그냥 털 날리면서 자연스럽게 걷는 그 모습을 상상하니까 뭐가 더 카리스마 있는 건지 알았고, 그걸 저한테 더 맞게 약간 원숭이 같은 모습으로 바꿔서 하니까 훨씬 저도 자유롭고 더 재미있게 됐어요. 스 : 무기 장착을 한 거죠. 자기한테 어울리는 씨 : 그 말이 되게 큰 영향이 됐어요. 스 : 숫사자 멋있다. 내가 한말이라니 믿겨지지 않는다. (전원 웃음) 힙 : 그럼 곡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앨범 타이틀 곡이 ‘더’에요. 그 곡을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스 : 그냥 뭐 일단 편곡 나온걸 딱 듣자마자, ‘어우 X발 X나 멋있다.’ 마침 얄미운 기리보이도 랩을 안 했겠다 바로 채택을 했죠. (웃음) 장난이고. 근데 너는 왜 참여 안 했지? 힙 : 기리보이 입장에서는 뮤비도 촬영했는데, 타이틀 곡에 빠진 건 서운하지 않으세요? 기 : 아니요. 별로.. (웃음) 스 : 니가 안하고 싶어서 안 했지 기 : 네, 그 곡에 별로 하고 싶지 않았어요. 스 : 다시 말하지만, 얘는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아는 애라서 ‘저는 이거 안하고 싶어요’ 하면..끝이에요. JUST MUSIC - 더 M/V 힙 : 뮤직비디오나 앨범 제작 같은 여러 부분을 스윙스씨의 자본으로 투자를 하는 거잖아요? 브랜뉴에서 벌고, 저스트 뮤직에 쏟아 붇는 건가요? 스 : 네 맞아요, 제가 그거에요. 기러기 아빠인데 미국 가서 (전원웃음) 외화 벌어다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한테 쓰는 좋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죠. (웃음) 힙 : 그럼 브랜뉴에서 싫어하지 않나요? 스 : 싫다고 까진 안 하는데, 그냥 뭐. 제가 애초에 브랜뉴와 계약을 했을 때, 난 저스트 뮤직이 있다. 손대지 마라 했는데, 그때는 제가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회사 입장에서는 ‘쟤 뭐, 취미 활동한대’ 이 정도였겠죠. 그냥 뭐.. ‘스윙스가 발레를 취미로 하는데 열심히 해서 대회를 나가겠대’ 이 정도 느낌? (웃음) 근데, 이제 진짜 발레리노가 됐어요. 전세계급 발레리노가 (웃음) 힙 : 반대로 저스트 뮤직 내에서 소속 뮤지션이 나도 내 회사를 가지고 싶다 하면 스윙스씨는 그런 거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거에요? 스 : 만약 한다고 한다면, ‘좋아 그럼 나랑 같이 손잡고 가자!’ 이렇게 캐쉬머니(Cash Money)나 영머니(Young Money) 같은 제안을 하고 싶죠. 진심으로 제 꿈이 뭐냐 하면, 동의 안 할 수도 있는데. X나 큰 제국을 만들고 싶어요. 음악 제국. 그래서 잘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들어오게 만드는 거에요. 어느 날 빈지노가 명품 살 돈이 없으면 ‘형 나 진짜 힘들어.. 저스트뮤직 들어가고 싶어요.’ 하면 ‘아 당연하지’ 하고 받는 이런 정도로 불려나가고 싶어요. 파급효과.. (웃음) 아이돌 중에 망한 친구들도 우리 회사 왔으면 좋겠어요. 에너지 있고 재능 있는 친구라면요. 비주얼도 좋고 재능도 있는데 하루 종일 춤 12시간 추는 그 의지와 환경까지 갖춰주면 뭘 못하겠어요. 저는 늘 그런 생각을 해요. 실제로 아이돌 친구 중에 되게 친한 친구가 있는데, 빅스(Vixx)에 걔 이름 뭐냐.. 라비(Ravi)라고 있어요. 얘가 저한테 맨날 문자 보내고 맨날 노래 보내요. 나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그런 친구를 항상 저는 상상해요. 얼굴도 잘생기고 되게 남자답고 성격이 너무 좋거든요. ‘와 이런 애가 나중에 되게 열심히 해서 저스트 뮤직 오면 짱이겠다’ 라는 생각까지도 해봤어요. 물론 지금 실력가지곤 그냥 그런데, 걔는 진짜 클 놈이에요. 힙 : 얼마 전에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메이저로 진출한 언더그라운드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많잖아요. 그 사람들이 메이저에서 성공을 일궈내면은 그냥 거기에 그대로 안착하고 적응해 간다는 거에요. ‘변했다’ 이런걸 말하는 게 아니라 스윙스 씨가 브랜뉴에서 벌어서 저스트뮤직에 재투자하는 것처럼 뭔가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 재투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가 없지 않나 하는 얘기에요. 스 : 제가 그랬다고요? 힙 : 아뇨 (웃음) 저희끼리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많은 메이저에서 성공한 아티스트들이 여기 언더그라운드는 보지 않고 있잖아요. 스 : 그분들은 본인 마음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만약에 5억을 벌었어요, 그걸 저희 엄마한테 다 투자하고 싶어요. 그건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본인 마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제가 저 자신을 생각할 때 이상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고 싶냐면 나중에 늙어서는 사비에 박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엑스맨에 휠체어 타는 대머리 아저씨 있잖아요. 진짜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아가지고 X나 멋있는 문화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게 제 꿈 중에 하난데, 예. 뭐.. 그런 사람들의 삶이나 사상을 전혀 비난하고 싶지 않고요. 단지 이런 건 싫어요. 대한민국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 중에 랩만하면 자기가 힙합이라고 하는.. 저는 그래서 항상 얘길 해요. 이건 힙합이 아니라고. 그니까 랩 하는 건 좋고, 돈 많이 버는 것도 좋고, 대중적인 음악 만드는 것도 좋아요. 근데 ‘어우! 난 그냥 완전 힙합.’ 이런 건 안되죠. 그냥 저는 그 정도로 생각해요. 이건 전혀 꼰대 같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어쨌던 간에 힙합이라는 거에 분명한 색깔이 존재하는 건데, 이쪽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들었을 때에는 혼란스러워 할 수 도 있으니까, 그런 건 분명히 구분하는 게 저는 좋은 거 같아요. 힙 : 잠깐 빠졌는데, 다시 곡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파급효과 도입부에 신나래 팀장님 샤라웃한 건 에피소드가 있어서 그런 건가요? 스 : 아 제가 나래를 엄청 좋아해요. 어제도 얘기 했는데, 제가 돈 없을 때 페이 안받고 오랫동안 일해주고 그랬었거든요. 제가 어제 그랬어요. 나중에 잘되면 너 정직원으로 해서 우리 제대로 하자고. 그래서 그냥 기분 좋아서 나래 생각나서 했던 말이에요. ‘야 내가 너 부자 만들어 준 댔지!!’ 근데, 아직 부자 안 만들어줬죠. 그냥 미래를 생각하고 한 말이에요. 힙 : 많은 사람들이 여자친구인 줄 알고 있더라고요. 스 : 네.. 여자친구한테 그렇게 말하는 건 정말 호구스럽다고 생각해요. (전원웃음) 굳이 여자친구한테.. 그런 건 별로라고 생각해요. 힙 : 스윙스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펀치라인 같은 워드 플레이인데. 이번 앨범에서도 그렇지만, 최근엔 그런 것들보다도, 스윙스 씨 랩을 들으면, 목소리 변주나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 변화가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피드백들을 보면 워드플레이들이 좀 난해해졌다는 피드백들도 있고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스 : 저는 그거에요. 사람들이 펀치라인킹, 펀치라인킹이라고 하는 게 유치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재미없어졌어요. 펀치라인이라는 게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는 되게 이슈였어요. 랩퍼들 사이에서 그걸 잘하는 게 더 잘하는 거다. 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릴 웨인(Lil wayne)이 당시에 엄청 많이 했었죠. 근데, 제가 볼 땐 그게 끝물이었어요. 어느 새부터 시대가 변하면서 말장난을 해도 티 안 나게 하는 거에 더 꽂혔던 거 같아요. 이건 정말로 X발 아침에 일어날 때 아침 먹으면서 5000개 생각나니까 떡 하나 던져주는 느낌이에요. 억지로 막 하는 게 아니고요. 근데 블랙넛 같은 경우는 신기하게도 예전 방식 그대로 하는데 안 촌스러워요. 저는 그걸 버린 지는 오래됐어요. 왜 자꾸 내가 하는 표현마다 펀치라인을 쓸려고 하다가 실패한 사람 취급 하는지 모르겠어요. 되게 자존심 상하더라고요. ‘어우 스윙스 X나 멍청해 이게 멋있다고 생각하나 봐’ 이러는데..(전원웃음) 그냥 ‘노우!! 그냥 던져주고 가는 거야 먹어 먹어! 나 케이크 먹고 있는데 부스러기 몇 개 먹어!’ 이런 기분으로 쓰고 넘어가는 거에요. 예를 들어 일부러 ‘just’라는 노래에서는 개 멍청하게 갔었거든요. 뭐.. ‘닥쳐 병신아 니 여자도 내 노랠 받아 개쪽 주기 전에 닥쳐 나 존나 똑똑해’ 이런 식으로요. 그냥 이런 게 개 멍청하게 쓴 거에요. 놀리듯이.. 막 ‘에~~ 맞아 나 펀치라인 존나 못써’ 이런 감성으로 쓴 거거든요. 근데 그게 전 더 좋아요. 말장난이라는 건 이제는 그냥 16마디 안에 내가 넣고 싶을 때 넣는 거지 막 정교하게 넣어 갖고. ‘야 봐봐 X발 빨리 웃어 와 X나 멋있어’ X발 이게 아니에요 이젠 시대가 지났어요. 힙 : 2008년도 그 시기의 방식과는 작별한 거네요. 스 : 네 그건 뭐.. ‘타이거 제이와는 다르게?’ 하면 ‘미래가 없지’ (전원웃음) 옛날엔 이게 유행이었어요. 근데 이제 시대가 변한 거죠. 이제 와서 저러면 ‘아.. 저 새끼 뭐야 X나 오버해..’ 이렇게 되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그런 것 보다 어떤 게 더 전 재밌냐면, 그냥 사람들이 딱 들었을 때 순간적으로 사람이 그려지거나 어떤 장면이 그려지는. 그런 가사가 제일 좋아요. 정육점 아저씨에 비유하면 딱 잘라서 ‘먹어’ 하고 던져주는데 확 받아 먹는 그런 간지에 가사를 더 좋아해요. 기 : 근데 제가 느끼기에도 08년 때 스윙스 형이랑 많이 달라졌잖아요. 그래서, 좀 별로였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 기억을 아예 지우고 들으면 좋은 것 같아요. ‘그 펀치라인을 쓰던 사람이 아니다, 그냥 새로운 사람이다’ 라고 요즘에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는데, 그러면 잘한다는 생각이 분명 들거든요. 이전 가사에서 진화된 느낌이에요. 제가 느끼기엔 스윙스 형의 옛날 노래에 묶여있는 사람들은 옛날 기억을 버리고 들으면 좀 더 잘 들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스 : 너무 말 잘해줬어요. 저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거 지났어, 왜 넌 아직도 어릴 때 바지에 똥쌌던 그 애로 기억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 하고 싶어요. 난 이제 바지에 똥 안 쌀 만큼 절제력 있어. 힙 : 사실 그 당시에 스윙스 씨가 등장하고, 펀치라인이라는 걸 모두가 한창 쓰던 때가 있었잖아요. 커뮤니티엔 그런 글도 올라왔어요. 국내힙합은 스윙스 때문에 망했다. 혹시 보셨나요? 스 : 아 저도 봤어요, 재미있었어요. 그거. 힙 : 말 그대로만 놓고 보면 그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니까 스윙스씨의 도의적인 책임인 거죠. (웃음) 많은 랩퍼들이 다 거기에 묶여 있었잖아요. 스 : 다른 사람들은 지금 하고 있는 거잖아요. 어제 것을 하고 있는데, 뭐 저 때문에 망했다면 저는 기뻐요. 제가 한국 힙합씬을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저는 기뻐요. ‘와 나한테 이런 파워가 있어? 예~’ 이런 기분인데, 그 글도 너무 기분 좋았고, 그냥 열 받으면서 기분 좋은 거 있잖아요. ‘역시.. 이건 인정이야..’ (웃음) 이렇게 받아들였죠. 근데 저는 랩퍼들 본인들한테 책임을 묻고 싶어요. 예전에 저한테 이런 말 했던 사람들 있어요. ‘너 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 잘하니까 네가 유리한 거야. 너는 걔네가 하는 말 다 알아들을 수 있어서 그걸 한국말로 해석해낼 수 있잖아’ 이랬는데, ‘X까 병신아 힙합LE는 왜 있는데?’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뭐 자기가 자기를 망하게 했다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자기 책임이에요. 힙 : 결론은 그런 식의 펀치라인은 이젠 촌스럽다? 스 : 네, 그런 시대가 갔어요. 아예 너무 촌스러워진 그런 수준은 아닌데, 그냥 약간 멀어지고 싶은 그런 거. 그래서 릴 웨인이 요즘 헷갈려 하는 거 같아요. 옛날에 그걸로 너무 떴는데, 요즘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느낌이 됐거든요. 그래서 이상해진 것 같아요. 힙 : 얼마 전에 나온 믹스테잎을 들었는데, 슈퍼비(Superbee) 그분이 완전 그런 식으로 펀치라인을 쓰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스윙스 씨 제자라고 들었어요. 스 : 음.. 네 맞아요. 근데 걔는 그것 플러스 요즘 것이 섞여 있는 느낌이 나서 그렇게 촌스럽지는 않아요. 적절해요. 굉장히. 씨 : 문맥이 계속 이어지니까 스 : 맞아요, 얘가 말을 너무 잘했는데, 옛날에는 문맥 없이 하는 게 멋있었어요. ‘요! 타이거제이와 다르게?’ ‘미래가 없지’, ‘난 양현석처럼’ ‘탑 위에 있지’ 이렇게 뻑뻑뻑 날리면서, 난 이 기술도 있고, 저 기술도 있고, 저 기술도 있어. 이런 느낌이었다면,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어떤 캐릭터의 느낌으로 가사를 쓰는 느낌이거든요. 성격이 딱 묻어날 수 있게. 자연스러움인 거 같아요. 패션이랑 음악에서 미니멀리즘이 어떤 대세라면서요. 가사를 쓰는 데에 있어서 만약에 어떤 사조가 있다면, 지금 제가 볼 땐 현실주의인 거 같아요. 마치 말하는 것 같고 이 사람이 평소에 이렇게 할 것 같은 느낌이 되게 많이 배어 있어야 될 것 같아요. 힙 : 그런 의미에서 지금 펀치라인을 제일 잘 쓰는 사람은 누군가요? 스 : 언제나 언어적인 간지는 저인 거 같아요.(웃음) 저를 따라 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5년 뒤에 다 이거 하고 있을 거에요. 지금 제가 쓰는 거 힙 : 그럼 블랙넛이랑 펀치라인으로 비교당하는 것들은 많이 언짢겠네요. (웃음) 스 : 아 그냥 이런 느낌에요. ‘그래 해, 짱해! 타블로(Tablo) 형한테 주고 다 해. 난 이제 이거 안 해.’ 이런 느낌이에요. 힙 : 씨잼 벌스에 대한 호평이 많아요. 이번 앨범에서. 커뮤니티에서도 씨잼이 참여했던 오픈 마이크 컴페티션 작업물을 찾아내서 하드 허슬에 좋은 사례로 들더라고요. 그만큼 단기간 내에 엄청난 발전을 한 거잖아요? 연습량이 엄청날 것 같아요. 씨 : 그런 거 같아요. 다시 되돌아보니까. 16살 때부터 랩을 했는데, 스무 살 때까지 진짜 하나도 안 늘었거든요. 지금 돌아보니 제가 그땐 귀가 되게 낮았던 거 같아요 그때는. 근데 이제 귀가 좀 높아지니까 제가 얼마나 모자란 지 알게 돼서 그때부터 발전을 했어요. 힙합에 있는 기본적 감성이 자신감, 남자음악 느낌이잖아요. 그래서 너무 그것만 바보같이 흡수하니까 아무것도 없는데 너무 자신만 있어서 저를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엄청 못했다가, 한 스무 살 때 좀 귀가 열리니까 제가 같이 하고 싶던 랩퍼들이랑 저랑 얼마나 먼지 알게 되가지고, 그때부터 좀 실질적인 달리기를 시작한 것 같아요. 스 : 제가 느낀 건데 혼자 하면 진짜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구라도. 그래서 어떤 단체에 속해 있는 건 진짜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씨잼 얘기를 들어보니까. 힙 : 각자 그럼 이번 앨범에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곡이 있나요 ? 기 : 저는 ‘소문’? 그냥 제 개인 앨범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서에요. 주제도 신선하고 뚜렷하고요. 거기다 멜로디도 좋고. 그게 제일 애착이 가요. 스 : 저는 'Rain Showers Remix’하고 ‘Just’요. ‘Just’는 진짜 현재 저의 기분이에요. ‘닥쳐 병신아~’ 말장난 하는데 얘가 못 알아 들을 거 알고 하는 말장난 있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했어요. ‘Rain Showers Remix’ 는 그냥 얘 훅 때문에.. ‘밖에 비 온다~(웃음)’ 이런 감성. 저스트 훅도 마찬가지에요. ‘요 요 우린 그냥 저스트 뮤직 덤비지 마요 그러다 총맞아요’ (전원웃음) 그냥 우탱클랜[Wu-tang Clan] 감성이란 말이에요. 뭔 말인지 알죠. 바스코 형은 알아듣는단 말이에요. 저보다 훨씬 오래 살았.. 훨씬 오래는 아니지.. (웃음) 좀 오래 살았고, 그 임팩트를 아니까. 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게 슬픈데, 얘는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해해요, 얘도 알고 얘도 안단 말이에요. 너무 앞서 갔어요. 옛날 걸 레트로스펙트 한 거잖아요. 근데, 사람들은 답글 쓸 때 ‘얘 왜 이렇게 멍청하냐’ 이거에요. 노 : 왜 한국에서 총 얘기 하지? (웃음) 스 : 예 (웃음) 그 멍청함이 매력인 훅이고. ‘밖에 비 온다 주룩주룩’도 그렇고. 이 가사가 진짜 센스 있었어요. ‘한편, 내가’ (웃음) 만화 보면 누가 싸우고 있다가 옆 장면에 ‘한편, 조커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갑자기 카메라 구도를 확 바꾸는 거죠. 얘한테. 벌거벗은 여자들이 젖어가지고 유륜 보이고 (웃음) 그런 느낌이 확 와 갖고 엄청 그림이 잘 그려지는 것 같아요. 미쳤다고 생각을 했어요. 바 : 이건 미래야 라는 말이 딱 인 것 같아요. 씨 : 근데 그것도 중의적인 표현이잖아요. 스 : 네, ‘이건 미래야~.’ 이것도 중의적인 표현인 게, 퓨쳐(Future) 훅 스러워서 ‘임마! 이건! 미래야~!’ 한 거거든요. 노 : 원래 영어 가사를 썼는데, 제대로 멍청하려면 한글로 쓰는 게 더 멋있는 것 같아서, 한글로 바꿨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르더라고요. 힙 : 저스트의 훅은 저는 개인적으로도 올해의 훅으로 꼽을 정도로, 강렬하게 인상에 남는데. 훅을 작업하면서 영감을 받았다거나, 어디에 중점을 두었는지.. 노 : 저는 프로듀서로써 그게 강한 거 같아요. 누구를 줘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곡을 만들어요. 그래서 솔직히 ‘이건 퓨쳐를 줘야 해’ 라고 생각했지만, 말도 안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해서 제가 부른 거일 뿐이고, 원래 그 곡이 싱글 나오기 이틀 전까진 완전 다른 곡이었어요. 그것도 옛날 힙합이긴 한데, 근데 저도 내기 좀 뭔가 우리 컴필인데, 뭔가 느낌이 세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막 바꿔서 기리한테 제일 먼저 들려줬어요. 불안했거든요, 이런 건 처음 해봐서. 기리한테 답장이 왔는데, ‘오 개좋다!!’ (웃음) 이렇게 온 거에요. 스윙스 형이랑 바스코 형, 씨잼도 그렇고.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기리가 ‘우리 훅 이런 식으로 하는 거 어때’ 하면서 비슷한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줬어요. 스 : 우린 그냥 저스트 뮤직. 그냥이 반복되는 거잖아요. 개 멍청하잖아요. 노 : 만약에 멋있게 했으면 욕먹었어야 스 : 깊이가 쩌는 저스트 뮤직! 노 : 요 박자도 좀 이상하게 넣고, ‘요요요요요!’ 멋없고 바보 같은 느낌으로 한 거란 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음 좋겠어요. 스 : 되게 똥싸는 사람한테 똥 먹어라 하는 그거 너무 좋았어요. 노 : 멤버들이 좋아해서 좋았죠. 힙 : 그게 그 등 떠밀려 만든 훅이라는 게. 노 : 아아 예, 시간이 없었어요. 힙 : 그럼 이어서 바스코님은 어떤 곡이 애착이 가요? 바 : 저는 ‘Just’가 우선 소리적으로 제가 어릴 때 좋아하던 소리 질감을 그대로 만들어 내서 좋아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그거에 멈춰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요즘 리듬들, 요즘 유행하는 감성들이 다 숨어 있어요. 옛날 건데 요즘 거고, 요즘 건데 옛날 거에요.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어요. 훅 뛰어났고, 벌스도 너무 좋았고. 최고였던 것 같아요. 씨 : 저도 원래는 ‘Just’인데, 너무 많이 나와서 저는 ‘Jungle’로 할게요. 그냥 요즘 제일 많이 들어요. 너무 좋아서. 바 : 정글 작업도 후딱 됐죠. 노 : 음원사에 넘기기 이틀 전에 야 ‘Jungle’ 넣는 거 어때? (전원웃음) 아 이 형들 왜이래 진짜. 바 : 씨잼이랑 같이 운동을 하고, 집에 같이 와서, 제가 쓴 벌스를 들려줬다가. ‘그냥 한마디씩 주고받을까?’ 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작업을 했죠. 노 : 저는 ‘Outro’요. 원래 피아노를 제가 아예 못 쳐요. 한마디씩 쳐서 녹음을 했는데. 우리 신나래 팀장이 피아노 전공이거든요. 그래서 스튜디오에 가서 피아노 연주를 녹음 받아다 줬어요. 시간도 없고 다들 바빠서 마무리를 못하고 있었는데, 항상 커뮤니티에 ‘근데 블랙넛 이번에 참여해요?’ 이런 글들을 봤던 게 떠올라서 대웅이 형 우동 먹는 소리를 삽입했죠. (웃음) 힙 : 아 그게 우동 먹는 소리에요? 스 : 아 저는 섹스인줄 알았어요.(전원웃음) 노 : 되게 묘하지 않아요? 제가 옛날에 듣고 완전 웃었던 건데. 힘들 때 들으니까 개웃기더라고요. 힙 : 저는 특히 [Still not over II] 그 비트 애착이 강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스윙스 넘버원 믹스테잎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한데, 작업기에 원래 자기가 쓰려고 했던 비트인데 넣어놨다고 밝히셨잖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약간 숙원을 풀었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노 : 솔직히 저는 참여를 안 하려고 했어요. 두 분만 녹음을 보내줬는데, 다른 분이 또 참여하는 줄 알고 비워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곡이 또 너무 짧아지니까 훅을 부를까 하다가 뭐 멋있는 것도 안 떠오르고 이래서 그냥 제가 했어요. 힙 : 파트 원 때부터 도입부에 넣은 칼리토 대사는 저스트 뮤직이랑 되게 오버랩이 잘 되는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 도입부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스 : You think you’re big time?!! (웃음) 노 : 저도 칼리토를 되게 많이 봤거든요. 힙 :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곡에 노창 씨 랩에서 칸예웨스트가 SNL에서 라이브한 ‘New Slaves’가 떠올랐는데, 혹시 그런 피드백도 받았나요? 노 : 아 그래요? 저 이번 앨범 만들 때 칸예 앨범 두 달 동안 안 들었어요. 진짜 (전원웃음) ‘New Slave’가 무슨 노래인지 알고, 들어도 봤는데 그건, 전혀 모르겠던데.. 힙 : 왜냐면 그 분노가 느껴졌거든요. 노 : 아, 분노는 항상 숨겨왔죠. 제가 화내려고 해봐야 화낼 급이 안되고. 애들한테 욕해봐야 나만 욕먹고 이런 걸 아니까.. 근데 이번엔 ‘아 몰라 X발. 죽어!!’ (웃음) 이러면서 랩 했거든요. 근데, 뭐 따라 하려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웃음) 스 : 너 그거 걔한테 영감 받아서 쓴 거냐. 아 그.. 백인인데, 죽었고.. 아 걔.. 짱 천재.. 빌!! 아냐.. 하.. 리키.. 노 : 넘어가죠? (웃음) 스 : 네 넘어가죠 (웃음) 힙 : 말씀하신 것처럼, 칸예웨스트의 바이브들이 항상 따라다니는 건데. 그러니까 이번 앨범에선 일부러 거기서 벗어나려 의식한 게 있던 건가요? 노 : 의식해서 다 뺐어요. 믹스 레퍼런스에도 심지어 안 썼어요. 오히려 드레이크(Drake)를 들으면서 킥이 얼마나 커야 되는 지만.. (웃음) 참고하고, 그냥 계속 피해 갈려고만 했어요. ‘안 들어 안 들어 안 들어!’ 저는 솔직히 말해서 랩은 누구한테도 딸려요. 더 발전해야 할 길이 남았어요. 근데 저는 비트를 만들면서 ‘내가 또 발전 했구나’를 굉장히 짧은 시기에 계속 느끼거든요.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 그 누구한테도 안 꿀린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제가 따라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제 갈길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요. 근데 제가 처음에 좀.. [억지로 웃지 않ㄹ 위치ㄹ]를 할 때 어떻게든 사운드도 따라가고 비트도 비슷하게 만들긴 했어요. 근데 그 이미지 딱지가 한번 붙으니까 사람들이 다 그렇게만 보더라고요. 심지어 그것도 봤는데 어떤 고등학생 여자애가 ‘칸예 빠돌이 답네..’ 이러는데.. 정말 ‘제가 칸예에 뭐를 알지..?(웃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혀 알만한 사람도 아닌데 그냥 그 딱지 때문에 폄하 받는 건 좀.. [HP RADIO] 수요일밤 E16 - Guest. Just Music 힙 : 힙플 라디오에서도 언급을 하셨었는데, 억지로 웃지 않.. 이거 어떻게 읽어야 되는 거에요? (웃음) 그 앨범 리뷰가 성지가 됐어요. 개인적으로 그 리뷰가 나왔을 당시에 저도 그 리뷰를 봤는데, 저도 ‘과연 아티스트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거든요. 노 : 진짜 힘들었죠. 그때도 라디오에서도 말하긴 했는데, 솔직히 저는 힙합 쪽은 아닌 거 같아요. 멤버들 보다 저는 가사 신경 안 쓰고 오히려 청각적으로 들리는 플로우나 사운드에 더 집중을 하고, 음악의 진행에만 신경을 한 95%는 쓰는 편인데, 어쨌든 그런 리뷰를 보고 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진짜. 힙 : 그게 정곡을 찔려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노 : 정곡도 찔렸고, 이 정도로 내가 인격체로서 욕을 먹어야 되는 건가 하는 마음도 있었죠. 어떻게 보면 욕을 먹는 건 당연한 건데, 제가 억울한 부분도 있죠. 자기 본인이니까. 소심하기도하고, 되게 힘들었어요. 그때도 말했지만 기리한테 전화해서 울었어요. 기 : (웃음) 노 : 어머니도 보시고 왜 그러냐고 대낮에 술 먹고 왜 우냐고 괜찮다고. (웃음) ‘에이 썅! ㅠㅠ‘ 이러면서 계속 울면서 며칠 동안 잠만 자고 그랬죠. 힙 : 힙플 라디오에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되게 충격적이었어요. 그런 음악을 하면 뭔가 되게 강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부정적 피드백들의 영향을 벗어난 사람일 거라고 생각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의외였어요. 지금 이미지도 의외고요. (웃음) 스스로 약간은 자기 본 모습과 음악인으로 보여줘야 되겠다 하는 모습 사이에 거리감을 두는 부분이 있었나요? 노 : 있었죠. 아까 말했듯이 형이 말했던 걸 잘못 받아들였던 것도 있었고, 씨잼이 말했듯이 자신감 있는 척하고 그런 게 힙합의 기본적인 색깔이잖아요. 그것만 알고서 했던 거죠. 칸예도 좋아했고. 걔는.. 아니 걔란다.. 그 사람은 이제 급이 되고 이러니까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그래..’ 이렇게 되는데 저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데 하니까, 욕먹는 게 당연했죠. 말하자면, 욕 먹는 거 자체가 힘들었던 거에요. 힙 : 지금은 그러면 그런 피드백에 대해서는 좀 단단해졌나요? 노 : 스윙스 형이 일단 잘되고 보라고 말했어요. 제가 힘들어 하는 거 보고. 근데 칭찬 좀 받고 이러다 보니까, ‘노창 x신새끼’ 이런 말 보면 (웃음) ‘에유 귀엽네(웃음)’ 하고 넘어갈 수 있어지더라고요. 힙 : 그래서 ‘소문’이나 ‘Still not over II’에서의 감성이나 ‘Feelin like a imp’ 같은 가사들을 당시에 감정상태로 받아 들였던 거 같아요. 어때요? 노 : 맞아요. 그 곡은 원래 뒤에는 제이지 곡의 악기를 따서 샘플을 전체로 쭉 진행시켰었는데, 왠지 그것도 욕먹을 것 같아서 아예 싹 바꿨죠. 힙 : 바스코님이 노창님이 힘들어 했던 시기가 [GUERRILLA MUZIK Vol. 3 ‘EXODOS’] 전인지 후인지 궁금해 하셨잖아요. 특별히 궁금해 한 이유가 있나요? 바 : 힘들어한 건데 [EXODOS]를 만들어낸 건지. 좋은 상태에서 [EXODOS]를 만들어내고 힘들어진 건지, 그 과정이 궁금했어요. 노 : 근데 그때가 아마 비슷한 시기였을 거에요. 제가 힘들다 생각하고 있을 때 바스코 형이 작업실에 불러서 갔는데, 형이 완전 빼빼 말라가지고 배고프신데 편의점에서 산 1500원짜리 햄버거를 들고, 이러고 계시는데.. 제가 힘들어할 수 가 없더라고요. ‘아, 힘들 다는 건, 이런 거구나..이게 힘든 거구나..’ 스 : (웃음) 이게 힘든 거구나.. 바 : 불 다 꺼져있고.. 조명하나 켜놓고 (웃음) 노 : 이렇게 마르셔가지고.. 바 : 그때 55키로? 너무 빠졌었죠. 하루 세끼 다 귀찮아서 햄버거 먹고 계속 작업만 하고 믹스만 하던 때에요. 힙 : 질문이 자꾸 노창씨한테 집중이 되는데, 아까 말 했던 것처럼 샘플 얘기를 해주셨어요. 프로듀서 분들께서 오시면 샘플클리어에 대해서 여쭤보는데, 노창씨는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노 : 네, 저는 약간 또 리스너들이 욕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이슈가 됐던 건 빈지노 형의 ‘Dali, Van, Picasso’ 잖아요. 그런데, 그건 샘플 딴 사람과 샘플 원작자의 문제지. 리스너들이 와서 ‘너 사기꾼이다’ 이러고, 왜 끼어드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저는 그건, 둘이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리스너들이 거기에 껴들어가지고,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고, 표절로 덮어버리는 건 너무 껴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며칠 전에, 트위터로도 메시지가 왔는데, ‘Outro’ 피아노가 무슨 일본 피아니스트의 곡과 똑같다는 거에요. 그래서 깜짝 놀라가지고. 또 논란이 되면 안되니까 들어봤어요. 근데 저는 전혀 모르겠는 거에요. 제가 화성학을 잘 몰라서 피아노 전공한 나래한테 이거 혹시 비슷한 거냐고, 코드 이런 거 비슷하냐고 물어봐도 전혀 아니라고 하고. 그 사람한텐 ‘제가 물어봤는데 아니라네요’ 라고 답변을 줬는데, ‘저는 리스너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이러는 거에요. ‘이게 뭐지? 리스너면 그냥 들으면 되는 건데 왜 거기다 따지고 들지?’ 약간 이런 거? 샘플 얘기로 넘어가서, 샘플클리어를 안 해도 사랑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뭐냐면, 진짜 창의적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통으로 따서 쓰는 건 진짜 저도 사실 별로에요. 샘플 클리어를 하든 안 하든 간에 저는 좀 그렇거든요. 창의력이 없어 보이고. 스 : 날로 먹는다는 표현? 노 : 네 거기다 자기 이름 다는 거 자체가 웃긴 거고.. 근데 정말 창의적으로 순간순간 안 걸리게 몇 마디만 센스 있게 쓸 수 있다면, 저는 그게 멋있는 샘플링이라고 생각해요. 샘플 클리어는 해야 되는 게 맞지만, 제 생각에는 리스너들이 끼어들 문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바 : 개인적으로 더해서 얘기하면 리스너들이 좀 아는 척을 하는 거 같아요. 근데 그게 누구를 깎아 내리면서, 그 빈틈을 잡아 내면서 자기가 음악을 많이 안다는 걸 어필하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그건 제가 제가 중학교 때 저도 그랬어요. 왜 누가 에어로스미스(Aerosmith) 듣고 있으면, 에어로스미스는 유명하니까, 에어로스미스 들어? X도 안 유명한 누구 이름을 대면서 ‘얘 알아? 얘가 진짜 음악이야’ 하면서 음악적 지식이 내가 높은걸 자위 하는 거죠. 기 : 저도 그랬는데.(웃음) 바 : 저도 그랬고, 아마 다들 그랬을 거에요. 그런 현상이 인터넷 세상에서 엄청나게 커진 것뿐이에요. 특히 음악 커뮤니티 안에서니까. 근데, ‘Been there and done that’ 한 사람들 눈에서는 너무 유치해 보이죠. ‘내가 샘플링 어떤 거를 찾아냈어! 난 우월해 봐봐 얘들아 사기였어. 얘는 진짜 음악인이 아니었어.’ 노 : 되게 웃긴 게 있는데 ‘Just’ 맨 처음에 다른 노래가 나오잖아요. 그게 제가 찍은 비트고 기리보이 첫 벌스를 리버스 한 거거든요? 근데 페북 쪽지로 한 세 개가 왔어요. ‘형 이거 저 처음 보는 가수 누구 거꾸로 돌린 거죠?’ 이러는 거에요. ‘기리보인데요’ (전원웃음) 약간 그런 거 자부심이 있는 거 같아요. 물론 저도 그랬었지만. 바 : 그게 인터넷이 활성화가 안됐을 때는 크게 문제가 아니었는데, 인터넷이 활성화 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인 거 같아요. 제가 이 예를 들게요. 네이버 지식인에 내가 지금 기침을 하는데 무슨 증상이 있다고 올렸는데, 네이버 지식인에 답글이 달렸어요. 어려운 단어 말하면서 ‘폐결핵을 의심해볼 수 있으니 빨리 병원에 가보세요.’ 라고 달렸는데, 이 댓글을 단 애가 중딩이래요. (전원웃음) 대학생 직장인들이 올리는 질문에 댓글 다는 게 중딩인데, ‘어른들이 그걸 보고 진짜 그런가? 어떡하지’ 하면서 걱정하는 거에요. 그런 경우가 엄청 많아요. 지금 음악씬도 중딩의 그 얕은 지식들이 마치 정답인 냥 퍼지고 있는데, 되게 위험한 상태죠. 스 :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고, 인터넷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밀도가 세계 최고급이니까 어쩔 수 없는 슬픈 현상인 거 같아요. 막을 수도 없고. 씨 : 월드컵 그런 것도 한 번 지면 페이스북 같은 데에다가 욕하고 그렇잖아요. 스 : 근데 정도라는 게 있잖아요. 씨 : 뭔지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 까지 하는지. 기성용이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알 거 같아요. ‘답답하면 니들이 뛰라고’ 바 : 그런 의미에서 그런 애들이 갖고 있는 것도 저희 앨범이랑 똑같이 그 친구들도 파급효과를 갖고 있어요. 구려 하면서 분석하면서 쓰는데 그게 그렇게 되요. ‘맞어 맞어 맞어’ 하면서. 그렇게 퍼져요. 근데 이번 앨범의 큰 파급효과. 이번 앨범이 대단했던 거는 그런 애들이 그렇게 써요, 근데 그 밑에 댓글이 하나 달리는 것과 같아요. ‘아냐 X신아 이게 멋있는 거야’ 라는 댓글들이 달린다는 거에요. 오히려 그래서 이 앨범의 파급효과가 더 세다고 느껴요. 스 : 그래서 결론은 우리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된다는 거에요. 그냥 무조건. 바 : 자꾸 바보들이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하는데 그게 안 먹힐 정도로 좋은 음악을 만들면 되는 거에요. 힙 : 저스트 뮤직 컴필레이션은 블랙넛 합류 후에 두 번째 후속 작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진행이 되고 있는 건가요? 기 : 만들고 있어요. 근데 아직. 부담이 되가지고..(웃음) 만들고 있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비트만 많이 무작정 많이 만들고 있어요. 힙 : 방금 말씀하신 부담이 어떤 부담이에요? 앞서 나온 전작이 성공해서? 기 : 네 전작이 너무 뛰어나서. 스 : 기리야 걱정 마. 그 다음 꺼는 내가 프로듀싱 하니까 (웃음) 힙 : 멤버들이 번갈아 가면서 하는 건가요? 스 : 네, 하고 싶은 사람에 한해서요. 근데 기리가 이번에 맡았는데 사실 벌써 한 곡을 줬어요. 저하고 씨잼한테. 그래서 저희 둘이 녹음만 하면 되는 상태에요. 기 : 근데 저는 한 50곡 만든 다음에 거기서 추리려고요.(웃음) 힙 : 발매 시기가 언제 쯤이 될까요? 노 : 섣불리 말하지마. (웃음) 스 : 맞네 맞네.. 내가 기리보이한테 무리주지 않은 선에서, 대웅이 나오고. 늦가을이 됐으면 좋겠어요. Photo by Boobagraphy 힙 : 블랙넛만큼 오피셜한 작업물 없이 존재감이 큰 랩퍼가 없는 거 같아요. 스 : 아예 없죠. 걔는 미쳤어요. 힙 : 이번 컴필레이션 작업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을 거 아녜요. 반응이 어때요? 스 : 어땠냐 하면 우리가 뭐 글레디에이터라고 치면 싸우면서 피 터지고 있는데, 걔 혼자 부상당해서 침대에 묶여서 ‘악! 악!’ 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빨리 나오고 싶어서. 근데 원래 걔도 맛이 갔었어요. 저처럼 맛이 갔고, 바스코 형처럼 맛이 갔는데, 요즘엔 혼자서 엄청 헐크가 되어 있어요. 빨리 우리를 죽이고 싶어서 안달 났어요. 가사에도 이미 저만 욕하는 노래가 하나 있어요. (웃음) 제 유륜을 거론하면서 계속 저를 까요. (전원웃음) 스포일러 하나 드리는 거에요. 근데 저도 들으면서 너무 웃겼어요. (웃음) 아이 X발 근데, 이거 나잖아. (웃음) 노 : 대웅이 형이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역할이 커요. 왜냐 면은 처음에 전체다 만들어서 들려줬을 때, 이거 이런 거 약하지 않냐고. ‘소문’이랑 ‘Still Not Over’는 그 형 때문에 들어 간 거거든요. 그 두 개를 빼면, 어둡고 그냥 힙합적이고 그랬어요. 대웅이 형이 저한테 개인 카톡으로 너무 어두운 것 같다고, 추가해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급하게 만들었죠. 스 : 역시 걔도 프로듀서에요. 뭘 좀 알아요. 노 : 그런 센스가 없었으면, 멤버들이 저는 그냥 경주마처럼 여기만 보고 달리는 느낌이었을 거에요. 힙 : 씨잼씨 졸리신 거 같은데 약간? (웃음) 씨 : 아뇨, 저 렌즈를 너무 오래 껴가지고. (웃음) 스 : 안경 안 갖고 왔어? 씨 : 갖고 왔는데 이거 빼면 넣을 데가 없어가지고. 스 : 아 1회용 렌즈 아냐? 씨 : 1회용인데, 여분을 안 가져 왔어요. 스 : 그럼 안경 계속 쓰고 있으면 되잖아. 노 : 못생겨 지잖아요. (전원 웃음) 미안해 농담이야 (웃음) 힙 : 노창 씨 다시 질문 돌아가서, 요번 앨범의 믹싱, 마스터링을 직접 했잖아요. 이유가 딱히 있나요? 노 : 저는 음악에서 사운드가 80.. 아, 그건 너무 오바다. 어쨌든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가 원하는 사운드를 만들려고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원래 바스코 형이랑 얘기를 되게 많이 하는 편이에요. 형도 형 앨범을 직접 믹싱, 마스터링 하시니까, 힙 : 엔지니어로써의 욕심이 아니라, 이 앨범은 내거니까 내가 만들어야 하는 그런 느낌인가요? 노 : 욕심도 분명히 있어요. 바 : 저도 엔지니어 욕심 있어요. 힙 : 그러면 내가 곡을 주는 사람의 곡도 마스터링까지 책임지고 계신 거에요? 노 : 제 곡은 무조건 하고요. 그리고, 우리 멤버 안에서 누구한테 맡겼다 했을 때 듣고서 ‘이건 이 사람한테 안 맡기는 게 좋겠다’라는 의견이나 ‘다시 한번 하는 게 좋겠다’ 라고 의견을 내는 편이죠. 힙 : 믹싱, 마스터링 엔지니어링이 잘된 앨범을 하나 꼽는다면? 노 : 어.. 힙 : 국외든, 국내든. 노 : 근데, 어떻게 보면 요즘 회의감도 들어요. 빈지노 형의 [24:26] 그 앨범이 개인적으로 되게 많이 안타깝거든요. 믹싱, 마스터링이. 더 좋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근데 엄청 팔렸잖아요. 그냥 음악이 좋으면 되는 거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근데 어떻게 보면 믹싱, 마스터링은 대중들이 전혀 알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한 80%는 자위인 거 같아요. 제가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 근데 잘된 걸로 치자면 칸예 5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에요. 자기가 하고 있는 음악을 잘 맞춰야 되는 거죠. 어쨌든 잘하는 사람은 많아요. 그러니까 가장 말하고 싶은 건 그 곡에 맞는 믹싱을 잘해야 된다는 거. 처음에 저스트 나왔을 때도 보컬 개 작아 베이스만 개 커 이런 거. 의도한 거였거든요. 나중에 가서 앨범버전으로 바꿀 때 바스코형이 그거 바꾸지 말라고 그랬는데, 결국 바꾸긴 했는데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음악하고 사운드를 총체적으로 다 잡고 내도 대중들이 뭐라고 하면 결국 아닌 거잖아요. 요즘 생각은 되게 복잡해요. 사운드에 대해. 그래서 답은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힙 : 그러면 이제 앨범 이야기는 마무리 짓고. 앞으로 핫 할 쇼미더 머니 얘기를 잠깐 해볼게요. 저스트 뮤직 소속 뮤지션이 쇼미더머니에 세 분이 출전하게 됐어요. 바스코, 씨잼, 기리보이. 이거 같은 경우에는 CEO인 스윙스의 권유가 있었나요? 스 : 네, 바스코형은 원래 나가려고 그랬고, 저스트 뮤직 들어오기 전부터. 씨잼은 나오기를 꺼려했고, 기리보이는 넌 어땠었지? 기 : 아무 생각 없었어요. 스 : 이 친구는 불분명 했어요. 근데 제가 엄청 설득을 했어요.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아무리 뭐 랩 세계에서 제일 잘해봤자 제 생각에는, 안 알려지면 소용 없다는 걸 저는 6년 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고집 엄청 부렸어요. ‘아 x까 내가 잘하면 알아서 유명해지게 되어 있어!’ 이랬었는데. 대중 매체를 사용하는 게 무슨 죄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했죠. 근데, 그것보다 어리석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오히려 저는 오만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보시다시피 도끼(Dok2)하고 더 콰이엇도 원래는 쇼미더머니를 직접적으로 디스를 했고, 방송 나와서 그러면 안 된다 했는데 결국 나왔잖아요. 그건 정말 무시할 수 없는 거에요. 바스코형은 스스로 느껴서 그렇게 했겠지만, 이 세 사람의 재능. 저희 코미디 적인 면, 다른 면 이런걸 어떻게 보여 줄 거에요. 그래서 쇼미더머니는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욕할 수 있지. 내가 원하는 음악을 돈 안들이고 방송국에서 다 무대에 채워주지. 뭐가 부족하다는 지 모르겠어요. 기 : 근데 저는 약간 처음엔 나가기 싫어했었거든요. 제가 스스로 바뀔까 봐. 거기에 가면 약간 공격적으로 해야 되잖아요. 근데 제가 그런 사람으로 바뀔까 봐 걱정됐어요. 그래도 나갔는데 지금 약간 우려했던 게 일어나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약간 후회하기도 하는데, 근데 모르겠어요. 힙 : 시즌 2때는 스윙스가 오디션 참가를 해서 말이 있었는데, 시즌3는 바스코가 참여해서 어떻게 보면 ‘1세대가 오디션에 참여한다’라는 큰 반향이 있었어요. 바스코 씨 같은 경우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바 : 우선 제 커리어를 보면, 14년 동안 등장해서 쭉쭉쭉 치고 올라가고, 지기펠라즈 쭉쭉 올라가다가, 살짝 무너졌다가 인디펜던트로 다시 올라가려다가, 푹 무너졌잖아요. 그 다음에 [EXODOS] 앨범 내고 혼자서 다시 바닥부터 올라가고 있는데, 한번에 빨리 올라가고 싶어요 저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느껴져요. 35살이지, 애는 크지. 나는 혼자지. 그냥 빨리 한번에 커야 되겠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바닥의 많은 사람들이 저를 까먹고 있더라고요. 내 이름이 거론도 안되고 날 아예 잊어버린 거에요. 죽은 랩퍼죠. 그래서 다시 살아날 유일한 창구이자 확실히 빠른 창구는 쇼미더머니다 라고 생각했고, 그걸 쇼미더머니 시작하기 2013년 5월, 4월부터 버릇처럼 얘기하고 다녔어요. ‘나 쇼미더머니 나갈거야, 그리고 1등 할거야. 쇼미더머니 1등 하면 멜론 1위 찍을 거고, 그럼 나 떼돈 벌 거야’ 라고 버릇처럼 얘기하고 다녔어요. 그게 진짜 현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버릇처럼 맨날 얘기하고 있어요. 쇼미더머니 1위 내가 한다고 (웃음) 그거에요. 그냥 빨리 올라가고 싶어서. 힙 : 쇼미더머니의 부정적인 느낌은 없는 건가요? 바 : 전혀 없어요. 전혀. 깐 적도 없어요. 쇼미더머니를 [쇼미더머니3 / NO CUT] 바스코(VASCO) 1차 오디션 무삭제 ver. 힙 : (웃음)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곧 방송 시작하니까 나머지는 방송을 통해서 보도록 하고, 출연진으로써 약간 포인트 잡아주신다면. 이거를 좀 더 집중적으로 보면 좋겠다 하는 게 있나요? 씨 : 모르겠어요 그냥. 얘기 들어보니까 딱히 저희가 원하는 모습들이 그렇게 많이 나올 거 같지 않아서.. (웃음) 제가 거기서 엄청 많이 랩 했거든요. 근데 반도 안 나온대요, 그게 그냥 아쉬운 점? 굳이 싫다기 보다 연습하고 한 건데, 안 나오니까 아쉬웠어요. 바 : 이게 아무래도 방송이다 보니까, 착한 모습이나, ‘어떻게 할거에요?’ 라고 물어보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화이팅이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건 우선 다 잘린대요. 아무래도 방송이다 보니까 완전 잃을 거 없는 애들이 막말하는 것들이 많이 나올 수 있고 초반에는. 아마 많이 안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씨 : 처음 오디션에 짱인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막 목탁 들고 와서 (웃음) 묵언수행이라고 써놓고 말 안하고 (전원웃음) [쇼미더머니3 / NO CUT] 씨잼 (C Jamm) 1차 오디션 무삭제 ver 힙 : 그럼 이제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스윙스 씨는 어떤 점을 주목해서 봤으면 좋겠어요? 스 : 그냥.. 하.. 어떤 모습이 나올지 저도 도저히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일단은 장담하는데 저는 그 띠꺼운 케릭터가 될 거 같고요. 어..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성격이니까, 그게 밀집돼서 나가는 거에 대해선 저는 불만이거든요. 이것도 나고 지금 현재 이 모습도 난데, 근데 그것만 나가니까 모르겠어요. 그냥 맨날 저한테 제가 하는 얘기가 있어요. ‘나는 엔터테이너다. 엔터테이너니까 사람들이 날 욕하는 것도 일종의 내 직업에 포함되는 부분이다’ 라는 건데, 극단적이지만 않을 정도로 까이면 저는 뭐 웃으면서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아..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나름 착한 척 많이 했는데 (웃음) 먹힐지 모르겠어요. 바 : 그건 편집이야. (웃음) 스 : 싹둑, 스윙스는 이래야 돼!!!!(웃음) 힙 : 최근 쇼미더머니도 껴있고, 멤버들 개개인 공연 이제 하고 있고 좀 바쁠 거 같은데, 혹시 컴필레이션 공연 계획을 또 가지고 있나요? 스 : 원래 딱 오늘쯤 할라고 그랬거든요? 근데 시간이 안 맞아서 취소되고, 8월에 열 생각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7월에 열고 싶어요. 근데, 다들 너무 바빠서.. 계획은 하고 있어요. 이제부터 저희 컨셉은 좀 더 싸게 가고 사람들이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하는 거에요. 앞으로도 큰 공연장에서 하고 싶어요. 힙 : 이제 뭐 인터뷰 공식적인 질문은 거의 마친 것 같고요. 멤버 개개인 또는 레이블의 활동 계획 좀 듣고 마무리 할게요. 씨 : 일단, 컴필레이션 앨범이 있고요. 그걸 병행하면서 제 것도 만들 것 같은데, 파급효과 만들면서도 너무 배운 게 많아서 어떻게 만들지 모르겠어요. 지금 몇 개 막 써놓은 것도 있는데 그게 나중에 앨범에 실릴지도 장담을 못할 거 같아요. 매일매일 새로 들어오는 게 너무 많아서. 아직은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는 모양을 못 잡았어요. 근데 올해 내로는 제 개인앨범을 무조건 내고 싶어요. 1집이라고 해야 되나. 노 : 저는 일단, 전부터 오랫동안 만들던 제 앨범을 빨리 내고 싶고요. 그리고 이 파급효과 앨범 만들고 나서 느낀 건데 총괄 프로듀서라는 게 힘들지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꼭 하고 싶은 사람들의 총괄 프로듀싱을 많이 해보려고 접촉도 하고 있고, 노력도 하고 있어요. 우리 회사 내에서도 그렇고. 스 : 저는 [감정기복 part2], [감정기복 part3] 끝내고, 이제 [for the ladies] 라는 앨범 내고, 다음 걸 준비 중이에요. 싱글을 계속 내고. 이 바닥, 가요계든 힙합계든 저는 홍수 내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아 스윙스 맨날 나와’ 저는 이말 꼭 듣고 싶어요. 저 새끼는 안 쉬네 이 리스펙트를 받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계속 낼 거에요. 힙 : 그럼 감정기복 시리즈는 이미 완성이 된 건가요? 아니면 작업을 계속 하고 계신 건가요? 스 : 2는 현재 마스터링 중이에요. 힙 : 곧 나오겠네요. 스 : 네 곧 나와요, 7월 중순 생각하고 있어요. 힙 : 기리보이는요 기 : 저도 스윙스형처럼 3부작으로 낼 생각이거든요. 그니까 제목까지 결정이 되었는데, [ad ap hybrid]라고 리그오브레전드 하시는 분들은 알지만, ad가 공격력이고, ap가 주문력이고 hybrid는 합친 거에요. 그래서 [ad]앨범을 먼저 내는데, ad는 제가 앨범을 받아서 제가 랩을 할 수 있는 그런 앨범이고, [ap]앨범은 제가 비트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참여시키는 거고, [hybrid] 앨범은 그냥 기존에 제가 해왔던 걸 합쳐서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노 : 멋있다 스 : 음 좋은데? 기 : 그리고 저는 트랙을 많이 드리고 싶어요, 많은 랩퍼들에게. 그런 것도 해보고 싶은데 많이 안 들어와서(웃음).. 많이 해보고 싶어요. 힙 : 바스코님은 바 : 저는 3부작 시리즈가 있잖아요. [Guerrilla Muzik Vol.1 – Prologue]랑 [Guerrilla Muzik Vol. 3 `Exodos`]가 나왔는데, 볼륨 2의 총괄프로듀서는 노창이 될 거고요. 그냥 X됐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힙 : 부제가? 바 : 아직. 노창이랑 얘기 중에 있는데, 곡 만들면서 중간중간에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고. 그리고 아마 그렇게 게릴라뮤직 시리즈가 끝날 것 같고. 그리고 ep? 싱글? 이런 것들 계속 좀 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물론 컴필레이션 작업도 할거고요 힙 : 제이키드먼(Jay Kidman)과 함께하는 ‘Molotov Coctail’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바 : ‘Molotov Cocktail’은 오늘 얘기하고 왔어요. 우선은 그 친구 군대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고 나면은 얘기해보기로 했어요. 힙 : 다 마무리가 된 것 같은데, 하고 싶은 말, 덧붙이실 말 있으면 마지막으로 인터뷰 끝내도록 할게요. 스 : 저스트 뮤직은 멈추지 않을 거에요. 대한민국 다 먹을 때까지. 그게 적어도 우리 모두 다 똑 같은 꿈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짱 먹을 거에요. 어떤 기준의 짱이냐고 묻는다면 전부 다요. 그게 제 꿈이에요.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재미있게 할 테니까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힙 : 그럼 수고하셨고요,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진행 |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저스트뮤직 트위터 (https://twitter.com/JUSTMUSIC_ENT) 이미지 제공 | 저스트뮤직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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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겨우 2집. ' 가리온 ' 인터뷰 [ 1부 ]  [39]
힙플: 질문이 굉장히 많습니다.(웃음) 역대 최다 질문인데요. 첫 질문으로 드디어 새 앨범을 발표 하신 소감이 듣고 싶어요. 메타(MC META): 나찰부터 이야기 하죠. 기분 어때?(웃음) 나찰: 앨범을 발표해서 시원하고요. 발매 된지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반응이 좋은 거에 대해서도 상당히 기쁘고, 앞으로 음악 하는 것에 있어서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저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메타: 저도 개인적인 감회가 당연히 크죠. 감격스럽다는 마음이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당연히 있는데, 그 무엇보다 도 더 용솟음치는 무언가가 있죠. 회사에서 배포한 보도 자료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이제 겨우 ‘2집’이라는게 더 커요. ‘가리온2’가 사실 굉장히 오래전에 레코딩 된 것들이에요. 2005년도에 나왔던 싱글에 수록 되었던 곡도 수록 됐으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한테는 최소한 2년전에 다 끝난 것들이라 2집을 낸 다음 단계를 계속 생각해 왔거든요. 3집, 4집 무언가 숫자로 메겨지는 것과는 무관하게 저희가 다음으로 가야되는 목표와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기대와 느낌이 크다는 말이죠. 앨범을 내서 감격스러운 것 보다 이거를 훨씬 웃도는 다음 작품이 있으니 기다려 주세요.(웃음) 힙플: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뒤에 이야기하기로 하고요.(웃음) 가리온2가 발매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동료 아티스트들의 찬사가 쏟아졌어요. 혹시 보셨나요? 메타: 네, 봤죠. 저희도 당연히 힙합플레이야나 그 외에도 다른 커뮤니티라들. 힙합관련 사이트들을 저희도 여기저기 잘 뒤지고 다녀요.(웃음) 나찰: 사실 반응들을 보지 않으려고 했었죠. 그래서 귀 닫고 눈도 감아 버리려고 했는데.. 그 다음날 아침부터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웃음) 사실이고 메타: 여러 뮤지션들이 다 그러리라고 생각해요. 이 바닥이 너무 커서 너무 방대한 피드백이 있으면 확인을 못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까지 몸집이 크지 않다 보니까 확인하게 되죠. 새로운 신인들도 그렇고, 지금 활동하는 분들도 별반 차이 없다고 봐요. 다 모니터 하고 싶고 궁금하고. 알토도 똑같지 않나? 팔로알토(Paloalto, 이하: 팔로 or 알토): 네 똑같습니다.(웃음) 메타: 저희가 이런 것처럼 거의 모든 뮤지션이 다 뒤적거리고 다 보고 있어요.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뮤지션들의 찬사 같은 경우는 이렇게 생각해요. 마스터플랜(Master Plan)시절부터 시작해서 살아남아있는 거에 대한 ‘수고했다.’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생각하고, 저희 음악에 대해서 좋게 들어주시고 좋은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다고 생각해요. 구분지어서 느끼는 건 아니지만, 음.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 제가 느끼는 대중과 예전에 느꼈던 대중에는 차이가 생겼어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가리온에게 이 생각이 어떤 영향을 줄지 안 줄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느끼던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어요. 지금은 대중이 주는 이미지와 느낌이 중요해 졌어요. ‘가리온이 앞으로 대중성을 고려한 작업만 하겠구나.’ 이런게 아니라 태도적인 측면이에요. 이전에는 태도적인 측면에서 ‘나는 emcee야, *uck the world.’ (웃음) 사실상 자기가 그런 이미지가 아닌데 그런 이미지를 품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실상은 저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거든요. 제가 갱스터도 아니고,(웃음) 그런 인생을 살지도 않았지만, 힙합이 주는 이미지 자체에 너무 몰두를 하고 그 이미지를 사랑하다보니까 그 이미지 자체가 농담 삼아 빙의가 된다는 말처럼 투팍(2PAC)이 빙의가 돼서(웃음) 그게 주는 맹목적인 시각이 생기더라고요. 뭔가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게 되면 당연한 거죠. 어쨌든 그렇게 저 역시도 언더그라운드 힙합에 대해서 태도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고심을 하고, 제 20대와 나찰의 청춘을(웃음) 함께 불 지르면서 함께 고민하면서 가졌던 어떤 대중에 대한 생각과 이미지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생겼다는 거죠. 조금 뒤에 더 깊게 이야기 하도록 할게요. 지금은 이정도만 개인적으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저는 이런 뮤지션의 반응들뿐만 아니라, 모든 반응들을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요.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의 지적이나, 맹목적인 욕도 상관없어요. 그것은 그분들이 느끼는 어떤 이미지들일 거니까요. 예를 들어서 ‘초딩들’이 저희 음악을 듣고 욕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 아직은 우리가 초딩들한테는 욕 덩어리다.(웃음) 이런 반응이 오는데 우리가 초딩까지 섭렵 하려면, 그만한 실력을..’(인터뷰어 일동 웃음!!) 아뇨, 아뇨. 웃긴 이야기가 아니라 저는 굉장히 심각하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음악적 표현을 초등학생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초등학교 때 힙합에 빠져서 뮤지션이 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서 그런 걸 생각하면서 모든 피드백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나찰은 어때? 나찰: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확실히 그런게 많이 느껴지긴 해요. 무슨 말이냐면, 예전부터 해왔던 두 emcee가 십 몇 년동안 해온 것도 모자라, 2집을 내는 것에도 긴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수고 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앨범을 좀 더 듣고 나면 뭔가 다른 반응이 있을 것 같은데 어쨌든 고맙죠. 그런 반응들이 나오는 것들은. 힙플: 이 뮤지션들의 반응을 보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은 굳이 표현해 ‘후배’ 뮤지션들에게 가리온은 남다른 존재구나 하는 거였어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인생의 아버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자신들이 뮤지션으로써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기댈 수 있는 이미지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요. 이런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찰: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에요. 대 놓고 이야기 하자면 동생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이 친구들이 믿음을 가지고 쫓아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요. 그렇다고 우리가 선구자가 되겠다는 건 아닌데, 뭔가 우리에게 기대는 것도 있다라고 느끼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후배들, 동생들 같이 음악하는 동료들한테 ‘이렇게 해야지 음악이야!’라고 말 할 정도는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 까지는 보여 줄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거든요. 친구들이 동료들이 후배들이 들었을 때 창피하지 않을 만한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이 부분은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우리가 힘을 실어줘야 된다는 면에서. 메타: 저는 나찰하고 똑같은 생각이고 조금 더 보탠다면, 굉장히 감사한데 저는 그랬어요. 그래서 아까도 ‘대중’에 대해서 이야기도 했고, 오늘 이야기의 코드는 대중이에요.(웃음) 예전에는 그런 느낌이었다는 거죠. 남들이 뭐라 하던, 태도 적으로‘우리는 가리온이야. 우리가 우리 거 하면 되고 우리 둘이 하는 것에 있어서 대중이 무슨 상관이야.’이런 게 있었죠. 음악은 둘째 치고, 모든 태도적인 측면에 요즘 인터넷 용어로 쉴드친다라고 그러죠.(웃음) 저희 끼리 쉴드를 쳤어요.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음악하기 위해서 우리가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단단한 껍질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밖에서 우리를 힙합에 대부, 언더그라운드의 제왕이라고 이야기를 하던, 음악이 왜 이렇냐는 둥의 나쁜 이야기들을 하던, ‘우리랑 상관없어.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는 그들만의 세상이야.’라는 식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거에 있어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답하는 거죠. 예를 들어 가리온이 제왕이라면, ‘왕자는 어디 있나?(웃음), 아버지한테 효도 좀 해봐라.’(하하하, 모두 웃음) 제가 농담 삼아 이렇게 표현을 했지만, 이 말을 정리하자면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말이에요. 앞으로의 앨범 혹은 나찰이나 제가 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다 수용을 하고 가겠다는 그런 태도적인 생각이 많이 넓어졌죠. 힙플: 그런 태도 적인 측면을 바뀌게 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던 건가요? 메타: 특별한 계기는 없었지만, 아까 이야기를 했지만 초등학생들이 ‘가리온 뭐야 가리온 개 구리네.’라고 했을 때, 저희는 아직 초등학생들한테는 개 구린 존재에요. 근데 그들한테도 뭔가 좋은 음악으로 비춰 졌을 때... 좋은 음악은 세대를 초월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그래요, 힙합이나 랩 이런 것을 통해서도 단순히 장르에만 머물러 있는게 아니라, 그냥 장르를 떠나 좋은 음악으로 인식 될 수 있을 때 그건 단순히 한 뮤지션의 한 장르의 성장 발전 이런 것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봐요. 알토도 나찰도 저도 그렇지만 그런 점에 대해서는 약간의 궁극적인 목표, 이상향으로 생각 하고 갈 거예요. 정말 좋은 음악이되 단순히 힙합 안에서만 있는게 아닌 음악. 왜냐면 저희가 마니아였거든요. 그래서 힙합이 다른 장르나 다른 대중들한테도 좋은 음악 좋은 문화로 인식되길 원하지, 우리만 듣길 원하지는 않거든요. 예전에는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그랬어요. ‘여기는’ 우리만 있어야 되고 아니면 다 꺼져. 이랬었는데 사실상 이런 것도 올바른 것이었는지 스스로 되묻게 되더라고요. 점점 딥하게 가고 있어요... 대중에 대한 저의 생각이. 말씀드린 대로 다 받아들이면서 다 고려를 하고 폭 넓게 수용을 하는 자제로서 다음단계로 가길 바라고 있고,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중이에요. 힙플: 비슷한 말이지만 완전히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대중성’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메타: 대중성이라는게 묘한 이야기 인 것 같아요. 사실 마니아도 대중이에요 골수 마니아도 대중이잖아요. 그 중에는‘하드코어 중에서도 하드코어, 이거 아니면 안 돼.’ 하는 분들을 위한 시장도 있을 거예요. 시장이라는 표현이 거슬릴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생각할 때 저는 대중성이라는 것이야 말로 정말 어려운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도 다른 뮤지션들의 힙플 인터뷰들을 봐서 알고 있어요. 힙합의 대중화, 대중성. 근데 사실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꽤 대중화 되어있지 않나 싶어요. 알려진 측면으로 봤을 때는. 왜냐면 불과 몇 년 전 과 비교 해봐도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알려지고 수용 된다 라는 측면에서 대중화는 된 것 같아요. 그 대중의‘수’의 차이죠. 그리고 막말로 이야기하면, 힙합도 대중음악이잖아요. 대중을 위해서 음악을 하지, 어디 은둔해 누군가를 위해 음악하지는 않으니까요. 저희는 저희 음악이 좋은 분들이면 ‘감사합니다.’라고 그러지 ‘야 너 힙합퍼 아니잖아 꺼져’ 이렇게 하지 않거든요.(웃음)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저희는 원래 대중음악이었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아마 사이즈, 수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스터플랜 앞에 있는 10명 정도가 우리가 가진 대중이었다 라는 거였고, 마스터플랜에 200~300명오니까 대중성이 이정도로 커졌구나 라고 느꼈고, 다음으로 우리의 앨범이 나오고 TV에 나오니까, TV에 나갈 수 있을 만큼 대중성을 확보 한 것 같아 라는 식으로 바뀌어 온 것 같아요. 열 몇 명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훨씬 많아 졌으니까요. 그만큼 저희는 대중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사이즈만 봐도 나찰: 근데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대중성을 띈다라는 것은 어렵기도 해요. 우리가 그렇게 하겠다 안 하겠다 하면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잘할 수 있지는 못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대중들한테. 메타: 아 그런 건 싫어하겠죠. 아마 아이돌의 이미지나 아이돌의 활동 부분을 생각하며 힙합의 대중성을 생각할 때요. 근데 힙합에서도 아이돌이 있죠. 우리나라에서 10대의 감수성에 어울리는 힙합. 그런 걸로 힙합을 이야기 할 때, 그걸 대중성이라고 말한다면 처음부터 이야기 하고 하지 않으면 못하는 거잖아요. 만약에 여자 emcee나 여자 디제이나 프로듀서라고 쳤을 때는 10대 소년들이 팬이 되겠죠. 그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외모적인 거나 그 감수성을 건드릴 수 있는 어떤 것들이 받쳐주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들을 감안하고 음악을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애시 당초 그런 팬의 마음을 잡겠다고 힙합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다들 보면 힙합음악이라는 문화에 매력을 느껴서 시작을 하잖아요. 이런 면으로 생각하고 봤을 때, 대중성을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면, 나름대로 이해를 할 수 있어요. 저희는 애시 당초 대중성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느껴왔던 것은 어떤 사이즈의 문제로 느꼈었고, 오리지널을 보고 그 오리지널에서 느낀 것들을 가지고 출발하다 보니깐 대중성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이전에 느꼈던 게 조금은 단편적이고 편협한 시각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이해를 한 것 같아요. 그런 힙합 내에 있어서 대중성이라는 것을 목표를 잡고, 대중적으로 어떤 것들을 대중을 통해서 뭔가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을 전파하고자 하는 것들도 대중을 통해서 전파하는 것이니까요. 근데 막연하게 분명한 맥을 잡지 못한 대중성이라는 단어가 도는 거는 저도 별로 인 것 같아요. 팔로: 저도 나름 음악을 해오면서 느끼는 거는 언더그라운드 꼬리표를 달고 음악 하는 누군가가 말씀 하신 대로 이게 서브 컬처이다 보니깐 물질적인 피드백이 꾸준한 노력이 없으면 오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자기가 기존에 좋아했던 음악스타일을 바꾸거나 그런 식으로 타협을 해서 기존에 있는 가요적인 흥행에 맞는 그런 음악을 발표하거나 하는 그런 모습을 봤을 때 한편으로는 인간적으로는 이해하고, 존중되는 면이 있는데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책임감의 문제일수도 있구나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면에서 가리온 2집이 나오고 그 안에 메시지나 음악적 스타일이 변함없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흔히들 말하는 1세대부터 지켜주셔서 굉장히 감사한데요,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대중성’의 연장선상인데 방송에 노출되는 부분이 힘들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노출하실 생각인지 궁금해요. 그리고 초딩까지 아우르고 싶다고 하신 말씀은 저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타: 먼저 고마워.(웃음) 음. 팔로알토가 물었던 이 부분도 저도 생각을 했던 부분이고, 노출이 힘들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어요. 근데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이상향 같은 부분인데 타협이라는 부분도 되게 애매해요. ‘대중성’이라는 것 못지않게 굉장히 편하게 써요. 저도 대놓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저 친구는 저렇게 음악 안하다가 왜 저렇게 하지. 타협 했네.’라고 속으로 생각해요. 근데 속으로 뱉었다 해도 나중에 생각해 보면‘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지?’라는 물음이 던져져요.‘자기 스스로한테 타협했나?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돈을 받고?’(웃음) 그렇지도 않잖아요. 쉽게들 리뷰를 통해 혹은 웹상의 또 다른 매체에서 타협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도대체 뭐가 타협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인생에서 저와 나찰, 그리고 여기 있는 팔로알토는 매일 타협을 하는 것 같은데 뭔가에 타협을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좀 심하게 생각하자면 ‘내가 왜 살지?’ 까지 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쯤에서 끊고, 다시 돌이켜서 지금 음악하고 있는 이쪽 판에 대해서 생각해 보니깐 궁극적인 것은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랑 똑같은 답이 나오더라고요. 시스템이에요. 저희는 문화가 되길 바랐어요. 왜냐면 시작되었던 문화와 전파되었던 문화를 느꼈거든요. 직간접적으로 팔로알토 같은 경우는 본토에도 있어 봤지만 문화가 주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생각해요. 저는 직접적으로는 못 느껴봤지만 간접적으로 느꼈을 때 이거는 되게 중요한 이야기 인게 예를 들어 힙합이 아닌 다른 장르에서 뭔가가 하나 나와서 그것을 대표하게 될 때 그로 인해 나머지가 버림받을 수 있어요. 근데 다 같이 갔을 때는 달라요. 뭔가 대표되는 것들이 같이 달리다가 서있거나, 혹은 같이 손을 잡아 주던 뭔가 대등한 위치가 되었을 때 공생을 하게 되고 부피가 커지고 아까 이야기 했듯이 대중성에서 사이즈적인 측면도 아마 해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게 안 그렇다는 거죠. 문화적인 것들이 힘이 받침이 안 되니깐 언더그라운드에서 요즘 인터넷 표현대로 핫한 emcee가 나왔다고 쳐요. 누가 서포트 해줘요. 누가 거기에 대해 지지를 해주고, 누가 그것에 대해 떠들어 주나요. 오히려 저희가 마스터플랜 초반 아니면, 블랙스(BLEX) 활동. 이런 말 그대로 순순할 때 아무것도 모를 그런 시기 일 때 그냥 좋아서 새로운 스타일 하나, 새로운 가사나 랩 하나 나왔을 때 좋아하고, 모여서 ‘yeah!!’ 하던 때는 그게 사이즈가 다였지만 ‘우리가 사랑하고 지킬 수만 있으면, 5년 뒤 10년 뒤면 장난 아닐 거야.’ 했던게 너무 안타까워요. 그래서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알토가 물어봤던 노출의 부분에 대해서 가리온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모호한 문제인데 음악성을 지키냐, 타협을 통해서 대중성을 획득하고 그로인해 파생될 수 있는 여러 효과들이 뒤에 따라 오는 뮤지션들 그러니까 지금 씬에 들어오는 뮤지션들을 고려해서 어떤 식의 방향성을 잡을 거냐 하는 너무 중요한 이야기거든요. 팔로알토 이친구도 스스로가 하이라이트 레코드 하면서 고민을 많이 할 거예요. 시스템.. 문화가 없으니깐 우리가 고민을 해야 되잖아요. 예전에는 ‘좋은면 들어, 싫으면 꺼져’ 하던 걸 이제는 고뇌하게 되니깐 음악적인 시간을 갉아 먹게 되고.. 너무 안타까워요. 그렇다고 저희가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당신들 힙합 사랑한다며. 그럼 이제 아이돌 스타 끊고, 여자 아이돌 디깅하는 거 끊고 힙합만 들어’이렇게 말 하는 것도 말이 안 되죠. 서로가 상호 작용적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해요. 뮤지션들도 좋은 음악을 많이 하면서 분명한 맥을 짚어야 되죠. 어떠한 것에 대한 정확한 목표의식이 있다면, -사명감만 가지고 음악을 해라- 라는 말은 아니지만 정말 사랑을 하면 그렇잖아요. 아낌없이 최선을 다 해야 되는게 당연한 거기 때문에 서로가 상호 작용을 해야 된다고 봐요. 뮤지션도 그렇고 그런 데에서 소비되고 듣고 답을 주는 사람들,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도 조금 더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태도를 서로가 가지면서 같이 움직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는 힙합도 있도 락(rock)도 있고 뭐도 있고 뭐도 있는데 그냥 힙합 일뿐이야’대중은 그래도 되요. 근데 정말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문화가 가진 특성을 느끼고 더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문화로서 가자는 거예요. 그랬을 때는 아마 그런 고뇌를 안 해도 될 거예요. 알토가 저한테 물어 봤던 것처럼 어떠한 식의 방향을 잡을 건지 고뇌 할 필요 없이 그 문화권 안에서 강해진다면, 다른 문화권에도 당연히 좋은 영향을 주겠죠. 궁극적으로는 좋은 음악으로 전파를 할 거고요. 일단 여기까지가 제 이상정인 세상의 대답이었고 가리온의 2집을 통해서 저희는 그냥 막연하게 이야기 하자면 뭐든 다 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린 다면은 저희가 힙합 안에 대중을 포함한 정말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한테 저희가 접근할 수 있는 채널들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최근에 산이(SAN E) 같은 경우를 TV 및 여러 매체를 통해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들이 있더라고요. 찬성을 하고 지지를 하는 시각들도 있고 한 편에서 아쉬워하는 사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그런 방식은 아닌 것 같다라고 하는 사람.. 다양한 시각들이 있는 거죠. 그거는 자연스러운 거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어떤 형태로건 딱 분명한건 하나에요. 산이 만에 이야기가 아니라, 가리온 자체에 대한 말씀을 드리자면 매체를 접하는 분들이‘가리온이 왜 저런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왔지 ?’ 하는 반응이 나오게 할 이런 것들은 없을 거예요.(웃음) 저희 DNA 자체가, 저희 몸속에 흐르는 피 자체가 저희가 하고 있는 것 그대로지. 뭔가 거기에 대한 억지스러운 옷을 입지는 못할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어떤 것들을 ‘우리가 왜 이걸 해야 되지’ 라는 의문이 든다면 못할 것 같아요. 오늘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웃음)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다 같이 해결해야 되는 문제들이라고 생각을 해요. 뮤지션만이 해결할 수는 없는 거니까, 그런 측면에서 고뇌는 비즈니스를 빼고 고뇌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한 다음에 그 다음에 비즈니스의 대한 생각을 한다라면 정말 비즈니스를 잘해주면 좋겠어요. 어설프게 하니깐 잘될 것도 못되게 된 것 같거든요. 그간에 짧은 힙합 역사를 볼 때도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던 시점들.. 뭐 제가 가서 바꾼다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문화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힙합을 단순히 이렇게만 가지고 있을게 아니고 더 나아갈 수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좀 더 멋있게 해주셨으면 해요. 비즈니스도 저는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봐요. 나찰: 그래서 가끔 농담처럼 이야기 하는게 미친 비즈니스맨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돈도 정말 많은데, 힙합도 정말 좋아하는.(웃음) 메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어떻게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는 할 것이고 못하는 것들은 때려죽여도 못 한다 에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자는 모토고요. 그렇게 되게 도와주세요.(웃음) 힙플: 이제 앨범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마이노스(Minos)의 제보에 의하면 자켓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던데요. 메타: 아 마이노스한테 이야기 한 거.. 아무튼 이 자식.(웃음) 자켓은 VSTP 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제작했는데요. VSTP는 jay gear, hybition 브랜드를 갖고 있기도 하죠. 힙합플레이야에서도 판매되고 있고요. 아무튼 그 VSTP에 이태원 김모씨가 싱글 ‘그 날 이후’부터 저희 자켓 디자인 및 아트디렉터로 활동을 하시는데.. 자켓의 의미라면. 사실은 디지팩을 펼치면 6단으로 나오잖아요. 펼쳤을 때 웨이브 파형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좀 변하죠. 그렇다고 이걸 집에서 칼로 자르면 아까우니깐(웃음) 그러지는 마시고요. 이 파형에 대해서 이태원 김모씨가 이런 말을 해줬어요. 소리가 없는데서 소리가 나오는 무에서 유가 창조 되는 이런 의미들을 넣었다고 의미를 넣었다고. 정말 좋은 의미인데, 그냥 보면 페인트 흐른 거죠.(하하하, 모두 웃음) 어쨌든 고맙죠. 너무맘에 들게 나왔고요. 힙플: 팔로알토도 궁금해 하는 건데, 부클릿을 보면, 나찰 씨의 일명 ‘개새끼’ 티셔츠. 의도한 바가 있으신 건가요? 나찰: 의도한 바는 없는데... 팔로: 저는 의도한 바가 있다고 생각한게 형 표정이 되게 강하게 있으셔서. 나찰: 타이밍 상 맞긴 했는데 그러면 지금 의미를 만들죠, 그럼. (모두 웃음) 힙플: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서(웃음) 자켓에 가사가 담겨져 있지 않아서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나찰: 그 부분은 의도적인 것이었어요. 우리도 그것에 대해 생각을 했던게 ‘무투’때도 가사를 넣을까 말까 했었어요.‘요즘에 가사를 안 넣으면 친구들이 안 듣는다.’(웃음) 이런 이야기를 해본적도 있을 정도로 고민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사를 보고 감정을 느끼는 게 음악을 듣고 느끼는 게 아니라 글로서 보고 느낀다라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예를 들어 외국 음악을 들을 때 영어라서 안 들린다라는 게 아니라 emcee가 내 뱉는 단어의 감정상태 때문에 느껴지는 게 있잖아요. 외국 음악도 그런데, 우리나라 말을 그렇게 까지 가사를 봐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라도 여러 가지 스킬을 늘려야 된다. 발음이라든지, 발성이라든지, 감정표현이라든지. 그렇게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결론은 우리 곡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사가 없어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가사 집을 안 넣게 되었습니다. 메타: 한국힙합 역사라는 역사로서 이야기를 하면, 초반에 있었던 분들 들으시는 대중 분들도 다 아실 거예요. 미국 본토는 둘째 치더라고 맨 처음에 랩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기성세대나 기존에 그런 음악에 대해 못 들어 보신 분들이 하는 이야기 있잖아요. ‘무슨 소리하는 거야?’ (웃음) 지금도 나이 많으신 어르신 분들이나, 이쪽문화에 대해 전혀 접해보시지 못한 분들이 랩을 들으면 그것에 대해 호감보다는 ‘무슨 말하는 거지’ 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하잖아요. 하지만 가사의 양도 적고 느리게 발성되는 트로트나 다른 장르는 잘 들으시잖아요. 저도 그랬고 나찰도 그랬고 팔로알토도 똑같을 거예요. 그래서 랩이라는 요소에서 첫 번째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 게 들리게 랩을 하는 거였어요. 물론, 시적인 표현을 만들 수 있고 뭔가 묘사를 하기 위해서 뭔가 은유적인 비유적인 상징성을 넣어놔서 뒤에 의미가 숨겨지기도 하고 변형이 있을 수 있죠. 그래도 막상 들을 때는 들리게 말을 해줘야 그 자체를 들었을 때 본 의미가 아니더라도 그 단어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것들이 만드는 형상이 있을 것이고... 뮤지션 입장에서도 당연히 그 부분 입장도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쓰니까요. 저희가 무슨 저희 가사량이 많아서 프린트하면 돈 들고 그래서 넣지 않은 그런 게 아니에요. 앞서 이야기 했던 대로 좀 더 음악에 집중해주길 바랬던 거고 저희는 갈수록 더 기본적인 노력은 해야 된다고 봐요.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가 손 푸는 것처럼 래퍼들이 발성을 더 해서 발음 자체나 이런 것들의 노력.. 물론 발음을 많이 뭉갠다든가 해서 소리에 묻히고 리듬감에 있어서 조금 더 좋은 느낌을 주는 측면이 있기는 한데 그런 부분까지다 포함을 해서 음향적인 부분도 포함이 되겠지만 ‘전달 될 수 있게’ 기본적인 노력은 해야 된다고 봐요. 이런 측면에서 가리온 2집 앨범은 가사 집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고요. 나찰: 굳이 이야기를 하면요. 가리온2를 포함해서 어떤 음악이 되었든 간에 만약에 가사가 안 들린다 그러면 천 번이던 만 번이던 많이 들어보면 가사가 들립니다. (웃음) 메타: 요즘 힙합플레이야에 들어가 보니깐 앨범 듣고 독음해서 쓰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얼마나 들으셨겠어요.. 쓰시려고. 그런 거 보면 감사하고 좋은 것 같아요. 힙플: 가리온은 1집도 그랬고,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로 특별히 타이틀을 정하지 않고 나오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메타: 1집도 그렇고 2집도 그렇고 되게 콘셉트를 잡고 가고 있는 앨범인데 이거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일지도 몰라도 가리온 자체는 그냥 어떤 것들의 움직임이에요. 저희한테도 가리온은 아이돌이거든요. 엠씨 메타와 나찰이 가리온의 멤버지만.(웃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가 뭐냐면, 우리는 가리온이니깐 나찰이랑 나랑 싸워서 해체하면 가리온 없어진다는 이런게 아니라, 이미 가리온은 저희한테도 상징적인 존재에요. 이게 무슨 우상숭배하고 그런 것도 아니고, 마케팅 차원에서도 그러는게 아니라 저희는 그냥 가리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거는 되게 먼 이야기 이고 저의 개인적인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계속 갔으면 좋겠어요. 아주 먼 이야기지만, 저희가 없 더 라도요.(웃음) 옛날에 이런게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가리온 이였으면 좋겠어요. 힙플: 노리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 같은데요.(웃음) 메타: 저희가 직접 바통을 넘긴다면 더 좋겠죠. 저희가 끝이다란 이야기가 아니라, 저희가 그런 것들로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스스로가 나찰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가리온은 계속 있어야 된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어떤 앨범 자체에 팀 이름과 어떤 타이틀이 붙임으로써 형식 화 시키기가 싫었어요. 만약에 1집에 맑은 샘물 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쳐요. 그러면 이번 음반은 굉장히 상쾌한가봐 하는 선입견이나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저와 나찰은 담아내고 싶은 거랑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구태여 가리온에 대한 2집은 ‘뭐야’ 라는 것을 할 수 없었어요. 아까 말했듯이 가리온 자체는 가리온이 쭉 있고 1집이건 2집이건 먼 훗날에 제가 생각 하는 30집이 나왔다 쳐요. 그때에도 가리온 자체로 남고 싶어서 뭔가 서브타이틀 자체를 생각 안하는 거예요. 팔로: 앨범이 유기적인 구성이잖아요. 앨범에 전체적인 그림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요. 메타: 앨범에 전체적인 그림은 되게 오래전에 잡았었어요. 1집을 내고 무투를 낼 때쯤에 아니, 무투를 내기 전부터 생각 했던 건데 제가 ‘373 프로젝트’에서 제이유(JU)랑 같이 있을 때 그때는 다 크루(Da Crew)도 있었죠. 지금의 아티슨 비츠(Artisan Beats)가 사탄(saatan)으로 있었던. 아무튼 그때 가리온이랑 다 크루가 373 프로젝트라고 만들었었어요. 여기서 373은 작업실이 있는 주소에요. 머리가 나빠서 랩 하듯이 ‘373’ 하면서 외우다보니, 그게 괜찮아서 373 프로젝트로 작업을 했는데, 그 당시에 가리온과 다 크루는 영화도 많이 보고 술도 죽도록 마셨던 것 같아요. 말씀 드린 대로 영화를 많이 봤는데 그 중에는 ‘박하사탕’이 있었죠. 그 영화를 보고 되게 인상적으로 봤는데, 힌트를 얻었던게 이런 영화적 구성을 담아보자는 거였어요. 그걸 가리온 2집에서는 쓰고 싶었던 거죠. 앨범을 보여드리자면 1번부터 쭉 가는 순서는 그냥 순서고요, 이야기 적으로는 거꾸로 가는 거예요. 맨 끝에 ‘그리고 은하에 기도’로 시작해서 ‘다만 가리온’이 끝이에요. ‘그리고 은하에 기도’라는 곡과 ‘다만 가리온’ 이라는 곡이 인트로 아웃트로지만 거꾸로 인거죠. ‘그리고 은하에 기도’가 인트로고 ‘다만 가리온’이 아웃트로. 이 두 가지는 두 가지 이야기의 접점이에요. 실질적으로 우리 이야기를 하지만 이안에서 이야기 되는 것들도 포함 되서 이야기 하는 건데 이안에서 이야기 하는 이야기들은 사실상 단순해서 서로 관계없는 두 남자가 음악도 아니도 사랑도 아닌 무언가에 대한 애정이라는 거죠.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다가 어떠한 것에 대한 만남이 있어요. 그 만남이라는게 그 사람에게 의미를 주고 그 의미가 그 사람의 전부가 된게 그 사람의 존재 자체였잖아요. 근데 그게 그 사람이 있는 -편하게 이야기 하면- 세상, 그 사람이 있는 세상에서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고 내지는 너무 달랐던 것에 대해서 스스로가 오염 돼요. 오염 내지는 변화, 아니면 타협.(웃음) 결국에는 그걸 알게 되죠. ‘내가 이렇게 되고 어쩔 수 없구나.’ 그래서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할까요? 스스로를 없애요. 그런 식의 이야기에요. 그래서 시작이 ‘생명수’부터 가는 거죠. 그래서 만남에 대한 사랑에 대한 첫 만남, 이성에 대한거지만 다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다가 사실 원래 ‘그날 이후’와 ‘술 푼 사슴’은 연결이 되었던게 아닌데 나찰이 솔로로 ‘술 푼 사슴’ 작업을 하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그날 이후’와 연결이 되었어요. 그날 이후와 술 푼 사슴으로 그 만남이 변화가 있게 된 거죠. 헤어짐, 이별 그로인한 본인에 대한 자괴감 그런 걸로 가다가 본전치기로 들어가면서 스스로에게 굉장히 모질게 된다고 해야 되나 타협이건 아니면 어떻게 보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데, 스스로를 굉장히 망각하고 착각을 하는 거죠. 세상 돈이 끝이다. 근데 ‘수라의 노래’라는 단계를 거치면서 ‘복마전’에서 이제 그래 좋아 그러면 다 불살라 버리자 이렇게 살았는데 세상이랑 맞짱을 떠보자 이런 식이 되는 거죠. 그러면서 ‘약속의 장소’는 그 이후의 이야기에요. ‘산다는 게’ 맨 마지막 제 소절에서 나왔듯이 그 곡이 어떤 구성이냐면 예전 류승완 감독님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라는 영화의 이미지 적인 것을 품고 쓴 가사였거든요. 뭔가 뚜렷한 플롯이 있고 그런게 아니라 이미지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앞에서 이야기 했던 단계들에서 마지막에 그냥 이건 ‘복마전’인거죠. 우리 사는 세상 자체가 마귀들이 모여서 서로에 대한 음모만 꾸미는 것이라면, 좋아 그럼 나도 그중에 하나다. 그래서 ‘수라의 노래’를 불러주마. 그래서 뭐 특정한 타겟이 있는게 아니라 이안에서 캐릭터는 여기서 쯤에서 분명해 지거든요. 나찰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화이트칼라에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블루.칼라에요. 그렇다고 정치적인 것은 아닌데, 그냥 자연스럽게 잡혔어요. 복마전에서 나찰 캐릭터는 세상에 대한 수긍을 해왔던 친구고 저는 세상에 대해서 발버둥을 치는 존재인데 서로가 어떤 단계에서는 똑같은 결말을 맞게 되는 거예요. 이안에서는 안 만나요. 결국에는 서로가 끝을 보고 그냥 사라진 거죠. 죽음이건 이별이건 결말은 아무 상관없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꾸는 꿈이 ‘약속의 장소’에요. 그래서 첫 싱글로 무투를 내면서 약속의 장소를 넣었던 것은 그때 제 그림의 마지막 그림이 약속의 장소였거든요. 약속에 장소에서 아이처럼 다시 웃고 싶다 만나고 싶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마지막 엔딩이 되는게 ‘다만 가리온’이에요. 그래서 ‘다만 가리온’은 ‘다만 가리온일 뿐이야’ 아니면 ‘다만 가리온뿐이야’ 아니면 ‘다만 가리온’입니다. 뭐든 상관없는데 저희의 이러한 과정들의 최종적인 마음가짐과 태도, 씬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면서 사실 들어보시면 효과음을 넣은게 있어요. 처음에 같이 시작하는 것도 제가 더 콰이엇(The Quiett)한테 부탁 부탁해서 소스를 구했는데, 이게 이미지 적으로 2분정도 되는 시간에 우주선이 올라가는 소리에요. 로켓이 올라가서 대기권 밖으로 나가서 한번 보는 거예요. 그리고 다시 내려와요 그게 ‘산다는 게’랑도 연결될 수 있는게 뭐, 어떡하겠어요.. 세상은 돌고 있고 우리가 꿈을 꾸고 우리가 무엇에 대한 것을 품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다시 기운내고 가도 어차피 우리도 돌고 도는 거고. 그래서 딱 그런 거죠.. 수긍도 포기도 아니고 우리는 한 번 더 확인을 한 거예요. 확인을 한번 하면서 다음 확인 때까지의 힘을 얻는 거죠. 제가 너무 빡세게 이야기 했네요.. 다들 표정이 어두워 졌네요.(웃음) 편하게 이해해 주세요. 아무튼 이야기는 그런 거예요. 거꾸로 간다는 것. 그리고 타락된 채 순수를 찾아간다고 이해하셔도 되고, 거꾸로 순수에서 다음 순수로 넘어간다라고 생각하셔도 전혀 상관없어요. 나찰: 해석은 듣는 사람 나름대로 하면 되요. 메타: 제가 했던 이야기도 제가 이야기 했단 것뿐이지, 듣는 사람이‘나는 이런 느낌인데’ 하면 그게 맞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팔로: 전체적인 그림과 각곡의 설명을 해주셨는데, 제가 앨범을 듣고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저도 마이노스 형한테 앨범 나오기 훨씬 전에 형들이 말씀하신 몇 곡의 이야기들을 전해 듣긴 했어요. ‘우리 모두 약속의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치열한 시간을 거쳐 약속의 장소에 가니깐 아무도 없었다.’ 이런 이야기였거든요. 굉장히 씁쓸 한 이야기인데, 이게 의도한 바가 맞으신가요? 메타: 암튼 민호(마이노스의 본명, 최민호), 참 얘가 막 귀야.(하하하, 모두 웃음) 농담이고, 방금 말씀 드린 그대로에요. 마이노스가 그렇게 이해를 했던, 저희가 이해를 그렇게 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게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어떤 뚜렷한 스토리를 가지고 했던 건 아니에요. 저도 맨 처음에 이 이야기를 가지고 나찰한테 이야기 했을 때도 사실은 저희가 부제가 있었어요. ‘약속의 장소’나 ‘복마전’ 같은 경우는 괄호 치고 씬 넘버 몇. 이것처럼 썼거든요. 근데 크레딧에 넣거나 트랙리스트에 넣기에는 너무 길고 보기에도 안 좋았어요. 그리고 그걸 구태여 들어낸다는 자체가 우습더라고요. 그래서 다 삭제를 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나찰한테 이야기 할 때도 옛날 옛적에 얘가 이렇고 저렇고 이런 이야기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냥 장면과 제가 썼던 글이 있거든요.. 가사로 만들기 위한. 근데 그게 굉장히 불친절해요. 왜냐면 어떤 거는 난데없이 대화만 있다던가, 어떤 거는 시처럼 썼다던가. 이걸 주면서 나찰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자고 했지, 구체적으로 뭘 이야기하지는 않았어요. 나찰: 각자의 해석은 다를 수가 있는 거니깐 저는 부정적으로 본거죠. 그렇게 따진다면 그런 것 같아요. 영화 인셉션 보면 꿈이 편안한 사람들은 꿈속으로 가는 거고, 현실이 편안한 사람들은 현실로 돌아가는 걸로 해석하잖아요. 각자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단순한 결론 자체는. 메타: 팽이는 계속 도는 거죠. ... ... 아, 이 농담이 안 먹히네. (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팔로알토 씨도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힙합 씬에 빗대어 듣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그런 의미에서 ‘본전치기’에서 정말 쎈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 이야기가 돈만 쫓아가는 emcee들을 말하는 듯하면서도 그 뒤로는 ‘영순위’가 연결 되고요. 메타: 맞습니다. 다 유기적인 거예요. 유기적이고, 다 말씀해주셨던 부분들이 거꾸로 역순으로 볼 때 예를 들어 저희들끼리는 꿈보다 해몽이라고 말했던 부분인데, ‘영순위’랑 ‘본전치기’도 영순위가 본전치기로 이어질 때 이해되는 것과 본전치기에서 영순위 로 이어지는 쪽을 보면 약간 다른 해석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근데 다 유기적으로 생각을 한 거였고, ‘본전치기’ 자체만 놓고 보면 몇 년 전에 앨범 작업하기 훨씬 전이에요. 오래전쯤에 몇 가지 사건들을 나찰이랑 같이 보고 떠 올랐던게 그런 거 있잖아요. 예를 들어 부부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치정극이 생긴다던지, 암살내지는 청부살인... 뭐 이런 것들. 지금은 좀 덜하지만 한 2~3년 전 만해도 그런 뉴스들 많이 나왔잖아요. 워낙 사회자체가 힘들어 지고하니까요. 그때 그런 것들을 보면서 이런 것을 빗댄 것들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안에 이야기는 굉장히 단순하거든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곡 안에서 저는 나찰의 돈을 떼먹고 도망가면서 제 돈을 떼먹은 놈을 찾고 있는데 그러면서 이 사람이 의지할 사람은 마누라 밖에 없어요. 그게 생명수와 연결되는 그거밖에 없는데, 근데 알고 봤더니만 나찰이랑 연결이 되어 있어서 마지막에도 나오지만 마누라가 힘내라고 준 약재가 보험금을 받기위한 또 하나의 음모인... 유치할 수도 있는 이야기 인데, 그런 내용들을 사실은 담고 있죠. 이것을 말씀하셨던 것처럼 씬에 빗대어 씬이 이런 모양새가 아니냐 그리고 영순위로 이어지면서 그런 새끼들 꺼져 너네는 쓰레기야 멍청이야 욕하는 형태로 이해 하셔도 되고 반대로 이씬은 멍청이만 넘쳐나고 쓰레기야 판이 뭐야, 바보 멍충이. 했다가 본전치기로 넘어가면 서로가 물고 무는 관계인걸로 보셔도 되요. 나찰: 앨범 작업하고 나서 전체적으로 모니터 하면서 느낀게 사람 사는 거는 다 똑같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음악이야, 사람이야로 나눠졌었는데 나중에는 음악이 사람이고, 사람이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사람이 힙합이냐, 아니냐라는 물음에도 결국에는 힙합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들어간 이야기들이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고 그걸 힙합에 빗대도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들이에요. 메타: 오, 완전 큰스님 필인데.(하하하, 모두 웃음) P: '본전치기'를 들으면서 재미있으면서도 놀랐던게 욕설과 형들의 연기.(웃음) 인상 깊었는데요. 나찰: 연기 안 어색하던가요? (웃음) 팔로: 어색하지 않았어요.(웃음) 메타: 우리가 뮤지컬을 했었잖아요. 그래서 누군가는 래퍼스 파라다이스를 한 뮤지컬경력에 따른 어떠한 것들이 아니냐 하는데, 사실은 뮤지컬 하기 전에 만든 거예요. 그러고 보니 ‘본전치기’도 만든지 3년 됐나? 3년 전 쯤에 녹음 다 끝내고, 작업 다 끝낸 곡이었어요. 오히려 ‘비밀의 화원’에서 그런 느낌들을 썼는데, 뮤지컬 이런 걸 염두 해 두었다는 게 아니라 그때는 그런 거였어요. emcee 라면은 기본적으로 갈망했던 것들.. 예를 들어 가사 집을 보면서 ‘이게 뭔 소리야’ 이런 것을 깨뜨릴 수 있는 어떤 정확한 발음들이 나 올수 있는 랩을 만들자. 그건 기본이다라는 것과 또 하나 그런 것 중에 하나 있었던 게 어떤 감정표현 부분이 다양하고 자연스러웠으면 했어요.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래서 비밀의 화원에서는 제가 사투리도 쓰면서 욕도 하고 했던 게 그런 걸 저희 안에서도 있으니깐 표현하고 싶고 어찌 보면 그런 측면에서는 비밀의 화원이랑 본전치기가 연결이 되는 거죠. 내용적인 면이 아닌 저희가 의도하는 바로 서는요. 이제 약간 연기적인 측면에 다양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한번 표현해 보자 해서 표현 한 거죠. 힙플: 이야기 측면이 아니라, 앨범의 구성상으로도 앨범 전체가 일관성 혹은 유기적으로 진행 되는데, 유독 ‘산다는 게’는 튀는 감이 있거든요. 의도하신 바가 있는 건가요? 메타: 정확하게 보셨어요. 이곡이 유일하게 저희가 잡았던 콘셉트와 다르게 생긴 유일한 곡이에요. 처음의 트랙리스트는 ‘산다는 게’ 빼고 그대로였어요. 여담이지만, 킵루츠(KeepRoots)가 곡을 주면서 직접 말하길 ‘형님, 제가 말로는 설명을 못하겠고 이거 참 무서운 건데..’(웃음) 하면서 어떻게 보면 저희에게 자극을 준 거죠. 이거 쎈 놈 인데 형들이 얘를 조련할 수 있겠냐 했던 그 비트가 ‘영순위’ 비트였거든요. 저도 듣고 깜짝 놀랐어요. 밀리 잭슨(Millie Jackson)의 Child of God을 샘플링 했고, 한때 유행했던 샘플링 방식이긴 하지만, 되게 잘했어요. 같은 샘플로 썼던 곡도 2~3곡정도 더 있지만, 그 곡들 보다 이곡이 더 좋아서 선정하게 됐는데, 이 곡을 만들면서 킵루츠가 되게 고생을 했거든요. 그렇게 고생을 해서 영순위라는 곡을 끝낸 다음에 킵루츠랑 이 한곡으로 끝내기가 아쉬웠어요. 저희가 킵루츠랑은 시작할 때부터 같이 온 형제 같은 친구라 어떤 걸 고민하게 되었냐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타이틀곡을 우리도 한번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이게 아까 알토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가리온이 힙합 씬을 벗어난 대중 층에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에 고뇌라는 것을 물어 봤듯이 그런 측면에서 우리도 타이틀곡이라는 측면에 많은 고민을 한 거예요. 이전 같았으면 아무곡이나 선정해서 붙이면 타이틀이었죠.(웃음) 그런 ‘타이틀곡’이라는 단어자체가 괜히 거부감 들었었거든요. 저희 타이틀이 이거에요 하면은 다른 곡들은 묵살되는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슨 말인지 아시죠? 그런 거 자체를 생각을 안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도 그런 거를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따른 공부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 해서는 하게 된 거죠. 그렇다고 우리가 인기 작곡가를 찾아서 곡 좀 주세요~ 이렇게는 못하고요.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에 누가 제일 대중적인가를 생각해보니깐 아~ 연예인 이근수(킵루츠의 본명)씨.(하하하, 모두 웃음) 인기 작곡가라서 인세도 많이 나오는 이근수씨를 찾아 뵈서 머리를 조아리며(웃음) 비트를 좀 하사해 주세요 했죠.(웃음) 농담이고요, 그렇게 의뢰를 했더니 좋은 두 곡을 줬었어요. 그 때가 아마 은지원씨 'Adios' 나왔을 때였던 것 같은데, 킵 루츠가 그때 한참 라틴 분위기에 빠져 있어서 하나는 라틴느낌이 강했던 곡이고요, 하나는 ‘산다는 게’ 트랙이었어요. 사실 이 트랙이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었어요. 너무 우울하더라고요. 비트 리듬은 재미있는데 느낌이 너무 우울했었고, 보컬의 가이드도 더 노트(The Note)가 깔았는데 그 친구가 너무 슬픈 느낌으로 했어요. 가이드만 깔았는데도 너무 슬퍼서.. 이것 참 저희가 워낙 모르니까요. 타이틀이 가지는 의미조차 모르고 막연하게 해보자해서 가는 거였는데, 타이틀곡이 모든 대중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을 했었죠. 그 와중에 나찰이 ‘형 신나면 되잖아’(웃음) 물론 신나는 것도 있지만 그때는 그런 측면에서 너무 모르니깐 그래서 저희가 공부가 된 거예요 모르는 상태에서 산다는 게 자체가 신나지 않으니깐 타이틀 감이 못돼 라고 생각 했는데 참 무지 했던 거죠. 사실 그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김현식씨 노래는 다 타이틀 감이 못되게요? 그렇잖아요. 아무튼 그런 무지했던 상태를 좀 지나고 나서 다양한 분들한테 곡을 받고 하다가 나찰이 어느 날 “형 아무래도 그게 좋은 것 같아.”(웃음) 킵루츠도 거의 까먹고 있던 그 곡을 다시 꺼낸 거죠. 그렇게 작업을 다시해서 완성 된 곡이에요. 사실은 그래서 다른 앨범 곡에 비해서 유기적인 측면에서는 약간 동떨어진 면이 있어요. 동떨어져 있지만 굉장히 이안에서 하고 싶은 맥이 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면서 너에게 꿈이 뭐야 라는 이야기를 한 거죠. 사실은 2년 전에 작업이 다 끝나 거지만 ‘산다는 게’의 후렴 부분만 올해 초에 작업이 되었어요. 나찰: 여러 프로듀서들한테 곡을 받아보다가‘산다는 게’를 가지고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가 킵루츠가 ‘정확하게 가리온 보고 쓴 곡이에요.’ 해서 준 곡일 뿐더러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좋게 들리더라고요. 그리고 메타 형이 말씀하신 것처럼 2년 전에 작업을 다 해놓고 후렴을 최근에 다시 작업을 했는데, 그것도 네 번이 바뀌었어요. 네 번이 뭐를 뜻 하냐면, 이게 아까 이야기 했던 대중성을 쫓아가려고 했던 부분이 있었거든요. 메타: 솔직히 말해, 저희한테 안 맞는 옷을 계속 입으려고 했었어요. 나찰: 그래서 마지막에 지금에 나온 훅을 쓰게 된 건데, 거기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아직도 그 느낌을 잊지 못해요. 셋이 앉아서 그냥 뭐하지 멍 때리고 있다 ‘형 이거 어때요’ 하면서 킵루츠가 훅 멜로디 짜고 메타 형이 거기에 바로 가사 써서 바로 녹음을 했는데 너무 느낌이 좋았던 거죠. 타이틀이더라도 결국은 우리 스스로가 만족을 해야 되는구나 라는 것을 느꼈죠. 아무튼 고생 많이 한 곡이에요. 메타: 그리고 저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선미씨를 처음 만났는데, 새로운 레이블 덥사운즈(Dub Sounds)에 인강이라는 친구를 통해서 소개 받았거든요. 개인적으로 팀 적으로도 만족하게 작업을 했어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느낌도 잘 내셨고요. 이름 때문에 반응들을 보니깐 원더걸스 이런 이야기 나오더라고요.(웃음) 사실은 섭외 시도 했어요.(하하하, 모두 웃음) 농담이니까, 오해 마시고요. 힙플: 또 이곡에서 나찰 씨의 플로우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하다 라는 의견이 있어요. 모티브가 있었나요? 메타: 이제 플로우 디자인이라는 용어도 있군요. 완전 대박이다. (웃음) 나찰: 일단은 하나에요. 저는 이곡에서는 분명히 튀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분명히 곡을 이끌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 곡에 따라 가느냐, 곡을 리드해 가냐 인데 이곡 같은 경우는 곡 구성도 봐서 알겠지만 단순해요. 악기들이 단순하기 때문에 이곡에서 제가 뭔가 분명히 리듬적으로나 플로우 적인 면에서 이끌고 나가서 리드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전에 나왔던 메타 형 벌스가 너무 잘 나와서 그다음에 제가 쫓아 들어가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해서 여기서 내가 더 튀어봐야지 한 거죠.(웃음) 힙플: 너무 솔직하신데요.(웃음) 메타: 우리는 원래 이렇게 작업을 해요. 서로 배틀을 하는 거죠.(웃음) 힙플: 다시 ‘영순위’돌아가자면 메타씨의 벌스에 외래어가 많이 사용된 점이 이채로웠는데요. 메타: 저 원래 외래어 많이 써요. 그 곡에서는 어떤 재미있는 라이밍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알다시피 영순위의 비트가, 벌스가 되는 부분이 바뀌거든요. 8마디 되는 부분이 바뀌는데 그게 뒤에 타고 올라가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있기 때문에 비트를 살려야 되는 플로우와 그 앞에서 살려야 되는 어떠한 것들을 생각해 보니깐 앞에서는 뭔가 전혀 다르게 가고 싶었어요. 그 두 8마디를 한 플로우가 흐름을 타고 쭉 가는 느낌보다는 저는 일부 이부 이런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예 그래서 두 개를 따로 놓고 작업을 했는데. 나찰: 세 emcee가 다 그렇게 생각 했을 거예요. 메타: 그래서 그 앞부분의 8마디 부분에는 모르겠어요. ‘가리온이 게임(game)이란 단어를 썼어. 반칙!’ (웃음) 그러면 할 말은 없는데 (하하하, 모두 웃음) 글쎄요. 그런 측면에서 한국적인 힙합이다라고 이해를 한다면 그것은 정말 오해하신 거예요. 그러면 상투 틀고 앉아 있어야 돼요.(웃음) 곰방대로 담배피고 어험 하면서 인터뷰해야 되죠. 인터뷰도 아니죠, 우리만남.(하하하, 모두 웃음) 근데 그게 아니잖아요. 우리가 말한 한국 힙합이라는 게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대한민국 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우리말로서 공감하고 서로 주고받고 대화하듯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인거죠. 그래서 저희가 대놓고 영어를 쓰는 뮤지션들에 대해서 어디 인터뷰 같은데서 ‘그런 애들 안 돼, 틀렸어.’ 안 하는 게 당연히 의사소통이 되는 거니까요. 이따 이야기 할 수 있으면 하겠지만 다른 측면에 대한 이야기로서 실제로 나찰이 가사를 쓰는데 쓰는 가사보고 “야 뭐야 스트리트 이거 안 돼. 이 거 이 거 쓰면 우리 *되 우리는 가리온 이야!” (하하하, 모두 웃음) 그럴 리 없죠. 그게 한글 변태죠.(모두 웃음) 다시 말씀드리지만, 만약 그런 측면에서 ‘메타가 반칙했어요.’ 그러면 할 말은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좀 편하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거는 그런 입장을 가지신분과 타협하는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는 처음부터 그랬어요. 만약 그런 거 모든 것을 꼬투리 잡자고 하면 제 이름 'M E T A'도 그렇죠. 막말로 나찰한테도 지금 쓰고 있는 모자보고,“C?! 모자 이거 뭐야 시카고야? 당신 고향이 거기야”그러면 할 말 없잖아요. 그래서 타협이라는 게 아니라 저희는 수용되는 선 안에서의 한국 힙합이라는 것에 대한 저희가 가진 이해도가 있고 그거는 분명히 아까도 말했지만 저희가 있는 포지션은 emcee에요. 그리고 우리말로서 한국어로 할 수 있는 랩의 어떤 분명한 목표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구현을 하고자 하는 거지, 영어나 다른 것들이 가지고 있으면서 그 나름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들에 기대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예요. 저희는 순수하게 알토도 그렇지만 모든 힙합 모든 뮤지션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고 생각해요. 뮤지션이 아니고 아티스트도 똑같아요. 자기 오리지널리티는 누구나 꿈을 꾸잖아요. 그런 출발점을 저희는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우리 말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지극히 당연한 거고 그래서 이게 독특한 거고 이게 콘셉트 적으로 비춰지는 게 너무 웃겨요. 그게 저희 시작할 때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근데 그때는 지금보다 그런 이야기가 덜 했어요. 그런데 그걸 어디가면 “어 한국말로 하세요?”라고 물어요. 그럼 저희는 생각하죠. 여기가 미국이에요?(웃음) ‘한국말로 랩 하시네요.’ 류의 그런 이야기가 저희는 오그라들었어요.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잘 못되었나, 우리도 check it out! yeah! 그래야 되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니까요. 오히려 그래서 들으시는 분들한테도 말씀드리고 싶은 게 너무 딱딱한 그런 게 아니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고 메타가 아니면 나찰이 우리 가리온이 ‘사실은 우리를 기만했어.’ 라고 이해할 필요도 전혀 없고요. 저희가 해왔던 것들은 보시면 충분히 이해하실 거예요. 이게 너무 단편적인 것만 보시니깐 그런 부분이 생기는데 그래서 영순위에서는 지극히 어떤 그런 측면에 대한 것을 생각한 게 아니라 단순히 음악적인 부분만 생각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한 거예요. 힙플: 그럼 그 오리지널리티에 대해서 그 오리지널리티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미국에 그것에 근접해야 한다 라는 의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메타: 음악하기 전부터 화두였죠. 우리는 왜 음악을 시작 했었냐 하면, 저는 지극히 명쾌해요. 제가 처음 힙합을 들었을 때 팔로알토도 똑같고 대형씨도 똑같겠지만 이 문화 자체에 처음 음악으로 시작한사람, 그래피티로 시작한사람, 비보이로, 디제이로 시작한 사람, 다 있잖아요. 그들 모두가 너무 거기에 대한 충격적인 시각들, 내지는 거기에 빠져들으면서 신선한 것들과 새로운 것들.. 즉 아까 말한 오리지널리티를 접할 때 마다 무림 고수를 찾아다니는 것처럼, 마치 새로운 강자들 만나듯이 되는 그런 부분이 너무 재미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우리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요. 당연히 미국에서 시작이 되었던 거고, 저희가 시작 할 당시에는 미국이 전부라서 부러웠죠. 미국에서는 길거리에서도 랩하고 우리는 그러지도 않을 때에요. 지금의 술제이(Sool J)나 제이제이케이(JJK)등의 뮤지션들이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만들어 내지 못했을 때 그냥 우리들끼리 골방에서 놀고 프리스타일 하던 그런 시절에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 부럽고 좋았단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모습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했죠. 정말 단순하게 상상 하잖아요. 래퍼들도 많고 한국형 투팍, 한국형 우탱클랜(Wu Tang Clan)도 있고.(웃음) 그런 걸 꿈꾸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왜냐면 그 영웅들이 다 있을 때거든요. 힙합에서 영웅이란 표현이 좀 웃기지만 그런 클래식한 뮤지션들이 한국에서 있었으면 하는 꿈을 꿨었는데, 그 당시 한국가요계에는 없었죠. 그게 안타까웠어요. 없으니깐 없어서 너무 속이 상했죠. 왜 우리나라에는 없지 하면서.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한 거예요. 시작은 흉내였을 수도 있어요. 저는 우탱클랜 좋아하니깐 우탱클랜 걸 계속 듣고 따라 불러보기도 하다가... 그러다가 우리말로 해보자, 우리 것으로 써보자 그래서 우리 것을 쓰기 시작한 거예요. 그때는 라임이라는 것도 완벽하게 이해 못했어도 계속 써본 거예요. 대충 들리는 대로 흉내 내서 다들 그렇게 출발 했을 거예요. 그렇게 시작을 해서 들어오니깐 가능성이 생긴 거죠. 그래서 시작을 했어요. 단순하게 이야기 하면은 그렇게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저희가 느끼게 된 게 뭐였냐면 미국은 본토이고 어찌 되었건 미국이 만들고 출발한 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본가가 되어 버린 거죠. 완전 원조가 되어 버린 거죠. 비유를 하자면 원조 족발이 미국에 있으면,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거기서 사용하는 고기와 양념을 가져와서 굽신 되면서 래시피를 받아서, 저 님빠에요. 그러면서 받아와서는 ‘이 맛이야’해야 할 지 아니면 이쪽에서 재료를 만들기 소스가 충분하니까, 이 쪽 걸로 만들 건지 고민을 했다는 거죠. 그리고 근본적으로 영어도 못했고요. 그래서 그러면 우리 것으로 하자 해서 출발을 했어요. 했는데, 말씀하신 것.. 핵심으로 갈게요. 미국 힙합에 근접한다는 이야기가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한 측면은 오히려 한국적이여서 그렇다고 봐요. 무슨 이야기냐면, 근접함으로서 우리도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아요. ‘대한민국 힙합이 미국 못지않아’. 또 다른 측면은 이 자체만이에요. 한국 씬에서만 가질 수 있는, 아까 말했던 문화적인 측면. 문화적인 측면에 철옹성이 쌓이면 외국이 아무상관 없지 않을까요? 그 안에서 소비되고 재생산 되니까요. 그렇다고, 외국 힙합 차단! 뭐 이런 국수주의도 아니고요, 반대로 문화 사대주의 이런 것도 아니고 저는 다 오픈되어 있어요. 오픈되어있지만 우리게 분명히 있어야만 그 안에서 소비되는 것과 건강한 형태로 자리 잡을 것 같아요. 밖에서 들어와서 그 안에 있는 것들이 발전하고 커지고 서로가 수용하고 그럼으로써 거부감이 없는 상황을 생각을 했던 거죠. 그런 측면에서 저는 이 문화적인 측면에서 서있는 사람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대한민국 힙합 미국 못지않아’ 라는 측면에 있는 사람들이고요. 나찰: 형이 말씀하신 게 맞는 게 사실 어떻게 보면 초반의 음악을 시작해야 겠다는 방향은 다분히 취향이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엇 박 랩을 하겠다, 정박 랩을 하겠다라는 것도 취향이에요. 취향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출발이 다들 달랐는데, 그런 움직임을 보였던 몇몇 유명한 emcee들도 차츰 차츰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느껴져요. 새로운 작업 물들을 보면 어떻게든 한국말을 영어처럼 해야 돼가 아니라, 한국말로 그런 플로우를 만들어야 돼. 하는 그런 친구들이 최근 결과물들을 보면 느껴져요. 한국말로써의 리듬감 내지는 플로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그래서 저는 앞으로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단단해 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메타: 저는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게 아까 말했다 시피 이렇게 편 가르는 것도 웃기지만, 우리 안에서 문화적인 것들을 바탕으로 소비될 수 있는 것들 말 그대로 한국적 힙합 이라는 것.. 한국에서 힙합이라는 것을 안고 가는 것들과 미국에 근접하면서 미국 못지않은 한국힙합이라는 이 두 쪽으로 봤을 때 emcee라는 측면에서, 다른 거는 제 파트가 아니니깐 영어를 섞어서 하든 아니면 영어만으로 하든 전혀 상관없어요. 지금의 저는 전혀 상관없어요. 하지만 그럴 거라면 표현적인 측면이건 플로우던 많은 부분들이 오리지널리티에 빚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빚을 빚이라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로 카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예를 들어서 얘는 누구와 누구누구를 짜깁기용으로 했네. 이거는 그 자체가 그렇게 했으면 사실 부끄럽잖아요. 그 부분만큼은 자기께 아닌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자기 소절에서 몇 몇 부분에서 리스펙(respect)을 가지고 패러디처럼 가는 것은 상관없어요. 그거는 괜찮아요. 문제는 멋있어야 되는 건데... 그러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차라리 그럴 거면 오리지널리티에 대해서 외국 emcee들 영어차체에 빚을 지지 말고 걔들을 이기세요. 그러면 멋있는 거죠. 이긴다는 표현이 가서 제이지랑 배틀 떠.(웃음) 배틀 뜬 거 인증하면 님 인정.(웃음) 이게 아니라 그 안에서 오리지널리티를 만들라는 거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당연히 제가 다 모르니깐 하는 이야기라 지금도 그렇게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런 분들은 그런 스타일과 그런 부분에서 되게 고군분투 하시는 거니깐 인정하는 거죠. 그리고 이쪽도 똑같아요. 이쪽도 똑같이 어떤 래퍼의 색깔을 보고 시작을 하고, 그런 부분은 우리도 다 똑같은 거예요. 근데 어느 정도 시점에 와서 자기 것을 가져야 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겉으로는 알토랑 제가 만나서 ‘어 형 안녕하세요.’ ‘그래’ 하지만 속으로는 -음악적으로- ‘메타가 이렇게 했는데 난 다음에 더 멋있는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든지, 제가 알토가 멋있는 걸 하면 “어라, 이 놈. 오!! 그럼 다음에는 내가” (웃음) 이런 것들 있잖아요. 저는 이게 좋은 것 같아요. 뭐 이런 이야기들을 성격상 속으로 이야기 할 수 없어서 밖으로 이야기 할 수도 있는데, 상관없어요. 외형적인 사람은 대놓고 이번에 ‘너 멋있었는데 형이 다음에 더 멋있는 거 보여줄게’ 아니면, ‘형 이번엔 제가 졌어요. 다음에 기대하세요.’ 뭐 이런 식 있잖아요. 이게 정말 싸가지 없게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웃음) 힙플: 그게 되게 중요하죠.(웃음) 메타: 주머니에 손 넣고, 다음에 기대해요 이러면...(웃음) 어쨌든, 그런 측면에서 서로가 힙합에 왜 빠져 들었는데요. 힙합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와서 그 자체가 완전 굉장한 떡밥이잖아요. 계속 신선한 게 나오니까요. 저도 물론 그랬고, 지금 음악 들으시는 분들도 똑같을 거예요. 가리온으로 팔로알토로 혹은 다른 누구로부터 언더그라운드를 알아가면서 ‘별론데’ 할 수도 있지만,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 왔을 때는 점점 새로운 것들, 혹은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재미와 감동 같은 게 결국에는 핵심까지 끌고 오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더 많은 미끼를 만들기 위해서도(웃음) 오리지널리티를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하신다면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영어건 한글이건요. 단지 우리 문화권 내에서 조금만 더 한국 힙합이 -아까 말했다 시피- 크고 단단해 지면 관계없어요. 이 크기가 모든게 난리가 치고 누구는 쳐 내야 되고 누구는 썩은 가지 썩은 열매가 되고 하는 그런 단계면 뭐, 상관없어요. 일본어 랩을 하건 몽골 랩을 하건 베트남어로 랩을 하는 래퍼가 씬을 정복하건 상관없어요. 전혀 상관없는데 그만한 사이즈가 안 되고 나서 너무 넘쳐나니깐 -저희의 개인적인 욕망인지 모르겠지만- 음악으로만 이야기 한다면 우리말로 랩하고 그런 분들이 많아지고 그게 바탕이 되는 어떤 문화적인 형태들, 느낌들이 자리를, 터를 잡는 정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나찰을 떠나서 저 개인적으로 영어를 혼용하시는 분들한테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거죠. 쓰는 것도 좋은데 좀 더 우리 것을 좀 많이 넣고, 다른 부분을 좀 줄이면서 하면 어떻겠냐 하는 부분이요. 왜냐면 아까 말했듯이 과거에 10명이였다면 지금은 100명이 보면서 emcee의 꿈을 꾸는 사람이 있을 것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조금만 더 생각 했으면 해요. 우리말 자체가 자칫, 나중에 대한민국 힙합이라고 소개 될때 정말 농담 삼아 이야기 하는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힙합이 이건데, 유일한 한국어 래퍼 가리온!!!”(웃음). 이렇게 되면 저희는 진짜 그때는 고개 숙일 거예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저희그때 영어 학원 다닐 걸 실수 했어요.(하하하, 모두 웃음) 팔로: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왜냐면 전 가리온을 들으면서 음악을 해야겠다고 꿈을 키웠으니까요. 근데 이 측면에서 나중에 제가 부딪혔던 부분이 외국에서 자랐거나, 유학을 오랜 시간 다녀온 경우의 뮤지션들은 영어가 더 익숙하기 때문에 영어로 생각하고, 이걸 한국말로 뱉는데 저나 형들 같은 경우는 한국말로 생각을 하고 한국어로 뱉잖아요. 이거 때문에라도 언어에 문제 아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구라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메타: 맞아요. 모든 것들은 자연스러움이란 것을 기반으로 생기는 거잖아요. 미국에서 혹은 영어권에서 왔다 갔다 하고, 혹은 국내에서 자랐지만, 영어를 잘하거나 좋아해서 영어가 더 자연스러운 사람들, 또 혹은 알토 말대로 거기서 자라고 그랬다면, 그런 환경적인 것들에 대한 그것은 당연 한 거죠. 근데 제가 아까 이야기 했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런 자연스러운 부분들이 우리한테도 있다는 거죠. 우리는 미국에서 살지도 않았고, 우리는 미국 좋아하다가 ‘우리 거 하자’ 해서 출발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유일한 도구는 우리말 밖에 없었던 거니까요. 예를 들어서 미국에서 와서 거기서 힙합을 접하고 힙합에 대한 단련, 아니면 그런 내공을 키워 왔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있으면, 그런 케이스와 같은 사람들이 또 있을 거니까, 그런 스타일에 대한 롤 모델이 될 수 있겠죠. 우리는 우리대로영어를 못하는, 혹은 영어에 관심 없는 혹은 예전에 영어 성적이 낮은 학생들... 뭐든 간에 그런 사람들한테 롤 모델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모든 것들은 이유가 있고 합리적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문제는 아까 말했듯이 전제하고 있는 게 있다 라는 거죠. 힙합 퍼라는 측면에서, 혹은 한국에서 힙합 애호가이자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측면에서 우리 것이라는 게 국수적인 게 아니라 우리나라 것이 있으니깐 이것에 애정을 갖고 지지 내지는 힘을 같이 실어 줬으면 하는 게 굳이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보일 거라는 측면에 대한 거예요. - 가리온 인터뷰, 2부 바로 보기: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6290 인터뷰 | 김대형, 팔로알토 (Paloalto) 사진촬영 | SIN (DH STUIO) 관련링크 | 가리온 공식 홈페이지 (http://www.http://www.garion7177.com), 타일 뮤직 (http://www.tyle.co.kr) special thanks to. 넋업샨 (of SOUL DIVE), 진취, jerry,k (of Loquence), Minos & Paloalto
  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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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던말릭ㅣ진짜 언더그라운드 씬은 이제 시작  [13]
힙플: 닉네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던말릭(Don Malik, 이하:D): 지금은 아닌지만, 예전에 천주교 신자였다. 그 때 받은 세례명이 돈 모스코였는데, ‘DON'이 힙합에서 갖는 의미도 있고, 우두머리라는 의미도 있고 해서 ‘돈’을 따왔고, 말릭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ATCQ 멤버 파이프독(Phife Dawg)의 본명에서 따왔다. 힙플: 96년생이다. 상당히 어린 나이인데, 힙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외국에서 살다 왔나? D: 한국 토박이고, 비행기는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다. (웃음) 초등학생 때부터 큰 후드 티 입고 껄렁거리는 게 멋있어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에 동경을 갖고 있었고, 음악으로 반했던 건, 드렁큰타이거(Drunken Tiger)였다. ‘이런 음악도 있구나’ 하면서 당시 흥했던 네이버 지식인에 '힙합음악 뭐 들어야 하나요?'라고 검색하면서 찾아들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라킴(Rakim)을 듣게 됐다. 거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 것 같다. 그 뒤로는 일요일에 엄마랑 밥 먹을 때도 힙합 틀어놓고 그랬다. 가족들은 시끄럽다고 싫어했는데, 주입식으로 계속 틀었다. 힙플: 힙합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말해 준 것 같은데, 그럼 랩을 시작한 계기랄까? D: 계기라기보다는 이걸(랩) 해야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쭉 해왔던 것 같다. 예전에는 운동도 했었고, 해사고를 다녔었는데 그 당시에도 ‘이걸로 돈을 벌어서 힙합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특별히 계기라고 할만한 건 없다. 아주 예전부터 랩, 힙합을 하겠다고 생각해왔고, 자연스레 하게 된 것 같다. 힙플: jjk의 레슨생 326-2 kids 출신이다. 레슨생으로 성장했던 과정에 대한 이야기 부탁한다. D: 레슨이라는게 뭔가 좀 부정적이지 않나, 한국에서 그런 폼으로 알려진 게 많이 없고, 외국에서도 랩 레슨이라는 개념이 없다 보니, 이게 ‘힙합이냐 아니냐’의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건 애초에 힙합의 테두리 안에 넣어둘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모든 예술 분야에서 돈을 매개로 가르침이 전승되어오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힙합 안의 세부장르인 랩이라는 것에만 색안경을 갖고 보는 것 같다. 나 자체가 레슨을 받아서 성장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걸 수 있지만, 나는 랩에만 색안경을 끼는 건 조금 불공평 하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레슨이라는 건 어떤 아트 폼 안에서 필요한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기개발일 뿐이지, 힙합의 태도를 배우는 것과는 별개다. 나는 레슨을 통해 ‘힙합은 이래야 하고, 힙합은 저렇게 해야 돼’ 라는 걸 배우지 않았다. 다만, 랩이 어떻게 그루브를 형성하고, 라임은 어떻게 만들어가는 거에 대한 기술을 배웠을 뿐이다. 힙플: 물론, ADV가 레이블은 아니지만 JJK의 레슨생이면 ADV에 들어갈 법도 한데, 데이즈얼라이브(Daze Alive)에 들어갔다. D: ADV는 되게 특이한 집단이다. 레이블이 아닌 크루가 맞는데, 프로모션을 하는 방식이나, 행보들은 단지 자본이 투입이 안 됐을 뿐이지 레이블에 더 가깝다. 어쨌든, 나는 JJK의 레슨생이었고, ADV에 안 들어가느냐는 이야기 역시 많이 들었다. 근데, 그렇게 되면 너무 뻔하고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유 하나가 있었고, 또 다른 이유로는 내가 ADV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ADV의 팬, JJK형의 팬이 레슨생의 과정을 거쳐서 ADV가 되는 건 마치 레슨이 등용문인 것처럼 보일까 봐 그게 싫었다. 그리고, 때마침 제리케이(Jerry K)형이 러브콜을 보내주셨고, 데이즈얼라이브에 들어간 계기가 되었다. 힙플: 해시태그(#) 믹스테이프를 발표했을 당시에, JJK, 제리케이, 팔로알토, 마이노스 등 현역 랩퍼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나도 되게 좋게 들었고(웃음). 그 당시 느낌, 소회가 있었다면? D: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아직도 기억한다. 5월 22일. 그날 앨범이 드랍 된 건 아니고, 공연장에서 CD를 돌리면서 프로모션을 했는데, 그날 밤에 JJK 형이 카톡을 주셨다. SNS에 내 믹스테이프에 대한 호평들을 캡처된 사진들로 보내주시더라,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전까지 랩을 하는 것에 대한 주위의 시선들이나, 어머니의 걱정이 마음 쓰였고, 주위에서 인정을 못 받으니까 속상했었는데, 그 카톡을 받는 순간에는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많이 좋아하고 즐겨 듣던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는 느낌은 정말 기분 좋더라. 힙플: 미안하지만, 기분을 초칠 것 같다. (웃음),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느꼈지만. D: 이센스(E Sens)! 힙플: 문장의 느낌이나 여러 면에서 이센스의 화법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D: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공연장에 찾아가 해시태그 시디도 드렸다. 아무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지만, 이제 나에게는 애증의 관계다. (웃음) 힙플: 이제 떨쳐내야 되는.. D: 맞다. 떨쳐내야 된다. (웃음) 예전에 올티가 믹스테이프를 냈을 때, 허클베리피 얘기를 많이 들었듯이, 나도 이건 통과의례라고 생각을 한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니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지 않나, 그리고, 이번 앨범으로 약간은 탈피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나는 이런 피드백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에 내가 이미 많은 커리어가 쌓여있는 사람이고, 거기에서 특정 뮤지션의 느낌이 확 난다 싶으면 진짜 망한 거겠지만, 아직 나는 스스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힙플: 이센스한테 시디 주고, 피드백은 받았나? D: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런 기대는 애초에 없었고, 그냥 내 스스로의 만족이었다. ‘당신 음악 듣고, 자란 사람인데 내가 이런 음악 만들었다’ 라는 것을 전달해 준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시디 드리기 전날 이센스 인터뷰가 올라왔는데, 요즘 신인 랩퍼들은 다 별로고, 기본도 안돼있는 애들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시디 드리면서 ‘저 기본 이상은 확실히 하는 사람이니까 한번 들어주세요.’ 라고 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했다. (웃음) 힙플: 믹스테이프 6번트랙의 모스뎁(Mos Def)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이게 산이나 방탄소년단 행보의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을 했고, '랩은 낭비되면 안 되는 sns'라는 구절까지 연관지어 코멘트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D: 모스뎁은 나한테는 힙합 그 자체인 사람으로 다가왔고, 방탄소년단은 나에게 힙합이 전혀 아닌 것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수식어로 앞에 계속 힙합을 붙이니 내가 모스뎁이 된 듯이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랩은 낭비되면 안 되는 SNS’라는 구절은 사실 사람의 말이 그렇지 않나. 말 하나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그 말이 랩이라는 매개체고, 특히나 힙합 안에서의 랩이라면 그 영향력이 훨씬 강하다고 생각 하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책임감도 없이 대충 써서 내 뱉는 것 자체가 낭비라고 생각하고, 금기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이 뱉는 말에 책임을 갖는 힙합, 랩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라인이다. 힙플: 그런 책임감이면 가사를 쓸 때도 퇴고가 엄청날 것 같다. D: 많은 편이다. 앨범 혹은 곡의 바이브가 확실할 때는 정말로 계속해서 (가사를) 수정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랩 안에서 가사를 쓰는 것에 있어서도 그대로 나온 문장이 아닌 한 번 더 비틀어낸 문장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예를 들면 구어체로 이야기하는 랩이 더 직설적이고 이미지를 받아들이기 확실할 수는 있지만, 쓰는 사람입장에서는 그것만큼 쉬운 것도 사실 없거든. 그런데 뭐, 그렇게 쓰는 사람이 요새는 많은 것 같더라. 단지, 나한테 랩이라는 건 ‘Rhythm And Poetry’이기 때문에 포엣트리라는 측면을 좀 더 강조하고 싶다. 힙플: 이제 앨범이야기를 해보자. 이번 앨범은 마일드비츠(Mild Beats)가 던말릭의 믹스테잎을 듣고 작업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D: 그때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 그 당시는 새벽까지 믹스테이프를 준비하고, 학교에서는 자고, 알바하고 다시 새벽까지 작업하던 생활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대학은 어찌됐든 못 가는 게 기정사실화 되어있었기 때문에 믹스테이프를 내고,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그 후에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빠른 년생이다 보니, 계획된 시기에 신검을 못 받았고, 그 바람에 믹스테이프이든 뭐든, 다음 작업에 대한 생각만 하던 시기가 생겼다. 그러던 중 마일드비츠 형의 제의를 받게 된 거다. 힙플: 던말릭에겐 이번 콜라보가 커리어 시작단계에서 꽤 큰 의미였을 것 같다. 제의가 들어왔을 때 어땠나? D: 당연히 의미가 깊고, 기분이 좋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하는 음악은 내 이전 세대의 음악이지 않나. 그런 점에서 내 이전 세대의 아티스트가 나를 인정해주고 나와 같이 하고 싶어한다는 게 굉장히 기뻤다. 그래서 뭔가 더 열심히 하고 싶었고, 작업 자체도 재미있고 뿌듯했다. 힙플: 올드스쿨을 공통 분모로 시작되었다지만 아무래도 나이차이가 꽤 크다. 소통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D: 마일드비츠 형은 꼰끼라고 하나, 그런 게 전혀 없는 사람이다. 이야기할 때도 그저 재미있었다. 힙플: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을 쭉 한 건가? D: 스튜디오에서 비트를 100개 정도 받았다. 이번 앨범은 그 100개의 비트에서 5개를 뽑은 건데, 가사가 좀 됐다 싶었을 때부터 스튜디오에서 함께 녹음을 시작했다. 힙플: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D: 1년이 채 안됐다. 원래는 작년 연말에 내는 것을 목표로 한 앨범인데, 이런저런 일들로 좀 미뤄졌다. 실제 작업 시간은 6개월 정도인 것 같다. 시작은 작년 7월 경부터 했다. 힙플:‘탯줄’이라는 제목에 담은 뜻이랄까. D: 탯줄은 어떤 아기가 태어날 때 엄마한테 양분을 받는 것이지 않나, 배꼽으로 그 양분을 받는 다는 것이 나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힙합이 런디엠씨(Run DMC) 시대의 사람들 혹은 그 이전의 뮤지션들에서부터, 다스이펙스(DASEFX), 라킴, ATCQ, 나스(Nas)를 거쳐 결국에는 한국까지 왔지 않나. 또, 그 음악을 내가 접하는 과정 안에는 엄청난 역사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줄기가 긴 탯줄이고, 양분이라는 이야기다. 힙플: 가사를 쓰면서 특별히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 D: 음.. 이미지인 것 같다. ‘내가 어떤 걸 전달하고 싶은가’에 대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예술분야가 그렇듯이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장르로 투과 시켜서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힙합이 코어가 되어서 퍼지기도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림으로 퍼지게 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가사로 퍼지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코어로 전달해야 할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고, 그거를 가장 잘 설명해줘야 하는 단어를 찾는 것이 나한테는 중요하다. 힙플: 탯줄로부터 마지막 트랙 첫 울음으로 ‘씬에 이제 막 다시 태어났다’의 느낌인데, 트랙배치의 의도는? D: 굉장히 뚜렷하다. 사실 스토리가 있는 앨범이 아니고, 곡들의 바이브가 일관적이고, 뿌리가 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그걸 정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구조가 어색하지만 않게 배치했다. 힙플: ‘무게 잡는 아저씨들의 가벼운 단어’, ‘빈종이에 펜을 쉽게 쑤시는 놈’, ‘숭고한 작업의식을 숨겨왔던 건 절대 아니지’ 라는 그런 표현들이 올드스쿨 바이브 혹은 리리시즘에 대한 자부심을 풀어낸 거 같은데, 턴업이나 트랩 등 가벼운 가사에 대한 거부감으로도 들리기도 했다. D: 나는 사실 트랩 좋아한다. 트랩에다 프리스타일 하는 것도 되게 재미있어하고. 근데 뭐랄까, 음악 행위 자체에 그 가벼움이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같은 걸 해도 멋있는 가벼움이 있고, 그냥 촌스러운 것들이 있는데, 그 지점이 굉장히 아이러니하고 애매한 부분이지만, 내가 느낀 건 ‘그렇게 좀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거다. 턴업뮤직이라고 다 같은 턴업뮤직이 아니다. 힙플: 굳이 특정 타켓은 없는 거군 D: 물론,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누군가가 많지만, 그런 부분을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다. 듣는 사람들도 다 알 테니까. 힙 : 붐뱁을 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힙합에선 자연스러운 건데도 요즘에는 힙스터들의 슬로건처럼 된 것 같기도 하다. D: 얼마 전에 느낀 건데, 어떤 유행이나 핫하고 힙하고 그런 건 한 개도 쓸모 없는 거라는 걸 느꼈다. (웃음) 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 할 뿐이고, 올드스쿨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일 뿐이지, ‘내가 유행을 만들고 빽투더올드스쿨로 트렌드 세팅할거야’ 라는 의도는 하나도 없다. 그냥 내 내 취향인 거지. 힙스터들은 항상 옮겨 다니지 않나. ‘메인스트림을 싫어하는 건 너무 메인스트림이다’ 라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웃음) 힙플: (웃음) ‘Street’에서는 거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얼마 전, 서출구와 올티의 인터뷰에서도 거리문화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던말릭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D: 내 생각도 비슷하다. 나오는 사람들이 문화의 일원으로써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거 같다. 랩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항상 자기가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갖고 그거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리에서도 똑 같다. 프리스타일한다고 해서 ‘아 나 그냥 놀러 나왔어. 프리하게 할 거야’ 이렇게 하는 것도 뭐 좋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멋없게 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거고 자기 얼굴에 방귀 끼는 거다. 싸이퍼라는 것 자체도 힙합 문화고 거기서 랩을 하는 사람들도 그 문화의 일원이니까 좀 더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거다. 힙플: 요즘도 싸이퍼를 주최하나? D: 옛날에는 많이 주최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되게 힘들더라. 싸이퍼 공지 띄우고 앰프들고 나가면 나 혼자 하고.. 힙플: 혼자? D: 몇몇 사람들과 가끔 했는데, 혼자 한 날이 엄청 많았다. 그때 생각하면 조금 힘이 빠지고 슬펐던 것 같은데... 뭐 그랬다.(웃음) 힙플: ‘영원히 남을 가사들과 멋 난 아직 따라하는 방법을 뒷모습에서 배울 뿐’ 이라는 ‘About Muse’ 가사 던말릭의 뮤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D: 수 많은 앨범들과 ATCQ다. 그 사람들이 하는 게 되게 옛날 거라서 촌스럽게 보일 수는 있어도 나에게는 굉장한 멋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것들을 여전히 계속 워너비하고 있다. 근데 결국에는 내가 그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ATCQ의 뒤를 따라가지만, 문인섭의 삶은 다른 곳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한국힙합에서도 그런 뮤즈가 있나? D: 다들 알다시피 앞서 말한 이센스, 그리고 JJK형이다. 레슨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영향 받은 사람이니까. 빈지노 역시 많이 좋아한다. 힙플: ‘90`s Freestyle’에서는 미디어를 보이콧 했다. 올티 콘서트에선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앨범을 냈다.’(웃음) 라고 멘트를 하던데. D: 미디어를 보이콧 하는 건, 무턱대고 그러는 게 아니라 쇼미더머니 시즌1 에 나가본 경험에 의한 보이콧이다. 그 당시에 방송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봤고, 방송에서 보이는 게 진짜가 아니라 연출 되어 있고, 설계가 돼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게 너무 싫었던 거다. 그 때가 고1때인가 그랬는데, 너무 실망을 한 거지. 내가 뭘 하던 간에 여기서(방송에서)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또 이야기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책임감과 자부심이고 그리고 진실성이 다. 무언가를 말할 때 진실성이 있어야 힘이 실린다고 생각하는데, 미디어에서는 전혀 그런 거를 느낄 수가 없었으니까 뭔가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런 반감이 큰 것 같다. 물론, 좋은 취지라면 나갈 생각은 있다. 신인 랩퍼, 혹은 요새 핫한 언더그라운드 랩퍼를 소개한다는 컨셉이라면 흔쾌히 나가겠지. 근데 내 생각에 쇼미더머니 나간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 안에선 절대 힙합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힙플: 제의가 들어온 적이 있나 D: 스톤쉽을 통해서 섭외가 왔었는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을 한 건 사실이다. 내 주위에는 올티가 있지 않나. 올티는 쇼미더머니를 하고 스포트라이트 많이 받고 돈도 많이 벌게 됐다. 그 친구한테는 되게 좋고 잘 한 거라고 본다. 걔가 거기서 뽑아먹을 수 있는 건 전부 뽑아먹었고, 엠넷에서도 걔를 뽑아 먹어서 캐릭터 판매에 성공했으니까. 근데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고민을 살짝 하긴 했는데 결국에 아닌 건, 아닌 거다. 힙플: 그럼 미디어의 힘없이, 언더그라운드에서 어떤 비전을 보나? D: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만들어야 하는 거다. 그리고 진짜 언더그라운드는 이제 시작이 된 것 같다. 왜냐면 쇼미더머니라는 어떤 후진 매체가 생겨나면서 많은 기성 랩퍼들과 많은 신인 랩퍼들이 그곳에 자본을 챙기러 가는데, 사실 그 전까지는 굉장히 한 곳에 뭉쳐있지 않았나, 그때는 오히려 언더그라운드고 뭐고 할 것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부터는 진짜 언더그라운드가 시작이 된 것 같다. 뭐랄까, 단순하게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에 비해서 자본이 비교적 덜 투입되는 곳이고 비교적 조명을 덜 받는 곳이니까. 어쨌든, 언더그라운드에서 비전을 찾기보다는 내가 언더그라운드에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힙플: 제리케이가 ‘탯줄’ 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이전과 다른 위치에 서게 될 거라고 말을 했다. 발매 한 지 일주일 정도 된 것 같은데, 위치 변동은 실감하나? (웃음) D: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 오히려 계속해서 앨범을 내면서 좀 더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보여줄 것이고, 당연히 이것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거다. 힙플: 이번 앨범 만족도는 어떤가? D: 녹음을 다 해 놓고는 되게 좋았는데 믹스, 마스터링 과정에서 확 깨졌다. 내가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앨범에서는 그런 아쉬운 부분들을 더 채울 거다. 사실 항상 아쉽다. 몇 개 안 되지만, 앨범/싱글 낼 때마다 아쉬운 감정은 항상 들기 마련이니 그거를 빼고 나면 되게 좋았던 앨범이었다. 의미도 깊고. 힙플: 마일드비츠의 만족도는? D: 되게 좋아하셨다. 만족하시는 것 같다. 힙플: 여러모로 언더그라운드가 사랑하는 행보형 아티스트로 길을 굳힌 것 같다. 앞으로의 장기계획이 궁금하다. D: 장기 계획은 일단 어떤 프로듀서분과 한번 더 작업을 할 것 같다. ONE MC, ONE PRODUCER 프로젝트로. 그리고, [From the Love]라는 솔로앨범 하나를 구상하고 있는데, 이건 진짜 죽일 거라고 난 믿고 있다. 뭔가 통속적인 사랑이라는 건, 낯간지러운 거일 수 있는데, 내가 조던을 좋아하고 이런 옷스타일을 좋아하는 것도 사랑이라는 단어에 포함이 되고, 랩을 하는 것도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거라고 생각하면 세상의 긍정을 가진 모든 것들은 결국 사랑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거다. 넓은 의미의 사랑을 담은 앨범을 만들 생각이다. 힙 : 인터뷰 응해줘서 고맙다! 기사작성 | 차예준, 고지현 (HIPHOPPLAYA.COM) [MIXTAPE] Don Malik - Hashtag[#] http://hiphopplaya.com/magazine/14328 던말릭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itstrumalik
  2015.04.16
조회: 23,485
추천: 16
  첫 번재 정규 앨범 '성장통' 스윙스(Swings) 인터뷰  [99]
힙플: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Swings (스윙스, 이하: S) : 업타운(UPTOWN, 이하 UPT) 탈퇴 후에 믹스테잎을 내고 1집을 드디어 냈죠. 여기 저기 피처링 제의가 들어와서 많이 놀랐어요. 그래서 그거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에요 힙플: 음악 외적으로는? S: 음악 외적으로는 여자 친구 자주 만나고(웃음) 레슨 하고 있어요.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 당구에 미쳤어요, 사구. 힙플: 학생들 가르쳐 보니깐 어때요? S: 제가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수학을 정말 싫어했는데 싫어하는 거와 별개로 선생님이 자주 했던 말이 있어요 ‘어떤 것을 배웠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배운 것을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매우 좋은 방법이다’ 라고 하셨거든요. 랩이라는 것도 나름 분석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걸 늘 실천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해보고 나니 정말 제가 아는 게 뭔지, 모르는 게 뭔지를 느끼게 되었고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더 배우게 되더라고요. 힙플: 배우는 친구들의 열정도 대단할 것 같은데요? S: 배우는 애들 모두 열정 있고 되게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저도 즐거워요. 실력들도 뭐, 초보부터 시작해서 중간쯤 가는 아이들도 있는데 아직 어리니깐 뭐 두고 봐야죠. 힙플: 그럼, 앞서서 말씀하셨다시피 UPT에서 탈퇴하셨잖아요.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S: 그냥 제가 가는 길이 아니었던 것 같았어요. 제가 대중가수로서 특별히 메리트(merit)가 있다고 처음부터 생각도 한 적이 없지만, UPT가 예전부터 이름이 있고 또 나름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통적인 힙합을 하고 있어서 도전은 해 봤는데 잘 안 됐죠. 그리고 전 제가 즐거워서 음악을 하는 것도 있고, 그 외에 음악을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변화를 주고 싶기 때문이에요. 공을 세우고 싶기 때문이죠. 비록 제가 방송을 타는 일도 이제 없어지고 대중들에게 메스 어필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혼자서 하는 게 오히려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 나온 것도 있습니다. 힙플: 음. 그래도 UPT 활동을 하시면서 느끼신 점은 있을 것 같은데요. S: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방송 탈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웃음) 힙플: (웃음) 모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 S: 예 이겨내는 사람. 시스템이 이미 만들어 졌다고 생각해요. 정말 중독적인 음악만을 해야 하고 뭐 외모도 중요하고 알잖아요... 이런 여러 가지 가져야할 조건들이 저한테는 없다고 생각해요. UPT를 떠나서 새벽에 일어나서 화장하고, 없는 머리에 왁스 바르고 방송 타는 것도, 12시간씩 대기하면서 방송 3분 나오는 것도.... 저한테는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아직은. 진짜 아직은 저는 연예인 할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서 혼자서 독립 레이블을 만든 거구요. 힙플: 말씀하신 이 독립 레이블은 어떻게 꾸려 가실 생각이신가요?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S: 그냥 저랑 비슷한 사람들, 음악을 좋아하고 장난 끼 다분하고, 틀 밖으로 생각 할 줄 아는 사람들이랑 같이 하고 싶어요. 얼마 전부터. 미국에 릴 웨인(Lil' Wayne)이 중심이 된 Young Money 라는 크루에선 정말 재능이 타고난 래퍼들이 여러 명 있죠. 그 중에서 Drake, Nicki Minaj 등이 있는데. 릴 웨인이 부러웠던 것은, 자신의 음악적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은 동생들과 같이 한다는 것이지요. 그 크루에 속해 있는 분들은 다 그의 자식들 같아요. 말하자면, 그의 DNA가 그들의 음악 속에서 묻어 나와요. 또, 음악이 제게 즐거움이랑 행복을 주는 수단임과 동시에 이제 한국 힙합씬을 제가 생각하는 관점으로 사람들이 보길 원하고 그런 아티스트들과 같이하면서 또 도와주고 싶어요. 그걸 좀 더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레이블을 만들었어요. 물론 아직 토대도 세우지 못했지만. 힙플: 앞으로 회사 형태로 만들어 나가실 생각이시네요. S: 네 그렇죠, 곧 오디션도 공식적으로 열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힙플: 레이블 설립 전에 비교적 마지막으로 아이케이(IK, Illest Konfusion) 크루에도 합류를 했는데 어떤 계기로 함께 하게 되셨나요? S: 아이케이 형들, 동생들을 비롯해서 이센스(E-Sens of Supreme Team)랑도 오랫동안, 음악적으로 서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잖아요. 무엇보다 그냥 연주자로서의 본질을 잘 갖춘 래퍼들의 모임인 것 같아요, 대한민국 최고의 래퍼들 중 큰 일부가 속해 있잖아요, 다 간지나는 사람들이고. 제 여자 친구가 그러는데 저 빼고 다 잘 생겼대요. (웃음) 힙플: 아이케이랑 오버클래스 두 크루에 속해 있는데 각각 어떤 것 같나요?(웃음) S: 성향은 딱 오버클래스 사람들은 그냥 완전 똑똑한 사람들 밖에 안 모여 있어요. 예를 들어 전 비솝(b-soap) 형이랑 얘기를 하면 그 어떤 주제든 몇 시간이고 계속 얘기 할 수가 있어요. 물론 질문/답 형식이죠, 전 계속 질문을 하고 비솝 형은 계속 답을 줍니다.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영국(youngcook) 형도 그런 외계인 같은 사람이고, 진태(Verbal Jint) 형 같은 경우는 저랑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약간 꺼려하는 것 같아요. (웃음) 무슨 말이냐면, 전 그 형이 이것저것에 대해서 살짝 씩 얘기를 꺼낼 때 제가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 형 역시 그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웃음) 그리고 오버클래스의 또 다른 성향이 있다면 다 독고다이 간지가 나요,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뭐 두루두루 만나고 이런 간지가 안 나요. 아이케이의 경우는 그런 면에서는 정 반대에요. 완벽한 예로, 제가 며칠 전에 힙플 쇼를 했는데 방문한 사람들 중 OVC는 공연 게스트인 진태형, 산이(San-E)형 빼고는 아무도 안 왔고 IK는 전부 다 왔다는 거죠. 그래서 ‘아 재밌네요’ 라고 말했더니 Rocky L형이 부산 사투리로 그러더라고, ‘이것이 바로 아이케이다.’ (웃음) 아이케이 멤버들은 거의 저하고 빈지노(Beenzino) 빼고 다 경상도 사람들인데, 확실히 서울 사람에게서는 찾기 힘든 정이 끈끈해요. 서로 다 챙겨주려고 하고 또 안 챙기면 반대로 서운해 하는... (웃음) 말하자면 전 오버클래스 형, 동생들이 처음부터 제 공연에 올 거라고 생각도 안 했고 기대도 안 했고 솔직히 0.0001%도 서운하지 않아요. 참 재밌는 것 같아요.(웃음) 힙: 아이케이가 좋아요? 오버클래스가 좋아요? S: 전 소울 컴퍼니(Soul Company)가 좋습니다. (하하, 모두 웃음) 힙플: 음. 그럼 앞서서 말씀해 주신 이야기 중에, ‘관점’이라는 표현을 해주셨는데, 스윙스가 생각하는 관점은 어떤 건가요? S: 일단 완성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면 첫 번째로 우리 힙합은 아직도 라임(rhyme)을 가지고 싸워요. 써야 하는지 안 써도 되는지에 대해서만 벌써 10년 넘게 싸우잖아요. 전 영문 학생인데 특별히 공부는 성실하게 한 적도 한 번도 없었고 성적도 구리지만 그냥 아는 것만 얘기하자면, 'Beowulf'라는 대서사가 있어요. 8세기에 써졌고, 아직도 그 서사를 누가 썼는지도 아무도 몰라요. 아 참고로 영화로도 나왔는데, 독자 분들 중 달리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안젤리나 졸리의 알몸도 나오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고요. 아무튼 거기서 라임이 나와요. 지금만큼은 완전하지가 않았지만 어쨌든 등장하죠, 적지 않게. 그 이후부터 영어로 쓰여 진 모든 노래들은 라임이 있고, 한 참 후에 랩이라는 장르가 생겼는데, 최초의 랩들도 다 라임이 있죠. 일어 랩도 있고, 중국어 랩도 있고, 독일 랩도, 프랑스어 랩도, 심지어는 아프리카 랩도 다 라임이 있어요. 아니 심지어는 이제 아이돌들도 랩을 할 때 rhyme을 꾸준히 써요. 영원한 것은 거의 없고 사람도 그렇고 언어가 그렇듯 음악도 변할 수밖에 없는 건데 rhyme은 안변하고 참 오래도 가죠. 더 좋은 alternative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가 지키기로 한 약속들이 사회에 존재하는데 힙합의 society에서는 다 라임을 쓰기로 했잖아요, 왜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것 가지고 싸우는지 절대 이해 할 수가 없어요. 발전, 그리고 진보라는 것은 사람들이 다 싸우고 나서 먼지가 가라앉힐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뭐가 이렇게 그것을 막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두 번째로 또 발전을 막는 것이 있다면 아직도 대부분의 래퍼들은 랩을 할 줄 몰라요. 너무 얘기가 길어져서 짧게 줄여서 설명을 몇 가지만 하자면, 일단 라임은 최소한 두 마디에 한 쌍을 이뤄야 돼요. 화나 형처럼 많이 넣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두 마디에 한 쌍이에요. 펀치라인 킹 2(Punch Line King 2) 라는 믹스테잎에서 저는 라임을 거의 최소로 썼어요, 제가 Jadakiss 광팬이거든요, 그 사람의 영향이 컸을 거예요. 어쨌든, 라임은 다른 곳에 이 곳 저곳 배치해도 반드시 마디의 끝 부분에는 넣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래야 리듬이 정리되고 다시 반복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반복 되는 맛이 그루브(groove)를 살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라임을 적을 때 거의 예외 없이 쌍둥이를 이루듯 라임이이 같은 자리에서 반복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제 머리부터가 정말 아픈데, 예를 들어볼게요. 한 마디에 4박자가 일반적이잖아요. 그리고 위에서 설명했듯 라임은 마디의 끝부분에서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럼 제가 만약 첫 마디에서 네 번째 정박에 ‘바’ 자를 쓰고, 반 박자 뒤인 네 번째 엇 박에 ‘보’자를 썼다면, 그 다음 마디에서도 반드시 ‘바보’와 rhyme되는 단어가 위에서 같은 자리에 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인 예로 제가 그냥 막 가사를 쓴다면 ‘나는 진짜 똘똘해, 너는 바보 (첫마디) 5년 후에 갚을 테니 고기 사 줘‘ (두 번째 마디) 이런 식으로 나올 수가 있는데 ‘바보’ 가 4번째 박자의 정박에서 시작해서 엇 박에 끝났다면 ‘사 줘’ 역시 그 똑같은 자리에서 끝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예외가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드물게 있는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한국 MC들은 이걸 몰라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래퍼들... 도끼(DOK2), 빈지노등등은 늘 이걸 알고 있었어요. 본인들이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래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전부가 다 랩을 이렇게 해요, 아마 90프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이유를 설명 못 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했던 얘기들을 묶어서 얘기하자면 자연스러움이 결여 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자연스러워야 완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주적인 면 말고도 자연스러워져야 하는 것은 정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형 말고는 거의 다 사람들 앞에서 랩을 하는 것을 꺼려하잖아요. 미국 애들은 허클베리피 형들로 가득 차 있어요. 유튜브(youtube.com)에 freestyle 이라는 검색어로 서핑을 해 보세요. 백인 할머니들도 랩을 합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할 줄은 압니다. 국민 누구나 다 랩은 할 줄은 압니다. 백화점이나 거리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면 젊은이들은 다 같이 그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그리고 디스(diss) 문화는 참 잘 돼 있죠, 대부분이 그 문화에 대해서 쿨 해요. 예컨대 블랙베리(black berry)라는 핸드폰이 있어요, 그 상품의 로고를 보면 총알 모양으로 만들어진 점들이 있는데, 어느 티브이 광고에서 apple사를 디스하더라고요. 총알 모양의 점들로 apple사의 사과를 뚫어버리더라고. 다른 예를 들자면 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링크를 드릴게요. http://blog.paran.com/tolstory/18292334 이것 보세요.(웃음)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두가 조금 더 쿨 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획일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개성이 있는 건 좋은데 먼저 제가 볼 때는 본질의 힙합이 뭔지를 보고 그다음에 변해가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네, 본질을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힙합은 진태 형이 아마 우리나라 최초로 가장 잘 설명한 것 같은데 ‘간지’입니다 힙플: 힙합은 간지다. S: 예 1세대도 그랬어요. 슈거힐 갱(Sugar Hill Gang)의 rapper's delight라는 노래도 보면 여자 꼬시는 내용이 있고 ‘나는 간지, 나는 남자’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노래인데, 분위기가 되게 쿨 해요. 사실은 그 노래가 최초의 랩 노래였다 라는 주장도 커요. 거기서부터 그 뒤에 내력을 보면 어떤 식의 랩이 유행을 하든, 다 간지가 중심이 돼요. 예 컨데 갱스터 랩을 보면 내가 갱스터 인테 왜 멋있는지 보여주거든요. 50 cent의 명곡 ‘In Da Club'의 가사를 보면 이런 가사가 있어요. 아 먼저 설명할 것이 그는 총 9발 먹고 죽을 고비를 넘겼거든요, 근데 가사에서 ’난 총알 몇 대 맞았지만 삐딱하게 걷지는 않아‘라고 해요. 우리가 친구라는 영화를 보면 장동건 아저씨, 유오성 아저씨가 멋있어 보이잖아요. 의리가 생각나잖아요. 정서적인 면에서 의리가 가장 강한 그런 간지로 중심이 되는 것인데 힙합의 경우는 계속해서 ’show and prove‘예요, 듣는 사람들의 존경을 얻는 거죠. 힙플: 그럼 간단한 예로,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나 나스(Nas)가 가사에 담았던 정치적 성향들.. 이런 것도 ‘간지’로 해석한다는 건가요? S: 예. 나스도 가장 최근에 낸 앨범이 ‘Untitled’ 잖아요. 원래는 Nigg** 였다가 논란이 돼서 앨범 명을 바꿨는데... 근데 그 내용을 쭉 보면요 ‘우리는 정부의 노예다, 권력의 노예다, 물질만능의 노예다, 내가 너희들에게 진실을 보여줄게’ 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백인들이 흑인들을 미국으로 데리고 가서 노예 질 시킬 때 그들에게 위의 ‘N’ 단어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썼어요. 나스는 앨범에서 ‘야 이 노예 새끼들아 너희가 무식하게 당하고 있다’라고 끊임없이 얘기를 하는데, 예를 들어 Sly Fox라는 노래가 그 앨범에 수록 돼 있어요. 내용은 Fox라는 미국 방송사를 비판하는 거예요. ‘언론이 너희들을 조정하고 있다, TV라는 바보상자에서 나오는 것들을 다 믿지 마라’라는 식으로 사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데 거기서 정말 용감한 것은, 에미넴(eminem)처럼 대 놓고 Bush 전 대통령을 까요. 일맥상통하게 그 앨범의 타이틀 노래는 Hero이예요. 즉, 영웅이죠. 그 노래의 훅 부분을 보면 가사 내용이 대충 이러해요, ‘반짝 거리는 목걸이, 2인차에서 차선을 막 바꾸지, 그들은 같은 이유로 그를 사랑하거나 증오해’ 전 여기서 힙합 배트맨이 생각났어요. 간지나는 검은색 갑옷을 입고 간지나는 차를 타고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차선을 막 바꿔가면서 질주하는 그런 영웅이 생각나잖아요, 그게 나스의 표현인거예요. 그 대신에 그는 ‘빤짝 거리는 목걸이와 2인승차로 물질적인 간지를 뽐내죠. (웃음) 그러니깐 정치적인 이야기를 해도 간지나게 한다는 거예요. 무엇을 이야기해도 간지가 나야 되는 거예요. 힙플: 그럼 그 간지에 부합할 거라 생각되는 첫 정규 앨범 ‘성장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S: 간지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솔직한 사람들이 간지가 날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에미넴 같은 경우는 자기가 인터뷰에서도 그랬어요. 사회자가 당신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집이나 차 그런 부를 이야기 안 하냐 물어보니깐 에미넴이 ‘나는 그런 게 멋있다고 생각 안한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생각하는 간지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는 건데 에미넴은 그걸 표현을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조금 극단적이지만, 여자 친구랑 싸우면 죽이고 싶다고 생각 할 수도 있잖아요. 진짜 심하게 싸워본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르겠지만, 전에 제가 어떤 정신과 의사한테 이야기 했어요, ‘자꾸 머릿속에 나쁜 생각이 나서 미치겠다.’라고 그러니깐 그 사람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리학인가 정신학인가 뭔가에 서는, 나쁜 생각의 양을 많이 가지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대요.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죠. 근데 알고 보니 나중에 많은 시간과 연구 후에 그 가설이 틀린 거예요. 인간들은 나쁜 생각은 다들 가지고 있는데 그게 머무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정신적인 질환으로 보냐 안 보냐가 결정 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컴퓨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렉 걸리듯이 멈칫 멈칫할 때가 있잖아요. 뇌도 그런 것인데, 에미넴의 경우는 수월하게 넘어가지 못하고 그 것 때문에 그걸 표현해 내는 것 같아요. 자기 여편네를 패고 그런 가사가 엄청 많았어요. 제목은 생각 안 나는데 가사가 ‘가끔 화가 널 열라 패고 싶어 그러다가 싸우다가 어느 순간에 너랑 자고 싶어’ 이런 가사가 있는데 또 영화에서 보면요 남자하고 여자하고 정말 싫어 하다가 갑자기 눈 맞아서 열정적으로 키스하고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들이 종종 있잖아요. 그런 것만 봐도 어느 정도를 공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생각이고, 할 수 있는 행동이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사람 앨범 중에 1집인지 2집인지 1000만장 넘게 판 앨범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대박 많았잖아요. 노래방에도 노래가 대박 많았고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아는 것 같아요. 우리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우리가 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걸 보면 왠지 대리만족 할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실제로 30년 넘게 평점이 가장 높았던 영화가 ‘대부’라는 영화예요. 완전 깡패 영화잖아요, 스카 페이스도 그렇고 2위가 ‘다크 나이트’인데 솔직히 영화 주인공 역을 맡은 크리스챤 베일보다 누가 더 인기 많았어요. 바로 히스 레져잖아요. 힙플: 그래서 성장통은 어떤...(웃음) S: 아 !! 성장통은... 물론, 스윙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에미넴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생각 했을 때 이것은 제 네이처(nature)가 돼 버렸어요. 태양은 뇌가 있어서 심리가 있어서 논리가 있어서 열을 내는 게 아니고 똥도 냄새가 나고 싶어서 나는 게 아니라 발산을 하잖아요. 발산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얼음에서 냉기가 흐르듯이 저도 나름 제 속에 있는 것들을 뱉어내는 것이 발산이랑 비슷한 현상인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안하면 안 되는 것. 물론 저도 숨기는 게 있겠지만... 대충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제 옆에 있던 사람이 막 거짓말을 하는데 분명히 틀린 말인데 보통 사람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잖아요. 저는 ‘거짓말!!’(웃음) 이렇게 하는 성격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못 참아서 가끔 그러는 게 있는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이제 나이를 어느 정도 먹다 보니깐 이렇게 한다고 되는 세상도 아닌 것 같고 어쨌든 간에 성장통은 그런 것에 집중에서 솔직하게 이야기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냥 솔직한 간지. 힙플: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거짓말이다.’ 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들이 점점 생겨가고 현재도 존재하잖아요. 그런 상활들에서 나온 고민인가요? ‘Feel Me’, ‘Normal’ 등에서 느껴지는데요. S: 그러니깐 그런 거예요. 나이에 비해서 다른 래퍼보다 사회적 경험이 짧다고 생각해요. 비트박스 디지(Beatbox DG of Hot Clip)형 같은 경우는 서울에 20만원 들고 올라와서 정착을 했단 말이에요. 한창 비트박스 풍이었을 때 어린 나이에. 도끼같은 친구들은 어렸을 때 방송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저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방송 몇 십 회 타 보니까 아 정말 피곤했어요. 저를 표현하는 걸 음악 외에도 항상 일상생활에서도 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보니까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입 꼭 다물고 있는 게. 그러다 보니 말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별의 별 생각을 다 하게 되면서 성장통을 내기로 결심하게 됐고, 말씀하신 ‘Normal’, ‘Feel Me’ 같은 곡들이 그 와중에 나오게 됐어요. 힙플: 이런 곡들(‘Normal’, ‘Feel Me’)이 기존의 스윙스를 알고 있는 팬들께는 다소 의아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시지 않으셨나요? S: 그냥 없었어요. 이게 지금의 나다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람들이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넘버원이라는 믹스테잎을 냈었어요. 그런데 제가 얼만 전에 그걸 다시 들었어요. 근데 깜짝 놀랐어요. ‘내가 이 때 정말 이런 사람이었나’라는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어요. 그 믹스테잎의 내용을 보면 섹스 얘기가 굉장히 많고 음담패설, 여성비하 등이 되게 많아요, 진짜 더티(dirty)한 힙합의 느낌이 강했어요. 지금의 저로서는 절대 가사로는 못 쓸 이야기들. 성장통은 안 그러거든요 굉장히 가라앉힌 느낌.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제 모든 앨범들이 그 당시의 저를 표현한 것 같아요. 그냥 말 그대로 발산 한 것 같아요. 특별히 계산은 안하구요. 힙플: 그렇군요. 음.. 성장통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앨범 전체적으로 감정기복이 좀 심한 편인 것 같아요. 하나의 구성 혹은 전체적인 색깔에 대해서 생각하신 결론은 어떤 것이었나요. S: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제가 힙합은 좋아하고 랩을 좋아하지만 사우스(dirty south)를 좋아하는지 90년대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진보적인 것을 좋아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 당시에 꽂히면 된다 하고 냈던 거예요, 늘. 특별히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장난 칠 마음도 별로 없었고 반대로 계획적이지도 않았고요. 힙플: ‘Feel Me’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는요? S: 저를 잘 표현한 것 같았어요, 앨범 전체에서 이게 내 생각이야 이게 저인 것 같아요, 현재의 저. 그리고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에요 힙플: ‘내가 최고야’라는 곡은 어떤 계기로 나온 곡인가요? S: 위에서는 장난 칠 마음이 별로 없었다고 하지만, 이 곡을 안 넣으면 제가 따분 할 것 같아서 수록했어요. 일단 제 장난기가 나름 극대화된 곡인데요 나는 지금 힘들어 하고 있고 좀 예전과 바뀌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내 성격의 이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 이걸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힙플: ‘Swings talking (skit)’과 연결 지어 듣자면, 앨범으로써 감상할 때 펀치라인 인 것 같아요.(웃음) 음.. 이번 앨범에서는 노래를 한 트랙들이 꽤 있어요. S: 제가 어렸을 때 보컬을 잠깐 했었는데 그냥 다시 하고 싶었어요, 조금씩. 드레이크(Drake)의 영향이기보단 요즘 래퍼들 보컬 많이 하잖아요. 할 수 있으니까 한 것 같아요, 제가 피아노 치고 싶다고 갑자기 건반을 두드릴 수는 없잖아요. 할 수 있는 건 그냥 다 해 보려고요. 힙플: '다 똑같다' 라는 곡에서는 벌스(verse)마다, 다른 보이스로 풀어내셨는데요. 곡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S: 그 곡을 만들게 된 계기는 제가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술을 먹다 티브이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누가 나왔냐면 서거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때였어요, 되게 심하게. 근데 옆에 다른 사람들이 쫙 있었는데 막 욕을 하는 거예요.. 개새끼라고. 그리고 또 다른 자리를 보는데 옆에 불륜으로 보이는 커플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친구한테 ‘야 진짜 여기 오니까 사람들이 다 똑같아’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노래 가사에서 저는 포장마차의 이름을 ‘이모네’라고 정해요. 실제로 ‘이모네’라는 술집에서 술을 먹다가 그 곡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런데 ‘이모’라는 말 때문에 ‘가족’이 생각나더라고요. 우린 다 가족이다, 하나다, 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사에서 사용한 단어들이 ‘언니,’ ‘오빠,’ ‘아들,’ ‘이모,‘ ’삼촌,‘ 등이에요. 인물도 4명이 나오고 맨 처음에 어떤 찌질이 남자애가 등장하죠. 그리고 육덕 진 덩치의 큰 아저씨가 있고, 뒤에 친구와 술을 마시는 아줌마도 있고, 앞에서 말한 찌질이랑 사귀는 여자 친구는 스키장에 가 있고 아줌마의 아들도 스키장에서 강사를 하고 있죠. 노래가 끝나는 부분에 아줌마의 아들, 즉 스키장 강사는 찌질이의 여친과 잤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두 사람이 같이 잔 방에서 티브이를 켜 보니 뉴스에 음주운전 사건이 터졌다고 해요, 그 여자의 동네에서. 노래 앞에서는 포장마차의 찌질이가 음주운전하다 걸린 연예인을 보고 ’본질적으로 나는 걔들과는 달라‘ 라고 했는데 똑같은 짓을 해서 인간은 다 똑같고, 서로 삿대질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목소리도 바꿔서 코믹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던 것은 그걸 더 풍자적으로 하고 싶어서였고요. 힙플: 이 곡과는 반대 성향의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Grow Up'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곡 제목들로 가사를 만들었는데, 평소에도 많이 좋아하셨던 듯 보여요. 스 : 그 곡은 크라이 베이비(Cry Baby) 라는 친구가 만들었는데요. 곡 자체를 마이클 잭슨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데요. 그때 그 분도 가신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저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뭐 에미넴 때문이죠. (웃음) 그런데 전 어릴 때 거짓말 안하고 마이클 잭슨 앨범 되게 많았어요, 아버지 앞에서 노래 부르고...(웃음) 알고 보면 저도 그 사람한테 영향을 진짜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정말 영향 안 받은 사람이 없는 듯,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도 자기한테 가장 영향을 끼친 가수가 마이클 잭슨이라고 할 정도 인데 저는 그분이 가시고 나서, 마이클에게 혐의를 씌운 꼬마애도 ‘아빠가 시켜서 거짓말 했다,’ ‘마이클 잭슨이 날 건들지 않았다’ 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를 오해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곡을 들으면서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평화주의, 아이 사랑, 지구 살리자 그런 인본주의 적인 사상이 많았는데 그래서 가사도 그렇게 썼고.. 아 근데 그 곡을 듣자마자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Thriller) 같은 게 생각이 나는 거예요. 크라이 베이비가 곡 해석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듣자마자 꽂혀서 그동안 마이클 잭슨 형한테 미안 했으니깐 이번에는 그를 위해 하나 만들자 하고 낸 노래예요. 힙플: 이번 앨범에서 스윙스의 랩은 어떻게 들으면 재밌다 하는 가이드라인을 소개해 주신 다면요? S: 그냥 뭐라고 할까... 저만의 어휘나 문체 그런 걸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챈(Chan) 형이 그랬어요. 미국에서는 단어와 문장을 가지고 얼마나 창의적으로 간지나게 하냐가 거의 중심이라고. 자기만 할 수 있는 말, 자기한테 해당 되는 말로 새로운 유행을 만드는 것, trend setter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영향을 얼마나 주냐도 하나의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이지가 어떤 인터뷰에서 ‘백인 거주 지역 시골에 있는 할머니가 블링블링(bling bling) 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짜증이 난다 그래서 난 새로운 걸 만든다.’ 라고 했어요. 힙합과 땔 수 없는 단어가 fresh에요. 항상 신선해야죠.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예전 90년대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자나 신발을 사면 택(tag)을 안 뗐어요. 그런 게 왜 그러냐면 항상 fresh함을 유지하기 위함이거든요. 블링블링 이라는 말은 한 10년 전에 진짜 멋있는 말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안 써요 사람들이. 예를 들어 이런 거예요. 흔한 표현들 중 ‘눈엣가시’ 이런 표현이 있잖아요. 그 표현이 싫다는 게 아니라 당장 생각나는 예가 없는 건데 전형적인 것만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아요. ‘21’ 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무지 재밌어요. Black Jack이라는 카드 게임으로 Las Vegas에서 돈을 버는 MIT 공대 천재들에 대한 영화인데. MIT의 한 교수가 그들을 지도하고 이끌어가요. 그런데 가장 마지막에 영입되는 한명이 있는데 그 친구가 재능이 가장 뛰어나요. 그가 그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많은 고민을 해요. 그러다가 뒤늦게 합류를 결정하게 되는 이유는 하버드 의대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3억 정도가 필요 했을 거예요. 근데 그 친구는 가난해요. 아버지 없이 자랐고. 영화의 첫 장면에서 그는 하버드 의대에 가서 면접을 봅니다. 면접관이 그래요 ‘프로필을 보니깐 다른 애들과 다른게 없다, 똑같아, 뛰어나긴 하지만 똑같다. 니가 왜 남들과 다른지 말해 달라’고 영어 표현으로 뭐라고 하냐면, ‘페이지 밖으로 뛰어나와’ 라고 해요. ‘날 놀라게 해 봐.’라고 하고 그때부터 영화가 시작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가 그 동안 라스베가스에서 있었던 일들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교수에게 물으면서 ‘제가 페이지 밖으로 뛰어나왔나요?’ 라고 하는데... 교수는 입을 벌리고 멍하게 있고 영화는 끝나요. 진짜 멋있어요. 항상 그런 노력을 해야 해요. 튀어야 돼요. 튀어야 되는게 힙합 음악이고 유행을 이끌어 가는게 힙합 음악이에요. 스놉 둑(Snoop Dogg) 같은 경우는 비*(bi***)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 말이 유행이 되었는데. 더 게임(The Game)의 가사 같은 경우를 보면요 한국말로 대충 이러한 게 있어요. ‘스눕은 숙녀를 비*로 유행시키는데 정당화 시킨 사람이다.’ 여성들을 비하하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그냥 위에서 말씀 드렸듯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라킴(Rakim) 가사에 ‘MC means move the crowd’ 이런 가사가 있잖아요. 밥 말리(Bob Marley)는 절대 평화를 원했어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계속 평화적인 노래, 정치적인 노래를 했어요. 자메이카에선 밥 말리는 완전 영웅이에요. 평화를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제게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어쨌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힙합에 얼굴을 성형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덧 붙여서 테크닉 적인 것이라면 이 앨범보다는 펀치라인 킹 투라는 믹스테잎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기술적인 면과 언어적인 유희를 생각해서 만들었거든요. 성장통의 경우는 다른 것보다 그냥 제 속에 있는 말들을 꺼내는데 더 집중했어요. 힙플: 이번에는 참여 진 이야기를 해 볼게요. 리미(Rimi)와는 꽤 자주 콜라보(collaboration) 하는데요.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S: 제가 JM Entertainment 레이블을 만들고자 했을 때 맨 처음에 같이 하자고 했던 사람이 리미였어요. 저랑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 저랑 스타일이 비슷한 사람끼리 끼리 모인다는 말처럼 리미가 저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말장난도 좋아하고 비꼬는 거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깐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 음악에 대한 팬이라서 서로 자주 작업하는 것 같아요. 힙플: Beatbox Ami, 단아는 비교적 생소한 분들인데요. 어떤 인연으로 함께 하시게 되었나요? S: 아미 같은 경우는 오버클래스 최근 공연에 산이 형 객원으로 같이 뛰었어요. 그걸 봤는데 쇼 맨쉽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리고 실력도 있고 그래서 맘에 들었어요. 그리고 더 맘에 들었던 게 뒤풀이에 그 친구가 왔어요, 눈치 없게.(웃음) 나이가 굉장히 어린 친구인데 알고 보니깐 유명한 비보이 팀에서 굉장히 오래전부터 활동 해 왔다 하더라고요. 근데 술 먹고 와서 ‘형 저 도와주세요. 오버클래스에서 저 좀 도와주세요. 마음먹고 왔어요.’ 하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제 예전 모습이 생각나는 거예요. 제가 딱 2년 전에 그랬거든요. 술 먹고 진태 형한테 가서 ‘형 저 오버클래스 들어가게 해주세요.’ 그렇게 했거든요. 그게 생각이 나면서 그 깡이 너무 좋고 뻔뻔함이 마음에 드는 거예요. 또 계속 얘기 해 보니 애가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경험이 저보다도 풍부하니깐 성숙하고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래 너 나랑 시원하게 한곡 하자‘ 라고 해서 같이 하게 됐고, 실은 트랙리스트가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믹싱하기 며칠 전에 녹음실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바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단아 같은 친구는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뉴 페이스예요. 랩도 잘 하고, 노래도 잘하고, 착하고, 무엇보다 훅을 죽이게 잘 만들어요. 이 친구가 혼자 만든 믹스테잎 같은 것이 있었는데 어쩌다가 리미를 통해 듣게 됐어요. 깜짝 놀라서 크라이베이비등등한테 다 들려줬는데, 모두가 놀랐죠. 지금 쿠키즈(cookiz)라는 크루에 있는데 레이블은 가장 먼저 JM한테 왔으면 좋겠네요, 조금 멀리 사는 여고생이라서 문제가 큰데, 저랑 안 하게 되더라도 꼭 잘 됐으면 좋겠어요. 게임을 change 할 만 한 그릇이니까요. 힙플: 신인들에 대한 모니터를 꽤 하는 편이네요. S: 예 재능 있는 친구들을 계속 찾고 있고요, 저도 이제 회사를 만들 생각이니깐 부지런해야죠. 힙플: 그럼, 스윙스의 앞으로의 새로운 결과물에서 같이 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한국으로 한정했을 때.(웃음) S: 한 다섯 명만 이야기 해볼게요. 테디(Teddy), YDG 양동근 형, 그리고 진보(Jinbo)형. 이중에 진보 형은 전 사실 누군지도 잘 몰랐어요. 근데 최근에 앨범 발매 했잖아요. 그 앨범 듣고 완전 뻑 갔어요. 우리나라 사람 맞나 했어요. 왜 제가 여태까지 몰랐는지 신기했어요. 되게 진짜 멋있어요. 이분은 정말 멋있어서 듣자마자 완전 뻑가고. 음... 아 그리고 나중에는 권지용(G-Dragon)씨 하고도 하고 싶어요. 작년 여름에 나온 앨범에 ‘The Leaders’라는 곡이 있는데, 테디씨와 씨엘(CL of 2NE1)씨가 피쳐링 한. 그 곡에서 권지용씨 가사가 완전 멋있었어요. 이 친구는 간지를 알아요. 그러니깐 랩 가사는 언제가 가장 멋있냐면 자기만 할 수 있는 말을 할 때가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제이지(Jay-Z) 같은 경우는요 ‘내가 이번 대통령이 흑인이 될 수 있게 작은 기여를 했다’ 이런 가사를 썼어요. 사실이에요. 막 선거 도와주고 그랬잖아요. 근데 그 말을 현존 랩 하는 사람들 중에 제이지 말고 누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예전에 블랙(Black Album) 앨범에서 어떤 곡이었는지 당장 생각이 안 나는데 그 노래 interlude에 이렇게 랩 했어요. ‘이 게임에서 가장 핫한 여자가 내 목걸이를 메고 다녀.’ 제이지 말고 누가 그런 말을 해요. 힙합 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 핫한 여자 친구 없잖아요. 아마 연예계 통틀어서 그런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브래드 피트 밖에 없을 듯해요. 그런 것처럼 권지용이 자기만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거예요. 뭐라고 했냐면 가사가 영어였는데 대충 해석하면 ‘니 여자 친구 핸드 폰 액정 봐 내 얼굴이 있을 거야’ (웃음) 그 말 듣는 순간 진짜 공감이 가더라고. 진짜 멋있는 거예요. 이 친구는 뭘 안다고 생각 했어요. 패션 적으로도 그렇고 퍼포먼스 적인 부분도 그렇고 진짜 힙합을 잘 이해해요. 비록 지금 하는 음악이 완전 힙합 음악은 아니지만 자기 음악을 하고 있고 그걸 간지 나게 소화 할 줄 아니깐 그것도 힙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씨엘씨도 아까 살짝 언급이 됐는데, 그 분도 랩을 너무 잘해요, 끼도 너무 넘치고 분명히 간지를 알아요. 꼭 언젠가 이 분들 중 한 분이라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힙플: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랩을 잘 한다’ 에 대한 스윙스의 관점은 어떤 건가요? S: 힙합 음악은 사람들이 다 알아 줬으면 하는 게 정박과 엇박이 반복되는 음악이에요. 정박과 정박 사이에 있는 박자들을 엇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림을 하나 그려드릴게요. 힙합 들을 때 사람들이 고개를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잖아요. 피스톤 운동처럼. 그 움직임이 끊기면 안 돼요. 그 움직임의 반복을 유지 시킬 수 있는 래퍼가 훌륭한 래퍼라고 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전 아까도 위에서 언급했지만 Jadakiss의 그런 느낌이 너무 좋아요. 아 물론 미국의 거의 모든 래퍼들은 다 존경을 받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따따라띠리리라또라라라라 이런 유래 없고, 족보 없고, 토 나오는 징그러운 랩 되게 많잖아요. 이 이야기는 인터뷰에서 빼지 않고 꼭 삽입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저질 flow는 이미 힙합에 바운스(bounce)를 이해 못하는 MC들이나 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비트를 탄다는 것은 그 비트에 맞는 그루브(groove)를 만드는 것인데 힙합 비트에 뽕짝이나 판소리 리듬을 섞는 건 치즈랑 된장찌개를 숟가락으로 막 믹싱해서 먹는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안 맞다는 거죠. 힙플: 그럼 '성장통‘에서 이곡을 들으면 정말 정확히 그루브를 알 수 있다라는 곡이 있다면요? S: 일단 전체적으로 전 그루브하게 노래를 만들려고 이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고요. 그런데 또 이번 앨범의 경우는 힙합스럽지도 않은 비트들이 몇 개 있는데, 뭐 랩보다는 ‘Keep It Fresh’라는 곡이 되게 bouncy한 것 같아요. Delly Boy hot track입니다. 힙플: 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래퍼들 중에서는 스윙스가 말하는 그루브를 안 가진 사람들도 꽤 있잖아요, 자신만의 방법론을 가진. 그런 뮤지션들과도 작업을 할 수 있나요? S: 이미 제 답을 아시겠지만 되도록이면 같이 하기 싫어요, 그런데 이 씬에서 거의 3년째 지내보면서 느낀 건, 전 비즈니스 적으로 그리고 곤조를 지키면서 일하려고 해도 그걸 잘 할 수 있는 대 인배는 아닌 것 같아요. 마음도 약하고 거절도 잘 못해요. 같이 하기 싫은데 이미 그런 분들과 작업을 한 경험이 있고.. 대부분 래퍼들 보면 성격 좋은 사람들 많아요, 정말로 음악 말고 그냥 사적으로 만났을 때는 특별히 나쁜 사람은 없어요, 오히려 성격이 좀 깐깐하고 특이한 건 제가 제일 심한 편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 힙플: 비슷한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스윙스가 말한 그 방법론을 지키지 않는다 해도 우리나라에 열심히 힙합 하는 뮤지션들이 많잖아요. 결국은 그 분들도 힙합이지 않나요? S: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그건 이상한 기형아 힙합이에요.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못 됐다는 것을 인정 못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아이러니한 상황을 이야기 해 드린다면, 래퍼들 중 제가 생각하는 '구린‘ 랩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장 좋아하는 래퍼가 누구냐‘ 라는 질문에 답을 거의 다 ’Biggie(Notorious B.I.G), 2pac, Jay-Z, Nas' 이런 식으로 답을 하는데, 전 그들에게 ‘진짜요????’라고 묻고 싶어요. 아니 원래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은 자신이 닮아가는 거잖아요, 왜 그들을 닮은 흔적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거죠? 이센스(E-Sens of Supreme Team)를 보면 전 가끔 놀랄 때가 많아요. 일단 영어 가사를 진짜 잘 외워요, 어느 날 그의 집에서 놀다가 그가 수많은 미국 래퍼들의 랩을 들으면서 똑같이 따라하는 것을 한 20분 뒤에서 몰래 구경했는데 리듬감이 진짜 쩌는 거예요. 발음은 어쩔 수 없이 조금 달랐지만 박자 자체가 쳐지거나 틀리지 않더라고요. 재능도 재능이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계속 들어야 하는 것이고 따라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놈도 수백 명의 MC들의 수만 곡을 들으면서 그 특유의 스타일이 나오게 된 건데, 전 그 놈 랩 들으면 족보가 보이거든요, 이국적이라는 말이에요. 그리고 많이들은 게 티가 나고. real recognize real. 진짜 MC라면 가짜를 알아보는 건 껌입니다.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진짜 열심히 했나요?‘라고 또 물어보고 싶어요, 왜냐면 열심히 했다면 그런 랩이 나올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제가 말한 방법론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안 지키고 다른 장르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힙합이라고 스스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Biggie(Notorious B.I.G), 2pac, Jay-Z, Nas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뻥 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힙플: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변 동료 뮤지션이나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나요? S: 전 누구에게든 제 관점이 옳다고 설득 시킬 자신 있어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사람들 중 제 말에 수긍을 안 한 사람을 본 적은 거의 없었어요. 힙플: 인터뷰 막바지에 어울릴만한 질문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10년 오늘 스윙스에게 디스는 어떤 건가요?(웃음) S: 일단 분명한건 사람은 경쟁을 좋아해요. 사람들은 어차피 싸움을 좋아하고 스포츠를 좋아하고 그리고 미국 힙합이 커질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디스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게 배틀(Battle)이라고 거의 모두가 주장해요. 사실 그렇잖아요, 제가 어드스피치(addsp2ch)와 디스를 벌였을 때 제 친구가 말해 줬는데 그 당시 네이버에 ‘힙합‘이라고 치면 연관 검색어에 스윙스가 나왔대요,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그리고 그 당시에 제 음악을 잘 듣지도 않은 평범한 여대생 후배나 선배나 친구들이 막 ’오빠 재밌게 들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깐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졌다가 가지게 되었고 저를 몰랐던 사람들도 디스 하나로 절 아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그리고 생각해보면 힙플 등 여러 힙합 커뮤니티에서도 누가 누구한테 디스를 했을 때는 게시판에서 한 2주일간은 그거 관련 글로 완전히 도배가 되잖아요. 디스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상황들이 이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자기 주제를 알고 디스 하는 거라면 저는 오케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가족 얘기나 사생활 얘기는 좀 뺐으면 좋겠어요, 제 생각에 그런 걸로 사람 까는 건 치사하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전의 여자 친구가 자신에게 성교를 할 때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는 건 진짜 애들이나 하는 짓이잖아요. 전 룰이라면 그 정도면 되는 것 같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일단 다 쿨 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디스 하나 때문에 저처럼 왕따 당하는 건 좀 아니잖아요. (웃음) Murda Mook(?) 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배틀 MC에요. 진짜 죽이게 잘해요. 근데 그 당시에 Cassidy 한테 계속 시비를 걸었어요, 배틀 하자고. Cassidy는 그 당시 Swizz Beatz라는 프로듀서 밑에서 어마어마하게 성장을 하고 있었고 Murda Mook은 그냥 언더에서 인정받는 정도. 어쨌든, Cassidy가 계속 배틀을 거절했더니 Mook이 도발을 한 번 했어요. Cassidy가 거절한 이유는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이 없고, 오히려 Mook을 프로모션하게 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안 한다’고 했거든요. 저라도 그랬을 거예요, 뭐 하러 급도 안 맞는 사람이랑 배틀을 해요, 호랑이가 개 죽여 놓고 자랑하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근데 Mook이 정말 재밌는 말을 하나 하긴 했어요, 비록 Cassidy의 거절에 답변하는 건 아니었지만. ’일반적으로 배틀에서 지면 사람들은 래퍼로서 자신의 커리어가 끝난다고 믿는다. 하지만 배틀을 해서 졌다 하더라도 진 사람의 싸움이 hot 했으면 커리어는 끝날 리가 없다.‘ 진짜 공감이 가더라고요. 왜냐면 Mook, 이 친구도 진 것을 몇 번 봤는데 커리어에 특별한 타격은 없었거든요. 반면에 개 발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컨대 50Cent가 사형 시킨 Ja Rule의 경우. 참 재밌죠. 아무튼 정리를 하자면 디스 당하기 싫으면 착하게 랩을 하면 되는 것이고, 디스를 할 거면 지킬 것은 지키고 깔끔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혹시 저를 디스 할 사람이 있다면 다 좋은데, 전 그 사람을 공연장에 초대해서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진짜 배틀을 할 생각이니 이길 자신 없으면 생각을 안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웃음) 힙플: 크게 감정이입은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신 거네요. S: 예. 물론 기분 나쁜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격투기 선수들이 발로 얼굴 맞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있나요. 전 근데 물리적인 폭력보다는 언어폭력이 훨씬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해요. 기분 나쁜 건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근데 유치하게 욕 좀 먹었다고 상대방을 때린다거나 하는 건 병* 같아요. 유튜브 보면 배틀하다가 싸우는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면 자신이 졌다고 인정하는 걸로 밖에 안 봐요. 진짜 프로라면 그러면 안 됩니다. 효도르는 자신의 동생 알렉산더가 크로캅 한테 털리는 거 보고 링 밖에서는 러시아어로 욕설을 했지만, 경기 날까지 기다리다가 링 위에서 크로캅에게 복수를 했죠. 그게 프로입니다. 힙플: 음악에서도, 지금 인터뷰에서도 엄청난 자신감이 느껴지는데요, 이런 자신감의 원천이라면? S: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인 것 같아요. 저는 비록 늦게 나타났지만 들은 걸로 따지면 아이 때부터 들었고 거의 힙합 문화가 붐 하는 지역에서 살았고 그리고 그만큼 봐왔고 저는 그만큼 간접적이 아닌 직접적인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친구들이 다 힙합을 많이 듣는 흑인 친구들이었어요. 그리고 하나는 뭐냐면 저는 진짜 열심히 했어요. 진짜진짜 열심히. 제 노래 제목과는 다르게 저도 아직 제가 최고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최고가 될 기질은 가졌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제 노력에 의해 결정 될 거라고 믿어요.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S: 미국에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 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정말 어려운 가사를 써요. 어휘부터 다르고 그리고 사용하는 비유들이 엄청 많은데 그런 거는 일반 후드(hood)에서 찾을 수 있는 비유들이 아니에요. 제이지 옛날 가사를 보면, 후드 적이에요. 지금은 비즈니스맨 사장님 간지가 나는데 (웃음) 루페는 고대 문학이나 역사 사건이나 영화에서 비유를 많이 가져와요. 이 루페 피아스코의 ‘덤잇다운(Dumb It Down)’ 이라는 노래 꼭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영어를 이해하는데도 불구하고 백과사전을 뒤져야만 가사를 이해 할 수 있을 때가 되게 많아요. 근데 덤잇다운이라는 훅을 들어보면 그 곡에 참여하는 피처링진들이 ‘여자들이 학교를 졸업하려고 한다,‘ ’거리에서는 니 음악을 아무도 틀지 않는다,‘ ’비치들에게 술이나 부어 봐‘ 라는 라인들로 루페에게 쉽고 가벼운 가사를 쓰라고 권해요. Dumb it Down 이라는 말은 ’수준을 낮춰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요. 결국 중심 내용은 루페 피아스코는 자신은 덤잇다운 따위는 안 하겠다 이건데, 제 말은 결국 뭐냐면 영어 힙합이 알아듣기 힘들다고 연구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어 랩도 마찬가지에요 들을 때 너무 일차원적으로만 해석하고 대충 훑어보고 마는 그런 경향이 굉장히 커요. 팬들이 힙합 음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이센스 가사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이센스 가사는 굉장히 깊은 데 얼마 전 어떤 애들이 ‘이센스 가사 못 쓴다‘ 라는 그런 말이 나왔고 예전에도 그런 말 많이 듣고 봤어요. 기분이 좀 그렇더라고요. 좀 연구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저도 루페 피아스코 가사 해석하려고 4~5시간 찾아 헤맸거든요. 또 저의 경우엔, 제 라인을 듣고 사람들이 이거 구리다고 뭐냐고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예를 들어 제가 ’제일 잘해도 몸만 병* 된 'The Wrestler' 라는 가사가 있는데 '더 레슬러'라는 영화를 보지 않으면 절대 그 라인을 알 수가 없어요. 근데 누구는 그러더라고요... ‘레슬러가 뭐냐, 니가 레슬러냐 무슨 개소리 하는 거냐’ 그런 욕을 하는데 한번 찾아나 보고 나서 욕을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저는 욕먹는 건 좋아요 제가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성장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어릴 때 아버지 교육 방식이 뭐였냐면 절 팼어요, 아주 많이. 저는 확실히 맞고 욕을 먹어야지 잘하는 타입인 것 같아요. 자존심이 상해서 더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깐 욕하는 건 좋은데 분명히 알고 했으면 좋겠어요. 그거는 어떤 래퍼들한테도 마찬가지의 이야기고 그래서 좀 더 팬들이 이 씬에 수준을 높이는 것에, 힙합을 듣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힙플: 힙합도 연구가 필요하다. S: 네,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뉴욕 어느 대학교에 2PAC 가사의 해석인가 뭐시기하는 과목도 생겼어요. 그걸 애들이 수강하고 있죠. 그리고 또 베컴의 킥에 대한 과목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런 거예요. 진짜 팬이고 매니아라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 링크 | 스윙스 공식 클럽 (http://club.cyworld.com/moonswings)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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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코드쿤스트ㅣCRUMPLE,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앨범  [12]
HIPHOPPLAYA(이하 힙플) : 앨범 작업기간은 얼마나 됐나? CODE KUNST(이하 코) : 한 8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힙플 : 작업량이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어떤가 코 : 노벨을 발매 한 그 해에 12곡에서 13곡을 모두 끝냈다. 4개월 만에 끝낸 거지. 근데 개코(Gaeko) 형 앨범을 비롯해 여러 앨범/트랙에 참여를 하게 되면서 신경을 많이 못 쓰게 됐다. 당시에 다 만들어놨다고만 생각을 했으니까. 원래 프로듀서든 엠씨든 만들고 나서 계속 고치고 보완을 하고 해야 되는데, ‘이거 다 됐으니까, 일단 다른 거부터 하자’ 라는 생각으로 다른 작업들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날 다시 들었는데 정말 아니더라. 그때부터 다시 뜯어 고치기 시작하면서 28트랙까지 만들었다. 근데 28트랙은 솔직히 낼 수가 없다.(웃음) 물리적으로 발표야 할 수 있겠지만, 내봤자 득이 되는 것도 없고 사람들한테 힘든 요구인 것 같아서, 20트랙으로 발매한 거다. 20트랙도 솔직히 무리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만. 힙플 : 맞다. 20트랙도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20트랙은 길다고 느끼지 않았나? 보통 풀랭스라고 하면은 12곡 정도가 일반적이지 않나 코 : 트랙은 20트랙이고, 68분짜리 앨범인데, 이거는 그냥 내가 음악을 듣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 같다. 50분, 60분짜리 외국 앨범을 들을 때도 지루하다고 느껴본 적이 별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12트랙의 앨범은 짧다고 생각했다. 내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이렇게 앨범을 구상했다고 하면 답이 될 것 같다. 힙플 : [NOVEL]과 이어지는 코드쿤스트식 먹통 앨범이다. 그런데, 보도자료를 보니까 지난 앨범이랑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겼던 것 같은데 지난 앨범과는 어떤 연결 지점이 있는 건가? 코 : 연결지점을 굳이 억지로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다. 이번 앨범의 스무 곡 중에 한 다섯 곡, 여섯 곡 이 정도가 이미 노벨이 끝날 때 다 되어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노벨에 같이 내려고 했었는데 그냥 딱 들었을 때, 느낌상 아닌 거 같아서 이번 앨범에 수록 하게 된 됐다. 말한 대로 유기적으로 분위기를 이어가 보자는 생각이었다. 힙플 : 앨범에서 어떤 곡들이었나? 코 : 우탄(Wutan) 형이랑, 씨잼(C Jamm). 그리고 뉴챔프(New Champ)형이 참여한 트랙까지 이렇게 세 개가 연결된 걸로 만들었는데, 결국에는 곡마다 다른 주제를 부여하면서, 중간에 ‘Good Bye Novel’이라는 스킷을 끼워 넣으면서 지난 앨범을 마무리 짓게 됐다. 힙플 : [Novel]과 [Crumple]을 구분할 수 있는 어떤 지점이 있다면? 코: 미묘한 차이로 노벨이 내 이야기를 참여 진들이 대변해주는 앨범이었다면, 크럼플은 그 반대다. 내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앨범이지. 힙플 : 그럼, 가사를 컨펌하는 일은 없었겠네 코 : 당연하다. 가사에 대한 컨펌은 절대 안 한다. 가사는 철저하게 엠씨의 영역이기 때문에 내 경우에는 작업 초기 단계에서 주제를 확실하게 말하고, 내가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전달하는 편이다. 힙플 :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은 자유 주제로 갔던 건가? 코 : 아, 주제는 팔로형과 함께한 ‘그렇다고’를 빼고 내가 모두 주문했다. 힙플 : 이번 앨범에 참여진들은 코드쿤스트가 던진 주제에 잘 팔로우를 해준 편인가? 코 : ‘이런 주제로 해줘’라고 하면은 ‘싫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던진 주제를 가지고 엠씨들 각자가 해왔던 방식으로 다 잘 풀어 내 준 것 같아서 고마울 뿐이다. 힙플 : 이번 앨범에 많은 곡들이 실렸다. 그것도 씬에서 주목 받는 랩퍼들로 빽빽이 채워서 (웃음) 확실히 상승가도에 오른 게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당장 섭외만 봐도 지난 앨범 보다 훨씬 다채로워진 것 같다.. 코 : 비트를 만들면서 앨범의 흐름이나 테마, 컨셉을 준비하는 건 확실히 지난 앨범에 비해 수월했다. 섭외는 순조로우면서 순조롭지 않았다. 많이들 오케이가 됐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사정이라는게 생기지 않나. 그렇다 보니, 원래 계획했던 참여진과는 30% 정도 빗나갔다. 빗나간 참여진을 말해 줄 수는 없지만 (웃음) 힙플 : 어떻게 보면 노벨이 호평을 받고, 개코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인지도가 확 오른 것 같다. 어떤 영향이 있었나? 코 : 사람들이 보는 시야에서도 영향이 컸을 거고, 나 스스로도 그 영향이 컸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개코형 솔로앨범에서 3곡을 함께 했는데, 그 3곡을 작업하면서 나 스스로가 ‘아, *나 늘고 있다.’ 라는 생각을 했거든. 노벨과 개코형 앨범에 수록된 곡의 레벨이 많이 다르지 않나? 그 때 많이 배운 것 같다. 힙플 : 개코와의 인터뷰에서 개코가 코드쿤스트나 다른 신예 프로듀서들이 소스를 운용하는 방식들을 높이 사더라. 랩퍼들이 보통 소스들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코 : 예전에는 당연히 노하우가 없었다. 그때는 그냥 내가 만들고 싶은 소리를 만들어서 넣은 거라고 보면 된다. 내가 스스로 녹음을 한 것이든, 남이 녹음한 거를 따와서 변형을 시키던 내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었는데, 이제는 소스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기면서 소스들을 많이 만들어 두는 편이다. 곡이 안 나올 때는 막 만들어서 1,2,3 저장해 놓는 거지.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외국의 음악들을 들어보면 어떤 음악은 음악보다 소스의 비율이 더 많은 음악도 있고, 소스로만 이루어진 음악들도 있다. 힙플 : 1번트랙 ‘Rap Concert’ 같은 경우는 1번트랙 치고는 격정적이었다. 이 곡에 코드쿤스트가 던진 화두가 어떤 거였는지 궁금하다. 코 : 말 그대로 랩 콘서트였다. 이 곡은 원래 노벨의 마지막 트랙으로 넣으려고 했던 곡이다. 그런데, 이번 앨범으로 가져오면서 오프닝이 된 셈이지. 의미라면, 딱 짚어서 말은 안 하겠지만 당시에 그 곡을 만들 때만 해도 되게 마음에 안 드는 게 많았다. 어떤 건 ‘랩도 아닌 거 같고, 뭣도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 곡의 주제는 단순히 ‘제대로 된 랩으로만 콘서트를 열테니 들어봐라’ 정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방금 말한 의도와 주제로 우탄 형과 이야기 했고, 우탄 형이 거기에 자기가 느낌 것들을 부여 한 거다. 힙플 : 미디어와 얽혀있는 랩 무대 밖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 같다. 나는 사실, 코드쿤스트가 그렇게 ‘Be Underground’를 지향하는지는 몰랐다. 코 : 아, 그렇지는 않다. 확대해석이 된 것 같은데, 이건 되게 특정한 곡 때문에 나온 곡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모두 좋아한다. 재미있게 본다는 말이지. 랩으로 이루어진 예능이라는 마음으로 보고 재밌어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좀 심한 것들..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 그런 것들이 이 곡을 만들게 했다. 힙플 : 한 명의 힙합 팬으로써 이번 쇼미더머니는 어떻게 관망하나? 코 : 처음에는 당연히 아니꼬운 시선이 있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분야의 음악을 너무 오락으로만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생각을 어느 순간 안 하니까, 그냥 예능으로 보이더라. 단순하게 런닝맨은 이름표를 떼는 포맷을 가진 거고, 무한도전은 도전을 계속 하는 테마를 갖고 있고, 이거는 그냥 랩을 하는 예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니 지금은 되게 재미있게 보고 있다. 힙플 : 그것들이 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해도? 코 : 별로 상관없는 것 같다. 어차피 나는 그냥 내꺼 하면 되는 거니까. 그리고 쇼미더머니에 나간 랩퍼들을 집에서 TV보면서 욕할 수는 있겠지만, 남 앞에서 혹은 어떤 자리에서 ‘얘는 쇼미더머니 나가서 병신이야’ 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거기 참가자로 나가는 아이돌 멤버들은 모르겠지만,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다가 나가는 사람들은 나갈까 말까 고민을 몇 번을 했을까? 그런 마음고생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앨범 내듯이 쇼미더머니 나가는 랩퍼들도 그 사람들이 살아남는 방식인 거니까, 그냥 다 멋있다. 힙플 : 앨범 여러 곡에 나레이션이 들어간다. 이 곡의 경우에는 어디서 따온 건가? 코 : 내 이상한 취미 중에 하나가 그거다. 외국의 유명 명사들의 강의 보기.(웃음) 그 여러 가지의 강의 중, 하나의 짜깁기다. 플랭스로 다 들어간 건 아니고 특정 단어들을 내가 조합해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아마, 그 곡의 나레이션은 하버드였나? 공부쟁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공에 대한 강의였는데, 쉽게 말해 ‘힙합을 좋아한다면 직접 공연장에 가서 랩퍼들이 손짓하고 발짓하고 외치는 것들을 들어라’ 라고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그 강의에서 내가 주목한 건, 스테이지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거였고, 오묘하게 주제가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았다. 힙플 : 앨범 전체적으로 보이스 샘플 소스들이 도드라지더라, 영화 대사들처럼 들리는 나레이션들도 들리고, 90년대 알앤비 발라드도 들리고, 길거리 소음들도 들렸다. 주로 어떤 것들을 디깅하나? 코 : 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샘플링을 하는 건데, 샘플링 할 곡을 디깅하는 게 아니라, 주로 효과음에 쓰일 것 들을 디깅하는 편이다. 곡은 거의 다 시퀀싱이다. 샘플링을 너무 좋아하지만, 샘플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못한다. 어쨌든 날 잡고, ‘오늘 디깅해야지’ 이런 경우는 없고, 그냥 평상시에 보고 들으면서 모으는 편이다. 요즘에는 노이즈들을 좀 많이 모으는 편이다. 힙플 : 주로 어디서 수집하는 편인가? 코 : 노이즈는 어디든지 있다. 음악에도 노이즈가 있고, 영화에도 있고, 그 노이즈들을 가져와서 그냥 그대로 곡에 쓰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서 공간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싶을 때는 공간적인 이펙팅을 노이즈에 거는 거지. 노이즈도 하나의 음악으로 대하는 거다. 힙플 : 개인적으로는 ‘Golden Cow’의 재잘거리는 샘플이 기억에 남더라. 코 : 그거는 돈 주고 샀다. (웃음) 힙플 : 특히나 애착을 갖고 있거나, 이번 앨범의 필살기(?) 같은 소스가 있었나? (웃음) 코 : 화지 형이 참여한 ‘주소’라는 곡의 처음에 지었던 가제는 스트릿무드였다. 직역해서 길거리의 감성이라는 가제가 있었는데, 최종 제목으로 확정 된, ‘주소’ 역시 길거리의 것들이기 때문에 주제로 정하게 됐다. ‘주소’ 이야기를 왜 했냐면, 이 곡은 노이즈도 많고, 깔끔한 게 하나도 없다. 드럼도 되게 더럽다. 근데 그 소스들이 길거리에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곡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넉살(Nucksal)형이랑 한 ‘에디슨’은 소스가 굉장히 많이 쓰인 곡인데, 이 곡을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곡 전반에 변주도 많고, 쿵쾅거리는 사운드들은 에디슨이 발명품을 만들고 있는 소리를 구현한 것이다. ‘thinks like 에디슨’이라는 구절처럼 실험하며, 발명품을 만들던 에디슨처럼 생각하라는 것이 이 곡에 던져줬던 주제였다.. 힙플 : 넉살과의 시너지는 이미 ‘Organ’에서 상한가를 쳤다고 생각했고, 그 이상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에디슨은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이었다. 코 : 나도 그랬다. 내가 만든 곡을 원래 잘 안 듣는데, 에디슨은 나도 정말 많이 들은 곡이다. 힙플 : 넉살과의 작업은 어떤가? 코 : 사람들이 정말 잘 맞는다고 말하곤 하는데, 막상 작업 할 때는 그렇게 잘 맞지는 않는다. 넉살형이 나한테 비트 병신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나도 특정 부분 플로우가 별로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하면서 굉장히 티격태격하면서 만드는 편이다. (웃음) 힙플 : 제일 편하다는 말이네 코 : 그렇다. 제일 편한 사람 중 한 명이지. 힙플 : 넉살의 인터뷰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코드쿤스트의 곡을 받았을 때 막막했다고 하더라 코 : 그건, 그 형이 멍청해서 그렇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웃음) 힙플 : 이정도 되면 제대로 된 콜라보 앨범에 대한 기대를 가질 만도 한데, 어떤가? 코 : 안 그래도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넉살 형이랑도 술 먹다가 농담 식으로 할까하는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넉살 당신 앨범부터 내고 이야기를 제대로 하자 이거다. 그 사람 앨범이 아직도 안 나왔다. (웃음) 우선, 그 사람 앨범부터 나오면 생각하고 싶다. 힙플 : 어쨌든, 계획은 있는 거군 코 :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힙플 : 넉살뿐만 아니라 씨잼(C Jamm)도 그렇고 블랭타임(Blnk-Time)은 코드쿤스트 사단처럼 움직이는 것 같다. (웃음) 코 : 되게 잘하고, 나하고 잘 맞다. 그냥 단순히 곡 주고, 주제 주고 딱딱딱 이런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되게 많이 하면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힙플 : 씨잼이나 넉살과는 달리, 블랭타임은 좀 다른 양념 같은 느낌도 든다. 코 : 맞다. 사람들이 나는 어두운 음악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당연히 밝은 것도 되게 좋아하지만, 내 앨범의 컨셉에서는 밝은 거를 할 수 없거든. ‘컨셉’ 앨범을 들었을 때, 신나는 게 나오고, 갑자기 우울해지면 흐름이 없는 앨범이 될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조심하는데, 씨잼이나 넉살 같은 경우가 내가 평소에 하는 무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바이브로 앨범을 채워준다면, 블랭타임 같은 경우는 좀 더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을 추구하기 때문에 블랭타임과는 내가 평소에 쉽게 하지 못하던 스타일을 할 수 있다. 힙플 : 코드쿤스트 했을 때, 예상되는 바이브의 앨범 말고 소품집으로 전혀 다른 감성의 앨범을 만들 생각도 하고 있나? 코 : 요즘 프로젝트가 좋은 게 많이 생겨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내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쯤에 4~5곡짜리로 나올 것 같다. 소품집 개념의 앨범에서는 되게 괴기한 소스들의 음악을 만들어 볼까 한다. 힙플 : 곡 마다의 편차를 줄이는데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을 받았다. 어떤가? 코 : 노벨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나도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는 1번부터 마지막 곡까지 다 내 마음에 들고 너무 좋다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 노벨에서 사람들한테 기억되는 건, ‘넉살의 오르간’, ‘JJK형의 ash’ 이 두 곡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트랙은 솔직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거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그 편차를 없애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연히 전곡을 모두 타이틀로 만들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앨범의 흐름이 완전 다 무너지고 믹스테이프처럼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게 만들되 특별히 튀는 곡은 없도록 접근을 했다. ‘특정 곡만 최고고 나머지는 다 별로야’ 라는 말이 안 나왔으면 싶었거든. 그래서 이번 앨범의 무드를 일관적으로 유지했다. 그런데, 내 의도를 사람들이 알았는지 이번 앨범의 피드백들을 보면 좋아하는 곡들이 모두 다르더라. 굉장히 만족한다. 힙플 : 피드백들은 많이 받아봤나? 코 : 다 본 것 같다. 힙플 : 주로 어땠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코 : 음 나쁜 것도 있었고 좋은 것도 있었는데.. 힙플 : 나쁜 건 뭐였나? 코 : 예전에 상구(Deepflow)형이 말했던 건데, 68분짜리 앨범을 발표했는데, 12시 10분(편집자 주: 대 다수의 앨범/싱글들이 발매일 정오에 발매 된다)에 ‘앨범 별로인데?’(웃음)라는 피드백이 오는 건, 말이 안 된다. 1분 미리듣기로 들어도 내 앨범의 경우엔 20분이란 말이다. (웃음) 뭐, 이건 신경 안 써도 되는 거긴 하지만, 그런 피드백들이 기억에 남는다. 좋았던 건, 자기 취향과 다르다고 하는 사람들도 물론 많았지만, 생각보다 1번부터 20번까지 모두 들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차례대로 쭉 들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힙플 : 팔로알토(Paloalto)와 함께한 ‘그렇다고’라는 곡을 앨범에 마지막에 수록했다고 들었다. 비장의 와일드카드였던 건가? (웃음) 코 : 맞다. 이번 앨범에서는 무조건 팔로형과 하고 싶었다. 무조건. 힙플 : 특별한 이유가 있나? 코 : 팬으로써 좋아하는 랩퍼거든. 내 청소년기를 책임졌던 랩퍼 중 한 분이다. 또 다른 한 분이신 개코형과 작업하고 나니까, 팔로형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져서 곡을 보냈지. 근데 내가 욕심에 눈이 멀어서 곡을 잘 못 줘버렸다. (웃음) 힙플 : 자세하게 듣고 싶다 (웃음) 코 : 프로듀서가 주제를 함께 이야기할지언정 곡에 참여하는 뮤지션의 상황을 생각 하고, 쓸 수 있는 가사에 맞는 비트를 줘야 하는데, 팔로 형이 결혼을 막 했을 그 시기에 내가 앨범의 가장 우울한 비트를 보낸 거지.(웃음)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났을 때, 나의 실수임을 깨닫고, 곡을 다시 썼다. 그래서 제일 마지막에 작업하게 된 거다. 힙플 : ‘What I Feel’같은 곡에선 오왼(Owen Ovadoze)과 도넛맨(Donutman)이 뭉쳤다. 내가 알기로 둘은 접점이 없는 랩퍼 같은데 어떻게 엮게 된 건가? 코 : 내가 생각하기에도 가장 만족스러운 조합 중에 하나다. 곡에 대한 이야기를 그들과 할 때 내가 주문한 건, ‘지금 씬에서 활동하면서 영감을 받는 거를 써도 되고, 불만이 있는 걸 써도 된다. 그냥 지금 느끼고 있는 걸 써달라’였다. 둘이 쓴 훅이 전혀 달라도 된다는 전제도 말해줬다. 사실, 어떻게 보면 두 친구랑 속내까지는 털어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되게 다른 성향의 랩퍼라고 생각을 했다. 근데, 그래서 더 재미있게 잘 나왔지. 나중에는 좀 미안하더라. 너무 내 마음대로 한 거 같아서 (웃음) 힙플 : 이 곡의 아웃트로 나레이션은 뭐였나? 코 : 스티비원더(Stevie Wonder)의 강연을 보고 나서 만든 나레이션이다. 힙플 : 어떤 영화의 대사인지 알았다. 코 : 영화의 대사는 쓰지 않는다. 내 나름의 철학인데, 영화는 어찌 됐건 연기를 하고 있는 거고, 주어진 대본에 맞춰서 가는 거지만, 강연은 강연자가 정말 속마음 안에서부터 끌어 올려서 외치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강연의 이야기들을 곡에 녹인다. 힙플 : 개인적으로 ‘Love Scene’에서 ‘미도’로 이어지는 구간을 좋아한다. 내용이 모호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이 두 곡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코 : 러브씬은, 어떻게 보면 내가 이 정도로 음악 실력이 늘었고,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트랙이기도 하다. 힙합적인 드럼이 주는 질감이나 그런 무드를 그대로 가져와서 뭔가 브릿 팝 적인 스타일로 재해석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메이슨(Mayson The Soul)에게 부탁을 했지. 그리고 이 곡은 작업실에서 메이슨과 처음부터 같이 만들었다. 주제는 *나 찌질한 동양인의 이야기다. 힙플 : 아, 곡의 시놉시스가 정해져 있던 건가? 코 : 그렇다. 스토리텔링이지. 정말 찌질한 동양인이 어떤 아름다운 백인 여자를 너무 사랑하게 되는데 그 여자의 남자친구에게 많이 맞고, 상처를 받게 되면서 자살하기 전에 남긴 편지의 내용이다. ‘시발 다 뒤졌어 나 마지막 발악이야’ 이런 느낌의. 힙플 : 그 내용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코 : 메이슨이 짜서 나한테 얘기를 해줬다. 근데, 그 내용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일맥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이야기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흑인들과 백인들의 음악에 영감을 받아서 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는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그들에게 전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힙플 : 미도는 어떤가? 코 : 올드보이의 캐릭터인 ‘미도’에게 영감을 받았다. 너무 끌렸다. 너무 멋있고, 매력적이었던 그 느낌을 곡으로 썼는데, 왠지 ‘미도라는 이름에도 뜻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제이호(Jayho)가 검색을 하다가 찾아낸 건데, ‘아직 도달하지 못한’ 이라는 뜻이 있더라고. 그래서 리짓군즈(Legit Goons) 회의 때 그런 이야기를 나눴고, 이 곡에는 ‘우리가 도달하지 못한 것’을 주제로 가사를 쓰기로 했다. 정말 딱 맞지 않나? 리짓군즈의 현 상황과..(웃음) 힙플 : 그런 것 같다. (웃음) 코 : 리짓군즈는 진짜 잘한다. 진짜 잘하는데, 하는 거에 비해서 주목을 못 받고 있지. 그 곡의 주제는 정말 쉽게 말하면, ‘우리는 결국, 도달할거지만, 아직까진 도달하지 못했어 그래서 *같애’ 딱 이거였다. 힙플 : 리짓군즈는 올해 그리고 있는 마스터플랜이 있나? 코 : 각자의 개인 앨범이 모두 나올 예정이다. 힙플 : 어떨 것 같나? 코 : 나는 크루 안에서도 약간 싸가지 없는 그런 캐릭터다. 서로 곡들을 들려줬을 때, 구리면 구리다고 심하게 이야기 하거든. 근데 지금 준비하고 있는 그들의 앨범들은 정말 좋다. 같은 크루라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절대 아니다. 힙플 : 뉴챔프(New Champ)가 참여한 ‘Life Is Crazy’는 지금 뉴챔프를 둘러싼 드라마가 쌓인 만큼 심경이 잘 드러나있어서 인상 깊었다. 코 : 나는 앨범을 구상 할 때, 그 사람의 현 상황이 어떻든, 그 사람이 잘나가든 못나가든 그 사람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 랩퍼를 1순위로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번 앨범은 엠씨, 보컬의 이야기를 내가 대변해주는 거니까 할 이야기가 있고, 그게 궁금한 사람들이 내가 쓸 수 있는 랩퍼였다. 뉴챔프 형은 군대에서 힙플을 통해 믹스테이프로 처음 접했는데,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가 혹은 우리가 그 당시에 주목하고 기대하던 형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은 포텐이 터지지 않은 상태이지 않나, 나는 그게 너무 궁금했다. 그러니까, 보통 그렇게 주목을 받은 신예들은 올라가는데, 챔프형은 아쉽게도 딱히 올라가보지 못하고,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형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 이야기가 궁금했던 거지. 물론 ‘챔프형을 내가 구사일생 시켜줘야지’ 하는 알량한 생각이 있었던 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형한테 정중하게 이런 이야기를 써줄 수 있겠냐고 부탁해 봤다. 힙플 : 그런 건, 어떻게 보면 민감한 이야기지 않나 코 : 결국에는 부탁을 드렸고, 작업을 하게 됐지만, 나도 생각만 하고 있었지,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몰라서 몇 달을 고민했던 것 같다. 근데, 챔프 형이 거리낌 없이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고 랩도 솔직하게 멋있게 나온 것 같다. 힙플 : 여담이지만, 뉴챔프가 이번 쇼미더머니에 재도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곡이 또 나름의 펀치감을 주더군 코 : 난 이상하게 뭔가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어떤 징크스가 있다. 첫 번째 EP에서 씨잼이 타이틀곡 ‘1-2’에 참여했었는데, 그걸 하고 나서 씨잼이 분위기를 타게 됐고, 넉살형도 오르간으로 분위기를 탔다. 물론 당연히 그들이 잘해서겠지만. 매 앨범마다 그래왔으니 이번에도 주목 받을 뮤지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 그걸 뉴챔프로 보는 건가? 코 : 챔프형은 잘 될 거다. 잘 될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힙플 :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 ‘주소’는 화지의 곡치고는 정갈한 곡 같다. 이 곡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코 : 앞서 말 한 대로 ‘길거리의 영감’을 테마로 화지 형과 조율을 했고, 만족스럽게 잘 나온 곡이다. 화지형의 [화지] 앨범은 나한테 굉장히 큰 감흥을 준 작품이었는데, 내 앨범에서 그런 돕한 느낌을 원하지는 않았다. 내가 원했던 건, ‘알 수 없는 느낌의 감동’이었고, 그런 면에서 의도대로 만족스럽게 나온 곡이다. 이 곡은 리짓군즈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을 예정이다. 힙플 : 뮤직비디오가 의외로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코 : 얼마 전에 나온 비디오 ‘그렇다고’는 뭔가 뮤비의 개념보다는 내가 랩퍼라서 립을 따는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나름대로 특이한 형식의 비디오를 내게 된 거다. 앨범 작업 기간 동안 작업실에 카메라를 설치 해 놓고 앨범을 만드는 기간을 담았다. 나 같은 경우에 음악을 처음 시작 할 때, 프로듀서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되게 궁금했거든. 그래서 이런 메이킹 형식의 비디오를 한 번 찍어보고 싶었다. 아, 그리고 이런 이유도 있다. 프로듀서를 지망하는 많은 친구들이 메일로, 메시지로 ‘어떻게 작업하나요?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보내온다. 당연히 이 비디오 하나만으로 전반적인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는 없을 테지만, 이 비디오는 내가 작업하는 환경을 보고 ‘뭐야 나랑 똑같네?’ 할 몇몇 사람들을 위한 내 나름의 방식으로 이제 시작하는 프로듀서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힙플 : 많은 프로듀서들이 코드쿤스트처럼 앨범 단위의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 요새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믹스 작업물을 올린다거나 리스 형식으로 비트를 팔기도 하는 프로듀서들도 많은 것 같은데 코 : 내 곡의 값을 리스로 매겨서 사운드 클라우드에다 파는 건, 너무 자기 자신을 저평가하는 행위인 것 같다. 그게 만약, 철저하게 팔려는 의도와 취미활동으로 만든 비트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게 아닌 프로듀서들에게 분명히 말해주고 싶은 건, 더 클 수 있는데 왜 스스로의 가치를 5만원으로 정해버리는 그런 멍청한 짓을 하냐는 거다. 실제로, 비트메이킹을 하는 친구들에게 그런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형도 남는 비트 있으면 한번 팔아보세요. 생각보다 잘 팔려요‘ 라고, 근데 나는 그것 보다는 차라리 앨범을 낼 것 같다. 나는 내 비트가 이 사람도 쓰고 저 사람도 쓰는 그런 비트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힙플 : 보너스트랙 중에 로세미 a.k.a 구구스타가 참여한 곡을 굳이 보너스 트랙으로 실은 이유가 있나? 코 : 아예 처음에 보너스를 만들어야지 생각을 하고 작업한 곡이다. 내가 앨범에서 정말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고, 이 곡은 보너스로 수록 됐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할 것 같았다. 흐름 상, 수록곡으로 녹이면 사람들이 왠지 스킵할 거 같고.. 힙플 : 아, 한번 꼰 전략이었나 (웃음) 코 : 그렇지. 참여진들, 트랙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힙플 : 코드쿤스트는 회사에 들어갈 법도 한데 아직 인디펜던트를 고수하고 있다. 제의가 들어오지는 않나? 코 : 몇 개 제의가 왔는데. 어떤 회사인지 밝히지는 못하겠지만, 그 회사에 내가 속했을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다. 나도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그 회사들에 별로 도움이 될 거 같지 않아서 정중하게 거절했다. 내가 만약 레이블에 들어간다면 이유는 하나다. 단순하게 내가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회사가 도움이 되고, 나도 그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거절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힙플 : 들어가고 싶은 레이블은 있나? (웃음) 코 : 마음속에는 있는데, 말할 수는 없다.(웃음) 힙플 : 알겠다. (웃음)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들려 달라 코 : 나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한테 내가 도움을 줄 차례이고, 가능한 많은 MC들의 앨범에서 프로듀서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1MC 1PD로 프로젝트성 앨범을 내보고 싶다. 더 넓은 시장을 보고 움직이고 싶다. 인터뷰 | 차예준, 고지현 (HIPHOPPLAYA.COM) 코드쿤스트 http://twitter.com/codekunst18 https://instagram.com/codekunst
  201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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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ELY HEARTS EP 'PALOALTO' 인터뷰  [59]
힙플: ‘Time’ 이후 오랜만에 뵙네요.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팔로알토(Paloalto, 이하 P): 일단 정글(jungle entertainment)에 있으면서 제이케이(Drunken Tiger, Tiger JK)형이랑 행사 많이 돌았고요.(웃음) 온라인 싱글로 타임(Time)을 발표했었죠. 그 당시 사실 좀 오랜만에 제 솔로작품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많이 있었어요. 근데 제 가사에 담긴 진심을 느껴주신 분들이 많아서 정말 100% 감동 했거든요. 너무 감사해서 그때 어떤 자신감 같은걸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사실 정글 스케줄 다니면서 즐거운 일도, 힘든 일도 있었지만 제가 프론트(front)로 나서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제가 앞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 거의 2년 가까이 익숙해지지 못했기 때문에- 예전에 제가 솔로로 활동 할 때의 ‘그게’ 없었었는데 타임 발표하고 나서 다시 자신감과 용기를 되찾았죠.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뜻이 있었는데 그 뜻을 위해서 정글을 나왔다가 아니라 정글이랑 계속 협력관계를 가지면서 하이라이트 레코드(Hi-Lite Records, 이하: 하이라이트)를 설립했고요. 힙플: 하이라이트를 설립하셨는데, 그럼 정글하고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협력관계라고 표현을 해주셨습니다만. P: 확실한 태도를 안보여서 다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저 나름대로 확실히 태도를 보여줬다고 생각했어요. 하이라이트 설립 기사를 봐도 분명히 정글과 협력관계인 산하 레이블이라고 기록 되어 있잖아요. 물론, 이번에 나온 제 EP를 가지고 정글에 있는 매니저 형들이 ‘적극적인(방송, 라디오 등의 스케줄을 잡는)’프로모션을 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정글에 속해 있는 하이라이트 뮤지션이에요. 물론, 정글과 저희의 여력이 될 때 서로 협력해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최근에 제가 한 잡지 인터뷰도 정글의 매니저 형들이 잡아주신 거고, 유통사의 문제라든지 온라인 음원 사이트들의 홍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힘을 실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글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지금도 정글에서 계속해서 도와주고 계시거든요. 당연히 어떤 ‘일’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제이케이 형과 미래(t 윤미래)누나는 끊임없이 조언이라든가, 제 앨범에 참여해주시는 등(웃음) 여러 모로 도와주고 계시거든요. 미래누나의 참여 같은 경우는 ‘먼저 도와줄 것 없어?’ 라고 먼저 말씀해 주셨어요. 조단이 보시느라, 힘드실 텐데 말이에요. 앨범 마스터링 날도 전화하셔서 ‘케이크 사가야 되는데 미안하다’ 면서 전화도 해주셨고요.(웃음) 비지(Bizzy)형과도 에피소드가 많은데, 어쨌든 중요한건 정글의 뮤지션들과도 계속해서 교류 중이고, 일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도움을 받고 있는 사정이죠. 힙플: 끈끈한 관계에 있는 레이블로 보면 되겠네요. 적극적인 프로모션이라는 말이 나왔듯이 흔히들 말하는 더 큰 시장을 조금은 배제하신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꽤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P: 제가 정글을 들어갈 당시는 피엔큐(P&Q, Paloalto & The Quiett)를 내고 나서였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피엔큐가 그 당시의 지금에 슈프림팀(Supreme Team) 같은 분위기였죠.(웃음) 그때 힙플 쇼(HIPHOPPLAYA SHOW) 관객도 힙플 쇼 기록을 깨는 관객 수가 왔었고, 주위 뮤지션들이 저희한테 거는 기대도 컸었고, 팬들이 거는 기대도 굉장히 컸었죠. 근데 당시 저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 당시에 가요계 쪽에 여러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있었고요. 근데 제가 군대를 간다고 하니깐, 그럼 다음에 하자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정글은 ’너 군대 갔다 와서도 음악 할 거지? 음악 할 거면 같이하자.‘ 라는 반응을 보여줬거든요. 정글은 정말 저를 음악인으로서 바라보고 있다라는 시각을 저는 믿었던 거죠. 그래서 내 음악을 더 많이 노출시킬 수 있는 회사라는 생각에 ’내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음악을 진실성이 담겨 있는 제 음악을 더 많이 들려줘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정글이랑 계약을 하게 된 거죠. 서류상으로 계약한 거는 병장 말년 휴가 나와서 도장을 찍은 건데, 진짜 고마운 것은 도장 찍기 전에도 저 GOP에서 철수 했을 때 제이케이 형이 아프실 때인데도 저희 부대에 위로공연도 와주시고, 저 휴가 나가면 회사 실장님이나 제이케이 형이 ’용돈 해라‘ 면서 돈도 주셨어요.(웃음) 그게 돈의 의미보다는 마음이 담긴 거잖아요. ’너를 정글 아티스트로 존중한다.‘ 라는. 그런 마음들도 너무 고마웠고, 계약을 하고 나서 이제 2008년부터 2010년 초 까지 계속 제이케이 형이랑 미래누나랑 비지 형이랑 리쌍 형들하고 여러 가지 공연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근데 거기서 진짜 얻은 게 많아요. 힙합플레이야 들어오는 사람들은 열혈 팬들이잖아요? 한국 힙합을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근데 방송국이나 대학축제에 오는 사람들은 물론 힙합플레이야나, 리드머에 들어오는 팬들도 있겠지만, 안 들어오는 분들도 많고 한국 힙합을 잘 모르는 팬들이 있어요. 근데 그런 사람들도 제 무대를 보고 제 팬이 된 분들도 되게 많아요. 그리고 진짜 말도 안 되는 행사부터 진짜 대박공연까지 해봤기 때문에 정말 공연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은 다 해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어떤 공연에서는 어떻게 하고 어떻게 해야 된다 하는 이런 대처능력이나 무대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된다라는 이런 걸 진짜 많이 배웠어요. 지금 등장하는 새로운 친구들이나 엠씨(emcee)들한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공연은 관중을 위한 공연이 되어야 된다는 것이에요. 근데 그렇다고 관중에게 휩쓸리면 안 되죠. 'Move the Crowd' 라는 말이 관중을 움직인다는 말인데 그 말인 즉, 자기의 색깔로 관중들의 마음이나 분위기를 움직여야 된다는 거죠. 진짜 관중을 움직이는 공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이케이 형 보면서 항상 느낀 거는 형은 진짜 목숨을 걸고 공연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에요. 여러 가지 예가 있지만, 한번은 몬스터(Monster) 활동할 때였는데 방송에 들어가기 직전에 아프셔서 쓰러지셨어요. 그때 완전히 진짜 두 발로 서기도 힘든 상태셨어요. 그래서 피디들이나 스텝들이 오늘 녹화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완전 초긴장 상태였는데도 제이케이 형은 무대에 올라가서 몬스터에 어울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내려오셨어요. 정말 대단한 분이시죠... 저는 그런 공연들을 매번 보면서 느끼는 게 ‘아 진짜 이형은 목숨 걸고 하는구나.’ 하는 거예요. 근데 관중들도 그런 제이케이 형을 보면서 정말 미치거든요. 제가 피엔큐 시절에 공연 했을 때는 보지 못했던 진짜 관중들이 미친다는 걸 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중들을 미치게 해야 된다.’ 라는 걸 배웠어요. 왜냐면 관중들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공연을 보러왔는데 그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느끼는 게 엠씨는 'Move the Crowd' 해야 되고 관중을 위한 공연을 해야된다라는 거예요. 앞에서 제이케이 형의 예를 들었는데, 무조건 제이케이 형처럼 공연하라는 건 아니에요.(웃음) 각자의 색깔이 있는 거니까요. 도끼(DOK2) 보면 진짜 자기 태도를 지키면서 하고, 바스코(VASCO) 형은 형 스타일로 되게 열혈로 공연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자신이 갖고 있는 걸로 관중을 흥분시킬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근데, 질문이 뭐였죠?(하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공연 쪽으로 조금 빠졌는데, 질문은 더 노출이 될 수 있는 곳을 들어갔다가 이 프로모션 부분이 조금은 배제 된 레이블로의 회귀(?!)랄까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에 대한 질문이었죠.(웃음) P: 아. 그러니까, 정글에 있으면서 제 앨범이 안 나왔잖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 사실 좀 힘들었어요. 2009년은 제 개인적으로 제가 살면서 군대에 있었던 시기보다 더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어려운 단어일수도 있는데 ‘연단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제가 좀 더 성숙해 질수 있었던.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정글식구들에게 감사해요. 물론, 당시에는 힘들어서 원망 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의 과정 이었던 것 같아요. 제이케이 형이랑 활동하면서 제가 직접 앨범을 내고, 방송국을 돌고 기자분이나 피디 분들을 만나는 건 아니었지만 제이케이 형 옆에 있으면서 보고 느낀 것은 아직도 힙합음악은 가요계에서 주류음악은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에픽하이(Epik High)나 군대 간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나 리쌍이나 드렁큰 타이거가 진짜 돈을 많이 벌고 있고 수익도 많고 영향력도 세지만 가요계는 사실 상 ‘아이돌’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이죠. 그리고 지금 사실 가요프로그램은 음악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아이돌을 욕하자는 건 아니에요. 예전 도끼 인터뷰에서도 도끼가 강조했던 것은 아이돌 친구들은 대중들의 취향을 위해서 완전히 훈련된 전문화된 상품이 되기 위해 어려서부터 10년 가까이 트레이닝 되어서 나온 사람들이라는 것이잖아요. 근데 힙합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에 힙합 적인 방법으로 그렇게 트레이닝을 해서 우리 것으로 나오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렇게 해서 된 사람들이 제가 곁에서 봐왔던 무브먼트(Movement Crew) 형들인데.. 어쨌든, 결국에 제가 제이케이 형과 활동 하면서 느낀 거는 먼저, 우리나라의 인구수가 적다는 거예요. 미국이나 일본처럼 ‘억’대가 아니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층이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아요. 결국에는 힙합플레이야 들어오는 친구들도 소녀시대 컴백무대, 비 컴백무대, 이효리 컴백무대 본단 말이에요. 하지만 반대로 가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힙합에 누가 컴백했다고 관심을 갖지 않죠.(웃음) 그만큼 인구수에 대한 현실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가요계의 시스템이랄까요? 뭔가 음악으로 승부가 된다고 하기 보다는, 어떤 누구라도 예능에 나와야지 주목 받고 음원 순위가 올라가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예전처럼 음반이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 활동하고 계신 무브먼트 형들을 비롯한 여타 뮤지션들은 정말 대단한 거죠. 근데, 이런 상황에서 정글 뮤지션들도 그랬지만, ‘장기하’의 경우가 저한테 자극이 좀 됐어요. 장기하를 보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꿈을 이루려면 해야 될 게 너무 많다는 걸 느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그 과정 속에서 제가 더러워 질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한발 전진을 위해서 한발 물러 설 때 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이게 제가 포기하고 졌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자신 있는 방법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어느 날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뿌리는 신촌 긱(Live House Geek)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온 거거든요. 홍대에서 전국으로 넓어진 것인데 하이라이트를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앞서 말씀 드린 뿌리가 여기인데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때부터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자신과 타인과의 갈등.. 저는 제 과거를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고, 저는 제 뿌리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 뿌리라고 생각하는 언더그라운드 씬의 뮤지션들의 음악들과 그곳에서의 공연들이 힘이 커져야 그 뿌리를 타고 줄기가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하이라이트를 만든 것도 한발 후퇴하는 것도 있다고 했지만, 제가 원래 있던 뿌리에서 힘을 만들어서 제 동료들과 같이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시스템을 우리의 힘을 키워서 바꾸자라는 그런 꿈이 있는 거예요. 이 하이라이트에 개화산에 있던 친구들 중 저와 뜻이 맞는 친구들과 제가 그 당시에 가장 눈 여겨 봤던 비프리(B-Free)를 영입한 거고요. 힙플: 말씀하신대로 비프리가 영입이 된 케이스인데요. 비프리의 어떤 점을 주목하셔서 영입하게 되신 건가요? P: 진취 형 앨범에 저도 미스터 플라이(MR. Fly)로 참여를 하고, 비프리도 한 곡에 참여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이 친구 라임도 체계가 잡혀있고, 랩이 뭔지 아는 친구구나’ 라는 생각은 했지만, ‘*나 대박이다.’ 라는 감흥은 없었죠. 근데 그 뒤에 나온 ‘자유의 뮤직 EP'를 들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저는 들려지는 면도 그렇지만, 어떤 메시지나 이 사람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랩을 하고 있는지를 중요시 생각해서 많이 보는데, 이 친구는 진짜 시대정신이나 음악적인 본인만의 철학이 확고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생각도 멋있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 타임에도 비프리가 등장 했는데, 그때의 저는 정글에 있었으니깐 ‘앞으로 자주 교류해야지’ 라는 생각만 했었죠. 근데 하이라이트를 만들게 됐고, 앞서 말한 때부터 관심이 컸던, 비프리한테 제가 삼고초려(웃음) 끝에 설득을 했죠. 함께 하자는! 힙플: 아시겠지만, 그 당시에 비프리한테는 많은 레이블에서 러브콜이 있었죠.(웃음) P: 비프리의 가능성을 알아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갔을 때도 비프리는 약간 예상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어요. (웃음)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디서 자기 오라고 했었고, 어디서 오라고 했었다고. 그래서 하이라이트로 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죠.(웃음) 고민 끝에 저는 제 진심을 담은 리스펙(respect)을 보여 줬어요. 다행히 비프리도 제 진심을 느껴서 함께 하게 된 거죠. 힙플: 아마, 하이라이트의 두 번째 앨범이 될 비프리 앨범 작업이 한창인데, 어떤 앨범이 될 것 같으세요? P: 떡밥을 주고 싶지는 않은데(웃음) 진짜 말 그대로 ‘*나 힙합’이에요. 거기다 이 친구는 시대정신이 있는 친구에요. 지식인은 아니지만,(웃음) 자기 방식대로 풀 줄 아는. 그리고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낸 자신의 경험들, 힙합의 오락적인 면도 되게 재미있게 담겨 있는 음반이 될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 담겨 있다는 것... 여기 까지 하겠습니다.(웃음) 힙플: 비프리의 음반은 팔로알토씨와는 다른 스타일의 음반이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하이라이트는 음악 스타일에 구애 받지 않는 레이블이네요? P: 저희는 크루가 아니기 때문에 더리사우스(Dirty South)건 재즈힙합이건 네오소울(neo-soul)이건 스타일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말 그대로 회사라서 소속 아티스트를 서포트(support) 하는 곳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정 색깔로 자리 잡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데프잼(Def Jam) 같은 경우도 그 레이블만의 음악색깔은 없잖아요. 그런 것처럼 하이라이트만의 색깔은 없어요. 단지, 좋은 흑인 음악을 만들어서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한 레이블이에요. 힙플: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한 레이블! 하이라이트의 첫 타자에요.(웃음)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P: 저희 사장님은 원래 개화산 크루에서 랩을 했던 형인데 지금은 동대문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형이에요. 진짜 자수성가해서 개화산 크루 중에서 제일 잘 된 형이에요. 어쨌든 이 형은 음악은 관두었지만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었죠. 이 형의 꿈이 음악을 직접 하지는 않아도 음악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거거든요. 열정과 음악만 있었던 하이라이트에게 현실적인 부분을 채워주신 형이고, 말씀드렸다시피 항상 음악에 이바지 하고 싶은 사람이었던 데다가, 자기의 힘으로 제 앨범을 내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되게 뿌듯해 하고 계세요. 저도 형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봤는데, 제 앨범을 내줄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앨범을 내 준다는 것에 하이라이트의 사장님이라는 것에 감사하고 감동이에요. 이런 것 때문에라도 하이라이트에서 제가 첫 타자로 나왔다는게 제 인생에서는 큰 뭔가가 있어요. 우리가 해냈다는 느낌이랄까. 힙플: 또, 팔로알토씨 개인적으로는 피엔큐 이후에 4년여 만에 나오는 앨범인데요. P: 제 솔로 앨범은 5년만이고, 피엔큐 이후에는 4년 만에 발표된 앨범이죠. 저도 오랜만에 나오는 거기 때문에 저를 꾸준히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야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죠. 그리고 제 팬들 각자가 저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 다 다르더라고요. 어떤 팬은 ‘짝패’의 모습을 좋아하고 어떤 팬은 ‘메모리즈(Memories)’를 좋아하고... 근데 저는 모든 부분을 충족 시켜줄 수는 없죠.(웃음) 어쨌든 이번 음반은... 솔직히 감성힙합이라는 말이 우스운 말이 되었는데, 그게 좀 안타까워요. 감성힙합이라는 말이 조금 뭔가 오글거리는 말처럼 되어버렸는데, 제 이번 음악은 되게 감성적이에요. 제가 하는 이야기들은 제가 살아오면서 20대 중후반에 느끼는 이야기들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제 제 색깔로 나왔는데 지금까지 반응은 그 색깔을 느껴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고, 5년 만에 솔로 앨범인데도 기대했던 만큼 사람들이 반응을 해주니깐 그거에 대해서 너무 고맙고... 진짜 지금은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힙플: 부담감이 고마움으로 바뀌신 것 같네요. 많은 팬들이 음악 외적으로 아쉬워 한 부분이 ‘EP'라는 형식의 부분인데요. 정규가 아닌 EP로 발매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인데 말이에요. P: 제가 EP 음반을 낸 것은 제가 정규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더 콰이엇이 'a Night Records'를 뉴뉴욕에서 마스터링 하는 바람에..(웃음) 마스터링도 그렇고, 더 콰이엇 이번 앨범에 투자 된 돈이 언더그라운드 시장치고는 거대하거든요. 저는 그걸 보면서 저는 항상 더 콰이엇이랑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라도(웃음) 정규에 욕심을 더 부려야겠다는 생각에 EP 앨범을 하게 된 거예요. EP앨범이 절대 애정이 덜 들어가고 규모가 작고 이런 거는 아니에요. 물론 규모가 작을 순 있어요. 제가 더 콰이엇 만큼 돈을 들이지 못했거든요.(웃음) 어쨌든, 저는 제 이번 EP로 제가 추구하는 음악, 제가 이런 색깔을 가진 뮤지션이 되겠다라는 것을 사람들한테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당연히 저도 EP 앨범이라서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마음을 알아요. 제가 진짜 오랜만에 나오는 거니깐 좀 더 스케일이 크게 해서 나오는 걸 원하고 있겠죠. 그런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절대 이 앨범이 애정이 덜 들어가고 그런게 아니고, 여기에 제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정규앨범을 작업하는 만큼, 저는 이 앨범에 사활을 걸고 작업을 한 거기 때문에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8곡이면 EP치고 많은 거예요. 정규를 10곡 ~12곡 내시는 분들한테는 죄송한 마음이 있을 정도로.(하하하, 모두 웃음) 그런 분들은 절욕할 수 있어요. ‘무슨 EP에 8곡이나 넣었냐’ 그러면서. 근데 저는 이 앨범에도 그동안 작업했던 것들 중에 추리고 추린 거예요. 더 이상 추릴 수 없어서 수록한 곡들이 담긴 EP이기 때문에라도 정규 앨범의 완성도 보다 딸릴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힙플: 음반을 들어보신 분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하시겠죠.(웃음) 앨범의 타이틀이 론리허츠(Lonely Hearts)인데, 타이틀에 담긴 의미부터 여쭈어 볼게요. P: 론리허츠 라는 의미가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의미에요. 제 의도는 그러니깐 저도 항상 집에 혼자 있으면 너무 외로워요. 고독함에 잠도 설치고, 자도 되는데 잠이 안와요. 그래서 트위터(http://www.twitter.com)에 중독되어 있는 것도 외로움에 반증이죠. 다른 사람들이 글 올리는 것만 봐도 안심되는 것 있잖아요. 사람들이 답변해주는 것 보면 ‘이사람들이랑 같은 하늘에서 숨 쉬고 있구나’ 이런 걸 느낀 달까요.(웃음) 메신저에 접속해도 대화는 안 해요. 접속해서 다른 사람들 접속해 있는 것을 보며, ‘이 사람들도 어디선가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구나.’(웃음) 라고 느끼거든요. 제가 그런게 심해요. 근데 저는 저만 그런 걸 느끼는 줄 알았는데 제 주위에 함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그런 걸 다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에요.(웃음) 그렇기 때문에 밤늦게 까지 집에 안가고 같이 모여있는 거예요. 그리고 진짜 대한민국이 지금 되게 혼란에 시기잖아요. 사회적으로도 한명도 빠짐없이 그러고 있다고 생각해요. 겉으로 표현하고 있는 건 다들 다르죠. 겉으론 행복하고 밝고 그런 사람들도 마음속으로는 되게 외로운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느낀 순간부터 이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음반을 내면 ‘팔로알토도 이러고 있구나’ 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제 음악은 감성을 자극한다라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공격적인 면도 있지만- 이거를 직설적으로 풀지 않고 친숙하게 풀려고 많이 노력을 했어요. 외로운 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제 앨범을 듣고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 내었으면 해요. 힙플: 의도가 잘 드러나듯이 이번 앨범에 테마는 따듯함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사운드적으로나, 가사적으로도. P: 네, 차갑지는 않죠. 힙플: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은 상당히 차분하면서 재지 한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사운드 면에 있어서 프라이머리(Primary)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잖아요. 애초에 콘셉트를 그렸을 때부터 생각하신 부분이었나요? P: 저는 곡 만드는 분들을 모두 리스펙 하지만 프라이머리 형의 음악 색깔을 제일 좋아해요. 프라이머리형한테 제 앨범의 전곡 프로듀싱을 맡기고 싶었는데, 아메바 컬처(Amoeba Culture)들어가서 슈프림팀 앨범 작업을 해주고 있어서 바쁘니깐 그렇게 까지는 부탁 못했어요. 어쨌든 프라이머리형이랑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정글에 있을 당시에도 곡을 되게 많이 받아 놨었어요. 그 당시 받은 곡들 중에서 진짜 추리고 추린 엑기스를 이번 앨범에 넣은 거예요. 진짜 프라이머리 형이 흔쾌히 도와주신 거에 대해 너무 감사드려요. 그 바쁜 와중에도 애정과 열정을 쏟아서 해주셨거든요... 제가 처음 받았던 초안비트랑 지금 편곡된 비트랑 차이가 엄청 나요. 편곡뿐만 아니라 믹스도 본인이 직접해주셨는데, 소리 잡아주신 거나 이런 부분에 열정이 담겨 있고, 프라이머리 형도 제 앨범 작업해준 것을 ‘일’로 생각해 주신게 아니라 ‘우리 뭔가 소통이 되었다.’ 라는 느낌을 받게 해주셔서 거기에 대해서 너무 행복해요. 그래서 더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합니다. 힙플: 사운드 면에서 리얼 연주와 아날로그 한 사운드에도 신경 쓰신 점이 눈에 띄었는데요. P: 프라이머리 형 곡이 4곡이 들어가 있고, 그다음에 3곡이 저랑 211의 론리 허츠 클럽(Lonely Hearts Club)이라는 프로듀서 팀의 곡이에요. 211이랑 저랑 음악 취향이 80~90% 완전 일치해요. 저희의 보통 작업 방식은 그 친구가 건반을 치는 친구기 때문에 멜로디 쪽에 그런 선율들을 붙이는 걸 만들고 거기에 제가 악기 추가와 전체적인 조율, 그리고 리듬 파트를 제가 만들죠. 그렇게 해서 곡이 완성되는데, 어쨌든 저희들은 결국에 살아남는 거는 연주음악이고 생각을 해요. 요즘은 음악하기 쉬운 시대가 됐잖아요. 건반이나, 여타 악기가 없어도 마우스 클릭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대에요. 그게 되게 좋은 거죠. 왜냐면 그만큼 사람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으니까, 직접 해보면서 음악이라는게 얼마나 위대한 예술인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요. 뭐, 안 좋은 방향에서 보자면 진짜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는 음악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거리의 음악가들을 더 이상 보기 힘들잖아요. 또, 연주 음악이 진짜 멋있는 이유가 세션 맨 들은 만나서 술 마실 시간에 서로 잼 하면서 소통하거든요. 그런 연주 음악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을 해요. 사실 이번 앨범에는 연주가 크게 부각되고 ‘연주음악’의 진정한 깊이 뿌리를 담은 음악은 아니에요. 단지 저랑 211이 함께 곡을 만들면서 해낼 수 없는 작업들을 세션 맨 들한테 부탁 한 거거든요. 저희가 미디로 작업을 해서 가이드를 들려주면 그분들께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풀고, ‘이거 어떠냐?’ 하면서,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제 앨범에 참여해주셨는데 그게 또 되게 서로의 소통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간에 맘에 드는 작업물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 힙플: 팔로알토씨가 속한 프로듀싱 팀 론리허츠클럽(Lonely Hearts Club)의 211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요? P: 고1때 같은 반이었어요. 저 고등학교 때는 힙합 좋아하는 친구들 한반에 1명 있을까 말까 했었거든요. 그래서 반에서 힙합 좋아하는 친구 만나면 그때부터 형제에요. 211이랑도 서로 힙합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만남을 지속해 가면서 친해진 거죠. 그 당시에 서로의 집에 가서 음악도 듣고, 서로 곡도 만들어서 듣고, 같이 랩도 하고 카페 빌려서 공연도 하고... 지금까지 함께 해 온 굉장히 친한 친구이자 동료죠.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음악은 서로 믿을 수 있는 사람들하고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어요. 가리온 형들이나 피타입(P-Type) 형, 션이슬로우(sean2slow)형과 작업하고 싶고 그래서 앨범 만들면서 친하진 않지만 음악을 리스펙하니까 부탁하고 그런 게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인간적으로 믿음이 쌓이고 인간적인 부분이 맞아야 진짜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211이랑 그렇게 오랫동안 친했기 때문에 같이 음악을 하는 거고 그 만큼 믿음이 있어야 서로 오해가 생겨도 믿음으로 이겨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힙플: 팔로알토씨도 예전부터 프로듀싱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프로듀싱 팀으로 작업을 하면서 작법에 변화가 있었나요? P: 211이랑 만난 거는 오래 되었어도 공동 작업을 하게 된 거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제이케이 형 8집 ‘Feel Good Music' 바로 전부터 했는데 제가 전역하고 나서 이후부터 공동 작업을 하게 된 건데, 작법이 좀 변화가 있었다면 저는 아주 예전부터 곡은 계속 만들어 왔었는데 저는 예전에 미디음악으로 시작을 했지만 샘플링 작법으로 곡도 많이 만들었거든요. 근데 지금 샘플링 작법으로 잘 만드는 사람이 너무 많단 말이에요.(웃음) 그래서 제가 개화산 앨범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미디로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 당시 개화산 앨범의 미디음악은 사실 부족한 부분이 되게 많아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듣는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거부반응이 많았죠. 샘플링이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을 당시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샘플링이 한국힙합에서도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음...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웃음), 이제 작법에 대한 변화라면, 샘플링을 배제한 연주 음악 위주로 가고 있죠. 그게 211과 제가 추구하는 바이고, 연주 음악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게 커요. 힙플: 연주음악 위주로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앞서도 언급되었듯이 그 스타일일 중에 재지(Jazzy)한 스타일로의 변화잖아요. 언제부터 추구하게 된 건가요? P: 원래 이런 스타일에 대해서 좋아했기 때문에 제 발자국 EP에도 되게 재지 한 트랙들이 있었고, 리사운딩(Resoundin)에도 있어요. 힙플: 하지만 이번처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죠. P: 네. 어쨌든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들이 오케이 플레이어(Okay Player)의 뮤지션들 -최근에는 예전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루츠(The Roots), 커먼(Common), 제이딜라(J. Dilla) 로부터 파생된 많은 뮤지션들의 음악들에 심취해 있었어요. 나도 이런 음악을 해야겠다,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죠. 근데 말씀하신대로 이번에 색깔을 확실히 잡게 된 이유는 그 당시에는 제가 좀 얕았던 거죠. 좋아는 하지만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슬슬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거죠. 앞으로 더 딥(deep)해지는 진중한 음악들, 발전되는 음악들이 나올 거예요.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대해서 더 파고들어 갈 생각이거든요. 아마 더 발전된 음악들이 나올 것 같아요.(웃음) 힙플: 그렇군요. 그럼 타이틀곡 이야기를 해볼게요. 표면적으로 가장 밝은 곡인 'Positive Vibes'. 어떻게 탄생 된 곡인가요? P: Positive Vibe 는 일단 제목이 어려워요. 타이틀곡인데 제목이 어렵죠.(웃음) 좀 쉬운 제목을 생각했는데, 제목이 쉬워지면 왠지 곡의 느낌도 쉬워질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요. 어쨌든 이곡은 확실히 두 가지 목적이 있어요. 하나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긍정적인 기운을 느꼈으면 하는 거예요. 우울하고 위축되어 있던 사람들이 기운을 되찾았으면 하는. 또 한 가지는 메인 랩 벌스(verse)가 두 개인데, 12마디 두 개밖에 없고 제 랩 훅이랑 미래누나 노래 훅이 있는데 제 랩 훅이 계속 반복돼요. 이 부분은 공연을 위한 노림수도 있고, 음원을 위한 노림수도 있어요.(웃음) 근데 음원을 위한 노림수가 사람들한테 통한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싸이월드나 멜론에 상위권에 잠깐 올랐다 내려왔는데,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지금 시기(4/23)에는 30위쯤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곡은 메인 코드였나? 건반으로 멜로디를 만들고 있었는데, 하다 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곡으로 만들기로 하고, 211이 만든 뼈대에다 악기를 추가하고 원래 211이 만들었던, 리듬파트에서 킥이랑, 스네어(snare), 클랩(clap)소스를 바꿔서 다시 찍었죠. 그루브(groove)는 211의 것과 제 것이 합쳐졌어요. 하이햇(Hihat) 같은 경우는 그 친구가 찍은 그루부가 너무 좋아서 그대로 가고, 제가 킥이랑 스네어 소리를 예쁘게 만들어서 넣은 거죠. 이곡이 아마 우리가 생각했던 그 음악이 아니었나 싶어요.(웃음) 머릿속에 있던 음악이 드디어 표현이 된 거죠. 여담이지만, 제 전공이 실용음악 전공이라서 학교 후배들한테도 들려줬더니 *나 좋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자신감을 얻고 곡을 완성하고 나니, ‘이건 무조건 미래누나 피처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탁을 드렸는데 너무 흔쾌하게 해주셨어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있는 것도 미래누나 덕이 너무 큰 것 같고, 순위를 떠나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힙플: ‘녀셕들’은 실제 친구들의 이야기잖아요. 에피소드도 있다고 하던데. P: 이곡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동창들 이야기 인데 제가 한 동네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초중고 동창이 똑같아요. 동네 친구들이라서 같은 학교를 안다녔어도 친한 친구들도 있고요. 그 친구들과 ‘민박집’이라는 저희 크루가 있어요.(웃음) 이 친구들이랑 매해 여름 때 마다 부산으로 여행을 가거든요. 저 군대에 있을 때도 휴가 나와서 가기도 하고, 전역하고도 갔었는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까, 각자 바쁘잖아요. 누구는 유학가고, 누구는 아버지 일 받아서 일하고 있고, 누구는 드라마 음악하고 있고, 누구는 직장 다니고.. 서로의 일들에 매진하다 보니까 요즘에는 자주 못 봐요. 더군다나 제가 특히나 그 친구들한테 많이 소홀했어요. 친구들이 술 마시고 있다고 오라고 그래도 못가고 또 2009년에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너무 힘들어서 일부러 사람들을 잘 안 만나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근데 친구들이 저한테 한 번도 서운하다라는 말을 안 해서 너무 고맙지만, 서운하다는 걸 느낌으로 아니깐 친구들한테 바치는 노래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민박집 친구들을 가사를 써서 완성했는데 좀 파장이 컸어요.(웃음) 저는 웃고 즐기고 그런 느낌으로 만들었는데, 불화의 불씨가...(웃음) 다른 친구들은 다들 훈훈하고 ‘그땐 그랬지’ 이런 분위기 인데 한명에게는 제가 비판의 내용을 담았거든요.(웃음) 가사를 들으면 아시겠지만 ‘대통령을 꿈꾸던 유학파 날라리’ 라는 친구 이야기 인데 그 친구가 요즘 여자 친구랑 잘 만나고 있는데 이곡 가사를 듣고 헤어질 뻔 했다는(하하하, 모두 웃음) 그래서 친구가 전화해서 욕을 바가지로 먹었죠. ‘이런 거 왜 써서 날 이렇게 만드냐고.'웃음) 그 커플들에게는 계속 전화해서 화해시킨(웃음)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죠. 힙플: 단순히 친구들한테 보내는 메시지지만, 20대 중.후반은 누구나 생각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P: 네 우리의 이런 삶이 우리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라 우리 나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고 어른 분들은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 곡을 듣고 느끼셔서 연락 안하는 친구들한테 연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힙플: ‘Soul Sick' 같은 경우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더라고요. P: 이 곡 같은 곡은 프라이머리 형의 곡자체가 진짜 이거는 우리나라에 유일한 것 같아요. 이 노래는 너무 좋아서 이 노래는 무조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곡이에요. 여담인데, 아메바 컬처와 계약하기 전에 프라이머리형이 일본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 곡은 그 당시에 해외로 보내려고 했던 곡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곡은 제가 써야 된다고 했더니, 시원하게 ‘너 써’ 그래서 감동을 또 받았었죠.(웃음) 이곡은 정말, 랩이나 가사가 좋게 안 나오면 프라이머리형한테 죄를 짓는다는 생각을 하고 작업한 곡임과 동시에 제가 2009년 너무 힘들었을 때의 그때 제 마음과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곡이에요. 그 당시의 제 서러운 감성이나 음악인으로써 외로운 싸움.. 그러니까 혼자 싸워서 이겨야 된다는 이런 중압감 등을 담았고요, 사회적인 영향력이 언더그라운드 씬에도 분명히 없지는 않거든요. 저는 투팍(2PAC)이 죽고 나서 그 이후에 다큐멘터리나 여러 경로를 통해 투팍의 이야기를 많이 접했는데, 그때 느낀 게 투팍은 항상 뿌리깊이 변하지 않는 흑인사회를 항상 이야기 해왔고, 밥말리(Bob Marley)도 평화 등, 사회적인 이야기를 항상 해왔어요. -물론, ‘나 *나 짱 이다’라는 이야기도 썼지만- 하지만 그 당시 저의 생각은 결국에는 그 사람들의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었어요. 쉽게 말해서 회의적이었죠.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구나.’ 하지만 요즘은 다른 생각이 들어요. 투팍이 발표한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다음세대 사람들이 그 음악을 듣고 깨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인해 용기를 얻고, 거기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과 꿈이 더 넓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우리의 진심을 담긴 음악을 듣고 그 사람의 삶이 변화되는 것 말이에요. 김연아처럼 스케이트로 우리나라를 세상에 알린다던가, 아이티(IT) 산업으로 우리나라의 엄청난 아이티 기술력을 세상에 알린다든가, 가수 김장훈씨 처럼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을 타임지에 실을 정도로 엄청 난 것... 그것들이 저는 진정한 애국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요즘 젊은이들은 물론, 우리나라 언더그라운드 씬도 그렇지만 너무 밥그릇 싸움에만 목메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워요. 그래서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서 라는 곡도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서 슬프다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거는 너무 1차적인 거고 제가 그 곡에 담은 내용은 이거에요. 우리는 주입식 교육에 물들어 학교를 다니면서는 거부를 해왔지만 거기에 익숙해져 있고 대학교 들어가면 대학교 술과 유흥 문화에 빠져서 여자랑 놀고 그러다 3학년 되면 위기의식을 가졌다가 4학년 되면 취직 준비하기 바쁘고 취직하면 자기 밥벌이... 돈 벌어서 결혼해야 된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지만, 그렇게 자신의 삶에 열정을 가지고 사는 것도 정말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다 좋은데, 사람들이 좁은 시야에만 갇혀서 밥그릇 싸움에만 목멘다는 생각이 들어 만든 곡이죠... 어쨌든, 제가 비록 영향력이 크지 않고 음악 외에 사회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제 음악을 듣고 젊은이들이 뭔가를 느끼고 깨어나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면 저는 제가 만든 음악에 어떤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거죠. 힙플: 정기고(junggigo)와 함께 한 ‘NOWARNOCRY'도 그 부분 중에 하나이고요. P: 네,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음악에 힘은 대단하고 'Soul Sick' 같은 이야기도 제 고민을 담은 건데 곡도 너무 좋고, 랩 가사나 그런 부분도 좀 더 느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가사를 너무 1차원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6마디 2개지만 3분이라는 러닝 타임을 위해서 제가 이때까지 겪고 느끼고 고민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곡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듣는 즐거움만을 따르지 말고 마음으로 느껴줬으면 좋겠어요. 힙플: 이번 앨범은 정말 확실한 콘셉트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앨범이에요. 하지만, 최근에 다수의 리스너들이 스킬에만 너무 치중해서 음악을 감상하는 면이 있어요. 팔로알토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P: 요즘 친구들 정말 잘해요. 저도 자극 받고 위기의식 느끼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쉴 수가 없어요. 그 친구들한테 고맙기도 하고요. 저는 스윙스(Swings)의 정규 앨범 ‘성장통’을 좋게 들었어요. 제가 좋게 들었던 것은 스윙스의 가사였거든요. 가사에서 그 친구의 고민들이 느껴지고 와 닿는 것이 있었어요. 또, 이런 가사가 있었죠.. ‘술집에 새벽까지 있는 사람들을 봐. 저 사람들도 나랑 똑같은 사람이다’ 저는 이 가사를 듣고, ‘아 나만 외로운게 아니구나.’ (웃음)라는 걸 느꼈어요. 지극히 간단한 예를 든 건데,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제가 말한 그걸 못 느끼니깐 스윙스의 성장통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스윙즈에 대한 재치적인 면도 좋아하지만, 랩을 잘하는 친구에요. 랩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는 친구인데 그것뿐만 아니라 성장통에는 그 친구의 진심이 담겨 있는데, 그걸 알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없는 거예요. 그 이유는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초점을 두는 사람들이 너무 없기 때문이에요. 스킬, 랩 자체만 초점을 두고 보는 것 혹은 ‘스윙스가 또 누구를 디스(diss) 했을까?’ 라는 그런 스윙스의 단면만 보는 것 같은데 성장통에서 -스윙스가 사람들한테 어떤 것을 요구했는지, 목적이 뭔지 모르겠지만- 스윙스는 자기의 속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낸 거거든요. 그리고 요즘 랩하고 있는 친구들은 스웨거(swagger)를 너무 쉽게 써요. 더 콰이엇의 ‘Game Theory’ 가사는 랩 하는 친구들이 듣고 배워야할 가사에요. 힙플: 말씀하신 스웨거 트랙들이든, 성적인 이야기든, 팔로알토씨의 음악처럼 감성적인 것이든 어떤 것이 우월하다고 할 수 없는 게 음악이죠.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스웨거 트랙들이 많아지고 있죠. 여기에 대한 시선은요? P: 도끼는 스웨거를 부릴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친구고, 스윙스도 자기 힘으로 그렇게 이루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더 콰이엇도 그렇고요. 근데 지금 이제 시작하는 친구들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쓸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개코(of Dynamic Duo)형이 ‘제이지(Jay-Z)도 내 랩을 듣고 빡돌아’ 라고 쓴 가사는 개코 형은 정말 잘하잖아요. 그 형은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람이니까요. 말로 안 해도 보여주는 게 있는 그걸 재미있게 보여주는 거잖아요. 근데 랩을 처음 시작하는데 자기가 ‘언더그라운드 킹이다.’라고 쓰는 거는 스웨거가 아니죠. 자기가 이뤄 놓은 것을 말하는게 *나 멋진 스웨거 인데 스웨거에 대해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무조건 짱이다.’ 라고 하는 것을 스웨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도끼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가사를 들어보면 ‘내가 *나 영 보스고, 영킹 이고, 대한민국 힙합에 나밖에 없어’ 이런 이야기 없거든요. ‘서커스’ 만 들어봐도 알잖아요. 이제 어느 정도 이뤘고, 도끼는 영향력이 있으니까 쓰는 거죠. 도끼처럼 뮤지션이라서 자기가 이런 거 이야기해도 부끄럽지 않겠다 했을 때 써야 진정한 스웨거 인데 말이에요. 저는 ‘겉멋만 부리는 거 힙합 아니야, 허세야’ 이게 아니라 진짜 자기 이야기면 그것은 자신의 스웨거 인데, 아무것도 없으면서 ‘*나 여자 꼬셔서 놀고, 돈 *나 뿌린다.’ 이런 거는 거짓말 하는 거랑 똑같으니깐 진실성이 떨어진다고 봐요. 힙합음악의 메시지는 본인이 느끼고, 겪으면서 자기 안에서 소화된 이야기를 해야지 절대 남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힙플: 스킬이라는 포커스에서 팔로알토가 가지고 있는 라임에 대한 방법론은요? P: 피타입 형도 방법론에 대해서 항상 이야기 해오셨고, 성장통을 너무 좋게 들어서 스윙스 인터뷰도 봤는데 다 맞는 이야기들이에요. 근데 저는 음악이 수학 공식처럼 ‘이거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음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더 다양한 음악이 나올 수 있고 창조성이 더 발휘 된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랩에 대해서도 투포리듬 이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한마디 룹(loop)이 있으면, 마지막 스네어에 라임이 들어가야 되고 하는 이런 거는 진짜 기본적인 거라서 이걸 모르는 사람들은 래퍼라고 하면 안돼요. 이거는 맞는 이야기에요. 제 주위 랩 하는 사람들은 이걸 다 알고 있어요. 그렇게 다 하고 있고요. 근데 거기서 어떻게 응용하느냐가 중요한거라고 봐요. 앞서 말씀드린 무슨 공식처럼 그렇게만 하면 1차원적인 것에서만 끝나는데, 미국의 엠씨들 같은 경우에도 최근에 돌아가신 구루(Guru of Gang Starr)형의 랩만 봐도 라임이 되게 불규칙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레드맨(Red Man) 같은 경우도 되게 불규칙 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죠. 이거는 그 사람들이 몰라서 하는 경우가 아니거든요.. 랩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 사람들은 그걸 응용하는 거예요. 그걸 멋있게 보여주는 거죠. 기본적인 것들은 이미 증명을 했기 때문에 그걸 안다는 걸 사람들이 다 알고 있고 구루가 리얼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기본 적인 것을 응용해서 더 멋있는걸 보여줄 수 있는게 진짜 멋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되지만, 거기에 갇혀 있는 경우는 창조성이 결여 된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그 기본을 알고 있는 건 당연한데 항상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된다는 거죠. 그리고 저는 항상 다른 뮤지션을 볼 때, 이 뮤지션은 어떤 것이 뛰어난지를 먼저 캐치해요. 예를 들어 유엠씨(UMC) 형이 욕을 진짜 많이 먹잖아요. 근데 저는 유엠씨 형의 가사를 글로써 감동을 받은 적이 있어요. ‘이 형 이야기 너무 감동스럽게 잘 풀었다’ 하는 게 있었거든요. 뭐, 배치기 같은 경우도 논란이 많잖아요. 근데 배치기 라이브 공연을 힙플 쇼 때도 보고, 몇 번 봤는데 진짜 신나게 공연을 해요. 진짜 무대에서 신나서 음악에 취해있고, 취해있는 것을 사람들은 보니깐 당연히 신날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런 장점들을 보고 있고, 그런 가능성들을 항상 열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점에서든 닫혀있는 뮤지션은 절대 수명이 오래 갈수 없다고 생각해요. 힙 : 기본은 알되 창조 할 수 있는 여지는 항상 남겨놓아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P: 네. 자기 고집 없으면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지만, 자기의 첫 뿌리가 확실하다면 그 고집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다른 가능성들을 열어 놓고 거기서 흔들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랩을 시작하는 친구들한테는 그걸 강조 하고 싶어요. 힙플: 긍정적으로 동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든가, 타임의 가사들도 그렇고 씬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뮤지션인데요. 팔로가 그리는 힙합 씬의 이상향이 있나요? P: 저는 좀 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들을 음악을 통해서 좀 더 의미 있고, 음악 이상의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기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받는 영향에 대해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뮤지션들 각자 각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고요. 진짜 항상 노력해야 되고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뮤지션이 되려고 항상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힙플: 여기서의 실력은 꼭 스킬적인 것만 말하는게 아니라. P: 그렇죠. 어떻게 하면 좋은 음악을 들려줄 것인가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줘서 감동을 줄 것인가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좀 안타까운게 사실 이게 돈이 안돌아 가니깐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밥그릇 싸움이니깐 서로 그 영역을 차지하려고 더 치열해 지는 건데 그건 뭐 힙합씬이 아니더라도 어느 집단이든 그러겠죠. 밥그릇 싸움도 좋은데, 좀 더 퀄리티(quality) 있는 음악을 위해서 그런 에너지를 더 쏟았으면 좋겠어요. 누구를 어떻게 해서 약점을 잡아서 그 사람을 깎아 내려야 겠다라든지, 그 사람을 *되게 만들어야 겠다든지, 그런 거 말고 내가 어떤 음악을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좋은게 나오면, 상대방은 당연히 위기의식을 느끼거든요. 그리고 정말 좋은 음악을 가지고 나오면, 상대방이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그 음악으로 인해서 자신의 힘이 생기는 거거든요. 정리하자면, 듣는 사람들한테 주는 영향력과 파급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해서 자신이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되고, 가사를 쓸 때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것. 그것은 인기가 조금 있는 뮤지션이던 인기가 정말 많은 뮤지션이던 그 책임감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힙플: 앨범 이야기부터, 여러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막바지 질문들을 드려 볼게요. 힙합플레이야가 10주년을 맞았는데 힙플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P: 음...... 힙합플레이야 덕분에 저도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고, 많은 힙플 쇼 공연에 섰지만, 항상 배우고 좋은 경험이 되는 무대였어요. 힙합플레이야는 진짜 한국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이니까, 진짜 팬들과 뮤지션들의 위한 사이트가 되어야 될 것이고, 정당하게 음악 잘하는 뮤지션들을 이끌어 줄 수 있었으면 해요. 그리고 어떤 특정 뮤지션이나 레이블에게 편향되지 않는 공평한 사이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힙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세요? P: EP가 나왔고, 정규 앨범 작업을 항상 하고 있지만... 정규 앨범 전에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여러 가지 생각이 있어서 많은 뮤지션들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직 확실한 뭔가가 나오지 않아서 여기서 섣불리 말할 수는 없네요.(웃음) 하지만 정규 앨범 전에 제 이름을 걸고 나오는 프로젝트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는 것은 말씀 드리고 싶고요, 비프리 앨범에 저도 많은 정성과 열정을 쏟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지엘브이와 에이조쿠의 결과물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P: 항상 좋은 음악을 할 거고요, 제가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 들을 끝까지 지켜 나갈 수 있게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저를 바로 잡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흔들리지 않게. 그리고 한국 힙합 사랑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하고, 앞으로도 한국 힙합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통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이 인터뷰 보는 분들께 바랍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이미지 제공 | 하이라이트 레코드 (http://www.hilite-music.com)
  20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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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집 보물섬 시즌의 틀림없는 떠버리, 'LEO (리오)' 인터뷰  [31]
힙플: 스나이퍼 사운드(Sniper Sound)소속이자, 도깨비즈 크루를 이끌고 계신데요. 스나이퍼 사운드, 도깨비즈의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요? 리오 (LEO, 이하: L): 이번 앨범은 방송이나, 대중성 고려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사장님이자, 친구인 정유(MC Sniper의 본명)가 해줘서 되게 행복하게 만들었어요. 뭐, 앨범 나오는 날 까지 뮤직비디오랑 자켓 같은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좀 받긴 했지만.(웃음) 스나이퍼 사운드 식구들 다 잘 지내고 있어요. 힙플: 그 잘 지내는 분들 중에, 아웃사이더(Outsider)가 ‘외톨이’, ‘주변인’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는데요. L: 우선 아웃사이더는 서태지씨 만큼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 같아요. 엔터테이너로서는 되게 배우는 점도 많고요. 근데 저는 외톨이나 주변인이 대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면 가사가 너무 빨라서 들리지 않는데 그게 어떻게 대중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웃음) 아웃사이더는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고, 그 당시 어떤 상황들이 잘 맞아서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힙플: 도깨비즈는요? L: 염따는 MTV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비프리(B-Free)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1집을 발표했죠. 저도 크루에 소홀하지만 프리도 크루에 소홀 한 면이 약간은 있죠.(웃음) 근데 제가 스나이퍼 사운드에 소속되어 있는 것처럼 프리도 하이라이트 레코드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더 자주 보는 친구들하고 더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프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게 크루에 도움이 되고, 뭐 크루라는게 항상 뭉쳐 있고 이런 것이 아니라 서로 잘 되서 도와주고 그런 도움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낯선은 방송도 많이 하고 했지만, 음악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태에요. 힙플: 말씀하신 프리가 가장 최근에 정규앨범을 발표했는데, 아주 예전부터 지켜 봐온 식구로써 느낌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L: 너무 자랑스럽죠. 프리가 처음에 저랑 같이 무대에 서고 그랬을 때, 낯선이랑 비교당하고 그랬거든요.(웃음) 그랬던 동생이 자기 색깔을 찾아서 확실한 앨범을 낸 것이 되게 자랑스러워요. 힙합 팬들도 프리 색깔에 대해서 환영해주는 걸 보니까, 'next generation'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티스트가 된 것 같아요. 힙플: 비프리의 정규 앨범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왔어요. 세 번째 앨범을 발매하시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요. L: 앨범 작업하면서, 제가 자란 하와이에 다녀왔어요. 뭐 도끼(DOK2)와 더 콰이엇(The Quiett)도 하와이에서 만나서 놀기도 했지만.. 어쨌든 하와이에서 제가 처음 힙합을 들었을 때 만났던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근데 그 친구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힙합 음악들을 들려주더라고요. 그 음악들을 듣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좋아했던 내가 알던 힙합을 찾고자 ‘보물섬을 항해한다.’ 라는 의미로 타이틀을 보물섬으로 지었죠. 힙플: 지난 2집 때는 피처링만 봐도 ‘와’ 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드셨는데, 이번 앨범은 피처링 표기를 안 하셨어요. 단 1년 여 만에 바뀐 생각이 좀 바뀌신 것 같은데요. L: 몇일 전에 글을 읽었는데 이렇게 피처링을 표기 안한 게 팬들에게는 디스리스펙(disrespect)이라고 하던데, 제가 이렇게 한 첫 이유는 예전에 루츠(The Roots)가 앨범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피처링 표기를 뺐다라는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 났고, 음반을 대할 때 있어서 누가 참여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그런 것이 이번 음반에는 없었으면 했어요. 정규 앨범을 혼신의 힘들 다해서 만들었고, 이 음반이 영화라고 치면, 제가 감독으로써 잡아 놓은 구성, 순서가 있는데 야한 장면부터 보는 건 별로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피처링 표기를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김도향 선배님과 여러 아티스트들한테 조금은 미안해 지더라고요. 물론, 팬들의 반응도 그랬고요. 그래서 다시 표기를 하게 됐죠. 그렇지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 앨범에서 원했던 것은 피처링 때문이 아니라, 리오라는 아티스트가 어떤 행보를 걷고 있는지 알아줬으면 했거든요. 그게 어느 정도는 어필됐다고 생각해요. 힙플: 그렇군요. 이번 앨범은 ‘가장 리오다운 앨범이다’ 라고 프로모션이 되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L: 리오다운 앨범이라는 말은 회사에서 쓴 것 같고.(웃음) 저는 항상 두 가지의 팬 층이 있다고 생각해요. 'Like That' 등에서 보여 지는 신나고 유쾌한 모습을 좋아하는 팬과 ‘Story' 등의 진중한 모습을 좋아하는 팬들. 이처럼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지한 노래는 남자들이 많이 좋아하고 신나는 노래는 여자들이나 클럽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는 이런 팬들을 생각했다고 하기 보다는 제가 나이가 들면서 인생에서 경험한 걸 토대로 가사를 썼고, 제가 녹음을 하고, 대중적으로 성공할까? 뮤지션들이 좋아할까? 동료들이 인정해 줄까? 라는 생각이 배제된 채로 작업에 임한 거죠. 제가 하고 싶은 걸 한 앨범이에요. 힙플: 그래서 그런지 이번 3집은 2집보다는 1집의 연장선에 있지 않나 생각해요. 굳이 따지자면.. 2집은 과도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L: 과도기라고 보기 보다는 너무 많은 트랙을 넣지 않았나 생각해요. 몇 트랙을 빼면, 이번 앨범이랑 별반 차이가 없는 앨범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노래들을 수록한 게 어떻게 보면 약간 아쉽거든요. 약간 디지털적인 곡은 미니앨범 등으로 따로 내고, 제가 원래 하던 색깔의 노래들... Angel, 이나 크리스마스 징크스 등의 노래만 실어서 2집으로 나왔다면 다른 반응이 있지 않았을까요. 근데 2집이 있었기 때문에 3집이 있는 거잖아요. 2집을 통해서 한 많은 경험들이 3집 작업에 많이 도움이 됐거든요. 힙플: 3집 시즌의 인터뷰에서 2집에 대한 질문을 드려서 죄송한데, 2집의 타이틀 곡이죠. ‘Love Train'은 리오씨와 정말 잘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리오씨의 생각은 어떠셨나요? L: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원래는 그 곡이 알렉스(Alex)씨와 했던 곡이거든요. 예정대로 되었다면 다른 느낌이었을 텐데... 그리고 또, 타이틀곡 자체를 현도(D.O 이현도)형이랑 같이 한 ‘Sign'으로 하고 싶었어요. 현도 형이 노래도 직접 해줬고 해서 이 곡을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 부분을 못해서 많이 아쉽죠. 뭐, 여담이지만 SS 501의 그 친구 같은 경우는 너무 고맙죠. 힙합 안에서 얻어 낼 수 있는게 제가 봤을 때는 하나도 없는데, 저를 도와준 것은 마음에서 도와준 거니까요. 결과적으로는 제 음악이 아닌 다른 부분에 포커스가 간 트랙인 것 같아서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아쉬운 트랙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요. 힙플: 그렇지만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리오씨와 잘 맞는 것 같아요. 타이틀곡으로 선정 된 계기 라면? L: 무대에서 제일 에너지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방송활동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공연으로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었고요. 저는 어차피 공연으로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아티스트잖아요.(웃음) 힙플: 이 타이틀곡 Sunny는 저희 부모님 세대들도 기억하시는 굉장히 유명한 곡이에요. 샘플클리어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L: 되게 많이 어려웠죠. 아직도 원곡 자가 살아있고 아직도 디스코를 추면서 행사를 하고 있기에.(웃음) 그 분이 허락을 안 하면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유통사 통해서 미국에 문의를 넣었는데, 6개월을 기다렸어요. 기다린 후에 온 첫 답변이 샘플링한 곡과 그 곡에 얹어진 가사를 영어로 해석해서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시험 받는 기분이었죠.(웃음) 시험 받는 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하기도 했었는데, 좋다며 허락을 해줘서 수록할 수 있게 된 거죠. 원작자가 되게 꼼꼼하더라고요.(웃음) 근데 기다린 시간만큼 잘 나온 곡이라고 생각해요. 힙플: 타이틀곡도 타이틀곡이지만, 힙합 팬들이 주목한 부분은 아마도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와의 조우죠. ‘Kick It' 이었는데요. L: 올해 초에 일스킬즈로 파티에서 공연을 몇 번 하면서부터 이야기가 나왔어요. 일스킬즈로 다시 해보자고. 이 이야기가 나오면서 작업한 노래인데요, 뭔가 예전에 ‘알아들어’의 사운가 다시금 재현되서 사람들이 좀 놀라는데, 이건 저만이 해석할 수 있는 곡이 아닌가 생각해요.(웃음) 당연히 숙제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굉장히 즐겁게 한 곡이고, 일스킬즈로 하고 싶었던 곡이지만, 넋업샨과 함께 하게 된 것도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1집 때 유출 된 곡을 빼면(웃음) 정말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친구인데 작업 한 트랙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힙플: 말씀하신대로 아쉽게 이번 기회에는 무산이 되었지만, 일스킬즈로의 앞으로는 어떻게 계획 되어가고 있는 건가요? L: 비니(Vinnie)가 다시 의욕이 생겼고, 메이크원(Make-1)도 하고 싶어 하고 있어요. 아마, 소울스케이프의 첫 트랙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일스킬즈의 미래가 결정 될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올 해 안에는 싱글이라도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가리온 형들도 돌아오셨으니까.(웃음) 힙플: 이번엔 ‘꿈의 선장’에 대해서 여쭈어 볼게요. 곡의 완성도를 떠나서 앨범 전체적으로 보면 다소 뜬금없는 곡인데요. L: 이 트랙 같은 경우는 맨 마지막에 작업이 된 노래에요. 이런 가사를 앨범에 한 곡씩은 하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말씀하신 이유로 뺄 생각도 하긴 했어요. 근데 작업해 놓고, 김도향 선생님의 보컬이 들어오고 나니까 곡 자체가 너무 좋았고, 작업도 차스(Chas)와 공동 작업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수록 하게 된 거죠. 힙플: 김도향 선생님 앨범에 참여하신적이 있고, 이번에는 반대로 리오씨의 앨범에 초대하셨는데요. 선생님 앨범에 참여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셨을 것 같은데요. L: 예전에 칸예웨스트(Kanye West)가 Chaka Khan과 작업 했을 때의 기분이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피처링을 부탁드릴 때, 제가 1,2,3집 멜로디 라인을 다 만들기 했지만 과연 맘에 들어 하실까 하는 부담이 굉장히 컸어요. 너무 대 선배님이시고, 제가 한 것에 대해서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실까 했거든요.(웃음) 그런데 어쩌면 다행히 마음에 들어 해주셨고, 작업 하실 때는 물론이고 마스터링 날도 직접 전화하셔서 잘 나오는지 여쭈어봐 주시고, 발매 일에도 축하한다면서 연락주시고. 여러모로 참 많이 챙겨주신 것 같아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저분처럼 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대선배이시면서도 진짜 아무것도 아닌 날 그렇게 챙겨주는걸 봤을 때 그거는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뭔가 음악적인 열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앞으로 저도 음악만 보고 살아가려구요.(웃음) 선생님 앨범에 참여 할 때도 그랬지만, 제 앨범에 초대한 이번에도 역시나 정말 작업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힙플: 차스씨가 메인프로듀서 참여해 주셨어요. 어떤 인연이신가요. L: 차스라는 친구가 에시리와 팀이거든요. 그래서 알게 됐는데, 처음에는 조율이 힘들었어요. 차스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비트는 너무 잘 만드는데, 제가 좋아하는 어쿠스틱 한 것은 익숙치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저를 믿고 참고 따라 와줘서 앨범이 잘 나오게 된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차스가 원래의 닉네임이지만,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도깨비즈의 총장의 느낌을 담아 디케이비츠(DK Beatz)로 이름을 바꾼 거고요. 그리고 이번 앨범은 어쿠스틱, 올드 스쿨을 표방했기 때문에 세션... 기타, 베이스 연주자 분들을 찾는데도 정성을 많이 쏟았죠. 힙플: 방금 말씀해주신 에시리씨와 에스큐(SQ)씨가 도깨비즈의 새 식구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분들인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L: 에스큐라는 친구는 ‘Soliloquist’ 약자를 따서 에스큐이고요. 덤파운데드(Dumbfoundead)랑 신비(Shin-B) 라는 친구처럼 미국 L.A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 한 바 있는 친구에요. 이 친구 랩을 듣고 있으면 초창기 제이지(Jay-Z) 랩을 듣고 있는 것 같아요. 오해하시면 안 되는게(웃음) 라이밍, 플로우 등의 스킬적인 면이 아니라, 목소리 톤 자체가요. 힘이 있는데 되게 클리어하다고 해야 되나? 그런 느낌이 있고, 이친구가 추구하는 스타일 자체가 요즘 나오는 드레이크(Drake) 같은 곡들이거든요. 그래서 제 음반에 참여해서는 고생이 많았죠. 너무 요즘 시대의 랩을 하는 친구가 올드 스쿨 비트에 하니까, 좀 고생을 했죠. 이 친구는 지금 EP 작업에 들어갔고 조만간 발표 할 것 같아요. 음반으로 확인 시켜 줄 거예요. 워낙 잘하는 친구여서.(웃음) 힙플: 에시리씨도 모르는 분들이 계실 수 있으니까 소개 부탁드릴게요. L: 에시리씨는(웃음) 힙합의 명곡 '첫 느낌'의 주연 중 한명이자, 볼트릭스(Boltrix)의 창시자(웃음) 겸 리더였어요. 한창 잘 나갔었는데, 자기관리 측면에서 아웃사이더의 반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홍대에서 너무 놀다보니 좀 잊혀 졌죠.(웃음) 어쨌든 제 음반 작업 때문에 몽키스틱이 잠시 멈췄는데, 몽키스틱이라는 팀을 앞으로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힙플: 앞서 나눈 참여진들도 있었고, 정기고(junggigo), 마이노스(Minos)등 많은 참여진이 있었지만 눈에 띄는게 소속사인 아웃사이더를 비롯해서 스나이퍼 사운드 식구들의 참여에요. 이번 앨범에 이르러서 스나이퍼 사운드 식구들의 전폭적인 참여가 있었는데요. L: 네, 참여도 참여지만, 솔직히 배치기가 참여를 못해서 트랙을 빼고 싶기도 했었어요. 약간 ‘스나이퍼 사’ 까지 밖에 안 가는 것 같아서.(웃음) 뭐 많이 아쉬웠지만.. 이런 게 있어요. 스나이퍼 사운드 콘서트때 다 같이 노래를 끝에 부르는데, 나만 뭔가.. 그러니까, 아웃사이더의 외톨이가 주인공이 내가 된 느낌?(하하하, 모두 웃음) 그런 느낌인거죠. 저도 저 일부분의 역사로 남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고, 원래는 앨범 콘셉트 상 단체곡이 없었는데 우리 회사가 단체 곡을 좋아해요.(웃음) 전체적인 색깔에 비해서 비트가 너무 쌔서 걱정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실은 것 같고,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힙플: 올드스쿨과 어쿠스틱을 기반으로 재밌는 앨범을 들고 오셨는데, 앞서 나눈 몇 곡 가지고는 성에 안차실 것 같아요. 생각나는 곡들의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L: ‘Bring it back’ 같은 경우는 제가 활동했던 팀이지만, 일스킬즈 오마주 삼아서 만든 노래고, 더 콰이엇이랑 도끼랑 했던 노래는 ATCQ(A Tribe Called Quest) 사운드를 이야기하다가 나온 트랙이에요. 그리고 Old school 2 new skool은 저는 올드 스쿨 랩에 충실했다고 생각했는데, 참여한 친구들은 올드 스쿨랩을 안 하는 친구들이라서 Old school 2 new skool이 됐어요.(웃음) 그리고 올드 스쿨이라고 하면 생각하는게 예전 런디엠씨(Run D.M.C)만 생각을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올드 스쿨 래퍼라고 하면, 메시지에 재미, 재치가 더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주비(Juvie Train)형 등의 동료들이 ‘올드 스쿨 스타일 비트에 랩을 했을 때가 정말 무대에서 에너지가 있는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해줬어요. 예전의 저 같으면, 속으로 ‘아냐, 내가 원하는 거 할거야’ 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이제는 주변의 이야기도 수긍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음.. 잠깐 빠졌는데, 계속 가보자면 ‘짜릿해’는 정기고가 노래를 너무 잘해줘서 잘 나온 곡이에요.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고요, 부디 ‘앨범’으로 많은 곡들을 접해보셨으면 좋겠어요. 힙플: 첫 번째 단독 콘서트 준비 중이시잖아요. 어떻게 준비 되어 가고 있나요? L: 원래 2집 때 콘서트를 하려고 했는데, '피처링 빨‘ 이런 이야기 듣고 콘서트를 취소해 버렸어요. 그런 글 때문에 수많은 아티스트가 한 장소에서 힙합파티 하는 거를 무산 시켜 버린 거죠. 왜냐면 첫 콘서트를 만약에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나를 받아 드린다면 좀 더 내 커리어가 쌓이고 나서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어쨌든 이번 콘서트에서는 누가 게스트로 나올지 모르지만, 그걸 포스터에 표기할지 안 할지 모르겠어요.(웃음) 생각중이에요. 힙플: 이미 래퍼토리가 상당하신데 첫 번째 콘서트이니 만큼 다 보여주실 예정이신가요?(웃음) L: 첫 콘서트니깐 아마도 하지 않을까요?(웃음) 얼마만큼의 시간을 할지는 모르겠는데 목이 쉴 때 까지 할 거예요. 그리고 밴드와 함께 하는 무대니까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대형 아티스트가 많이 참여하는 힙합 파티에서 보여 지는 하나의 저의 래퍼토리가 아닌 뭔가 여기서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거를 할 거니까 기대 많이 해 주세요. 힙플: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L: 이번 앨범은 너무 행복하게 만들 앨범이라서 솔직히 쫄딱 망해도 후회가 많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앨범을 통해서 다음 앨범을 어떻게 가야 될지 이미 방향성에 대한 구상도 끝나가요. 마지막으로 항상 이야기 하는 건데 우리나라 힙합 팬들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음악을 들었으면 하고, 좀 더 다양한 랩 스타일을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항상 똑같은 애들이 하는 느낌이 아니라 가리온 같은 느낌도 있고, 제이켠(J'Kyun) 같은 느낌도 있고, 도끼 같은 느낌도 있는.. 여러 스타일들이 사랑 받았으면 해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이미지 제공 | 스나이퍼 사운드 (http://www.snipersound.com)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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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피타입ㅣ'한국힙합', 폭력적이고 잡종적이지 않게 로컬라이징에 성공했나?  [16]
HIPHOPPLAYA (이하 힙플) :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나 비디오들, 직접적으로 방향이나 콘티를 염두한 채로 콜라보한 건가 피타입 : 일단, 앨범의 아트워크의 경우에는 전적으로 내가 진두지휘 했다. 물론, 아티스트들의 노하우나 작업과정들을 내가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 머리 속의 상상력으로 로우디가(Row Digga)와 윤협이라는 두 아티스트를 엮어버렸던 거지만, 그 둘이 합쳐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오더를 줬다. 당연히 윤협이가 뉴욕에서 활동을 하며, 현재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로우디가 역시 글로벌한 활동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한몫 했던 것 같다. 아트워크는 그 둘을 엮으면 시너지가 엄청 나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대한의 감별을 통해 둘의 콜라보를 성사시켰다. 사실, [Heavy Bass]가 거론될 때마다 늘 찝찝했던 게 아트워크였는데, 이번 아트워크는 매우 만족한다. ‘반환점’이나 ‘Timberland ‘6’, 그 이후에 광화문까지 여러 아트들은 실제로 내가 다 핸들링한 작업물들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나도 작업자들의 바이브를 조금 더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돈키호테2’의 경우에는 회사의 A&R 스탭들의 도움이 컸다. 실제로, 강승원 감독이 어거스트 프록스(August Forgs)에서 독립한 뒤 어떤 작품이 나올지 내 머릿속에 좀 흐릿했었기 때문에, 스탭들과 옥신각신 끝에 비디오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힙플 : 우선, 헤비베이스에 킵루츠, 아티슨비츠(사탄), 피타입이 있었듯이 이번 앨범에서도 프로듀서 라인업이 꽤나 중요했을 것 같다. 섭외 과정들이 궁금하다. 피타입 : 이번 앨범은 [Heavy Bass] 시절의 바이브로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앨범이다. 그 바운더리에서 크게 다른 옵션들 까지는 생각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요새 많은 프로듀서들이 내가 만족할 정도의 하드한 붐뱁을 잘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옵션이 딱히 많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랩 피쳐링을 섭외할 때 기준도 그랬지만, 프로듀서 섭외 역시 현재 내 주변에서 지금 나와 같이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바이브를 위주로 컨택했다. 때문에 섭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일단, 패시네이팅(fascinating a.k.a MC성천)형 같은 경우에는 지난 3집을 놓고 봤을 때, 일리네어(Illionaire) 애들이랑 같이했던 ‘OST : Respect' 비트가 나한테는 앨범에서 가장 큰 만족치를 줬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작업을 하게 됐다. 그렇게 스타트를 페시네이팅형의 '반환점'으로 끊고 나니까, 술술 풀리더라. 사실, 앨범을 만들 때 아티스트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프로듀서진의 구성이다. 프로듀서진을 브로드하게 벌렸을 때는 당연히 프로덕션의 다양함을 가져갈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3집 때와 같은 우를 범하기 싫었다. 개인적으로 [Rap] 앨범을 돌아봤을 때 ’일관성 없이 다양한 스타일을 개인이 적응하는데 급급했던 앨범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힙플 : 지난 3집 앨범은 성에 안찼던 건가? 피타입 : 맞다. 그래서 ‘프로듀서를 너무 많이 가지는 말자‘라는 생각이 있었고, 1집 때처럼 킵루츠(KeepRoots)형이 메인을 잡고, 상당부분 작/편곡을 겸하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패시네이팅 조차도 사실 처음에는 정해져 있지 않았다. 다만,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다양한 프로듀서들에게 눈이 갔을 뿐이다. (웃음) 그렇게 눈을 돌리면서 ’어디 더 프레쉬한 사람 없을까’라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던 프로듀서 중 한 명이 디프라이(Deepfry)였던 거고. 그 당시만 해도 디프라이는 오로지 쇼미더머니 때 가리온의 편곡자로 노출됐던 것 외에는 노출된바가 전혀 없었던 친구였다. 그런데, 마이노스(Minos)의 소개로 비트를 받아봤는데, 얘가 과연 20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붐뱁의 느낌이 잘 만들어져 있더라. 구식을 추구하면서도 패기 있게 잘하는 친구였다. 아쉽게도 샘플클리어런스 문제로 디프라이의 비트를 많이 셀렉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그런 부분에서 오점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터라 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힙플 : 정작 킵루츠의 프로듀싱 비중이 그렇게 커 보이진 않는다. 피타입 : 사실, 피타입 앨범에 킵루츠형의 비트가 딱 하나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것도 마찬가지 이유였다. 물론, 킵루츠 비트를 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조율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 킵루츠형에 대한 어떤 애착이나 집착이 과연 내 욕심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결국, 한 곡만 넣게 됐다. 힙플 : 듣고 보니 프로듀서 섭외는 결국, 붐뱁의 달인 색출작업 이었던 것 같다. (웃음) 그런 점에서 프로듀서 키비(Kebee)의 참여도 흥미롭다. 피타입 : 그래도 90’s 스타일의 바이브를 추구하는데 ‘재지한게 너무 적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재즈샘플을 통 샘플링하자니 그 방식도 좀 진부한 것 같고 색다른 바이브를 찾으려고 눈길을 돌리고 있을 때 키비의 ‘Vibe Versa’ 비트를 고르게 된 거다. 키비한테는 딱 한마디 했다. ‘야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꿈은 일매릭을 만드는 건데, 큐팁(Q-Tip)이 없어 (웃음)’ 그랬더니 결과적으로는 딱 원하는 느낌의 비트가 나왔지. 그 외에도 소리헤다나 마일드 비츠(Mild Beats)형, 험버트(Humbert) 같은 친구들이랑도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실제로 마일드 비츠형한테는 ‘이번 앨범에 형 비트 없이 붐뱁을 완성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을 정도인데, 이상하게 내가 마일드 비츠형이랑 작업을 하려고 할 때면, 일두형의 감정기복이 다운모드가 되더라 (웃음) 그래서 이번에도 거의 여름 한 철 내내 시도하고 왔다 갔다 하다가 마지막에는 내려놓게 된 케이스다. 힙플 : ‘붐뱁은 이름을 얻고 스탠다드를 내줬지’라는 가사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내가 어렸을 때는 붐뱁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지는 않았거든. ’붐뱁은 이름을 얻고 스탠다드를 내줬지 난 노래를 얻고, 악마와 계약을 맺었지’ – 최악의 남자 中 피타입 : 맞다. 근데, 그거는 어떻게 보면 시간이 흐르고 이 문화 안에서 표현되는 스타일들이 점점 누적이 되는 순간 어쩔 수 없어진 것 같긴 하다. 어쨌거나 그 현상 자체는 재미있었다. 그러게 말이다..(웃음) 붐뱁이 하나의 스타일화 된 순간 경계할건 딱 하나인 것 같다. ‘붐뱁이 원래 스탠다드야 모두 붐뱁으로 복귀해야 돼!’라는 얘기가 아니라, 어떤 하나의 음악 내지는 그 음악을 둘러싼 문화 속에서 서브 장르들을 계속 칼로 두부 썰기 하듯이 갈라놓는 건, 자칫 위험하고 쓸데없는 관점일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 주변에 어린 친구들한테 항상 얘기할 때 예를 드는 게 그런 거다. ‘너 소울하고 펑크 구분할 수 있냐?’ 혹은, ‘스티비원더(Stevie Wonder)는 소울의 신이야 아니면, 펑크의 아버지야? 그것도 아니면 알앤비의 선구자야?’ ‘제임스브라운(James Brown)은 펑크의 황제인 거야? 소울의 신인 거야?’ 이걸 모두 구분할 수 있나? 나는 못 하겠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런 구분의 가치들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힙합 역시 마찬가지겠지. 나는 되게 깜짝 놀랐던 게 재즈힙합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때다. (웃음) 왜 그게 하나의 당당한 서브 장르처럼 얘기가 되어야 하는 거지? 그냥 성향이고 색깔인 건데.. (웃음) 사실, 붐뱁이 스탠다드로 있을 때는 재즈 샘플을 써서 그런 바이브를 만들어 낸다고 해서 재즈힙합이라고 부르지는 않았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바이브 자체가 하나의 서브 장르로 자리를 잡으려고 움트더라. 그 모습이 굉장히 어색했다. 마치, 크레이티브 디렉터, 아트 디렉터,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카피라이터 같은 직업들이 생겨났듯이 내 입장에서는 ‘이게 뭐야? 뭐 이렇게 많아, 왜 이렇게 타이틀에 집착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쩌면 그건, 계속 직업을 창출해내면서 리치마켓을 공략해야 하는 어떤 시스템의 노예 같은 일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뭐, 그런 생각 정도다. 어쨌거나, 붐뱁이 스탠다드를 내줘버린 건 이미 그렇게 된 거고, 그거에 대해서 짜증난다거나 내지는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다양한 것들을 소화하려고 할 때 그 다양한 것의 중심에 존재해야 되는 건, 예술가로서, 혹은 이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에티튜드고, 이런 것들은 흔들림 없이 항상 있어야 되는 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코스프레가 안 되는 것 같다. 힙플 : 이번 앨범 작업기간이 꽤 길었나 보다. 피타입 : 그렇지도 않다. 보통 내 앨범의 텀을 생각하면 굉장히 짧았던 축에 속한다. 3집 이 나오고 불과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길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건, 음감회 때도 얘기를 했는데 가을, 겨울 한철을 쉬었기 때문이다. 힙플 : 한 타이밍 쉬었던 이유가 있나? 피타입 : 3집을 여름에 내놓고 그 해 가을 겨울부터 작업에 들어가서 이듬해 1월달 즈음 반환점을 내놨다. 반환점을 이미 내놓는 시점부터 이건 앨범에 싱글컷이라는 걸 마음속으로 정해놨기 때문에 그 시기부터 이미 작업이 활성화 돼있는 시점이었다. 그렇게 두더라잇랩(Do The Right Rap)으로 봄까지 달리고, 행사나 외부의 일들을 6~7월에 소화하고 나니 9월 낙엽 떨어질 무렵 이전에 작업했던 트랙들을 들었을 때는 그것들이 성에 안 찼다. 이건 뭔가.. 분명히 내가 이 작업을 시작한 동기는 3집에 대한 큰 불만을 지워버리고자 했던 거였는데, 그것들이 채워지지 않은 채 찜찜함으로 남아있었다. 그대로 진행됐다가는 또 다시 같은 우를 범할 것 같았고, 그때부터는 정말 거짓말 안하고 가사를 한 줄도 안 썼다. 힙플 : 그럼 그 기간엔 뭘 하고 지냈나? 피타입 : 생각만 했다. ‘뭐가 빈 거지?‘ 거의 한 3개월정도를 한 줄의 가사도 안 썼다. ‘뭐지? 나 지금 뭐가 만족스럽지 않지?’ 라는 생각들. 오히려 ‘반환점’이나 ‘Do The Right Rap’ 같은 곡에서는 리듬을 만드는 체계자체로 분명히 나를 더 혁신했다고는 생각을 했는데, 리듬을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한 건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가을한철을 그렇게 생각만 했던 것 같다. 힙플 : 그래서 해답은 찾았나? 피타입 : 그 무렵이 지날 때 즈음, 뭔가 하나를 깨우쳤다. 그 동안 내가 내 언어를 작품의 언어로만 대해 왔다는 것. 그러니까, 내 언어들은 뭔가 정제되어있는 단어여야만 했고, 여러 가지의 상황 변수를 고려한 단어여야만 했던 거다. 한 마디로 내 단어들은 ‘갈고 닦기를 너무 많이 한 단어’들이었다. 결국에는 ‘툭 나와서 툭 뱉은듯한’ 느낌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하는 지점에 이르렀지. 그리고, 신기한 건 바로 그때 차붐이 [Original]을 들고 나왔다는 거다. ‘시발 이거야!’ 싶더라 (웃음) 내가 고민하던 그 언어를 차붐이 가지고 나온 거지. 차붐의 앨범을 듣고, 만족치가 생기는 걸 느끼면서 내가 지금 포착하고 있는 내 안의 문제가 틀리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그때부터는 조금씩 고민이 풀렸던 것 같다. 실제로 그 뒤로 몇몇 가사들은 쭉쭉 풀리기 시작했다. ‘광화문’, ‘이방인’ 같은 가사들, 정말 쉽게 쉽게 즐겁게 썼다. 힙플 : 이어지는 맥락으로 피타입의 이전 인터뷰들을 보면 아티스트로서의 피타입도 있지만, 기술자로서의 피타입이있다. 기술적인 고민을 끊임없이 해온 대표적인 아티스트 중 한 명이지 않나, 지금은 어떤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은 끝난 건가? 피타입 : 그거에 대한 답은 습관처럼, 계속 숨쉬듯이 고민을 해야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리듬 패턴을 한 번 바꿨고, 사용하는 언어의 종류를 한 번 바꿨다고 해서 내 안의 혁신이 끝났다고 하면, 나는 그날 죽어야 된다. 아티스트라는 건 그런 존재다. ‘뭘 좀 바꿔보지? 나를 어떻게 수술해보지?’ 내 안에서, 혹은 바깥에서부터 그런 불만스러운 점을 찾아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업이라고 생각한다. 힙플 : 1집 당시에는 정말 치열하지 않았나 (웃음) 피타입 : 물론, 1집 당시에는 (씬 안에)그런 고민자체가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1집을 통해 ‘그 고민을 하는 게 맞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그 고민을 하셔야 10년뒤에 고민의 결과물들이 나올 것이고, 그래야 한국힙합도 미국의 힙합처럼 멋있어집니다.’ 라고 얘기한 반면에,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 라이밍 정도는 모두가 다 할 줄 알지 않나. 정말 웃긴 건, 당시에 나와 SNP식구들을 비롯해서 씬을 형성하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그렇게 이를 부득부득 갈며 달려들고, 주장해서 이뤄낸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라임을 쓰지 않던 사람들도 이제는 은근슬쩍 라임을 쓰지만, 그 누구도 너희들 때문에 라임을 쓴다는 말은 안 한다는 거다. 그러나 그런 은근슬쩍은 계속 일어나는 일이고, 그거를 공치사하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이 정도면 됐다고 본다. ‘됐어 그래. 이제 다들 노력은 하네, 됐네’ 싶은 거지. (웃음) 이제 와서 또다시 그 필요성을 얘기하기에는 너무 오그라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보도자료에 라임 어쩌고 들어가는 것도 싫어한다.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웃음) 너무 라임으로 포커싱하니까 다른 부분은 못 하는 것처럼 보이거든. (웃음) 내가 회사스탭들한테 금지어로 지정한 단어들 중 1세대 외 몇몇 단어들이 있는데, 이제는 라임을 추가해야 될 거 같다. (웃음) 힙플 : 말했듯이, [RAP] 앨범에서 이번 앨범으로 가장 익숙하고 잘하는 것으로 회귀한 느낌이다. 3집 [RAP] 이후 느꼈던 음악적 생각들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피타입 : 3집을 내고 나서, 여러 인터뷰에서 겸손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사실 1집이나 2집 같은 경우에는 내가 향하고자 하는 지점이 명확했다. 1집 같은 경우에는 ‘왜 이렇게들 밖에 못해? 이렇게 하는 거라고!’ 하는 마음에서 교과서를 내놓겠다는 작정을 하고 달려들었던 거였기 때문에 [Heavy Bass]는 오리지널 외에는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그 이후의 앨범은 말하자면 ‘조금 더 뿌리로 돌아가자’였다. ‘너무 힙합이라는 이름 안에만 갇혀있었던 건 아닌가’하는 고민들 말이다. 오히려 그건 랩이라는 보컬 테크닉을 좀 다양하게 어댑테이션 해보자는 시도였다. 그러고 나서 5년동안 회사생활을 했다. 그럼 그 다음 3집 앨범은 5년만에 복귀하는 앨범이 되겠지. 그런데, 그 주제에 내가 뭔가를 지향하고, 뭔가를 입증해야 되고, 주장해야 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내가 그럴 깜냥이 돼?’ 하는 회의가 들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신 있는 건 랩밖에 없었고, 그래서 제목까지도 랩이 됐던 건데, 어떻게 보면, 프로덕션면에서는 하나의 일관성 내지는 어떤 지향성을 띈다는 것 자체가 애매모호한 상태가 되어버렸던 거다. 그리고, 나는 나대로 그 상황에 적응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럽게 만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은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1집 이후로 2집과 3집 자체가 ‘힙합이라는 단어를 내 가슴에 박아놓고 가면서 만든 앨범이었냐’한다면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3집의 모호한 지점은 결국 거기서 생겼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너 뮤지션으로 복귀할거야, 아니면 힙합 아티스트로 복귀할거야?’라는 부분에서 스스로 답을 못 내렸던 거지. 3집 앨범은 ‘힙합의 키워드들을 사용하지만, 나는 과연 힙합을 하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을 낳았고, 거기서부터는 ‘나를 수술하지 않으면 답이 없겠다’라고 생각했다. 힙플 : ‘반환점’이라는 선공개 타이틀이 그 갈림길에서 답을 내린 시점이었나? 피타입 : 그렇다. 첫 싱글 ‘반환점’에 타이틀을 붙인 건, 힙합 본연의 모습으로 나 자신을 되돌린다는 의미가 컸다. 바로 그 시점이 내가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인 것 같다. 힙합으로 스스로 인식하고 확고한 태도로 돌아온다는 것 힙플 : 그럼 그 모든 맥락에서 이번 앨범은 어떤가? 피타입 :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은 적응을 끝낸 앨범이다. 다만, ‘요새 맛은 다 봤고, 뭔지는 알겠는데, 내가 예전에 하던 것 할 때보다 재미있나?’ 라는 생각을 했던 거고. 힙플 : 문제의 2집 앨범이다. [The Vintage]는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의미의 1집이라는 취지로 시작한 앨범 아닌가, 그 이후로 그 프로젝트의 맥이 끊겼던 이유가 있었나 피타입 : 지금에 와서 그 당시의 내 발언이나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면 몇 개의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로는 1집 [Heavy Bass]를 정말 ‘힙합, 힙합, 힙합!’으로 만들어놓고 돌아보니 ‘또 그거를 해야 되나’ 하는 전형적인 소포모어가 있었을 테고, 그 다음으로는 여러 번 얘기하고 다녔듯이 어느 순간 샘플을 수집하려고 음악을 듣고 있는데 ‘내가 왜 이 노래를 따서 만들어야 되지? 이걸 직접 해야 동급의 아티스트로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다른 한 지점으로 있었다. 그리고 이 지점은 어떻게 보면 뿌리로 다가가겠다는 의지였다. 그 다음 세 번째로는 힙합이라는 걸 당시의 나조차도, 과연 ‘라이프스타일로 인지하고 있었나?’라는 물음이다. 그리고, 돌아보면 그 발언을 하던 시기의 나 역시도 장르 음악을 하나의 테크니컬 폼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나 싶다. 일단, 그 부분은 명백한 오류였다. 마지막으로 그때 내 나이가 딱 서른 살이었거든. 힙합으로 10년을 살고 나서 30대를 맞은 사람의 어떤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괴리감이 모두 복합적으로 얽혀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착각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총체적으로 비전이 안 보였던 것 같다. ‘비전이 안 보였다’라고 하면 단순히 ‘돈벌이가 안 된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주변사람 혹은 대중들)그 누구도 힙합을 컬쳐 폼으로 인식을 하지 않고, 마치 뮤지컬 폼, 음악적 형식으로만 인식을 하고 있었다는 거다. 그런데, 우리 세대가 비보이파크(B-Boy Park)를 하던 때는 실상 그렇지는 않았단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비보이들이랑 괴리감을 느끼고 있고,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랑 멀어졌고, 그런 와중에 친했던 비보이 친구들이 힘들어서 판을 떠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아이드피스(Black Eyed Peace)는 성공을 거두고, 지하철역에서는 이제 랩 음악을 듣는 게 어렵지 않게 됐으며, 한국에는 ‘8마일’ 붐이 일고 있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까 ‘아, 내가 여기서 라이프스타일, 내지는 컬쳐폼으로서 힙합을 뿌리내리겠다고 하는 도전이 과연, 적합한 도전인가? 10년동안 해왔는데 나는 그에 합당한 결과를 손에 쥐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섣부른 판단을 내렸었다. ‘안 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문화라는 말 자체의 뜻도 모르고 알 생각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라는 판단이 섰고, ‘힙합은 문화로서 지속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나 스스로 선고를 내렸다. 그런데, 그게 30대를 맞이하는 개인의 생계와 맞물리면서 굉장히 네거티브한 늬앙스가 되어버렸고, 그러다 보니 ‘한국적 정서의 문화폼은 아닌 것 같아요’라는 발언이 ‘폭력적인 잡종문화’라는 발언으로 나왔던 거다. 힙플 : 결국에는 그것 또한, 로컬라이징에 대한 이야기였군 피타입 : 맞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한국화 되기는 힘들 것 같아요’라는 발언에 지나지 않았다. 그 후로는 30대로써 사회적 괴리감을 지우기 위해서 직장생활을 열심히 했지. 힙플 : 어쨌든, 다시 씬 안으로 복귀했다. 피타입 : 판으로 돌아 오고자 했을 때, 내가 반성하고 깨달았던 건, ‘지속가능성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섣불리 던졌던 돌이 아직 살아있음을 본 순간이었다. 굉장히 숙연해졌고, 이 판을 지켜온 사람들에 대해 굉장한 존경심이 들더라. 아직도 후배 아티스트들에 대해서 ‘나보다 낫다’라고 얘기하고 다니는 것도 그런 부분들이다. 특히, 딥플로우(DeepFlow)나 팔로알토(Paloalto)같은 친구들은 이제 일가를 이뤄내지 않았나. 이런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5년은 존재할 수 있었던 거다. 그렇다면 5년전에 내가 한 판단은 명백한 오판이었던 게 되는 거고. 힙플 : 2집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해야 될 것 같다. (웃음) 피타입 : 뭐, 그렇다. 당시에 내가 내린 결론은 ‘문화로서, 혹은 라이프스타일로서, 삶으로서, 이걸 지향하면서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페이크다’ 라는 결론을 내렸던 거다. 나는 이미 내 머릿속에서 그런 판단이 선 상태에서 힙합을 표방할 수는 없었고, 말하자면 ‘다른 무언가를 해야 돼! 다만, 나는 여기서 랩이라는 보컬 테크닉만은 가지고 나가겠어’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가 만약 거기다 대고 그걸 힙합이라고 우겼으면? 그거는 내가 생각했을 때도 쓰레기다. 혹자들은 물어본다. ‘2집에서도 랩을 했고, 충분히 프레쉬한 라이밍을 보여줬는데, 그렇다면 블랙뮤직의 카테고리로는 볼 수 있지 않냐, 왜 굳이 힙합 안 한다는 말을 했냐?’ 나는 아직까지도 그 상황에서는 힙합을 한다고 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힙플 : 어쨌든, 당시에도 피타입을 지지하는 측과 비난하는 측, 양쪽의 대립이 첨예했다. 피타입 : 그래서 당시에 재미있는 해프닝이 뭐였냐면, 앨범이 나온 이듬해에 대중 음악상 힙합부문 후보에 이 앨범이 올라간 거다. 나도 당연히 통보를 받았는데, 그때 내가 직접 그건 힙합이 아니라며, 당장 내리라고 했다. 내 스스로 위배되는 삶을 살수는 없으니까. 힙합으로 논해지는 것 자체가 힙합한테도 나한테도 안 좋은 것 같으니 내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결과적으로 내려갔었는지 어땠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런 해프닝이 있었다. (웃음) 힙플 : 그럼 이 기회에 ‘폭력적인 잡종문화’라는 말을 다시 정의해줄 수 있나 피타입 : 어쨌거나, 힙합이 폭력성, 내지는 잡종이라는 속성에 의해 태어난 문화라는 생각은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혹자들이 비판하긴 하지만, 폭력이라는 걸 ‘경쟁적이다’라는 말로 바꾸면 과연 어떨까? 세상의 모든 경쟁은 폭력이다. 그리고, 힙합이 그런 폭력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다. 일례로 배틀을 하는 건 여기밖에 없고, 그건 힙합의 중요한 속성이라고 생각 하거든. ‘잡종’이라는 말 역시 부차적의미로 낮춰 부르는 ‘잡놈’의 ‘잡’과의 동음이의어에 의한 혼동으로 생겨난 오해 같은데, 잡종은 하이브리드고, 두 개 이상이 섞여있으면 잡인 거다. 나는 실제로 도요다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잡종차를 타고 있다. 그렇다고, 그 차가 질이 낮다거나 상대적으로 낮춰 부를 수 있는 차는 아니지 않나. 그리고, 실제로 중국집에서도 잡탕밥이 짬뽕밥보다 비싸다! (웃음) 잡이 반드시 비하를 의미하는 건 아닌데, 당시의 그 말 자체는 어쩌다 보니 비하발언이 되어버리더라. 물론, 아까 얘기한 것처럼 당시 얽혀있었던 힙합의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과 내 개인 신상에 얽혀있는 얘기들이 더해져서 네거티브한 늬앙스를 증폭시켰던 거기 때문에 분명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말 자체가 과연 틀린 것일까?’라고 생각해보면, ‘폭력적인 잡종문화라는 게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요?’ 라고 하는, 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하고 여전히 유효하지 않나 생각한다. 힙플 : (웃음)재미있는 건, 그때의 화두를 이번 앨범에 다시 소환해서 직접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목화밭도 못 봤고, 피부 색깔 역시도 못 바꿔‘ 라는 한 구절로 앨범의 정체성을 못박고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느낀 건, 피타입이 말하는 한국힙합의 패러다임이 '외국힙합 따라잡기'에서 한 프레임 더 넓혀 봤더니, 결국 다시 오리지널 한국힙합으로 귀결됐다는 말로 들렸다. ’나는 목화밭도 못 봤고 피부 색깔 역시도 못 바꿔 코스프레 따윈 니년 오빠 거 이거부터 확실히 못 박고’ – 폭력적인 잡종문화 中 피타입 : 맞다. 다시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이야기였다. 2008년도 당시, 발언했던 ‘폭력적인 잡종문화’ 라는 말의 핵심은 거듭 말하지만, 토착화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다시 그 단어를 꺼냈을 때는 당연히 그때의 얘기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정확히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문제다. 흔히 우리가 하는 여러 논쟁이 있지 않나, 힙합씬을 둘러싼, 혹은 힙합씬 내에서 벌어지는 그 논쟁들은 결국 내 눈에 ‘로컬라이제이션이 되고 있는 거냐, 혹은 단순히 따라 하는 거냐’의 문제로 비춰졌다. 다양하다고 하는 스타일까지도 결국에는 외국 것에 대한 모방, 혹은 따라잡기로만 바라봐야 되는 건지에 대한 고민들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다. 애당초 내가 1집을 만들 때의 에티튜드 자체도 ‘제대로 따라 하자’ 였는데 ‘뭐 다를 거 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소위 비판 받을만한 컨텐츠들이 나올 때마다 ‘어느 부분이 잘못된 건가’하는 딜레마에 빠졌는데, 곰곰히 들여다보니 여전히 딱 그 부분인 것 같았다. ‘힙합다운 힙합’을 시작하면서 말했던 그 내용들.. ‘난 의문이다 가죽의 줄무늬가 같아질 수는 없음을 한 숨을 쉴 뿐이다 – 힙합다운 힙합 中’ 적어도 우리는 흑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합은 그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만의 속성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과연 우리한테 이 문화를 흑인처럼 따라 하거나, 아예 흑인들의 카테고리에서 완전히 벗어나버리는 것 두 개의 선택지 밖에 없는 걸까?’ 라는 생각들을 하게 됐을 때, 내 경우에는 그건 아닐 것 같았다는 거다. ‘대한민국 지금 충분히 참담한데? 반도 전체가 게토라고 설정하면 더 많은 얘기가 가능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까지 도달했고, 나는 그 부분에서 내 나름대로의 대안을 내놓고 싶었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이번 앨범이 전반적으로 힙합을 이야기하고, 세상을 이야기하고, 나를 얘기하지만 결국 그 귀결은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시도로 갔던 이유다. 힙플 : 다른 한편으로 ‘폭력적 잡종문화’는 당시의 발언 때문에 스스로 자제하고 있었다는 뉘앙스도 준다. 언더그라운드 지킴이 역할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지금, 한번 힙합을 부정했다는 과거가 자격론을 들이민다면 어떨 것 같나 피타입 : 뭐,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결국 그거에 대한 해답은 살면서 내가 갚는 것 밖에는 없다. 그건 이미 내가 30대에 들어서며 한번 생각을 해봤던 문제인데, 그 낙인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어쨌거나 내가 벌린 일이고 지금에 와서 그때의 내 얘기가 ‘사실은 힙합에 대한 부정이 아니었다.’ 라며 덮어버리기도 싫은 거다. 그냥 날 퇴출하고 싶은 사람들은 날 안 보면 그만이겠지만, 내가 스스로 행했었던 일에 대한 책임을 갚아야 한다면, 그건 내가 다시 랩을 제대로 잘 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마치 전과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랑 똑같은 것 같다. 그런데, 전과자는 선행을 하거나 의로운 일을 행할 수 없는 건가? 혹은 그 의로운 일을 방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건가? ‘평생 전과자의 낙인을 안고 그냥 숨어서 조용히 닥치고 살아’라고 하는 시선은 굉장히 잘못되고, 못된 생각 같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갱생이지. 한국힙합을 부정했다는 부분을 갑론을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래서 잘 되었냐, 폭력적이지 않게 잡종적이지 않게 로컬라이제이션까지 잘 했니?’ 라고 되묻고 싶다. ‘ 힙플 : ‘핏줄이라곤 이제 내 그림자뿐’ 1세대가 보여준 한국힙합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하려는 건가? 한국힙합은 적통이 없다고 느끼는지.. 피타입 : 그 부분에서 질문이 더 전개되기 전에 제대로 한번 짚고 가야 되는 게, 네안데르탈은 일단, 힙합씬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그 연속의 맥락으로 보면 조금 덜 짚어지는 부분들이 있고, 오히려 가사를 굉장히 못쓴 게 될 거다. ‘네안데르탈’은 예술계 전체를 은유한 곡이었고,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고, 예술이라는 전통적 가치가 점점 쇠락하고 있고 작금의 세태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 무리들은 멸종을 맞이하는 종이나 다를 게 없다’라는 것에서 시작을 한 주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마이노스가 ‘형 저는 이걸 힙합씬에 대한 이야기로 베리에이션 해서 쓰겠습니다’ 하고 가사를 쓰고 있을 때 내가 스탑시켰다. 이 메타포 자체가 사실은 우회의 각도가 굉장히 큰 메타포인데 마이노스가 그렇게 베리에이션 해버리면 꼬아지고 꼬아져서 주제의식이 흐릿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너도 여기 붙어’라고 못박고 작업을 했었던 거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예술계 전반을 칭하는 이야기지 굳이 힙합씬의 특정 상황에 포커싱한 내용은 아니었다. 힙플 : 사실, 나는 JJK가 재작년에 발표했던 ‘종의 마지막’이라는 곡을 연상했다. 내가 너무 빠져버린 건가. (웃음) 피타입 : 쭉 이어지는 맥락으로 읽다 보면 그럴 수도 있었을 텐데, 사실 그렇게 비춰지지 않길 희망했었다. (웃음) 사실, 그 부분에 대한 실마리를 좀 더 뚜렷하게 썼어도 좋았을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노래 자체를 수수께끼처럼 남기고 싶었기 때문에 훅 또한, 수수께끼처럼 썼던 거고. 힙플 : ‘Neander, Neumann, Newman’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멸종을 부르는 열정 신인류 Neander Neumann Newman’ – 네안데르탈 中 피타입 : 이 곡은 ‘Neander, Neumann, Newman’ 이라는 말에 많은 실마리가 들어있다. 흔히 네안데르탈에서 발견된 고대의 인종을 ‘네안데르탈인’ 이라고 하지만, 사실 ‘네안데르’는 지명 이름이고, ‘탈’이라는 말은 독일어로 계곡이라는 뜻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이름이 재미있는 건 네안데르라는 지명이 그 지역에서 배출한 작곡가이자 시인인 ‘네안더(Neander)’라는 사람의 이름을 땄다는 거다. 네안더라는 이름은 그리스식 표기고, 독일식으로는 ‘노이먼(Neumann)’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시 노이먼이라는 이름은 미국식 발음으로 ‘뉴먼(Newman)’, 신인류가 되지. 이 세 개의 이름에 포착을 해서 훅을 풀어냈다. 그래서 멸종(네안데르)을 부르는 노이먼(예술가)의 열정이 뉴먼(신인류)을 만들어냈다는 건데, 이 관계를 떠올리고 나면 사실, 이 이야기가 힙합씬 안에서의 이야기로 비춰진다기 보다는 그냥 예술계에 대한 이야기로 비춰진다. 그러니까, 인터넷 바람이 불어 닥치고 심지어는 모든 것들이 공공재화가 되어가고 있지 않나. 미술은 그렇게 죽었고, 문학 또한 그렇게 죽어버렸다. 출판사들은 문을 닫고, 인터넷화된 문학 작품들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지. 단지,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는 거다. 음악 역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퍼플레코드(Purple Record)와 레코드포럼(Record Forum)이 문을 닫았다. 미화당은 진작에 문을 닫았고, 이제 향레코드 하나만 남았는데, 그 말은 즉, 이 인근에서는 더 이상 피지컬 메테리얼(Physical Material)은 끝났다는 걸 의미한다. 힙플 :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지만, 이 노래가 담담하게 그걸 받아들이는 흥은 아니었다. 그런 흐름들이 내심 아쉽진 않나? 피타입 : 그것들이 피지컬로 남아있을 때, 우리한테는 사실 여러 가지의 가치가 있었다. 선물을 할 수 있고, 빌려 들을 수 있고, 모으는 재미가 있었으니까. 물론, 그것들이 디지털라이즈 되고, MP3로 남아 있을 때 까지만 해도 다운로드해서 모으는 사람이 아직까지는 있었지만, 그러나 이제는 모두 스트리밍으로 옮겨갔다. 스트리밍으로 옮겨간다는 건 말하자면 공기처럼 된다는 거거든. 누구나 마실 수 있고, 누구나 지나가다가 들릴 수 있게 된다는 거다. 그러니까 예술의 대한 가치 자체가 바뀌는 거지. 그것이 추락인지 상승인지는 아직 가치판단 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 가치는 변했다. 다시 말해 음악은 이제 돈을 내야만 누릴 수 있는 사유화되는 자산이 아닌, 공공의 자산이 되어버린 거다. 그랬을 때, 이걸 생산하는 예술가들의 입지는 굉장히 위태위태하고, ‘멸종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보는 거다. 힙플 : 그것에 대한 대안이라고 한다면? 피타입 : 수정자본주의에서는 사회주의 내의 사유재산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에 그것을 공공화 시키되 국가가 계획 경제로 들어가서 지원을 해준다. 반면, 북한에서는 영화인들한테 연금을 주고 배우들한테 연금을 준다. 사회주의에서는 이런 것들이 굉장히 활성화 되어있다. 물론, ‘사회 체제를 유지 존속시키는데 일조해라’ 라는 딜을 내걸겠지만 어쨌거나 ‘국가가 예술가를 보호한다’라는 개념은 사회주의에서는 익숙한 개념이고, 실제 수정자본주의에서 받아들여져야 되는 부분들인 거다. 근데 우리나라는 이미 공공자산이었던 것조차도 민영화 시킨다. 국가의 보호를 받아도 모자를 판국에 말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네안데르 종이 멸종한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힙플 : ‘광화문’에 바로 그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특히, '반강제로 수긍한 이 시스템'에서 '피라밋 같은 건물들 그 속에서 곧 물들거나 늙을 어린아이였던 속물들'로 이어지는 구간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나의 밤과는 상관없다 방관한 타인의 삶 반강제로 수긍한 이 시스템 시스템 위에 시스템이 낳은 시스템 권력이 거리에 미메시스된 피라미드 같은 건물들 그 속에서 곧 물들거나 늙을 어린아이였던 속물들 귀찮아도 눈을 떠 삐걱대면서 버텨 과연 이러는 게 똑똑한가 하루는 비참하고 다른 하루는 비겁해 오늘 난 옛날의 나에게 떳떳한가 피타입 : 우리 모두가 반강제로 시스템에 수긍하고 있다. 그 시스템을 선동하거나 혹은 지지하건, 반대하건 그거와 상관없이 우리는 세금을 내고 있고 시스템 위에 만들어진 것들에 녹을 먹으며, 시스템 안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단 말이다. 반대하고 있는 사람 조차도 이미 이 시스템 안에 있는, 말하자면 반강제로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다. 그 바로 전 가사가 ‘나의 밤과는 상관 없다며 방관한 타인의 삶’인데 사실, 그 순간 이미 시스템에 수긍하고 있다는 거고, 우리는 누구나 시스템 안에 있으면서 그 시스템을 받아들이기도, 거부하기도 애매한 오갈 데 없는 민초의 삶이다. 이 상황은 말하자면, 누구를 비판할 것도 없고, 누구를 상대로 떳떳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가장 많이 충돌했던 게 작년 한 해였지 않나.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시스템의 리더들이 행하는걸 보면서 그렇게 충돌하는 해를 보냈다.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수긍하며 살고 있었던 거다. 내가 오늘밤 광화문에 촛불을 들러나가면 난 내일 출근을 못하겠지만, 세상은 뒤집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현장에 나가지 않은 사람을 우리가 손가락질 할 수 있나? 혹은 나가지 않았지만, 아무도 나한테 손가락질 할 수 없다고 떳떳할 수 있나? 누구도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복잡미묘함 자체가 21세기의 대한민국 한복판의 현실이고 내가 처한 현실이며, 남들의 현실이다. 나는 이 모든 걸 이 곡을 통해 그저 고백하고 싶었다. 포장 하고 싶지도 않았고, 항변하고 싶지도 않다. 이 곡에서는 있는 그대로가 제일 중요했던 것 같다. 힙플 : 광화문이라는 장소가 가진 특별한 의미가 있나? 피타입 : 실제로 광화문이라는 곳은 대한민국의 마천루들이 즐비한 거리다. 국가의 중앙시스템들이 모두 집중되어있고 대기업 건물들이 들어와있고, 건물들이 피라미드보다 더 웅장하게 위엄을 뽐내고 있는 곳인데, 그 거리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 한 거다. 마치 권력이 미메시스된 것 같은, 그러니까 권력이 거리에 형상화된 것 같은 모습 말이다. 피라미드라는 건 사실 그런 것이지 않나, 왕은 어차피 지하에 묻히지만, 그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쓸데없이 높은 마천루를 지어 올리는 것과 같은 거라고 본다. 우리가 흔히 고층건물에 권위를 느끼는 이유도, 펜트하우스에 상위1%의 감을 갖는 것도, 왠지 사장실은 높은데 있을 것만 같은 것도 다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 빌딩들이 마치 권력이 거리에 미메시스된 형상 같다고 생각을 했던 거고, 그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이제 끝난 인생은 아닌데 영원히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순수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속물로 늙어가는 그 모습들이 손가락질 하고 비난할게 아니라 누구나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줄이 그런 거다. ‘하루는 비참하고 하루는 비겁한 거라고’ 힙플 : 굉장히 큰 프레임으로 쓴 가사지만, 사실 우리는 힙합 커뮤니티고 어쨌든, 내가 본 작은 프레임으로 그 부분을 해석했다. 아주 덮어놓고 억측하는 거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브랜뉴에서의 피타입을 이입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레이블 역시 시스템이지 않나 피타입 : 그거 되게 신선한 해석인데? 전혀 생각 못했는데 그렇게 대입해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웃음) 힙플 : 한국 힙합씬에서 멀티를 지향하는 레이블이 가지고 있는 인식들이 다양하다. 브랜뉴 안에서의 피타입은 어떤가? 피타입 : '어떤 부르짖음이기도 했는가?' 라는 질문인 것 같다. 뭐 그 생각을 하면서 쓴 가사는 아니지만, 그렇게 놓고 얘기를 하니까 그것도 맞는 것 같다. (웃음) 어쨌거나 시스템 대 개인과의 관계를 놓고 얘기해보자면 맞다. 그럴 수도 있다. 근데 실제로는 이런 거다. 브랜뉴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혹은 창작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작품을 내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 외압은 없다. 다만, 전혀 압박이 없지는 않지. 그걸 압박이라고 표현하는 거 자체가 웃기지만, 사실 상의를 하지 않는 것도 웃기다. 그럴 거면 뭐 하러 계약하겠나 (웃음) 어쨌거나 대표와 스텝들과 주요곡들을 놓고 상의를 하지만, 나머지 곡들이야 회사 내에서 내 나이가 있다 보니, 터치하거나 혹은 나한테 많은 부담을 주려고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준다. 게다가 나라는 뮤지션 자체가 팝 성향을 해봐야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건 회사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곡들이 나올 때는 소위 대중성이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 정도의 판단은 함께 하려고 한다. 계약을 한 순간 그게 책임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힙플 : 그럼에도 광화문 같은 곡을 주요곡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피타입 : 실제로 '광화문' 같은 노래는 회사에서 반기지 않았고. 라이머형은 '꼭 이걸로 해야 되니?'라며 '광화문'은 수록곡으로 하고 바로 타이틀을 까자라고 했었다. 그런데, 나는 죽어도 이 노래는 오픈해야 된다고 이 문제로 속을 많이 썩였지. 어마어마한 똥고집을 부렸다. (웃음) '서른 여섯 살 강진필이 4집앨범을 내는 시점에서 이 곡은 한 번 내놓고 가야 됩니다' 라고. 이 곡을 수록곡으로 묻어둔 상태에서 타이틀곡을 까는 건 내가 생각하는 맥락이 아니었고, 피타입이라는 텍스트의 맥락상 옳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우여곡절 정도가 있는 거다. 근데, 그건 누구나 겪는 우여곡절일거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거란 말이다. 그리고, 그 얘기인 즉, 아까 포착한 얘기가 말이 된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사회 생활을 하는 모두가 시스템과 나의 자율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나, 그 정도의 고민인 거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시스템을 부셔버리겠어' 혹은 '모두 이 시스템에 순응하고 있잖아? 닥치고들 살아' 이런 것도 아니고 '누구나 비참하고 누구나 비겁하다'라고 누군가는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이다. '최소한 혁명가는 못될지언정, 예술가라면 그렇게는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 정도다. 물론, 굉장히 신선한 해석이었고, 적용 가능한 시각인 것 같다. 힙플 : 돈키호테는 원곡을 해치지 않으려고 무척 신경 쓴 느낌이다. 원곡이 10년넘게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부담되지는 않았나 피타입 : 맞다. 사실은 제목 자체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데뷔 11년차가 되어서도 다시 한번 소포모어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그런 제목이지 않나 (웃음) 사실 ‘돈키호테2’를 만들려는 시도는 그러니까 브랜뉴에 들어오고, 컴백한 이후부터 늘 있었다. 2년넘게 싱글을 작업하자는 얘기가 있었고, 심지어는 ‘휘성도 섭외할 수 있다!’라는 라이머형의 공언까지도 있었는데, 막상 그런 오더 아닌 오더를 받고 권유를 받다 보니 어떻게 ‘‘돈키호테2’를 만들어야 되지?’ 라는 부담이 들더라 힙플 : 어떤 고민이 들던가? 피타입 :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첫 번째 고민은 ‘히트곡이었으니까, 히트만 시키면 되나? 혹은 옛날에 클래식이니까 웰메이드 힙합으로 만들면 되나?’ 근데, 어떤 식으로 가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영광을 좇아서 사람들이 많이 들을 수 있는 노래로 만들자니 돈키호테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정말 멋있는 힙합으로 끝내자니 먼지 되고 끝날 것 같은.. 그런 딜레마가 있었다. 이게 결국에는 모든 아티스트가 고민하는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의 딜레마인데, ‘돈키호테’는 사실 그 밸런스를 굉장히 잘 잡았던 곡이었다. 그런 압박 때문에 만들고, 엎기를 반복하고 가사를 썼다 지우기를 2년 반 동안 반복했다. 힙플 : 그래서 완성할 수 있었던 실마리가 있었나? 피타입 :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돈키호테2’를 좀 잘 만들어서 무조건 선공개 하라는 정도의 라이머형의 주문은 있었다. 근데, 그렇게 선공개성 곡 작업을 하려고 하니까 어떻게 해도 돈키호테 같지 않더라. 그래서 중간에 그냥 생각을 바꿨다. 내려놓은 거지. 그렇게 해서 비트 셀렉까지는 됐다. 원래 다른 내용을 쓰려던 비트를 돈키호테로 만든 셈이다. 가사 역시도 생각이 많았다. 10년 전 돈키호테는 전체를 놓고 포부를 밝히는 가사를 쓰는 게 가능했지만, 10년만에 또 포부를 밝히는 것도 웃긴 거고, 또 한편으론 과연 10년전, 돈키호테를 불렀던 나에 대해, 남들이 대입하는 성공을 내가 누리고 있는지도 생각해봤다. 쇼킹했던 건, 3집 작업 당시 일리네어 애들이랑 밥을 먹는데 그 친구들이 하는 얘기가 ‘형 1집 되게 많이 팔리지 않았어요? 그때 정산 받았으면 형 이렇게 힘들게 안 하셔도 되는 거 아니에요?’ 라고 하더라. ..정산을 받았다면 그래도 되겠지. (웃음) 4만 몇 천장이 팔렸는데.. 정산을 제대로 받았다면, 어림잡아도 킵루츠(Keeproots)형이랑 나는 1억씩은 챙겼어야 됐다. 근데, 한 푼도 못 건졌다. 힙플 : 왜인지 물어봐도 되나? 피타입 : 회사가 없어졌다. 힙플 : 허허.. 그런 경우도 있나? 피타입 : 회사가 공중분해 되고, 누군가 정산을 받았는데, 그 사람을 못 찾은 거지. (웃음) 당시에는 그 정도로 미비했다. 저작권법 조차도 희미할 때였는데, 우리는 그 당시 저작권자 등록도 안되어있었거든. 당시 스물다섯 살 짜리 피타입은 언감생심으로 ‘내가 변호사 살 돈이 어디 있어’ 하면서 움츠러들기 마련이었고, 당시에는 (킵루츠와)우리 둘 다 그냥 ‘그래 데뷔 잘했으니까 이걸로 됐다’하면서 소주 마시고 끝난 거다. 그러고 나서 우리 둘은 노가다를 뛰었지. (웃음) 미련했고, 똑똑하지 못했던 시절이다. 어쨌거나, 당시의 그 성공은 그렇게 그냥 날아가 버렸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성공한 싱글이였고 성공한 앨범인 상황이었지. 실제로 그 정도 팔린 거면 쥬얼리보다 많이 팔았다고 하니 성공이 맞지만, 10년 후 현실의 나는 남들이 생각하는 정도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런 괴리감을 내가 어떻게 다뤄야 될지 생각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지금의 초라함과 궁색함을 표현하자니 내가 그렇게 바닥치고 있지는 않은데 그건 싫고, 그렇다고 과거에 대단한 노래를 만들었던 나를 과대 포장할 정도로 내가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 위대하기엔 초라하고 초라하기엔 위대한 심정이랄까. 그런데, 결국 이걸 고민하는 게 과거에 그 노래를 불렀던 나의 현주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돈키호테2’에서는 고민하는 나를 소탈하게 담아내려고 했다. 힙플 : 보컬 섭외는 어떤 기준이었나? 피타입 : 돈키호테면 보컬 훅이 붙어야 했고, 주요곡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듣기 좋은 라인을 만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남자보컬을 선정했다. 그러다가 이 곡에 대해 내려놓고 수록곡으로 만들자고 생각한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고, 여자 보컬을 넣어볼 생각을 하게 됐다. 은근히 재지한 바이브가 들어가면 그것도 어울릴 것 같았거든. 우리의 머릿속에 최초 탈립콸리(Talib Kweli)의 ‘Get By’나 혹은 다일레이티드 피플즈(Dilated Peoples)의 ‘This Way’같은, 칸예웨스트(Kanye West) 초창기 스타일의 레퍼런스가 있었다면, ‘여기에 여자 보컬을 넣읍시다’ 라고 하는 시점에는 우리가 생각하던 칸예 초창기가 아닌 오케이플레이어(Okay Player) 스타일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바버렛츠(Barberettes)의 멤버 김은혜씨가 완전 힙합 올드팬이어서 편하고, 수월하게 작업이 성사된 거다. 게다가 ‘돈키호테2’라고 하니까 은혜씨 같은 경우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더라. (웃음) 처음에 힙합팬이라는고 했을 때 상투적인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딥한 힙합팬이어서 놀랐다. 그래서 은혜씨한테 멜로디 라인을 주도적으로 맡겼는데, 가녹음을 받았을 때, 정말 생각한 그대로 나왔다. 결과적으로 기대 이상의 캐스팅이였다. 라이머형한테도 들려줬더니 ‘타이틀로 가’ 하더라. 어깨에 힘 빼고 있는 그대로 투영하자라는 생각이 유효했던 트랙이다. 힙플 : 선우정아나 바버렛츠는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굉장히 잘 녹아 들어서 더 의외였다. (웃음) 피타입 : 개인적인 지론상 90년대 붐뱁 바이브는 특히나 재지한 보컬이 들어가면 끝난다고 본다. 그건 진리다. (웃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사람들과 작업을 할 것 같다. 힙플 : 실제로 ‘돈키호테2’의 가사처럼 10년전 클래식이 피타입의 상대였다. 현재까지 앨범에 대한 피드백들이나 본인이 느끼는 만족도는 어떤가? 피타입 : 다행히도 생각한 정도의 피드백이 돌아오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내가 기대한 만큼의 반응은 끌어낸 것 같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마케팅 데이터로서는 역시나 이런 건 차트에서 맥아리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도 됐다. 그렇다고 해서 차트에서 힘 받을 수 있는 노래를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단지, ‘차트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일 수 있겠구나’라는 걸 재확인한 셈이다. 확실히 매니아층이 이제는 꽤 다수가 됐지만, 아직은 파플러한 마켓에서 그 숫자가 영향력을 가지는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이런 데이터를 알고 있으니 헷갈려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트에 못 들어간다고 징징대거나 내지는 차트송 스타일로 갑자기 자신의 행보를 꺾는 그런 비겁한 짓은 하지 않아야 된다는 말이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데이터 하나 쌓았다. 물론, 어차피 이럴 줄은 알았지만 (웃음) 힙플 : 그런 점에서 차트 음악에 대한 유혹은 없나 (웃음) 피타입 : 그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회사한테)무책임한 거다. 가급적이면 많이 듣는 게 좋은 거니까, 그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데, 그게 과연 ‘내가 하고 싶은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가?’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할 수야 있겠지. 3집때 적응을 하면서 시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단지, 그게 나한테 딱 맞는 옷은 아니었다. 나는 이렇게 범버자켓 입고, 팀버랜드 신고 다닐 때가 제일 멋있지, 보타이 매고, 슈트를 입는다거나, 스키니진 입고 스니커즈 신는다면 웃기지 않겠나 그런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나한테 어울리고, 그게 과연 나한테 유효한가’의 문제지 ‘욕심이 있냐, 없냐’의 관점은 아닌 것 같다. 안 맞는 옷 입고 욕심부려서 성공이라도 거머쥐면 다행이지만, 사실 안 맞는 옷 입고 성공을 거머쥐는 경우도 별로 없거든. 힙플 : 다시 앨범으로 돌아와보자.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10년전 ‘돈키호테’의 가사에서 ‘무엇 하나 이루어진 것이 없다’ 라고 회고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가 바라는 건, 정체된 이 문화가 거센 바람을 거두며 앞으로 나가 빛을 발하는 것 내가 말하는 걸 기억한 어린 아이들이 어서 자라는 것’ – 돈키호테 中 피타입 : 이 앨범은 ‘이루어진 게 전혀 없다’라기 보다는 ‘손에 쥔 게 없다’라고 표현한 앨범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이루어진 것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문장을 일궈낸 장본인들, 허클베리피(Huckleberry P)나 마이노스같은 친구들이 나한테 계속 힘을 실어주고 있고,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것들이 나한테 많은 힘이 된다. 그리고, 당연히 ‘돈키호테2’에서는 다시 10년뒤의 예언이나 바람까지 담지는 않았다. 그건 그런 곡이 아니니까. 이 노래는 10년전 ‘돈키호테’를 불렀었던 강진필에 관한 노래다. 힙플 : ‘여기 멋지게 낡은 미래란 없지’라는 가사나 ‘누가 붙여달랬냐 1세대 딱지’라는 가사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리스펙트에 대한 문제다. 한국힙합에서 1세대들이 레전드로 남을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피타입 역시 그런 성찰을 한 것 같은데 ’여기 멋지게 낡은 미래란 없지 꼰대라던 아버지들에게 빚진 건 떼어먹지 – 반환점 中’ ‘누가 붙여달랬냐 1세대 딱지 개나 주고 다시 가져와 지폐와 금딱지 – 폭력적인 잡종문화 中’ 피타입 : 맞다. 나는 심지어 내가 직접 메스를 대고 싶을 때도 있다. 심지어는 크루 내부에 있는 동료들이나 선배들을 보면서도 ‘이제 이런 거 해야 되는데..’라는 생각들을 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나는 불한당 내부에서 영원히 그런 존재다. 힙플 :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피타입 : 2002년도부터 나는 늘 형들한테는 피곤하고 부담스러운 동생이었다. 가리온(Garion)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술 취해서 ‘라임은 왜 안 써요?’라고 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그 얘기를 10년동안이나 하고 있다. (웃음) 아무튼, 나는 형들한테 직구를 제일 잘 던져오던 사람이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쨌거나, 멋지게 낡아갈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아.. 서른다섯이면 그렇게 늙은 건 아닌데.. 시발 힙플 : (웃음) 피타입 : 성인 남성의 전성기는 서른다섯에서 여섯이다. 육체적으로 가장 뛰어난 힘을 발휘할 때인데, 마크헌트가 효도르를 팽개쳤을 때도 그 나이 때였다. 시발.. 비록 졌지만.. 어쨌든, 영 플레이어들이 워낙 빠르게 유입되고 많아지는 상황에서 씬의 첫 모습부터 있어왔던 사람들이 만약 자신이 여태까지 해온 업적만을 묻어둔 채로 멈춘다면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죽을 때까지 쇄신해야 하는 예술가의 소명으로서 옳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그렇게 멈춘 사람들과 1세대라는 이름 하에 같은 딱지가 붙는 것도 나로서는 굉장히 불쾌하기 때문에, 그런 뒷방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사실 악착같이 하고 있는 것도 있다. 다만, 내가 불만스러운 것들은 마치 그들이 다음 세대들한테 비판 받듯이 내 입에서도 그 비판이 행해져야 되는 상황들과 거꾸로 나한테 이뤄지는 비판들은 내 동세대가 나한테 하는 비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인 거다. 하지만, 당연히 그런 치고 박기는 영원히 있을 거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역할이 되어야겠지. 힙플 : 사실, 내 질문의 초점은 새로운 세대들의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웃음) 예를 들어 팔로알토(Paloalto)가 ‘이미 업적을 일궈낸 레전드는 그거대로 존경 받아 마땅하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피타입 : 그것 또한 멋있는 시각이지. 멋있는 리스펙이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영원히 쇄신하려는 노력을 멈췄다면, 그 시점에선 그 아티스트에게 분명한 비판이 가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나는 그런 치고 박기가 활발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나 또한 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여태까지 일궜던 업적이 한 순간 잿더미가 되는 것도 위험하지만, 그것 때문에 까방권이 생겨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힙플 : 그것대로 타당하다. 신인들에 관한 질문들로 이어가 보자. 힙합씬이 그리 꿈같은 동네가 아니라는 걸, 여러 랩퍼들이 간증하고 있는 상황에도 매년 랩퍼 지망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모든 지망생들은 랩스타를 바라보고 있겠지. 이 구절은 그런 상황에 관한 구절인 것 같다. ’랩퍼들은 마약 같은 성공 팔고 어린아이들은 꿈이란 이름의 마약 빨고 나는 목화밭도 못 봤고 내가 사는 현실 역시도 못 바꿔 – 이방인 中’ 피타입 : 소위 차붐의 '빨아삐리뽕'이나 여타가사에서 진부한 클리셰라고 표현했던 얘기들. 결국에는 ‘이방인’이나 ‘광화문’같은 얘기들도 그렇지만, 힙합에 관한 얘기를 힙합얘기로 끝나지 않게, 내 얘기는 내 얘기에서 끝나지 않고, 세상에 대한 얘기는 세상 얘기에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앨범의 미션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혼재시키고, 융합 시키려고 했던 시도가 몇 곡에서 있었는데, 특히, 이 곡의 가사가 그렇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가사를 쓰는 내 모습으로부터 시작해서 세대차이를 이야기하고, 전화기 속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 하다가 나중에 가서는 씬의 얘기로 끝나는 그런, 혼재되고 뒤섞인 이야기 말이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판에서 내가 가장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바로 정확히 짚어낸 대로 지금의 이방인 같은 상황에 관한 이야기였다. 모두가 성공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꿈을 좇았더니 성공했다’라는 이야기를 할 때, 아이들은 그걸 바라보고 랩스타의 대한 환상을 품으며, 랩씬으로 들어오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 상황은 결국 로컬라이제이션으로 연결된다. 로컬라이제이션을 얘기할 때 가장 핵심포인트로 짚어야 하는 부분이 ‘힙합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달려드는 아이들이 많다’라는 거거든. 그 얘기인 즉, 아이들은 ‘힙합을 하나의 기술로서 인지하고 있다’라는 거고, 결국 그 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다시 ‘힙합을 문화가 아닌 음악장르로 받아들인다’라는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힙합이 일개 음악 스타일이 되어버린다면, 결국에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어린 친구들은 이 문화를 ‘어떤걸 내가 쉬우면서 멋있게 할 수 있을까’라는 옵션으로만 판단을 하게 된다는 거다. 그랬을 때 이 문화는 하나의 직업 옵션에 지나지 않게 될 거고, 삶의 가치관으로서는 기능을 잃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에 3~4천명이 몰리는 이유도 정확하게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대입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서 경주마처럼 살다가 대입자체가 존재 가치를 잃은 시대가 도래하니, 아이들은 새로운 직업에 눈을 돌리게 됐고, 그 옵션 중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장 달콤하게 다가왔을 거다. 그리고, 그 연예인의 여러 옵션 중에 가장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게 힙합 뮤지션이었을 거라고 보는데, 그래서 결국, 이 꼬라지가 났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너희가 뭘 하고 살건, 네가 행복하면 된 거야’라는 교육을 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란 말이다. 직업을 고민하게 되고, 그 직업 중에 하나로 힙합을 골라잡게 되는 상황이 된 거다. 그러니 당연히 그 시점에서 랩퍼들의 ‘나는 잘 살게 됐단다’라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아이들에게 마약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켰을 거다. 그건 마치, 모든 화이트 칼라들의 우상이 빌게이츠고, 스티브잡스가 되는 거랑 똑같은 논리다. 하나의 성공담을 시스템에 있는 노예들이 우상처럼 받아 들고 따라가게 되는 거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랩퍼들이 성공담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보는 건 아니다. 성공한 아이들이 성공한 이야기를 하는 게 뭐가 나쁘겠어. 다만, 그것으로 인해 이런 부작용이 일어나는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웃긴 거지. 결국, 원흉은 시스템일 테고 내가 포착한 부분은 그 부분인 거다. 힙플 : 듣고 보니, 목화밭이라는 키워드로 마무리되는 것도 그런 장치였군 피타입 : 실제로 목화밭이라는 키워드는 이방인의 비트에서부터 출발했다. 처음에 디플라이의 비트를 셀렉했을 때, 닐영(Neil Young)의 ‘Southern Man’이라는 곡을 샘플링한 걸 알고, 그 곡의 가사를 다시 한번 찾아봤다. 그런데, 그 가사가 내가 앨범에 담아내려고 했던 주제의식과도 일맥상통하더라. 그래서 일부러 내 가사집에도 닐영의 보컬 파트 가사를 브릿지로 써놨다. 실제로 이 곡이 샘플링한 ‘Southern Man’이라는 노래는 닐영이 60~70년대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하던 때 남부 지방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 남부 백인들은 각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쓴 노래다. 가사 내용이 ‘너네 그렇게 살면 너희들이 보고 있는 성서에 위배되는 행위 아니냐, 나는 남부에서 목화밭도 봤고 높은 흰 저택도 봤지만, 흑인들이 사는 낡은 판자집도 봤다’라는 내용이다. 작년 한해 마이클 브라운이나 에릭가너 사건으로 미국 흑인사회가 한껏 들끓었었고, 또 동 시점에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겪었다. 내가 트위터로 팔로우 해놓은 많은 미국 내 아티스트들이나 혹은 매거진들이 전부 마이클 브라운과 에릭가너 사건을 얘기했는데, 이 상황이 나한테는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더라. 그것들이 나한테 의미가 없는 거 같지도 않고, 딱히 의미가 큰 것 같지는 않은 그런 미묘한 감정이었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하게 된 거다. 난 이런 곡을 샘플링해서 이 부분까지 썼는데, ‘그 목화밭, 나는 봤나?’ 그건 로컬라이제이션이 필요하다는 어떤 반증의 의미이기도 했다. 힙플 : 얼마 전에 ‘Do The Right Rap’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컴페티션에 ‘Right Rap’이라는 주제로 접수된 많은 곡들을 모니터링 해봤을 텐데 어땠나? 피타입 : 잘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뽑히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취향에 부합하는 친구들이 되게 많았는데, 그런 친구들 중에 몇몇은 실제로 만난 친구들도 있다. 어쨌건, 나를 심사에서 스스로 배제 했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과는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나눴다. 결과적으로 잘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고, 멋있었다. 근데 음감회 때도 얘기했지만 캠페인이 끝나고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거다. ‘이 씬은 정말 플레이어 반 리스너 반이다’라는 생각. ‘Do The Right Rap’ 가사에도 그런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리스너라고 해도, 다들 잠재적으로 랩퍼가 되기 위한 리스너들이 더 많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나나 내 동료들 역시 그렇게 출발했듯이 힙합의 팬이면서, 그 팬들이 성장해서 (힙합을)사랑하는 마음으로 아티스트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게 과연 우리가 흔히 작금에 얘기하는 ‘힙합씬이 커졌다고 보는 것의 실체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한 뒷맛도 있었다. 실제로 1,200명에서 1,500명 정도가 넘게 캠페인에 참가를 했는데 그만한 숫자가 우리가 투어를 도는 동안 목격되지 않은 걸 보면 극명해지는 것 같다. 그러니까, 주목 받고 싶고, 좀 더 힙합스러워지고 싶고, 그걸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많아졌을지언정, 순수하게 이 음악을 듣고 공연장에서 움직이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소위 일부 평단에서 얘기하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팬을 늘었을지언정, 음악을 따라다니는 팬은 줄어들었다’라는 얘기도 같은 맥락인 것 같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어떤 씁쓸한 소회가 남기는 했다. 힙플 : 말하자면 판을 까는 사람들이나, 판에 깔리는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말인가? 피타입 : 판을 까는 사람들이 없다? 뭐, 그 부분은 굳이 내가 날을 세워서 비판 하고 싶지는 않다. 그거는 사실, 개인의 행보니까. ‘판을 까는 이들이 너무 없어!’라고 하는 푸념은 하나 마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씬은 이유불문하고 더 커져야 된다고 생각할 뿐이다. 지금 해야 할건 그건 것 같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거지. 그런데, 노를 저어야 하는 게 개인의 일신이 아니라, 판을 부풀리기 위해서라면 거품이 많이 껴도 상관없다고 본다. 거품이 낄수록 남는 것도 많으니. 힙플 : 얼마 전, 리드머에서 언프리티 랩스타를 비판한 글의 포인트는 판이 커져가는 방식에 대한 비판이었다. 피타입의 입장은 방식불문하고 판이 커져야 된다고 보는 건가? 피타입 : 나올게 나왔군. (웃음)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차피 낄 거품이면 아예 많이 껴야 거품 꺼질 때 남는 거라도 늘 거란 생각이다. 어쨌든 결국, 아티스트들 본인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왜 그 눈치를 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더 활발히 외부로 모습을 비추려 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고, 마음에 들지 않을지언정, 더 활발하게 (컨텐츠들이)생겨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그곳에 나와서 제대로 해나가는 사람들이 생겨날 테고, 그럼 판 깔아주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대로 된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생겨날 거라고 생각한다. 막말로 엠넷이 힙합에 해박하지 못한게 단죄 받을 대상인가. 대한민국 모든 미디어 관계자들, 혹은 힙합이라는 키워드를 쓰고 싶은 사람들 전부다 이미 힙합 잘 알고 시작해야 하나? 물론 노력해야지. 노력하지 않는다면 혼나야겠지. 비판 받고, 그에 귀 기울이고, 그래서 더 나아지는 거, 그게 건강한거지. 앞에선 무시하고 뒤에선 놀리는 거, 그거 제일 비겁한 거 아닌가. 만나서 가르쳐 주던가, 가르쳐주는 친절한 태도가 자신의 캐릭터가 아니라면 나가서 침을 뱉어 주면 되는 건데, 왜 뒤에서 선동질인지 모르겠다. 뭐, 그렇게 하는 게 자신들의 역할이라면 그것까지도 이해하겠다. 그런데, ‘쟤 구리니까 니네 쟤랑 놀지마. 쟤랑 놀면 니네도 구린거야’라고 하는 건... 무책임하고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에 노출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싶고, 그걸 통해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게 부도덕한 건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웃음) 나는 왜 그게 출연에 응한 이들을 한국 힙합에 먹칠한 역적 무리로 싸잡아 몰아갈 근거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힙플 : 리드머 역시 하나의 매체로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공격했다고 본다면? 피타입 : 얘기할 수 있다. 자신들의 포지션상 그럴 수 있지. 근데, 그렇게 해서 공격의 대상을 ‘모두’로 설정하는 게 맞냐 하는 거다. 브랜뉴 깠어? 괜찮다. MC몽 깠어? 엠넷 깠어? 다 괜찮다. 근데 거기에 가담한 모두를 역적몰이 하는 건 생각이 짧았거나 감정적이거나 의도가 의심된다. 거기에 연루된 모든 연루자들을 ‘연좌제로 낙인 찍겠다’라는 건 사실은 씬의 모두한테 ‘낙인 안 찍히려면, 우리 눈치 봐라’ 라는 것 밖에 안되지 않나. 여태 리드머의 몇몇 행보가 그래왔기 때문에, 참다 참다 그 부분에서 짜증이 났던 거다. 힙합 모르는 엠넷이 만든 힙합의 관점에서 구린 프로그램에 힙합으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엠씨몽이 나왔는데, 그 지난 회차에 출연했으니 유죄인 거면, 그 유죄 몇몇과 엮였던 리드머는 뭐냐. 나는, ‘너희는 그렇게 계속 몰아가 나는 너희들이 몰아가는 얘기에 공신력 없다고 떳떳하게 얘기할 테니까’ 였던 거다. 각자의 방식이라면 각자의 방식일 수 있겠지만, 나는 빡세게 인정 못하겠다. 아, 비평하는 것 자체는 인정한다. 그러나, 그 공격 대상을 그런 식으로 설정하는 건, 난 죽을 때까지 인정 못한다. 힙플 : 특히, ‘버드맨의 늙은 썅년’이라는 표현은 비평에 대한 거부로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피타입 : ‘소신껏 침 뱉는 것이 비평인가’라고 한마디 덧붙인 것이 논란을 가중시킨 것도 있는데, 그 부분은 빼도 된다. 흥분해서 실언한 부분 같기도 하고. 각자 소신껏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 나 역시 그렇게 살면서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었지. 그러나 리드머 일부를 버드맨의 늙은 썅년처럼 느낀 건 맞다. 버드맨이라는 영화 안에서 그 비평가가 올바른 비평가의 표상으로 비춰지지 않은 건, 다 아는 이야기 아닌가, 그 비평가는 아티스트가 스스로 파멸하기 전까지 아티스트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게 맞는 건가? 리드머가 하는 행태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설정한 답안지에서 벗어난 모든 것들을 페이크로 분류하는 과정 자체가 버드맨에 나오는 늙은 비평가 같았다는 말이다. 정확하게 그 여자가 영화 내에서 한 대사들이 리드머랑 비슷했거든. ‘너는 연예인이면 네가 노는 물에서나 놀지, 왜 여기 들어와가지고 좋은 작품이 차지해야 될 자리를 네가 차지하고 있냐, 난 네 작품을 보지는 않았지만, 네 연극을 반드시 죽일 거다’ 이게 썅년이지.. (웃음) 어떤 특정한 답을 정해놓고 비평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건, 무엇이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리드머의 비평 자체도 만약, 컨텐츠 질의 높낮이를 논했으면 나도 고개를 끄덕였을 거다. 물론, 미디어에 나를 노출시킨 것 자체를 실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어휴, 질 낮은 프로그램 괜히 나가가지고’이러고 말았을 거란 말이다. 근데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연좌제로 까는 건.. 분명 잘못됐다고 본다. ‘까마귀 노는데 백로야 가지 마라’ 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다 그렇게 해서 피해 다닐 거면 댁들이나 그렇게 살라고 말하고 싶다. 막말로 우리가 씨발 MC몽 나오는지 알았냐고.. (웃음) 힙플 : 정말 아무도 몰랐던 건가? 피타입 : 아무도 몰랐다. 힙플 :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야기들이다. 그럼 브랜뉴뮤직을 향한 부정적 피드백들, 동료인 산이(San E)의 행보에 대한 피드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피타입 : 그 이야기들을 전부다 힙합의 카테고리 안에 몰아넣고자 하는 행동은 분명 잘 못됐었고, 비판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대놓고 한다. 브랜뉴가 힙합이라고 주장하는 어떤 것들이 힙합이 아니라는 건 나도 인정한다. 그저 나는 내 것만 잘하면 되는 거지.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 음악 시장에서 대중가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욕먹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평가들도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비판들은 그것이 힙합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놓고, 힙합씬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니까 비판의 메스를 대는 거겠지. 그렇지만, 요즘에는 보면 너무 비판만 한다. 힙플 : 이제 마지막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피타입 : 아직까지는 다음 작품에 대한 뚜렷한 구상이 나올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지금 다시 돌아온 이 스탠스 자체를 굉장히 만족해하고 충분히 즐기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의 행보나 혹은 추가적인 컨텐츠들 역시 이 연장선상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그 외에 이번 앨범과 관련한 활동으로는 방금 말씀 드렸듯이 내 의지에 반하는 어떤 노출 기회가 오더라도 나는 거기에 나가서 내 의지를 밝히고 올 거다.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마음에 안 드는 곳에 나가서 마음에 안 든다고 얘기하고 오면 되는 거다. 그런 모습들도 지켜봐 주면 좋을 것 같다. 힙플 : 그게 혹시, 쇼미더머니를 말하는 건가? 피타입 : 부른다면 갈 용의는 있다. 대신에 부르는 쪽에서 각오는 해야겠지. 내 생각 자체가 곱지는 않으니까. 예쁜 모습으로 재롱 떨다 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론, 아직까지는 어떤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예단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관련한 어떤 기회가 오더라도, 그 기회 자체를 ‘얘네는 힙합이 아니니까’라는 딱딱한 생각만으로 쳐내지는 않을 거다. 봐왔듯이 유연한 음악을 하는 것 만으로는 아무 기회도 오지 않고, 씬에 어떤 좋은 영향도 끼칠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씬은 무조건 커져야 하고, 그런 태도는 씬이 커지는데 아무 일조도 할 수 없다. 그냥 여태까지 늘 있었던 멋있는 목소리 중에 하나로 작게 끝나겠지. 더 큰 확성기를 통해서 목소리를 내보이는 것이 오히려 후세대들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한테는 브랜뉴가 더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줄 수 있는 둥지인 거고. 다만, 나를 잃거나, 영혼을 파는 행위는 하면 안되겠지. 힙플 : 긴 시간 빡센 인터뷰 응해줘서 고맙다! 인터뷰 | 차예준, 이상원(HIPHOPPLAYA.COM) 피타입 트위터 https://twitter.com/ptype_thebigcat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ptype_thebigcat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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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여 만의 컴백, 'INK MUSIC' 더블케이 (Double K) 인터뷰  [56]
힙플: 부가킹즈(Buga Kingz)가 소속되어 있는 오스카엔터테인먼트(이하: 오스카)와 함께 하시게 됐는데요, 어떤 계기로 함께 하게 되셨나요? 더블케이 (Double K, 이하: D): 제가 이전에 소속되어 있던 회사에는 앨범이 계속 안 나오는 상황이다 보니까 계약을 풀었고요. 풀고 난 뒤에 어느 회사를 갈까 고민을 하다 지금 회사를 선택하게 됐어요. 이유라면, 제가 회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던 당시에 오스카에서 계속해서 열정을 보여줬어요. 저에게 컨텍(contact)을 계속했고, 이사님께서 저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셨고요. 물론 이야기 중인 다른 회사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바비(Bobby Kim)형과 부가킹즈를 프로모션 하는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뮤지션이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해서 체육관을 꽉 채우는 지금의 바비형이 있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니까 제가 원하는 프로모션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 같아서 함께 하게 됐죠. 힙플: 그럼 오스카와 계약을 하고 바로 앨범이 나온 건가요? D: 아니요. 계약을 하고 한 5~6개월 정도 뒤에 앨범이 나왔죠. 힙플: 그럼 이번음반의 실제 작업시간이 6개월여 걸린 거네요. D: 사실 제가 앨범을 만들어서 들어갔거든요. 작업을 아예 다 해서. 근데 그 이후에 4~5 곡 정도를 더 작업을 어요. 원래 가져갔던 걸로 앨범을 낼 생각이었는데, 더 욕심이 생겨서 작업하느라 6개월 정도 걸린 셈이죠. 힙플: 앨범을 만든 상태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데뷔 앨범 발표 후 두 번째 앨범이 나오기 까지 많은 시간이 있었잖아요. 앨범이 오래 걸린 이유는 소속사 때문이었다는 말씀이신가요? D: 이것저것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제일 큰문제가 일단 1집 때 제가 좀 너무 이 끌렸었던 것 같아요. 리쌍 형들한테 기댄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신인이고 처음 하는 것이다 보니깐 뭔가 스타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 쉽게 말해서 뭔가 들떠서 제 본 모습을 20% 도 못 보여 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깐 되게 후회스럽더라고요. 제 이름을 걸고 나온 ‘1집’ 앨범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2집 작업은좀 더 디테일 하고 꼼꼼하게 작업을 하려고 노력했고, 거기에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보니까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게 된 거죠. 대중적으로 힙합을 알리고 싶은 욕심도 여전히 있고, 힙합 매니아 분들한테도 인정받는 앨범을 내고 싶어서 -앞서 말씀 드린 대로- 꼼꼼하게 작업을 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담다 보니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됐던 것 같아요. 힙플: 말씀 하신 대로 앨범은 늦어졌지만, 그간 여러 뮤지션들의 음반에 피처링으로 간간히 뵐 수 있었는데요. 워낙에 스타일이 확실하시고, 랩을 정말 잘 하시다보니까(웃음) 발표 된 음반들 말고도 섭외 요청이 많았을 것 같아요. 거절하시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웃음) D: 당연히 섭외 요청을 받은 곡을 제가 못 느끼면 안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사실 좀 친분이 있어야지 해요. 그냥 알지도 못하면서 랩이 좋아가지고 한다는 건 지양하는 편이에요. 물론 페이(pay)가 많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웃음) 근데 사실 저는 거절을 잘 못해요. 그래서 웬만하면 하는 편인데 이제는 거절을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최근에 생각해보니깐 제가 피처링을 너무 많이 했더라고요.(웃음) 힙플: 많은 피처링 작업 중에, 도끼와의 작업을 여쭤보고 싶어요. 도끼의 믹스테이프에서 처음으로 두 분이 함께 하셨는데, 도끼의 넘버원 favorite 이 본인이셨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D: 예 알고 있었죠. (웃음) 힙플: 이 이야기를 접한, 기분은 어떠셨어요?(웃음) D: 당연히 완전 땡큐고요.(웃음) 일단 도끼란 친구가 예전에 갑 엔터테인먼트 이전의 소속사랑 문제가 있을 때, 약간 붕 떠있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 당시가 제가 이제 1집 활동을 활발하게 할 때였는데, 그와 중에 제 콘서트에 게스트로 도끼를 초대한 적이 있어요. 저는 이친구가 실력 있는 걸 그때부터 뭔가를 느꼈거든요. 그래서 콘서트 무대에 초대하고 했던 건데, 도끼가 그 당시에 제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절 favorite 으로 꼽는게 아닌가 싶어요.. 의리 때문에요.(웃음) 그래서 제가 도끼한테 그랬어요. “넌 냉정한 놈이고 솔직한 놈이니깐 괜히 의리 때문에 그러지 말고 형 구리면은 구리다고 구릴 때 이야기 해줘” 라고.(웃음) 다 떠나서, 정말 도끼가 옆에 있으면 어린 친구지만 정말 배울게 많아요. 2년 정도 전부터 되게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진 것 같은데, 저는 제 옆에 도끼가 있어서 도끼거 하나만 들어도 충분히 자극이 되거든요. 힙플: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서 도끼가 곡자로써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 크레딧(credit)에 이름이 올라있고, 많은 부분에 참여를 했는데요. 철저하게 음악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작업이 이루어 진 거네요. D: 예, 저는 힙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도끼를 100% 신뢰하고, 이 친구의 센스를 믿어요.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도 도끼 곡이였기 때문에 더 믿고 갈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타이틀곡이면 뭔가 대중적이야 되고 그런 요소들을 생각 안 할 수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너무 그 쪽으로 가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거든요. 근데 도끼가 만듦으로 해서 정말 많은 것들이 커버되